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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충청(http://cmedia.or.kr)에 오늘 기고한 것.....
민주노총 지도부 조문 유감
1.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 5. 23. 05:21)
2.
사랑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적들이 투쟁의 제단에 재물을 원하고 있었습니다. 동지들을 희생시킬 수 없었습니다. 동지들을 잃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육신이 비록 여러분과 함께 있진 않지만, 저의 죽음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줄 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악착같이 싸워서 사람 대접 받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큰 나라를 반토막내서 배부르고 등 따신 놈들 미국과 극우보수 꼴통들이 이번 참에 아예 지네들 세상으로 바꿔 버릴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는 실종된 지 오래됐고,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죽음을 강요하거나 고분고분 노예로 살라고 합니다.
그 속에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안락만을 위해서 투쟁할 것이 아니라 통큰 목적을 가지고 한발 한발 전진하기 위해 손을 잡고 힘을 모으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의 생존권, 민중의 피폐한 삶은 사상과 정견을 떠나서 무조건 지켜져야 하고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민중은 이론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저의 죽음이 세상을 바꿀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최소한 화물연대 조직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 힘 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지 43일이 되도록 아무 힘도 써보지 못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하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깜깜할 겁니다. 어떻게 승리하는지 저는 보지 못할겁니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이런 식의 선택을 해야 되는지, 그래야 한 발짝이라도 전진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속상하고 분합니다.
이름을 거론하자니 너무나 많은 동지들이 떠오릅니다.
저를 이만큼 건강한 간부로 활동가로 있게 해 준 소중한 분들. 저를 믿고 따라 준 형님, 동생, 친구들. 이 의미있는 투쟁, 힘겨운 투쟁에 끝까지 남아 준 동지들 모두가 저에겐 희망이었습니다.
광주라는 곳도 사랑합니다.
날고 싶어도 날 수 없고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가 행복하고 서로 기대며 부대끼며 살아가길 빕니다.
복잡합니다. 동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면서 그 속에 저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 올림.
(2009. 5. 3. 자결 확인된 이후 발견됨)
3.
'특별한 사람'의 유서가
'특별하지 않은 사람'의 유서를 뒤덮고 있다.
'특별한 사람'의 유서에는 개인의 상처와 고통이 크게 드러나고
'특별하지 않은 사람'의 유서에는 조직(공동체)의 상처와 고통이 오롯이 배어있다.
'특별한 사람'은
언제나 국익을 외쳤지만 국익을 위해 목숨을 저버린 것 같지는 않고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국익의 근본이 노동자 민중의 삶에 있음을 외쳤고 죽음으로 실천했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 전복의 역사 앞에서
나는 모든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관과 무덤에서 되살아와서
산 사람들과 어울려
전복되지 않는 오늘의 역사를 위해서 함께 싸우는 것을 꿈꾼다.
'특별한 사람'의 죽음이 미구에 태풍처럼 세상을 휩쓸고 가더라도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듬고 지키며 우리는 그저 싸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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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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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에 휩쓸리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슬픈 나라네요..ㅎ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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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바보로 살려구요...ㅎ부가 정보
연부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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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바보 감비? ㅋㅋㅋ 적절한 시점에 좋은글 써주셔서 덕분에 속이 좀 풀렸다능.^^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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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 엉, 그 바보는 별루인데...ㅋㅋ 누가 빨랑 술마시러 오시라던데요..^.^부가 정보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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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반성....'바보'는 놈현한테 안어울리는 별명! 그(바보)처럼 칭찬을 의미하는 낱말은 없을테니까...쩝~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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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놈현도 노무현한테 안 어울리는 것 같은디요...ㅋㅋ부가 정보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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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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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니가 가까이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면 만나서 소주 여러잔 마셨을텐데... 안그래도 궁금해하던 차였으니 편지로 한번 만나도록 할게. 힘내자고!!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