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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그늘에 가린 나무 한 그루,
새벽이나 늦은 밤 드나드는 길에
힐끗 눈길 한번씩 주긴 했지만
구기자인지 산수유인지 살피지도 않았다가
늦가을 갑작스런 추위에
호호 손을 부는 아이를 따라 나섰다가
비로소 손 내밀어 인사를 나누다.
상강, 입동 다 지나도
단풍 들지 않고 잎이 지지도 않고
늦여름에 맺어 가을 햇살로 빨갛게 익힌 열매
수려하게 감싸고 있는 저 산수유나무,
여기까지 왔으니 내친 김에 한겨울로 같이 가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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