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기고]
- 2015
-
- [펌] 노동자 시인 박영근 추모글
- 2014
-
- 11월
- 2013
-
- 10월의 끝
- 2013
-
- 시월
- 2013
(쌍둥이칼)
추석 직전에
아내가 출장으로 집을 비웠던 8일동안
아내가 집에 있었으면 마땅히 지출했어야 할 돈까지
내 지갑에서 꺼내야만 했거든.
어쩌다 내가 주말 출장이라도 가게 될 때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지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줄 아느냐 하면서
꼭 내 지갑에서 돈을 울궈내던 아내를 기억해 내고는,
오늘 아침에 넌지시 그래 봤다.
"출장갔을 때 내가 대신 내줬던 돈 안 갚어?"
아내의 한마디,
"쌍둥이칼 값이 얼만줄 알아? 그걸로 됐지."
독일 출장에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는 이런저런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는데
내겐 쌍둥이칼이 선물이라고 했다.
아니, 자긴 쌍둥이칼 안쓰나.
(술)
지난 주말
수련회 하나 길게 이어지면서
당초 예정했던 서울행이 취소되었다.
수련회 뒷풀이에서 소주와 동동주가 얼콰하게 돌았고(30명 정도),
서울행이 취소되자마자 오산에 있는 동지(간장오타맨)를 급히 불러
전어회와 소주를 신나게 들이키면서
여기저기서 일하거나 쉬고 있던 동지들을 불렀더니(날세동, 이상동, 이모, 김모...),
그게 급기야
늦은 밤에
서울에 있던 이들까지 부르기까지 하게 되었고(술라, 바다소녀),
일요일 아침, 해장국을 먹으러 간 집에서까지
소주잔이 넘치게 만들었다.
생각해 보니
참 징하게도 술을 마셨다.
집 나온지 23시간쯤만에 집에 돌아갔더니
아내가 그러더군.
12시간 안에 오겠다던 사람이...
24시간을 꼭 채우고 오지 그랬어?
비실비실 장을 봐다가
모시조개와 콩나물과 무우채를 넣고
시원하게 끓인 국물 한사발 먹고서야 겨우 기운을 차렸고,
늦은 밤에도 허기가 져서
양송이와 양파를 듬뿍 넣은
스파게티 한 접시를 비우고 나서야
정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다시, 불면)
참으로 불규칙적인 생활에
지금 당장 아니면 연말까지는 풀어내야 할 여러 숙제들이
내 역량에 대한 회의까지 겹치고
이런저런 고민들까지 더해지면서
일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잠도 설치는 날이 잦아진다.
불면의 밤이 낯선 일은 아니지만
불면의 밤에 내다보는 세상 풍경은 때로 낯설고 안으로 들여다보는 내 자신은 더욱 낯설다.
(그밖에)
뭐하고 있나, 출근부터 해야지.
댓글 목록
날세동
관리 메뉴
본문
누구랑 마셨기에 징할 정도로 마셨남.아직도 내 입에서는 사람냄새가 난다.
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날세동/어인 일이유? 블로그까지 다 오셨네...!바다소녀/무슨 말이래유?
부가 정보
neoscrum
관리 메뉴
본문
아.. 그래서 일요일 아침에 전화를 하셨었구나. 저는 금욜 저녁부터 감기에 걸려서 꼼짝도 못하고 있어요. 보통 하루 정도 누워있으면 나았었는데, 이번 감기는 하루하루 더 심해지네요. 토욜 세미나 하나는 미루고, 하나는 빵구내고.. 주말내내 누워서 다 보내고는, 월요일 오늘까지 아침에 안 좋길래 아예 월차내고 또 드러누웠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좀 나아져야 할텐데..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좀 괜찮아요? 전화나 다시 해봐야겠다. 글구 간밤에는 그 '풋고추' 사건을 읽고 혼자서 킥킥 웃다가 잤다우. 전에도 한번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다시, 크크크크...빨리 나으슈!!부가 정보
스머프
관리 메뉴
본문
나만 빼고 다 모였었군..역시 난, '왕따'인게야...ㅡㅡ;;
두고보자!! 꼭, '복수' 할날이 있을것이니...
흥!!!
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스머프/산오리도 없었는뎅...^^ 하하, 미안해요. 워낙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자리였어요. 그렇게 여러 사람 모일 줄 예상도 못했구요. 죄송...부가 정보
tree
관리 메뉴
본문
바다소녀와 술라가 왜 대전으로 갔나 했더니 감비가 불러서 였군요^^ 일산으로 도망치길 잘했지..
부가 정보
babo
관리 메뉴
본문
대단한 자리였군요... 저는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해서... 아무튼 불면의 밤 너무 많이 보내지 마세요. 저 또한 한계를 느끼지만 '불면의 밤'은 면해 보려고 노력합니다. 혹시 저도 그런 자리에 낄 수 있을란가 모르것네...(그냥 샘나서 ㅎㅎ)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babo님, 대전에 오심 술보다 맛있는 거 대접할께요. 근데 건엔노에서 대전 오실 일이 잘 있으려나..아, 27일 우리 노조 대동제때 오심 되겠다.^^부가 정보
sanori
관리 메뉴
본문
인간간들이 왜 소녀에게는 '다 보기 싫어 졌음'으로 보였을까?이런 인간들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ㅋㅋㅋ
부가 정보
날세동
관리 메뉴
본문
이 어지럽고 산만한 시절을 제정신으로 살기 위해누룩 베고 술지게미를 깔고 누워
의적(儀狄)-술을 처음 만든 사람-을 논할 수밖에.
거기 뜻 맞는 지기 있어
의기투합하니,
어찌
술을 “백약의 으뜸”이라 하지 않으랴!
부가 정보
술라
관리 메뉴
본문
예전에 누가 그랬었지요..감비가 술 취한거 보는건 어지간해서 힘든 일이라고..술라는 무슨 타고난 복인지 감비랑 술 마실적마다 둘다 아작이 나는군요..덕분에 항상 해야지 하고 쌓아둔 이야기는 하나두 풀지 못하고 고스란히 차곡차곡입니다..한달간 금주하라는 처방을 받았으니 한달후엔 정말로 우리도 해야 할 얘기좀 해봅시당 !!~부가 정보
술라
관리 메뉴
본문
참..월욜날 전화 하셨을때가 수술실에서 막 나왔을 때인거 같은데..수술명을 보니 Hemorrhoidectomy 랑 Fistulectomy 더군요.. 왜 이런 치주질환에 술이 나쁜건지 설명좀..납득가게끔 !!부가 정보
술라
관리 메뉴
본문
간장공장 공장장 // 일욜날 아침에 제대로 잔 한잔 못드린거 같아 맘이 섭섭하더이다. 조만간 (정말로 조만간) 한 번 뵈야 겟지요? 그 섭섭함을 달랠려면 ^^부가 정보
술라
관리 메뉴
본문
날세동 // 내가 빤스만 입고 바다소녀 집 밖에 나와 꼭 껴안아 드린거 절대 잊으시면 안됩니다 ^^ 왜 그랬을까 병우너에서 계속 생각했었어요..!!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나는 술 한잔만 마셔도 취하는 사람이라우..후훗..다음날 아무일없이 깨어나서 거동을 하느냐 병원에 실려가느냐 하는 고민에서만 좀 자유로울 뿐이지요. 근데 쌓아둔 이야기가 뭐길래 한달씩 뜸을 드린단 말씀입니까? 그냥 술 안먹고도 취한 척 쏟아내면 되지이.부가 정보
날세동
관리 메뉴
본문
술라//어? 갑자기 존대를 쓰고 그래. 그날은 졸라 반말로 갈구더니.날 껴안나 줬다고? 술취해서 앵겨붙은게 아니구?
인간의 옷을 벗은(?) 성서/철학에서 이야기로-우리 시대의 노장읽기는 잘 읽겠음(앞의 책은 이미 읽었지만, 요즘 한기총이 하는 걸 보면서 다시 읽어도 괜찮을 것 같음)
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술라/ '감비랑 술마실 적마다 둘다 아작이 나는군요'라니?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번에야 좀 무리를 했다손 치더라도, 일산 산오리집에 갔을 때나...작년 노동자대회 전야제때나..지난 겨울 셋이서 천복순대 갔을 때나...지난 봄에 밤새다시피 했을 때나...내 생생한 기록으로는 술라만 아작난 상태였는디요..ㅋㅋㅋ부가 정보
술라
관리 메뉴
본문
저 혼자만 그런 상태 였다고 말슴하시니 갑자기 춥고 외로워 지는군요..쩝쩝..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아...미안해라...우리 둘 중에서 따지자면 그렇다는 거구...사실 여럿이 함께 분위기에 취했던 것이지요..예컨대 노래방에서도 나 혼자 외로이 밤을 꼬박 샜던 것처럼...흑흑 춥고 외로운 나....ㅋㅋㅋㅋ.. (양평가는 길에, 정읍휴게소에서)부가 정보
감비
관리 메뉴
본문
소녀/ 너무 진지하셔셔 머쓱하고 미안해요~ 암튼, 그 날 노래방에는 8명이 있었지요, 아마. 기억은 저마다의 몫으로 남겨야 하는 건데, 술라의 얘기에 색칠을 하다 보니...후후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