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에 들어온 펑크들
꼬뮨 현장에서 2006/12/17 22:03발바리 떼잔차질에 가러 자전거를 끌고 서울에 왔다.
괴산으로 귀농해 내려가는 친구들 환송을 하고 밤이 늦었는데, 서울 신림동 사거리에 펑펑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할 수 없이 지하철을 타고 평택역까지 왔다.
시간은 이미 자정이 가까워졌는데, 내가 평택에 내릴 때쯤 되니까 거기에도 눈발이 굵어지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군문교를 건너 신호리를 지나쳐 오는데, 이미 길에 눈이 너무 깊이 쌓여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종종걸음으로 걷는데 온몸에 눈이 쌓인다.
털어낼 시간도 없이 원정리를 넘어 마을로 돌아가야 했다.
눈이 머리 위에 쌓이고 몸은 무거워지는데, 자전거마저 끌고 가려니 숨이 턱에까지 차올라왔다.
저 눈 어떻게 치울까 고민이 먼저 되었다.
마침 카오스 클래스 아나키스트 펑크들이 보신각에서 집회를 마치고 대추리에 들어왔다.
이 친구들이 아침부터 일어나 마을 곳곳에 수북하게 쌓인 눈을 치웠다.
대추리 꼬뮨에서의 하루는 또 이렇게 시작된다.
마을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성의껏 눈을 치우고, 솔부엉이 도서관 페인트 칠을 하러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