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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꼬리랑 관광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을 별 생각 없이 휩쓸려 다니고 있었다. 이번 행선지는 온천이었다. 아주 유명한 온천탕인 모양인데 버스가 서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저 위쪽으로 쭈욱 걸어가면 된단다. 여러 대의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한곳을 향해 파도 밀리듯이 걸어가고 있었다. 파란꼬리와 말걸기도 내려서 걷기 시작했다.
온천탕이라니 큰짐은 버스에 두고 목욕 후 건조해진 피부에 바를 크림 따위를 작은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버스에서 내려 저만치 걸어가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걸 느꼈다. 비어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챙겨 둔 것 중 하나가 버스 앞에 떨어져 있었다. 말걸기는 나머지도 찾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다. 승객 중 몇은 내리지 않고 앉아 있었는데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어 보였다.
그 순간 버스가 출발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내린 곳에는 주차를 할 수 없어 다른 자리로 버스를 옮긴단다. 말걸기는 창밖에 서 있는 파란꼬리한테 먼저 올라가면 쫓아가겠다고 했다.
의아하게도 버스는 온천탕 쪽으로 올라가 그 근처에 주차했다. 여기서 내려주면 될 걸 왜 그러나 몰라. 어쨌든 아래에서 내리지 않고 있던 몇몇 승객들이 내리면서, 유명하다는 그 온천탕에 갈 필요 없다며 더 좋은 온천탕이 있으니 말걸기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말걸기는 파란꼬리와 함께 가야 하니 먼저 가라고 했다.
말걸기는 버스에서 내려 유명한 온천탕으로 올라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파란꼬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 온천탕이 얼마나 효험이 있길래 탕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까. 방문객들이 엉키지 않게 질서유지를 위해 직원들까지 나와 줄을 세우고 있었다. 그 사람들을 훑으며 파란꼬리를 찾아 헤메었다. 저 멀리 줄을 선 사람이 파란꼬리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파란꼬리한테 온천탕 앞에서 찾아 헤매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파란꼬리는 '당연하지!' 한다. 파란꼬리는 말걸기가 찾아 헤매는 동안 연애를 했단다. 어떤 근사한 남정내인지는 모르겠으나 무척 분위기 좋았단다. 낭만적인 시간을... 그냥 사람들 따라 유명한 집보다 더 좋다는 온천탕에나 쫓아갈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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