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대한민국 여권'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인 이 여권 소지인이 아무 지장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 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세계 어느 동네를 가든 대한민국 국민이 살고 있고, 이 나라 무역규모 랭킹이 상당해서 이에 뒤지는 유럽국가들도 한바가지고, 이 나라의 주인 기업인 SAMSUNG의 상품 광고는 어느 나라 촌구석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잘 나가는 나라인 것 같긴 한데... 하필이면 이 나라 외교통상부장관은, '통상'적인 말로 'X도 아닌 듯'하다.

 

최근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이 발행한 여권 들고 몇 나라 돌아봤는데 '편의'나 '보호'를 베풀어 준 '관계자'는 없었다. 삥 뜯을 태세로 덤비거나 무례하기 그지없는 '관계자'만 줄창 만나고 왔다. 해당 나라의 '관계자'가 유독 예의 없는 족속일지도 모르겠다. 뭐 그렇기도 한데, 위 문구를 보고서도 여행객에게 아무렇게 대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장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게 확실하다. 이유야 어떻든.

 

 

23일(화) MBC PD수첩에서는 지난 4월에 피랍된 동원호를 취재한 내용을 방영했다. 말걸기가 확실히 세상일에 관심이 없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말걸기는 동원호가 이미, 벌써, 일찌감치 풀려난 줄 알고 있었다. 뉴스마다, 협상이 어렵기는 하나 잘 진행되고 있다는 외교통상부의 발표를 전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쟁지역 전문취재 프리래서인 김영미PD가 피랍된 동원호를 찾아나서는 첫 장면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4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란 건 '일개 PD가'(이 표현은 외교통상부가 PD수첩에 보낸 방영 방해 공문의 표현이다), 소말리아의 해적과 협상을 해서 그들이 납치한 배 위에서 버젓이 카메라 들고 사흘씩이나 돌아댕기며 별것 다 촬영했다는 점이다.

 

외교통상부는 소말리아가 분쟁지역이라 위험해서 현지에 가서 협상할 수는 없다고 하던데 김PD는 어떻게 찾아가서 직접 협상을 했지? 외교통상부는 해적과 대화할 수 없다면서 회사가 협상하라고 했던 모양인데 회사가 외교하는 곳도 아니고 무슨 재주로 대한민국 밖의 국가권력의 도움을 받아? 소말리아로 보자면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 지역별로 각 세력이 분할하고 있는 나라. 그 와중에 작은 지역을 해적이 '다스리고(?)' 있는데, 소말리아 과도정부에게 문제 해결해 달라고 한 들 무슨 소용? 회사도 용기는 없던지 아랍에미리트에서 전화와 팩스로 협상을 하고 있더군.

 

해적두목 왈. 이 나라 저 나라 배 많이도 나포했었는데 돈 받고 다 풀어줬다. 동원호만 남았다. 또, 동원호의 17명의 외국인 선원 중 3명은 조선족인데, 중국정부는 이 셋을 빼내기 위해 해적과 접촉을 했었다는군. 해적이 선원 모두를 한 번에 풀어줄거라고 해서 무산되기는 했으나.

 

어쨌든 대한민국 외교통상부는 해적을 상대 못할 만큼 고귀한 존재시니, 해적이나 테러집단에게 붙잡힌 대한민국 국민은 장기간 억류될 운명이니 절대 잡히지 말지어다. 이미 잡혔다면? 운명이라니까. 외교통상부가 그러잖아!

 

 

대한민국 국민들이 여권들고 외국에 나가 봐야 푸대접 받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추잡한 대한민국 관광객, 혹은 오만한 차별주의자인 현지인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저들의 외교통상부는 저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군기지 반환 협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의 나라 군대를 위해 일을 하는 대한민국 외교통상부인데 그 부처의 수장인 장관직인 찍힌 여권에 누가 대접이나 하겠나.

 

자기네 식구는 4개월 가까이 황당한, 그리고 무지무지 위태로운 억류 생활을 해도 주둥아리로만 협상 잘 되고 있다고 뻥치는 외교통상부장관, 미군기지 반환 협상도 알고 봤더니 거짓말로 사기쳤던 외교통상부장관이, 지금은 UN사무총장 예비투표에서 1등 먹었다고 좋아하고 있다네.

 

 

그 새끼 얼굴만 봐도 역겨워,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