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e friends' day

2008/11/23 00:30 생활감상문

한가하고 울적할 땐 그렇게 놀아주는 사람이 없더니 연말 앞두고 바빠지는 직업과 상관없이 최근 약속이 늘어가는 경향이;;; 오늘은 유독 '남자' 친구들과 집중적으로 연락하거나 만났다. 뭐 Male friends' day랄까?그리하여 간만에 친구들 소식 정리(이런 건 정말 20대에 일기장에나 하던 건데 )....

 

오늘은 학부 과동기 H군의 생일. 14년 동안 생일선물을 교환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어째 좀 냉랭하다 싶기는 한데... 여하간 이 녀석과는 그렇게도 잘 지내고 있다.^ ^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일축하 문자 보내주었더니만 오후 4시에나 답장이 온다. "고맙다"고. 저녁 때 다 되어서 통화나 잠깐 했더니만... 미역국도 못 먹고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으니... 저런... 내가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미역국 나오는 식당 가서 밥이라도 한 끼 사주었을 텐데... 쩝~. 다음엔 좀더 신경을 써야겠다.

 

바쁘게 지낸 후의 겨우 얻은 휴가 기간에 병 나는 게 흔한 일이긴 하지만... 어제 저녁 식사약속을 오늘 오후 다과약속으로 미뤘던 M군은 [요즘 연이은 과음과 오늘 한 끼도 안 먹은 탓에] 지병인 속병이 도져서... 약속시간보다 거의 30분 늦게 와서는(물론 나도 15분 지각해서 기다린 시간은 15분 정도) 내내 오바이트를 하다간 차 한잔도 제대로 못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얼굴은 멀쩡하고 목소리에도 힘은 있기는 했지만... 참견질이 될까 봐 그간 말을 아꼈다만... 오늘 몇 가지 대화를 나눠본 결과... 아무래도 자기 몸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이런... 이러면 곤란하다고. 한 생명체가 오래 살든, 짧게 살든, 그거야 자기 맘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사는 동안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일 자체가 생명 활동인데 말이다. 30년쯤 살았으면 건강을 위해 사는 게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 신체의 능력에 관한 지식 정도는 조금 알아줘도 된다 말이다. 아무래도 좀 전수해 줘야겠군. ㅉㅉ [뭐 내 자신이 워낙 골골하다 보니 얻게 된 부스러기 지식이지만 말이다]

 

사실 나도 늘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살기가 힘들어서... 이번 주에 좀 소홀히 했더니만 오늘 기운이 좀 딸렸는데... 1월 초에 결혼식 날을 잡았다는 L군이 모처럼 저녁에 학교에 온다는 데도... 좀 누워 있고 싶어서 그냥 집으로 바로 들어왔다. '이 녀석이 전화 안 하면 좋은데, 아~ 그러면 대전 사는 이 녀석과 결혼식 전에 만날 시간 없고.... 어쩌나...' 하면서. 결국 9시에 차라도 한잔 마시자[를 빙자하여 청첩장 주려]고 전화가 와서... 다시 주섬주섬 옷 갈아입고 나가서는 왕수다를 떨다 왔다. 봄에 후배 HN양과 소개팅을 해줬는데... 그것은 잘 안 되고... 이후에 만난 대전 아가씨와 날을 잡았으니... 만남에서 결혼 결정까지 100일 정도 걸린 셈. 거, 참 인연이라는 게 엮일려면 순식간인가 보다. 지난 14년 세월 동안 나와 그 아이가 그리 많은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닌 데다... 결혼해서 계속 대전 살면 아무래도 지금까지보다도 보기가 힘들어질 터이니... 잘살아라 덕담도 한 10년치 해주고... "나 대학원 다니고 너 복학생 시절에 좀더 자주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참 우리가 추억이 부족하다. 아쉽다"는 소리도 해주고... 결혼식 꼭 간다는 말도 하고...(이러면 사실 대학교 동기 결혼식은 처음 가는 거다. 이상하게 선배 결혼식은 부담없이 가도, 동기나 후배 결혼식은 참 가기가 싫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야간운전으로 대전 내려가야 할 녀석이 이밤중에 분당에서 홍대까지 직접 청첩장까지 가지고 왔는데 어쩌겠는가. 보러 가야지.) 여하간... 몇 년 사이 간간이 만나거나 연락할 때마다 서로 연애 못한다고 구박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결혼한다고 하니... 참 잘된 일이다. 특히나 일등 신랑감인 L군(오죽하면 내가 "내 아까운 친구"라고 명명했겠는가)이니, 결혼해서도 이쁘게 잘살 것 같다.^ ^

 

H양이 그간 속을 끓이던 책 만드는 일이 드디어 끝나서... 약간 여유 모드로 들어가는데... 내가 연말, 아니 내년 1월 중순까지 완전 정신 없을 모드... 당분간 주말보다는 평일 점심에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월평균(이제 일평균은 꿈도 안 꾼다) 수다량을 채워줘야지.^ ^

 

다음 주 금요일에는 12월 초에 결혼하는 J양 신랑 소개모임도 하기로 했는데... 과연 갈 수 있을까? 아무래도 야근하게 될 듯싶은데... 흠... 뭐 최선을 다해 봐야지. (모임 참석이 아니라 책 만드는 일에... 그러면 모임도 갈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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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3 00:30 2008/11/2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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