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잡설] 피로감 절정...‘안철수의 갑질 정치-⓺
-안철수의 등판 ‘정치 혐오감에 불 댕겨!’
[브레이크뉴스 선임기자 박정례]= 드넓은 바다도 조그만 물줄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서해로 흘러들어 거대한 바다를 이루는 금강도 알고 보면 전북 장수군의 뜬봉샘이라는 아주 작은 물줄기로부터 시작했듯이 말이다.
이처럼 물줄기가 흘러 바다를 이루는 덕이야말로 원대한 꿈을 꾸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덕을 찬탄하게 만든다. 물은 또 그릇의 크고 작음과 모양에 상관없이 담기는 유연함에, 낮은 데로 흐르는 겸손함에, 흐르다가 막히면 돌아가는 지혜로운 속성까지 지닌다. 게다가 빗물이건 도랑물이든 가리지 않고 서로 섞이고 받아주며 포용하는 너그러움도 가지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를 보자. 그에게서는 어떤 덕목이 있는가. 대선 실패 후 한동안 자숙하고 있을 줄만 알았던 그가 갑작스레 당대표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안 전 후보는 ‘결코 제가 살고자함이 아니라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출마를 하게 됐다는 거다. 또한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기에 제 3당으로서 ‘국민의당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논리를 편다. 다른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당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말, 정말 망언이 따로 없다.
그는 당대표를 거푸 두 번이나 한 사람이다. 두 번 다 추대에 의해서였다 하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추대 받아 당대표를 꿰찬 사람이다. 그에게는 정치의 스승도 선배도 멘토도 없는 유아독존 식 정치이력만 존재한다. 당대표에서 비켜난 경우에도 당은 결코 그의 영향권에서 단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자칭 타칭 창업주라서 이다. 그의 목은 뻣뻣하고 그의 어깨에는 언제나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모두가 그를 밀어주고 당겨주고 그를 창업주로 공인해주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민의당에서의 안철수의 대선 출마는 그래서 안철수 외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넘사벽’ 그 자체였다. 내친김에 그의 지지율에 대해서 말한다. 대선 득표율에서 최종적으론 21%를 얻었지만, 후보 지지율에서 5%, 7%에 머문 적이 많았던 그다. 그러던 사람이 지금은 당의 지지율이 안 나온다고 해서 당이 무너질 것이라 단정하고 나섰고 이 때문에 당을 살리기 위해 손수 당대표 선거에 나선다는 구당(求黨)론을 표방한다. 이른바 구세주를 자처한 셈이다. 어이가 없다.
묻는다.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씨가 당 대표 두 번에 당 후보로 있는 동안, 당이 당다운 적이 얼마간이나 되었었던가. ‘당이 무너지고’ ‘당이 망하기에’ 당을 살리기 위해 대표선거에 나오는 거라 하니까 같은 논리로 묻는 거다. 안철수 씨가 당대표 2번에 당의 후보로 있는 기간 동안 얼마간이나 당 다운 당이었던 적이었느냐고 말이다. 당이 자신 때문에 ‘대선 실패와 이유미 씨 제보조작사건에 해체론’까지 나온 마당이라서 ‘책임을 지고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진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거였다. 그런지 20여일 만에 출마 선언을 하며 나타났다.
말이 좋아 ’원내 제3정당이 무너지는 것은 당원만의 아픔이 아니고, 제3의 길이 필요하다‘고 표방하지만 정작 본인으로 인해서 제3의 길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 책임의 한복판에 안철수 씨가 있지 않은가. 적대적 공존체제를 빌미삼아 제3세력으로 서야 한다는, 또 다른 적대적 공존논리일 수밖에 없다.
국민은 그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가뜩이나 당과 국민들은 안철수의 유아독존적인 오만과 교만으로 인해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거야 말로 ‘안철수의 갑질 정치다. 안철수의 등판은 ‘정치 혐오감에 불을 댕기는 자가당착’이다. 제발 부탁 좀 하자. 잠시 당(黨) 밖으로 나가 영희와 손을 잡고 강변 산책이라도 하면서 침잠의 시간을 갖으라.
*글쓴이/박정례 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