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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무적의 삼총사 - 27. 방학 1.mp3 (3.43 MB) 다운받기]
<초록색 순대같은 도롱뇽알>
<몰려서 숨수고 있는 올챙이들>
<그들이 사는 조그만 웅덩이 옆 머위>
<웅덩이 주변>
[슈퍼맨처럼~! - 10. 나도 한번 시켜줘 봐.mp3 (3.25 MB) 다운받기]
큰맘먹고 아침 일찍 서둘러 오늘 산속으로 쑥을 뜯으러 갔습니다. 원래 쑥은 들판에 있는 것인데 아저씨는 산속에서 나는 쑥을 좋아합니다. 물론 깊은 산속에 쑥은 없지만 산 중간중간 평지 등에 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산속에서 오줌을 시원하게 갈기고는 뭐가 부시덕거려 처다보니 노란 담비가 나무를 번개같이 오르고 있었습니다. 얼굴과 꼬리는 검고 몸통은 노란놈이 날쌔게 나무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뭔가를 찾고 있습니다. 가만보니 아저씨를 따라온 것도 같습니다. 나뭇가지 분질러지는 소리가 새소리에 뭍혀 얼마전부터 들려왔었거든요.
사진속 담비가 보이시나요? 안보이는 친구들을 위해 위에 사진을 확대해보겠습니다.
담비 몸통은 노란털에 몸통만한 꼬리가 있고 얼굴은 가무잡잡합니다.
이건 다른 사진에 나온 담비를 확대한 사진입니다. 꼬리가 근사하죠? 담비는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는 다시 쏜살같이 내려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나무에 벌레같은걸 잡아먹으려고 뒤지는 눈치였습니다.
아저씨는 담비한테 첫눈에 반해서 잠시 멍해졌습니다. 정신을 차리고는 새소리에 취해 계곡을 따라 오르다 발소리도 조심조심 다시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계곡길옆엔 괴불주머니, 관중, 하얀민들레, 머위가 피이었었습니다.
[올려다봐요 밤하늘의 별을.mp3 (9.26 MB) 다운받기]
친구들 잘 지내죠? 아저씨도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지난주엔 옥천 묘목시장엘 댕겨왔어요. 감나무 배나무 자두나무 호두나무 구경하고 왔어요. 크게 달린다는 으름덩굴도 보고 왔고요. 할미꽃과 요상한 이름의 외국 식물도 구경했습니다. 아저씨는 매년 요맘때면 묘목시장엘 대녀오는데 해마다 유행?같은게 있어요. 어느 해는 배배꽈놓은 수양뽕나무? 를 잔뜩 진열해놓고 어느 해는 허연잎새귀가 달리는 버드나무.. 어떤해는 황금 소나무.. 를 진열해 놓았었죠. 1~2년 나무는 2~3000원 하고 4~5년 나무는 5~10만원 합니다. 월동하진 못한다는 잔디대신 심는다는 구라피아 라는 일본 식물도 보고 작은 맥문동 (애란) 도 보고요. 맷돌같이 생긴 돌계단 재료도 보고.. 방음, 탈취에 심는 측백나무가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지도 알았습니다.
아저씨는 봄에 묘목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포도나무를 보면 포도가 주렁주렁열릴것만 같고 감나무를 보면 감이, 자두나무를 보고 있자면 자두가 주렁주렁 열릴거 같거든요. 요렇게 작은놈을 숨고 물주고 몇년 키우면 호두가 주렁주렁 열린다.. 기분좋은 일 아닌가요? ㅋㅋ 나무들을 보고 있자면 자연히 내 삶을 디다보고 현재의 나를 알게 됩니다. '음.. 요 나무를 숨어서 감을 따먹으려면 5년은 있어야하고.. 그러면 내나이가 ㅇㅇ살. 저놈은 숨어서 나무그늘이 있으려면 20년은 커야하는데.. 그러면 내가 20년후. 휴~. 저 민두릅나무를 숨어서 배불리 따먹을 정도가 되려면 10년?' 아저씨는 올해 붉은 꽃이 피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사고 싶었지만.. 숨을 땅이 없어 그냥 구경만 하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짜장면 한그릇 사먹었고요. 친구들도 꼭 한번 묘목시장에 구경하고 왔으면 좋을거 같아요. 조그만 나무도 하나 사서 숨어서 정성들여 키워보면 더 좋겠죠.
친구들~ 올해 개교한 새학교라서 큰 기대를 하고 왔지만 정작 화장실은 부족해서 쉬는시간에 제대로 소변을 볼 수가 없죠? 미안합니다. 아저씨는 오늘 이런 얘길 들었어요. '화장실을 추가로 만드는 일은 개교에 관계했던 수만은 교육당국자에게 책임을 물어야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증축은 그나마 얘기해 볼 수 있겠으나 화장실이 부족하다는건 얘기조차 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교실을 옮겨서 화장실 사용을 분산시키는게 현실적일 수...' 교실은 앞으로 11개는 더 필요하여 다른 곳에 옮길 방법은 없습니다. 교육당국자가 되나가나 학생인원수를 늘려버렸기 때문이예요. 1학년 반을 늘려버리면 그들이 2,3학년이 되면 늘린 반만큼 교실이 늘어야하는데 그게 11개 교실입니다. 개교한다음 다시 공사를 들어간다해도 건물을 증축하는데는 최소 1년6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 높으신 교육당국자님들은 그냥 돈만 들이면 다되는 줄 아시기에 이런 결정을 앞뒤 재지 않고 쉽게 해버리셨습니다. 왜냐면 이들 머리속엔 여전히 교육은 교육의 3주체인 학생,교사, 학부모만 그냥 모아 놓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젊어서부터 뼈속깊이 배워왔기 때문이예요. 공간이나 그 공간의 유지관리는 돈만주면 다 해결되는 걸로 아시죠.
친구들이 배우고 있는 교가는 학교에 음악선생님이 몇분있지만 어딘가에 의뢰해서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졌고요.. 학교마크는 업체에 의뢰해서 사진파일로 배달되었고요.. 학교 나무인 교목은 회의시간에 뚝딱 소나무로 정해졌습니다. 왜냐면 조경노동자들이 학교에 소나무를 많이 숨어놓어셨거든요.
친구들.. 얼른 교실벽이나 화장실에 낙서를 해서 친구들 공간으로 만들어주세요. 그러나 다른 친구 괴롭히는 낙서는 안됩니다. 화단은 밟아 샛길을 내주시고.. (아예 돌판을 깔아 길을 만들수 있게) 뭔가 제품 찍어내듯 하는 성냥곽 학교에 친구들의 손때를 뭍혀주세요. 그렇다고 부셔먹진 말고요. ^^ 아저씨는 벗나무 죽은 곳에 때죽나무를 심을 계획이예요. 정문앞엔 느티나무를 숨고요. 조경아저씨가 구하기 심들다 뭐라하셨지만 아저씨도 학교 구석구석 열심히 손때를 뭍혀놓겠습니다. 아저씨 집 화분에서 시들시들 크고 있는 맹종죽 대나무 2그루는 고속도로옆 F15전투기 날으는 우리 학교의 든든한 방음 숲이 되라고 교실옆 화단에 몰래 심어놓고 가꾸겠습니다. 이건 아저씨가하는 기념식수인데 비밀로 해주세요.
그럼.. 건강하세요.
새학기가 되었으나 1년 계약직 기간제 선생님은 뭔가 연속성 있게 일을 꾸려가지 못합니다. 내가 만약 계약직 선생님이라면 나는 아무일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면 뭘해도 내 행위가 내년에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도서관 책을 사는 일도, 툭수교육을 위하여 취사도구를 구입하는 일도, 무슨 일을 맡기도 모두 계약직 교직원일경우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몇몇 선생님들이 계약이 만료되고 재계약이 되지 않아 올해는 볼 수 없습니다.
학교를 위해서 이 분들이 희생?해야하는건가요? 열심해 해달라고 말하면 계약직 교원들이 열심히 할 수 있을까요? 미래가 불안하고 아무런 연속성을 갖지 못하고 온갖 차별에 시달려야하는데요? 그러면 큰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게 바람직한건가요? 아저씨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관찰한 바로는 조직을 강요하면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을 뿐더러 개개인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도 떨어집니다. 반대로 어떤 조직이건 개인에 대한 우선적 선택과 배려를 할때에만 그 개인은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집니다. 한마디로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 경우 개인을 위한 선택을 하면 조직은 살고, 조직을 위한 선택을 하면 개인과 조직 모두 죽습니다. 거꾸로, 조직을 살리기 위해선 개인을 위한 조직적 선택과 배려를 해야합니다. 계약기간이 정해져있는 비정규직은 우리 모두에게 해롭습니다.
고군분투하시며 2주만에 선생님들이 개교를 하셨습니다. 교실마다 쩌렁쩌렁 수업하시는 목소리에 숙연해집니다. 그러나 학생중 부모님이 코로나 확진을 받은 학생이 있어 곧바로 전교생 모두 등교는 중단되었어요. 다행히 학생은 감염되지 않고 격리되었고 다시 전교생이 등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담배피다 걸린 친구들이 있었지요.
조그만 학교이지만 개교를 하였는데 화장실이 모잘라서 쉬는시간에 친구들이 모두 용변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쉬는시간에 친구들이 오줌을 누러 줄을 서다 급하면 다른 층으로 뛰어내려가야 하죠. 학교 설계시 가장 중요한 건 실배치입니다. 어디를 교실과 특별실로 쓰고 그 공간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몇명이되는지. 그러나 건축사무소에서는 이러한 교무업무와는 무관하게 학교 설계를 합니다. 이미 설계이전에 학생 규모와 각학년 반배치와 교육에 필요한 공간을 '선생님'들이 설계사무소에 요청을 해야하는데 이런 과정이 빠져버립니다. 검토를 한다하지만 도면을 못보는 까막눈 장학사 몇명이 대충 디다봅니다. 그리고 선생님들 조차도 개교지로 부임한 2주전에 각학년은 몇반까지 학생들이 배정될거란 소식을 교육청으로부터 겨우 듣습니다. 물론 설계되어 지어진 건물과는 무관하게 교실들을 뜯어고치고 학년을 다시 배치하고, 평가관리실 등 필요한 공간들로 먼저 지정하고 채워나갑니다.
그러니 많은 부분이 실정과는 맞지 않게 되고 이렇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개판으로 설계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면 ㅇㅇㅇ 선정위원회에서 해당 도면을 '선정'해서 세금쳐들여 쳐지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교육계에서 사용하는 ㅇㅇ위원회는 바꿔말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책임회피 선포' 행위입니다. 내가 잘못했으니 고쳐놓겠소 하는 이가 단 한명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그져 실수를 조금이라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화장실을 개떡같이 지어놓은 책임을 외면합니다.
학교는 작아도 하는 일은 큰학교나 작은 학교나 같습니다. 그렇게 의욕적으로 수업하셨던 선생님들은 다시 온갖 잡무에 큰학교의 3배는 시달려야합니다. 순회교사니 어쩌니 하며 실제 학교에 계신 몇몇 선생님들께서 학교 전반 업무를 짊어지셔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스텝들은 온전할까요? 노조한다고 당직선생님은 아예 뽑을 생각조차 안합니다. 그외 나머지 인원은 딱 3분의 1로 줄여놨지요. 3명이 하는 일을 1명이 하게하는데 선생님들에게나 학생들에게나 뭐 제대로 된 뒷받침을 하게될까요?
그리고는 교육감선생은 와보고는 사진 한장 찍고 돌아갔습니다. 시범학교니 문제점을 얘기해달라는 말과 함께요. 우리는 사람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하진 않습니다. 학생과 교직원, 학교를 상대로 실험을 하겠다는 발상에 기가 찹니다. 혁신이란 말은 제조업 공장에서나 물질에 대해 사용하는 말인데 언제부터인가 교육혁신이란 말을 교육계 높으신 양반들, 전교죠선생님들까지 입버릇처럼 쓰고 있습니다. 시범이니 혁신이니 하는 것들은 사람에게 교육하는 곳에 사용한다는 것은 친구들과 우리 모두를 소모품, 물건 취급하겠다는 말이예요. 우리들은 시험당하는 대상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누구나 한 번뿐인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친구들이 배우는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예요. 정신 배싹 차려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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