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생각
분류없음 2017/08/28 04:04그냥 탁 터놓고 말해 ---, 사람의 욕심은 (바람은) 끝이 없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 바람 없이 사는 사람은 뭔가 "정지한 물체" "운동하지 않는 유기체" 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생각을 잠깐 했냐면,
직장생활은 재미있고 나름대로 보람찬 일이긴 한데 뭔가 허전한 구석이 많다.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일단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직장을 옮겨야지, 옮겨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반면 지금 직장만한 곳이 없지 뭐 그런 생각의 상충.
주중에 다니는 풀타임 직장의 노동조합은 한창 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이번 달에 끝날 것 같은데 일전에 제기했던 문제가 교섭안에 포함되어 나름대로 뿌듯한 기분이 들기는 든다. 그런데 그것이 나의 직접적인 이익과는 다소 동떨어진 것이라 시큰둥한 면도 없지 않다. 조금만 더 생각해서 나의 이익에 부합하는 면이 무엇인지 그 명분을 찾아내면 시큰둥한 면이 조금 잦아들진 않을까 싶다. 그래, 생각하기 나름이다.
무엇보다,
지난 주에 결혼식을 했다. 결혼 (제도) 은 구닥다리 빅토리아 모델이라 나에겐 영 맞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쩌다보니 또 이렇게 됐다. 나에게 맞든 안맞든 살아보면 답이 나오겠지. 당연히 십 년을 함께 해 준 짝에게 고맙다.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볼 수 있어 감사하고 맛있는 것, 좋은 것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은 정말이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다. (아니야, 강아지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 같기는 하다. 맛있는 뼉다귀를 보면 같이 사는 인간 생각을 하기는 할까. 아마 할 것이다. 하기는 할텐데 같이 나눠먹는 것에서 결정의 지점이 다를 것이다. 쿨럭.) 한 사람과 주욱 살아보니 뭔가 인생을 더 배우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그리고 바로 그 사람이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이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값진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고맙다. 내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