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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국회 백색테러 극우세력에 황교안 “여러분이 승리했다” 격려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임병도 | 2019-12-17 09:11:2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2월 16일 국회는 마치 좀비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국회 본청 주변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태극기부대 등 극우세력 수천 명이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본청 출입구마다 셔터를 내려 막았고, 유리문마다 나무 막대기로 문이 열리지 않도록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경찰 수백 명이 출입구를 경계하고 있었지만, 극우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 주변을 맴돌면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국회 본청에 있던 국회의원과 보좌관은 물론 기자들도 쉽게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취재하는 도중에도 카메라를 향해 “어느 언론사냐? 취재하지 마라”며 취조하듯 물었고, 빨갱이, 간첩이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했습니다.

12월 16일 국회의 모습은 과연 대한민국 입법기관인지, 가급 경비 시설이자 집회가 금지된 곳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혼란스러웠습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상대로 백주대낮에 정치테러가 벌어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h5GKujF1omI&feature=youtu.be

16일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환노위 회의를 마치고 극우 지지자들 때문에 정문이 아니라 후문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설 의원이 차량에 탑승하려는 순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 10여명이 달려들었습니다. 이들은 태극기 깃대 등 각목을 휘두르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을 가했습니다.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은 “설훈 최고위원은 안경이 깨지고, 몸에 상처를 입고 충격을 받아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국회 본청 앞에 있는 정의당 농성장에서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들에 의한 폭행이 벌어졌습니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한 청년 당원은 따귀를 맞았고, 누군가는 머리채를 붙잡혔다. 이들은 당원들에게 욕설을 장시간 퍼부었고,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원회관으로 가려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단체 회원들 때문에 도저히 걸어갈 수 없어 경찰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이들은 걸어가는 홍 의원을 향해 욕설을 했고, 듣고 있던 홍 의원은 “욕 말고는 말 못하나”라며 한 마디 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국회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제외하고 다른 의원들은 운신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시위대가 물러난 8시 이후에 국회 본청을 빠져나갔습니다.

황교안 대표, 극우 지지자를 향해 “여러분이 승리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바라본 국회 본청 정문.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세력이 문 앞을 점령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 본청 앞에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지지자들이 몰려들자 “여러분의 분노가 국회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러분이 승리했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애국시민 여러분을 보니 우리가 이겼다. 이 싸움은 오늘 끝날 싸움이 아니다. 이 정부의 굴복을 받아낼 때까지 싸워야 한다”라며 오히려 국회 불법 난입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가 끝나고도 자유한국당 당원과 극우지지자들은 국회 본청 앞을 떠나지 않고, 저녁까지 집회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동안 황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들과 웃으며 간식 등을 먹었습니다.

7시가 넘어서도 이들이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병력을 투입해 강제 해산과 연행을 시도하려고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시위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갑시다”라며 귀가를 종용했고, 이들을 국회 정문까지 배웅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정치테러는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사실 사주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도 “오늘 이런 상황을 일으킨데 가장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12월 17일에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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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북한의 중대조치와 내년 이후 북미, 남북관계는?

<기고> 고승우 6.15언론본부 정책위원장
고승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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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18: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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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이후의 남북, 북미관계는 어떻게 될까? 북한이 예고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세계의 눈이 한반도로 쏠리고 있다. 미국 쪽에서 서울 방문이 줄을 잇고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쏟아내지만 북한은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십여 차례의 미사일, 방사포 발사와 중대 실험 등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북측은 남측에 대해서도 청와대에 대한 막말 공세, 남북 정부간 대화 중단, 민간 교류 차단,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발표 등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 ‘한미공조’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많은 고위 관계자들을 통해 연말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윤곽은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없다는 것이며 자체적인 핵 자위력을 강화했다는 것 등이다. 그러면서 핵심적인 북한의 결단이 무엇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치 않고 있다. 북한이 곧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카드는 우선 북한의 대화 상대였던 미국의 탄핵과 대선 정국과 어울려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창구로 남아 있는 관광 사업과 따로 떼어 생각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 탄핵 문제로 집권이후 최악의 궁지에 몰려 있다. 금년 말 이전에 끝날 하원 표결은 탄핵 가결이 확실하지만 내년 2-3월 실시될 상원의 탄핵 심리는 부결 가능성이 높다. 상원의원 1백 명 가운데 공화당 의원이 53명이기 때문이다. 미 공화당은 벌써부터 상원 부결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트럼프의 대외정책, 특히 한반도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상원 표결이전에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제재 해제와 같은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간단치는 않다. 미 민주당이나 공화당은 정치적 원칙, 윤리 도덕보다 선거 승리를 최우선시 하는 체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미 민주당은 지난 2017년 러시아 스캔들 당시부터 트럼프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다가 내년 대선에서의 역풍을 우려하면서 그것을 접어왔다.

그러던 미 민주당이 지난 9월 전격적으로 트럼프 탄핵안을 제출한 것은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미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트럼프 탄핵은 어렵지만 탄핵 절차를 통해 득이 실보다 커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다.

트럼프는 미 상원에서 자신의 탄핵안이 부결된다 해도 살얼음 걷는 식의 재선 캠페인을 해야 한다. 트럼프가 선거용으로 비핵화를 위한 대폭 양보조치를 취하려 해도 미 민주당의 강력한 반발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분명한 것은 내년 미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기는 곤란한 일이다. 설령 트럼프와 어떤 합의에 이른다 해도 트럼프가 낙선할 경우 그 합의는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내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 북한 입장에서 내년 대선 때까지 비핵화 협상을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과거 역대 미국 정부와 이런저런 합의를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 백지화되는 일이 잦았고 미국의 대외정책 역사 자체가 약속을 지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례가 적지 않다. 어떤 핑계나 구실을 만들어 원래의 합의를 뒤집어버리는 짓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협상 시한으로 연말을 언급한 바 있고, 북한 유엔주재 대사가 지난 8일 외신 성명을 통해 “비핵화 이슈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라고 밝힌 것은 이런 미국의 부정적인 체질을 고려해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미 대선에 북한이 직접적인 변수로 등장하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미 대선에 북한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선 결과가 어떻든 그 이후 후폭풍이 거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외교정책에서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비핵화 협상을 자랑해 왔던 터라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단 조치에 대해 초강수를 두기는 어려운 처지이고 내심 다행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이상과 같은 미국의 국내 사정을 볼 때 북한이 선택할 연말의 조치의 한 부분은 좁혀진다.

그러면 다른 고려사항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북한은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로 대외교역의 90% 이상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는 말로는 북한 입장에 동조하지만 유엔안보리의 결정사항은 이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구조 속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내세우는 것은 관광산업이다. 금강산 관광특구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통보한 명분도 관광시설의 현대화였다.

북한이 내년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관광 산업 활성화를 계속 추진하려 시도할 경우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고조된다거나 미국의 대북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지장을 받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연말에 취할 고강도 조치에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지난 7일과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연이어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은 북한의 자위력을 강화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의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미 ICBM 기술의 사거리, 대기권재진입 기술, 정확도, 핵무기소형화 요건을 모두 갖췄거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미국의 소리방송 12.16).

그러나 북한이 연말을 시한부로 해서 최근 상당기간 대외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조치들을 연이어 취해왔다는 점에서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은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비중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자위력 강화를 강조한다 해도 군사적인 측면만이 드러나 국제적 비난이 가중될 그런 조치를 취할 확률은 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평화를 강조하면서 충격을 주는 것으로 좁혀진다. 그것은 아마도 인공위성 발사 정도가 아닐까 추정된다.

위성 발사 기술은 군사적 목적에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 요건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위성을 통한 우주 개발은 차세대 국가의 먹거리 산업의 하나로 일컫는다. 위성 발사가 탄도미사일이나 유사한 발사체를 사용한다 해도 이를 제재를 유발할 항목에 집어넣은 것은 어떤 면에서 북한의 미래 생존권을 봉쇄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이런 점에 눈을 감고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결의안에 동조한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

이상에서와 같은 추정이 현실화 될 경우 북한에 대한 미국이나 유엔 등의 비판과 공세가 생략되지는 않겠지만 다른 어떤 대안보다 북한이 취할 것이 더 많다는 점은 부인키 어렵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반발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내년 한 해 동안 북한이 그동안 경색시킨 남북관계를 활성화할 가능성 또한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관련 대화를 중단한 상태에서 남북관계 개선 시도는 그에 대한 명분 등으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 동안 지나치게 대미 의존적이어서 한반도 문제에서 남측만의 자주적 공간을 만드는데 실패했고 그 결과 좋았던 남북관계도 얼어붙었는데 만약 심기일전한다면 내년에 긍정적인 남북관계가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이상과 같은 추정이 빗나갈 수 있다. 세상일이란 다인다과(多因多果)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 다 상대가 있어서 혼자서 정한 방향으로 가는 일은 흔히 않다. 하지만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남북관계는 국제 사회가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지는 공개적인, 생사가 걸린 줄다리기인 측면도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평화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진인사 대천명 할 일이다.

사족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문정인 교수가 북측이 핵보유국이 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한국이 중국의 핵우산 제공을 받느냐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는 내년 이후 한반도 정세가 대단히 가변적인데 그에 대해 국내 정치, 학계, 시민사회에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태도를 보고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의미에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문 교수의 문제제기는 국가보안법 때문에 한반도 미래에 대한 상상력 발휘가 억제된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남북의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면 국보법은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동시에 남측이 불평등한 한미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한 미국의 군사적 종속을 면키 어렵다는 점에서 새해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설령 그 유지가 불가피하다면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협정 식으로 정상화 시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새해에는 모두 힘껏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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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비서실장이 '청 고위공직자 아파트 팔라'고 한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12/17 09:37
  • 수정일
    2019/12/17 09: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동산 문제 쟁점화 부담에 선제적 조치... 대상은 11명 될 듯

19.12.16 19:01l최종 업데이트 19.12.16 19:01l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  16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 전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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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라고는 했지만 거의 '지시'에 가까웠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이후 '이례적인 내용'을 권고했다.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라는 내용이었다. 그 대상은 "대통령 비서실과 안보실의 비서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다.

노영민 실장은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라고 권고사항의 실행을 독려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지시가 아닌 비서실장의 권고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채만 남기고 집을 처분하라'는 것이 형식은 '권고'였지만 내용은 '지시'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이러한 권고사항을 향후 인사에 적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법적인 강제기준은 아니지만 향후 (청와대 인사를) 임용하는 데에서 하나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대통령 참모들이 솔선수범해야만 정책 실효성이 있을 것"

 

그런데 노영민 실장은 왜 갑자기 '지시에 가까운 권고'를 내린 것일까?

그 이유와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노영민 실장이 비서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에게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마침 이날 정부 합동으로 '12.16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6.19대책, 8.2대책(이상 2017년), 9.13대책(2018년)에 이은 네 번째다. 분양가 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 과세 등의 강력한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깜짝 발표에 나선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11월 19일,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서)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발표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안정 대책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마당에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대통령의 참모들이 솔선수범해야만 이 정책이 좀 더 설득력 있고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이런 결정을 내렸고,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에 동참한다면, 다른 부처 고위공직자에게도 영향이나 파급이 미치지 않을까, 그런 정도의 판단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네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에 맞춘 청와대의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특히 '1급 이상 청와대 전·현직 고위공직자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재산이 약 3년 간 평균 3억2000만 원 증가했다'는 지난 1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발표 내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도 "경실련에서 지적한 부분을 일부 수용했다"라고 인정했다.

또한 내년 총선에서 부동산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수 있고, 최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경제활력 회복에 나선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도 적극 헤아린 것으로 보인다.

"투기·투기과열지구에 2채 이상 보유 청와대 인사는 11명"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오른다. 또한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부터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특히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먼저 높인다고 밝혔다
▲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서울·세종 전역 및 경기 일부 등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최고 4.0%로 오른다. 또한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부터 시세변동률을 공시가격에 모두 반영하고 특히 고가 주택 등을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먼저 높인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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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실장의 권고사항은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처분해야 하는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이 누군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수도권이 대부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해당되기 때문에 '수도권'이라고 표현한 것이다"라며 "공직자 재산신고를 기준으로 봤을 때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에 두 채 이상을 보유한 청와대 인사는 11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인사들에게 사전에 권고사항을 통보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11일 경실련이 발표한 '아파트·오피스텔 재산 상위 10위'에는 김조원 민정수석과 박종규 재정기획관, 박진규 통상비서관, 여연호 국정홍보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 현직 청와대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이 관계자는 "전직 청와대 인사는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고, 저희가 그 분들에게 따로 권고하지 않겠다, 발표를 보고 판단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영민 실장이나 김조원 수석 등은 각자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본다"라며 "다만 노영민 실장이 집을 두 채 가지고 있다고 이미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저희가 설정한 기준에는 특별히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강남 3구를 포함해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에서의 집값 상승이 전체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큰 요인이라고 판단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라며 "이것이 사람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투기지역이라는) 큰 기준에 의해 만들어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적인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지역이라면 다 해당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법률적 강제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이것이 법률적인 부분과 관계없이 자기 책임 하에 이뤄지는 일들이고, 고위공직자라면 그런 부분을 본인 스스로 판단해서 꼭 법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진다는 정도로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불가피한 사유'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할 것"

노영민 실장의 권고사항에는 "불가피한 사유"라고 적시된 대목이 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개인별로 또는 사안별로 다를 수 있다고 본다"라며 "본인들이 소명하게 될 텐데, 그 소명이 과연 납득할 만하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명의 판단기준은 일반적인 국민들의 눈높이, 상식적인 기준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서 부부가 따로 살 경우 작은 집을 따로 하나 샀다든지 등의 편의성 여부, 또는 거주하는 기간이 오래 됐는지 등 투기와의 관련성 여부 등 투기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소명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어떤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확히 말하기 어려우나 저희가 내부회의에서 판단한 기준으로 보자면, 상식적인 기준에서 벗어나면 소명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라며 "어디까지나 일반인의 상식 선에서 소명의 판단기준이 설정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경실련 등에서 부동산문제를 제기한 이후 내부에서 몇 차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관계자도 "논의가 몇 차례 있었다"라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이나 내부 회의 진행상황은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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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이 서울아파트 1채 소유자보다 못하다"

[기고] 대기업 임원 25% 이상 세금, 시세차익 15억원 세금은?
2019.12.17 00:45:44
 

 

 

 
지난 주 대기업 임원인 후배와 저녁식사를 했다. 서울집값 이야기를 하던 중 그는 다소 충격적인 말을 했다. 
 
"대기업 임원이 서울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보다 못하다."
 
대학졸업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준비해서 가려는 곳이 대기업이다. 그 대기업에 취업하기가 바늘구멍인데, 그 바늘구멍을 통과하더라도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아닌가.
 
그런데 그 임원이 대단하지 않다는 말에 적잖이 당황했는데, 그의 이야기를 들은 후엔 고개가 끄덕여졌다.
 
대기업 임원이면 연봉이 2억원이 넘는데, 돈 써야 할 곳이 많다 보니 5천만원 모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5년 임원을 한 이 후배는 알뜰살뜰 모은 돈이 2억5천만원이 채 안 된다고 했다.
 
"대기업 임원 5년 모은 돈이 서울아파트 1채 시세차익보다 적어"
 
그런데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2017년 4월 5억6천만원 하던 서울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019년 1월에는 8억1천만원으로 올랐다. 서울아파트 1채 소유한 사람이 2년도 안 되어 2억5천만원을 벌었으니, 대기업 임원 5년 모은 돈보다 더 번 것이다.
    
얼마 전에는 강남 아크로리버파크 84㎡ 아파트가 2017년 5월 19억원이었는데, 올 10월에는 34억원으로 올랐다는 기사를 읽었다. 문재인정부 들어 15억원 올라서 상승률이 무려 79%에 달했다.
 
대기업 임원 6명이 5년간 모은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아파트 한 채 소유해서 번 것이다.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보다 더 비정상적인 일도 있다. 대기업 임원이 2억원 연봉에 대해 내는 세금은 25%가 넘는다.
 
불로소득이 분명한 15억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얼마나 낼까? 과연 정부가 양도세를 제대로 걷고 있을지 강한 의구심이 생겼다. 그래서 직접 계산을 해보았다.
 
대기업 임원 25% 이상 세금 내는데 시세차익 15억원에 대한 세금은?
 
1주택자라도 매도금액이 9억원을 초과하면 그 초과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2017년 5월 매입하여 3년 보유한 후 2020년 5월 매도할 경우 양도세는 약 3억원이다.
 
그런데 10년 보유한 후 2027년 5월 매도하면 양도차익이 15억원일 경우 양도세가 약 64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그 이유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2017년 '8.2부동산종합대책'에서 양도세를 강화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고 양도세를 중과했다. 다주택자의 주택 투기를 막으려는 합당한 조치였다.
 
2주택자는 최고세율을 50%로, 3주택자 이상은 60%로 올렸다. 15억 양도차익이 생길 경우 2주택자는 양도세가 약 7억원, 3주택자 이상은 약 8.5억원 부과된다.
 
'8.2대책'의 '양도세 중과'를 무력화시켰다
 
과연 이 금액을 양도세로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전 글에서 여러 번 밝혔듯이 문재인정부는 '8.2 대책'의 '양도세 중과'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을 같은 해 시행했다.
 
2017년 12월 13일 발표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은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더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발표문서의 6쪽에는 "준공공임대로 등록하여 8년 이상 임대시에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확대"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15억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1억5천만으로 대폭 줄어든다. 그뿐 아니다. 10년 이상 임대시에는 양도세를 전액 면제한다.
 
다주택자들, 양도세 8.5억 낼까 임대사업자로 등록할까?
 
아크로리버파크 1,612세대 중 다주택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하지 않으나,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제공한 것은 곧 "돈 있는 분들은 주택을 여러 채 사세요"라고 권유하는 정책이 아닌가. 
 
그 다주택자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다. 양도세를 7억 또는 8억5천만원 내던지, 아니면 입대사업자로 등록하던지.
 
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은 매우 단순하다. 84㎡ 이하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주택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등록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등록만 하면 양도세가 1억5천만원 혹은 전액면제를 받을 수 있는데도 양도세를 7억 혹은 8억5천만원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세계 가장 강력한 규제" "집주인 팔지 않고 버틸 것"
 
정부가 '8.2대책'을 발표했을 때 '양도세 중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였다. 집값폭락론자들은 "양도차익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시행했다"고 평가했다. 이 규제로 투기는 끝났다며, 서울집값이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곧 이어 발표된 '임대주택등록 활성화방안'의 내용을 몰랐기 때문에 나온 단견이었다.
 
또 다른 반응은 보수언론에서 나왔다. "정권이 바뀌어 양도세 중과 조치가 폐지될 때까지 집주인들이 보유주택을 팔지 않고 버틸 것이다"며, 매물부족으로 인해 집값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정부의 "공정성"주장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그 후 서울집값이 폭등했다. 그렇다고 보수언론의 전망이 맞았던 것은 아니다. 문재인정부가 스스로 '양도세 중과' 조치를 무력화시킨 결과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더 매입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후 줄곧 "공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다. 그러나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베풀면서 "공정성" 운운하는 것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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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국민의 대표선수다” 방위비분담금 인상 1박2일 항의행동

민중공동행동, ‘굴욕협상 중단’ 국민 항의행동 선포… 민주노총 ‘미국반대 실천단’ 꾸려

한미 방위비분담금 5차 협상을 위해 입국한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협상대표가 어제(15일)도 “드하트 나가라(GET OUT)”, “국민혈세 6조 절대 못 줘” 등 강력한 항의를 받으며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협상을 앞둔 16일, 그리고 협상을 시작하는 17일에도 항의는 계속될 예정이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50여 개 진보민중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17~18일 양일간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리는 5차 협상을 ‘더 이상 주권국가 간 정상적인 협상이 아닌,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주권·혈세 강탈의 장’으로 규정하고, ‘미국규탄’과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강력한 항의행동을 선포했다. 1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박 2일간 서울 전역에서 항의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민중공동행동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비롯해 200여 명의 ‘1박 2일 국민 항의행동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미대사관과 미대사관저 등 미국 협상대표단을 그림자처럼 쫓으며 규탄하는 투쟁을 벌인다.

민중공동행동은 16일 광화문 미대사관 앞 ‘1박2일 국민 항의행동단’ 선포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가 미국의 강요에 한 치도 물러서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 주권과 혈세, 그리고 평화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만에 하나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야합을 추진하면 한국정부 또한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밝혔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한미동맹이 아니라 ‘날강도’에 다름없다는 것이 팩트”라고 외쳤다. 한 상임대표는 “4.27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고 함께 가자 선언했다. 6.12싱가포르 선언에서 북미 간에도 관계 정상화, 평화로 가자고 선언했다”고 상기시키곤 “미국은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방해하고, 급기야 한반도에 평화통일이 아니라 대결과 전쟁을 몰고 오면서 그들의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며 500% 증액을 말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상임대표는 이어 “한국이 미국의 꽁무니만 쫓아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미국이 날강도 증액 요구를 계속 주장한다면 지금 당장 자기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의 저항을 모아 미국을 이 땅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대사관저 앞까지 항의행진을 벌인 후 관저 앞에서 1박2일 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저녁 7시엔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

협상 당일인 17일 아침(8시)엔 1천여 명이 참가해 협상장(한국국방연구원)을 에워싸고 ‘굴욕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강력한 항의행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이날 저녁 6시엔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사회, 종교계 등 각계가 참여하는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 규탄 범국민 촛불’을 연다.

국민 항의행동단은 “미국의 방위비분담금 강요에 반대하는 90%의 국민을 대표하는 ‘대표선수’라는 각오로 열심히 싸우겠다”는 결의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1박2일 항의행동전을 위해 ‘미국반대 실천단’까지 꾸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앞서 열린 민중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한국사회에서 교섭·협상 가장 많이 하는 조직”이라며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대해 “이런 협상은 있을 수 없다. 협상이 아닌 협박”이라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내 미군의 작전비용 외에 새로운 항목이라며 한반도 밖에서의 작전비용, 미군 순환배치 비용, 미군 인건비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한국국민이 내라는 것”이라며 “협상장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곤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민중들의 분노를 모아 협상을 중단시키는데 민주노총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실천단은 국민 항의행동단의 1박2일 행동에 함께 하는 것은 물론, 협상이 열릴 17일엔 범국민 촛불에 앞서 ‘방위비 협상 중단하라! 미군은 나가라! 민주노총 미국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광화문광장 미대사관 앞에 1박2일 농성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천막 여섯동을 설치하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저작권자 © 현장언론 민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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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얼지 않는다

<칼럼> 이태옥 원불교환경연대 사업단장
이태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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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6  0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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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일

   
▲ 999일 밤, 30여 명의 기도인들이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평화 1,000배를 올린다.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그만할까?”
“아니 열배만 더 해보자.”

내 앞자리 성주 주민 조은학 선생님과 그 곁의 여성 참가자가 한 배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몸을 낮춰 평화의 절을 올린다. 앞사람의 절이 마치 응원이라도 되는 듯 멈출 수 없다.

1,000일의 적공 piece & peace가 ‘천일의 평화조각이 모여 사드철회’라는 부제를 달고 지난 12월 4~5일 성주 소성리 진밭교 앞에서 열렸다.

999일 밤, 30여 명의 기도인들이 성주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평화 1,000배를 올린다.

2017년 2월말 롯데 골프장 땅을 바꿔치기 하자마자 국방부는 철조망 울타리를 치고 천여 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해 진밭교 너머 통행을 막았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인용을 텔레비전으로 보던 소성리 주민들은 한쪽 팔만 올린 반쪽짜리 만세를 불렀다. 정권이 바뀌어도 사드배치 결정을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 이란 소성리 주민들의 판단은 정확했다.

다음날 3월 11일, 주민들과 평화연대자들은 진밭교에 올라 경찰에게 철조망을 걷고 길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이 농사 짓고, 산소 돌보러 드나들던 길이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17세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종사가 스승을 찾아 길을 떠났던 구도길이었다. 모두의 길이 하루아침에 막혀버린 것이다.

경찰이 길을 터주지 않자 대열 앞줄에 섰던 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 김선명 교무와 제주도에서 올라온 강은도 교무가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진밭교의 기온은 저녁이 되자 뚝뚝 떨어졌다. 3월초 진밭은 겨울날보다 추웠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그대로 몸으로 받아 안았다. 추위에 떨며 염불과 좌선에 매진할 때 “아이고, 교무님들 얼어 죽것네”라며 소성리 어르신들이 급히 비닐을 둘러쳐준다. 비닐 안이 그렇게 따뜻할 줄 몰랐다. 그렇게 밤이 왔고, 날이 밝았다.

“주민들의 통행길을 열어라, 스승님의 구도길을 열어라”는 요구와 함께 두 교무가 주저앉은 그 길은 그렇게 1,000일 동안 평화의 진입로가 되었다.

12월 초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중국안보를 위협하는 사드철회’에 한국정부가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북핵을 막는다며 주민들과 종교인들을 짓밟고 들어간 사드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려는 패권경쟁의 산물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전략에 소성리는 희생양이었다.

서너 사람이 빠지고 새로운 사람이 자리를 채웠을 뿐 여전히 몸을 낮춘 간절한 절이 이어진다. 백배를 넘기며 숫자세기는 포기했다. 그저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원불교 사은헌배송에 맞춰 몸을 일으키고 엎드리기를 반복할 뿐이다.

   
▲ 전 세계 800여개 미군기지중 유일하게 미군이 육로로 다닐 수 없는 곳이 이곳 소성리다.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아침부터 컨테이너를 매달은 헬기가 임시 사드기지를 들락거린다. 전 세계 800여개 미군기지중 유일하게 미군이 육로로 다닐 수 없는 곳이 이곳 소성리다.

매일 새벽 5시 원불교기도와 7시 평화기도회, 8시 임시기지앞 평화행동, 11시 마을회관앞 평화 100배, 오후 3시 임시기지앞 평화행동, 오후4시와 8시 원불교기도가 쉼 없이 이어진다. 오전·오후 임시기지앞 피켓시위가 2시간씩 이어지고, 저녁식사를 마친 소성리 어르신들은 마을회관 앞 난롯불에 의지해 밤10시까지 소성리 길목을 지킨다.

매주 수·토요일 소성리집회, 수·일요일 김천집회 또한 진행된다. 매주 1~3회 달마산을 넘어 미군숙소와 가장 가까운곳에 올라 ‘미군은 사드 갖고 이땅을 떠나라”고 외쳐댄다.

소성리에서는 물샐틈없이 평화행동이 이어진다.

중간에 빠져나간 서너 명을 제외하고 그 누구도 절을 멈추지 않는다. 이 절의 공덕으로 사드가 꼭 빠져 나갈 것 이라 믿는 것이 분명했다.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오후 2시 진밭교에서 열린 ‘평화기도회’ 노래공연에 나선 소성리 할매들의 눈물이 아른거린다. 사회자도 연설자도 ‘평화기도 1000일’이라는 단어에 목이 메인다.

1000배에 맞춰 제작된 2시간 30분짜리 사은헌배송이 뒤로 갈수록 느려지는 듯하다. 느려질 리 없는데 말이다. 절이 절로 되는 것을 보니 몸이 적응했나보다.

김천 수요집회를 마친 사람들이 올라오는 소리로 주위가 수선스럽다. 밤 9시가 넘었나보다. 1000배가 끝나간다는 신호다.

한호흡 한호흡 간절해 진다. 이토록 간절한 평화가 있을까?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전략영향평가는 지난 1년 동안 시작도 못했다. 필요성검토, 성능검토, 입지검토, 최종배치결정 순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불법으로 임시로 사드를 전개해 버린 탓에 꿰어맞추기식 전략영향평가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2001년 이명박 정부시절, 미국이 백령도에 사드레이더 배치를 요청했으나 중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거부한 바 있다. 2013년 미의회조사국과 국방부도 한국은 북한과 너무 가까워 사드미사일 효용성이 낮아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사드는 ‘북핵방어’의 자리에 ‘미국방어’라는 단어를 들이대면 문제가 풀린다. 북핵방어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2017년 4월 26일, 9월 7~8일 각각 8,000여 명의 경찰병력을 앞세워 주민과 종교인들을 짓밟고 ‘불법적’으로 사드가 ‘임시배치’되었다. 절차는 전무했다.

맨앞줄 김선명, 강현욱 교무님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다. 문규현 신부님의 절도 멈출 줄 모른다. 소성리 신입 청년주민 짱똘과 정진석 가수도 마지막 1000배를 향해 쉼 없다. 마지막 1,000배는 ‘다 놓아버리니’ 시나브로 온다. 사드도 1000배처럼 끝이 있겠지.

화장실을 가려니 그제사 다리가 꺽이고 몸은 생각과 다르게 움직인다.

1000배를 한 이, 김천집회를 다녀온 이, 평화점등식을 보러 온 이들이 모여 밤10시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함성을 지른다. 스위치를 누르니 ‘평화는 얼지 않는다’가 활짝 켜진다.

1000일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날이 밝았다. 새벽 5시 1000일을 여는 기도와 목탁소리가 진밭교와 달마산에 퍼진다. 999일밤 불을 당긴 ‘평화는 얼지 않는다’ 네온사인이 진밭교 겨울바람을 따스이 감싼다.

오전 7시 평화기도회에서 백창욱 목사님의 격정적 설교가 이어진다. 진밭교에는 목사님이 일원상 앞에서 손을 모으고, 교무님이 십자가를 품에 안는다. 1000일째 임시 사드기지앞 평화행동은 더욱 힘차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골짜기까지 찾아오셔서 기도해주시니 고맙습니다”며 연신 고개를 조아리시는 87세의 장경순 어르신 덕에 또다시 진밭은 울음바다가 됐다.

매일 하던 평화 100배를 진밭교에서 올렸다. 오전 11시가 되면 마을회관앞 마당을 쓸고 100배 준비를 하고, 의자에 앉아 땅끝까지 100배를 하시는 86세 이호기, 87세 장경순 어르신이 진밭교로 올라오셨다. 그렇게 간절한 기도와 절을 본 적이 없다.

“사드 나가기 전에는 못 죽는다”던 어르신들이 4년의 세월동안 네 분이나 돌아가셨다. 소성리 어르신들의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드빼고 평화심는 것이다.

‘사무여한’ ‘원불교평화행동’ 깃발이 힘차게 펄럭인다. 마치 지난 1000일 동안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평화했는가?’고 묻는 듯하다. 너댓 번 바꿔달은 깃발 가장자리는 헤지고 닿아졌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삼시세끼를 고통 받는 현장에 달려가는 ‘십시일반 밥묵차’가 감당해주었다. 사드임시기지 공사한다고 한바탕씩 밀고 당기는 난리가 날 때마다 밥으로 연대해주고, 밥 푸던 주걱 집어던지고 어느새 옆에서 경찰과 밀고 당기던 분들이다. 이분들 덕에 평화는 더욱 당겨지리라.

점심을 먹고 전국으로 흩어지는 일행들을 뒤로하고 달마산행팀을 따라나선다.
999일 100배와 1000배, 1000일 100배를 꼬박하고 달마산행까지 내달려본다.

주민과 연대자들은 매주 1~3회 미군숙소와 가장 가까운 달마산 정상부근까지 오른다. 겨울산에 낙엽이 잔뜩 내려앉아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 소리가 울린다.

헉헉대며 오르다 보니, 바스락 낙엽들과 이질적인 철조망을 마주한다. 철조망 위에는 미군의 눈이 된 CCTV가 우리들을 훑어 내린다. CCTV에는 나부끼는 ‘US TROOPS Out Now, NO THAAD’ 현수막도 함께 잡힌다.

내전이 빈발하는 화약고 같은 중앙아메리카 인구 5백만의 코스타리카는 1948년 12월 1일 군사령부 요새의 벽을 가격하는 망치소리와 함께 군대를 버렸다. 커다란 망치를 휘두른 사람은 호세 피게레스라는 혁명가였다. 군사령부 요새는 국방부에서 교육부로 넘겨지고 박물관으로 재탄생되었다.

당시 행사에 참가했던 피게레스의 부인 헨리에타 보그스의 기록에 의하면 각료, 외교단, 기업계대표단 등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서 박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헨리에타는 ‘군대가 없는 나라라니’ 다들 휘둥그레한 상황에서 가장 따뜻한 박수가 터져 나온 곳은 성직자들이었다고 기억한다.

내전에 지친 코스타리카 국민들은 뒤늦게 열렬히 환호했다. 그러나 국경을 맞댄 니카라과의 내전과 미국의 개입 등으로 위기의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때마다 ‘무장해제한 중립국’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세워 더욱 적극적인 평화를 지켜낼 수 있었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함께 달마산을 올랐던 8명이 돌아가면서 알고 있는 영어를 총동원해 미군들에게 소리쳤다. “NO THAAD, JUST PEACE!”

발밑의 바스락 소리를 들으며 올랐던 길을 지팡이에 의지해 내려온다. 낙엽으로 뒤덮인 달마산의 평화를 가슴에 주워 담는다.

코스타리카가 군대를 버린 날 군사령부 요새를 넘겨받은 교육부장관의 연설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우리는 지구촌이 다른 나라들이 하나 둘씩 우리 코스타리타의 예를 따라 군대를 없애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걷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직 그의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미국은 동맹국에 자국의 안보를 위해 엄청난 돈을 내라고 위협중이다.

다시 1001일, 진밭교에서 ‘군대를 버린 한반도 중립국’ 꿈을 품어본다.

   
▲ [사진제공 -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이태옥 (원불교환경연대 나이만큼나무를심자 사업단장)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자연도 인간도, 우주도...

한낱 인간의 욕망이 지구를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꿈꾼다.

에코아나키스트가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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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개벽예감 374]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12/16 [08: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1. 위치식별장치 켜놓고 비행하는 미국군 정찰기들

 

미국 통신사 <블룸벅 뉴스> 2019년 12월 10일 분석기사에서 국제투자자문기관 올브라잇 스톤브리지 그룹의 선임 국장 에번스 리비어는 “우리 모두는 북조선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는 말은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본다는 뜻이다. 지금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가 모두 그런 분위기 속에 잠겨있다. 그들은 올해 2019년 12월을 여느 해 연말처럼 즐겁게 보내지 못할 것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가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키고 있는 것도 긴장감을 느끼며 조선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비상행동이다. 미국 국방부가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하는 기종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지상감시정찰기 E-8C 

통신감청정찰기 RC-135W 

통신감청정찰기 EP-3E 

레이더파감시정찰기 RC-135U 

전자신호감청정찰기 RC-135C 

해상초계기 P-3C 

고고도유인정찰기 U-2S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미국 국방부가 계속하고 있는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은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정찰위성도 증강하였다.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조선을 밤낮으로 24시간 감시하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운용하는 거의 모든 공중정찰자산들을 대조선감시활동에 집중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미국 정찰위성이 로씨야 동부씨비리 상공을 날아가는 장면이다. 요즈음 미국 국방부는 거의 매일 같이 다종다양한 정찰기들과 정찰위성을 한반도 상공에 출동시켜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그런데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군이 보유한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에 감시를 집중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커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일보> 2019년 1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대조선감시활동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한다고 한다. 원래 정찰기는 자기 항적이 정찰대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게 하려고 위치식별장치를 꺼놓고 비행하는 게 정상인데, 요즈음 조선에 대한 공중정찰에 동원되는 미국군 정찰기들은 이상하게도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비행하는 것이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위치식별장치를 켜놓고 진행하는 공중정찰은 하나마나한 짓이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은 한반도 상공으로 접근하는 미국군 정찰기의 위치를 식별하자마자 곧바로 공중정찰을 따돌리기 위한 대응행동을 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군 정찰기들이 그처럼 하나마나한 공중정찰을 계속하는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미국 국방부는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조선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더라도 조선이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려는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을 잘 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공중정찰을 계속하고 있으니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말아달라는 다급한 신호를 조선에게 보내려는 의도에서 위치식별장치를 켜놓은 정찰기들을 한반도 상공에 거의 매일 같이 출동시키는 것이다. 

 

2019년 12월 12일 윌리엄 번 미국군 합동참모본부 부참모장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취재진에게 조선이 장거리미사일시험발사를 중단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하면서, “우리는 (최근 조선측의) 발언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의 동반자들과 그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방어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들어보면, 지금 미국 국방부는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9년 12월 13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뉴욕에서 진행된 강연회에서 발언하는 중에 조선은 “이미 핵무기를 가졌고, 지금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미국을 지칭함-옮긴이)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된다”고 말했다.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는 미국 국방부에만 퍼져있는 게 아니다. 지금 워싱턴에서 누구보다도 심각한 우려를 느끼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에서는 올해 여름부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가 전국 각지에 수십개소 증설되었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과 각료들이 어찌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개건증축공사가 완료되다

 

2019년 6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여 미국 국무부 당국자들을 만났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의원연맹 대표단은 2019년 12월 3일에 발표한 방미보고서에서 미국이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의원연맹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방문하여 위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지난 6월인데, 당시에는 조미관계가 지금처럼 긴장 속에 빠져들기 전이었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을 만큼 대화분위기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왜 미국은 2019년 6월에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 의문을 풀려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음과 같은 정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 텔레비전방송 <NHK> 2019년 6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다고 한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다. 여기서 증축이라는 말은 건물 몇 동을 세운다는 뜻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한다는 뜻도 포함하는 말이다. 이런 정황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서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의 민간군사문제연구기관 <글로벌 씨큐리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는 미국 공군의 최신 시설이나 미국 항공우주국의 최신 시설과 “똑같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구, 개발, 생산하는 대규모 단지다. 거기에서는 조선 각지에 있는 비밀공장들에서 생산된 미사일추진체, 로켓엔진, 미사일항법장치 등 주요부품들이 최종적으로 조립된다. 탄도미사일 1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10만 개나 되므로, 어느 한 공장에서 그 많은 부품을 모두 생산할 수 없다. <중앙일보> 2016년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 각지에 있는 미사일부품공장 100여 개소에서 각종 미사일부품들이 계렬생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2019년 12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정찰위성을 평소보다 더 증강하여 산음동 일대를 밤낮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산음동 일대는 최근 개건증축공사를 완료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뜻한다. 

 

주목되는 것은, 탄도미사일 주요부품들을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조선의 미사일조립시설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지역들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각종 공중정찰자산들을 총동원하여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집중적으로 감시하다고 해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은 미국의 공중정찰자산들이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에 감시를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다른 지역에 있는 비밀공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최종조립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평양 북쪽 룡성구역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개발단지를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이다. 미국은 그 미사일개발단지가 있는 산음동의 이름을 따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라고 부른다. 그런데 2019년 6월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 안에 큰 건물이 새로 완공되었고, 다른 건물들이 증축되고 있었다. 증축이라는 말은 현대적인 시설로 개건, 증축한다는 뜻이므로,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가 올해 개건, 증축되어 미사일생산능력이 고도화된 것이다. 따라서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어쨌든 조선은 이처럼 방대한 미사일생산시설을 전국 각지에서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탄도미사일을 연간 200기씩 만들어내는 고도화된 생산능력을 가질 수 있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강국으로 될 수 있었다.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현대화하는 개건증축공사가 올해 완료되었으니, 2020년부터 조선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 탄도미사일들을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 확실하다. 돌이켜보면, 올해 봄부터 조선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잠대지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신형 장거리대구경방사포 시험발사를 5월에 2차례, 7월에 2차례, 8월에 5차례, 9월에 한 차례, 10월에 2차례, 11월에 두 차례 등 총 14차례나 연이어 진행한 것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함으로써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이 2019년 12월 14일 담화에서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하였다”고 말한 것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미국이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조선에게 일방적인 핵폐기를 요구하면서 조미협상을 난관에 빠뜨린 사이에 조선은 미사일생산능력을 고도화하였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오판하여 2019년 말까지 조선의 평화협정체결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어물어물할 것이고, 조선은 고도화된 미사일생산능력을 총동원하여 이미 예고한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다. 돌이켜보면, 조미핵대결이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7년에 조선이 위기상황을 돌파하고 미국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기 때문이다. 2017년에 조선이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5월 14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4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1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7월 28일 화성-14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8월 29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2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9월 15일 화성-12 대륙간탄도미사일 3차 시험발사 (정상각발사, 일본렬도 넘어 북태평양 탄착) 

11월 29일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고각발사, 동해 탄착) 

 

 

3.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 만들어낸 조선국방과학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한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 발표를 읽어보면,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2019년 12월 7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하지만 그런 추정은 빗나간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정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조선국방과학원은 2017년 3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날 분사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시험에서의 성공은 로케트공업부문에 남아있던 교조주의, 보수주의, 형식주의와 다른 나라의 기술을 답습하던 의존성을 완전히 뿌리뽑고 명실공히 개발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변된 주체적인 로케트공업의 새로운 탄생을 선포한 력사적 의의를 가지는 대사변”이라고 격찬하면서, “로케트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력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시였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2017년 3월 18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사시험에서 성공한 신형 액체로켓엔진이 ‘완성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2017년 9월 4일 <자주시보>에 실린 ‘화성-12형 북태평양으로 날려보낸 2017년형 백두산로켓엔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 신형 액체로켓엔진의 추력을 100톤-포스(ton-force)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2017년 3월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형의 대출력 발동기가 개발완성됨으로써 우주개발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위성운반능력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과학기술적 토대가 더욱 튼튼히 마련되게 되였다”고 언명하였다는 사실이다. 이런 정황을 보면,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만이 아니라 위성운반추진체에도 장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조선국방과학원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운반추진체에 모두 장착되는 100톤-포스급 액체로켓엔진을 2017년 3월에 완성하였으므로, 또 다른 액체로켓엔진을 개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2) 이전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17호 공장 경내에 있는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하였었다. 17호 공장은 함경남도 흥남에 있다.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 경내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는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을 진행해지만,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은 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아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이번에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도 이전처럼 액체연료로켓분사시험일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국방과학원이 처음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는 장면이다.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것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시험은 우리 식대로 새로 설계제작한 발동기의 구조안정성과 추진력을 평가하고 이와 함께 열분리체계 및 타추종체계의 동작특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하였다. 그날 조선국방과학원은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그러나 조선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을 이전과 똑같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진행할 필요는 없다. 만일 조선이 이번에도 마군포 로켓엔진분사시험대에서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더라면, 미국의 정찰감시자산들이 17호 공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였을 것이다. 요즈음처럼 민감한 시기에 조선국방과학원은 미국의 24시간 정찰감시가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17호 공장에 집중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조선국방과학원은 17호 공장에서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세상에 널리 알려진 서해위성발사장으로 운반하여 그곳에서 분사시험을 진행했던 것이다.   

 

(3)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2월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로켓엔진분사시험을 진행하였다.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들에서 얻은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한다. 이튿날인 12월 14일 박정천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은 담화에서 “최근에 진행한 국방과학연구시험의 귀중한 자료들과 경험 그리고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또 다른 전략무기개발에 그대로 적용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에 두 차례 분사시험을 통과한 신형 로켓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것이다. 

 

조선국방과학원은 이미 2016년에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개발하여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였으므로, 이번에 또 다른 신형 액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 필요가 없다. 따라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하여 분사시험을 진행한 신형 로켓엔진은 액체연료로켓엔진이 아니라 고체연료로켓엔진인 것이 분명하다.  

 

 

4.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일까?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제2차 신형 로켓엔진분사시험이 오후 10시 41분부터 48분까지 7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액체연료추진체나 고체연료추진체를 불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를 7분(420초) 동안 연소하는 경우는 생각할 수 없다. 예컨대, 미국의 거대군수기업 노드롭 그루먼이 2019년 10월 10일 유타주에 있는 로켓엔진분사시험장에서 신형 고체연료엔진 GEM 63을 분사하는 시험을 진행하였는데, 길이가 20m이고 지름이 1.6m인 1단 추진체가 연소한 시간은 약 100초였다. 

 

더욱이 요즈음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가 상승비행을 하는 중에 적국이 발사한 요격미사일에 격추당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을 단축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발표문에서 언급한 7분은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된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현지지도 밑에 조선국방과학원이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분사하는 장면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사시험에 들어가기 직전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몸소 손으로 쓸어보면서 이것은 자력자강의 산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국방과학원은 2019년 12월 13일에도 2016년 3월 23일에 그러했던 것처럼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 2019년 12월 1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험시간 7분은 무슨 뜻인가? 이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는 조선국방과학원이 2016년 3월 23일에 진행한 대출력 고체연료로켓엔진 분사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날 진행된 분사시험은 제1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었으므로, 이번에 두 차례 연이어 진행된 로켓엔진분사시험은 제2차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6년 3월 23일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엔진분사시험과 추진체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대출력 고체로케트발동기지상분출 및 계단분리시험에서 성공”하였다고 대서특필한 바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조선국방과학원이 고체연료로켓의 경우 분사시험과 분리시험을 한꺼번에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조선국방과학원 대변인이 언급한 시험시간 7분은 1단 고체연료추진체가 연소한 시간만이 아니라, 추진체들이 순차적으로 분리되는 분리시험시간까지 모두 합한 시간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는 2단형이었는데, 2019년 12월 13일 분리시험을 진행한 고체연료추진체는 3단형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을 비롯한 미사일강국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액체연료추진체를 2단형으로 만들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를 3단형으로 만든다. 이를테면, 로씨야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RS-24 야르스와 중국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41이 3단형 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다.  

 

 

5. 판문점 최종담판은 없다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처음 보는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였다. 거대한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8축16륜 발사대차와 그보다 조금 작은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7축14륜 발사대차가 각각 등장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당시 조선은 그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공식명칭을 세상에 알려주지 않고, 실물만 보여주었다.   

 

2018년 2월 8일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화성-15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지 않았는데,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경축 열병식 행진에 등장한 두 종류의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은 원통형 발사관에 들어있었다. 2017년 11월 29일에 시험발사된 화성-15은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되지 않지만, 2017년 4월 15일에 공개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기 때문에 원통형 발사관에서 발사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고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두 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2016년에 만들어놓고, 그것을 시험발사할 적절한 기회를 기다려왔음을 알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선국방과학원은 산음동미사일개발단지를 개건, 증축하였고, 이번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을 만들어 두 차례 분사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러므로 조선은 이미 3년 전에 만들어놓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개발한 신형으로 교체하여 시험발사를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3년 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된 기존 고체연료로켓엔진을 이번에 만든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간단히 끝낼 수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제7기 제5차 정치국 전원회의를 소집하게 될 2019년 12월 하순 이전에 그 교체작업은 끝날 것이다. 

 

2019년 7월 11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펴낸 ‘주한미국군 2019 전략요람’에 따르면, 액체연료추진체로 설계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인 화성-14와 화성-15의 사거리는 각각 10,058km, 12,874km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조선이 2019년 12월 안에 고체연료로켓엔진 교체작업을 끝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1,000km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2월 하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소집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유예조치를 철회하는 결정을 내리면, 신형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교체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정치적 준비까지 완료되는 것이다. 

 

상황을 오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평화협정체결요구를 2019년 12월 31일까지 끝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0년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에서 조미협상이 끝났다고 선언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은 첫 수소탄기폭시험을 2016년 1월 6일에 진행했던 것처럼,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020년 1월 8일 직전에 시험발사할 것으로 예견된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저들은 때없이 대륙간탄도미싸일을 쏘아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우리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보려는 미국의 날강도적인 본성을 적라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질타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2020년 1월 중에 신형 고체연료로켓을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발언으로 들린다.

 

만일 조선이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 시험발사할 것인가 하고 속을 태우며 걱정만 하던 미국은 국가안보에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이룩한 최고의 외교업적이라고 자랑해오던 조미협상이 파탄되는 것으로 하여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낙선의 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붕> 2019년 12월 14일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 뉴욕에서 접촉하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한 조선과 미국은 2019년 12월 중에 판문점에서 최종담판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정하는 중인데, 2019년 12월 15일 서울에 나타난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에 미국측 대표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보도기사는 조선과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중이라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9년 12월 12일 조선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입만 벌리면 대화타령을 늘어놓고 있는데,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내놓을 해결방안을 갖지 못한 미국이 조선에게 협상을 재개하자고 간청하는 것은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까지 시간이나 끌어보려는 수작으로 보일 것이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12월 15일 조선이 정한 연말시한을 앞둔 긴장된 시점에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스티븐 비건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에 나타난 비건은 19일까지 머물면서 판문점에서 조선외무성 협상대표를 만나 최종담판을 벌일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최종담판에 기대를 걸고 비건을 서울에 급파하였지만, 판문점 최종담판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왜냐하면 조선외무성은 미국이 판문점 최종담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비건은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     

 

미국이 조미협상에서 조선에게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조선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인영, 자유한국당 당시 원내대표 나경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오신환은 미국이 주한미국군주둔비를 엄청나게 증액하려는 것에 대한 우려, 그리고 주한미국군 철수에 관한 우려를 미국 연방의회와 행정부에 전하기 위해 2019년 11월 20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워싱턴 체류일정 둘째 날인 11월 21일 미국 국무부 지명자 비건을 면담하였다. 그들은 면담 직후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건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 “한미동맹이 6.25전쟁 이후 60년 넘게 지났지만, 왜 한반도에는 평화가 없고 극단적인 대치상황이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있다. 한미동맹의 갱신(renewal)이 필요하다.” 비건이 꺼내놓은 이 발언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란다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정전체제 위에 세워진 한미동맹체제를 갱신하는 게 아니라 그 낡은 체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포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이 한국을 보호해준다는 구실로 한국을 자기 발밑에 두고 지배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미국이 한국과 함께 조선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적대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며, 조선의 핵무력 완성과 중국의 핵무력 강화로 존재가치를 완전히 상실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한반도 평화체제와 한미동맹체제는 절대로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이것은 타협적 공존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양자택일의 문제다. 

 

그런데 이처럼 명백한 사실도 알지 못하고, 한국의 3당 원내대표들에게 한미동맹의 갱신이니 뭐니 하는 허튼 소리를 늘어놓은 비건이 판문점 최종담판을 하고 싶다며 서울에 불쑥 나타났으니, 조선외무성으로부터 조롱이나 받지 않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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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수록 가난해지는, 여기는 '헬조선'입니다

[리뷰] 오늘의 여성노동자들에게 위로 전하는 작품, 영화 <위로 공단>

19.12.15 18:04최종업데이트19.12.15 18:04
 영화 <위로공단> 포스터

영화 <위로공단> 포스터ⓒ (주)엣나인필름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가 있다. 상처 준 사람은 전혀 의도치 않았기에 상처 준 사실을 모른다. 딱히 그의 잘못이라 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혼자 상처받고 아프곤 한다.
 
독서 모임을 같이 하던 A를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이런저런 화제로 옮아가던 중, 대화가 옛 직장으로 흘러갔다. A는 반도체 회사를 다녔다. 대학 졸업 후 입사해 결혼 전까지 다녔다. A의 아이들의 나이로 추정해보면 대략 20여 년 전 일일 것이다. 그곳에서 그는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어린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입사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동생뻘인 노동자들과 친하게 지냈다.
 
A가 본 반도체 여성 노동자들은 딱했다. 독극물(그때는 명확히 몰랐겠지만)을 맨손으로 만지며 일하는 그들이 위태롭게 보였다. 이들을 그는 "불쌍하다"고 말했다. 나는 "불쌍하다"는 말에 상처받았다. 그들은 불쌍한 걸까? '불쌍한' 노동자로 명명되는 그들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하나?
 
A가 만난 노동자들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공장에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그들이 가여웠던 A는, 이렇게 살지 말고 대학에 진학하라고 권유했다. A는 그들이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들 중 몇은 그의 권유로 진학했고 그 이후 가끔 소식을 전했다. 대학 졸업 후 그들은 어떤 노동환경에서 일하게 되었을까? 대학 진학으로 그 공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아직도 그곳에서 일했을 다수의 노동자 친구들을 종종 기억하곤 했을까? 공장을 벗어난 이들은 공장의 그들을 '불쌍하다'고 여기게 되었을까?
 
'공순이'로 불리던 그녀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화장실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다른 약삭 빠른 인심처럼, 부르는 자의 편의에 따라 여성 노동자들은 '산업 역군' 혹은 '공순이'로 불렸다. 이들의 기억을 재해석해 담은 다큐멘터리 <위로 공단>을 보았다. '위로' 공단? '구로' 공단이라면 모를까 '위로' 공단이라니 의아했다. 그 까닭을 영화 말미에 이해할 수 있었다.

<위로 공단>이 지난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 까닭도 영화를 보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화는 아름답고 슬프다. 영화가 아름다운 건 슬픔이 짙기 때문이다.
 
"울고불고 해봐야 누가 봐주나, 한 푼이라도 버는 수밖에..."

체념으로 읊조리는 낮은 노래로 시작한 영화는 구로공단 50주년 '수출의 여인상'이 제막되는 현장을 비춘다. 한 손에 횃불을 치켜들고 한 손에 지구의를 든 젊은 여인상. 상의는 어쩌고 탈의되어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이 모습이 수출의 여인상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기이하다. 헐벗고 굶주렸을 많아봐야 열대여섯이 태반이었을 소녀 노동자들이 어째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전장에 뛰어든 잔다르크의 형상을 하고 있을까?
 
약자 중 약자였을 소녀 노동자들이 얼마나 담대하게 노동 운동 집회장을 누볐는지 영화는 차분히 보고한다. <해방공간, 일상을 바꾼 여성들의 역사>를 쓴 이임하 교수는 노동자 정체성을 확인한 이 여성들의 역사를 "정말 대단하다"고 추앙했다. 1970년대 동일방직과 YH무역, 1980년대 구로공단의 효성물산 대우 어패럴 등 동맹 파업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은 그 시절로 돌아가자, 차마 그 설움을 잊지 못했다.

울음을 삼킨 채 증언을 이어나갔다. 태생이 용감해서가 아니었다. 하나둘씩 굶주림으로, 병으로, 성폭행으로 사라지는 동료들이 곧 도래할 내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끝까지 임금 감하를 취소치 않으면 나는 근로 대중을 대표하여 죽음을 명예로 알뿐"이라며 을밀대에 홀로 오른 최초의 고공 농성자 강주룡의 '결기'를, 이들은 이렇게 투쟁의 역사로 잇고 있었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전태일 열사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김경숙 열사를 아는 이는 많지 않을 듯하다. 김경숙 열사는 YH무역 노동자였다. 일명 'YH사건'이라 불리는 노동 파업 현장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했다. YH무역 노동자들이 시위 현장에서 내건 구호를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지금도 노동집회 현장의 구호 역시 여전히 '타는 목마름'이지만, 당시 구호는 지금보다 서럽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 먹을 것을 달라."

구로 공단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는지를 신경숙은 소설 <외딴 방>에서 그려냈다. 마지막 수단으로 '누드 시위'를 벌이던 노동자들이 똥물까지 뒤집어쓰고, 마침내 진압대로부터 모진 구타를 받는 장면이 <외딴 방>에 아프게 남아있다. 영화 <위로 공단>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담아내, 지금 여기의 노동자로 그들을 소환한다.

강주룡보다 더 높이 오른 용접공 김진숙. 한진중공업 노동자로 타워 크레인에 올라 투쟁을 감행했던 그가 증언하는 모습은 바짝 마른 잎사귀같이 버석해 보인다. 노동권을 외쳤을 뿐인데 대공분실까지 잡혀가 고초를 겪었다. 온통 붉은 칠이었던 그곳의 벽에 누군가 피눈물로 새겼을 여섯 글자, "살아서 나가자." 그는 이 여섯 글자를 "우주만큼 무겁게" 가슴에 새기고, 그 힘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돌아간 곳은 고공의 타워 크레인.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하늘의 뜻과 멀어지는 역설을 대면하고도,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증언 한마디 한마디를 그는 새기듯 꾹꾹 눌러 박았다.
 
지인 A가 불쌍해했던 반도체 공장의 노동자들은 환자가 되어 증언을 이어간다. 모두 암 발병으로 투병 중이었다. 이들은 투병의 고통에 인지부조화까지 겪고 있었다. "나를 버렸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애인처럼", 이들은 삼성이라는 회사를 쉬이 잊지 못했다.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에 얼마나 매료되었으면, 가슴에 얼음송곳이 되어 박힌 저주를 아직도 뽑아내지 못하는 걸까. 삼성과 같이 보낸 청춘이 허망하고 허망하다.
 
영화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를 스쳐간다. 지난해 11년 만에 삼성으로부터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한 마디를 얻어내고자 풍찬노숙했을 아버지. 그는 딸과 한 약속, 억울한 죽음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겨우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어지는 또다른 딸들의 죽음이 베트남 삼성 현지 공장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목도했다.
 
삼성뿐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찾아 캄보디아로 이전한 의류업체들의 여성 노동자들을 카메라는 쫓는다. 노동으로 번 임금 대부분을 가족에게 보내고 있는 소녀 가장들의 현실이 가난한 어느 나라라고 다를까. 그들이 한 달 빡세게 일해 받는 급여는 고작 110 달러. 이중 30 달러를 한 달 방세로 내고 거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하는 여성들의 하루는 어떻게 유지되는 걸까. '고작 110 달러'를 받기 위해 이들은 2014년 목숨을 건 시위를 벌인다. 당시 한 달에 겨우 90 달러 받던 노동자들. 잘 살겠다는 게 아니라 최소한 인간답게는 살게 해달라며 임금 인상을 요구했던 노동자들의 평화 시위는 공수부대가 투입되어 무참히 진압됐다.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영화 <위로공단> 스틸 컷ⓒ (주)엣나인필름

 
과거 '공순이'가 있었다면 지금은 '콜순이'가 있다는 콜센터 노동자의 잠긴 목소리. 과거에도 지금도, 열심히 살면 살수록 가난해지는 '헬조선'의 현실은 한순간도 여성들의 삶에서 빗겨난 적이 없었다. 과거에는 '공순이', 지금은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는 형태만 달리할 뿐, 최저임금 노동자 계급이라는 질곡에서 단 한 번도 해방된 적이 없다. 여성으로 채워진 노동 판은 어김없이 저임금 노동의 현장이다.
 
생계비를 벌러 나왔음에도 반찬값이나 벌러 나왔다는 조롱을 당하는 마트 여성 노동자들, 병원 요양원에서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느라 병을 얻는 여성 노동자들,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때론 갖은 욕을 먹으면서도 언제나 상냥하게 응대해야 하는 콜센터 노동자들, 하루 종일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입하고도 이제 곧 없어질 일자리라는 냉소를 받는 톨게이트 노동자들. 이 노동자들의 불편에 기대 우리의 하루는 편안하지만, 이들의 비가시화된 노동의 대가를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봉제공장 노동자로 살아온 나의 어머니와 삶과 노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살아오신 많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바칩니다."

<위로 공단> 엔딩 크레디트 자막이다. 더없이 공감한다. 이들이 살고 싸웠던 역사 현장을 탐방로로 개발했다고 한다. 일명 '언니Ro'. 그곳에 언니들이 있었다.

역경 속에서도 노동 역사의 수레바퀴를 쉬지 않고 굴렸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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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형제·측근 비리 수사’는 어쩌다 ‘청와대 하명수사’로 바뀌었나

불법정치자금사건, 김기현 동생사건, 비서실장 직권남용 등 김기현 측근 비리 의혹·사건 총정리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9-12-15 16:12:53
수정 2019-12-15 16: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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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화관 앞에서 문재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12.14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회화관 앞에서 문재인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12.14ⓒ김철수 기자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자유한국당이 연일 문재인 정부가 ‘선거농단’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검찰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엔 “3·15 부정선거보다 더한 6·13 부정선거”라며, 공세를 높였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은 김기현 후보의 낙선 이유가 경찰수사 때문이고, 이 수사가 청와대 명령으로 실시된 ‘하명수사’라는 주장이다. 또 이 건이 1960년 3월 정·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이 장기집권을 위해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러 정권붕괴를 야기한 일보다 더욱 심각한 ‘농단’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편승해, 검찰은 청와대까지 압수수색하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진짜 하명수사일 수도 있다’는 식의 ‘검찰 발’ 언론보도도 등장한다. 울산지검에서 1년 8개월 동안 잠자고 있던 이 사건을 ‘청와대 하명수사’라는 시국사건으로 키워 서울중앙지검에 재배당하고, ‘정통공안’으로 알려진 울산지검 공안부장과 휘하 수사관들까지 대거 투입하는 등 불안을 극대화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수사를 받던 백 모 검찰수사관(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있었던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가 역대 급 선거농단이라도 벌인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에, 평소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검찰개혁에 반하는 행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일부 법조인이나 경찰 관계자는 “반란·쿠데타처럼 느껴진다”고 말할 정도다. 

도대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 울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이토록 시끄러울까?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진실은 알기 위해선, 우선 울산에 파다했던 ‘여러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과 ‘이 중 일부가 청와대에 접수되고 경찰청·울산청에 이첩되는 과정’을 시간순서대로 이해해볼 필요가 있다. 시간 순으로 살펴보면 첩보에 의한 수사인지, 수사를 할 만한 배경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이 ‘경찰의 표적수사’인지, 아니면 ‘검찰의 봐주기 수사’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 사건 정리
울산 사건 정리ⓒ민중의소리

※ 이른바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사건은 크게 ① 불법정치자금사건 ② 김기현 동생사건 ③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빚은 사건은 ‘비서실장 직권남용사건’이다.

 
기업 청탁받고 재판 중인 ‘불법정치자금사건’ 
자해소동까지 불러, 검찰도 두말없이 기소 
경찰 “쪼개기 후원, 이 사건이 다가 아냐”
 

가장 먼저 발생한 사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아내의 이종사촌과 김기현의 회계 담당자 등이 연루된 ‘불법정치자금 사건’이다.  

이 사건은 2012년 2~4월경에 발생했다. 김기현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던 시절 일이다. 당시 울산의 A기업은 신축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전기공급과 관련해 행정절차 문제가 발생하자, 김기현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중개업자)를 통해 김기현 측에 접근했다. 그리고 수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A기업 관계자는 행정절차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기현 측에 정치자금을 건넸다. 정치자금은 개인이 줄 수 있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한도를 피하고자 가족과 지인 명의를 빌려 수백만원씩 쪼개 후원했다. 

‘불법정치자금 사건’ 소문이 퍼진 시기는 2017년 5월쯤이다. 불법 정치자금 중개역할을 했던 ㄱ 씨가 “중개해줬는데 내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며 A기업 본사 앞에서 자해소동을 벌인 것이다.

울산경찰은 그해 10월 1일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8년 7월경 정식수사에 착수한 뒤, 2018년 12월 3일 A기업 관계자, 아내의 이종사촌 ㄱ 씨, 김기현의 회계담당자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워낙 증거가 명백했기에, 검찰도 이에 대해선 제동을 걸지 않고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현재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외에도 ‘불법 정치자금사건’ 관련해선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편의를 봐준 대가로 레미콘 업체 관계자에게서 같은 방식의 쪼개기 후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2018년 3월 울산 시내에 걸린 “김기현의 도망간 친동생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
2018년 3월 울산 시내에 걸린 “김기현의 도망간 친동생을 찾습니다”라는 현수막.ⓒ민중의소리

 
‘김기현 형제’ 건설사업 따주기 
“사업 따주면 30억 줄게”
 

두 번째 사건은 울산지역 건설업자에게 아파트 건설사업 시행권을 따주는 대신 30억을 받기로 한 김기현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하, ‘김기현 동생 30억 계약사건’)이다.

2014년, 김기현의 동생 김삼현은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 수주 사업에 관여했다. ‘제6회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그해 3월 울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 김흥태 씨는 김삼현과 ‘30억짜리 용역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엔 아파트 신축사업 관리를 위임하는 대가로 30억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었지만, 사실상 ‘아파트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원을 주겠다’는 계약이었다.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김삼현의 형 김기현이 뒤에서 힘을 써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계약은 한 달 만에 파기됐다. 사업권이 경쟁업체에 돌아갔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경쟁업체는 김기현의 형이 도와주고 있었다고 한다. 김기현의 동생뿐만 아니라 형까지 이 아파트 사업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 난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2016년경부터 담당 공무원을 수차례 고발했다. 김기현의 형과 김기현 동생의 압력을 받아 경쟁업체에 유리하도록 일 처리 했다는 혐의였다. 또, 김흥태 씨는 다른 김기현 측근 비리사건들이 논란이 될 때인 2018년 1월초쯤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생 김삼현을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1월 5일 김삼현에 대해 정식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경찰은 김삼현을 기소의견으로 그해 12월 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봤을 때 김삼현은 무직이고, 용역계약을 이행할 능력도 없었다. 게다가 참고인 진술 등을 따져봤을 때 충분히 시행권을 따주면 30억을 주겠다는 식의 이면계약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검찰이었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참고인들의 진술이 검찰단계에서 모두 바뀐 것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참고인 진술이 번복됐기에 이면계약이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최근 발행한 자신의 책에서 “검찰의 힘은 처벌할 때보다 봐줄 때 더 돋보인다. 검찰은 자주 그런 요술방망이를 휘둘러왔다”며 “검찰권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했다”고 말했다.

박기성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지난 2018년 3월 26일 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실장은 울산경찰의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황운하 청장이 정치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성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지난 2018년 3월 26일 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실장은 울산경찰의 김기현 시장 측근 수사와 관련해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황운하 청장이 정치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뉴스1

 
논란의 중심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압색영장 검찰이 청구하고 법원도 발부 
첩보 아니어도, 경찰수사 필요했던 사건
 

각종 비리의혹 중 가장 나중에 벌어진 일이자, 가장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건은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직권남용 의혹(이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이다. 이 사건은 압수수색 집행 날짜와 자유한국당 공천날짜가 맞물리면서, 논란의 발단이 됐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 첩보를 듣고 내용을 정리해 경찰청에 이첩한 문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내용이기도 하다. 이를 근거로 자유한국당은 표적수사, 선거개입, 하명수사, 선거농단 등의 각종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은 당시 울산시장 김기현의 비서실장 등이 울산시 소재 A레미콘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B업체 대표에게서 민원을 받은 뒤, 2017년 4~5월경 두 차례에 걸쳐 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C시공사 현장소장을 불러, B업체 레미콘 공급을 받도록 강요했다는 게 경찰 수사 결과다. 실제로 B레미콘업체는 시공사와 계약을 맺었고, 계약조건도 좋았다고 한다. 이 대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 등은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반면, 비서실장 박기성 씨는 “지역 업체 활성화를 위한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 자재 사용을 권장했을 뿐 납품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박기성 씨의 주장과 ‘비서실장이 A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는 일부 진술 등의 근거를 들어, 이 사건을 무혐의 불기소처분 했다.  

그럼에도, 경찰은 C시공사 소장을 불러 민원을 처리하는 절차 자체도 부적절한 데다, 당시 배석자 일부 진술에 ‘박기성 씨 등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는 점 등을 토대로 비서실장 박기성 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곤 하지만, 비서실장이 얘기하는 업체가 사실상 B레미콘업체를 가리키고 있었다. 업체명만 얘기 안 했지, 실질적으로 그 업체를 얘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례에 따라 지역 업체를) 권장할 것이면, 울산시 소재의 다른 레미콘업체도 다 같이 권장을 했어야지 (왜 이 업체만을 가리켰나)”라며 “울산에 공사하는 업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B레미콘업체 경쟁업체들이 곳곳에 투서, 고소고발을 하면서 알려졌다. 전해지는 바로는 청와대와 대검, 공정위 등에 투서와 고소고발이 있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에 접수된 고발장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경찰이 알았다면 충분히 인지수사를 하고도 남았을 사건이었다.

울산경찰이 이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시기는 2018년 1월 4일이다. 경찰청으로부터 관련 첩보가 내려온 뒤로부터 약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이다. 정식수사로 전환된 시점은 3월 초로 압수수색이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날짜는 3월 15일. 

검찰과 법원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압수수색 영장 발부 다음 날인 16일 울산경찰은 오후 2시가 넘어서 “오후 3시에 압수수색을 실시한다”고 경찰청에 보고했다. 그런데 하필 이날은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자유한국당은 경찰이 공천 발표날짜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시간을 두고 벌일 수 있는 공무집행이 아니다. 언제 어떤 경로로 압수수색 정보가 새어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법원에서 발부가 되면 최대한 곧바로 집행해야만 한다. 게다가 검사가 언제 영장을 청구할지, 또 법원이 언제 발부할지 모르기 때문에 당일이 공천이 확정되는 날이었어도 집행은 해야 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자료사진ⓒ뉴시스

‘하명’을 한 달 묵히다가 전달? 
“하명 같았으면 모조리 수사했을 것”
 

이처럼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이미 울산지역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이중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거나, 사건 관계자나 경쟁업체의 투서 및 고소고발로 알려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던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자신이 평소 알기 지내온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스마트폰 SNS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청와대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은 송병기로부터 김기현 측근 비리의혹을 제보받고 문건으로 정리했다. 이 첩보는 업무 계통을 거쳐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됐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이를 기억하진 못하나, 제보 문건이 비리의혹에 관한 것이기에 소관 비서관실인 반부패비서관실을 통해 경찰에 이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이 첩보문건을 작성했다’ 등의 온갖 의혹이 있었으나, 첩보문건을 작성한 행정관은 경찰 출신도 아니고 특감반원도 아닌 그냥 행정관이었다. 

첩보문건에 경찰을 질책하는 등의 문구가 등장한다는 ‘검찰 발’ 언론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문건 사본을 확보했다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나 문건을 봤다는 경찰관 등에 따르면, 해당 문건엔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식의 질책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첩보문건은 총 4페이지 분량으로 △ 지역 토착 업체와 유착의혹 △ 김기현 형제의 비리의혹 △ 비서실장 직권남용 의혹 등이 정리돼 있다고 한다. 경찰이 모르고 있는 사건도 있었으나,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 또는 수사에 착수했던 건이었고, 대부분은 울산에 소문이 퍼졌거나 알려지고 있던 의혹이었다. 

지역 상황을 잘 모르는 경찰청은 다른 일 때문에, 잠시 첩보문건을 묵혀두다가 1달여 뒤쯤 경찰청에서 수사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원본 형태로 울산청에 전달했다. 울산청은 해당 문건에서 아직 수사에 나서지 않은 사안 중 문건에서 가장 자세히 다루고 있던 ‘비서실장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만 내사에 착수했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br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뉴시스

황운하 당시 울산청장을 비롯해 울산경찰들은 일관되게 경찰청에서 내려온 첩보가 청와대에서 전달된 것인지도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해당 봉투에도 출처가 ‘기타’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일상적인 첩보문건 다루듯이 내용을 검토하고, 수사할 사안인지 아닌지만 판단했다는 것이다. 울산청 관계자는 “청와대 하명 같았으면 경찰청에서 한 달이나 있다가 보내줄 이유도 없고, 문건에 담긴 여러 건의 의혹 중 한 건만 골라서 수사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도 할 말은 정말 많은데 시간 지나면 다 답이 나오는 거라서 해명을 안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측근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대부분 청와대 첩보가 있기 전에 이미 내사가 착수됐거나, 이미 지역에 소문이 돌던 사건이어서 인지수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사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이 사건에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경찰의 표적수사’에 앞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는 없었는지’를 검토해볼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일부 사건에 대해선 경찰보다 검찰이 먼저 수사를 했다가 사건을 마무리 짓지 않았던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부분도, 검찰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수사에 대한 의도를 의심케 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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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진보정당 역사를 보면, 한국 정치가 보인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12/16 06:21
  • 수정일
    2019/12/16 06:2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프레시안books] 장석준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
2019.12.15 16:36:47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진보정당의 꿈은 의회에 진입하면 퇴색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개혁과 혁명 혹은 당면 과제와 장기적 목표 사이에서 진보정당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가운데 나오는 위와 같은 질문은 진보정치의 오랜 난제다. 선거제 개혁이 논의되고 있는 요즘 이 난제는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정해진 답은 없다. 정립된 이론도 없다. 정치는 사람의 이해가 부딪치는 일이고, 상대가 있는 일이다. 매뉴얼을 기대하기 어렵다.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앞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를 참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석준의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서해문집 펴냄)는 요긴한 책이다. 저자는 역사를 네 시기로 나눠 각 시기의 주요 진보정당을 설명한다. 1부는 19세기 말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다. 2부는 전간기를 다룬다. 3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20세기다. 4부에서는 21세기의 실험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타국의 진보정당을 나열하고 소개하는 책만은 아니다. 저자는 16개로 이뤄진 각 장의 앞머리를 왜 이 진보정당을 소개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한다. 미국 사회당을 다룰 때는 '왜 미국에 사회주의정당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옌데 시기 칠레의 진보정당을 다룰 때는 '그들의 창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꽤 자주 반복되는 문제의식이자 책 전체를 꿰뚫는 문제의식이 하나 있다. 바로 개혁과 혁명의 관계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보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또, 이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흔히 고민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 책의 보다 보편적인 효용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개혁이냐 혁명이냐, 진보정당의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논쟁들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세계 최초의 진보정당인 독일 사회민주당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혁과 혁명에 대해 아마도 가장 유명한 논쟁을 벌인 에두아르드 베른슈타인과 로자 룩셈부르크가 해당 장의 주인공이다. 

베른슈타인은 이 논쟁에서 개혁 편에 섰다. 그렇다고 베른슈타인이 자본주의 극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의 목표 역시 사회주의였다. 다만, 자본주의의 붕괴와 그에 따른 혁명을 통해 사회주의로 나아간다는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개혁적 조치를 쌓아가는 것뿐이다. 베른슈타인은 진보정당의 입법활동, 노동조합의 단체협상, 협동조합의 집단적 소비 확산 같은 운동이 곧 사회주의 운동이라고 말했다.

로자는 다르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가 개혁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로자는 개혁만이 사회주의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른슈타인과는 방점이 달랐다. 로자에게는 개혁 자체보다 어떤 개혁 투쟁이냐가 중요했다. 노동조합 투쟁이나 개혁 투쟁은 대중에게 경험을 제공해 혁명적 주체를 탄생시킬 때 의미가 있다. 로자가 굳이 혁명을 이야기한 것은 자본주의가 붕괴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시기에 혁명적 주체가 없다면 우리는 야만으로 돌아가리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를 보다 익숙한 이야기로 바꾸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한 해에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죽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는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그 과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나갈 때 의미가 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는 싸움 역시 이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늘려갈 때 의미가 있다. 꼭 자본주의 붕괴나 혁명이 아니더라도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여전히 귀기울여볼 만한 제언이다.

베른슈타인과 로자의 논쟁은 이후 진보정당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변주된다. 저자가 첫손에 꼽는 진보정치인인 프랑스 사회당의 장 조레스는 '혁명적 개혁주의'라는 명칭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식화하며 로자와 가까운 편에 섰다. 지구상에서 가장 모범적인 복지국가를 만든 주역 중 한 명인 스웨덴 사회민주당의 에른스트 비그포르스는 "'당면 개혁정책'과 '대안사회 건설' 사이에 만리장성을 긋는 전통적 개혁론에 끊임없이 비판하고 도전"했다. 이외에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개혁과 혁명에 대한 진보정당의 고민은 또다시 목격된다. 당장의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개혁과 혁명에 대한 역사적 논변을 소개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결론에서 "한국에서 진보정당운동에 어떤한 모색이나 도전이 필요할지 생각해보거나 토론하려는 분들을 염두에" 뒀다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시대에 좌파정당은, 9할은 베른슈타인주의, 즉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 그러나 개혁노선의 틀 안에서만 마냥 머무르면 막상 개혁조차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 좁은 의회정치 문법에 갇히면 일상의 세력균형을 바꾸는 실질적 힘인 대중행동과 유리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혁명만 부르짖는다고 하여 대안이 될 수는 없다. … 21세기 진보정당운동은 이 두 함정, 즉 '작은' 개혁들만 좇는 개혁정당과 '큰' 혁명만을 꿈꾸는 혁명정당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역설적으로, '큰' 개혁들과 '작은' 혁명들에 익숙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 

그 자신이 진보신당 부대표,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을 역임하는 등 진보정당 운동에 깊게 관여해 온 저자의 삶과 어울리는 저술 태도다.

"진보정당은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힘을 약화시키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

이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에는 어떤 정당이 진보정당인가에 대한 저자의 정의, 진보정당의 흥망성쇠와 그에 대한 분석, 진보정당과 노동조합의 바람직한 관계, 진보정당의 대중 기반을 확충하는 문제 등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저자의 의견이 수놓아져 있다.

역사를 크고 작은 명확한 문제의식에 따라 정리하되 기본적인 정보를 빠뜨리지 않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독일 사회민주노동당을 다루면서는 역사적 배경은 물론 당대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진보정치인 베벨의 행보를 빼먹지 않고 기술한다. 그러면서 이론가를 중심으로 역사를 볼 때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놓치기 쉬움을 경계한다. 프랑스 사회당을 다루면서는 장 조레스의 정치적 성장 과정은 물론 당시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진보정치인이 보수 정부에 노동부 장관으로 입각하는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적었다.

끝으로, 일생을 진보정당 운동에 참여하고, 이제 세계 진보정당의 역사를 다루는 책까지 쓴 저자의 진보정당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논쟁적인 문장을 소개한다.

"민중이 스스로 결정(자기 통치)하는 삶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대기업과 관료기구의 권력을 약화시키는 데 좌파정당만 한 무기는 아직 없다." 

진보정당을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는 저자의 의견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이 때문에도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는 꼭 진보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일독할 만하다. 

 

 

▲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2019, 장석준 지음, 서해문집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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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서 ‘블랙 아이스’ 사고…차량 연쇄 추돌로 7명 사망·32명 부상

등록 :2019-12-14 15:10수정 :2019-12-14 19:20

 

 

14일 새벽 상주영천고속도로서 잇딴 추돌 사고
일부 차량에 화재…도로 표면 살얼음이 원인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불이 난 차량에 연기가 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불이 난 차량에 연기가 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14일 ‘블랙 아이스’로 차량 연쇄 추돌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이날 새벽 4시43분께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상주JC~영천JC·94㎞) 상행선 영천 방면 26.4㎞(상주 기점) 지점에서 차량 28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차량 8대에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서는 중상자 2명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어 43분 뒤인 새벽 5시27분께에는 첫 사고가 난 곳에서 5㎞ 떨어진 군위군 소보면 산법리 상주영천고속도로 하행선 상주 방면 30.7㎞(상주 기점) 지점에서도 차량 22대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경북소방본부는 소방장비 44대와 인력 113명을 동원해 부상자를 구조했다. 하지만 차량에 불을 끄느라 구조 작업에 애를 먹었다. 사고가 난 상주영천고속도로 통행은 이날 오후가 되서야 정상화됐다. 사망자는 구미차병원(4명), 상주성모병원(2명), 상주적십자병원(1명) 등에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은 도로 표면에 낀 살얼음에 차량이 미끄러져 잇따라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도로 위의 암살자’라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는 눈, 비 등으로 도로 표면에 얇은 살얼음이 생긴 것을 뜻한다. 눈으로는 도로 색깔과 같아 보여 얼음이 낀 지 알 수 없다. 도로에 살얼음이 생겨있을 때 급제동, 급가속, 급핸들 조작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불에 탔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불에 탔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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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area/yeongnam/920833.html?_fr=mt1#csidxa0764ad6c99c772aa51f6aac23c4b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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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에 가로막힌 전기요금 현실화

포퓰리즘에 가로막힌 전기요금 현실화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입력 : 2019.12.14 17:28

그린피스 회원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초미세먼지 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정부 ‘전기요금 동결’ 공식 입장… 내년 총선 의식한 듯 
 

삼한사미(사흘은 추위, 나흘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최근 겨울 날씨를 비유하는 신조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미세먼지와 함께 ‘탈원전 정책’도 언론의 도마에 올랐다. 탈원전으로 ‘깨끗한’ 원전 가동을 멈추고 석탄화력발전을 늘려 대기오염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더불어 탈원전으로 인한 전기요금 폭탄이 터진다는 분석도 쏟아진다. 지난 12월 8일에는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기요금이 2040년까지 33%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내부에서도 전기요금 인상론이 흘러나온다.

이 같은 주장을 종합해보면 탈원전은 미세먼지와 전기요금 인상을 부르는 문제투성이 정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사실이 아니라면 논란은 왜 반복되는 것일까.

미세먼지 시즌이 되면 정부는 석탄발전부터 줄인다. 이미 지난 12월 1일부터 석탄발전 감축에 돌입했다. 12월 첫 주에는 석탄발전소 12기의 가동을 멈추고 최대 45기의 상한제약(발전출력 80% 제한)을 시행했다. 전체적으로는 하루당 석탄발전기 16∼21기를 실질적으로 멈추는 효과가 있었다. 산업부는 석탄발전 감축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미세먼지 배출이 408톤에서 221톤으로 187톤(45.8%) 줄었다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 

가동 중인 원전을 중단한다는 ‘설’도 사실이 아니다. 2017년 22.5GW(기가와트) 수준인 원자력발전량은 2022년 27.5GW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2017년에 비해 5%포인트가량 떨어진 65.9%로 집계됐지만 이는 원전 보수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면서 떨어진 수치일 뿐 탈원전과는 무관하다. 올해 원전 가동률은 79%(6월 30일 기준)로 2016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석탄발전 중단으로 부족한 전력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통해 맞춘다. LNG 발전은 석탄보다 깨끗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LNG 발전의 전력 구입 정산 단가는 1㎾h당 125.3원(2018년 1~8월 평균)으로 석탄발전 89.1원보다 36원가량 비싸다. 석탄발전을 감축하고 LNG 발전량을 늘리면 비용도 늘어난다. 비용 감당을 위한 전기요금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2017년 탈원전·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요금 동결 시기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로 특정했다. 2017년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공개하며 “2022년 전기요금이 2017년 대비 1.3%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늘어나는 2030년에도 전기요금은 2017년 대비 10.9% 인상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수치는 연료비와 물가 요인을 제외한 과거 13년간 실질 전기요금 상승률(13.9%)보다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 ‘동결’ 수준이다.

문제는 이 대목에서 생긴다. 낮은 전기요금은 지난 정부에서 허가된 원자력·석탄 발전소의 추가 완공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 원가 하락 덕분에 가능하다. 만약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량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늘릴 경우 ‘환경비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한전과 발전업계, 시민사회의 공통된 견해다.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지난 6월 열린 전기요금개편안 토론회에서 “사회환경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해 수요 감축을 유도하고 재생에너지가 감당해야 할 에너지 생산 부담을 줄이는 것은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기요금 동결’을 공식 입장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브리핑에서 “당분간 전기료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불가 의사를 거듭 밝히는 과정에서 요금인상은 ‘해서는 안 되는 것’, 나아가 ‘나쁜 것’으로 인식된다.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을 고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미 저요금 고수 정책의 폐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전력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 증가세는 연평균 1.5%(2010년 이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소비량도 한국은 1인당 5.73toe(석유환산톤·2017년 기준)로 OECD 국가 평균 4.10toe보다 40%가량 많다. 

이렇게 되면 전력 수요와 요금을 맞추기 위해 원자력과 석탄발전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재생 에너지는 전환 초기인 만큼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발전량의 80%를 차지하는 원전과 석탄발전에 다시 의존해야 한다. 전기요금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도 불가능한 구조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시민사회단체 “사회환경 비용 반영해야” 

정부 전기요금 방침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전이다. 한전은 지난해 1조174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9322억원이다. 지난해 김종갑 한전 사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콩을 가공해 두부를 생산하는데 이제는 두붓값이 콩값보다 싸다”며 연료비보다 전기요금이 싼 현실을 지적했다. 한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요금 1% 인상되면 한전의 세전이익은 4200억원 늘어난다. 

상장 기업인 한전이 인위적으로 손실이 지속될 경우 문제가 생긴다. 한전은 지난 10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충분한 요금인상이 없을 때 연료비 부담 증가추세가 계속될 경우 한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달라”는 질의에 대해 “연료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면 재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했다. 한전은 ADR(미국 예탁증서) 형태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관련해 SEC에 답변서를 보낸 것은 사실”이라며 “해외 투자자와의 소송 이슈를 포함해 법률 서비스 수요가 있어서 법조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한전 적자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한전 역시 지난 11월 중 내놓겠다던 전기요금 개편안 발표를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는 정부·한전의 내년 총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본다. 전기요금을 인상에 따른 반발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당초 에너지 전환 정책을 정공법 대신 포퓰리즘에 기대 설계했다가 벌어진 사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용기 있게 친환경 에너지는 비싼 재화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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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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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혹은 북의 ‘새로운 길’이 미국에 차려줄 세 종류의 재앙

국가엔 패권 약화 국민에겐 안전 위협 트럼프에겐 재선 실패
  • 한성 자주통일연구소 소장
  • 승인 2019.12.13 01:42
  • 댓글 1

북이 많은 것을 잃는다고? 고장난 레코드 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의 김영철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대판 붙었다. 싸움판을 만든 건 북이었다. 지난 7일 북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한 것이다. 싸움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걸었다. 중대한 시험과 관련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잃을 것이 너무 많고,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그에 대해 “우리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김영철 위원장은 맞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언론은 주로 트럼프 편 드는 사람들 입장만을 보도해주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대북대결주의자답게 가장 먼저 나섰다. 11일 VOA에 ‘미-북 외교의 기회의 창이 닫히면 대북 제재가 이어져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발전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대북 제재가 유지되면 북이 해외 투자와 무역에 접근할 수 있는 제약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도 끼어들었다. 북의 추가 도발 시 북의 고립,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적 따돌림이 잇따를 것이라고 했다. 북이 해외 투자를 받지 못할 것이고, 외교적, 경제적 투자 목적을 위한 국제적 접근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군사적 측면을 강조했다. 미국이 군사 활동과 취소된 훈련을 다시 시작할 것이며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 내 전쟁세력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반북전문가들 틈으로 한국인 한 사람도 기꺼이 끼어들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이다.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 고립돼 있다가 작년에서 올해까지 5번이나 시진핑 주석을 만나고 식량도 100만 톤’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고는 ‘만약에 이번에 미사일을 쏘면 시진핑 주석은 좋든 싫든 안보리 추가 제재를 해야하고 정유나 원유도 못 주게 된다’며 북이 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많다고 했다. 자주 그랬었다. 미국 내 반북전문가들의 논리와 입장에 언제라도 충실한 전문가였다.

모두 다 십 수년 전부터 귀 따갑게 수도 없이 들었던 말들이다. 반북대결주의자들이 애용하고 있는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대표적인 논리들이 또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출몰하고 있는 셈이다. 단언컨대,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 된 지금엔 전혀 통할 리 없는 완전 비현실적 논리들이다.

‘새로운 길’, 이전과는 완전 다른 전략

며칠 남지 않은 내년 정세가 보다 분명해지고 있다. 북미대결전 정세는 언제라도 그렇듯 북이 주동한다. 북은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안은 채 '새로운 길'로 가게 될 것이다. 물론, 전제가 있다. 다음 주에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판문점으로 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보여줄 ‘새로운 셈법’이 없었을 경우다.

북이 ‘새로운 길’로 간다는 건 북이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 대해 대결과 대화를 동시에 병행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6.12북미공동성명으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했으면서도 여전히 대화와 대결을 병행하고 있는 미국의 투트랙 전략에 맞서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틀리진 않다. 그러나 북의 투트랙 전략은 미국의 투트랙 전략과 질적으로 다르다. 종국적으로는, 투트랙 전략으로 포장돼 있는 미국의 대북적대전략을 무력화해 북미대결전을 속도 있게 종식시키겠다는 전략구상이 북의 투트랙 전략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북은 사실, 많이도 참았고 많이도 기다렸었다.

북미가 서로 투트랙 전략으로 대충돌을 하게 될 때 그 손익계산이 어떻게 될지 계산해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초등학생 산수실력이면 충분하다. 북은 김영철 위원장이 말했듯 잃을 게 없다. 그러나 북은 현실적으로는 명시적으로 말 한 적이 없기는 하지만 얻을 게 더 많다. 이와는 달리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은 미국이다.

북이 가려는 새로운 길에서 첫 번째 전략이 핵전력 강화다. 북은 핵전력 강화로 핵과 미사일 발전 수준을 최정점에 올려 놓게 된다. 북이 지난 7일 동창리 발사장에서 했다는 ‘중요한 시험’에서 그 징후를 엿볼 수 있다. 북은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시험’이라고 했다. 그 이후 북이 그 시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모르는 전문가는 없다. 인공위성용 액체로켓엔진시험이거나 아니면 ICBM용 고체로켓엔진 시험이었을 것이다. 둘 다, 발사체의 추력을 높여 탑재할 탄두 무게를 늘리는 기술이다.

기존 ICBM급에 사용된 액체로켓엔진인 ‘백두산 엔진’을 클러스터링(결합)하는 시험이었다면 대형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이 된다. 추력이 높은 만큼 한 개의 위성이 아니라 여러 개의 위성을 동시에 올릴 수가 있다. 이것이 갖는 경제적 가치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크다. 전문가들은 고체로켓엔진 시험이었을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 북이 2017년 11월 29일 쏴올린 ICBM 화성 15형 재진입체 탄두부는 둥글고 뭉툭한 외양이었다. 지난 10월 2일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도 마찬가지였다. 다탄두 미사일이 갖는 특성이었다. 다탄두 ICBM는 핵 소형화 기술과 고체로켓엔진이 있어야 가능하다. 북은 핵소형화를 오래 전 완료했다. 북이 ICBM용 고체로켓엔진을 보유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탄두 ICBM은 현존하는 핵무기 중에서 가장 강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여러 개의 탄두를 지구 궤도에 올려서는 원하는 시각에 원하는 장소를 향해 내리 꽂을 수 있어서다.

대형 인공위성 발사 준비든 다탄두 ICBM 발사 준비든 이것들은 북의 핵전력 강화가 미국 내 전쟁세력의 심장에 내리 꽂히는 직격탄이라는 것을 확정해준다. 미국 내 전쟁세력이 타격 받을 건 구체적으로 미국이 쥐고 있는 핵 패권이다. 인공위성 발사 혹은 다탄두 ICBM 발사로 미국의 핵 패권이 치명적으로 약화되는 것이다. 미국 내 전쟁세력이 북의 핵전력 강화로 타격받을 핵 패권 영역은 이 뿐이 아니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북의 핵확산 가능성이 주는 타격도 있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이처럼 펜타콘의 밤을 악몽의 밤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것들이다. 펜타곤은 아주 오랫동안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게 될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미국 내 전쟁세력들 뿐만 아니라 미 국민들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미 하와이 주민들이 북이 핵무력 능력 고도화를 진행하던 시기 때 미사일 대피 훈련을 하면서 익히 경험했었던 끔직한 공포이다. 미 국민들은 이때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안보위협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북의 핵전력 강화가 트럼프에게 가할 타격은 더 구체적으로 치명적이다. 재선을 꿈꾸는 트럼프에게 북의 핵전력 강화는 민주당의 탄핵공세 보다 더 심한 악재다. 외교안보치적이 없는 트럼프에게 북의 핵전력 강화는 구체적으로 필시 재선 실패를 선물하게 될 것이다.

미국에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핵보유 전략국가로서 북이 일상적으로 벌이는 그 핵전력 강화를 어떤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초 집중하고 있던 때인 2017년 9월 초, 북에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기 위해 주한미군 가족들을 비롯해 한국에 거주하는 민간인 소개령을 내리려 했었다. 사실상 전쟁 준비였었다. 놀란 건 북이 아니라 펜타곤이었다. 군 장성들이 사색이 돼 말렸다. 백악관 고위 관리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트럼프의 구상은 그렇게 좌절되고 말았지만 펜타곤을 패닉상태에 빠졌던 펜타곤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할 것이다.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핵보유가 갖는 정치안보적 위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북의 새로운 길에서 핵전력 강화에 이어지는 또 하나의 전략이 북중러연대다. 북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사회주의연대이자 반제연대이다. 미국은 북중러연대 또한 막을 수단도 방법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으로서는 감수하는 것 이외에 다른 수가 없다. 북의 핵전력 강화로 약화된 미국의 패권은 북중러연대로 인해 더 크고 깊은 약화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할 것은 필연이다. 세계의 많은 정세분석가들이 미 제국주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는 이유다.

북의 새로운 길은 아울러 자력자강에 기초한 사회주의경제 발전의 길이다. 북이 하게 될 인공위성 발사 그리고 원산, 마식령,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세계적인 관광벨트 구축 등이 그 초보적 징후들이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철회되지 않고 있는 복판에서 진행될 것들이라 미국의 경제제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들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가할 수 있는 대북경제제재 카드를 더는 갖고 있지도 않다. 북의 자력자강은 애초, 미국의 경제제재를 무력화하는 가운데 경제개발을 촉진해가는 전략자산이다.

미국이 살 길은 단 하나, 새로운 셈법

북의 새로운 길은 필연적으로 북미대화를 동반하게 돼 있다. 곧바로 뒤에 두거나 면밀히 보면 보이는 위치인 좌에 두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고도의 전략이다. 물론,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북은 언제라도 미국에 압박을 통해 대화를 강제해왔었다. 북의 새로운 길이 동반하고 있을 대화는 다름 아니라 3차 북미정상회담이다. 주관적 희망이 아니다. 북의 새로운 길은 예컨대, ‘북의 전략적 지위에 중대한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이면서 당장엔 미 투트랙 전략이 맨 앞에 세우고 있는 ‘대결’을 무력화시켜 없애고 말 정밀한 타격력이기 때문이다. 정세가 알려주고 있듯 설계도와 작전도는 물론 시간표까지도 다 정해져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해야될 일은 너무나도 분명해진다. 그 어느 때보다 ‘비지니스 마인드’를 한껏 높이는 일이다. CEO출신이니만큼 사업가다워야 한다. 세상의 초등학생들도 해낼 수 있는 손익계산을 제대로 해야하는 것이다.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대북외교안보의 치적으로 삼아 대선에 나서려는 것은 단언컨대, 오산이다. 그 셈법은 핵보유 전략국가 북에게 더 이상은 통할 수가 없다. 문제는 6.12북미공동성명 이후 곧바로 폐기했어야했던 대북적대정책을 지금껏 유지한 것에 있다. 그 대북적대정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 미국의 투트랙 전략이다. 미국의 투트랙 전략은 정세에 더 이상은 조응하지 않는다. 스스로 없애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미국에게 재앙을 차려줄 것이 투트랙전략이다. 국가엔 되돌이킬 수 없는 패권 약화를 국민들에겐 치명적인 안전위협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겐 낙선이라는 재앙을 차려주게 되는 것이 미국의 투트랙 전략 혹은 대북적대정책이다. 현실을 똑똑히 봐야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크리마스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한성 자주통일연구소 소장  webmaster@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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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의 원형, 마사이족을 만나다

[유최늘샘의 세계방랑기 39] 화장실도 전기도 없는 삶, 마사이족의 오래된 미래

19.12.14 19:33l최종 업데이트 19.12.14 19:33l

 

 탄자니아 아루샤주 마사이족 청년 루카스 씨와 그의 가족
탄자니아 아루샤주 마사이족 청년 루카스 씨와 그의 가족ⓒ 유최늘샘
  
길에서 만난 세계 일주 여행자들은 보통 1년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각자의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있었다. 아프리카 종단 여행자들은 가는 곳이 비슷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길 위에서 다시 마주치곤 했다. 이집트 다합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배울 때 만난 여행자 주원, 주하, 양승희, 김원석씨 가족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 구한 널찍한 숙소에 나를 초대했다.

킬리만자로 아랫마을 모시에서 이른 새벽 만원 버스를 타고 열 시간을 달려, 아랍어로 '평화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탄자니아 최대도시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했다. 동료 여행자들의 환대 덕분에 숙소비도 아끼고, 탄자니아 한인사회를 만날 수 있었으며, 도시 외곽 빈민촌에 사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나누는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에서 추장 작위(爵位)를 받고 탄자니아에서 사업 중인 김태균 추장과 한인교회 이종례, 최병택 목사 부부의 소개로 만난 마사이 청년 루카스 모렐리 카이카Lucas Moreli Caica는 탄자니아 북부 아루샤 지역의 고향 마을로 나를 안내했다. 가는 곳마다 새로운 여행길이지만, 관광산업이나 현대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야생의 마사이 마을은 유난히 낯설고 놀라웠다. 

마사이 가족의 흙집 바로 옆에 텐트를 치고 며칠 동안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일부다처제를 비롯해 마사이 사회의 여성 차별을 느낄 때 마음이 매우 불편하고 슬펐지만, 이렇다 할 음식도 화장실도 전기도 없이 오로지 '가축과 자연과 서로'에 의지해 단순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통해, 수만 년 이어져 온 인류 역사의 원형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은가이 신의 아이들, 소와 염소의 민족 마사이 
 
마사이족(族)은 동아프리카 유목민으로 케냐와 탄자니아에 약 200만 명이 살고 있다. 킬리만자로, 세렝게티, 나일강의 원천인 빅토리아 호수 근처가 마사이인들의 주거지다. 

신화에 따르면, 태곳적 마사이는 하늘나라에 살았는데 어느 날 몇 명의 아이들이 지상을 구경하고 싶어 그들의 신(神) '은가이(Ngai)'에게 허락을 얻었다. 은가이는 지상에서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소와 염소를 함께 내려 보내 그 젖을 먹고 살게 한다. 

아이들은 신의 말을 어기고 사슴 한 마리를 잡아먹었고, 은가이는 아이들이 하늘에서 타고 내려간 밧줄을 잘라버렸다. 소와 염소를 열심히 길러 신이 만족할 만큼 그 수가 늘었을 때, 하늘나라로 돌아갈 밧줄이 내려오리라.  
 
케냐와 탄자니아 정부에서는 마사이족의 정착과 농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마사이족에게 소와 염소는 가장 소중한 재산이며, 대다수의 마사이족이 원시의 방식 그대로 가축을 기르며 생활하고 있다. 그들은 국가의 국민이라는 정체성보다는 마사이인이라는 종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살아간다.  
 
아래부터는 마사이 청년 루카스의 목소리로, 현대 속에서 과거를 살아가는 마사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내 이름은 루카스 모렐리 카이카입니다. 1988년, 탄자니아 북부 아루샤주(州) 론기도 지역의 론돌로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서쪽으로는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국립공원, 동쪽으로는 킬리만자로산이 있고, 북쪽으로는 케냐와 국경을 맞댄 땅입니다. 

저는 부모님과 형제, 두 부인과 네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마사이족 결혼 제도는 일부다처제로, 남성은 여러 여성과 같이 살 수 있지만, 여성은 다수 남성과 같이 살 수 없습니다. 결혼 지참금으로 보통 소 다섯 마리가 필요합니다. 가축을 많이 기르려면 일손이 중요하기 때문에 되도록 아이를 많이 낳습니다. 
 
 마사이족 청년 루카스 모렐리 카이카 씨
마사이족 청년 루카스 모렐리 카이카 씨ⓒ 유최늘샘
 
론기도 지역 마사이들은 가족 단위로 네다섯 채의 흙집과 울타리를 지어 생활합니다. 마사이 여성들은 주로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물을 긷고 요리를 합니다. 마사이의 주식은 우유입니다. 마사이 남성들은 소와 염소를 몰고 종일 초원을 걷습니다. 우리 가족은 소 세 마리와 염소 백여 마리를 기릅니다. 
 
"비가 오는 계절에는 초원에 풀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풀이 없어서 염소가 배고픈 계절에는 우리도 염소처럼 슬픕니다."  
 
마사이는 마사이 말을 씁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를 배웁니다. 많은 마사이 남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갑니다. 저는 2014년에 처음 도시에 나갔습니다. 대도시 므완자와 다르에스살람에서 건물 경비원으로 일했습니다. 도시의 마사이들은 주로 경비원이나 노점상으로 일합니다.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마사이들이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저는 처음 바다를 보았습니다. 저의 꿈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튼튼한 집을 짓고 염소와 소를 많이 기르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번 돈으로 마사이는 소를 삽니다. 도시에서는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삶은 너무 복잡하고 시끄럽습니다. 도시에 온 마사이는 대부분 돈을 벌면 초원으로 돌아갑니다. 
 
"초원은 고요합니다. 물과 먹거리가 부족하고, 모래 바람이 불고, 전기도 없지만, 
소와 염소만 있으면 우리는 계속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매일 새벽 해가 뜨면 우리는 소와 염소를 몰고 물과 풀을 찾아 초원으로 떠납니다. 아기 염소들은 하루 종일 집에서 어미 염소를 기다립니다. 해 질 녘이 되면, 하나 둘,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들리고, 초원으로 나갔던 염소들이 줄을 지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있던 여성들, 아이들과 아기 염소들도 모두 다 반갑게 마중을 나옵니다. 사람들도 동물들도 이웃을 만나 서로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수 천, 수 만 년 동안 매일 매일 한결같이 반복되어 온 마사이의 하루가 오늘도 저물어 갑니다.   
 
 해 질 녘, 종일 초원에서 풀을 뜯고 돌아오는 소와 염소를 마중 나온 마사이 마을 사람들
해 질 녘, 종일 초원에서 풀을 뜯고 돌아오는 소와 염소를 마중 나온 마사이 마을 사람들ⓒ 유최늘샘
 
밤이 오고 별이 뜨면 마사이 가족은 마당에 모여 앉아 저녁을 먹습니다. 쇠똥을 태워 끓인 우유는 참 따뜻합니다.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마사이의 자장가를 부르다가 어느덧 잠이 찾아오면, 좁지만 아늑한 흙집에 들어가 지친 몸을 누입니다. 

"깜깜한 하늘에는 언제나, 수 천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초롱초롱, 별이 빛납니다." 
  
 해 질 녘, 집으로 돌아오는 소와 염소와 가족을 마중 나온 마사이 마을 여성들과 아이들
해 질 녘, 집으로 돌아오는 소와 염소와 가족을 마중 나온 마사이 마을 여성들과 아이들ⓒ 유최늘샘
 루카스 씨 이웃의 마사이 가족. 마사이 사회는 너무나 자연친화적인 원시의 삶을 간직하고 있지만, 매우 가부장 중심적이고 여성 차별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루카스 씨 이웃의 마사이 가족. 마사이 사회는 너무나 자연친화적인 원시의 삶을 간직하고 있지만, 매우 가부장 중심적이고 여성 차별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유최늘샘
 유난히 호기심이 많던 마사이 마을의 아이
유난히 호기심이 많던 마사이 마을의 아이ⓒ 유최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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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승에 묶인 전두환 동상, 광화문광장에 무릎꿇다.

12.12쿠데타 40년 맞아 5.18단체 전두환 구속 촉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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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12  21: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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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쿠데타 40년이 되는 12일 오전 5.18단체들이 전두호나 구속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가운데 포승에 묶여 무릎을 꿇은 채 쇠창살 안에 갇힌 전두환 조형물이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 설치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너 전두환을 능지(陵遲, 죄인을 죽인 뒤 시신의 머리, 몸, 팔, 다리를 토막 쳐서 각지에 돌려 보이는 형벌)하고 박피(剝皮, 껍질이나 가죽을 벗김)하고 알안(穵眼, 눈을 도려내는 형벌)하여야 마땅하나 산자의 규율이 있어 그 비통함을 주체할 수 없음에 이제 너의 영혼과 육신을 포획하여 너의 악행을 징벌하노라!"

이듬해 5월 광주 대학살을 자행할 자들의 진용이 모습을 드러낸 1979년 12.12쿠데타 40년이 되는 12일 오전.  

12.12 40년에 즈음한 반란수괴, 광주학살 주범 전두환 구속 촉구 기자회견이 5.18시국회의, 5.18구속자회 서울지부, 5.18민주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주최로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 세월호광장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 도중 포박당한 채 무릎이 꿇려 철창안에 갇혀 있는 군복 차림의 전두환 동상이 트럭에 실려 이곳으로 옮겨졌다.

'전두환 구속 염원 조형물'을 제작한 정한봄 전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는 수많은 동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전두환이 백담사에 은거하며 불자 행세를 하였기에 불교 용어를 빌어 표현했다며, '능지', '박피', '알안'의 형벌에 대해 일일이 설명했다. 

또 "지금으로부터 이승을 하직하는 그날! 너를 효수하여 너의 육신은 규환지옥으로 구만겁의 세월을! 너의 머리는 아비지옥으로 구만겁의 세월을! 그 후에도 뉘우침이 없을 너의 머리와 육신을 모아 영겁의 세월을 팔열지옥 모든 지옥으로 윤회하게 하리라!"고 켜켜히 쌓인 분노를 표시했다.

이어 '전두환의 악행에 아파야 했던 모든 분들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단 '전두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 이 행위의 시작은 동족을 살상하여 탐욕과 권력과 영화를 누렸던 너의 일생을 만만세세에 알리기 위함이요. 너의 자손대대로 그 부끄러움을 이어가게 함이니 다시는 이땅에 개인의 탐욕을 위해 악행을 일삼은 자가 이 땅을 딛고 있을 수 없는 교훈의 모범이 되리라"고 일갈했다.

그는 "그때 아무 것도 하지 못한 부채감이 있었다. 오늘에야 조금이라도 해소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서 "제작에 함께 동참한 세 분 중 한분은 암투병 중인데, 이걸 만듦으로서 암을 이기는 좋은 기운이 생겨난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 창살안의 전두환 동상은 별 두개의 소장 계급장이 달린 군복 차림에 왼쪽 가슴에는 구속 당시 수인번호인 '3124'를 새기고 두손과 두발 목이 포승에 묶인 채 날카롭게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을 주최한 단체들은 당분간 전두환 구속 조형물을 세월호 광장에 두고 뭍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한 뒤 향후 전국을 순회하며 세상에 그의 악행을 알리고 그의 재구속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1979년 오늘, 전두환은 군인의 사명인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여 국민에게 충성을 다하혀야 하는 기본 의무를 저버리고 오직 탐욕과 권력쟁취를 위해 하극상이라는 군사반란을 자행, 반란의 수괴로서 그 악행을 드러내었다"고 규탄했다.

또 12.12는 반란으로, 전두환은 반란의 수괴이자 내란목적 살인의 범죄자로 명확히 규정되었으나 국민들은 전두환이 응당한 처벌 대신 호의호식하며 사는 꼴을 25년 가까이 보고있어야만 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광주학살 진상을 왜곡하는 그의 뻔뻔한 행태를 접하면서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두환은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찬 회고록을 출판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으나 알치하이머 진단을 핑계로 재판출두를 거부하고 골프장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그를 구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가슴속 응어리를 털어내듯 차가운 청동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5.18시국회의 대표는 "이 상징물을 당분간 이 자리에 놓아 두겠다. 이번에 공개한 전두환 동상을 계기로 역사를 농락하고 국민을 우롱한 광주학살 주범들의 재구속을 촉구하는 국민적 캠페인이 활발히 벌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하면서 혹시나 있을지 모를 전두환 조형물의 훼손을 막기 위해 지킴이 활동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살인마이자 쿠데타의 주범인 전두환에 대한 단죄가 없었기 때문에 그 스스로 아직도 자신이 옳았다고 말하고 자유한국당은 지금까지도 광주항쟁이 북한군의 소행이며, 광주시민은 폭도라고 망발을 늘어놓는 것"이라며, "전두환의 단죄야말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분 5.18민주운동부상자회 서울지부장은 "민족의 반역자 전두환은 그대로 살려놓고 광주시민들은 폭도라는 누명을 쓰고 이제까지 살아왔다"며, "전두환은 일말의 반성도 없이 국민들을 향해서 총을 쏜 것, 헬기를 동원해 사격을 한 것을 다 부인하며 자기는 몰랐노라고 한다. 전두환이 이제라도 사죄하고 진심으로 뉘우칠 수 있도록, 5.18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어서 구속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포승에 묶여 철창안에서 사나운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전두환 동상의 얼굴을 세차게 후려치며 울분을 터뜨리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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