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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너무 ‘많은 말’…지금이라도 절제된 언어 준비해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2/05 10:24
  • 수정일
    2023/02/05 10: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66
준비되지 않은 다변가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월27일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월27일 통일부·행정안전부·보훈처·인사혁신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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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은 대개 말을 잘합니다. 정치는 거의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권한 행사도 대부분 말로 이뤄집니다.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말은 곧바로 국가와 행정부의 지침이 됩니다.

 

윤여준 전 장관은 2011년 <대통령의 자격>이라는 책에서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 구사 능력’을 대통령의 첫번째 자질과 능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첫째는 언어 구사의 문제다. 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한 바도 있지만, 언어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바로 인간 자체인 것이다. 하물며 국가 지도자 특히 대통령의 경우, 국가의 최고 행위자다운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달변일 필요는 없으며, 특히 현학적인 전문용어나 생경한 관념어를 남발하거나 아니면 감성을 자극하는 현란한 어법으로 대중을 선동하려는 것은 오히려 경계의 대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인류가 쌓아온 지혜의 결정체인 인문학에 대한 천착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 속에서 녹여낸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다.”

 

 

 

 

_______
준비 없는 마무리 발언 ‘28분’

 

 

윤석열 대통령은 말이 많습니다. 검사 때부터 형성된 습관입니다. 검사 시절 부하 검사들이나 기자들과 2시간 동안 식사를 하면 1시간50분 동안 혼자 떠들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도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면 누구보다도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식사 자리나 술자리에서 즐겁게 대화하고 떠드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은 여러가지 곤란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에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한겨레> 배지현 기자가 “대통령이 얼마나 아는 게 많으면 즉흥 발언을 20분이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 불필요한 발언, 전 정부를 비난하는 발언을 너무 많이 했다는 우려를 담은 내용입니다. 기사의 제목은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의 변명에서 따온 것입니다. 기사는 엄청나게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은 짧게는 9분에서 길게는 28분이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보고 한 것이 아니라 즉석 발언이었습니다.

 

대통령도 사람입니다. 국정의 모든 것을 다 잘 알 수는 없습니다. 사전 준비 없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말을 길게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거의 그대로 다 공개했습니다. 자신감인지 만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역대 대통령도 윤석열 대통령 못지않게 다변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통령이 되면 누구보다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누구보다도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정보와 권한이 많아지면 말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신이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역대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하는 발언을 극도로 조심했습니다. 대통령의 공식 발언은 국가와 행정부를 대표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실 행정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했던 강원국씨가 2014년에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책에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평가가 있습니다. 참여정부 연설비서관실 김철휘 선임행정관의 증언을 정리한 것입니다. 흥미로운 부분만 간추려 전해드리겠습니다.

 

전두환 대통령

 

“말 그대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연설을 했다. 간혹 원고에 없는 내용으로 특유의 유머 감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설문 작성에는 그다지 관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연설문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았다. 어투도 힘 있는 군인 연설 투다. ‘본인은’이란 특유의 억양이 흉내 내기의 단골 소재가 될 만큼 권위주의적이고 훈시하는 스타일의 연설을 했다.”
노태우 대통령

 

“‘나 이 사람 믿어주세요’라는 말이 대변하듯이 설득호소형의 연설을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조곤조곤 얘기하듯 친근하게 다가가는 연설을 좋아했다.”

 

“연설문이 만연체, 화려체다. 감동적이고 멋있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설문 자체의 완성도만 보면 노 대통령 연설문이 가장 훌륭했다고 할 정도로 글이 유려하다.”
김영삼 대통령

 

“철저하게 메시지 중심의 연설을 했다. 김 대통령은 똑 떨어지는 명확한 표현을 통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윤여준이란 걸출한 인물이 연설문을 담당했다. 동아일보 출신인 윤 수석은 노태우 정부의 이수정 수석에 버금갈 만큼 글을 잘 썼다. 대통령도 그의 글을 신뢰했다. 윤 수석이 작성한 연설문을 세 번 정도 소리 내어 읽어본 후, ‘좋습니다. 이대로 갑시다.’ 이게 전부였다.”

 

“김 대통령은 ‘정치 9단’이란 별명답게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 연설문을 보고하면 굵은 사인펜으로 한두 자 덧붙여서 내려왔다. 그런데 다음 날 조간신문 헤드라인은 어김없이 대통령이 추가한 내용으로 뽑혔다. 대통령이 직접 추가한 내용을 기자들이 알 턱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김 대통령은 언론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제목으로 뽑아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

 

 

 

 

_______
역사에 남는 대통령의 말과 글

 

 

강원국씨가 쓴 책의 내용은 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에 관한 것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말과 글에 대해 철학자 수준의 깊은 성찰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연설에 대한 견해를 직접 정리해놓았습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연설을 했다. 한때는 정치가 곧 연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해 원고를 작성했다. 중요한 연설문은 산통이 대단했다. 호텔 방을 전전하며 구상하고 수없이 다듬었다.”

 

“연설문은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도록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 문장은 명료하고 예는 쉽게 들었다. 미문은 경계했고 오해 소지가 있는 문구는 배격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연설 담당 비서들이 초안을 잡아 왔다. 하지만 대부분 내가 마무리 손질을 했다. 그들도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가져오지만 내 뜻을 정확히 읽지 못하거나 논점이 흐린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한밤중이나 휴식 시간에도 원고를 썼다.”

 

“무슨 일이든 내가 잘 알아야 남을 설득할 수 있었다. 연설문을 작성하는 것은 일종의 공부였고, 현안에 대한 나의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연설문은 진실해야 했다. 말의 유희나 문장의 기교에 빠지면 나의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의지가 없어지고 만다. 나는 내 연설문을 역사에 남긴다는 생각으로 썼다. 그래서 늘 진지했다.”

 

어떻습니까? 김대중 대통령의 진정성이 느껴지십니까?

 

말과 글에 대한 집착은 노무현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 못지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 부속실장,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낸 윤태영씨가 2014년 <기록>이라는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그는 언어를 사고했다. 카피를 연구했다. 표현을 궁리했다. 깨어 있는 시간에는 언제나 그랬다. 식사를 할 때도 느닷없이 대구(對句)로 된 문장을 이야기하며 나에게 느낌을 묻곤 했다.”

 

“고유의 독자적인 언어와 논리 체계가 있는 것이 그의 연설이었다. 누가 대신하여 쓸 수 있는 연설이 아니었다. 그의 연설은 90% 이상을 자신이 구술했다. 그 구술을 바탕으로 연설팀이 작성한 원고를 최종적으로 그가 다시 가필·첨삭하여 완성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장 즉흥 연설, 이른바 애드리브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강원국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애드리브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노 대통령 입장에서 애드리브는 상대에 대한 추임새이고 배려였다. 그에게는 원고를 줄줄 읽는 것이 청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눈을 맞추고 그들과 교감하며 말하는 것이 최소한의 성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결코 가벼워서가 아니다. 권위주의적,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 싫었을 뿐이다.”

 

“노 대통령은 언젠가 이런 얘기를 했다. ‘자네들 내가 즉흥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 물론 그럴 때도 있지. 그러나 대부분은 자네들 연설문을 보고 이 대목 정도에서 이런 얘기를 추가해야겠구나 생각을 한다네.’”

 

아시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애드리브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보완하기 위한 ‘준비된 발언’이었던 것입니다.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준비한 원고 없이 20분씩 마무리 발언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와는 달랐습니다.

 

 

_______
‘섣부른 말’ 우려 새겨들어야

 

 

마무리하겠습니다. 대통령은 절제되고 기품 있는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윤여준 전 장관의 제안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특히 말로 자주 사고를 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윤여준 전 장관의 조언을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공석이든 사석이든 말을 좀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발언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해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내용은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침묵은 금이라는 격언은 대통령에게도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 글이 바로 대한민국의 품격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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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일 이어 3일에도 서해서 연합공중연습

‘중 정찰기구 미 영공 침입’...블링컨 국무, 방중 연기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2.04 15:48
  •  
  •  수정 2023.02.04 21:07
  •  
  •  댓글 0
한미가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사진 갈무리-주한미군 트위터]
한미가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사진 갈무리-주한미군 트위터]

한미가 지난 1일에 이어 3일 서해 상공에서 연합공중연습을 실시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3일 연습에는 F-22s, F-35B, F-35A와 주한미공군 F-16CM과 같은 양국의 5세대 전투기 다수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연습은 한국 방어에 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고 양국 공군의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됐다”면서 “한미 공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한 대응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연합 연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합연습 장소가 서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주로 동해에서 실시했던 것과 비교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처’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우회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움직임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침 1일 오후(아래 현지시각) ‘중국의 무인 비행정’이 미국 본토 상공에서 포착되면서 미·중관계가 요동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밤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그 비행정이 중국에서 갔고 기상 등 과학연구에 쓰이는 민간용”이라며, “서풍대의 영향을 받아 자체 통제능력 한계 때문에 예정 비행경로를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중국은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잘못 들어간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면서 “중국은 미국 측과 계속 소통하면서 불가항력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일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 정찰 기구'. [사진 갈무리-CNN]
1일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 정찰 기구'. [사진 갈무리-CNN]

반면, 미국 국방부는 ‘고고도 정찰 기구’(high-altitude surveillance balloon)라고 규정했다. 중국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3일 미국 국무부는 오는 5~6일 예정된 토니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연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발리 미중정상회담 후속조치를 협의하기 위한 중요한 이벤트였다. 

국무부에 따르면,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중국의 유감 표명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 기구이 우리 영공에 있는 것은 국제법과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고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부처, 의회와의 협의 이후 우리는 현재 블링컨 장관의 방중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블링컨 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에게 ‘연기’ 의사를 전달했고, “여건이 하락하면 가능한 빨리”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는 것.

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각층 접촉과 소통 유지는 발리 중미정상회담의 중요한 합의”이고 “양국 외교팀의 역할 중 하나는 양국관계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특히 예기치 않은 상황을 냉정하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나아가 “사실 중미 어느 쪽도 방문을 선포한 적은 없으며 미국 측 발표는 미국의 몫이고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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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놀이” 비판 나오는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논썰]

‘조용한 내조’ 파기 해명·사과 없는 권력의 오만
주가조작 의혹 철저한 수사로 논란 고리 끊어야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김건희 여사의 떠들썩한 공개 행보가 재연되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패션과 내조 행보 등을 소재로 ‘이미지 메이킹’ 의도가 뚜렷한 언론 플레이를 펼친 바 있습니다. 애초 ‘조용한 내조’를 표방했지만, 정반대로 팬클럽까지 동원해 요란한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나토 순방에 아무런 공적 자격이 없는 비서관 부인을 대동한 것이 드러나 ‘비선 동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역풍을 자초했죠.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율까지 맞물리자 한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가 싶더니, 올해 들어 돌연 이전보다 더 표나게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설을 앞둔 지난 1월11일 대구를 단독 방문한 것은 이제 여론 눈치 보지 않고 공개 행보를 재개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 여사는 이날 서문시장을 찾아 떡, 카스테라를 사고, 어묵과 떡볶이, 납작만두 등을 맛보는 등 마치 정치인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펼쳤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지금 보니까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행세를 하는 거예요.”

 

“지금 현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을 전파하려는 것 아닌가.”(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특히 최근 들어선 ‘1일 1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지난 27일과 30일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 21명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31일엔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서 열린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 역시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참석했습니다. 1일엔 대통령실 실무직원 30여명을 불러 관저에서 도시락 오찬을 했고, 2일엔 장관 등 국무위원 배우자들을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최근에 해외 순방을 다니다 보니까 해외 정상들께서 압도적으로 저에게 하는 질문이 한국 디자인 또는 한국 문화, 한국 패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쭤보시고 관심을 가지셨다.”(김건희 여사, 1월31일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한 인사말에선 약간의 흥분감마저 느껴집니다.

 

 

 

“제가 이 자리에 오늘 같이 참석할 수 있게 돼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감격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조용한 내조’ 약속 두번째 파기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 인사회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에선 지난해 캄보디아 순방 때 집으로 찾아가 사진을 함께 찍었던 14살 옥 로타군 가족과 만났습니다. 하루 세개 일정을 소화한 겁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대통령 배우자가 공개 행보에 나서는 건 사실 그 자체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순방 동행과 외빈 접견, 취약계층 지원과 소통, 문화계 격려와 진흥 등등 한 나라 정상의 배우자라면 기본적으로 요구받는 공적 활동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김 여사의 경우 지난 대선 기간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윤석열 후보의 ‘최대 리스크’로 부각된 바 있습니다. 그 때문에 공식 선거운동에도 전혀 나서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2021년 12월26일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중)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또 윤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영부인 호칭을 쓰지 않고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의 공적 활동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약속을 한 겁니다. 실제 지난해 취임 전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선 김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 ‘조용히 내조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진행자 “여론을 조금 말씀을 드리면요. 국민 한 10명 중에 6명이 김건희 여사의 행보에 대해서 조용히 내조하는 게 좋다. 이렇게 조사가 됐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선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선거 기간 동안에 있었던 정치공세의 연장선상에서 그런 여론이 아직도 식지 않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요. 조용한 내조를 하실 것으로 저희들은 기대를 하고 있고 대통령께서도 그런 말씀을 늘 하셨거든요.”(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2021년 5월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문제는 이처럼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으면서 국민의 양해를 구하는 어떤 해명이나 사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선 땐 급한 마음에 대통령 배우자의 기본적 공적 역할조차 무시하는 약속을 떠벌려 놓고는 일단 권력을 잡자 언제 그랬느냐는 태도를 보여서야 무책임을 넘어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하물며 김 여사는 이런 식의 약속 파기 시도가 벌써 두번째입니다.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대통령보다 김 여사 더 부각’ 시선 불식해야

 

 

먼저 충분히 국민의 이해를 구한 위에서 필요하면 김 여사의 행보를 보좌하고 관리할 공적 시스템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은 제2부속실이 폐지돼 대통령을 보좌하는 부속실에서 배우자 보좌까지 함께 맡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홍보 기능도 대통령과 배우자 홍보가 혼재해 있습니다. 자칫 대통령보다 배우자가 더 전면에 부각되거나 배우자의 메시지와 대통령의 국정 메시지가 뒤섞여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일부 사진의 경우 김 여사를 윤 대통령보다 더 돋보이게 하는 구도로 촬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가뜩이나 김 여사가 실질적 권력 서열 1위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이 존재합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물음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배우자 보좌 기능은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박지원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김건희 여사가 저렇게 외부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 모든 영부인들이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영부인 부속실을 만들어서 공적 관리를 해야 된다. 저는 반대 안 해요. 잘하신 거예요. 그렇지만 영부인 부속실이 없고 대통령실의 관리를 받고 있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오해가 생길 거예요.”

 

진행자 “어떤 오해요?”

 

박지원 “대통령 행세한다.”

 

진행자 “제2부속실을 따로 두지 않고 이렇게 대통령실 지원 받으면서 단독 행보하면 대통령 행세한다는 소리…. 아니, 제2부속실에서 지원받으나 여기서 지원받으나 무슨 차이예요?”

 

박지원 “제2부속실은 경우가 다르죠. 영부인의 행보를 관리하는 거예요.”

 

진행자 “급이 다르다, 이런 말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주가조작 의혹 속 공개 행보에 ‘오만’ 시선도

 

 

김 여사가 지금 시점에 공개 행보를 본격화한 정치적 배경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일단 한때 2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대 중후반으로 회복하면서 이제 움직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진행자 “첫 공개 단독 행보를 한 것이 (…)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면서 자신감이 좀 붙었기 때문이라고 (보세요)?”

 

박지원 “그것도 있겠죠. 세상에 자기 지지도 올라가는데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1월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한편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이 커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자신의 위상과 권위를 과시하고 화제를 창출함으로써 국민의 시선을 의혹으로부터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김 여사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검찰의 행태에 대한 자신감과 안도감이 묻어나는 행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이렇듯 뒷배가 든든해서인가. 김건희 여사는 요즘 ‘영부인 놀이’에 한참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카메라 조명을 받았고, UAE 순방 중에도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여 여섯 차례나 단독 일정을 진행했다. 오늘과 다음 주에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연쇄적으로 오찬을 갖는다고 한다.”(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27일 논평)

 

 

 

그러나 이런 자신감은 국민의 눈에는 권력의 오만과 특권의식의 발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국정지지율 30%대라고 해봐야, 임기 1년도 안된 대통령으로선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가조작 공범 의혹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핵심 공범들과의 연락 구조 속에서 실제 주가조작으로 의심받는 거래에 직접 참여한 정황이 관련 공범들 재판 과정에서 잇따라 드러난 바 있습니다.

 

검사: 하나만 추가로 물어볼게요. 당시에 김건희 명의 대신증권 계좌는 영업점 단말로 김건희가 직접 직원에게 전화해 거래한 것입니다. 그럼 저 문자를 봤을 때 누군가가 김건희한테 전화해서 팔라고 했다는 건데요. 증인은 이○○인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럼 이○○이 김건희한테 직접 연락해서 주문 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인가요?

 

(…)

 

검사: 이○○→권오수→김건희 연락 구조라는 것이지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022년 12월2일 공판 증인신문)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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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구도 아닌 공판 검사들이 밝힌 내용들입니다. 이미 공범 14명은 기소돼 1년 넘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2월16일 결심 공판에선 검찰이 주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8년에 벌금 150억원(추징금 81억3천만원)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1차, 2차 주가조작 작전의 ‘주포’를 맡았던 인물들도 중형을 구형받았습니다. 이런데도 김 여사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헌법의 ‘법 앞에 평등’ 원칙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이를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추가 주가조작 거래’ 의혹도 제기돼

 

 

최근에도 김 여사가 또다른 기업 주가조작 거래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지난 26일 <뉴스타파> 보도로 불거진 바 있습니다. 이 역시 도이치 주가조작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밝힌 내용입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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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2010년 8월부터 2011년 초 민모씨는 본 건(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유사한 시기에 ‘우리기술’ 주식을 대량으로 매매한 것이 확인이 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우리기술’ 주식을 하나 하나 분석했는데, 상당한 이 사건 관련자들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수하면서 ‘우리기술’ 주식 또한 매수한 사실이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022년 11월11일 공판, 출처: <주간 뉴스타파-김건희, 도이치 작전세력이 관리한 다른 ‘작전주’도 거래했다>)

 

 

 

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2차 작전 세력이 ‘우리기술’ 종목도 관리했다며, 구체적 거래 내역을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엔 김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아무개씨 이름과 거래량도 기록돼 있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습니다. 김 여사는 우리기술 주식을 20만여주 매도한 것으로 기재됐다고 합니다. 이 보도 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김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냅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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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또 다른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가 드러났다. (…) 이쯤 되면 김건희 여사는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각종 문제제기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대통령실이 이번엔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합니다. 대통령실은 1월30일 이런 언론공지를 냈습니다.

 

 

 

“김 대변인이 주장한 ‘우리기술’ 종목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 누가, 언제, 어떤 수법으로 주가조작을 했고, 어떻게 관여됐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주가조작 혐의가 드러났다’는 단정적인 ‘가짜 뉴스’를 반복 공표한 것은 악의적이고, 오히려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

 

 

 

“대통령실 대리 고발은 부당” 목소리

 

 

대통령실 고발 하루만에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합니다. 개인 명예훼손 사건 수사가 이처럼 신속하게 이뤄지는 건 이례적입니다. 더구나 김 여사 개인이 관련된 사안을 최고 권력기관이자 국정 중추기관인 대통령실이 대신 나서서 고발하는 게 타당하냐는 문제제기도 나옵니다. 이 사안은 윤 대통령 당선 뒤 벌어진 것도 아니고, 결혼도 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실제 참여연대는 1월31일 대통령실 고발 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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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의 고발장 제출은 대통령 가족의 사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적 자원이 동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자, 대통령실도 같은 날 다시 언론공지를 내 반박에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단독 방문’, ‘경호원 개인 수영강습’ 등에 대한 언론의 비판에 대하여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처는 정정보도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직접 취한 바 있다. 그 당시 참여연대는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 사안을 김건희 여사 사안과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김정숙 여사 사안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영부인’ 자격으로 한 일들과 관련된 반면, 김건희 여사 사안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결혼도 하기 전에 ‘사인’으로서 했던 일과 관련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뚜렷합니다. 이 점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자가당착’일 뿐입니다.

 

“‘우리기술’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옵니다.

 

 

 

진행자 “우리기술이 작전주가 맞는 겁니까?”

 

심인보 “네. 맞습니다. (…) 일단은 도이치모터스 2차 작전의 선수가 이전에 실형을 받고 징역을 살다 나온 분이거든요. 근데 이분이 실형을 산 이유가 뭐냐면 이 ‘우리기술’ 때문에 실형을 산 분이에요.

 

진행자 “우리기술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살았다는 거죠?”

 

심인보 “우리기술 주가조작 혐의라고 판결문에 써있지는 않지만, 판결문을 읽어보면 그런 얘기가 나오고요.”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1월31일 KBS ‘더라이브’)

 

 

 

 

장윤미 “법원 판결에 의해서 그렇습니다. 여기에 가담했던 한 사람이요. 주가조작은 아니었고, 수재 혐의는 금융기관에 있는 사람은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업무와 관련해서 돈을 받으면 안돼요. 그런 경우에는 처벌을 하는데 이 수재 혐의로 기소된 건에서 유죄 인정이 됐는데 그 판결문을 보면 사실 주가조작, 우리기술을 주가조작에 이용했다는 그런 설시가 나옵니다.”

 

천하람 “장 변호사님 잘 정리해 주셨는데, 판결상으로 주가조작으로 처벌되지는 않았지만 내용상에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것인데요. 좀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온 것 같기는 합니다.”(장윤미·천하람 변호사, 2월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2월10일 주가조작 1심 선고, ‘김건희 의혹’ 분기점 될까

 

 

어떻습니까.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광범위한 개입 정황이 제기된 데 이어, 새로운 주가조작 거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시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여사는 ‘조용한 내조’ 약속까지 깨고 시끌시끌한 공개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개인의 문제에 대해 국민 세금을 써가며 고발을 대행하는 집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발을 기다렸다는 듯 하루만에 수사에 착수합니다. 어느 하나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일들입니다. 이제 이 비정상의 연쇄 고리를 끊을 때가 됐습니다. 모든 의혹과 논란의 시발점인 주가조작 공범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그 첫발짝이 될 것입니다.

 

2월10일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집니다. 이 판결이 김 여사 의혹·논란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논썰]“영부인 놀이” "대통령 행세" 비판, 김건희 떠들썩 행보 왜? 한겨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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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들에 대해) 유죄판결이 내려질 겁니다.”

 

천하람 “저도 통으로 전부 유죄가 나올 것 같아요.”

 

진행자 “정리를 하면 이 판결문이 단순히 유죄다 징역 얼마에 처한다만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서 범죄를 저질렀는지 쭉 쓰잖아요. 이렇게 쓰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을 한 세력, 선수가 이러이러하게 했다고 서술하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이름 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장윤미 “저는 있다고 봅니다.”

 

천하람 “저는 오히려 김건희 여사에게 1심 판결이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시면 범죄사실에 대한 스토리를 판결을 해서 기재하는데 거기에 김건희 여사 이름이 판결에서 쓰고 싶으면 쓸 수 있죠. 정말로 뭔가 가담한 내용이 있으면 저희가 판결문 쓸 때 기술적으로 공소제기는 되지 않았지만 누구, 공소 외에 누구, 이런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스토리 라인에는. (…) 그렇게 쓰는데 그게 만약에 등장하지 않는다라고 한다면 김건희 여사는 여기 가담한 게 아니고 그냥 투자자구나라는 게 또 확인이 될 수가 있고.”(장윤미·천하람 변호사, 2월1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승원 “일단 김건희 여사가 공범이라는 것은 사실 선고를 통해서는 여실히 드러날 것 같고요.”(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1월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자, 1심 판결 이후 김 여사가 있을 곳은 과연 어디가 될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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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이 정권교체로…‘내로남불’의 양극단 정치 심화

이혜리·김혜리 기자

‘검찰개혁’ 명분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에…검, 대대적 수사로 충돌

조 전 장관 일가의 ‘불공정’ 향한 비판,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귀착

양쪽으로 나뉜 싸움은 이재명 수사로 옮겨가…민생의제는 외면

 

 

그때는 몰랐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2019년 7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그때는 몰랐네, 우리가 이렇게 될 줄 2019년 7월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왼쪽)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식에 참석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후 3일 1심 법원의 징역 2년 선고가 나오기까지 4년여는 갈등과 분열의 시간이었다. 조 전 장관과 검찰의 지지세력이 극렬하게 충돌했고,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논란은 결국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귀착됐다.

이른바 ‘조국 대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9일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 과제로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1차 수사종결권 경찰 이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그런 차에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졌고, 이 사건들은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8월2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조 전 장관 딸이 다니던 대학교 등 20여곳에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다. 법무부에 사전 보고하는 절차가 생략된 ‘전광석화’ 조치였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특수2부장은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였다.

조 전 장관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간판 역할을 하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던 터라 지지자들은 검찰 수사에 크게 반발했다. 검찰 수사는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있는 서울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 집회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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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전’이 정권교체로…‘내로남불’의 양극단 정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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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은 20~40대 세대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 단순한 위법 논란을 넘어 한국 사회의 공정과 청년세대의 불평등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더구나 조 전 장관은 ‘정치적 올바름’의 아이콘으로 비친 대표적 ‘진보 엘리트’였다. 그런 그가, 그것도 다수 시민의 역린 중 하나인 입시 문제에서 반공정 의혹의 중심에 서자 진보 엘리트의 위선과 도덕적 해이, 특권층의 사회적 자본 세습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는 ‘86세대’(1980년대 대학 입학·1960년대 출생) 비판론으로 확장됐고, 진보진영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2019년 9월9일 조 전 장관을 임명했다. 검찰은 2019년 9월23일 조 전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조 전 장관은 장관 취임 35일 만인 2019년 10월14일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019년 12월31일 입시비리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은 2020년 1월29일 감찰 무마 혐의로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장관 후임으로 임명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극단적으로 대립했다. 당시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 등 전방위 수사를 벌였다. 추 전 장관은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총장 직무정지, 징계 청구로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검찰 내부도 편이 갈려 검사들에게 ‘친윤’ ‘친문’ 딱지가 붙었다.

추·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던 2020년 6월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보수야권 대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정치권으로 직행했고, 결국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정권을 틀어쥐었다.

갈등과 분열, 대립의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정치권의 관심은 민생 의제 대신 검찰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쏠려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양극단으로 갈라져 싸움만 하면 살기 힘들다고 비명 지르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며 “경제뿐 아니라 안보, 고령화 대비, 혁신 등 어떤 의사결정도 합리적으로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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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윤석열 정부에 책임 묻는 이유

예견된 난방비 폭등… 그러나 ‘속수무책’

‘에너지 재벌 돈 잔치’ 방조·확대하는 정부… 민영화까지 만지작

재벌 ‘횡재세’ 도입,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 촉구

가스사용 39% 늘었는데, 요금은 91%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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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 한파가 예상된다고 집주인이 보일러를 틀어놓고 가라고 했다. 6일 동안 보일러를 최소온도로 맞춰놓고 가면 난방비는 얼마나 나올까, 동파시키고 업체를 불러서 녹이는 게 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난방비 폭탄, 에너지정책 실패’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회견(서울민중행동 주최)에서 김지홍 청년이 한 발언이다.

서울 투룸 빌라에 전세 세입자로 사는 박 씨는 2022년과 2023년 도시가스 사용량과 요금을 비교했다. 73㎥였던 사용량은 102㎥로 39.7% 늘었다. 그러나 요금은 50,130원에서 95,920원으로 91.3% 올랐다.

서울 군자동에 사는 김 씨는 가스비 절약을 위해 추위를 견디며 작년보다 44㎥를 덜 썼다. 하지만 요금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았다. 너무 추워 4㎥ 밖에 못 줄인 달 가스비는 22,000원이나 올랐다.

▲ 서울시내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 뉴시스]

예견된 난방비 폭등… 그러나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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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5월, 7월, 10월 네 차례 가스비가 인상됐다. 총 인상율은 36.2%에 달한다. 올린 시점이 여름이거나 난방이 크게 필요치 않은 계절이었기에 체감이 어려웠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난방비는 말 그대로 ‘역대급’으로 다가왔다. 올겨울엔 최강한파까지 몰려왔다.

회견 참가자들은 “겨울철 난방비 폭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대책이 없다”고 규탄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러 제재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달러 결제가 불가능해졌다. 이것이 글로벌 공급망 차단으로 이어지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급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한 시점에, 비싼 가스를 비싼 환율을 주고 사 왔으니, 국민이 감당해야 할 가스비는 쉬이 예상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윤 정부는 속수무책이었다.

전진형 정의당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기초생활수급대상 169만, 차상위계층 31만 가구에 난방비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나머지 1800만 가구는 대체 어찌하란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 난방비 폭탄, 에너지정책 실패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난방비 폭탄 고지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에너지 재벌 돈 잔치… 방조·확대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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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주택용 가스요금을 인상해 서민에겐 ‘난방비 폭탄’을 터뜨리면서 되레 재벌기업들에 대한 산업용 가스요금은 인하했다. 그런 ‘에너지 재벌’은 역대급 돈 잔치를 벌였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 원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월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이렇게 돈 잔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의 방조로 LNG 자체 수요를 조건으로 ‘직수입’하고, 2014년 박근혜 정부가 해외 재판매를 허용하면서 해외법인을 통해 국내 우회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LNG를 직수입으로 싸게 산 재벌들은, 전쟁 후 가격이 급등하자 비싸게 되팔며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게 아닌 국민을 상대로 비싼 돈벌이를 한 것이다.

▲ 서울 강남구 GS칼텍스 본사 앞, 재벌 정유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2022.07.25. [사진 : 뉴시스]

정부는 에너지 재벌들의 경쟁체제도 모자라 이제 가스공사 ‘민영화’를 입에 올린다. 윤 대통령의 공항, 철도, 수도, 전기, 가스 등 공공 서비스 민영화 발언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민간 경쟁체제 도입으로 에너지 대기업의 천연가스 직수입은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의 직수입은 점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윤 정부는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높다는 걸 빌미로 가스요금을 인상했다. ‘가스공사 적자’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함을 역설한 후 가스공사 민영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의 난방비 인상이 서민들에게 ‘폭탄’이라면 에너지 재벌의 더 큰 이윤경쟁을 낳을 민영화는 ‘핵폭탄’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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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횡재세’ 도입, 에너지 재난지원금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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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5% 이상을 기록했다. 1월 물가는 5.2% 상승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불을 지핀 셈이다. 가스 수입가격이 오르면 자금을 풀어 요금인상을 최대한 낮춰야 할 정부. 물가를 잡기는커녕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

▲ 1월 물가 5.2% 상승… 전기·가스·수도 28% ‘급등’. [그래픽 : 뉴시스]

정의당과 진보당은 재벌 부자들에게 깎아준 세금을 걷어 ‘전국민 에너지 재난지원금 30만원(가구당)’을 지급하라고 한 목소리를 낸다.

2천만 가구를 대상으로 30만 원씩 지급하려면 6조 원의 예산이 든다. 재벌 부자들에게 5년 동안 깎아줄 소득세·법인세·증권거래세·종부세는 총 64조 원(1년 12조)이다. 부자 감세를 50%(6조 원)만 해도 재난지원금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난해 돈 잔치를 벌인 4대 시중은행을 겨냥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이자수익만 66조다. 이들에게 횡재세를 도입하고 이를 10%만 사용해도 6조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민영화까지 만지작거리는 윤 정부의 귀에 ‘횡재세’는 이미 안중에 없다. 서민 고통은 안중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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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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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1심 징역 2년…일부 무죄 나온 혐의는

1심 선고 뒤 검찰·언론·보수야당 겨냥한 작심 발언도 “사모펀드 통해 권력 비리 저질렀다더니 기소조차 안 돼”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3.2.3 ⓒ뉴스1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 기소된 지 3년여 만이다.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김정곤·장용범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방해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의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유죄 판단이 나왔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해 아들의 한영외고 출석을 인정받게 한 혐의,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준 혐의, 아들의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지원 지원 과정에서 허위 경력을 기재한 점 등이 유죄로 인정됐다.

아들의 충북대 법전원 지원 과정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최강욱 의원 명의로 발급된 인턴 활동 확인서를 위조한 혐의는 함께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유죄를, 조 전 장관은 무죄를 받았다.

딸의 서울대 의전원 입시와 관련해서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장 명의 체험활동 확인서, 동양대 총장 명의 최우수 봉사상 표창장 등을 위조 및 허위로 작성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됐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민정수석이라는 직무와 관련된 대가로 수수한 것으로 인정하기에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이 조 전 장관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했다.

이 외에도 조 전 장관이 배우자의 차명 주식 등을 알고도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다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나왔다. 또, 조 전 장관이 배우자의 사모펀드 투자 등을 숨길 목적으로 공직자 재산 신고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인정됐다. 조 전 장관이 수사에 대비해 PC 하드디스크를 타인에게 은닉하도록 교사했다는 혐의 역시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조 전 장관이 유재수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특별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는 특별감찰반 관계자들에 대한 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징계나 감찰 없이 단순 인사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는 증명되지 않아 무죄로 나왔다.

재판부는 유죄로 인정한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특별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 죄책이 무겁고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자녀들 입시 비리 범행은 정경심이 주도한 범행에 배우자로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고, 배우자인 정 전 교수가 수감 중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1심 판결 후 취재진과 만나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우선 조 전 장관은 "햇수로 5년 만에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 1심 재판 선고를 통해서 뇌물,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인멸 등 8~9개 정도의 무죄 판결을 받아 이 점에 대해 재판부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직권남용 등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내렸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항소해 더욱 성실하게 다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후 언론인 여러분 포함해 당시 검찰, 언론, 보수야당은 제가 사모펀드를 통해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다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어떤 분들은 제가 그 사모펀드를 통해 정치자금, 대선자금을 모았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저는 사모펀드에 대해선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배우자도 사모펀드 관련해 거의 모두 무죄를 받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물론 이 점을 말씀드리는 이유는 오늘 사건 재판과는 관계는 없지만 이 사건이 어떻게 출발했는가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오늘 1심 재판 판결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죄가 난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해, 보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무죄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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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

▲ 마켓 인사이더에 달러 지배력을 위협하는 5가지 현상이 소개되어 있다.

달러가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 화폐에 비해서 압도적이다. 달러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기축통화로 군림해왔으며 특히 석유와 같은 모든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품 거래에서 독점적 결제권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경제패권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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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여러 국가의 무역 거래에서 달러가 아닌 현지 통화를 사용하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달러 패권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국제 경제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인 마켓 인사이더(Markets Insider)의 1월 29일 자 보도에 따르면 달러의 패권을 약화하는 것을 목표로 다섯 가지의 통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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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핑크 타이드를 선도하는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정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공동 통화 계획. 이 두 나라는 최근 가칭 ‘Sur’라는 이름의 남미지역 공동통화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운용 비용 및 대외적 취약성을 줄이기 위해 금융적,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남미 단일 통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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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남미에서 단일통화가 사용될 경우 남미 지역 간 무역을 증진하는 동시에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남미 1, 2위의 경제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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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 계획. 러시아와 이란은 국제 무역에서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금으로 뒷받침되는 암호 화폐를 유통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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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이란 화폐의 가격이 안정해지도록(stable) 고안된 암호 화폐를 의미한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기존 화폐의 가치에 연동시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시세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암호 화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스테이블 코인이다. 가장 안정되어 있다고 알려진 달러에 연동시키는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적 흐름이었다. 그런데 러시아와 이란의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란 달러가 아닌 금에 가치를 연동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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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는 두 나라는 최근 몇 달 동안 ‘탈달러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금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해 두 나라에 접근 금지된 SWIFT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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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아랍에미리트(UAE)과 인도는 비석유 무역에서 루피화(Indian Rupee)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는 2027년까지 비석유 거래를 1,00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비석유 거래를 달러가 아닌 루피화로 결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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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나라가 인도 화폐로 거래를 하는 것은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들과의 무역과 세계 상품 시장을 지배하는 미국 달러에서 멀어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도는 대부분의 통화가 미국 달러에 고정된 중동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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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중국이 원유 거래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모스크바산 원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기 시작했고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구매를 완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통화 보유고를 동결하자 모스크바는 아시아를 대체 원유 시장으로 받아들였고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중국 최고의 석유 공급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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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유 거래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패트로달러가 아닌 패트로위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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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해 러시아와 중국이 브릭스 회원국의 통화 바스켓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축 통화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 브릭스는 2018년 기준 세계 인구의 41%(31억), 세계 GDP의 32.6%, 세계 무역 20%, 외화보유액 35%를 차지하는 신흥 경제 강국이다. 2000년만 해도 브릭스는 세계 GDP의 6% 수준이었으니 경제 성장 속도 역시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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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국가가 달러 중심의 세계 무역 질서에 사실상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6월 브릭스 정상회의에 5개 회원국 외에도 이란,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13개 국가가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들 국가가 새로운 기축통화 질서에 편입된다면 미국 달러 패권은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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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 발견은 시간 문제" 제임스 웹 망원경의 6개월

[인터뷰] 우주망원경의  눈 책임진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손상모 수석연구원

23.02.03 07:07l최종 업데이트 23.02.03 09:39l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모습. 18개의 황금빛 조각거울들이 모여 하나의 큰 주경을 이루며, 주경 아래에는 태양열을 막기 위한 차단막이 태양 방향으로 펼쳐져 있다.
▲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모습. 18개의 황금빛 조각거울들이 모여 하나의 큰 주경을 이루며, 주경 아래에는 태양열을 막기 위한 차단막이 태양 방향으로 펼쳐져 있다.
ⓒ NASA-GSFC, Adriana M. G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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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오랜 세월 인류가 품어온 근원적 물음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어디에서 왔을까', '만일 누군가 인간을 만들었다면 그 목적은 무엇일까'.

그러나 수십억 년 전 지구에 남겨진 외계 생명체의 유전자로부터 우리가 아는 모든 생명이 비롯되었다는, 꽤나 도발적인 가설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이 영화는 끝까지 과학의 언저리를 맴돌 뿐이다. 과학자들이 여럿 등장하는 이 영화엔 아쉽게도 인류의 궁금증을 풀어줄 그 어떤 '과학적' 실마리도 담겨 있지 않다.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10여 년이 지난 2021년 12월 25일, 이번엔 정말로 이 물음에 답을 찾으려는 인류의 대담한 여정이 닻을 올렸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태초의 별과 은하를 찾아 137억 년 전 먼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 것이다.

"곧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우주 탄생 초기의 빛을 관측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지구를 닮은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생명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소식도 듣게 될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예측마저도 뛰어넘는, 이제껏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여정은 인류가 쌓아 올린 지식의 깊이와 지평을 한없이 확장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손상모 수석연구원의 말이다. 그는 망원경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거울(반사경)의 정렬을 담당하는 광학팀에서 광학초점면 전문가로 일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온 유일한 한인 과학자다.
 
화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상모 수석연구원
▲  화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상모 수석연구원
ⓒ 윤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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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에 실려 태양 반대 방향으로 날아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약 15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지구를 떠난 지 한 달 만이다. '제2라그랑주점(L2점)'이라 불리는 이곳은 지구에서 쏜 빛이 날아가는 데도 5초가 걸릴 만큼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1990년에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이 겨우 지구 위 550킬로미터 지점에 떠 있는 것과 달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이렇게 멀리까지 날아간 건 극저온에서 작동해야 하는 적외선 망원경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적외선'일까.


"태초의 별과 은하, 다시 말해 우주 탄생 초기의 빛을 관측하려면 적외선 망원경이 필요하다. 우주는 계속 팽창하기 때문에 멀리서 날아온 빛은 파장이 점점 늘어 적외선 영역으로 옮겨가게 된다. '적색이동'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따라서 우주 초기의 별이나 은하들이 분출한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쪽의 빛도 137억 광년을 날아와 우리에게 닿을 때는 모두 적외선 쪽으로 옮겨가게 된다. 그래서 태초의 빛을 관측하려면 적외선 망원경이 필요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관측하려는 건 태초의 별과 은하만이 아니다. 이 끝없는 우주 어딘가에 있을 생명의 존재를 찾는 것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다. 

"어떤 행성이 가까운 별 앞을 지나가게 되면 별에서 나온 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관측된다. 그 빛을 분석하면 행성의 대기가 어떤 기체들로 이뤄져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지구처럼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들의 대기를 분석해 지구 대기와 닮은, 그러면서도 별에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아서 물이 지구처럼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내려는 것이다. 생명체가 존재할 조건을 갖춘 행성이다. 여기서도 적외선을 관측하는 게 중요한데, 행성의 온도는 별보다 훨씬 낮아 보통 적외선을 가장 많이 방출한다."

지난 1월 26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손상모 수석연구원과 화상으로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기대를 뛰어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성능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다.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정량적으로도 기대했던 것보다 두 배나 성능이 뛰어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제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는 미 항국우주국(NASA)이나 우리 연구소 밖의 과학자들도 관측에 참여하고 있는데 다들 '이 정도로 성능이 뛰어날 줄 몰랐다'며 감탄하고 있다."
 
큰사진보기용골자리 성운, 2022년 7월 13일 공개
▲  용골자리 성운, 2022년 7월 13일 공개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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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암흑성운 L1527 내의 원시성. 2022년 11월 16일 공개
▲  암흑성운 L1527 내의 원시성. 2022년 11월 16일 공개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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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관측 결과를 소개해 달라.
"첫 번째 사진은 별 탄생 성운이라고 불린다. 위쪽에 아주 밝은 별들이 태어나면서 자외선을 밑으로 뿜어내면 마치 침식작용처럼 먼지를 깎아내면서(밀어내면서) 산맥 모양의 경계가 만들어진다. 

두 번째 사진은 별이 막 태어나는 순간을 찍은 거다. 별이 탄생할 때는 가스가 응축되면서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에너지를 위아래로 내뿜는다. 그 에너지가 주변의 성간먼지를 만나 사진처럼 모래시계 모양을 만들어낸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너무 아름답지 않나. 아주 먼 우주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이런 경이로운 풍경들을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00배는 더 또렷하게 볼 수 있다."
 
큰사진보기소마젤란 은하 내 별탄생 지역에 위치한 NGC 346 성단(별무리)과 그 주변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분홍빛을 띤 부분은 섭씨 1만도가 넘는 고에너지 형태의 수소 원자이고, 주황색빛을 띤 부분은 영하 200도 정도의 수소분자로 이뤄졌다. 중간 위쪽에 보이는 NGC 346 성단 내의 별들도 약 500만년 전 온도가 낮은 수소분자 구름으로부터 생성되었다.
▲  소마젤란 은하 내 별탄생 지역에 위치한 NGC 346 성단(별무리)과 그 주변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분홍빛을 띤 부분은 섭씨 1만도가 넘는 고에너지 형태의 수소 원자이고, 주황색빛을 띤 부분은 영하 200도 정도의 수소분자로 이뤄졌다. 중간 위쪽에 보이는 NGC 346 성단 내의 별들도 약 500만년 전 온도가 낮은 수소분자 구름으로부터 생성되었다.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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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630광년 떨어진 카멜레온I이라는 분자 구름 내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얼음을 관측. 중간에서 좌측 상단에 보이는 주황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부분 내에 Ced 110 IRS 4 라는 원시성이 태어나고 있다. 사진 전반에 걸쳐 보이는 성운과 관련없는, 그리고 성운보다 거리가 멀리 떨어진 배경의 주황색 별들에서 오는 빛은 성운을 통과하면서 성운 내에 어떤 물질이 분포하는지 정보를 담고 있다
▲  630광년 떨어진 카멜레온I이라는 분자 구름 내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얼음을 관측. 중간에서 좌측 상단에 보이는 주황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부분 내에 Ced 110 IRS 4 라는 원시성이 태어나고 있다. 사진 전반에 걸쳐 보이는 성운과 관련없는, 그리고 성운보다 거리가 멀리 떨어진 배경의 주황색 별들에서 오는 빛은 성운을 통과하면서 성운 내에 어떤 물질이 분포하는지 정보를 담고 있다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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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이 별들을 분광관측하면 분자 구름 내의 성분을 알 수 있는데, 스펙트럼의 흡수선을 분석한 결과 (아래 그림)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메탄, 메탄올 등으로 이루어진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됨. 이런 분자들은 특히 생명체의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우주에서 유기 분자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지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  이 별들을 분광관측하면 분자 구름 내의 성분을 알 수 있는데, 스펙트럼의 흡수선을 분석한 결과 (아래 그림) 이산화탄소, 암모니아, 메탄, 메탄올 등으로 이루어진 얼음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됨. 이런 분자들은 특히 생명체의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우주에서 유기 분자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지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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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관측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해달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만든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를 꼽으라면, 하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태초의 별들을 관측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계 생명체 존재의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다. 앞서 본 사진들이 바로 태초의 별과 은하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들이다.

우주의 나이를 약 138억 년으로 보는데, 태초의 별과 은하가 만들어진 시점은 이때로부터 약 1억 년이 지나서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이 137억 년 전의 별과 은하를 찾으려는 거다. 우주의 기원을 찾으려는 시도인 셈이다. 아직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엄청난 관측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관측 때마다 앞서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관측 결과들이 쌓이다 보면 우주가 탄생한 뒤 은하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그 가계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론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또 수정될 수도 있다."

정말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까
 
큰사진보기41광년 떨어진 LHS 475라는 별 주위를 도는 지구형 행성. 그림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 밝기가 어느 정도 어두워지는지를 측정하고 분광을 통해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행성의 크기나 밀도, 대기 성분 등 여러가지를 특정할 수 있다. 이번에 관측한 LHS 475b 라는 행성의 크기는 지구 크기의 99%라고 측정되었고 밀도로 볼 때 주로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이라는 결론이다. 다만, 지구와는 다르게 별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고 대기가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  41광년 떨어진 LHS 475라는 별 주위를 도는 지구형 행성. 그림은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 밝기가 어느 정도 어두워지는지를 측정하고 분광을 통해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행성의 크기나 밀도, 대기 성분 등 여러가지를 특정할 수 있다. 이번에 관측한 LHS 475b 라는 행성의 크기는 지구 크기의 99%라고 측정되었고 밀도로 볼 때 주로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이라는 결론이다. 다만, 지구와는 다르게 별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고 대기가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다.
ⓒ 미국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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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발견하는 건 정말 가능한가.
"과학자들은 '비로소 우리가 꿈꾸던 것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만약, 정말 그런 행성의 존재가 발견된다면 인류에게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다. 시간 문제라고 본다. 이제 우리는 '인간이 정말 전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다. 현재 태양계 가까운 곳에서 관측 가능한 행성이 5000개쯤 된다."

- 앞으로는 어떤 관측들을 진행하게 되나. 
"지난해 7월부터 첫 번째 해에 진행하기로 되어있던 사이클원(Cycle 1) 프로젝트들을 거의 마무리했다. 올해 진행할 새로운 프로젝트들은 지난달까지 세계 각지의 연구소와 과학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수천 개 프로젝트들이 제안되었는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이 가운데 올해 수행할 수 있을 만큼의 사이클투(Cycle 2) 프로젝트들을 뽑는다. 대략 200~300개 정도가 뽑힐 걸로 본다."
 
큰사진보기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L2점에 도달한 뒤 조각거울과 차단막을 펼치는 과정
▲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L2점에 도달한 뒤 조각거울과 차단막을 펼치는 과정
ⓒ NASA, ESA, CSA, Joyce 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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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원경 운영팀 내에서 망원경의 거울 정렬을 담당한다고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내가 속한 광학팀은 망원경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거울을 책임진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완전히 펼치면 직경이 6.5미터에 달해 그 상태로는 로켓에 실을 수가 없다. 그래서 주경을 18개의 조각 거울로 나눠 우주로 보낸 뒤 이를 다시 펼쳐 하나의 큰 거울로 정렬해야 했다. 접혀있던 18개의 거울들을 하나하나 펴는 일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 344개의 단일장애점(구성 요소 중 하나라도 작동하지 않으면 전체가 중단되는 요소)을 극복해야 비로소 망원경으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였다. 지금까지 시도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18개의 거울들은 지금도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아직 망원경이 완전히 식지 않아 온도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거울들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보정해서 망원경에 들어온 빛이 주경과 부경을 거쳐 초점면에 정확히 초점이 맺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말로 소통하는 게 내 사명이라 생각

- 인류의 가장 경이로운 지적 성취를 최전선에서 만들어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처음 몇 개월 동안은 늘 흥분된 상태였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응집된 최고의 망원경으로 인류에게 드리워져 있던 어둠을 걷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자부심도 컸다. 

우리 팀 앞에 놓인 과제들에 매달리다 보면 너무 바빠서 잠을 거의 서너 시간씩 자면서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뭘 해도 온통 망원경 생각뿐이었다. 동료들도 다 마찬가지였다고 하더라.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첫째 딸은 새로 만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아빠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는데, 처음엔 다들 안 믿었다고 하더라. 나중엔 학교에서 정식으로 나를 초대했는데 바빠서 아직 못 갔다."

- 한국의 천문학·우주과학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천문학자·우주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의 천문학과 우주과학은 빠른 속도로 주류로 합류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로켓 발사도 다른 나라들이 50년 넘게 걸려 성공한 걸 거의 20년 만에 해내고 있다. 천문학·우주과학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걸맞게, 다른 과학 선진국들처럼 우주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여느 직업들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존중 받길 바란다. 정부의 역할만큼이나 일반 시민의 인식도 중요하다. '과학이 밥 먹여주냐'고 묻기보다 과학을 잘하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인식이 생기길 바란다."

- 그래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에도 열심인가.
"국민을 상대로 한 적극적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시민에게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또 그 일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설명하는 게 연구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 이번 프로젝트가 인류의 오랜 궁금증,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문득, 이 일을 우리말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말로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내 사명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을 때는 유튜브에도 출연했고,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써보자는 제안이 와서 올해 상반기 탈고를 목표로 틈틈이 책도 쓰고 있다.

2월 3일에 서울대 자연대 초청으로 '우주와 인류를 연결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러 한국에 간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마지막 장면, 홀로 살아남은 과학자인 엘리자베스 쇼 박사는 다시 먼 우주로 기약 없는 항해를 떠나며 이런 말을 남긴다. 

"나는 여전히 답을 찾고 있다.(... and I'm still searching.)"

인류의 항해도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손상모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수석연구원은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 학사를 거쳐 2004년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2009년부터 STScI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원으로 재직 후 다시 STScI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9년부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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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빠진 윤석열 정부의 ‘전세사기 종합대책’

정부 ‘전세사기 방지 대책’에 피해자단체 “가짜 시세 못믿겠다... 보증금 반환 대책 마련해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관련 합동브리핑에 참석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2.02 ⓒ민중의소리
윤석열 정부가 예고했던 전세사기 방지 대책이 발표됐다. 핵심은 전세보증금이 집값의 90% 이하인 주택만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안심전세앱(App)을 통해 신축빌라 등의 시세, 악성 임대인 정보, 임대인의 세금체납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순히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높이는 것만으로 전세사기를 막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제력 없이 단순히 정보만 추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이는 안심전세앱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피해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보증보험 가입 기준 전세가율 100%→90%로 낮춘다
... 전세사기 피해자들 “‘가짜 시세’  못 믿겠다, 보증금 반환 대책 마련해야”


우선 정부는 오는 5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 대상을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을 90%로 낮춘다. 기존엔 전세금 반환보증이 매매가의 100%까지 허용돼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자와 공인중개사 등의 깡통전세 계약 유도에 악용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법 개정으로 2021년 8월부터 모든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말로만 의무 가입 대상자라며 세입자를 안심시킨 뒤 가입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만 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해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실은 민간임대주택 등록 후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되, 미가입 때는 임차인에게 통보해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앞으로 감정평가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격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한다. 이미 감정평가사가 시세 부풀리기에 가담한 사례가 발생했던 만큼 시세에 대한 감정평가는 협회에서 추천한 법인의 감정가만 인정하기로 했다.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 등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처벌을 강화한다. 한 번이라도 전세사기 가담 사실이 확인되면 자격을 취소한다.

 

 

 

전세사기 임대인 사망 사건 피해 임차인들이 27일 세종시 어진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 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피해자 해결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2022.12.27. ⓒ뉴시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전세사기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세보증금 자체를 규제하거나, 전세보증금을 부채로 인식하도록 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투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보증보험 가입 기준 전세가율을 100%에서 90%로 낮추는 건 무자본 갭투자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전세가율 자체에 상한을 둬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소장은 “표준임대료제도를 도입하거나 임대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시 전세보증금을 포함시키는 등의 근본적인 제도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며 “정부의 이번 대책처럼 전세보증금 가입 기준만 낮추는 건 HUG의 자기 보호지 전세사기 방지 대책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꼬집었다.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90%로 하는 건 부족하다”며 “집값은 앞으로 20~30% 가량 더 떨어질 수 있다. 전세가율 90%는 언제든지 깡통전세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70~80% 수준까지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명확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미 감정평가사들의 ‘가짜 시세’로 피해를 본 세입자들은 시세 자체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전세가율을 낮추는 게 의미가 있나 싶다”며 “협회가 추천한 감정평가사 감정을 한다고 해도 믿지 못한다. 피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명확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UG의 '안심전세앱' 자료사진 ⓒ국토교통부 제공

 

강제력 없이 ‘안심전세앱’ 정보만 늘린다는 정부


정부는 또 HUG의 ‘안심전세앱’을 통해 계약 단계별로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앱을 업그레이드해 ▲신축빌라 등의 시세 ▲악성 임대인 정보 ▲세금체납 정보 ▲전세가율 및 경매낙찰률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는 4월부터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심사시 확정일자 확인 후 대출을 진행하기로 했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효력이 발생하기 전 담보대출을 받아 대출 근저당이 전세보증금보다 우선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안심전세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최경호 소장은 “앱을 통해 시세를 알려준다고 하는데, 요즘 같은 부동산 하락시기 빠르게 변하는 집값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며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안심전세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운영 계획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력이 없는 한 ‘안심전세앱’이 실효성을 갖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은영 소장은 “기존의 ‘안심전세앱’에서 제공되는 정보만 늘렸을 뿐 여전히 강제력이 없다”며 “집주인의 인증 과정을 거쳐야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집주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안상미 위원장은 “집을 구하는 세입자는 공인중개사와 함께 집을 보러 다닌다. 집주인을 만나는 건 마지막에 계약서를 쓸 때뿐”이라며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건 계약서를 쓸 때야 안심전세앱을 확인하라는 것이냐”고 황당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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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성과’ 전국 149개 전광판 광고에 경향신문 “어이가 없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TV조선 재승인 심사 의혹’ 실무자 구속에 조선일보 “한상혁 몰랐나”

올해 5월부터 전셋값이 집값의 90% 이하 주택만 보증 보험 가능

올해 5월부터 전셋값이 집값의 90% 이하인 주택만 전세금 반환 보증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동안 집값이 3억 원이라면 전셋값이 3억 원이어도 보증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2억7000만 원 이하일 때만 가입이 허용된다. 빌라 전세 사기단이 집값과 같은 전셋값에 세입자를 들인 후, 바지사장이나 페이퍼컴퍼니에 소유권을 넘기는 수법을 쓴 것에 대한 대책이다. 전셋집에 문제가 생겨도 전세 반환 보증 보험이 100% 돈을 돌려준다는 사실을 알고 사기단은 이를 악용했다. 3일 자 대부분의 아침신문은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했다.

▲3일자 아침신문들 1면.

▲3일자 한겨레 1면.

 

5월부터 전셋값이 집값의 90% 이하인 주택만 보증 보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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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정부는 오는 5월부터 전세가율이 90% 이하인 주택만 전세금 반환 보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미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상태에서 보증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라면, 2023년 12월31일 전까지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 보증도 갱신된다. 다만 2024년 1월1일 이후 갱신 때는 90% 룰이 적용되므로, 임대인과 협의해 전세가를 낮추거나 반환 보증이 되는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가입 주택 23만7800건 중 24%인 5만7200건이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주택이다.

동아일보는 8면 기사에서 “전세 사기가 급증하면서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금이 지난해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3일자 동아일보 8면.

▲3일자 조선일보 8면.

조선일보는 8면 기사에서 “집값이 3억 원이라면 전세금은 2억 7000만원 이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집을 매매하려면 매수자가 최소 집값의 10%는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사기단이 자기 돈 없이 빌라 수백·수천 채를 사들이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최근 전세 사기 수법을 보면 사기단은 ‘문제가 생겨도 전세금을 100%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세입자를 안심시켰다. 실제 수도권에서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사망한 ‘빌라왕’ 김모씨 소유 주택의 전세가율 평균은 98%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빌라 시세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악용해 임대인이 감정평가사와 짜고 매매·전세 시세를 부풀리는 것도 앞으로는 어려워진다. 기존에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판단할 때 감정평가액을 우선적으로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공시가와 실거래가를 먼저 따지고, 공시가·실거래가 없는 경우에 한해 감정평가사협회에서 검증한 법인의 감정평가액을 활용한다”고 했다.

▲3일자 조선일보 8면.

전세 사기에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들이 가담할 경우 자격 요건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요건도 강화된다. 조선일보는 8면 기사에서 “최근 전세 사기에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들이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현재는 전세 사기에 가담한 중개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아야 자격이 취소되지만, 앞으로는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형만 선고돼도 자격이 박탈된다. 감정평가사 역시 자격 취소 요건을 ‘금고형(집행유예 포함) 2회’에서 ‘1회’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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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성과’ 전국 149개 전광판 광고에 경향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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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간의 주요 성과 10가지를 정리한 20초짜리 영상을 2월 한 달간 전국 146개 옥외 전광판에 송출한다. 2일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국정운영 기조 아래 경제, 국방, 보육, 청년 분야 등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약 9개월에 걸쳐 이뤄낸 대표적인 정책 성과와 결실 10가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제 분야 주요 성과로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40조 원 투자 유치 △부동산 3중 규제지역 해제 △101명 기업인과 원팀 투자 유치 △사상 최대 수출액 달성으로 세계 수출 순위 6위 달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군사 분야 주요 성과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2차 시험비행 성공 △5년 만에 한·미 연합연습 정상화 △역대 최고 수주 케이(K)-방산 21조 원 수출 등을 내놨다. 청년·보육 정책 성과로는 △만 0살 아동 월 70만 원 부모 급여 지급 △5년간 5000만 원 목돈 마련 청년도약계좌 △34만 호 청년 공공분양 주택 공급 등 청년·보육 정책도 성과로 꼽았다.

▲3일자 경향신문 사설.

이에 경향신문은 <국민은 난방비에 떠는데, 치적 홍보 나선 대통령실> 사설에서 “서울 역삼동 1곳 기준 1일 260만 명, 광화문 1곳 기준 119만 명이 옥외 전광판 광고에 노출된다는 ‘홍보 효과’까지 친절히 제시했다. 어이가 없다. 지금이 국민 세금 들여 대통령 치적 홍보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전광판 홍보라는 방식 자체도 문제가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심각하다”며 “대통령실이 해당 자료를 내기 바로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무역적자가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반도체 수출 급감에 따른 결과다. ‘난방비 폭탄’을 맞은 국민들은 집에서 내복과 패딩을 껴입고, 서민층 노인들은 경로당으로 피신하는 지경이다. 부동산 규제 해제를 반기는 이들보다 전세사기 피해로 눈물짓는 이들이 많다. 도대체 누구 보라고 이런 영상을 한 달 동안 내보내겠다는 건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실이 진정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면 할 일이 있다.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중단했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부터 되살려야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도어스테핑은 그 약속을 상징하는 창구이자 장치였다. 공석 중인 대통령실 대변인·부대변인 등 홍보라인도 조속히 채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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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재승인 심사 의혹’ 방통위 국장 구속에 조선일보 “한상혁 몰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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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TV조선 재승인 당시 심사위원들에게 심사 점수를 낮게 책정하도록 개입한 의혹을 받는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 소속 국장이 지난 1일 저녁 구속됐다. 지난달 11일 법원은 한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기각된 지 21일 만에 결국 구속된 것이다.

1일 저녁 임기환 서울북부지방법원 영장전담 판사는 양아무개 전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결과 양 국장에 대해 구속을 결정했다. 판사는 “도망의 우려가 있고, 증거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서울북부지법은 양 국장과 차아무개 방송지원정책과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차 국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3일자 조선일보 사설.

3일자 조선일보는 <문(文)정권 방송 재승인 점수도 조작, 실무자 책임일 수 없다> 제목의 사설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방통위 국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때 평가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심사에서 TV조선은 재승인 기준 점수를 넘었다. 그런데 이를 안 방통위 국장과 과장이 심사위원 2명에게 평가 점수를 알려주면서 ‘점수를 깎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결국 심사위원들이 ‘공적 책임과 공정성’ 점수를 깎아 다시 제출했다. 이 때문에 TV조선은 기준 미달(104.15점)이 됐고, 방통위는 이를 근거로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내렸다. 재승인 기간도 법정 4년이 아닌 3년으로 줄였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실무자인 공무원들이 이런 불법 조작을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 조작을 몰랐나. 그는 방통위에서 정권 하수인 노릇을 해온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월성 1호가 경제성 조작 사건’ ‘교육부 2018년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집필자 동의 없이 무단 수정 사건’ 등을 언급하며 “그런데 과장급 공무원만 처벌받고 윗선을 조사도 받지 않았다. 방송 재승인 점수 조작만은 진짜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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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독재' 반대 전국적 저항 본격화

(수정)벼랑끝 민생과 검찰독재·전쟁위기에 맞서는 '비상시국회의' 개최키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2.02 00:03
  •  
  •  수정 2023.02.02 15:37
  •  
  •  댓글 5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와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추진을 위한 1차 간담회가 1일 오후 서울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띤 토론속에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벼랑끝 민생위기속, 날로 심화하는 윤석열정부의 검찰독재와 전쟁위기에 견디다 못한 전국적 저항 운동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지난해 12월 28일 민주화운동 원로들이 망라된 민주평화포럼이 시국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80여명의 지역 및 부문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검찰독재와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추진 1차 감담회'를 열어 오는 2월 25일 전국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 퇴진, 규탄, 탄핵 등 상이한 목표와 전망아래 개별 행동을 해 왔지만 민주단체, 시민사회로서는 날로 악화되는 민생을 외면하고 친미일변도, 반북대결과 검찰독재를 앞세운 공안정국 조성으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기로 내모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분노가 폭발한 것.

이해동, 김상근 목사와 함세웅 신부, 청화, 명진 스님, 이선종 교무를 비롯한 종교계 인사와 신낙균, 신인령 등 여성계, 김중배, 임재경, 이부영, 김종철 등 언론계 원로들, 최명보, 박용일 등 법조계 인사를 비롯한 95명의 시만사회 원로들은 지난 19일 비상시국회의를 제안하고 이에 기층 민중단체 연합조직인 전국민중행동과도 연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자들은 집권 1년이 채 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화, 반평화 반북 군사대결, 반민생 반민중 공세가 노골화되어 총체적 위기가 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국민적 분노와 저항이 표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무기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진단아래 민주, 평화, 시민, 민중 진영이 중심이 되어 각계각층의 광범위한 '반 윤석열 정치운동'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말까지 각 지역과 부문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비상시국회의를 추진할 주체를 조직하기로 하고 민중운동 조직과 시민운동단체의 다각적인 참여를 강구하기로 했다.

또 하루가 다르게 민생의 파탄과 민주주의 파괴, 평화가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자체적 결의에 따라 광역 및 시,군,구 단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 주체를 적극 구성하기로 했다.

긴급한 위기상황임을 감안해 조직화와 본격적인 저항 투쟁을 동시 병행하는 '개문발차'를 선언한 것.

3.1혁명 104주년에 즈음해 오는 2월 25일 서울에서 전국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한 선언문도 준비중이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진행중인 '윤석열퇴진촛불집회'와 결합해 (가칭) 비상시국회의 촛불과 문화행동을 조건에 맞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을 구체화하기 위해 2월말까지 전국 각 지역과 부문별로 비상시국회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여기에 단체와 개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추진위원을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김상근 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국민분열과 갈라치기, 검찰독재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함성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온 나라에서 매일 아우성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 다시 민주주의와 평화를 세우고, 검찰이 권력의 주구가 되지 않도록 꿰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은 민족사적 견지에서 반민족적, 반민주적, 반공화주의적이며, 모두 반헌법적이고 탄핵감으로 충분하다"며, "하루라도 더 하면 나라가 허물어진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끝장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윤석열 검찰독재 반대의 기치아래 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은 생각이 다르더라도 무조건 이 깃발아래 모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제관계의 불확실성과 결합된 민생위기 속에 기후위기, 코로나19를 비롯한 생태위기, 그리고 그에 더해 민주주의와 평화가 위협받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당장 살기 어려운 아우성을 외면하지 말고 '차이는 뒤로 미루고 최대한 전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참가자들은 일부에서 2024년 4월 총선심판론 주장도 제기하지만, 당장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 귀결이 어떻든 지역·부문에서 전국적인 '반윤석열 연합전선' 결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전국 각 지역 대표들과 함께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희망행동22, 평화통일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참교육학부모회, 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중추사), 경기중부 비정규직센터,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서울지역 대학민주동문회연합, 한국YMCA전국연맹, 평화어머니회를 비롯한 각계 부문별 단체 대표들은 단결하는 모습을 위해 해당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간담회를 주관한 민주평화포럼, 주권자전국회의 원로들은 앞으로 전국 각 부문단체들을 찾아 더욱 협조를 구하고 해당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결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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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무역적자에 '고난의행군' 주문하고 '난방비 포퓰리즘' 자제 촉구한 중앙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2/02 09:15
  • 수정일
    2023/02/02 09: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월간 기준 적자 126억9000만달러 기록…‘역대 최악’

국민일보 “당국자들 무역적자에 안이한 인식… 총력 기울여야”

이재명-김성태 검찰발 기사 톱 건 중앙·동아, 감사원 코드감사 지적한 경향·한겨레

‘반도체’와 ‘중국’, 한국 수출의 두 축이 흔들리면서 무역수지가 월간 기준 역대 최악 적자(12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적자 규모의 26.7%에 이른다. 2일 아침신문은 1면에 해당 소식을 전하며 일제히 경고등을 켰지만 사진은 제각기 달랐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SK 실트론 공장 방문 사진을 1면 상단에 배치해 ‘혁신 지방대 1000억 지원’, ‘반도체 기업 지원’ 등 대통령 대응책과 발언에 주목했고 동아일보는 매화마을의 봄꽃 사진, 경향신문은 꽁꽁 언 고드름 그림으로 경제 한파를 강조했다.

▲ 2일 서울신문 1면 사진.

▲ 2일 동아일보 1면 사진.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한 462억7000만달러(약 57조 원), 수입은 2.6% 감소한 5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심각했다. 1월 수출이 60억 달러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5% 줄어들었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까지 떨어져 그간의 20%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동시에 대중 수출은 91억7000만달러로 1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해 한때 월 기준 30%까지 차지했던 중국 수출 비중이 19.8%까지 떨어졌다. 줄곧 이어졌던 중국 제로 코로나 방역의 수요 부진이 최근의 리오프닝 효과를 이긴 것이다.

▲ 2일 아침신문 1면.

중앙 “난방비 포퓰리즘 자제해야” 경향 “사각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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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경향신문 1면.

정부는 부진 개선 전망을 내놓으며 급한 불을 끄는 모양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해외 주재 재정경제금융관 회의에서 “1월 수출입 동향은 아직 우리 경제가 극심한 한파의 한가운데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국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추경호 부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올해 경기가 상반기에는 저조했다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상저하고’를 기대할 만큼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한국이 성장의 정점에 달했다는 의미로 ‘피크 코리아(Peak Korea)’ 얘기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도체와 중국의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당국자들의 안이한 인식으로는 수출 활로를 뚫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2일 국민일보 사설.

▲ 2일 동아일보 3면 기사.

보수지는 반도체 세제지원 등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 <‘반도체 세제지원 법안’ 국회 논의 0회> 기사에서 “정부가 지난달 반도체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법안을 냈지만 정작 국회에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회가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버리면 인공지능(AI)이나 바이오, 자동차 같은 다른 업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이어 사설에서도 “어려울 때일수록 수출 활성화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리는 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도 사설에서 “정부는 올해 초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올린 법안을 제출했지만 거대 야당은 ‘재벌 특혜’라는 엉터리 논리로 어깃장만 놓는다”며 “반도체는 한국경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 2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난방비를 언급하며 중산층 지원이 적자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사설 <역대 최대인 1월 무역적자…‘고난의 행군’ 각오해야>에서 중앙일보는 “‘난방비 대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은 따뜻하게 보살펴야 하지만, 혹시라도 중산층에게까지 대거 난방비를 지원하자는 ‘난방비 포퓰리즘’은 자제해야 한다”며 “국민 대다수에게 에너지 가격을 보조하게 되면 가스나 전기 요금을 현실화해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어긋나고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도 걸림돌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반대의 사설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사설 <난방비 추가 지원, 남은 사각지대도 챙겨야>에서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지원(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59만 2000원 난방비 지원)은 지역난방을 쓰고 있는 10만여호에 달하는 임대주택 가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지역난방 사업자 대부분이 민간이어서 가스요금 감면을 강제하기 어렵다. 별도 대책을 고안하지 않으면 이들은 온기 없이 겨울을 견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민 연료인 등유를 쓰는 저소득층 지원대책도 보이지 않는다. 이번 지원은 정부 재정에서 지출되는 것이 아니라 적자가 수조원대인 한국가스공사가 부담토록 한 것이어서 ‘폭탄돌리기’ 인상이 짙다”면서 “정부는 이번 지원대책으로 끝내지 말고 사각지대를 더 찾아내야 한다. 에너지 수급위기가 장기화될 것인 만큼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필요하다. 예산이 더 필요하다면 추경도 마다해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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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혹 주목한 중앙·동아, 감사원 코드감사 비판한 경향·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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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아침신문이 주목한 정치권 뉴스는 언론별로 갈렸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검찰발 정보를 인용하며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과 이재명 관련 수사 방향과 전망을 보도했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감사원의 경기도 성남시 감사, 문재인 정부의 고용보험기금 실태 감사, 문재인 정부 때 지급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 대한 자료 조사 등을 거론해 ‘코드감사’를 비판했다.

▲ 2일 중앙일보 3면 기사.

▲ 2일 동아일보 5면 기사.

중앙일보는 이재명 관련 의혹을 정치면 톱으로 걸었다. 3면 기사 <검찰 ‘김성태 대북송금’ 관련 이재명에 제3자 뇌물죄 조준>에서 중앙일보는 “검찰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3자 뇌물제공죄를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김 전 회장은 북한에 보낸 800만 달러의 성격을 ‘경기도가 북한에 약속한 스마트팜 비용 대납(500만 달러)과 이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 제공 차원’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전액 뇌물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면에 <“김용, 김성태 500만달러 北전달후 만나 고맙다 말해”> 기사를 냈다. 동아일보는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수감 중)이 2019년 5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을 만나 경기도의 남북 경제협력 비용 대납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5면에서도 동아일보는 “검찰은 특히 쌍방울이 북한과 경기도로부터 모두 요청을 받은 후 경기도의 남북경협 비용을 대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 그 경위와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검찰은 최근 쌍방울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통해 해당 계약서(쌍방울이 북한에 1억 달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 등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 2일 경향신문 1면 기사.

▲ 2일 한겨레 1면 기사.

반면 경향신문은 1면에 <감사원도 ‘대장동 의혹’ 경기·성남 들여다본다> 기사를 내며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기 고용보험기금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역점 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도 감사 대상에 올렸다.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경기도와 성남시는 상반기에 감사한다”며 “지난해 실시한 서해 공무원 피격 감사, 주요 국가통계 왜곡 감사에 이어 전 정권을 겨냥한 ‘정치 감사’, 현 정권을 의식한 ‘코드 감사’라는 비판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 역시 1면에 <감사원, 문재인 정부 때 ‘재난지원금’ 들여다본다> 기사를 내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때 지급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에 대한 자료 조사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또 올해 정기감사 계획에 경기도와 성남시를 포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지난 30일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의 지역화폐 사업 등에 대한 현지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성남시 정기감사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문 정부 재정건전성까지 들여다보겠다는 감사원>에서 “안 그래도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탈원전 감사 등으로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감사원장이 국회에서 “(감사원은) 대통령 국정운영 지원기관”이란 실언도 하지 않았나”라며 “감사원은 ‘정치감사’ 의심을 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체장을 지낸 경기도와 성남시가 대상에 포함된 건 꺼림직하다. “통상적 감사”라지만 이태원 참사 책임이 있는 서울 용산구, 레고랜드 사태의 진원인 강원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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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 2일 중앙일보 칼럼.

중앙일보는 인공지능 시대에서 저널리스트가 AI 기사의 ‘관리자’ 역할로 바뀔 수 있다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에바 존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는 2일 칼럼 <인공지능 시대, 저널리스트가 해야 할 일>에서 “가까운 미래에도 저널리스트가 존재할 것인가. 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최신 버전이 출시된 이래 미디어에서도 염려하는 주제”라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사 작성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 주식 전문 저널리스트로 근무하는 지인이 짧은 기사 작성에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바 존 사서는 직접 챗GPT에 ‘챗GPT는 저널리스트를 곧 대체할 것인가?’를 물었고 “챗GPT 같은 언어 모델은 예컨대 뉴스 요약본을 생성시키거나 데이터에 기반한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저널리스트의 작업을 돕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판단, 비판적 사고, 창의력을 대체할 수 없기에,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전적으로 대체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저널리스트는 정보의 진위를 검증하고 맥락을 제공할 책임이 있는데, 챗GPT 같은 언어 모델은 수행할 수 없는 작업입니다”라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챗GPT 최신 버전 이용자들은 챗GPT가 놀랍도록 정돈되고 정확한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상당한 오류와 가짜 뉴스, 부적절하거나 터무니없는 내용을 포함할 수도 있다는 데 동의하는 것 같다. 즉 AI에는 문체, 뉘앙스, 비판적 사고, 윤리성 같은 ‘인간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AI의 뉴스 생성 과정에서 저널리스트가 안전망 역할을 담당하면서 웹 스캐닝에 기반한 로봇이 뉴스를 생성하게 하면, 더 다양한 의견을 포괄하고 편향성이 적은 보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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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정말 천화동인1호 ‘숨은 지분’의 주인일까?

물증 없는 검찰의 허술한 논리, 정영학 녹취록과도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1.28. ⓒ뉴시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조사했던 검찰이 결국 기소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예상을 깨고 검찰의 추가 소환 조사에도 응했지만 당초 검찰이 정해둔 계획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이미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정사실화하고, 구체적인 시점까지 거론하는 중이다.

검찰의 논리를 요약하면 이렇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대장동 개발 이익의 일부를 받기로 약속받았으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대표도 이를 보고 받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대장동 개발 의익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가장 최근의 공소장을 검찰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는데, 대장동 일당의 범죄 사실을 기재하면서 '성남시장이 승인했다', '결재했다'는 표현이 빠지지 않는다. 이 대표에 대한 공소 제기가 아닌데도, 어떻게든 대장동 의혹과 이 대표를 연관 짓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대장동 개발 이익 일부가 모인 천화동인 1호에 숨은 지분, '428억원'이 정말 이 대표 측에게 흘러 들어간 것인지, 이 대표도 이를 알고 있었는지다. 검찰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 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자신의 천화동인 1호 지분 절반 정도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며 이 역시 이 대표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하지만, 공소장은 물론 대장동 관련 재판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영학 녹취록'에도 이 대표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찾을 수 없다. 결국 검찰의 논리는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 번복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는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빈틈이 많다.

'유동규→정진상→이재명' 흐름으로 보고·승인?
검찰이 제시한 논리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 2022.10.21. 자료사진. ⓒ뉴시스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은 지난해 11월 전후로 180도 달라진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는 물론 이 대표의 연관성도 일체 부인했던 유 전 본부장은 이 시점 이후 '이 대표 최측근에게 불법 대선자금을 건넸다'라거나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 씨가 자신의 지분 중 일부는 이 대표 측(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지분이라고 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김 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화천대유)이고,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천화동인 1호의 서류상 주인은 김 씨로 보이지만, 천화동인 1호 지분에는 유 전 본부장을 포함한 이 대표 측의 몫이 숨어 있다는 게 유 전 본부장의 최근 바뀐 주장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천화동인 1호에 숨은 지분 428억원의 주인은 유 전 본부장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는데, 유 전 본부장의 진술 번복을 기점으로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김용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실장이 차례로 구속기소됐다.

또 다른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도 비슷한 시기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라는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 대표 측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 씨에게 들어서 2015년 1월부터 알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공교롭게도 진술 번복 시점과 유동규 전 본부장, 남욱 변호사는 석방 시점이 맞물리면서 여러 의문을 자아냈다. 진술 번복으로 유 전 본부장 등이 받게 될 형량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들의 진술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 남은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작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측의 몫이 있다'는 말을 한 당사자로 지목된 김만배 씨는 천화동인 1호는 자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의 진술보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바뀐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논리에는 큰 허점이 존재한다. 지난 1월 12일 검찰이 유동규 전 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을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한 공소장을 보면 이 대표와 428억원에 대한 관련성이 설명된 대목은 두 부분이다.

"김만배는 유동규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자신의 지분 절반 정도를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으며, 유동규는 김만배의 제안을 정진상을 통해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대목과 "김만배는 향후 진행될 (대장동 개발 사업) 이익배당 과정에서 이재명 측 지분에 상응하는 구체적 금액이 확정되면 그 금액을 교부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으며, 유동규는 이를 정진상을 통해 이재명에게 보고해 승인받았다"는 대목이다.

유동규 전 본부장 역시 자신은 직접 이 대표에게 직접 천화동인 1호와 관련해 직접 보고하지 않고, 정진상 전 실장을 통해 보고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 대표에게 '우리 지분 몇 %다'라며 직접적으로 돈 얘기를 한 적은 없다. 그건 정진상이 이야기하게 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종합해보면 유 전 본부장이나 유 전 본부장 진술에 기초한 검찰의 논리는 '유동규→정진상→이재명'으로 이르는 과정을 통해 이 대표 역시 대장동 이익 중 숨은 지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인데,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정 전 실장이 알고 있을 가능성까지만 인정될 뿐 이 대표까지 이어지는 화살표는 여전히 모호하다. 더욱이 정 전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이익의 숨은 지분의 존재를 알고 이를 승인했을 것이라는 추정을 담았고, 언론은 이 부분을 대서특필해 부각했다.

정작 이 대표 측에게 주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금액이 확정된 후에는 이 대표는 물론 정진상 전 실장에게조차 보고했다는 내용은 공소장에서 찾을 수 없다. 검찰은 공소장에 2020년 7월 이 대표가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하게 되자, ‘유 전 본부장 등’이 김만배 씨로부터 받기로 약속 받았던 돈을 대선 준비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기로 했다는 취지로 적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유동규 측에 금원을 교부할 방안을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김만배가 유동규 측에 교부할 구체적인 금액을 428억원으로 특정했으며, 2021년 1월 31일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5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 5억원이 유 전 본부장의 주장대로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쓰였는지, 아니면 유 전 본부장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는지 구체적인 용처도 명시하지 않았다.

유동규의 바뀐 진술,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녹취록상 대화와 어긋나는 주장도 

 

 

 

'정영학 녹취록'에 담긴 녹취 내용을 부연한 정영학 회계사의 메모를 보면, 천화동인 1호의 실질주주로 유동규 전 본부장을 지목하고 있다. ⓒ뉴스타파 제공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전 대장동 일당이 나눴던 대화에서도 이 대표가 428억원의 ‘진짜 주인’이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얘기가 오간 정황이 전혀 없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019년부터 2021년 4월까지 대장동 일당의 대화가 녹취된 '정영학 녹취록'에는 428억원의 '진짜 주인'이 유 전 본부장이라는 얘기만 나온다.

최근 공개된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2020년 10월 30일 유동규 전 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등이 만나 지분 배분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다. 여기서 유 전 본부장은 천화동인 1호를 "내꺼"라고 지칭하고, 김만배 씨도 "동규 지분", "네꺼"라고 지칭한다.

김 씨는 지분을 챙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유 전 본부장을 안심시키려는 듯, "천화동인 1호가 남들은 다 너것으로 알아. 너라는 지칭은 안 하지만 내게 아니란 걸 안다"고 말하자,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는다.

정영학 회계사는 녹취록을 부연설명하기 위해 추가로 적은 메모에 천화동인 1호의 실질주주는 "유동규"라고 적기도 했다. 반면, 수익 배분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실장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이 내놓는 해명 또한 궁색하기만 하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정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영학 녹취록에는 천화동인1호의 428억원이 모두 유 전 본부장의 것이라고 나오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저도 여러 사건에 연루돼 있고, 거기 담당자들이 따로 있다"며 답하기 곤란하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민간업자들한테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팔면서 한다는 건 사실상…. 이 대표의 이름은 불문율이랄까, 금기사안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고, 일반적으로 (대장동 민간업자들도) 다 알고 있었고, 같이 공유했던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녹취록과는 다소 어긋나는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대장동 일당에게 돈을 요구하는 내용이 녹취록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녹취록을 보면 유 전 본부장은 오히려 자신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며 반복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민간업자들은 유 전 본부장의 돈 요구에 골머리를 앓는 대화가 자주 등장한다. 2013년 3월 20일, 남욱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먼저 '3장(3억으로 추정)이 필요한데 2주면 되겠냐. 그럼 너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 내가 해결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 대장동하고 말 것 아니지 않냐. 내가 그런 사람들 컨트롤하려면 총알이 필요한데, 너를 도와주려면 나도 커야 할 것 아니냐'고 얘기한 내용을 정영학 회계사에 전한다.

남 변호사가 부동산 개발 비리에 연루된 자신을 시장이 싫어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얘기하자, 유 전 본부장은 "그게 리스크면 (내가) 얘기를 하지, 형이 정리할 수 있는 일이고, 정리가 된다고 판단되니까 너한테 얘기 안 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형이 다 알아서 할게"라고 말한다. 유 전 본부장은 금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성남시장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2층'을 언급하며 "2층도 알아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장동 수익 배분을 논의하던 시점인 2021년 1월 20일에도 김만배 씨는 "유동규가 문제야. 유동규는 요번에 엄청 떼돈을 요구하고 있어. 그래서 내가 그 조건으로 '앞으로 공무원하지 말라'고, '공무원하면, (우리들이 돈 준 게 알려질 경우) 다 몰살한다'"고 말한 대화도 나온다.

대장동 사업 전반에 대해 이 대표가 지시, 승인, 결재했다며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검찰의 주장도 녹취록상 대장동 일당의 대화에 비춰보면 어색하기만 하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초반인 2013~2014년, 대장동 업자들에게 금품을 여러 차례 요구하며 '대장동은 니들 마음대로 하고, 돈이나 좀 만들어줘', '니가 다 알아서 짜갖고 완판만 나한테 얘기해줘라. 내가 시장님한테 보고할 테니까', '너(남욱 변호사)랑 나랑 상의해서 정하고 시장님한테 던져만 주면 된다', '내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남 변호사에게 말한 것으로 나온다. 정 회계사는 "구체적인 사업 진행 방안까지 유동규가 제시하고 있다"고 녹취록에 부연 설명을 달았다.

대장동 수익 배당이 시작됐던 2020년 3월 13일에도 김만배 씨는 "이걸(대장동 사업권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됨) 우리가 뺏어갈지 이재명이도 몰랐다"고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정 회계사는 여기서 나오는 '우리'란 '김만배+유동규'라고 적었는데, 유 전 본부장이 이 대표를 속인 채 민간업자들에게 도움을 줬다는 의미로 읽힌다. 검찰이 뚜렷한 물증 없이 일부 피의자들의 바뀐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이어가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은 상황들만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 검찰과 기자단 티타임 자리에서도 검찰이 확보한 물증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관계를 하나씩 설명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저는 천화동인 1호와 관계가 없고, 언론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번복된 대장동 일당의 진술을 가지고 저의 소유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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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구하다 죽었냐고? 재난은 신의 영역이 아니다

[인권학의 프런티어] 그들은 왜 이태원 '참사'를 부인하는 걸까

김민성 한국인권학회 이사  |  기사입력 2023.02.02. 05:05:23 

 

인권에 대한 물음이 쏟아지는 나날이다. 인권보장을 외치는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사이, 한편에선 그 목소리의 정당성을 두고 격론이 펼쳐진다. 갖은 물음에 답하기 위해 <프레시안>과 한국인권학회가 만났다. 인권은 사회적 화두인 동시에 연구와 학문의 대상이다. 학계가 쌓아온 '인권학' 연구를 사회적 화두로 다시 던진다. 사회학계 신진 김민성 박사가 글을 쓴다. 편집자 주.

 

나의 삶이 누군가의 기억이 된다는 것은 실로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탄생을 기리고 세상과의 작별을 애통해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필자에게 매년 돌아오는 10월 30일은 조금 특별한데, 바로 필자가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생일에는 즐거울 겨를도 없이,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믿을 수 없는 참사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나의 생과 대비되는 허망한 죽음들 앞에서 그저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어떤 재난이 사회적 참사인가 

 

정부는 참사 직후 용산구를 재난안전법에 따른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자에 대한 장례비와 치료비 등을 제공했다. 이 모든 조치는 이 사건이 사회적 재난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동법은 '사회적 재난의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명시한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고 상당히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사회엔 아직도 '행사'의 책임 소지를 두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사회적 재난은 인간의 부주의나 고의로 인해 발생한 재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폭우나 산사태로 인해 사람이 다쳤을 때, 사고 당시에는 자연의 무서움을 탓할 수 있겠지만 이후 사건 해결 과정에서 관계 당국의 부주의나 태만이 존재했음이 확인된다면 이는 인재, 즉 사회적 재난이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같이 명백하게 인간의 부주의나 고의로 발생한 사건뿐만 아니라 2011년 우면산 산사태와 같이 외견 자연재해로 여겨지는 사건들도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된다. 

 

과거에 재난은 신의 영역으로 인지되었지만, 이제 재난은 인간의 영향 아래 놓여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산업과 기술의 발전으로 지구에 미치는 인간의 영향력이 막강해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후붕괴와 같은 생태계의 변화도 인간이 초래한 재난이라 진단한다. 가령 2022년 파키스탄 국토의 1/3을 물속에 잠기게 만든 최악의 홍수, 2020년 4개월간 발생한 호주의 초대형 산불 역시 사회적 재난이라 할 수 있다. 

 

이태원 참사가 인재였다는 증거 또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좁은 골목길에 불법증축이 이루어졌고, 사고 당일에는 인파 사고를 방지할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다. 시민들의 안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재난 관련 기관들의 명령체계에도 문제가 존재했다. 다시 말해 이태원 참사는 인간의 부주의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사회적 재난인 것이다. 그런데 이를 이해하고 나서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위 사건들이 사회적 재난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걸까?  

 

 

 

 

"여보시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오." … 세 가지 부인 기제

'부인(denial)의 사회학'으로 저명한 인권사회학의 개척자 스탠리 코언의 말을 들어보자. (스탠리 코언 (2009).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조효제 옮김. 창비) 그에 따르면 개인 차원의 부인은 어쩌면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순기능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위협에 직면한 사회 전체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코언은 사회에 존재하는 부인 기제를 ‘어떤 것을 부인하느냐’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한다. 

 

우선 엄연한 사실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거나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문자적(literal) 부인이 존재한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현장조사에서 "저는 그날 이태원에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태도에서 이러한 부인 기제가 잘 나타난다. 문자적 부인은 고의적 거짓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을 시인하려 하지 않는 태도를 의미한다. 

 

둘째,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하지 않지만 사건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해석적(interpretive) 부인이 있다. 한 극우단체는 이태원 광장에 설치된 시민분향소 앞에서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가 정치적 목적으로 야당과 손을 잡았다'고 단정하며 희생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 바로 이 같은 태도에서 해석적 부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외부세력과 결합한다면 더 이상 선량한 피해자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취했다. 해석적 부인을 하는 이들은 전문용어를 쓰거나 프레임을 만들어 사건의 성격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셋째, 사실이나 통상적 해석은 받아들이되, 사건에 따라오는 심리적·정치적·도덕적 함의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함축적(implicatory) 부인이 존재한다. 피해자들에게 치료 또는 장례비용이 이미 지급되었고 어느 정도 보상이 되었으니 '현 상황에서는 책임자 파면과 처벌보다 진상규명이 우선이다'라고 주장하는 태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이들은 참사 자체는 인정하지만 참사를 시급히 조처해야 할 도덕적인 사건으로 여기지 않거나,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공감하기를 꺼린다. 

 

함축적 부인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사건의 함의에 침묵하는 태도로 진화한다. 사건 해결에 대한 의지와 당사자의 직접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한 지휘부 수사 및 책임자 처벌보다, 피해자 참여 없이 피상적인 진상규명만을 우선시하는 정치권 및 사고 책임자들의 태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부인은 사건에 대한 사회심리적 상태에서 기인한다. 문자적 부인은 무지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고, 스스로 도저히 진실을 인정하기 힘겨울 때도 발생할 수 있다. 해석적 부인은 어떤 사실이나 사건 자체를 정말 이해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고, 도덕적·법적 책임을 회피 또는 이용하기 위한 행위에서도 초래될 수 있다. 함축적 부인은 정치적·도덕적·심리적 불안을 덜기 위한 계산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지난 1월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는 손제한 이태원 특별수사본부장. 특수본의 수사는 행정안전부 등 ‘윗선’의 책임에 눈감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는 1일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특수본 수사가 “군중난류로 참사가 발생했다는 사실 외에 어떠한 진상도 밝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위 논의를 정리해보자. 모든 부인은 인지, 감정, 도덕성, 행위와 관련돼 있다. 다시 말해, 부인은 타인에 대한 공감의 결여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부인'은 어떻게 '시인(acknowledgement)'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 시인은 공감을 행동으로 이끌어 내는 사회적 기반 조성을 통해 가능하다. 

 

재난 상황에서 지켜져야 할 열 가지 인권 원칙 

 

부인의 기제가 작동하는 사회에서, 재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재난은 발생 그 자체로 인권의 상실을 초래한다. 따라서 모든 재난 대응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함은 물론, 그 전 국면에서 인간 존엄과 인권 보호가 중시되어야 한다. 재난 상황은 질병, 경제적 곤궁, 나아가 불처벌, 피해자 비난 문화 등으로 전이될 수 있기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인권적 제도와 절차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즉 ‘인권에 기반한 접근'은 공감과 시인을 바탕으로 한 인도적 재난 대응의 핵심이 된다. 

 

재난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온 사회학자 유해정은 재난상황에서 지켜져야 할 10가지 인권 원칙을 제시한다. (유해정(2020) <재난 피해자들의 인권침해 경험연구>. 민주주의와 인권, 20(2): 129-168.)

 

①신속하고 책임 있는 대피, 구조, 수습에 관한 권리, ②재난 시 필요한 지원을 받을 권리, ③재난 및 피해자와 연관된 모든 의사결정과 정보를 제공받고 진실을 알권리, ④재난 및 인권침해자에 대한 책임 묻기를 통해 정의를 실현할 권리, ⑤배・보상을 포함한 체계적 피해회복과 생애주기에 맞춘 치유에 관한 권리, ⑥기억과 추모의 권리, ⑦철저한 재발방지 및 안전에 관한 권리, ⑧공정하고 책임 있는 언론을 만날 권리, ⑨이 모든 과정에 의미 있게 참여하고 협의하면서 ⑩차별 없이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가 그것이다. 

 

주목할 점은 모든 권리의 이행이 재난의 책무 주체인 국가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재난에 인권이 통합된다는 것은 안전 패러다임의 재구성을 의미한다. 피해자 권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 이를 바탕으로 한 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 있는 태도는 재난 해결의 첫걸음이 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금도 책임자 파면과 처벌, 피해자 참여 등을 포괄한 독립수사를 통해 ‘피상적 진상규명’을 넘어선 참사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1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및 독립적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국가 책임이 이루어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자. 

 

1972년 독일에서는 제20차 하계 올림픽 대회가 개최됐다. 대회가 한창이던 어느 날,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검은 9월단'은 독일 주최 측의 허술한 보안을 뚫고 올림픽 선수단 숙소에 침입했다. 이 일로 유대인 선수단 11명과 독일인 경찰 1명이 살해됐다. 끔찍한 테러이자 사회적 참사인 이 사건을 두고 독일 정부도 수십 년간 유가족과 갈등을 겪었다. 유족들이 진실을 알 권리, 진상규명에 대한 책임, 합당한 배상액 등과 같은 문제가 오랜 기간 이들을 갈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건 발생 50년 후인 2022년 9월 5일, 정부와 유가족의 극적 합의 끝에 뮌헨 올림픽 테러 50주기 추모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독일연방대통령의 연설 첫 시작은 피해자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독일 정부는 '이스라엘-독일 역사가위원회'를 구성하여 과거사를 정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금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에 대해 '인권에 기반한 더욱 특별한 보호와 정책'을 수행할 때이다. 기억하자. 재난으로부터 피해자들을 구하는 일,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일은 국가가 피해자들의 상황에 인권을 기반으로 접근할 때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잊혀질 수 없는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비로소 시작된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가 마련한 시민분향소.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 ⓒ연합뉴스

 

 

※ 본 연재에서는 한국인권학회·인권법학회에서 공동 발간하는 학술지 『인권연구』에 실린 시의성 높은 논문을 선정하여 소개합니다. 본문에 언급된 논문은 아래 링크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소개 논문>  

 

최웅식. 2022.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대통령 「1972년 뮌헨 올림픽 테러 50주기 추모식」 연설." 『인권연구』 5(2): 189-209. 

 

<다운로드 방법> 

 

링크 클릭→(오른쪽) 'PDF 다운로드' 클릭 

http://journal.kci.go.kr/jhrs/archive/articleView?artiId=ART002913976

김민성

한국인권학회 이사. (현)환경사회학회 연구이사. (현)한국인권학회 편집간사. 사회학 박사로 유튜브 '눈맑은기린'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성공회대에서 「환경문제의 인권적 전환: 충남 서북부 환경취약지역 주민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심 연구분야는 인권사회학, 인권 및 환경문제의 해결방안, 시민운동과 민주주의 등이다. 주요 연구성과로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활동경험에 대한 연구: 대전지역 시민단체 사례를 중심으로(2018)', '은평구 노인인권실태조사 및 중점과제연구: 재가노인을 중심으로(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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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윤석열에 맞서 ‘3GO’ 투쟁 선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2/02 08:29
  • 수정일
    2023/02/02 08:3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3.02.01 17:34
  •  
  •  댓글 0

[사진] ‘노동탄압, 민생파탄, 민주파괴 윤석열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

“임금 올리GO! 일자리 늘리GO! 국가책임, 공공성 강화하GO!”

민주노총은 1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 모여 ‘노동탄압, 민생파탄, 민주파괴 윤석열 심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는 집회 형식이 아닌, 종로-을지로-숭례문까지 행진하며 ‘1%의 부자, 재벌을 위해 일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고 2023 민주노총의 투쟁을 선포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 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열린 ‘멈춰라 노동탄압! 개정하라 노조법 2,3조’ 윤석열 정권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 [사진 : 뉴시스]

이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재벌, 부자를 위한 윤석열 정부에 맞선 민주노총의 투쟁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경제위기 속에서 노동자, 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최저임금을 비롯한 모든 노동자의 임금 인상 ▲해고 반대를 넘어 청년 세대를 위한 공공부문의 좋은 일자리 창출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책임과 공공성 강화 등 ‘임금-고용-공공성 강화’ 3대 요구를 중심으로 투쟁할 것”임을 선언했다.

인디밴드 ‘타카피’는 행진 차량에 올라 시민들을 상대로 공연을 펼치며 행진대열에 흥을 더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더 많이 일하고, 덜 받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개악”이라며 “이렇게 재벌들 배만 불리는 노동개악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노동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시민들을 상대로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노란봉투법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인정법’, ‘진짜사장 책임법’, ‘손배폭탄 금지법’이라며,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공공성 확대와 국가책임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난방비 등 공공요금 폭등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고, “폭발적 수익을 기록한 재벌들에게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대기업의 전기세는 올리지 않았고, 재벌과 부자에게 오히려 감세 특혜를 부여했다.

또, 건강보험 보장성 후퇴, 국민연금 논란 등을 꼬집으며 “어려운 경제상황 아래 시민의 삶을 지탱하고 유지하기 위한 두터운 복지의 증대”가 필요하다며 “국가책임 강화와 공공성 확대강화”를 요구했다.

숭례문에 도착한 대오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행진해 온 3천여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 1일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민주노총 금속노조 투쟁본부 발대식 및 투쟁선포식’. [사진 : 뉴시스]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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