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지침 완화, 대부분 ‘학교 자율’로
학교선 “자유” 신입생 대부분은 ‘마스크’
일관된 지침 없어 문의 이어지고 혼란도

정부가 기업과 경영인에 대한 경제형벌 규정을 없애거나 행정 제재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번에 손보는 경제형벌 규정은 모두 108개로 1차 경제형벌 규정 개선 과제(32개)보다 3배 많은 수준이다. 경향신문은 ‘친기업·반노조’를 노골화하고 ‘재벌 봐주기’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규제완화가 공론화 없이 진행돼 되레 사회적 비용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을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며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자 대통령실이 지난 2일 “반일 감정, 혹은 혐한 감정을 이용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조선일보가 창간 103년을 맞아 가짜뉴스 홍수시대에 진실을 좇는 저널리즘 관련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103년간의 기사에 대해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사료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최고의 아카이브”라면서 ‘레트로 조선일보’ 기획도 내놨다. 온라인 홈페이지 조선닷컴의 경우 뉴스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뉴스큐레이션 등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尹 규제완화 지시 후 2차 경제형벌 개선 과제 발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2일 경제형벌 규정 2차 개선과제 108개를 발표했다. 정부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공정거래법 위반)의 경우 형벌 부과에 앞서 시정명령 등 행정제재를 먼저 내리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면 형벌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법은 독과점 업체가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 활동을 방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2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오염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하거나, 폐기물을 불법처리(환경범죄단속법 위반)했다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집행이 끝난 지 3년 내 같은 죄를 지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내렸지만 앞으로는 형벌 조항을 폐지한다.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 제목을 <‘경제형벌’ 108개 풀고 ‘노조 처벌’ 법령 죄고>, 이어지는 4면 기사 제목을 <다단계·사행행위·안전 소홀 처벌까지 “과잉” 이유로 면죄부>로 각각 뽑고 “정부가 폐지·완화 대상으로 꼽은 형벌 규정에는 다단계판매와 사행 행위, 수중 레저 안전 관리 등 시민의 생명과 건강, 공정 경제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친기업’ 행보 속 규제 완화 바람에 사회적 비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안전에 대한 형벌 규정 수위도 손본다.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과 같은 수중레저사업자가 안전 관리에 소홀한 경우(수중레저법 위반)에는 6개월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해왔는데, 이 중 징역형은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안전검사 의무를 위반하거나 수중레저 시설물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당초 정부는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접 관련이 없는 행정상 의무 위반으로 판단되는 형벌 규정에 한해서만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지만 두 차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추진 과정에서 안전과 밀접한 형벌 규정까지 날림으로 사라진 모양새”라며 “무리한 안전규제 완화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 12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참사는 이명박 정부 당시 ‘도시형 생활주택’ 규제 완화가 빌미가 됐다”며 “주차 면적과 건물 간 거리 등 각종 규제를 풀어준 결과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불이 옆 건물로 옮겨붙으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사설 <‘경제형벌’ 무더기 완화, 재벌 봐주기 아닌가>에서 “규제완화는 투명성과 책임성이 중요하다. 재계나 업자들이 풀어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정부 혼자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경제 위기를 이유로 기업들에게는 당근을 주면서 노동자들에게는 채찍을 드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번 규제 완화는 공정거래법, 방문판매법, 수중레저법, 공인중개사법 등 개정이 필요하다”며 “국회는 108개 사안 모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尹 3·1절 발언에 대통령실 해명이 논란 키워
2일 대통령실 관계자와 출입기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기념사 관련 질문들이 이어졌다. 한 기자는 “일제 침략의 원인이 마치 우리 탓인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 있어서 현재 논란”이라며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관계는 늘 고민이 많다”며 “그래도 양국 국민들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어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서 오늘 아침에 모든 조간이 일제히 사설을 썼는데 대부분은 어제 대통령이 했던 연설과 같은 취지에서 논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3·1절 기념사 비판이 ‘반일감정 이용한 반사 이익’ 시도라니>에서 “언제부터 그렇게 언론 보도를 존중했다는 것인지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한국과 일본에는 두 세력이 있는 것 같다.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세력, 또 하나는 어떻게든 반일 감정과 혐한 감정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라며 “어느 쪽이 좀 더 국익을 위해 고민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세력인지 국민들이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무지한 폄훼이자 전형적인 이분법적 갈라치기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일본은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미래로 가자는 것은 역대 모든 정부가 견지해온 외교의 기본 틀인데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미래로 나아가자는데 어떤 시민이 수긍하겠나”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한일 정부 간에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해법 협의가 한창”이라며 “윤 대통령 기념사는 한국이 협상에서 양보할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정치적 반대 세력의 공세로 치부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강제동원 배상 문제 관련해 일본 피고 기업이 어떤 형태의 피해보상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한국 정부는 배상의무를 진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이 판결금을 변제하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조선일보는 <韓 정부 큰 부담 안고 대승적 자세 표명, 日 정부가 호응할 차례>에서 “정부의 대리 변제 방안에 대해 한국에선 반대 여론이 강하다. 가해자인 일본의 책임을 왜 한국이 대신 짊어지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사과와 함께 피고 기업의 보상 참여는 한국 내 반대 여론을 극복해 한일 관계를 미래로 돌려놓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부담을 진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전향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선일보는 “일본 정부가 자국 간 기업의 자발적 보상 참여 여부까지 방침을 정해 결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일본 정부가 보상 참여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을 밝혀도 한일 관계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파트너’ ‘협력자’ 발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국 대통령이 3·1 기념사에서 일본을 가해자로 비판하거나 반성·사죄를 요구하지 않고 협력을 강조한 것은 한국에선 쉽지 않은 대승적 자세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제 일본 정부가 화답할 차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조선 창간 103주년, 기획기사와 홈페이지 개편
조선일보는 창간 103주년을 맞아 “조선일보는 복고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최고의 아카이브”라며 “최근 화제인 복고 키워드 10개를 뽑고 과거 지면을 현재와 비교해 독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보여 주는 기획 ‘레트로 조선일보’”를 준비했다. 1920년대 젊은 세대에 대한 당시 신문의 평가, 1970년대 포니 자동차 관련 소식, 최근에도 인기인 붕어빵 관련 과거 소식 등을 다뤘다.
조선닷컴 홈페이지도 새 단장을 했다. 조선일보는 “뉴스Q(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해 대장동 사건,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실시간으로 속보를 이어붙여서 독자들이 따라가면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슈별 쟁점, 주요 인물 등을 따로 분류해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오피니언 기사를 읽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신문은 “이번에 도입하는 ‘칼럼 읽어주는 AI성우’는 기존 딱딱한 음선 변환 기술이 아닌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요앻 자연스럽고 또렷한 발음을 제공한다”고 했다.
또 조선닷컴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기존 세로형 뉴스 나열형 편집방식에서 가로형으로 바꿨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에선 좌우 스와이핑 기능을 확대해 더 많은 기사를 보기 위해 화면을 내려야 하는 불편을 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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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외무장관 회담, 공동성명 없이 폐막…美-러시아 외교장관은 10분간 '대화'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3.03.03. 07:18:04 최종수정 2023.03.03. 08:01:01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며 "당장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이런 주장에 반대했다. 평소 외교적 독립성을 강조해오던 인도는 이번 G20 외무장관 회담 의장국으로서 이들 사이의 의견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실패했다.
2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외무장관 회의는 팬데믹 이후의 경제 회복, 에너지·식량 안보 등과 같은 국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 2년째를 맞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여전히 의제의 중심에 있었고, 결국 공동 성명 발표 없이 막을 내렸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국제 평화와 경제적 안정을 위해 러시아가 침략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할 것을 계속 요구해야 한다"며 "불행하게도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유 없고 정당하지 않은 전쟁으로 또다시 얼룩졌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이 "G20 의제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맞서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농산물 수출을 방해해 세계 식량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극한 의견 대립으로 G20 정상회의는 공동성명 발표 없이 마무리 됐다. 인도는 대신 의장 요약 및 결과 문서를 통해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그것이 엄청난 인적 고통을 야기하고 세계 경제의 기존 취약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며 "핵무기의 사용이나 위협은 용납될 수 없다. 갈등의 평화적 해결, 위기 해결 노력,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각주에서 "오늘날 시대에 전쟁은 안 된다.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인도의 나힌드라 모디 총리는 사전 녹화된 개막 연설에서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우리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방해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를 했지만, 결국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주말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도 같은 이유로 공동성명 발표 없이 끝났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G20 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동을 가졌다. 약 10분간 진행된 이날 회동은 미국 측의 요구로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핵무기와 관련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복귀하라고 "간략히" 이야기를 나눈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쌍방이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줄이고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협정으로, 최근 러시아는 이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러시아에 스파이 혐의로 구금돼 있는 미국인 폴 휠런의 석방과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전쟁이 지속되는 한 지원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고,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창출할 유의미한 외교에 관여할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두 장관은 이동 중에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협상이나 회담을 열지는 않았다고 짧게 반응했다.

방역 지침 완화, 대부분 ‘학교 자율’로
학교선 “자유” 신입생 대부분은 ‘마스크’
일관된 지침 없어 문의 이어지고 혼란도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중학교에서 4년 만의 대면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스크를 벗어야 해, 말아야 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중학교 체육관. 초등학교 6년 중 절반을 코로나19와 함께 지내야 했던 학생들이 이날 중학생이 됐다. 서울여중은 사전에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이 ‘자유’라고 공지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220명의 신입생 중 민얼굴을 드러낸 학생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담임교사 소개 순서를 앞두고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지 말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학급에서 유일하게 ‘노마스크’로 참석한 노은서양(13)은 “눈치가 보이긴 해도 처음 보는 친구들에게 마스크 벗은 얼굴로 인사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반대로 학부모 김태화씨(41)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어 마스크를 쓰고 왔고, 딸도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챙기고 등교했다”고 말했다.
마스크 없는 대면 입학식이 가능해 진 것은 2019년 이후 4년만이다. 2020년에는 대부분 학교가 4월 중순이 지나서야 개학하면서 입학식을 생략했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비대면 또는 거리두기 입학식이 열렸다. 김태화씨는 “(초등학교)4학년부터 6학년까지 큰 행사들이 안 열렸기 때문에 언제 또 이런 행사가 취소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입학식에 왔다”고 말했다.

2일 서울 강동구 강빛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1학년 학생들이 인사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번 입학식을 시작으로 학교에는 완화된 방역지침이 적용된다. 정부는 지난 1월30일부터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을 자율화했다. 새 학기부터 발열검사와 급식실의 칸막이 설치 의무도 없어졌다. 학생과 교직원 전체가 입력해야 했던 자가진단 앱은 감염 위험이 있을 때만 등록하도록 변경됐다.
교육부가 마스크 착용·발열검사·급식실 칸막이 등 주요 방역지침을 학교 자율에 맡기면서 현장에는 혼란이 생겼다. 대면 입학식이 부러워 구경 왔다는 2학년 오은채양(14)은 ‘노마스크’를 찾아보기 힘든 입학식 풍경이 아쉽다며 “올해부터 자유라고 알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는 얘기도 들려서 쓸지 말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정부가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음에도 교실과 급식실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 1·4학년 자녀를 둔 A씨(45)도 새 학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공지 문자를 받았다. 그는 “학교에서만 굳이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되는 건 이해되지만, 이미 학교 밖에서는 거의 마스크 없이 생활하지 않느냐”고 했다.
정부가 일관된 지침을 주지 않으니 학교에서는 마스크 자율화를 요구하는 민원과 방역지침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초등학교 교사 B씨(25)는 “왜 다른 학교보다 방역을 더 강하게 하느냐는 식의 학부모 민원이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마스크를 벗으면 수업할 때 덜 불편하지만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생길까봐 고민”이라고 말했다.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는 활성단층(설계고려단층) 5개가 부산·울산의 고리원전과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주변에 있다는 사실이 정부 용역 단층조사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 활성단층은 과거 원전 건설을 위한 지질 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아, 원전 설계 때 고려되지 않았다. 월성과 고리에는 원전 14기가 건설돼 있고, 현재 2기가 건설 중이어서 내진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6년 9월 경주 지역에서 잇따른 지진으로 안전점검을 받은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최근 발표된 2017~2021년 행안부의 단층조사 결과 월성원전과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원전 설계에 고려되지 않은 5개의 ‘설계고려단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고리·월성원전 인근에 ‘설계 때 고려해야 하는 설계고려단층이 5개가 있다’는 설명자료를 제출했다. 원자력 이용에 따른 안전관리에 필요한 대책 등을 마련하는 조직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시를 통해 50만년 이내에 2차례 이상 또는 3만5천년 이내에 1차례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동성 단층’으로 규정하고, 이것이 원전 반경 32㎞ 안에 위치하면서 길이가 1.6㎞를 넘거나 반경 80㎞ 안에 있으면서 길이가 8㎞ 이상인 경우 ‘설계고려단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설계고려단층을 따로 분류한 것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으니, 특히 이를 고려해서 원전 내진 설계 등을 하라는 취지다.
고리·월성원전 주변에 설계고려단층이 있다는 사실은 애초 행정안전부 연구용역을 통해서 밝혀졌다. 행안부는 지난 1월 소속 기관인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누리집에 ‘한반도 단층구조선의 조사 및 평가기술 개발’ 최종 보고서를 올렸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이뤄진 연구용역의 결과물이다. 여기에는 한반도 동남권(경남·북, 부산, 울산)에서 14개의 ‘활성단층 분절’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활성단층은 지질학적으로 최근인 신생대 제4기(258만년 전 이후)에 지진으로 지표가 파열돼 가까운 미래에 다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다. 분절은 활성단층의 일부 구간을 말한다. 이들 14개 활성단층 분절 가운데 5개가 원전 반경 32㎞ 안에 있으면서 길이가 1.6㎞ 넘는 설계고려단층인 것이다.
이 5개는 울산 삼남읍 상천·방기·신화리의 삼남분절(2.0~10.5㎞), 경주 암곡동 왕산분절(2.1~5.9㎞), 울산 북구 창평동 차일분절(2.8~4.2㎞), 경주 외동읍 말방·활성리 말방분절(3.5~4.3㎞), 경주 천군동 천군분절(2.0~4.0㎞)이다.
고민정 의원실과 <한겨레>가 이들 5개 활성단층 분절의 좌표를 구글 지도에 입력해보니, 이 가운데 원전과 가장 가까운 단층은 차일분절로 월성원전까지 불과 12㎞ 거리에 있었다. 천군·왕산·말방분절은 월성원전 반경 13~21㎞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남분절은 고리원전 반경 26㎞ 안에 위치했다.
문제는 강진이 발생할 수 있는 단층이 원전 근처에 있지만, 지난 40여년간 고리와 월성에 들어선 원전 14기는 물론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설계에도 설계고려단층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수원이 고민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원전 설계에 고려된 단층은 5개 단층과 별개인 경주시 양남면의 읍천단층 하나 뿐이다. 읍천 단층은 행안부 단층조사 결과 길이가 1.5㎞에 불과해 원안위 기준에 따른 설계고려단층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은 안전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행안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 평가를 수행 중”이라면서도 “국내 원전은 밝혀지지 않은 단층으로 인한 최대 잠재지진까지 고려해 충분한 내진 여유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리·월성의 원전 16기 가운데 활성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규모 6.5 이상 지진의 내진 설계가 적용된 것은 신고리 3~6호기 4기뿐이다. 행안부 단층조사에 부산대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손문 교수(지질환경과학과)는 활성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규모에 대해 “평가할 때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마다 조금 달라도 최대 7 정도까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홍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고리·월성원전 대부분이 노후 원전으로 접어들고 있어 활성단층 발견이 더욱 우려스럽다”며 “각계 전문가들이 붙어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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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과거 원전 부지 조사에서 설계고려단층을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단층조사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과거 한수원의 원전부지 조사와 최근의 행안부 단층조사에 모두 참여한 전문가는 조사기술 부족보다 조사 의지 부족을 근본적 이유로 꼽았다. 이 전문가는 “과거 조사는 우리가 열심히 찾으려고 해도 한수원 쪽에서 진짜 위험한 게 안 나오기를 바라며 했고, 이번 행안부 조사는 목적이 찾는 거여서 꼭 찾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한수원 원전 부지조사 때 투입된 인원이 20명 수준이라면 이번 단층조사에 투입된 인원은 100여명 수준”이라며 “지금 인원만큼 투입했으면 (설계고려단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해바라기 대표변호사는 “원전은 지을 때마다 새로 지진지질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조사했다면 과거엔 몰랐더라도 최소한 신고리 3~6호기 지을 때는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찾아내 위험을 평가하면 원전을 짓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의도적으로 회피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원전 설계고려단층을 포함한 14개 활성단층이 확인된 것을 계기로 원전뿐만 아니라, 학교, 아파트 등 모든 건축물과 교량, 터널, 송유관 등의 구조물에 대한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각 관계기관에 통보해 기존 시설물에 대해 내진 보강 여부를 확인하고 장기적으로는 내진 설계 보완 검토를 하도록 했다”며 “올해 수립할 제3차 지진방재종합계획에도 보완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은 원전에 가장 위협적인 자연재해라는 점에서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정부 태도를 두고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행안부는 지난해 1월 단층조사 결과 최종보고서를 제출받고도 발표를 미루다 올해 1월 소속 기관 누리집에 올리는 형식으로 공개했다. 고민정 의원은 “정부가 150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투입해 활성단층을 대거 찾아내고도 흔한 보도자료 한 장 내지 않은 것은 원전확대정책에 끼칠 영향을 우려한 조처였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활성단층이 원전 뿐 아니라 원전 부지의 고준위 방폐물 저장에 끼칠 영향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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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2023년 3월 1일은 3.1절 104돌이자, 윤석열 정부가 맞는 첫 3.1절입니다. 또 한일 사이의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노동 문제의 해결이 임박했다는 말이 나오는 때에 열린 3.1절 기념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이, 그중에서도 일본에 대한 메시지가 무척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술에 물 탄 듯한 대일 메시지를 내긴 했지만, 광복절과 3.1절은 의미가 매우 다릅니다. 광복절이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을 축하하는 경축일이라면, 3.1절은 일제의 무단 통치에 항의해 자주독립을 외친 선열의 행동과 뜻을 기리는 날입니다. 따라서 광복절 경축사보다 3.1절 기념사가 일본에 대해 더욱 매서울 수밖에 없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지금까지 역대 정권도 그렇게 해왔습니다.
압도적으로 짧은 기념사에 내용도 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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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 ⓒ 연합뉴스 | |
저는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보고, 세 가지 점에서 경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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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3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 ⓒ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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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주년 3.1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에게 서울시민들이 ‘평화인권훈장’을 수여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국가인권위는 근로정신대 문제를 알린 공로를 인정해 양금덕 할머니에게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서훈후보로 최종 추천했으나, 한일관계 복원을 더두르는 윤석열 정부의 방해로 무산됐다. 양금덕 할머니가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
| ⓒ 권우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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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 ⓒ 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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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안 덮어두고 일본을 파트너로 띄운 윤 대통령” 조선일보 “한국 이제 과거사 싸움해야 하는 수준은 넘어선 나라”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 “검찰 출신 대통령 주변 포진…언론 지적에도 대통령조차 문제라고 여기지 않아” 디지털콘텐츠 봄 개편 소식 전한 동아일보 |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제104주년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정부에 과거사 관련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던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일본을 “협력하는 파트너”로 규정하며 대일협력을 강조했다.
한-일 협의가 진행 중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윤 대통령은 “3·1절 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3면 사진 갈무리.
2일 주요 아침신문들은 1면에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실었지만 평가는 달랐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진보언론은 중요한 현안은 덮어둔 일방적 저자세 대일외교라고 비판한 반면 보수언론은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3월2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3면 기사 <일본 책임 묻긴커녕…“우리가 세계변화 준비 못해 국권 상실”>에서 윤 대통령이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일제 식민지가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우리 내부 책임이란 주장으로 읽힌다”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주장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는 과거사 인식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3면 기사 갈무리.
<현안 덮어두고 일본을 파트너로 띄운 윤 대통령>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도 “균형감을 잃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하필 3·1절 기념식에서 아무런 대국민 사전 설명도 없이 갑자기 우리의 일방적 양보를 시사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내야 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이날 메시지가 우리 정부의 저자세 대일 외교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며 “당장 양국 협의가 진행 중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서도 일본 쪽의 입지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도 3면 정치면 주제를 ‘3·1절 기념사 논란’으로 정하고, <일본의 변화 요구 없이 “관계 개선”…일방적 저자세 비판>에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일본에 대해 일방적으로 협력 의지만 강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미래만 강조하면서 관계 개선을 위한 조건을 분명히 밝히지 않음으로써 반성 없는 일본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3·1정신에 부합한다는 윤 대통령의 말은 궤변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3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국가지도자로서 헌법 전문에 명시된 3·1운동의 의미를 제대로 새기고 있는지 의심케 하는 연설”이었다며 “주요 기념일의 연설은 지도자가 자신의 비전을 시민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해 사회통합을 촉진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다운 비전도, 리더십도 찾아보기 어려운 실망스러운 연설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했다.
반면, 보수언론의 해석은 달랐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징용 협상·정상회담 고려…日에 ‘가해자’ 표현 안해>에서 “양국이 과거사를 직시하되 미래를 내다보고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며 “양국 외교 당국 간에 진행 중인 강제징용 협상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이제 과거사 싸움해야 하는 수준은 넘어선 나라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과거 대통령들은 취임 후 첫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 날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연설 뒤 한일 관계가 서먹해지고 과거사 문제도 더 꼬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곤 했다”며 “과거에 매몰돼 관성적으로 일본을 때리는 것은 국가 이익을 해치고 전략적 선택지를 스스로 제약하는 일이다. 한국은 이제 과거로 논쟁하는 나라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한일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을 촉진시켰다는 평가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6면 기사 <尹, 3·1절 ‘위안부-징용’ 언급 안해…이달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는 “한일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의 핵심 쟁점을 놓고 막바지 협의 중인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며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일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 동아일보 6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무엇보다 강제징용 등 한·일 현안 타결을 도모하는 시점이라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화답을 끌어내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어 “한·일 관계 개선이라는 미명 아래 굴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야당이 국내 정치적 목적에서 이렇게 꼬집을 수는 있을 것”이라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치 현실을 직시하면 지금은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할 때란 지적이 다수”라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한겨레 “인사 참사 책임 안 진다는 한동훈, ‘무책임 정부’의 민낯”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관련해 검증 실패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책임선상에 있는 공직자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인사 검증 실패하고도 밀실·비밀주의 고집하는 법무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법무부는) 정작 국회와 언론이 묻자 함구하며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검증 절차와 내용이 불투명하니 인사 실패가 드러나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바뀌지도 않는 것”이라며 “온통 검찰 출신으로만 짜인 인사 라인부터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검증 시스템의 문제라며 인사 라인 개편엔 선을 긋고 있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법무부는 인사 검증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인사 검증 절차를 투명하게 밝혀야 잘못을 고칠 수 있다. 책임질 사람엔 책임을 묻고 검찰 일색의 인사 라인도 개편해야 한다”며 “막연히 시스템 문제라고 하면 인사 실패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힘들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검증 작업을 하고 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부터 법무부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일차적 인사검증 기구인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통솔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8일 ‘제가 정무적인 책임감을 느껴야 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엔 ‘아니다’라고 잘랐다”며 “말로는 책임감 운운하면서 실제 책임은 지지 않겠다니 국민을 우롱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아울러 한 장관이 “구조적으로 지금 (인사검증) 시스템이 걸러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권한 집중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에 대규모 인사정보관리단을 만들더니 이제 와서 구조적 문제니 시스템 결함이니 핑계를 대는 게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라며 “인사정보관리단은 거꾸로 국회와 언론의 질문에 일체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책임 정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정부다. 국민보다 대통령 측근이나 검사 출신 공직자들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국정 행태”라며 “이런 ‘끼리끼리 국정’을 고집하면, 갈수록 더욱 큰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도 ‘김순덕 칼럼’에서 “국민이 검폭에 받은 충격은 너무나 큰데도 대통령실에서도, 법무부에서도 책임진다는 사람 하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출신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하고 있다. 좌우 불문 언론이 아무리 지적해도 대통령조차 문제라고 여기지 않으니 시정이 될 리 없다”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은 ‘책임정치’를 하는 나라들이다. 그 나라들과 연대 협력하기 위해서라도 책임질 검찰 출신들은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했다.

▲ 동아일보 김순덕 칼럼 갈무리.
디지털콘텐츠 봄 개편 소식 전한 동아일보
동아일보가 디지털콘텐츠 봄 개편 소식을 전했다. 동아미디어그룹(DAMG)의 분야별 대표 콘텐츠 12개를 새롭게 선보인다. 낮 12시를 전후한 웰빙존에 취미와 여가생활을 위한 콘텐츠가 늘어나고, 주말에는 육아와 연예 콘텐츠가 추가된다.

▲ 동아일보 2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2면 기사 <뉴욕人-연예위키-부동산 빨간펜… 풍성해진 동아 디지털콘텐츠>에서 “스포츠와 과학, 게임, 연예까지…동아미디어그룹의 내로라하는 전문기자들이 ‘어벤저스’처럼 모인다”며 “야구 경기 없어 허전한 월요일엔 스포츠동아 강산 기자의 ‘스퀴즈번트’가, 축구 경기 없어 헛헛한 화요일엔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의 ‘풋볼빅이슈’가 있다. ‘이 주변의 연예박사’를 원한다면 금요일 ‘이승미의 연예위키’를, ‘좀 아는 자동차 덕후’를 만나고 싶다면 수요일 ‘원성열의 카이슈’를 찾으면 된다”고 소개했다.
과학전문지 동아사이언스 신수빈 기자가 풀어주는 과학 ‘씨즈 더 퓨처’,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의 ‘게임인더스트리’, IT동아의 ‘이럴 땐 이렇게’ 코너 등은 과학, 게임, IT 소식을 전한다. ‘김현수의 뉴욕人’에서는 김현수 뉴욕특파원이 한 달에 두 번씩 뉴욕인들을 소개하고, 네 아이 엄마인 이미지 기자가 ‘포에버 육아’에서 육아 노하우를 소개한다.
이밖에도, 동아일보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부동산 정책부터 청약, 상업용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등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설명해주는 ‘부동산 빨간펜’, 대장동 이슈를 비롯한 법조계 현안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법조 Zoom In’, AI와 데이터로 세상을 분석하는 ‘서영빈의 데이터경제’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홍정)와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대표),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 배상을 촉구하는 의원모임(강제동원 의원모임, 대표의원 김상희)은 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경민 진보당 공동대표 등 야3당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16_4534.jpg)
일제의 식민 지배에 맞서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전민중이 항거에 나선 3.1절 104주년을 맞아 정부 행사와 별도로 민주주의 회복과 민족 화해, 통일 한반도의 평화를 다짐하는 시민들의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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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인 김경민 6.15남측위 상임대표, 일본군 성노예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인 이나영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김상희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 배상을 촉구하는 의원모임' 대표 등은 대회 주최단체를 대표해 한 대회사에서 먼저 △군국주의 전쟁국가화 △과거 식민지 불법강점과 민간인학살, 강제동원, 성노예제에 대한 역사왜곡 △피해자와 재일동포를 멸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 △방사성 오염수 배출 등 일본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고발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전범기업과 전범 국가의 공식적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배제한 채 한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보상한다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끈질기게 들이밀면서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와 권리를 외교적 거래대상으로 전락시키고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들에게 면죄부를 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행태는 윤석열 정부가 "죽음으로 돈을 벌고 다시 죽음을 부추겨 세를 확장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민족적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굴욕적 외교로 일관"하면서 "전쟁 국가로 향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역사 정의를 짓밟고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반성을 모르는 일본 정부와 역사를 끝없이 퇴행시키고 민주주의를 도살하려는 대한민국 위정자들과 맞서서 어떤 공격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을 다짐한다"고 하면서 "이것이 바로 일제의 불법 강점과 민중수탈에 저항하며 주권을 되찾고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새로 세우고자 했던 3.1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양금덕 할머니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17_4619.jpg)
2018년 11월 29일 전범기업의 피해배상이라는 역사적인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장본인인 양금덕 할머니는 무대에 올라 "(대법원 판결대로 주면 모르지만 우리 기업 돈으로 배상금을 준다면)나는 그러기는 싫다. 아무리 없어도 이런 놈들한테 사죄를 받고 싶지 이리 동냥해서 주는 돈은 내 목적이 아니다"라고 거듭 단호한 뜻을 밝혔다.
양금덕 할머니는 16살 나이에 중학교 보내준다는 꼬임에 속아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에서 하루 10시간씩 비행기부품을 닦던 근로정신대 피해자이자, 1992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첫 소송을 시작한 이래 31년째 일제피해자 권리회복 운동에 기여해 온 인권운동가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추천한 양금덕 할머니를 서훈대상에서 배제해 빈축을 산 바 있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25_563.jpg)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18_4729.jpg)
이날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인 박석운 역사정의평화행동 대표는 결의발언을 통해 "일본 정부의 사죄도, 일제 전범기업의 배상도 실종되었고 대법원의 확정 판결도 무시하는 윤석열 정부의 해법안에 대해 양금덕 할머니 등 생존 피해자분들께서 '그 돈 안 받겠다'고 반대하시면서 정부의 계획은 계속 무산되고 있다"며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안을 제시한 지난 1월 12일 공청회가 갑작스럽게 발표되었지만 양금덕 할머니 등의 반대로 1천여개 단체와 300여명의 개인이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하고 45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하는 결과로 나타나자 설 명절 전에 마무리하려던 정부계획이 1차 무산됐다는 것.
3월 초에 끝내려는 정부의 2차 계획은 일부 언론의 단독보도 형식으로 보도되었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며 사실상 무산되었다고 말했다.
내용인 즉, 2월 말까지 피해자를 설득하여 3월 1일 대통령 담화를 발표해 확정한 후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세계야구대회 한일전을 일본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관람하며 굴욕적인 합의안을 기정사실화 하려했다는 것.
그러나 이 역시 지난 2월 16일 국회에서 강제동원 의원모임이 구성되고, 올바른 해법안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3.1절에 즈음해 3,100명이 참가하는 1인시위와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 등 거대한 국민적 저항이 표출되면서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박석운 대표는 "오는 5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관 형식으로 초청받기를 구걸하면서 일본의 사죄나 전범기업의 배상도 없는 굴욕적 합의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고 하면서 "불행한 사태의 진행이지만 예상되는 윤석열 정부의 친일 매국 행위를 돌파하는 국민적 승리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시민연대가 필요하다"고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양금덕 할머니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시민훈장'을 드리겠다는 취지로 진행중인 '대한민국 시민훈장 프로젝트' 크라우드 펀딩과 4월 25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개최할 예정인 시민콘서트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정부가 굴욕적인 강제동원 입법안을 졸속적으로 강행하려 한다면 주권자인 국민들이 긴급하게 진행될 전국적인 반대투쟁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19_480.jpg)
김상희, 윤영덕, 유정주, 박주민, 이용선, 이용빈, 서영교, 김경협, 남인순, 이수진 등 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참가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피해자가 억울해서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정부가 나서서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내가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마치 돈이 없어서 싸우는 것처럼 사람을 처참하게 모욕하는 것이 바로 이 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지난달 22일 일본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진행되는 날,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참가한 한미일 해상훈련을 개최하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보도자료를 발표한 점을 지적하면서 '자주 독립국으로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일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이행하고 가해자인 일본에게 관계 개선을 구걸하는 굴욕 외교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경민 진보당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지만 일본은 안보 문서 개정과 독도 영유권 망언을 쏟아내는 등 외교참사와 굴욕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민족 자주의 의지를 외면한 정권은 민심에 의해 심판받는다"고 경고했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부산과 광주, 대전, 울산, 세종에서도 열렸으며, 일본 도쿄 신주꾸역에서 재일동포들과 일본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3.1정신을 기념하고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는 촛불행동을 진행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3일 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범국민대회에 앞서 6.15서울본부와 6.15청학본부 대학생분과가 주최하고 서울겨레하나가 주관하여 같은 장소에서 '우리가 양금덕이다' 행사를 개최해 양금덕 할머니에게 시민들이 드리는 평화인권훈장 수여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22_5031.jpg)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광장을 출발해 외교부를 거쳐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을 하며 일본의 사죄, 배상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23_5058.jpg)
![극단 경험과상상 단원들이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담아 '집으로 가자', '인간의 노래' 등을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20_4917.jpg)
![주권선언 선포식에서 신낙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신홍범 전 조선일보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래경 다른미래 명예이사장,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 등이 선언문 낭독을 함께했다. 함세웅 신부와 김상근 목사는 대회사를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75_93521_4942.jpg)
앞서 3.1절 104주년인 이날 정오에는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앞에서 '검찰독재 ‧ 민생파탄 ‧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3.1혁명 104주년 대한국민 주권선언 선포식'이 열렸다.
오늘은 3.1 항쟁 104년이 되는 날입니다. 주권이 뺏기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횃불을 밝히며, 수탈과 착취, 폭력과 차별에 온 몸으로 저항했던 선조들의 역사를 다시 기억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조국 해방과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래서 더 참담합니다. 인종주의와 결합된 식민주의 자본주의 체제는 주변부 민중과 자연에 대한 수탈과 착취를 통해 무한 증식하며 경제와 안보 논리로 야만적 이면을 가리고 있습니다. 신냉전 체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수많은 무고한 민중이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고 삶터를 잃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다시 구(舊) 제국주의 패권 국가들의 전쟁놀이터, 대량 살상무기의 전시장이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전범국가 일본은 반성은커녕 적기지 선제타격 운운하며 자위대 역할 확대, 군비 확장,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군국주의·전쟁국가로 다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식민지 불법 강점, 민간인 학살, 강제동원과 성노예제의 과오를 반성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역사왜곡을 자행하며, 피식민지국 대하듯 피해국을 윽박지르고 피해자와 재일동포를 멸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가 적반하장입니다. 전 세계 곳곳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를 위해 해당 국가를 노골적으로 겁박하고, 생명의 바다를 방사성 오염수의 하수구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국내적으로도 급속한 퇴행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 공안정국’을 방불케 하는 윤석열 정권은 언론과 노동자, 시민단체를 적대시하고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며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철지난 공안몰이로 ‘빨갱이’로 낙인찍고 비판적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공정과 정의라는 언어로 포장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법치 질서와 사법적 절차를 앞세우며 스스로 탈법과 위법을 저지르고 무고한 민중에 대한 사회적 타살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죽음으로 돈을 벌고, 다시 죽음을 부추겨 세를 확장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민족적 자존심도 내팽개친 채 굴욕적 외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과 전범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 배상을 배제한 채 한국기업의 기부금으로 보상한다는 안을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끈질기게 들이밀며 일본 정부의 ‘성의’와 ‘호응’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와 권리를 외교적 거래대상으로 전락시키며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려 합니다. 전쟁국가로 향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위해 역사정의를 짓밟고 있습니다.
이를 등에 업고 혐오 발언과 차별로 밥벌이하는 자들, 집단 간 갈등을 부추기고 증폭시키며 이권을 챙기고 세력을 확장하려는 반민족, 반민주, 반평화, 반인권 세력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수요시위를 방해하고 피해자들을 모욕하며 참가자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어렵게 뿌리내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근간부터 흔들리고, 민족 화해와 통일, 한반도의 평화는 다시 요원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23년 3월 1일. 오늘 우리는 식민주의와 분단 냉전 체제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민족의 공생을 위해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을 결의합니다. 반성을 모르는 일본 정부와 역사를 끝없이 퇴행시키고 민주주의를 도살하려는 대한민국 위정자들에 맞서 어떤 공격과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일제의 불법강점과 민중 수탈에 저항하며 주권을 되찾고 평화와 공존의 질서를 새로 세우고자 했던 3.1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일 것입니다. 부당한 지배와 불의한 권력에 분연히 맞서 싸웠던 자랑스러운 민중의 역사를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해, 더 인간적이고 더 민주적인 세상을 위해, 더 너르고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며 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2023년 3월 1일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결성을 추진하며-
1919년 3월 1일 정오, 바로 이 시각, 우리 민족은 ‘인류 평등의 대의’에 입각하여 일제 식민통치로부터 ‘민족자존의 정권을 영유(永有)케 하노라’하는 <기미독립선언서>를 통해 민족자주권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104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이 나라의 주권이 우리 대한국민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통절히 선언한다.
안으로는 봉건왕조의 부패폭정을 극복하고 밖으로는 밀려오는 외세의 국권침탈에 맞선 구국운동이 동학농민혁명이었다면, 일제 식민지배에 저항하여 독립의 깃발을 세운 3.1혁명은 우리 안에서 치솟은 민중의 자주 역량이 만들어낸 역사의 이정표였다. 이로써 반제국주의 민족해방 투쟁이 들불처럼 확산되어 상해 임시정부를 수립, ‘민주공화국’이 우리의 국체임을 만천하에 공포하였다.
허나 순국선열들 피의 대가로 맞은 1945년 8.15 광복은 강대국들의 야욕으로 말미암아 국토는 허리가 잘리고, 있어서는 안될 동족상잔의 참화를 거쳐 1953년 끝나지 않은 정전(停戰) 상태로 고착되어 벌써 70년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한반도는 강력한 외세와 이에 결탁한 분단 독재권력이 동족간에 증오와 적대를 조장해왔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4.19혁명을 비롯하여 유신독재 반대투쟁, 부마민주항쟁과 5.18광주민중항쟁, 87년 6월시민항쟁, 그리고 빛나는 촛불혁명으로 대한민국을 세계에 우뚝 선 선진 민주국가로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어찌하랴! 세우는 데는 오래 걸리지만 허무는 데는 한순간이라더니 윤석열 정권 10개월 만에 대한민국이 자칫 치명적 위기에 부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국민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비겁하고 무책임한 저들의 태도에서 보듯, 친일 외세추종에 더하여 전쟁불사를 외치는 이 막무가내 정권을 그대로 두고 있다가는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겠다는 절박한 위기감에 빠져 있다. 민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대착오적인 탄압과 정치보복에만 열중하는 윤석열 검찰집단이 급변하는 세계 지각변동 속에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인가?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가 그러했듯 검찰독재가 어찌 하기에는 대한민국은 너무 큰 나라로 성장했다.
국제적으로도 자국 중심의 일방적 단극체제로 주도하려는 미국에 대해 도전하고 굴기하는 중국의 팽창으로 이제 세계는 다자적 다극체제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미국에 의존할 것이며, 어떻게 지금도 일본을 끌어들일 생각을 하고 있단 말인가? 우리는 지난한 세월의 역정에서 얻은 지혜와 용기를 발판삼아 호랑이의 눈으로 주위를 살피되 소의 신중한 발걸음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의 거센 도전은 누구도 피할 수 없고 어디라고 숨을 곳 없는 중차대한 사안들이다. 이제 민주주의와 역사를 거역하는 세력을 제외한 이 땅의 남녀노소 모든 계층의 시민들이 일어나 서로 손을 맞잡고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마땅히 행동과 실천이 중요하다.
이에 당면한 주권적 과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몇 가지 실천적 행동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하나, 국민주권이 실현되어야 한다.
우리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국민주권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무절제하고 무도한 검찰권·행정권 남용으로 인한 삼권분립 파괴, 국회 기능 무력화와 국정원·감사원 등 사정기관들의 발호(跋扈)로 말미암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기본부터 파괴되기 시작했다.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개혁, 선거제도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승자독식의 양당제도는 이제 대의정치로서의 효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게다가 위성정당 같은 사기술을 자행하는 기존 정치세력들의 행태로 인해 민주주의는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 이렇듯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올바른 선거제도를 비롯한 정치개혁은 물론이요, 시민들의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자치분권이 실현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국민주권’이요 ‘참정주권’이다.
둘, 언론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 언론 상황은‘권언유착’,‘언론탄압’이라는 개념으로도 해석될 수 없을 정도의 최악의 혼란상이다. 주류 언론은 이미 정권에 굴종하여 부역을 자처하고 있으며, 검찰 권력과 주류 언론은 유착이 아니라 벌써 한 몸이 되었다.
정권 유지와 여론 조작에 사활을 건 검찰독재 정권은 언론자유라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뿌리채 짓밟고 있다. MBC 등 방송매체를 장악하기 위한 권력의 횡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의도적인 가짜뉴스 편향뉴스로 시청자의 눈을 어지럽히고 있다.
언론이 올바로 서지 않으면 정치를 비롯한 그 어떤 것도 바로 설 수 없다. 진실을 되찾고 전달하기 위해서는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모든 시민들이 신뢰하고 당당할 수 있는 ‘언론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셋, 경제주권을 확장해야 한다.
브레튼우즈 및 WTO의 합의적 개방 체제가 무너져 가고 자국 이기주의가 대세를 형성해가는 오늘의 현실에서 한국경제의 실익과 기반을 다져가기 위한 산업과 통상의 정책, 그리고 금융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경제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미국과 서방,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에 주눅 들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남아프리카연방, 브라질 등 유력 개발도상국들과 정부-시민사회 간 교류를 넓히는 공공외교를 확대하는 것이야말로 외교와 통상을 통한 ‘경제주권’을 향한 길이다.
넷, 노동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온 국민의 절대다수가 노동자인 현실에서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노동 3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당연히 국제기준의 노동권과 작업 환경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윤석열 정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상(思想) 음해와 사찰을 통한 노동조합 탄압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노동주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며 노동자들의 정치적 선택과 행동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
다섯, 민생주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세계적 불황 속에 동반되는 고물가와 실업 불안 그리고 고금리로 인하여 일상을 위협받는 서민 생활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핵심 의무이다. 거대 재벌 기업과 소수의 기득권층만을 위한 정책이 아닌 일반 시민들, 생업 현장의 자영업자, 그리고 농산어민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초생활 보호정책, 내수 기반의 확대 그리고 국가안보 차원인 식량자급 등을 위한 ‘민생주권’을 확고히 세워야 한다.
여섯, 민족주권과 평화주권을 확립해야 한다.
민족의 저력과 전통을 바탕삼아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정의·인도주의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여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고 있다. 헌법에 규정된 대로 민족주권과 평화주권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일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민족을 편가르는 국가보안법 등 구태의 악법을 조속히 청산하여 남북간의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국회는 평화협정 협상추진 결의안을 채택하여 현 정권과 미국으로 하여금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교전 당사국(남-북-미-중) 4자회담에 나서도록 추동해야 한다. 종전선언, 비핵화,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정전협정 70년을 그대로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곱, 생명주권이 존중되어야 한다.
현재 인류사회는 자본의 탐욕과 성장우선주의에 의한 생태파괴·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재앙과 자원의 급격한 고갈 등으로 산업문명이 명백한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지속과 회복을 중심 주제로 삼는 문명생태적 전환이 시급하고 절박한 시점에 이르렀다. 한반도와 푸른 행성 위에 인류와 온 생명 그리고 산천초목이 영원토록 생장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마련하고 필요한 법규를 제정하는 동시에,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명 생태 운동을 힘차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엄청난 천재지변 그리고 일상화되어 버린 일급 전염병의 창궐 등에 대응하는 실천적 ‘생명주권’이 서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보다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것은, 미·소 냉전 분단 시대에는 미군의 장기(長期) 주둔을 획책했던 미국이 한술 더 떠서 일본까지 포함한 미·일·한 3국 군사동맹을 사주하면서 이제는 일본군의 한반도 재진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 마주서 있는 것이다. 외세에 굴종해온 분단 기득권세력이 일본군을 한반도에 끌어들여 일본의 군사적 지배를 다시 자초하는 망국적 행태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에 104년 전, 일제의 총검 앞에 맨 몸으로 맞섰던 “대한독립만세‘의 외침을 가슴에 새기면서 2023년 계묘(癸卯)년의 오늘 우리는, 무도한 세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민족 자존과 국민 주권”을 실현하는 한 길에 우리 모두 힘차게 나아갈 것을 선언한다. 아울러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결성함을 만천하에 선포한다.
3.1혁명 104주년을 맞아
검찰독재 ‧ 민생파탄 ‧ 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2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24 ⓒ민중의소리
일본군 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윤미향 의원이 1심에서 대부분 무죄를, 김 모 정의연 활동가가 전부 무죄를 선고받을 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가슴을 쓸어내린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이다. 윤 의원 뒤를 이어 정의연을 이끌게 된 이 이시장은 2020년 5월 취임 하루 만에 날벼락을 맞게 됐다. 윤 의원을 겨냥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이후 윤 의원을 둘러싸고 한국사회 안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이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전투를 끊임없이 치르고 있었다. 주목할 만 한 건 정의연이 그 전쟁 통에서도 쇄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이 이사장은 “이것도 역사의 과정이니 기록을 해달라”며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정의연 사무처에 떨어진 날벼락
이나영 이사장이 공식 임기를 시작한 건 2020년 5월 6일이었다. 당시 정의연을 오랫동안 이끌던 윤미향 전 이사장이 총선에 출마하게 되면서 공석이 된 정의연 이사장에 그가 선임되면서다.
이 이사장은 선임 직후 대구에서 지내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했다.
“당시 윤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기 전에 당연히 이용수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죠. 그때 할머니께서 출마를 허락해주셨다고 기뻐하던 윤 의원이 저한테 전화를 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런데 며칠 뒤에 할머니께서 다시 윤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출마하지 말라고 하셨대요. 그러다가 4월 24일 최용상 당시 가자평화인권당 대표와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셨어요.”
그 기자간담회는 언론에 크게 보도되진 않았지만, 정의연 논란의 ‘불씨’였다. 이 이사장은 이를 감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사장이 되자마자 가장 먼저 이용수 할머니의 마음을 다독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이사장은 “예전부터 구술사 작업을 하면서 피해자 지원 단체와 국내외 활동가들을 많이 만나왔다. 그분들에게 당시 이용수 할머니가 어떤 상태였는지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고립감을 느끼며 건강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였고, 오랫동안 함께 활동했던 윤 의원이 ‘위안부’ 운동을 그만두고 떠난다는 데 대한 서운함 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5월 8일 어버이날에 찾아오라’는 이 할머니의 말에 ‘그러겠다’고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서 정의연 쉼터 어버이날 행사를 하루 앞당겨 5월 7일에 열었다. 그런데 바로 그날, 대구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다시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이다. 이 이사장은 “기자회견 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이용수 할머니께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그냥 끊으셨다”며 “윤미향 의원에게 ‘지금 바로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봬야 한다’고 권했고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전했지만 어버이날 행사 등으로 다들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결국 ‘일’은 터지고 말았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윤 의원에 대한 마녀사냥은 시작됐고, 정의연 역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이 이사장이 취임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제가 대학 교수이기 때문에, 정의연 이사장은 비상근·비상임직이에요. ‘정의연 사무총장이 실질적으로 일을 하고 전체 사무처 총괄과 결재 정도만 하면 된다’, ‘전공 분야인 연구나 기록과 관련된 사업에 집중하면 된다’ 등으로 설득되어 이사장직을 수락한 거죠. 그런데 들어오자마자 그 ‘사태’가 터진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굉장히 안이했다고 후회하고 있어요.”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린 5월 7일 이후로 정의연 사무처는 거의 마비가 됐다. 정의연에 해명을 요구하는 언론의 전화는 끊이질 않았고, 정의연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다운이 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5월 8일 이용수 할머니를 찾아뵙기로 한 약속을 취소하고, 정신없이 사태를 수습하는 데 매진해야 했다. 수많은 기자들이 정의연 사무실과 주차장, 쉼터 앞까지 진을 치고 있는 상태에서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비상회의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 이사장은 “저도 이런 일을 처음 겪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는 정신을 못 차렸다.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원 등 온갖 곳에서 저희한테 자료를 요청했어요. 게다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당내에 TF를 만드는 바람에 국회의원들도 매일 자료를 요청했어요. 그래서 정의연 활동가들이 사무실에서 밤을 새어가면서 대응했습니다. 당시 회계 담당자의 몸무게가 7kg이나 빠질 정도로 정말 힘들었어요.”
윤 의원이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보수단체로부터 첫 고발을 당한 건 5월 10일이었다. 이후 정의연 관계자들과 이사들에 대한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검찰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있은 지 불과 일주일만인 5월 14일에 서울 서부지검에 사건이 배당된 것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보수단체인 자유연대가 정의연 사무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하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다 짜여진 각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의 강제수사도 즉각적이었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5월 20~21일 정의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에게 자료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검찰이 빈 박스를 몇 개만 들고 왔다. 결국 모자라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빈 박스도 사용하라고 다 줬다. 컴퓨터를 샅샅이 뒤지고 활동가들이 열심히 정리하고 보관한 자료 10년 치를 거의 다 가지고 갔다”고 밝혔다. 5월 26일부턴 거의 매일 정의연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시작됐고 엄청난 분량의 서면자료 요청이 쇄도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속하게 수사하고 언론에 제기된 모든 의혹을 규명하라”고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윤 의원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5월 29일이 되어서였다. 그 전까지는 정의연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인 업무상 횡령 혐의를 해명하려면 윤 의원 본인이 직접 나서야만 했다. 이 이사장은 그보다 앞선 5월 11일 정의연 차원에서 첫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오히려 “패착”이었다고 평가했다. “내용 숙지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의견 조정을 마치지도 않고 급하게 기자회견을 가졌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정의연을 몰라서 그래, 정의연의 활동을 잘 알리면 이해할 거야’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거죠.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어요. 기자회견 이후에 오히려 더 두들겨 맞았어요.”
이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는데, 바로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의 죽음이었다. 손 소장은 200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으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인물이다. 하지만 손 소장은 검찰의 마녀사냥식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고통스러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이사장은 충격에 빠졌던 그날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6월 6일 현충일이었다. 사무실에서 매일 밤을 새다시피 일하다가 ‘하루만 좀 쉬자’고 한 날이었다. 그때 손 소장이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게 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정신없이 손 소장의 집을 찾아갔다. 모두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을 당시, 이 이사장은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되뇌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정의연 이사장의 숨은 조력, 그리고 연대의 손길
손 소장의 장례가 끝난 뒤에야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6월 15일 처음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선일보 등에 대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정을 신청하면서 분위기 반전도 꾀했다. 이는 왜곡된 언론보도에 경고장을 날리는 분명한 계기가 됐다. 동시에 이 이사장은 정의연 활동가들이 모두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중 두 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한 명은 폐쇄병동에 입원해야 할 만큼 건강상태가 극도로 나빴다.
이 이사장도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쉴 틈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가 특별히 관심을 뒀던 것은 다름 아닌 이용수 할머니였다. 이날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이 이사장의 휴대폰에는 이 할머니의 부재중전화가 두 통이 와 있었다.
“이용수 할머니의 말 한마디가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었어요. 기자들이 할머니 입만 바라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용수 할머니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윤 의원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어드리는 일이 시급했어요. 무엇보다 피해자 지원 단체가 피해자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윤 의원을 비롯한 선배들의 헌신적인 피해자 지원 활동을 훼손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 이후로 할머니와 거의 매일 통화를 했습니다. 정의연이나 윤의원 관련 일이 보도될 때마다 기자들이 할머니께 멘트를 따려고 전화를 정말 많이 했는데 한 마디도 안 하셨지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지요. 이번 설에도 할머니를 찾아뵙고 왔어요. 오늘 아침에도 통화를 했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은 할머니와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관계가 되었어요. 저는 ‘어머니’라고 하고 할머니도 ‘우리 딸, 수고한다’라고 하시며 저를 많이 응원해 주십니다.”
이 이사장의 ‘숨은 조력’은 이뿐이 아니었다. 그 중 하나는 윤 의원이 국회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을 때 ‘제명 반대’ 탄원서를 조직하고, 부당함을 직접 호소한 일이었다. 이 이사장은 “1심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지금 제명을 하면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역사부정세력에게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하나는 1심 선고 직전 ‘선처 호소’ 탄원서 조직이었다. 이 이사장은 5가지 탄원서를 모았다. 정대협·정의연 선배 활동가들, 이용수 할머니를 오랫동안 조력했던 인권변호사, 피해자 지원단체 활동가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 그리고 이 이사장 본인의 탄원서다. 모두 윤 의원과 기소된 활동가의 헌신적인 활동을 증언하면서 판사에게 선처를 구했다. 이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칫하면 비판 여론과 함께 따라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이후 상당수가 가졌을 수 있는 오해를 풀고 신뢰를 회복하며 정의연과 계속 연대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설득했다. 탄원서는 그 노력이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이사장은 “너무 많은 분들의 도움과 지지와 응원이 있어서 큰 힘이 됐다”며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의연의 쇄신, 그리고 정의연의 연대
이 이사장은 1심 선고 소식을 재판정이 아닌 사무실에서 들었다. 이 이사장은 “한편으론 안도하고, 한편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날 밤부터는 2년 반이 넘는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올라서 마음이 힘들었다. 며칠 동안 안도감과 기쁨의 이면에 삭히고 있던 울분이 올라와 잠을 잘 못잤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휘몰아친 소용돌이의 근원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이 이사장은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한국의 극우세력과 정치권의 문제도 당연히 한 축을 이루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런 사태의 원인이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더해 그동안 감춰져있던 많은 소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불협화음을 낸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이 사태의 원인을 두고 이렇게 결론을 냈어요. 모든 일은 우연적이다, 다만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관건이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당시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의연에 대한 비판 논리 중 하나는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일제에 짓밟힌 피해자상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이 이사장의 반박은 날카로웠다. 민족주의의 다양성, 한국의 저항적 민족주의에 대한 평가를 무시한 비판이며 운동단체의 활동에 무지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어떤 집단이 특정한 민족에 속한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폭력의 피해자가 되거나 착취의 대상이 된 역사가 엄연히 존재한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질문하면 민족주의자가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냉전 분단 체제라는 독특한 모순 속에 있다. 이 모순을 민족이라는 개념을 빼고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느냐”며 “한국 최고의 페미니스트인 이효재 선생님도 이 문제는 민족의 문제, 여성의 문제, 노동자의 문제라고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사람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1980년대에 가졌던 인식을 2023년에 똑같이 가지고 있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성장해온 건 시민들의 비판적 자기 혁신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나”라며 “우리를 민족주의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낡은 이분법적 틀에 갇혀 있는 건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억울한 감정을 애써 삼켜왔다. 1심 선고 후에야 그간 겪었던 고통을 그나마 담담하게 밝힐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세를 낮췄다. 이 이사장은 수요시위에서 “지난 시련과 위기를 결코 잊지 않고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사려 깊지만 굳건하게, 분골쇄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실제 정의연은 2020년 8월 외부 인사들로 ‘성찰과비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내부 성찰을 바탕으로 조직 개혁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정의연은 ‘정의연 회계 관리체계 개선과 혁신’, ‘정의연의 조직·기능 및 사업의 개선과 혁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미래지향적 비전과 개혁안 마련’, ‘정기회원 중심의 튼튼한 조직과 시민 소통’ 등 4가지 제안을 받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책임과 권한을 가진 이사회로 새로 구성하고, 규정이나 체계도 정비했다. 효율적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홍보·교육·장학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정의연의 활동 범위가 최근 들어 넓어진 것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전통적인 진보단체의 활동은 물론이고, 미군기지촌 위안부 문제,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성착취 문제, 강제동원 문제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태원 참사 분향소도 지키고, 추모 집회도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핵심적인 연대체만 10군데가 넘다보니 우리 활동가들이 너무 바쁘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그동안은 저희 수요시위에 다른 단체들이 와서 연대를 해줬지, 우리가 다른 단체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준 적은 실제로 많지 않았다”며 “일제 강제동원 문제에도 관심이 적었다”고 성찰했다.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위안부 문제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어요. 젠더 이슈이자 인종 이슈이고, 민족 이슈이자 계급 이슈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문제가 중첩적으로 얽혀 있지요. 여기에 식민지, 제국주의, 분단체제, 냉전체제, 전쟁 이런 것들이 이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어요. 게다가 국내외 정치적 상황이 계속 바뀌면서 이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기도 했고요. 우리가 위안부 문제는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제의 본질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대답을 다들 잘 못해요. 사실은 잘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이 복잡한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다양한 연대가 필요합니다. 각 단체 혹은 시민들이 자기 문제로 연결 지을 때 비로소 위안부 문제의 본질이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연대라는 것은 상호적이고 쌍방향적이기 때문에,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연대의 중요함을 더 절실히 깨닫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지향점이 같다면 유연하게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에게 그런 점이 부족했다고 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연대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밝혔다. “사실 옛날에는 다른 단체에서 뭘 하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다른 단체가 하는 얘기를 듣고, 헌신적이고 훌륭한 활동가들과 같이 활동하다보니 굉장히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연대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건 나의 입장이 다 옳기만 한 것도 아니고, 올바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두 선은 아닐 수 있다, 다중적 위기에 대응할 더 너른 시야와 실천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 등이었어요. 연대란 그런 거죠. 서로가 서로를 갉아 먹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면서 성장시켜주는 그런 연대를 하고 싶어요. 저를 연구실에서 텍스트에만 갇히지 않게 해 준 많은 시민사회 활동가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꼭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기적처럼 저희를 일으켜 주신 많은 후원회원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정의연은 3월 1일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도 공동주관한다. 이 이사장도 이 대회 준비로 한창 바빴다.
“지금 우리가 처한 자본주의의 모순 혹은 대한민국의 위기는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고리들은 다 연결돼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를 착취하거나 수탈하는 그 힘은 너무나도 교묘하고 세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항하는 시민단체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에 수백 개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노동자, 환경, 여성 등 다양한 단체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 범국민대회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정의연의 핵심 키워드, 기억과 기록
현재 정의연이 진행하고 있는 핵심 사업은 ‘기억과 기록’에 관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에 열중하며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정의연은 이를 위해 기록연구사와 뉴미디어 활동가를 새롭게 채용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자료나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정리·보존하고 공유하기 위한 사업이에요. 기록을 창고에 넣어두면 100년 뒤에 누군가 보겠지만 그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 보는 겁니다. 그걸 할 수 있는 방법은 디지털 아카이브 밖에 없어요. 이건 단순히 사진이나 영상을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자료를 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그걸 저희가 전문가들과 함께 3년째 하고 있어요.”
첫 결과물은 3월 말경 나올 예정이다. 1992년부터 아시아 각국의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이 함께 진행한 아시아연대회의 관련 자료를 정리해 공개하는 것이다.
“여기에 많은 인력과 재정을 투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지속성을 담보하려면 사실 지원이 많이 필요해요. 그런데 저희는 정부의 돈은 받지 않기로 했어요. 만약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 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길 수 있거든요. 정권의 성격에 따라 자료 공개 범위 등이 좌지우지되기도 하고요. 물론 국가는 국가의 역할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단단한 시민사회가 없으면 기록이나 기억은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우리가 그동안 역사적으로 경험해봤잖아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억 공동체를 구성하는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저희가 아카이브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고요, 자료 기증도 부탁드립니다.”
이는 생존 피해자가 얼마 남지 않은 현실을 감안한 미래지향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 이사장은 “그간 사람들이 수요시위 현장에서 피해생존자들을 만나 감동을 얻고 용기를 얻으며 행동을 위한 자기 결심도 했는데, 생존자들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위안부’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이 들었다”며 “결국은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밖에 남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란 건 없는 것 같다”며 결국은 어떻게 기록되고 기억되느냐의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문제에서 가해자인 독일 정부가 끊임없이 반성하고 사죄하고 배상한다고 해서 홀로코스트가 해결됐다고 하나요? 우리는 왜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는지 잘 모르겠어요. 일본도 마찬가지예요. 역사적 사실을 감춘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나요? 사라지지 않아요. 한국 정부도 너무 한심하지요. 정부 간 야합으로 해결되었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역사가 지워지나요? 우리가 홀로코스트 문제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실천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그리고 유사한 일이 지구촌에서 발생했을 때 관심을 가지며 피해자의 상황에 공감하고요. 이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을 위한 실천으로 이어나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한편 이 이사장이 정의연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여성학 박사 과정을 밟으며 미국 기지촌 문제에 관한 논문을 쓸 때였다. 연구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당시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차장이던 윤 의원을 알게 된 것이었다. 이 이사장은 중앙대 교수가 된 이후에도 학생들과 수요시위에 참여하며 활동가들을 응원했다. 그러다가 정대협 20주년을 맞아 선배들로부터 위안부 운동사 연구를 제안 받아 논문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운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어 2015년 굴욕적인 한일합의에 대응하는 과정에 설립된 정의기억재단 이사로 들어가면서 단체 운영에도 본격적으로 관여하게 됐다. 정의연은 훗날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이 통합하면서 출범한 조직이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용감한 형사들 2(용감한 형사들)’에서 최근 3개월간 3명의 작가가 계약기간 등을 보장받지 못한 채 부당하게 잘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작가들은 메인작가 A씨의 눈치를 봐야하는 분위기에서 태도 등을 이유로 눈 밖에 나서 잘렸다고 주장했다. A씨나 방송사 E채널(티캐스트) 측은 계약해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용감한 형사들’에서 부당하게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작가는 세명(B·C·D씨)이다.
작가 B씨는 지난 20일 A씨에게 ‘다음주 방송(27일)까지만 일하고 나가달라’는 말을 들었다. B씨가 지난 1일부터 출근했으니 3주도 일하지 않은 채 해고통보를 받은 셈이다. 이틀 뒤인 지난 22일 해당 프로그램 아이템 회의를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강제탈퇴를 당했다.
A씨와 B씨의 22일자 대화 내용을 보면 A씨는 B씨에게 당초 27일까지, 즉 일주일의 시간을 준 것과 달리 당일(22일)부터 그만두라고 했다. A씨는 “내가 네 대본을 못 봐주겠다고 했다”며 그 이유로 “사건·사고를 전혀 안 해봐서”라고 말했다. ‘용감한 형사들’이 사건·사고를 다루는데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B씨의 태도도 지적했다. 해당 대화에서 A씨는 “지금 나한테 이렇게 서서 앉지도 않으면서 따지듯 얘기하는데 네가 네 행동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냐”고 말했다. A씨는 과거 B씨에게 메시지로 B씨가 보낸 대본에 대해 “이게 100%라고 생각하는 거지? 지금부터 소리내서 다섯 번 읽어봐”, “정말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정리하지 말고 그냥 줘, 정리하면 더 이상해지니까” 등을 보냈다.
B씨는 미디어오늘에 “초반에 메인작가 A씨와 일정이 있었는데 그때 늦었다는 이유로 이후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며 제대로 피드백을 받지 못하다가 잘렸다”며 “방송사고를 냈으면 몰라도 작가들 대본 보는 게 메인작가의 역할인데도 ‘네 대본 봐줄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C씨는 지난해 12월13일부터 출근했다. 지난 21일 A씨가 C씨를 불러 전날(20일) 근태를 문제 삼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미디어오늘에 “근태를 꼬투리 잡아서 당일해고했다”며 “비밀을 유지하지 않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제작진에 피해를 끼쳤거나 마감을 심각하게 못지키는 등 이유가 있을 경우 해고예고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가시방석에서 일하는 기분이었고 단순히 혼내고 말 일인데, 잘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C씨도 계약서를 보면 계약기간이 1월6일부터 4월7일로 돼있다.
D씨는 지난해 12월5~23일 3주간 근무했는데 당시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급여(문예료)를 정산받기 위해 지난 1월초에 뒤늦게 계약서를 작성했다. D씨는 자신이 급여를 얼마 받을지도 몰랐으며 관련 협상을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또 연차가 낮은 작가보다 급여가 적다는 사실도 일을 그만둔 뒤에 알았다. 그는 “나도 작가협회에서 공식적으로 경력을 인정받았는데 이건 A씨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것”이라며 “계속 원고를 독촉해서 남들보다 일찍 내게해서 흠결을 잡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D씨는 제대로 녹화조차 하지 못한 채 3주만에 일을 그만둬야 했다.
작가들을 작가들 채용을 실질적으로 메인작가의 권한이었고 작가들이 메인작가 눈치를 봐야하는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근무날짜와 다른 계약기간
계약기간 지키지 않은 계약해지
B·C씨가 E채널(방송사)과 작성한 계약서를 보면 계약기간을 지난 1월6일부터 4월7일까지로 정했다. B씨가 2월1일부터 출근한 것을 고려하면 프로그램 일정(1월13일부터 4월7일)에 근거해 계약기간을 실제 근무날짜와 다르게 작성한 셈이다. 또 지난 22일까지 일했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B씨를 자른 것이다. C씨도 마찬가지다.
A씨는 B씨와 대화에서 “너 다음 일자리 때문에 안 그래도 너무 급하게 정리(계약해지)를 해서 그부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서 미안하다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2018년 내놓은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에는 ‘부당한 계약취소의 금지’ 조항이 있다. 해당 조항에선 “‘작가’와‘방송사 또는 제작사’는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 계약의 내용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E채널 계약서에는 해당 조항이 없다. 표준계약서에선 계약해지시 작가가 부당하게 계약 내용을 위반할 경우 14일의 시간을 정해 계약해지를 통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E채널 측, 메인작가에 채용·해고 권한 없어
메인작가 A씨는 28일 미디어오늘에 “나도 해당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 작가”라며 “해당 계약은 4월7일까지 일한다는 뜻이 아니라 4월7일 방송분까지 계약한 것이고 다른 작가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4월7일 방송분 녹화가 지난 27일이어서 계약서를 쓴 모든 작가의 출근 종료일은 2월27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약해지 사실에 대해 부인했다. A씨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원고 때문에 녹화 일정에 문제가 생겼고 이로인해 예민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에 정식으로 계약해지를 요청하지 않았고 계약해지 절차가 진행된 바 없다”고 했다. 작가들의 업무가 계약서상 종료됐을 뿐 공식 해고 통보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해당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팀장(PD) E씨는 B·C씨와 메신저 대화에서 “나(E)는 해고를 지시하거나 명령한 적이 없다”며 “도의적으로 할 수 있는 건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B씨는 ‘메인작가 A씨가 작가채용을 주도했지만 계약서는 방송사와 맺은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E씨는 티캐스트(E채널) 측 입장을 전했다. 티캐스트 측은 28일 미디어오늘에 “A씨도 프리랜서 작가로 계약서를 쓰기 때문에 작가 채용 관련 면접을 보긴 하지만 채용하고 해고할 권한이 없다”며 계약해지 사실을 부인했다. 이어 “작가들(B·C)에게도 설명했고 동의한 내용”이라고 했다.
방송작가노조, 쉽게 자르는 문화 개선해야
방송작가유니온(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은 작가를 쉽게 자를 수 있는 방송계 문화와 함께 작가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계약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방송작가유니온 관계자는 28일 미디어오늘에 “(해당 작가들이 작성한 계약서에 대해) 갑작스러운 해고에서 보호해줄 조항이 없다”며 “방송작가유니온은 예전부터 해고 4주전 통보와 사용자 합의를 계약서에 명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다수 방송사·제작사는 이 조항을 넣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고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이를 사용자와 논의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이 하루아침에 해고당하는 일이 번번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서면계약서 작성 과정도 문제 삼았다. 해당 관계자는 “원고료, 지급시기, 계약기간, 업무내용 등을 명확히 기재한 서면계약서를 일 시작하기 전 사용자와 함께 검토·협의해 서면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 해고작가도 업무 시작 전 이런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계약서 쓰는 문화가 생겼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방송계 문화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해당 관계자는 “프리랜서 작가는 실수하면, 일 못하면, 팀 스타일에 안 맞으면 바로 교체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한 방송계 문화 탓에 작가는 너무 쉽게 해고되고 작가들은 해고 사유를 자신에게 찾으며 자책한다”며 “일반 직장이면 교육·수습 기간, 경력이면 최소한 업무에 적응할 시간을 주지만 프리랜서 방송작가에겐 적응하고 실력을 쌓아갈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미군정청 광장에서 열린 연합국환영대회에서 조선주둔군 사령관 하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만이 축사하고 있다(1945. 10. 20.). ⓒ NARA/ 눈빛출판사
▲ 1961년 11월 11일 미국 방문길에 일본을 방문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이케다 하야토 일본 수상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당시 박정희는 기시 노부스케를 비롯한 일본의 고위 정객들과 만나 머리를 깍듯이 숙이며 "일본을 형님으로 모시겠소"라고 말했다.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의 주역인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은 당시 이 만남과 관련 "결국 박 대통령이 꺼져가던 한일회담이란 장작에 다시 불을 지핀 셈이다"라고 회고록에 썼다.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2023년 2월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43,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결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74_323.jpg)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8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숭례문 앞에서 43,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노동개악 추진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면서 전 조직적 역량을 투여해 건설노조 탄압을 막아내고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결의했다.
대회장 주변에는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전교조, 민주일반연맹 등 민주노총 산별노조들이 대형 현수막을 걸어 투쟁하고 있는 건설노조를 응원하고 연대투쟁 의지를 과시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75_3235.jpg)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1% 부자, 재벌에게는 세금을 깎아 주고 영업사원을 자처한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권리는 박탈하고 서민의 생계는 파탄내고 있다”며 “1주일에 69시간을 일해 노예노동을 하라고 강요하고 파견법을 확장하여 더 많은 비정규직을 만들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법원의 판단과는 정반대로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협박하며 부패집단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현장 안전과 투명한 고용질서를 위해 노력한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뿌리 뽑겠다고 한다”며 이는 “법치가 아니라 폭치이고 공정이 아니라 불평등”이라고 단호히 규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끝마치고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76_330.jpg)
이어 “윤석열 정부가 관심 갖고 들여다봐야 할 것은 노동조합 회계가 아니라 국민들의 고통이다. 물가폭등 금리 인상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난방비 폭탄을 던진 자가 누구인가?” 물으면서 “서민생계는 내팽개치고 검찰집단의 우두머리가 돼버린 윤석열 대통령,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공안몰이로 수구보수세력의 선봉대가 돼버린 윤석열 정권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계속해서 “건설노조가 탄압받는 이유는 민주노총의 선봉에 서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다”며 “하기에 건설노동자들이 혼자 비를 맞도록 하지 않을 것며이 함께 싸울 것”이라고 선언하고 “민주노총은 이미 7월 총파업을 결정했고 또한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자행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건설노조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에 민주노총은 모든 것을 걸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한 “민주노총 투쟁의 맨 앞자리를 책임졌던 건설노조를 지키기 위해 위원장이 가장 앞자리에서 투쟁하겠다”라고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79_3417.jpg)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은 “(최근 광주고법에서 ‘건설현장의 관행인 월례비를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가운데) 건설사가 비리의 온상이고 불법, 무법천지의 주범인데 엄하게 건설 노동자만 때려잡고 있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갈과 협박에 쫄지 말고 좀 더 힘을 내, 탄압을 분쇄하고 현장의 주인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자“고 힘찬 투쟁의지를 전했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78_3353.jpg)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연대발언에 나서 “윤석열 정권이 경찰 장악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한 정순신 사건은 검찰독재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며 “공정거래위를 통해서 탄압하다가 성에 차지 않자, 채용 강요로 여론몰이를 하고 법원에서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인정하자, 월례비를 문제 삼았는데 월례비조차도 업체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이고 관행적인 금품으로 판결이 났음에도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폭로 규탄했다.
또한 최근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에 대해 “해묵은 색깔론으로 노동운동을 매도하며 금속노조에 대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금속노조는 건설노조, 민주노총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 노동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대회를 마무리하며 총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0_3449.jpg)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대회를 마무리하는 총화 발언을 통해 “오늘의 투쟁은 첫째. 윤석열정권의 탄압에 맞서 탄압에는 투쟁으로, 탄압에는 항쟁으로 나서겠다는 결의를 하기 위함이고 둘째. 윤석열정권과 건설자본들에게 건설노동자들의 엄중한 마지막 경고를 하기 위함이며 셋째. 건설현장의 주인은 건설노동자임을 당당히 선언하고 더욱 깊이 현장 속으로 들어가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모아 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에게는 최소한 인간답게 살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데 이런 건설노조를 깡패집단, 부패집단으로 매도하며 짓밟고 있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 면서 “우리는 과거 이름도 없이 노가다꾼으로 일했다. 안전은 무시되고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속에 이판사판 공사판에서 일했다. 이제 우리는 그런 현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우리의 조직 건설노조를 사수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건설노조는 생존권이고 버팀목이다. 건설노동자들을 범죄 집단으로 만드는 윤석열 정권과 건설자본의 거짓선전 분열책동에 우리는 수천수만의 망치가 되어 투쟁으로 박살내고, 건설현장의 당당한 주인임을 선언하자”고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호소하였다.
![문화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1_359.jpg)
![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선두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삼각지역) 앞까지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행진해 나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2_3528.jpg)
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선두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삼각지역) 앞까지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행진해 나갔다.
![참가자들이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과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해 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3_362.jpg)
한편 어제 진행된 건설노조 기자회견에서는 각 건설사에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주 52시간 초과근무 거부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작업 요구 금지 △이를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에 의거한 고발조치 등 강경 대응 △성과급(월례비)를 대가로 장시간 노동과 위험작업을 강요하는 건설업계 관행 중단을 요구하였다.
![행진을 마친후 삼각지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4_3622.jpg)
![민주노총 인천본부 이인화 본부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5_3641.jpg)
[포토 뉴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6_3848.jpg)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7_4048.jpg)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8_4134.jpg)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89_4214.jpg)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0_4243.jpg)
![문화공연이 중간중간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1_4311.jpg)
![참가자들이 풍물패를 선두로 행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2_5452.jpg)
![‘윤석열은 건설노동자 잡지말고 물가나 잡아라’.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3_5526.jpg)
![‘민주노총 총단결로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4_5559.jpg)
![망치 앞에 선 윤석열이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두손을 들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5_5626.jpg)
![노동자의 망치 앞에 선 검찰독재.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6_5646.jpg)
![풍물패가 앞장에서 대오를 인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7_5712.jpg)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8_5735.jpg)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499_5750.jpg)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303/207369_93500_584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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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열기가 자못 뜨겁다.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의 추락과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2주 전 조사에서 28.5%로 1위였던 정운천 후보는 이날 17.8%를 기록해 1위 후보와의 격차가 12.2%P나 크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던지고 지역구에 출마한 정 후보의 지지율 추락은 ‘정치 철새’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던 정 후보는 광우병 파동으로 해임건의안이 상정되는 파란을 겪는다. 이후 2016년 새누리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 후보는 박근혜 퇴진 촛불 이후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한다. 다시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면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6번으로 재선에 성공한다. 이렇게 20대 국회 4년 동안 당적을 무려 4번씩이나 옮겼으니 ‘정치 철새’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한편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 약진은 전주을 재선거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2.14 발표 여론조사는 조사기관 PNR-피플네트웍스이(가) 언론사 백경오 의뢰로 2월 10일에서 2월 11일까지 이틀간 휴대전화 가상번호 69%, 유선전화 RDD 31%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전라북도 만 18세 이상 남 녀 1,003명을 대상으로 100% ARS 방식 응답률 1.9%로 집계된 조사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연령별 성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2.27 발표 여론조사는 2월24~25일 이틀간 실시됐다. 전주시을의 인구비례에 따라 통신사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3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추출로 표집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3.6%p다. 총 통화시도는 1만795명이며 연결대비 응답비율은 6.8%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운천 후보에서 빠진 10.7%P의 지지율이 대부분 강성희 후보 쪽으로 간 것.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임정엽 후보나 김호서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원외 정당인 진보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가 나오자 지역 정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민주당 탈당파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데는 민주당 귀책 사유로 발생한 전주을 재선거의 특징과 관련 있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라 무공천 방침을 발표했지만, 임 후보와 김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출사표를 던지면서 무공천 방침은 빛이 바랬다. 더구나 양 후보의 단일화까지 논의되고 있어 “기회주의자들의 몰염치한 야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이 6.1%P 수직상승한 반면 민주당 탈당파들의 지지율은 1%대 변화에 그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전주을이 정의당 등 진보정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과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강성희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정당 지지도는 1%대지만, 강성희 후보의 인지도는 공직을 역임했던 다른 후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강성희 후보와 진보당은 가장 높은 예대차익을 남기던 전북은행의 대출 이자 인하 운동을 펼쳐 지역사회에서 호평받고 있다. 민생은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는 양당 정치에 원외 정당 강성희 후보가 경종을 울린 셈이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최대 위기…거취 압박 요구 높아질 듯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7. 19:34:40 최종수정 2023.02.27. 19:41:03
헌정 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결국 부결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장담한 '압도적 부결'은 아니었다. 이탈표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수십 표가 발생하면서 당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다.
이날 표결 결과를 두고 당 안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모두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당을 분리 대응하지 않으면서 당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표에 반영됐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날 투표를 통해 '샤이 비명(非이재명)계'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사퇴론에 더욱 힘이 실릴 예정이다. 이 대표로선 사법적 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당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李 '표 단속' 소용 없었다..."두려움에 집단적 의사 표시"
국회는 27일 김진표 의장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결과는 재석 297명 중 찬성 139, 반대 138, 기권 9, 무효 11. 부결이었다. '재석 과반수'인 가결 요건에는 미달됐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당초 민주당 지도부가 예상한 그림과는 달랐다. 민주당은 지난주 의원총회를 통해 '체포동의안에 대해 자유 투표로 임하되, 압도적으로 부결시킨다'고 결의한 바 있다. 굳이 당론으로 정하지 않아도 압도적 부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특히 검찰이 제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죄 사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으면서 비(非)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명분이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를 포함한 많은 의원이 '압도적 부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은 "검찰의 정치 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박주민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70표 이상은 부결표가 나올 것 같다. 가결표를 던질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확인한 실제 결과는 달랐다. 이날 본회의에 출석한 의원은 무소속 김홍걸 의원과 구속된 정찬민 의원을 제외한 297명. 이 가운데 국민의힘 115명과 정의당 6명, 시대전환 1명이 모두 찬성, 기본소득당 1명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5명이 모두 반대했을 것으로 가정하면, 민주당 몫 169표 가운데 최대 38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같은 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부결표가 161표 나온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무기명 방식으로 표결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탈표의 주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간 이 대표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공연하게 피력해온 비명계 의원들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 영장의 부당함을 직접 설명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지만,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날 결과를 두고 비명계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은 <프레시안>에 "예상 못한 결과"라며 "이재명 리더십에 크나큰 상처가 났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표 한 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도부 전체에 대한 경고 내지 심판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모든 상황을 강성으로 끌고 온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두려움에 대한 집단적 의사 표시"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이 대표 개인 문제와 당이 한 덩어리로 엮여있는 상황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 하에 전략적으로 투표했다는 취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도 민주당 의원들의 위기의식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접전 양상인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앞서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는 상황까지 가면 소신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샤이 비명계'의 등장은 최근 제기된 이 대표 사퇴론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대표가 압박 받는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다"고 했다. 다만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부결하고 나면 대표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발언한 설훈 의원은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상 못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당권을 쥐고 있는 친(親)이재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당내 반란표를 성토했다.
김 의원은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그들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시 친명계와 가까운 박시영 민주당 정치혁신위원도 "오늘 이후로 '개혁 대 반개혁', '혁신 대 반혁신'의 싸움이 민주당에서 벌어진다"며 "당원들이 나설 때"라고 '화력 지원'을 요청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날 표결을 계기로 친명과 비명계 간 갈등이 전면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무효나 기권표를 무작정 '이재명 반대표'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오기는 했으나 무효나 기권도 '체포 동의는 할 수 없다'는 전제라서,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점에는 뜻을 모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이번엔 '부스럭 소리' 없었다...가결 노렸나
한편 이날 본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 설명 가운데 '한 방'은 없었다. 한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는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한 장관이 '방탄 국회' 비판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민주당 의원들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한 장관은 이날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비교적 차분하게 영장 내용을 설명했다. 한 장관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민의 자산인 개발 이권을 공정 경쟁을 거친 상대에게 제값에 팔지 않고, 미리 짜고 내정한 김만배 일당에게 고의로 '헐값에' 팔아넘긴 것이고, 그래서 개발 이권의 주인인 성남시민에게 천문학적인 피해를 준 범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유하자면, 영업사원이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미리 짜고 10만 원에 판 것"이라며 "여기서 주인은 90만 원의 피해를 본 것이지 '10만 원이라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변명이 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시장 측은 위례, 대장동 공모지침서를 남욱, 김만배 등 일당과 함께 만들었다"며 "아예 수험생이 시험문제를 직접 출제하게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입장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손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겠다"고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민의 자산인 인·허가권을 사유화하여 현안이 있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노골적인 인허가 장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시간관계상 일부만 말씀드렸지만, 다수의 물적 증거들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사실관계와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성남FC 사건은 죄질과 범행의 규모면에서 단 한 건만으로도 구속이 될 만한 중대범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에 정한 구속사유인 도망의 염려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는 곧 중형 선고의 가능성을 의미한다"면서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주장대로라면, 이 나라에서 사회적 유력자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아야 하고, 전직 대통령,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던 것인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이 대표는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뚜렷한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영장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1000억 이상을 추가 부담시켜 업자들이 욕을 하며 반발한 사실, 정영학 녹취록 같은 무죄정황만 차고 넘친다"면서 "무죄 추정, 불구속 수사 원칙은 차치하더라도 소환 요구에 모두 응했고. 주거 부정,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 같은 구속 사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자를 대신하여 국회가 내릴 오늘 결정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앞날이 달려있다"면서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의원 여러분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달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이후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져야 하는데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상정·표결하기로 정했다.
체포동의안 부결은 21대 국회 들어 두 번째 사례다. 앞서 정정순(민주당)·이상직(무소속)·정찬민(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지만, 지난해 12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반대 161명으로 부결됐다.
한편 이날 개표 과정 중에서는 감표위원들이 부결표인지 무효표인지 논란을 빚은 기표를 두고 무효처리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가 된 표는 2표로, 표결 결과에 영향이 없음에도 이 논란으로 개표가 약 1시간가량이나 지연됐다. 김진표 의장은 선관위 파견 직원으로부터 자문까지 받은 후에 비교적 글씨가 뚜렷한 1표는 '부(반대)'표로,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1표는 무효표로 판정했다.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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