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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의 폭로 “할아버지는 학살자···가족들 ‘검은돈’ 쓰고 있다”

이유진 기자

차남 전재용씨 아들, SNS에 사진·영상 올려

이순자 추정 인물 스크린 골프 “연희동 자택”

“25만원밖에? 전효선 자녀는 초호화 결혼식

전재용, 미국 시민권 절차···전도사 사기행각

전재만,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검은돈’ 냄새

가족, 정신과 치료 기록 이용 프레임 씌울 것”

 

 

A씨가 자신의 어린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운데)가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있다. A씨 인스타그램

A씨가 자신의 어린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운데)가 아이들과 함께 침대에 누워있다. A씨 인스타그램

 

전직 대통령 고 전두환씨 손자 A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씨 일가의 호화생활을 폭로했다. A씨는 “전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며 “제 가족들이 행하고 있을 범죄 사기 행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폭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15일 A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전씨 부인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스크린 골프를 치는 영상을 올라와 있다. A씨는 이씨 추정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는 시설이 “연희동 자택에 구비돼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전씨 딸 전효선씨의 자녀 B씨의 결혼식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초호화 결혼식 사진”이라며 “25만원밖에 없다던 전두환씨 가족에서 어디서 이런 행사를 할 돈이 생겼는지 의문이다“라고 적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A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희동 자택에 구비되어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 전씨 부인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다. A씨 인스타그램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손자 A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희동 자택에 구비되어 있는 스크린골프 시설”이라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 전씨 부인 이순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골프를 치고 있다. A씨 인스타그램

 

전씨는 1997년 4월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선고 직후 전씨 재산 313억원을 찾아내 추징했다.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전씨는 2003년 4월 재산목록 명시 관련 재판에 출석해 “예금이 29만원”이라며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텼다.

A씨가 자신의 어린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A씨 인스타그램

A씨가 자신의 어린시절이라며 올린 사진 중 일부. A씨 인스타그램

 

A씨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씨의 아들인 전재용씨에 대한 글도 올렸다. 그는 “현재 전재용씨는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며 “법 감시망을 벗어나기 위해 전도사라는 사기행각을 벌이며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은아버지이자 전씨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를 언급하기도 했다. A씨는 “전재만, 현재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며 “와이너리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적었다.

A씨는 자신의 신원을 증명한다며 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포함해 가족사진과 여권 사진, 학생증 등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의 가족 외에도 지인들의 실명, 사진, 프로필 등을 올리며 성범죄, 마약, 부정 입학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일부 게시글은 신고로 인해 삭제됐다.

A씨는 영상을 통해 “자신 역시 범죄자”라며 “저의 죄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들이 저의 정신과 치료 기록을 이용해 프레임을 씌울 것”이라며 “저는 작년 1월부터 우울증, 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했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와 지금 몇 달간 일을 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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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청산’ 의혹 한국와이퍼 생산설비 반출 시도에 노조 반발

 

  • 발행 2023-03-15 09:42:35

한국와이퍼가 15일 회사 청산을 위해 생산설비를 사외로 반출하려고 하자 노동자들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는 한국와이퍼의 회사 청산은 기획 청산, 위장 청산이라고 보고,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위장 청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와이퍼가 15일 회사 청산을 위해 일방적으로 생산설비를 사외로 반출하려고 시도하면서 노동조합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경기도 안산시 반월국가산업단지 안에 있는 한국와이퍼 공장 안으로 사측 관계자 20여 명이 들어왔고, 트럭 17대가 공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동시에 경찰력도 공장 주변에 집중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은 “오늘 설비반출을 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측의 일방적인 회사 청산과 설비반출에 발하고 있는 노조 조합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공장 입구를 막으면서 사측과 대치하고 있다. 설비를 반출하기 전에 해야 할 해체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현재 금속노조 경지지부는 조합원들에게 한국와이퍼 공장으로 집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국와이퍼가 15일 회사 청산을 위해 생산설비를 사외로 반출하려고 하자 노동자들이 이를 막아서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기지부 시흥안산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는 한국와이퍼의 회사 청산은 기획 청산, 위장 청산이라고 보고,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앞서 한국와이퍼는 회사 청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지난달 21일 노조에 통보했다. 한국와이퍼는 당시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회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해고를 제외한 자산 처분 등 회사 청산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와이퍼가 회사 청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해고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회사 청산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노조는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노사간 단체협약과 부당 해고라는 법원의 판결에 위배되는 행위라면서 일방적인 회사 청산을 반대해왔다. 특히 단체협약엔 “회사는 청산, 매각, 공장이전의 경우 반드시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산을 처분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자산 처분을 강행하는 사측에 대응할 수밖에 없고, 이는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이 명시한 ‘제3의업체‘가 혹여라도 용역깡패나 기타 폭력을 유발한 경험이 있는 업체라면 더더군다나 형사적, 사회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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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망할 듯 호들갑... 지금이 기회입니다

합계출산율 0.78 쇼크? 차분히 따져보면 보이는 것들23.03.15 05:11l최종 업데이트 23.03.15 05:11l박진도(jd5285)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부터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 0.78로 떨어지면서 언론에 난리가 났다. '인구 소멸'이니, '청년 소멸'이니, '대한민국 소멸'이니 나라가 당장이라도 망할 듯 호들갑 떨고 있다.
그렇지만 인구감소는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겪고 있으며, 인구감소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이토록 특별히 낮은 이유는 무엇이고, 그 해법은 무엇일까.

인구 감소는 경제성장의 결과

 
아이는 열등재(inferior goods)인가. 근 50년 전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의 미시경제학 기말시험 문제였다. 담당 교수는 미국에서 갓 돌아온 젊은 교수였다. 경제학에서는 소득이 증가할 때 소비가 늘어나는 재화를 정상재(normal goods)라고 하고, 소비가 감소하는 재화를 열등재라고 한다. 소득이 증가하면 아이를 덜 낳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면 아이를 열등재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게 시험문제의 요지였다고 생각한다.

시카고 대학의 게리 베커(Gary Becker)는 1960년경부터 출산과 결혼의 경제학을 연구하였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베커는 부모가 자녀를 얼마나 낳을 것인가는 자녀를 키우는 효용과 비용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였다.

자녀는 부모에게 행복감을 주지만, 자녀가 늘어날 때마다 돌아오는 효용성은 감소한다. 반면에 자녀를 양육하면 다른 활동(경제활동 등)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자녀 양육의 기회비용은 자녀 양육으로 인해서 포기해야 하는 소득이다. 따라서 경제가 성장하여 임금과 일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자녀 양육의 비용은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베커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는 아이가 열등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성장의 결과이다. 소득이 올라가면서 사람들은 자녀의 수보다 자녀의 질을 더 중시하여 교육투자를 늘린다. 자녀의 수를 줄이는 대신 질을 높여 과거보다 더 높은 효용을 누리려고 한다.

실제로 출산율 감소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19세기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더 일찍 시작된 장기 추세다. 조출생률(인구 천 명당 출생아 수)과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 기간인 15세에서 49세 사이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모두 2차 대전 이후의 베이비붐 시기를 제외하면 20세기 내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오늘날 OECD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1명의 합계출산율이 필요하니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고 이미 진행 중이다. 다만, 이민이 인구 감소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인구는 2022년 약 80억 명에서 2050년에 100억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이는 아프리카를 비롯해 저소득국의 인구 증가로 인한 것이다.

베커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경제가 급속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가져온 것이다. 인구가 소멸되거나 대한민국이 소멸될 일은 결코 없을 테니 호들갑 떨 일은 아니고, 요즘 말로 하면 K-성장이 K-저출산(저출생)을 가져왔으니 그냥 받아들이는 게 좋다.

1970년에서 2022년까지 합계출산율이 4.53명에서 0.78명으로, 출생아 수는 101만 명에서 4분의 1인 24만 명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같은 기간에 일인당 국민소득은 280달러에서 3만 5000달러로 증가하였다. 고도성장은 임금 상승과 일자리 증가를 가져와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시간의 기회비용 증가를 가져왔다.

부모들은 자녀를 많이 낳기보다는 자녀 수를 줄이고 교육 투자를 늘렸다. 고등교육 진학률은 급속히 높아져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도 활발해졌다. 피임약이 널리 사용되면서 출산 결정에 대한 여성의 통제권이 증가한 것도 출산율 저하에 기여했다.

인구 감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구가 감소한다고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삶이 반드시 악화하는 것도 아니다. 인구 소멸 운운하는 사람들은 노동력이 감소해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을 과도하게 염려하는 성장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또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에 대한 부양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 복지비용 증가를 가져와 성장에 저해가 될 것을 염려한다.

그렇지만 인구 감소는 경제(성장)가 아니라 인간(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최대의 위기인 기후 변화는 지구의 한계를 넘어선 과도한 자원 사용 때문이다. 인구 감소는 생태 발자국을 줄여 기후 위기 대응과 생태 다양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구 감소는 여성이나 소수자 그룹에 경제적 기회를 늘려주고, 미숙련 노동자의 임금 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저개발국 사람에게 더 나은 취업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은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0.78명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일찍이 인구 감소가 시작된 일본조차 합계출산율이 1.3명 수준에서 안정되었다. 왜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을까?

경제성장 이외에 인구 정책의 실패가 하나의 요인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가족계획사업이란 이름으로 저출산을 장려하였다. 1970년대 정부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피임 시술의 무료 보급, 인공 임신 중절의 허용, 세금 감면 등 강력한 산아 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1980년대 들어와 전두환 군사정권은 예비군 훈련 중 정관 수술을 하면 잔여 훈련 시간을 면제해주고, 셋째 아이부터는 건강보험도 적용하지 않고, 공무원의 경우에는 가족 수당도 주지 않는 폭압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다. 다자녀는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죄악시되었다. 심지어 1983년에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마지노선인 2.1명을 밑돌 게 되었는데도 1996년에야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하였다.
  
큰사진보기인왕산에 오른 시민들이 빌딩이 가득한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1.9.11
▲  인왕산에 오른 시민들이 빌딩이 가득한 서울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2021.9.11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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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공화국, 서울공화국의 폐해

우리나라의 극단적인 저출산율은 단순히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도성장의 질이 좋지 않다. 정부의 불균형 성장 정책은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세계 유례없는 수도권 집중을 가져왔고, 불평등도가 세계에서 손꼽는 수준으로 높은 나라가 되었다.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몰려오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누릴 수 있는 반듯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더욱이 천정부지로 오른 주거비로 몸뚱이 하나 편하게 쉴 공간조차 마련하기 어렵다. 학력 간, 직종 간, 기업 간 임금 격차가 심하고 노동자의 절반은 비정규직이니, 부모들은 어떻게 하든 자식들을 대학으로 보내야 하고 그것도 좋은 대학으로 보내야 하니 엄청난 사교육비에 허리가 휜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어 결혼은 생각도 못 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결혼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수 없다. 자식을 낳아서 잘 기를 자신이 도저히 없는 부모들을 이기적이라고 탓할 수 없다. 출산과 육아의 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되고, 그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 단절도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출산장려금과 양육 수당을 주고, 세금 혜택을 주고, 아동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출산 휴가를 확대하고, 공공주택 우선 분양권을 줄 테니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엉터리 통계로 여론을 호도해서도 안 된다. 언론들이 지난 16년간 출산 정책에 280조 원을 사용했지만 합계출산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신생아 수는 10년 만에 반 토막이 났으니 '백약이 무효다'라고 야단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280조 원 가운데 실제로 가족이나 출산과 관련된 예산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21년 중앙정부의 저출산 예산 43조 원 중에서 양육·보육·가족복지 등 저출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은 약 14조 원으로 32.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는 부동산 관련 임대, 융자 사업이 25조 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그 외에 그린스마트스쿨 조성(낙후 지역 학교 리모델링 사업) 1조 8294억 원, 청년내일채움공제지원 1조 3천억 원, 디지털 분야 인재 양성 3248억 원 등도 저출산 예산에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저출산으로 입대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첨단무기 도입을 늘려야 한다고 987억 원을 넣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인구정책의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2019년 기준 국내 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12.2%로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프랑스(31%)와 독일(25.9%)의 절반 이하이다. 특히 가족 관련 지출은 2018년 기준 1.2%로 프랑스(2.9%)와 독일(2.3%)의 절반 수준이거나 그 이하이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에 진정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선진국처럼 공공사회복지 지출 그 가운데서 출산과 직접 관련이 있는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렇지만 예산을 늘린다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다. 다만 감소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인구 감소를 재앙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리모델링하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사회학 교수 왕펑(Wang Feng)은 지난 1월 30일 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지난 시기 인구 증가 패닉이 잘못된 산아제한 정책을 가져왔듯이 출산율을 높이려는 헛된 노력은 여성을 출산 기구로 보는 위험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경고하였다.

결혼과 출산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 내 삶이 행복하지 못해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결혼하고 출산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핵심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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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개편안’ 보완 지시에 신문들 “미세 조정으론 역부족”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3.15 07:46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 대통령 근로시간 개편안 재검토 지시

동아 등 “69시간 부분 조정 가능성”…“청년 내세웠지만 청년마저 반대”

“일터 현실 반영 안하는 개편 돌아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주 69시간 근무제’ 도입 법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장시간 노동 확대에 대한 거센 반대 여론에 떠밀려 8일 만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재검토를 지시하며 “MZ세대 의견을 청취하라”고 강조했다. 15일 다수 아침신문은 정부가 ‘최장 69시간 근로 방안’ 부분을 고치지 않으면 여론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윤 대통령은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두고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여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이날 전했다.

▲15일 아침신문

정부는 지난 6일 현재 주 최대 52시간으로 한정한 노동시간을 노사 합의에 따라 연 단위로 푸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4주 평균 근무시간은 64시간으로 유지하라는 것인데, 주 7일로 일요일 근무를 합하면 주 80.5시간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조와 청년이 주축인 8개 노조 연합체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정부 개편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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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 내세웠지만…청년 포함 노동계 전체 반발, 구상 흔들려

▲15일 경향신문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세종청사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원점 재검토는 전혀 아니다”라고 하며 “노동개혁이 MZ세대에게 도움이 된다는 당초 프레임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의 ‘보완’ 지시가 노동자들의 예외없는 비판 여론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겨레는 “‘우군’이라고 여긴 청년 노동자까지 비판에 가세하며 여론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며 “정부는 ‘집중해 일하고 몰아서 쉰다’고 개편방안을 홍보했으나, 노동계에서는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비현실적 방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했다.

▲15일 한겨레

▲15일 서울신문

경향신문은 1면 보도에 이어 3면을 관련 기사로 채웠다. “노동조건 개악안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한 게 영향을 미쳤다”며 “‘MZ세대’를 콕 집어 언급한 데는 그간 ‘노동개혁’의 명분으로 미래세대를 내세우고 청년세대 지원을 개혁 동력으로 삼으려 한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노동부는) 극단적 가정에 기초한 장시간 노동 시나리오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보고 있어 보완책은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최종 정부안이 미세조정 수준에 그칠 경우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5일 경향신문

▲15일 경향신문

국민일보는 “노동계를 중심으로 ‘과로사 조장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MZ세대 노조도 개편은 시기상조라며 반대 입장을 내놓자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여론을 받아들여 재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주 최대 69시간 근로 방안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15일 국민일보

동아일보도 “주 7일 근무를 가정하면 1주일 최대 80.5시간을 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며 “주 최장 69시간 근로 부분을 조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했다.

▲15일 동아일보

노동계와 야당은 주 69시간제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결국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제도임이 확인된 것”이라며 “노동시간의 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진정한 노동개혁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지시는) 장시간 압축노동과 과로사를 조장하는 주 69시간제를 폐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포장지를 좀 더 그럴싸하게 만들라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분석 기사에서 “과로와 장시간 노동을 부를 수 있는 일터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개편방안을 설계해 보통 직장인들의 분노에 부딪혔다”며 “보완 지시를 계기로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전문가 중심의 노동개혁 추진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개편방안은 대선 후보 시절 “주 120시간 바짝 일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대통령 뜻에서 출발해 전문가 위원회를 거쳐 확정됐는데, 당사자 노동자 의견을 소외하면서 직장인들이 이미 있는 연차 휴가도 쓸 수 없는 현실이나, 제도가 구현될 복잡한 노동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또 “휴가 사용의 어려움, 몰아치기 노동, 예측 불가능한 근무 스케줄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개편방안으로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정부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15일 한겨레

국민일보는 “(정부가) ‘연장근로시간 유연화’라는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여 장시간 근로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한계가 있다”며 “(법안에는) 노조가 없고,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선 사측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들어 사용자 재량권만 늘려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서 재검토 지시 배경으로 “근로자의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하고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개편을 추진했지만, 그 취지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오히려 ‘주 52시간제’가 ‘주 69시간제’로 바뀌는 것으로 잘못 인식됐다”는 대통령실 입장을 전했다. 같은 면 ‘팔면봉’에선 “일할 때 바짝 일하고 쉴 때 푹 쉬자는 걸 ‘주 69시간’으로 설명하는 놀라운 재주”라며 장시간 노동에 대한 여론 반발을 조롱조로 풀이했다.

▲15일 조선일보

▲15일 조선일보

경향신문은 “호주 언론이 한국 정부가 ‘주 최대 69시간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홈페이지 메인 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했다”고 전했다. 호주 ABC방송은 한국사회에서 용어로 굳어진 ‘과로사’를 발음 그대로 로마자로 옮긴 ‘kwarosa’로 표기하며 소개했다. 경향신문은 “ABC에 따르면 호주의 주 최대 근무시간은 38시간이다. 고용주는 노동자에게 ‘합리적인 초과 근무’를 요구할 수 있지만, 노동자들이 초과 근무가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신문은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을 넘는 과로 문제를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전공의 2명 중 1명은 최근 1년 내 법이 제한하는 주 평균 근무 시간을 초과해 일한 적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15일 한겨레

 

▲15일 한겨레

현행 전공의법은 4주 평균 주 80시간 넘게 일할 수 없도록 규정하지만 주요 9개 과 전공의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80시간을 넘겼다. 필수의료 과목인 흉부외과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당 100시간을 넘겼다. 경향신문과 세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의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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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조선소 2등 시민, 이주노동자’ 기획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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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1면 ‘일손 없어 불러놓고… 횡포에 멍든 코리안드림’ 기획기사로 차별과 저임금,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한국 조선소의 이주노동자 노동환경을 전했다. 베트남에서 온 후이 씨는 용접기술을 배우고 2021년 특정활동 비자(E-7)를 받아 한국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다. 주말근무를 포함해 주 300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지만 E-7 노동자 최소 수준인 270만원을 받고, 허리를 다치고도 산재 처리는 받지 못하고 있다.

▲15일 한국일보

▲15일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조선업 현장에선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정부는 조선업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해 E-7 용접공과 도장공의 연간 입국 인원 제한을 폐지하고 비전문취업 비자(E-9) 쿼터 한도를 대대적으로 늘리는 등 외국인력 도입을 대책으로 내놨다”고 했다. 한국은 “이미 조선소 하청업체에 이주노동자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며 “그러나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어렵게 한국까지 온 이주노동자들을 조선소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조선업 호황의 그늘, 차별 받는 이주노동자’ 주제로 기획 보도를 이어간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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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황남 장연군서 지대지 탄도미사일 2발 발사..'실전 운용능력 강화' 암시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15 07:50
  •  
  •  댓글 0
 
북한이 14일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4일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14일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통신은 "서부전선의 중요 작전임무를 담당하고있는 조선인민군 미싸일부대에서 3월 14일 구분대교육을 위한 미싸일시범사격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하면서 "황해남도 장연군 일대에서 발사된 미싸일은 611.4㎞ 떨어진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방진동 앞 목표섬 피도를 정밀타격하였다"고 밝혔다.

훈련에 참가한 군부대 산하 제11화력습격중대는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싸일 2발을 중등사거리체제로 교육시범사격을 진행하였다"고 알렸다.

또 이날 '시범사격훈련'에는 군부대 산하 각 구분대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이 참관했다고 덧붙였다. 

'중등사거리체제'는 탄도미사일의 말기 유도단계까지 세밀하게 원격 관측하기 위해 최대사거리에 못미치게 조절하여 발사한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이용된 정황이 파악된다.

일차적으로는 전날 시작된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Freedom Shield)에 대항하는 성격이며, 산하 부대원들을 참관시킨 가운데 사거리를 줄여 정밀도를 높이는 훈련을 한 것으로 보아 실전배치된 미사일의 운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전날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오늘(3.14) 07시 41분 경부터 07시 51분 경까지 북한이 황해남도 장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격훈련에는 산하 부대원들을 참관시킨 가운데 사거리를 줄여 정밀도를 높이는 훈련을 한 것으로 보아 실전배치된 미사일의 운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사진으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이용된 정황이 파악된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이번 시범사격훈련에는 산하 부대원들을 참관시킨 가운데 사거리를 줄여 정밀도를 높이는 훈련을 한 것으로 보아 실전배치된 미사일의 운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사진으로 이동식발사차량(TEL)이 이용된 정황이 파악된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훈련에 참가한 군부대장은 "싸우면 적을 반드시 괴멸시킬 것"이라고 하면서 "당의 훈련혁명 방침을 높이 받들고 모든 화력습격중대들에 대한 훈련강도와 요구성을 더욱 높여 임의의 순간에 임의의 화력습격임무도 원만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철저히 갖추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F.S 시작을 하루 앞둔 12일 새벽 처음으로 잠수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수중발사훈련을 진행했다.

이에 국방부는 14일 대변인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로 FS 연습을 방해하려 하더라도 한미동맹은 연습과 훈련을 정상적으로 잘 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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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긴급진화 나선 바이든,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3/14 10:09
  • 수정일
    2023/03/14 10:1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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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3월 13일 월요일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은행 시스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은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고, 당신이 필요로 할 때 예금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장의 공포를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SVB 예금주는 자신의 자금에 접근할 수 있고, 보호 기준 이상의 예금주도 지급을 보증하겠다고 했다. 은행 규제 강화도 추진한다. 전임 정부에서 완화된 은행 규제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뱅크런 사태가 조기에 차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상화폐 주요 거래 은행이었던 실버게이트은행, SVB, 시그니처은행까지 최근 1주일 새 3개의 은행이 문을 닫으며 공포는 확산했다. 은행마다 어려움에 빠진 사정은 달랐지만 붕괴의 방아쇠는 예금주들의 뱅크런이었다. 주말사이 미 금융당국이 발 빠르게 대응한 이유다.

전날 미 재무부는 SVB, 시그니처은행에 대한 긴급 예금자 보호 조치를 내놨고, 연방준비제도는 SVB 파산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이었던 자금조달 방안을 내놨다. 연준은 은행이 가진 미국 국채·기관채·주택담보부증권(MBS)을 담보로 저리 대출을 내주는 프로그램(BTFP_Bank Term Funding Program)을 발표했다. ‘유동성 경색 -> 자금조달 실패 -> 뱅크런 발생 -> 은행 파산’이라는 SVB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시장 우려는 여전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증시 변동성 예측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은행주는 급락했다. 씨티그룹(-7.45%), 웰스파고(-7.13%), 뱅크오브아메리카(-5.81%), JP모건체이스(-1.80%) 등 초대형 은행 주가 급락했다. 파산설이 돌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61.83%가 폭락하며 시장의 버림을 받았다.

SVB 사태가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IT업계에 편중된 수익 구조, 국채 중심 투자 관행 등 SVB만의 특성이 파산을 만들어낸 이유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미국 정부의 중·소 은행 규제 실패, 고금리 시대의 지속이라는 보다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금융시장에서는 은행 및 금융시스템 어딘가에 가파른 금리상승의 부작용이 누적되고 있다는 우려가 지속해 나왔다”며 “자산규모 기준 10위권 중반의 은행에서 예금 지불정지가 발생한 것에 대해 금융시장은 ‘파열음’의 전조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제공 : 뉴시스·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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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인정 않는 챗GPT, '검찰 대통령'에게 경고?

[강인규 리포트] 인공지능의 '막말 대잔치' 속에서 깨달은 교훈

23.03.14 04:55ㅣ최종 업데이트 23.03.14 04:55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다시 30%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퍼센트 중반에 근접했었습니다. 한길 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를 받아 4-6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시민들 가운데 44.1%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던 것이지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작년 여름 이래 최고를 기록한 셈이었는데, 그조차 부정평가가 53.8%로 더 높은 데다, '아주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44.3%에 달했습니다. 반면에 '아주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9.5%에 지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온전히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지지율이 오르는 동안에도 정작 윤 대통령의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막말 사태'와 이태원 참사 이후 윤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회견(도어 스테핑)을 중단했을 뿐 아니라, 야당 대표의 검찰소환과 구속영장 청구, 여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 등의 굵직한 이슈로 대통령의 존재감이 희석된 가운데 긍정평가가 상승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본 모습을 감춘다고 해서 시민들의 정서와 괴리된 윤대통령의 행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는 결국 납득할 수 없는 강제동원 보상안을 밀어붙였고, 지지율은 다시 30%대로 주저 앉았습니다. 바닥에서 잠시 떴다 가라앉는 이 독특한 딜레마 상황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윤석열 대통령의 결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지켜본 대통령의 행적에 비춰 보면,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홍보와 이미지 관리에 치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까지는 대통령 자신이 공개 여부와 폭을 결정했지만, 이 통제권은 점차 측근이나 당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대통령은 앞으로 4년 뒤 물러나지만, 측근과 당에 남은 이들은 계속 살아남아야 하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대통령 이미지를 구축하려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1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에게 '내가 당신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연기만 좀 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습니다. 당시 김종인 위원장은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후보 말실수를 바로 잡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해명이 당사자를 자극해 둘이 갈라서는 계기가 됐지만, '연기'와 '은폐'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피하기 어려운 운명으로 남을 것입니다.

가만히 보면, 참모부터 기자들까지 대체로 윤석열 대통령을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가 호령하는 모습에서 약하디 약한 내면을 봅니다. 대통령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후배를 앉히는 것으로 모자라, 검찰총장, 법제처장, 법무부 차관, 공직기강비서관은 물론, 금융감독원장과 국민연금 상임전문위원까지 모조리 검사 출신에, 그들 중 상당수는 검찰에서 자신이 지휘했던 사람들을 앉히는 것은 '두려움'이라는 말 이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불안감을 한층 더 자극한 것은 대통령이 된 과정 자체일 것입니다. 자신을 선택해 준 대통령을 '들이받고' 정치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이라는 위계조직 내에서 자신에게 충성을  바쳤던 이들을 심어 놔야만 자신이 '들이받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고 보면, 참으로 얄궂은 게 사람들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챗지피티, 검찰 대통령의 한계를 말하다

이런 고민을 하던 시기, '챗지피티'가 화제로 부상했습니다. 이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관심과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언론간담회를 준비하느라 밤늦게까지 근무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챗지피티가 있으면 2주일 동안 밤을 안 새우고 하루만 해도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하기도 했으니까요.

이제 두 주간 할 일을 하루에 끝낼 수 있는 시대인데, 왜 주당 노동시간은 52시간에서 최대 80.5시간으로 늘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윤 대통령의 제안이 제게 영감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챗지피티'의 성능평가 항목으로 윤석열 정부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추가하기로 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앞의 기사에서도 다뤘습니다만(우스개 된 윤 대통령... 챗GPT가 그에게 남긴 4가지 주문, https://omn.kr/22ubc), 저는 개인적 관심사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물었고, 일부 답변은 꽤 쓸 만했습니다.

비록 챗지피티는 한국 대통령이 누구인지 답하지 못했지만, 고통 받는 서민들의 생활고를 해결해야 한다는 당부와 더불어, 한국의 극단적 정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정치성향을 가진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외교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북한,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습니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지났지만,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2021년 한국의 대통령은 문재인'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 대통령의 약점을 해결할 방안에 대해 물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잠재적 한계"에 대해 질문한 것이지요. 영어와 한국어로 물었는데, 챗지피티는 두 질문에 비슷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대한민국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한계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검찰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인식의 편향일 수 있습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의 최고지도자로서 검찰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경험하고 해결해왔기 때문에, 검찰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검찰이 수사나 기소 등을 결정하는 경우, 대통령의 역할이나 입장이 검찰에 과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대통령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 챗지피티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검찰 출신 대통령은 '정치적 인식의 편향', '검찰과의 이해 상충', '검찰 대한 과도한 영향력 행사로 인한 중립성 논란'이 우려됩니다. 아울러 '국가 지도자로서의 경험 부족', '검찰총장과 대통령의 다른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해 부족'의 문제도 언급합니다. ⓒ 강인규

 
"이해관계의 충돌 가능성"을 "이해관계가 높아질 가능성"이라고 어색하게 표현한 것을 제외하고는 꽤 훌륭합니다. '검찰이 수사나 기소를 결정할 때 대통령이 과도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부분은 현 상황에 대한 논평처럼 들리기까지 합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답변에 저는 다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다른 한계는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경험 부족일 수 있습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의 권한을 행사하는 직책이므로, 행정부나 국회, 정치권과의 상호작용 경험에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통령으로서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문제를 경험에 기반하여 대처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챗지피티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한계로 "대통령 역할의 경험부족"을 말합니다. 검찰의 권한을 행사하던 과거 직책에 매몰돼,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인공지능은 "대통령의 역할과 검찰총장의 역할은 다르다"고 일갈하기까지 합니다. 계속해서 들어볼까요?

"마지막으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한계는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검찰총장으로서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대통령은 국민 전체의 이익과 안전을 위한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과 책임 차이로 인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희망에서 실망과 우려로

그동안 실망스럽던 챗지피티가 위의 답변으로 후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갖가지 오류 문제가 제기됐던 이 인공지능의 성능이 개선되고 있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을 모른다는 알고리즘이 이처럼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 보기로 했고, 챗지피티가 가장 능숙해하는 영어로 질문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2021년 9월에 국한한 제 지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대통령은 문재인입니다. 문재인은 2017년 5월 10일에 19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2022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 3월 13일 현재까지 챗지피티는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체로 답하지 못합니다. 며칠 전 물었을 때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고 답했습니다. ⓒ 강인규

  
이 황당한 답변에 놀란 저는 "확실하냐"고 다시 물었고, 챗지피티는 자신의 답변이 잘못됐다며 "2022년에 재선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한국어로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어봤습니다. 영어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던 인공지능은 한국어로 더 기막힌 답변을 합니다.

"현재(2023년 3월 9일)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부겸 대통령님입니다."
 

▲ 챗지피티가 한국어로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자, '김부겸'이라고 말합니다. ⓒ 강인규

 
대화형 인공지능이 긴 대화를 이어가다가 간혹 기괴한 답변을 내놓는 경우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처럼 기초적인 질문에조차 오류로 점철된 답변을 내놓는 것은 챗지피티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 줍니다. 이런 오류는 '일부의 사실'과 결합할 때 더욱 위험한 결과를 낳습니다.

저는 앞의 기사에서 한 유명 무용수에 대해 영어로 물었고, 챗지피티가 답변하지 못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최근 한국어로 "아나스타샤 콜레고바에 대해 말해달라"고 주문했고, 아래의 답변을 얻었습니다.

"아나스타샤 콜레고바는 러시아의 피아니스트로, 1978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모스크바 중앙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또한, 콜레고바는 1992년 러시아 국제 쇼팽 대회에서 제1위를 수상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챗지피티가 무용수에 대해 묻자 '피아니스트'라고 말하며, 허위로 가득한 정보를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이 터무니 없는 오류는 챗지피티 등의 대화형 인공지능을 새로운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 강인규

 
챗지피티는 이제 콜레고바가 무용수가 아닌 피아니스트라고 합니다. '콜레고바'가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동명이인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피아니스트'에 대한 설명이 독자께는 어떻게 들리나요?

챗지피티 주장과 달리,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는 러시아가 아닌 폴란드에서 열립니다. 무엇보다, 5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1992년에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입니다. 이는 앞으로 챗지피티가 그릇된 정보를 유포하는 '비정보의 온상'이 될 위험성을 보여 줍니다.

물론, 대화형 인공지능은 잘 이용하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한 사실을 묻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히려 잘 아는 정보를 종합하는 용도에 적합해 보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오류를 꼼꼼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챗지피티, 잘 아는 정보 종합용으로 써야

챗지피티는 새롭고 구체적 사실보다, 널리 쓰여 온 추상적인 개념을 더 잘 다룹니다. 예컨대 (종교적) '구원', (법적) '사면', (개인적) '용서'의 차이를 설명하라고 하면, 꽤 흥미로운 답변을 들려줍니다. 제가 테스트 과정에서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ideology)', 미셸 푸코의 '담론(discourse)', 롤랑 바르트의 '신화(myth)' 개념을 비교하라는 요구를 하자, 챗지피티는 상당히 수준 높은 답변을 제시했습니다. '더 잘 아는 사람일수록 더 잘 쓸 수 있다'는 말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것 같습니다.
 

▲ 챗지피티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보다 이미 잘 아는 내용을 정리하거나 프로그래밍 용도로 쓰기에 더 적합합니다. ⓒ 강인규

 
저는 코딩 과제(자바스크립트)를 내는 것으로 챗지피티 성능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물었습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 대한 답변이 설득력이 있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 한국처럼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질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제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 보시지요.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게 되면 다음과 같은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객관성 부재: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게 되면, 해당 사건의 피고인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검사의 객관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잘못된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인권 침해: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게 되면, 사건의 피고인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도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검거에 필요한 법적 규제와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면서 이러한 규제나 절차를 무시하거나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과도한 권한 집중: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하면서, 수사와 관련된 모든 권한과 책임이 검사에게 집중됩니다. 이는 검사의 업무 부담을 증가시키고, 검사의 능력과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 생길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검사에게 집중된 권한은 검사의 잘못된 판단이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 챗지피티 테스트를 마치며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질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물었습니다. 엉터리 답변으로 저를 실망시켰던 인공지능이 질문에는 꽤 쓸 만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 강인규

 
덧붙여 챗지피티는 "위와 같은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검사와 수사기관 사이의 엄격한 분리와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에서 살핀 대로, 챗지피티는 자주 터무니없는 답변을 내놓곤 합니다. 하지만 위의 답변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저는 그 이유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이미 아는 내용'이어서라는 결론을 내린 뒤 컴퓨터를 껐습니다.
덧붙이는 글 * 유선 전화면접 11.0%·무선 ARS 89.0% 방식, 응답률 3.6%.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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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정치의 위기…‘한 표의 가치’ 동등해야

국회의원 선거제도, 이번엔 바꾸자!

입력 : 2023.03.13 21:09 수정 : 2023.03.13 23:08

① 선거제 개편, 왜 필요한가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보수-진보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이 지난 1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범시민단체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권자전국회의 등 보수-진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보수-진보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이 지난 1월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범시민단체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권자전국회의 등 보수-진보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선거제도, 이번엔 바꾸자!] ‘승자독식’ 정치의 위기…‘한 표의 가치’ 동등해야

총선 앞두고 국회 논의 급물살
정당 득표율·의석수 균형 위해
비례성 확대·양당제 개혁 과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혁이 다시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도 1박2일 워크숍 등 논의를 거듭해 2개 최종안을 추릴 예정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달 말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열어 4월까지 선거제도 개편안을 결정하겠다고 벼른다.

개혁의 핵심은 비례성 확대와 양당제 폐해 극복이다.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 인한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어렵게 채택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범으로 빛이 바랜 상황에서 21대 국회가 비례대표 확대, 지역주의 완화 등 개혁과제를 담아낼 선거제 개편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이 정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의석 비율을 독과점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한국의 뿌리 깊은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제도로 인한 정치 양극화 문제를 개선할 필요도 제기된다.

여기에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대표성 확보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당장 2020년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꼼수’로 지적받은 비례대표 위성정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개편은 필수적이다. 이대로 두면 내년 총선에서 위성정당 문제가 그대로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비례성 확대의 긍정적인 사례는 많다. 2004년 정당명부 투표 도입으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얻어 기존 정치판을 흔들고 무상급식 등 진보 의제를 이끌었다. 뉴질랜드는 1993년 소선거구제에서 연동형 비례제로 바꾼 후 마오리족 등 소수인종 대표성이 증가했다. 1993년 21%였던 여성 의원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60명) 처음으로 남성 의원(59명) 수를 넘었다. 네덜란드나 스웨덴, 독일처럼 선거제도의 비례성이 높은 나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로 흡수해 복지국가로 성장하기에 유리했다는 정치학자들의 분석도 많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국회 선거제도 토론회 발제에서 “트위터에서 상대 정당을 리트윗하는 비율로 국가별 정치 양극화 정도를 조사하니, 한국과 같은 소선거구제·양당제 국가에서 양극화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극우 정당인 영국독립당 의석 비율이 소선거구제인 영국 의회보다 비례제를 적용한 유럽연합(EU) 의회(영국은 현재 탈퇴)에서 크게 높았다”며 “비례제가 진보에만 유리하지 않다. (이념과 관계없이) 다당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2015년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국회에 권고한 바 있다. 한국에서 2020년 시도한 준연동형 비례제는 끝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위성정당 사태로 이어졌다.
 ‘위성정당 편법’ 싹 자르고…‘지역소멸 대응’ 묘책도 찾아야 위성정당 등장으로 비례성 위축…정치의 다양화 위해 개선 시급 “양당제·소선거구제 국가선 정치 양극화 더 강해”…머리 맞대야

영남대 홍은주·박영환·정준표씨가 현대정치연구 2021년 봄호에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정의당은 5석이 아닌 12석, 국민의당은 3석이 아닌 8석, 열린민주당은 3석이 아닌 6석을 얻을 수 있었다. 위성정당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비례성이 확대될 기회를 놓친 것이다.

김 의장은 최근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의 조언을 받아 3가지 선거제 개편 대안을 제시했다. 소선거구 지역구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50석을 늘려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는 안, 소선거구 지역구를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을 50석 늘려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제를 시행하는 안(위성정당 출현 방지 방안 필요), 인구밀집 지역을 중대선거구로 바꾸면서 지역구를 줄이고 줄어든 만큼 비례 의석을 늘려 권역별 개방형 명부 비례제를 도입하는 안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선거제도와 5년 단임의 대통령제가 맞물리면서 정치가 극한대립을 되풀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승자독식인 현재의 선거제도를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론과 의원들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딜레마다. 예를 들어 비례성을 높이려면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한데 국민 다수는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한다. 그렇다고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자고 하면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

결국 비례성 확대를 위해선 여론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국 의원 1인당 인구수는 17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만명보다 훨씬 많다. 의원 수가 늘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과 인구가 비슷한 프랑스는 상·하원을 합친 의원 수가 925명, 영국은 1450명이다. 국회에서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의원들의 총세비를 동결한 상태에서 의원 수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비례성 확대에 원론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문제는 제도마다 치명적인 약점들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단순히 제도를 바꾸는 것뿐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하는 데 있어 굉장히 민주적이어야 하고 투명성도 보강돼야 한다”며 “정말로 대표성 있는 후보들이 나온다면 의원 정수 확대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의원 정수 확대는 결국 국민적 신뢰의 문제”라며 “세비 동결, 보좌진 숫자 축소, 의원 출석률에 따른 페널티 강화, 정당 보조금 삭감 등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으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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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첫 인사 친윤 일색에 ‘연포탕 어디갔나’ 비판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03.14 07:55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정부 해법 거부, 조선일보는 지면에 게재 안 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3명이 13일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오는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태도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 중에서 한겨레는 유일하게 1면 머리기사로 강제동원 피해자들 소식을 다뤘다. <강제동원 피해자들 ‘제3자 변제’ 공식 거부> 기사에서 한겨레는 “그러나 대리인단과 피해자 지원단체는 이날 재단에 전달한 내용증명에서, 피해 당사자 동의 없이는 제3자가 채권을 변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법 제469조 1항에서는 제3자의 채무 변제가 가능하지만,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3월14일자 주요 신문 1면

경향신문은 3면 <생존 피해자 3명, ‘3자 변제’ 공식 거부...“정부, 접촉 멈춰라”> 기사에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외교부가 6일 해법을 발표하기 전에도 피해자들에게 집요하게 접촉을 시도했다”면서 “변제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밝혔음에도 계속 만나겠다는 건 피해자를 괴롭히는 것이다. 정부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피해자에 대해 접촉을 시도하거나 무례한 행위를 중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4면에 한덕수 국무총리 인터뷰 <“징용해법 성급? 오히려 늦어...미래세대, 과거사 얽매여선 안돼”>를 통해 한 총리가 피해자가 원할 때 만나겠다고 강조한 대목을 전했다. 한 총리는 동아일보에서 “현안(강제징용 문제) 때문에 한일 양국이 전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의 발전이 가로막혀선 안 된다”며 “(전문가들은) 제3자 변제가 대법원 판결의 기본 취지와 부합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면서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일본의 1차적인 반응은 사과 문제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일본 정부의) 전체적인 입장을 다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대로 지켜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3월14일자 한겨레 기사

서울신문 사설 <韓 ‘강제동원’ 결단에 日 성의 있는 자세로 화답해야>의 경우 “한미일 협력의 한 축(軸)이자 수혜자인 일본이 한일 정상회담을 목전을 두고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성을 보여 주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면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배상보다 ‘사과와 반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일본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향후 일본 태도에 중점을 뒀다.

조선일보는 이날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싣지 않았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의 <한일 협력 강화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의 시대적 요구> 칼럼만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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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친윤’ 인사에 ‘연포탕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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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주요 당식 인선이 ‘친윤’ 일색이라 비판 받고 있다. 김 대표가 약속했던 이른바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에 이철규 의원, 전략기획부총장에 박성민 의원, 조직부총장에 배현진 의원, 수석 대변인에 유상범 의원과 강민국 의원을 임명했다. 원외 대변인은 김예령 전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택위원회 대변인과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김민수 전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이 맡게 됐다.

한겨레는 1면에 <말잔치로 끝난 김기현 ‘연포탕’> 기사를 통해 “ 검사 출신인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초선 그룹 내 친윤 핵심으로 분류되며, 윤희석·김예령 대변인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와 선대위 대변인 출신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강민국 수석대변인과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도왔던 김민수 대변인도 친윤계와 가깝게 분류된다.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강대식 의원을 임명했다. 강 의원은 유승민계로 분류됐었지만, 지난 1월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하는 초선 의원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며 친윤계로 자리매김했다”고 지적했다.

▲3월14일자 조선일보 기사

경향신문은 5면 <역시나 친윤 일색, 총선 공천라인 장악> 기사에서 “김 대표 체제 첫 인사의 특징은 ‘친윤 전면 배치’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장에도 친윤계 박수영 의원이 내정되는 등 공천과 관련한 실권을 갖는 자리는 친윤계가 모조리 차지했다”며 “당 요직까지 친윤계 일색으로 채워지면서 여당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

국민일보 사설 <친윤 일색 국민의힘 인사, 통합도 없고 감동도 없다>은 “임 최고위원들도 이준석 전 대표 계열 ‘천아용인’ 후보들을 ‘훌리건’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해 당사자들의 반발을 불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해 분란을 일으켰다”며 “당내 경선이 끝나면 빈말이라도 통합을 얘기하는 게 정치권의 모습인데, 국민의힘은 통합 대신 분열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연·포·탕’ 인사 한다며 친윤·영남 대거 기용한 김기현>, 한국일보 <여당 집행부도 친윤 일색…김기현, 연포탕 노력을> 등도 사설을 통해 이번 인사의 한계를 지적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5면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지도부의 13일 용산 대통령실 만찬을 머리기사로 올렸다. 조선일보는 <尹대통령 “노동개혁에 당이 역할해 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노동 개혁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당이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노동개혁 문제에 힘을 모으자는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5면 <당정 첫만남 “원팀 돼 노동개혁”…김기현, 尹에 정기회동 건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당에서 여론을 설득할 수 있도록 잘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다만 동아일보도 사설 <與 핵심 당직 친윤 일색…‘연포탕’은 全大용 공수표였나>에서 “이번 전대에선 대통령실의 개입 의혹이 막판까지 쟁점이 됐다. 김 대표와 다른 경쟁 후보 간 친윤 대 비윤·반윤 구도도 선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핵심 당직마저 친윤 일색으로 채워지면 여당은 윤심(尹心)에 포위됐다는 우려만 커질 뿐이다. 여당은 대통령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더 폭넓게 민심을 수렴하고, 전달하는 건강한 긴장관계로 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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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미디어오늘 사장 후보자를 공모합니다

 

 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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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북,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3.14 08:10
  •  
  •  수정 2023.03.14 08:15
  •  
  •  댓글 0
 

북한이 14일 오전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 세부 제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날 시작한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에 대항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도발 책동이 각일각 엄중한 위험계선으로 치닫고 있는 현정세에 대처하여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결정되였다”고 알린 바 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략순항미싸일 수중발사훈련이 3월 12일 새벽에 진행되였다”며,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동해 경포만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싸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합참도 “우리 군은 어제(3.12. 일)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 北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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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2시간 연속 근무’ 나흘째 숨지다…야근 뒤 당직만 3차례

 
서울 고층빌딩 경비직 팀장…49살에 급성심근경색
유가족 “생전 사람 부족해 고민”…사쪽은 ‘병사’ 주장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한복판 고층 빌딩에서 나흘 동안 퇴근하지 못하고 62시간 연속으로 일한 경비노동자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장시간 노동에 따른 과로사라며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현장 노동자 실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집중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근로시간 개편안 추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일 아침 7시10분께 서울 종로구 콘코디언빌딩(옛 금호아시아나그룹 본관) 지하 사무실에서 빌딩 관리업체 소속 보안팀장인 이민우(49)씨가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이날 새벽 6시34분 “아침 출근 때 소화제 있으신 분 가져다달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온 보안대원 ㄱ씨가 그를 발견했다. ㄱ씨는 119 구급차를 불러 빌딩에서 600m 떨어진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씨를 옮겼지만, 두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8시9분 그는 숨을 거뒀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밝혀졌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타살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유가족은 지병이 없던 고인이 ‘급작스러운 과로’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이 제공한 근무표를 보면, 이씨는 지난 5일 오후 4시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해 9일 새벽 4시까지 닷새에 걸쳐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야 했고, 휴일 없이 10일도 출근하도록 돼 있다. 6~8일에 적힌 ‘당’은 24시간 일하는 당직을 뜻한다. 결국 이씨는 출근 나흘 동안 약 62시간(8시간+24시간+24시간+6시간)을 일한 뒤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이 업체에서 일한 이씨는 팀장이었기 때문에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보안대원들의 퇴사로 결원이 생기자 이를 메우려고 무리하게 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지난 9일 이 빌딩에서 만난 보안 직원도 “팀원 2~3명가량이 부족해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팀장님이 근무했다”고 증언했다.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하다 숨진 경비노동자의 유가족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속 당직근무일이 표시된 숨진 노동자의 근무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아내 양애리(50)씨와 딸 이아무개(15)양은 “(고인이) 2월 초중반부터 회사에 사람이 부족해 고민이라고 했다”며 “3월부터는 ‘집에 들어오더라도 잠만 잘 거니까 깨우지 말라’, ‘사람이 구해질 때까지는 회사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불을 들고 나가며 ‘9일 새벽 4시30분에 들어올 테니까 문을 잠그지 말라’고 한 게 아빠의 마지막 말이었다”며 “지난해 11월 아빠가 사무실에 소파가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그곳에서 자면서 근무했던 것 같다”고 했다.

 

관리업체는 이씨의 죽음이 과로사가 아닌 ‘병사’라며, 유족에겐 산재 인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금 1억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양씨는 “회사 쪽은 남편이 ‘자발적으로 근무’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원이 부족한데 팀장으로서 어떻게 외면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그는 “제가 병으로 일하지 못하자 생계를 위해 (남편이) 그렇게 일을 한 것 같다”며 울먹였다. 회사 쪽 관리소장은 이날 <한겨레>에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경비·보안 업계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야간 노동의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노동계에서 나온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방안’에서 감시·단속적 노동자가 “건강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각지대를 축소하는 방안은 ‘연구 과제’로 남겨둬 미흡한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씨 같은 감시·단속적 노동자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은 한 주 64시간만 넘지 않으면 퇴근과 출근 사이 연속 11시간 휴식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일반 노동자도 나흘 연속으로 62시간 일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은 “나흘간 연속 근무했다면 젊고 지병이 없는 사람도 급작스러운 심정지가 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과로사”라며 “정부 추진안에 따라 근로시간이 연장된다면, 일반 노동자도 과로사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곧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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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강제동원 해법, 대법원 판결 무력화하는 참사”

  • 기자명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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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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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 정부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 두고 ‘미래지향적’ 긍정 평가한 보수언론

    실리콘밸리뱅크 파산에 국내 금융 시장 타격 우려한 언론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선정성 논란, ‘OTT 저널리즘 논의 필요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정부 등이 변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에 대해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 말했다. 이번 조치가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윤 대통령은 ‘김대중·오부치 정신의 계승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등이 대선 때 외교정책이었다며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발언을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로도 제작해 공개했다. 

    13일 진보 언론은 윤석열 정부가 일본 기업의 불법성을 외면한 ‘해법’을 제시하자 곳곳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실었다. 반면, 보수언론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비판하면 일본에 있는 재일교포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싣고, 이번 해법을 ‘미래지향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13일 아침신문 1면.

    경향신문은 3면 기사 <“소녀상 철거”·수요시위 방해…곳곳서 ‘역사 지우기’ 시도>에서 사회 곳곳에서 일제강점기 피해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는 등 퇴행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정부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외치며 ‘이제 그럴 만한 국력이 됐다’고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대일 메시지가 일으킨 파장이 여러 현장에서는 ‘역사 지우기’를 가속화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 한겨레 사진 갈무리.

    위안부 성노예제 피해자의 상징인 소녀상을 철거하자는 주장과 수요시위에 대한 보수단체의 맞불 집회가 대표적이다. 기사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지난 7일 세종시 세종호수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소녀상은 그릇된 역사인식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투영된 증오의 상징물’이라며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했다”, “3·1절 전후로는 소녀상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메시지와 조치들이 강제동원과 위안부 성노예제를 부정하는 일본 입장을 옹호하는 일부 세력이 득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 경향신문 3면 갈무리.

    한겨레는 4면 제목을 ‘강제동원 ‘굴욕’ 해법’으로 정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기고문에서 “정부 해법은 식민지배 불법성을 전제로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내용이다. 참사다”라며 “우리 사법부가 저지른 국제법 위반 상태를 우리 정부가 알아서 해결하라며 일본 정부가 강요한 프레임을 그대로 따랐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우리가 잘못해서 망했다는 인식은 3·1절 기념사에 그대로 드러났다”며 “사실관계가 맞지 않을뿐더러 매우 정략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반일정서로 한일관계를 망친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반조국 정서’에 올라타 한일관계를 뒤집어 놓은 것이다. 누가 정치를 대일 외교에 이용하는가”라고 비판했다. 

    ▲ 한겨레 4면 갈무리.

    사설에서는 “윤 정부가 6일 강제동원 배상 ‘해법’안을 내놓은 뒤, 일본 정부의 ‘성의’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참담한 모습”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국민 자존심을 짓밟은 이번 ‘해법’을 ‘국익을 위한 결단’이라 포장하고 있지만, 우리가 어떤 ‘국익’을 얻는단 말인가. 오히려 한·미·일 안보협력이란 명분으로 미-일 방위체계의 하위주체로 한국이 편입돼 국제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1면 기사 <“한국서 돌던지면 일본인 대신 우리 동포가 맞는다”>에서 재일대한민국민단의 여건이 단장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여건이 단장은 “한국에서 일본 욕을 하고 반대한다고 말하면 기분이 후련하겠지만, 그 피해는 누가 받을까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라며 “현해탄 건너편에서 던진 돌은 일본인에게 가는 게 아니라, 재일교포들이 맞는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1면 갈무리.

    기사는 “우리 정부가 최근 양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일제강점기 징용 피해 배상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뒤, 한국 내에서 반일(反日) 여론이 다시 일고, 일본에서도 맞대응으로 혐한(嫌韓) 분위기가 커지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건이 단장은 “일본은 서로의 잘잘못은 물에 흘려보내는 문화”라며 “전쟁에서 서로 죽이던 관계라도, 사죄할 때 한 번 받아들이면 모든 걸 흘려보내고 재차 문제 삼지 않는다”, “이런 문화가 세계에서도 통용된다고 믿는 일본인들로선 식민지 시대 사과했는데도 한국이 왜 ‘물에 흘려보내지’ 않고 계속 사죄를 요구하는지 이해를 못 한다”고도 말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 최훈 주필은 <최훈 칼럼>에서 윤 대통령의 강제동원 ‘해법’을 두고 “중도 온건 성향인 기시다 총리 때 풀고 가는 게 낫고, 그 시기는 지금이라는 게 현실적 판단이었다”고 했다. 최훈 주필은 “양국 모두 차분히 큰 성과로 키워가려는 미래지향, 대승적 안목이 필요한 시간”이라며 “큰 방향 물꼬의 주역을 자임한 윤 대통령 역시 성과를 위해선 야당을 포함한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야 옳다. 성공하는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설득’”이라고 했다. 과거사에 대한 굴욕적인 조치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 우호적인 한일관계를 강조한 칼럼이다.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실리콘밸리뱅크 파산에 국내 금융 시장 타격 우려한 언론

    ​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글로벌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했다. 13일 아침신문들은 1면에 해당 소식을 전하며 국내 금융 시장이 받을 타격을 우려해 대응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한국경제신문은 1면 기사에서 “총자산 2000억달러가 넘는 대형 은행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스타트업 업계에 돈줄이 마르고 제2의 금융위기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SVB 사태로 국민연금도 손실을 볼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그룹 지분 10만795주(지난해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일 267달러 선이던 SVB파이낸셜그룹 주가는 파산 소식이 전해진 9일 106.04 달러로 폭락했다. 이후로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 한국경제신문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이번 사태가 스타트업 업계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미국의 고강도 긴축은 한국 경제에도 큰 충격파가 된다. 미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는 원·달러 환율 불안으로 이어져 물가와 무역수지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SVB 붕괴 여파가 금융권으로 확산하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신축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한국은행은 환율, 자본 유출입 등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의 뇌관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유연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금융사 수익성 악화 등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정부도 수출 활력을 높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환율 맷집을 키우고,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제어해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 한국경제신문 사설 갈무리.

    서울경제도 사설에서 “SVB의 파산은 잠재돼 있던 고금리의 충격파가 미국을 진원지로 삼아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장”이라며 “고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개인의 대출금 상환 압박을 가중시키는 수준을 넘어 금융 부실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SVB의 파산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이 줄도산하면 리스크는 금융권에 전이될 것이다. 게다가 대규모 실업 사태까지 발생하면 미국의 경기 호황도 끝나고 글로벌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 수 있다”며 “경제·금융 수장들은 12일 간담회를 열어 SVB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 시장의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 서울경제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더욱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해외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주가 하락이나 환율 상승 등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불안으로 쉽게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도 최근 1년간 금리 인상 이후 금융환경 변화로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불안 요소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SVB 폐쇄로 이 은행에 자금이 묶인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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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선정성 논란, ‘OTT 저널리즘 논의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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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선정적 연출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는 다큐멘터리에도 ‘저널리즘의 원칙’을 적용해야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 양성희 기자는 <양성희의 시시각각> 칼럼에서 “프로그램의 사회적 파장, 성과와 무관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연출 태도는 논란거리”라며 “이 프로를 다 보고 나서도 정작 왜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사이비 종교가 활개 치는지, 그걸 용인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는 무엇인지, 교주의 성폭력을 신과의 사랑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가스라이팅(세뇌)은 어떻게 가능한지 등 본질적 질문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건 어찌 봐야 할까. 피해자가 동의했다 하더라도 제작진은 참혹한 피해의 전시·재연을 넘어 피해자 보호에 더 방점을 찍어야 했던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칼럼 갈무리.

    그러면서 “이걸 선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더 선정적이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맥락이 제거된 채 자극적으로 소비될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게 연출자의 윤리적 태도가 아닐까”라며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당한 피해자가 잘못이라는 목소리가 여전히 있다던데, 그것이야말로 사이비 종교의 작동 방식에 대해 이 다큐가 제대로 말해 주지 않았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OTT 저널리즘’에 주목했다. 20면 기사 <‘OTT 다큐’ 상업주의 논란…“심의 사각지대 해법 찾아야”>는 “이 시리즈는 정씨의 실체를 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의 실제 음성이 담긴 녹취록과 피해자의 증언·영상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비록 ‘나는 신이다’ 시리즈가 유료 이용자 대상의 ‘19금’(청소년 관람불가) 콘텐츠이지만, 지상파 방송사 등 대다수 언론이 지양하는 ‘범죄 수법에 대한 구체적 묘사’와 ‘피해 사실에 대한 전시’까지 허용된 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는 범죄 실화 다큐멘터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건 피해자·관련자의 피해구제 수단이 마땅치 않은 현실도 지적했다. 기사는 “당장 넷플릭스만 하더라도 언론사가 아니기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의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똑같은 지상파 방송사 프로듀서가 소속사 아카이브를 활용해 제작한 다큐라 하더라도 오티티에서 공개하면 방송법에 따른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며 “국회와 몇몇 미디어 전문가는 오티티 산업 진흥을 위해 ‘최소 규제’의 원칙은 유지하더라도, 오티티 콘텐츠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 생기는 피해구제 및 심의의 사각지대에 대해서는 해법을 찾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티티 콘텐츠에 대한 사업자 자율규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기사에서 “정부가 사후 규제 등의 방식으로 콘텐츠 내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보다, 사업자들이 스스로 자율규제 시스템을 만들어 콘텐츠를 평가하고 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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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노동자에 ‘위험한 작업 거부하면 면허정지 시킨다’는 국토부

국토부 타워크레인 노동자 면허정지 처분 기준 발표, 악성 조항 즐비...불법, 위험작업 관행 지속 종용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서울 중구 서울역 근처에서 건설현장 불법시공 부실공사 실태고발! 건설노조 탄압분쇄! 수도권 건설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친 뒤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 촉구!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시청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3.11 ⓒ민중의소리

 

“내가 죽을 수도 있고, 동료가 죽을 수도 있고, 시민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작업을 계속하지 않으면 면허를 정지시키겠다는 겁니까.”


국토교통부가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과도한 작업 지연 막는다”며 12일자로 발표한 이른바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성실의무 위반에 대한 판단기준’을 본 정민호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분과위원장의 말이다.

국토부는 12일 타워크레인 노동자의 불법·부당행위에 대해 면허정지 처분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기술자격법상의 처분요건 중 하나인 성실업무수행의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세부기준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2일 ‘월례비 수수한 타워크레인 조종사, 운전대 못 잡는다’며 국토부가 발표한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정지 처분 위한 가이드라인’의 후속대책이다.

당시 가이드라인은 면허정지 대상이 되는 불법・부당행위 유형으로 월례비 등 부당한 금품수수, 건설기계를 사용한 현장 점거 등 공사방해, 부당한 태업 등 성실의무 위반 등 총 3개의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번 발표에는 세번째 유형인 ‘성실의무 위반’의 구체적 기준을 제시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실태고발 증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3.3.8 ⓒ뉴스1
‘성실의무 위반’의 대상이 되는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불성실 업무 유형’은 총 15개인데, 크게 4종류로 나뉜다. 1개 항목의 ‘일반사항’과 4개 항목의 ‘근무태도’, 2개 항목의 ‘금지행위’, 8개 항목의 ‘작업거부’다.

특정 유형이 월 2회 이상 발생한 경우 처분권자인 국토부는 성실의무 위반으로 판단하고, 면허정지 처분 절차에 착수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최대 1년간 면허를 정지할 방침이다.

심지어 15개 항목 중 9개 항목이 속한 금지행위, 작업거부 등은 건설공사의 안전, 공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1회 발생 시 처분절차에 착수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 입장에서는 1년 면허 정지라는 생계를 위협하는 초강력 방침이다. 문제는 그 ‘판단기준’에 건설현장을 위험하게 만드는 악성 항목들이 줄줄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어기면 면허 정지”
타워크레인 노동자 겨냥한
국토부의 초강력 지침
안전 위협하는 악성 조항 즐비


첫번째 항목은 “평소보다 의도적으로 작업을 늦춰서 후속공정 지연 등의 차질이 발생한 경우”다. 국토부는 구체적 사례를 들었는데, 인양물이 없는 경우에도 인양할때와 동일하게 구분동작(상승, 작업반경 변경, 회전)을 두어 작업하는 등 의도적으로 시간을 지연하는 경우가 문제라고 했다.

정민호 분과위원장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산업안전관리공단의 작업 수칙에서 타워크레인은 기본적으로 세가지 동작을 구분하게 돼 있고 시험을 볼 때도 2개 이상 한 번에 못 쓰게 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지금껏 세가지 동작을 한 번에 해 왔다. 이제 그러지 않겠다는 건데, 국토부는 안전수칙대로 하지 말라는 거다.”

다음 항목은 “현장에서 정한 작업개시 시간까지 정당한 사유없이 조종석 탑승 등 작업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다. 현장에서는 보통 오전 7시를 출근시간으로 정한다. 문제는 이 7시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통상 건설현장에서는 오전 7시에 TBM (Tool Box Meeting)이라 불리는 회의를 한다. 하루 동안의 작업내용을 공유하고 몸을 풀기 위해 함께 체조를 하는 게 관례다. 이 자리에서 위험한 작업은 무엇이 있고 언제 하는지 조심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도 공유된다. 안전을 위해서는 꽤 중요한 자리다.

그런데, 국토부가 말하는 ‘현장에서 정한 작업개시 전’이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타워에 올라가 앉아서 작업을 개시하는 시점이고 이것을 7시로 정하게 된다면, 타워조종사들은 현장의 다른 노동자들과 그날 작업의 상황을 공유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현장을 통제하는 업체들이 중량물 작업일지를 잘 작성하고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과도한 조항’이라고 정 분과위원장은 지적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타워크레인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세번째 항목은 “타워크레인의 정상 가동속도에서 벗어나 고의로 과도하게 저속 운행하는 경우”인데, 건설노조 김준태 교선국장은 고의로 과도하게 저속 운행하는 게 아니라 고속으로 중량물을 인양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례비를 받을 때는 그렇게(위험하게) 해 놓고 안 받을 때는 왜 늦게 하느냐는 건데, 사실상 따지고 보자면 지금처럼 천천히 하고 위험하지 않게 하는게 원래 타워크레인 작업의 기본입니다. 그래서 월례비 안 받는 대신에 안전하게 작업하는 게 당연히 맞는 것인데 국토부는 월례비를 받지는 말고, 예전처럼 위험하게 작업을 계속하라는 논리입니다.”
 

생명 위협 당하는 상황에서도
크레인에서 내리려면 허락받아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하라는 국토부


다음으로 이어지는 두 항목은 노동자들이 판단해 안전점검을 실시하거나 위험을 감지했다고 해서 크레인에서 내려오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4번 항목은 “작업개시 이후에 원도급사 또는 타워크레인 임대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경우”고 5번 항목은 “순간풍속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원도급사의 승인없이 조종석에서 임의 이탈하는 경우”다.

정민호 분과위원장은 “타워크레인에 타서 운전하다보면 평소와 다른 이상한 소리가 들리거나 고장을 의심할 수 있는 떨림이 느껴지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허락을 받아야만 점검을 하라는 말이냐”며 “도대체 누구에게 뭘 허락받으라는 말인가, 내 목숨을 허락받으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순간풍속 기준치 항목은 타워크레인에 한 번 타본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항목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7조에 관련 규정에 따르면 순간풍속이 초당 10미터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설치ㆍ수리ㆍ점검 또는 해체 작업을 중지해야 하며, 초당 15미터를 초과하면 운전작업 자체를 중지해야 한다.

정 분과위원장에 따르면 풍속이 초당 10미터가 되면 크레인이 휘청거리고, 15미터가 되면 아예 기계가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위험하다는 말이다. 국토부의 규정대로면 이런 상황에도 노동자는 관리자의 허락없이는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지 말라는 것이다.
 
휘어진 타워크레인 ⓒ건설노조
이런 지침은 중대재해처벌법의 도입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작업중지권이 도입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 바로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에게 판단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작업중지권’은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안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권리 중 하나로 꼽힌다. 사회적 합의 수준도 높다. 지난해 삼성물산 등 대형건설사들이 작업중지권을 보장하겠다고 선포식까지 했다. 정 분과위원장은 “국토부가 법을 어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토부가 한 번이라도 어길 경우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밝힌 ‘작업거부’ 유형에는 8개의 항목이 있다. 이들 항목에 담긴 국토부의 ‘지침’대로 현장이 운영될 경우 건설현장은 그야말로 위험으로 내몰리게 된다.

항목에는 “원도급사의 정당한 작업지시를 특별한 사유없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시로 중량물을 인양하는 동선 아래에 작업자가 없음에도 타워크레인 반경에 작업자가 있다는 이유로 인양 거부하는 경우를 들었다. 그러니까 크레인이 올리는 물체가 다른 노동자들의 바로 머리 위에 있지 않으면 일을 강행하라는 것이다.

설령 작업을 하더라도 위험을 알려주는 신호수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그나마 낫지만, 국토부의 지침 중에는 신호수 관련 기준도 매우 완화시켜 놓고 있다.

항목 중에는 “비작업중인 타워크레인의 신호수가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는 이유로 작업을 거부하는 경우”와 “원도급사 등 사업자가 정한 타워크레인의 신호수 배치기준을 상회하여 신호수 배치를 요구하고, 미충족시 작업을 거부하는 경우”, “신호수가 배치되어 있음에도, 타워크레인의 중량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업을 거부하는 경우”가 포함돼 있다.

정 분과위원장은 “신호수는 신호만 해야하는데, 현장에서는 그러지 않는다”면서 “신호수가 충분하게 배치된 현장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칙적으로 신호가 제대로 안 되면 작업을 중지하게 돼 있다”며 “상황이 제대로 안 보이는데 작업을 강행하라는 건 사람을 죽이라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위험한 작업 거부할 권리 없다는 국토부
노동자와 시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현장 방치하라는 것


작업거부 유형을 설명하면서 국토부는 몇 개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대형거푸집이나 조립철근, 콘크리트 호퍼 등의 인양을 거부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 되거나 안전에 매우 유의해야 하는 작업들을 ‘강행’하고 있는 현장의 탈법행위를 계속하라는 것이다.

특히나 콘크리트 호퍼의 경우 자칫하면 크레인이 휘청거리는 생명에 직결되는 위험한 작업으로 꼽힌다.

“콘크리트 호퍼는 레미콘에 담긴 반죽을 담아두는 대형 양동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무게가 4톤 정도 됩니다. 콘크리트 반죽이 담긴 이 양동이를 들어서 짓고 있는 건물 위로 올려달라는 겁니다.”
 
펌프카 콘크리트 타설 작업.(자료사진) ⓒ뉴시스
원래 이 작업은 펌프카라 불리는 전문 장비로 하게 돼 있다. 땅위에서 펌프로 끌어올려 짓고 있는 건물 상판에 붓는 것. 그런데 펌프카를 쓰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타워크레인으로 한 번에 들어올려 위에서 붓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지만 굉장히 위험하다. 4톤이나 되는 반죽이 한 번에 쏟아질 경우 반동으로 크레인이 휘청하게 되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완전히 불법은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상에서는 사용할 수는 있다고 돼 있지만,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단순하게 규정돼 있다. 건설노조는 이런 경우 안전규정을 세부적으로 정하자고 주장해 왔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묵묵부답이었다고 정 분과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아무리 위험한 작업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항목도 들어있다. 국토부가 ‘작업거부’를 해선 안 된다고 제시한 예시 중에는 “가설펜스 밖에 위치한 중량물은 인양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작업 거부”가 들어있다. 관련법에서 ‘중량물의 위치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근거다.

가설펜스는 건설현장과 인도 혹은 도로를 나누는 벽이다. 가설펜스 밖에 화물차를 대놓고 차에 담긴 철근이나 벽돌 등을 타워크레인으로 펜스를 넘겨서 옮기는 작업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도나 차도에 있는 시민들에게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15일 오전 8시 32분경 부산 중구 남포동 한 숙박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1.3t가량의 벽돌 더미가 15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서 떨어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실제 올해 1월 부산 중구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으로 옮기던 1.3톤 가량의 벽돌더미가 쏟아져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다른 노동자 1명과 행인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벽돌더미는 지게차용 팔레트 위에 놓인채 포장돼 있었는데, 타워크레인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정 분과위원장은 “도로에서 작업하려면 도로 점유 허가를 받고 해야 한다. 그런데 안 하고 현장에서 펜스 옆에 차를 대놓고 바로 옮기라고 하는데 명백한 불법”이라며 “게다가 현장에서 사고 나면 타워조종사에게 책임을 묻고 구상권도 청구되는데, 그런 상황 아랑곳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게 지금의 지침”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월례비 근절에 동의
위험작업도 함께 중단하자 입장
국토부 지침은 월례비도 받지 말고
위험작업도 계속하라는 것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지난 2일 ‘건설기계 조종사의 면허정지 처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건설노조를 향해 ‘불법 태업’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를 전후로 언론 지상에는 건설노조가 국토부의 ’월례비 금지’에 반발해 ‘준법투쟁’ 혹은 ‘태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준법투쟁’을 선언하거나 ‘태업’을 종용한 적이 없다. 심지어 월례비 근절에 반대 하기는커녕 동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대한건설협회에 공문을 보내 월례비 근절대책을 재확인 하면서 건설업계를 향해 그동안 월례비의 대가로 요구했던 위험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실 건설노조의 이같은 입장은 꽤 오랫동안 주장해 온 바다. 김준태 교선국장은 “월례비의 성격자체가 음성적인 문제였기 때문에 여러차례 문제제기가 있어왔고, 몇 년 전부터 해결하자고 건설업계에 얘기를 했다”며 “그간 월례비 문제를 해결하자는 건설노조의 노력은 모른 척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3월 들면서 조합원들에게 2가지 방침을 내놓았다. 하나는 주 52시간 초과 근무를 거부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작업을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건설노조는 지난 3일 논평에서 “월례비가 근절되면서 작업시간이 준수되고, 위험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작업 속도는 그 전과 비교해 느려질 수밖에 없다”며 이후 벌어질 상황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리고는 이 상황이 “윤석열 정부가 원희룡 장관이 그렇게나 바랬던 건설현장의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서울 중구 서울역 근처에서 건설현장 불법시공 부실공사 실태고발! 건설노조 탄압분쇄! 수도권 건설노동자 결의대회를 마친 뒤 강제동원 굴욕해법 강행 규탄! 일본의 사죄 촉구! 2차 범국민대회가 열리는 시청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3.11 ⓒ민중의소리
일주일이 지나고 원희룡 장관은 이번 발표를 하면서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작업 지연 등으로 공사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신고 기준 146개(3.10)로 10개사 전체 현장의 약 42%에 이른다”고 밝혔다.

건설노조가 예상한 대로 불법적으로 관행처럼 행해졌던 작업들이 없어지고 현장이 ‘정상화’되면서 건설현장의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국토부의 이번 입장은 결국 월례비는 없애는데, 불법적으로 행해졌던 안전을 위협하는 작업을 지속하자는 것이다.

정민호 분과위원장은 “현장에서는 원청건설사 소장이 주 52시간 넘게 작업 안 해주면 공기를 맞출 수 없으니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채용하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는데, 이제는 국토부가 나서서 불법을 하지 않으면 면허를 정지시키겠다고 한다”며 “나와 동료와 시민이 위험한 작업을 계속 하는 게 과연 정상화냐”고 한탄했다.

혹여 노동자들이 ‘월례비를 받으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건설노조는 다시 월례비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준태 교선국장은 오히려 월례비를 주고 받았던 시절에 불법적이거나 탈법적으로 진행됐던 작업들의 세부적 안전기준과 규정을 정확히 정하자는 것이 건설노조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타워크레인 작업을 지속해야 하는 초과노동이 불가피할 경우 어떤 기준으로 작업 여부를 판단하고, 그에 대한 수당은 어떻게 되는지를 정하자는 것이다. 김 교선국장은 논의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되는 작업과 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와 안전규정을 정하는 것이 월례비가 오가는 관행 속에서 위험이 방치되었던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호 분과위원장은 태풍 매미 때 타워크레인이 52대 넘어갔는데, 그 이후 운전중단 기준이 순간풍속 초당 20미터에서 초당 15미터로 바뀌었는데, 이 주장을 했던 게 노동조합이었다며 “건설현장의 안전 문제, 건설현장의 정상화는 국토부나 건설업체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원청인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업체, 타워크레인 임대사, 노동조합 4자가 모여 관련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게 국토부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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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2일 "동해 잠수함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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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3/13 09:37
  • 수정일
    2023/03/13 09: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13 08:15
  •  
  •  수정 2023.03.13 08:30
  •  
  •  댓글 0
 
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략순항미싸일 수중발사훈련이 3월 12일 새벽에 진행되였다"고 하면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동해 경포만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싸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8.24영웅함'은 지난 2021년 10월 19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하면서 알려진 함명이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오전 "어제(3.12. 일)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 북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하였다"고 뒤늦게 공지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미사일 기종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밀타격무기인 순항미사일은 속도는 시속 700~900km 정도로 느리지만 통상 고도가 100m 이하로 낮아 기술적으로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발사훈련을 통하여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공화국 핵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부분으로 되는 잠수함부대들의 수중대지상 공격작전태세를 검열판정하였다"고 하면서 "발사훈련은 자기의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하였다"고 자평했다.

또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싸일은 조선동해에 설정된 1,500km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비행궤도를 7,563s(2시간6분3초)~7,575s(2시간6분15초)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타격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은 잠수함 《8.24영웅함》이 동해 경포만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잠수함 《8.24영웅함》이 동해 경포만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은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1,500km를 8자형 비행궤도로 날아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북은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이 1,500km를 8자형 비행궤도로 2시간 넘도록 날아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은 "수중발사훈련을 통하여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로골화되고있는 현 정세를 시종 압도적인 강력한 힘으로 통제관리해나갈 우리 군대의 불변한 립장이 명백히 표명되였으며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억제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립증되였다"고 말했다.

전략순항미사일 발사가 이날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대응이자, 핵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이 경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과시라는 점을 밝힌 것.

앞서 북한은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해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에는 서해 포병부대에서 유사시 남측 공군비행장을 목표로 방사포를 이용한 기습타격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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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기시다의 배후에 바이든이 있다

 

[개벽예감 531] 윤석열과 기시다의 배후에 바이든이 있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3/13 [08:16]
  •  
 

<차례>

1.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한 백악관

2. 이께다 하야또, 기시 노부스께, 나구모 신이찌로

3. 박정희와 이께다의 배후에 케네디가 있었다 

4. 윤석열과 기시다의 배후에 바이든이 있다

 

 

1.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한 백악관

 

육군 소장 박정희(1917~1979)와 육군 중령 김종필(1926~2018)을 중심으로 결집한 군부 집단이 1961년 5월 16일 반란을 일으켰다. 한국군 제1공수특전단, 해병대 제1여단 예하 1개 대대, 제6관구 사령부 직속 1개 중대, 제6군단 포병사령부 예하 3개 대대가 군사 반란에 동원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61년 당시에도 한국군 작전통제권은 미국이 장악, 행사하고 있었는데, 전차와 장갑차로 중무장한 한국군 전투부대들에 서울로 진격하라는 명령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주한미국군 사령관 카터 맥그루더(Carter B. Magruder, 1900~1988)였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실권자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그는 당시 주한유엔군 사령관 특별보좌관 제임스 하우스먼(James H. Hausman, 1918~1996)이다. 

 

맥그루더는 겉으로 드러난 실권자였고, 하우스먼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막후실권자였다. 하우스먼은 맥그루더의 명령체계에서 벗어나 미국 국방부의 명령을 받는 막후실권자였다. 그의 공식직책은 주한유엔군 사령관 특별보좌관이었지만, 실제로는 미국 국방부 장관 특별보좌관의 역할을 하면서 한국군을 쥐락펴락했다.

 

상황을 오판한 맥그루더는 5.16 군사 반란을 반대하다가 1961년 6월 30일에 주한미국군 사령관직에서 밀려났고, 5.16 군사 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한 하우스먼은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 로벗 맥나마라(Robert McNamara, 1916~2009)가 수여한 공로인정서와 공로표창장을 받았다. 

 

박정희-김종필 군부 집단은 1961년 5월 18일 ‘국가재건최고회의’라는 것을 설치했고, 1961년 6월 10일에는 중앙정보부(KCIA)를 설치했다. 박정희는 치열한 권력 암투를 벌인 끝에 1961년 7월 3일 육군참모총장 장도영(1923~2012)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직에서 몰아내고 의장직을 거머쥐었다. 

 

제임스 하우스먼은 5.16 군사 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한 다음, 미국 워싱턴에서 1개월 이상 머물렀다. 그 기간에 그는 박정희를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당시 미국 대통령 존 케네디(John F. Kennedy, 1917~1963)를 알현하게 만드는 비밀공작을 추진했다. 당시 백악관은 군사 반란으로 집권한 박정희-김종필 군부 집단을 합법 정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는데, 하우스먼이 비밀공작을 벌여 박정희의 백악관 방문을 성사시키면, 박정희-김종필 군부 집단은 합법 정권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었다.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 맥나마라의 특별보좌관 노릇을 하고 있었던 하우스먼은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미국 군부 우두머리들을 찾아다니면서 박정희의 백악관 방문이 왜 미국의 안보이익 추구에 유리한지를 설득했다. 하우스먼의 설득에 넘어간 국방부 장관 맥나마라는 백악관에 들어가 케네디를 설득했다. 

 

설득의 요지는 무엇이었던가?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고,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려면 일제 식민지 시기에 부일 경력을 가진 한국군 군부 세력이 집권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어 백악관은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선행조치를 생각해냈는데, 그것이 바로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하기 위한 음흉한 정치음모였다. 박정희와 김종필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한 백악관의 정치음모에 견마지로를 다해 복무하였다.

 

역사학자들은 박정희-김종필 군부 집단이 군사 반란으로 집권한 다음 미국으로부터 합법 정권으로 인정받으려고 박정희의 백악관 방문을 추진하였다고 보았다. 당시 박정희-김종필 군부 집단이 미국으로부터 합법정권으로 인정받으려고 한 것은 사실이지만, 박정희의 백악관 방문을 주동적으로 추진하고, 성사시킨 결정적인 요인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한 백악관의 정치음모였다.

 

백악관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하기 위해 정치 문외한인 박정희를 국제 정치무대로 끌어냈다. 박정희가 워싱턴을 방문하기 전에 도꾜를 먼저 방문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백악관은 일본 종미우익세력의 우두머리에게 비밀리에 연락해 박정희의 도꾜 방문을 추진하라는 지령을 보냈는데, 그 지령을 받은 사람이 바로 기시 노부스께(岸 信介, 1896~1987)였다. 기시 노부스께는 일제가 동아시아 침략전쟁에서 패전하자 1급 전범으로 점령군에게 체포되어 도꾜 전범재판에 끌려 나갔으나, 미국은 교수형을 집행하기 직전 그를 석방했다. 그런 극적인 사연이 있었기에 기시 노부스께는 죽는 날까지 충심을 바쳐 미국을 섬겼다.

 

1961년 7월 하순 기시 노부스께의 밀사 신영민이 서울에 도착했다. 기시 노부스께는 박정희와 “하등의 격의 없이 이야기한 친한 친구”였던 신영민을 밀사로 선발해 서울에 파견한 것이다. 신영민이 박정희에게 전한 기시 노부스께의 밀서에는 한일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박정희를 도꾜에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가 담겼다. 그것은 기시 노부스께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일본 종미우익정권의 계략이었으며, 더 나아가서 백악관의 정치음모였다. 

 

박정희는 기시 노부스께의 밀서를 받고 감격했다. 일본제국을 위해 “한 번 죽음으로써 충성하겠노라”라고 맹세한 혈서를 써놓고 1940년 4월 1일 만주국 육군군관학교 제2기생으로 입학했던 부일 민족반역자 박정희는 일본을 ‘사상의 조국’으로 떠받들고 있었다. 그런 일본이 자기를 도꾜로 불러주었으니 어찌 감격하지 않았겠는가! 

 

1961년 8월 초 박정희는 기시 노부스께에게 보낸 답신에 이렇게 썼다. 

 

“귀하가 귀국의 어느 위정자보다 한일 양국의 견고한 유대를 주장하며 그 실현에 많은 노력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금번 귀하가 파견한 신영민 씨를 통하여 잘 알게 되었습니다. 양국의 강인한 유대는 ‘역사적 필연’이라고 주장하시는 귀하의 뜻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장차 재개될 국교 정상화 교섭에 있어서 귀하의 각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백악관은 기시 노부스께와의 비밀련락선을 통해 박정희의 도꾜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1961년 9월 12일 백악관 대변인 피엘 쌜린저(Pierre Salinger, 1925~2004)는 백악관이 박정희를 초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961년 10월 10일 박정희는 당시 제6차 한일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도꾜에 머물고 있던 한일회담 수석대표 배의환(1904~2001)을 비밀리에 서울로 소환했다. 박정희와 김종필은 서울 장충동에 있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공관에서 배의환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박정희는 배의환에게 “미국에서 통지가 왔는데, 케네디 대통령이 나를 만나자고 한다. 그런데 방미 조건으로 미국에 오는 길에 도꾜에 들러 일본 총리와 이야기를 좀 하고 오라고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케네디가 박정희에게 백악관으로 오기 전에 일본 총리를 먼저 만나라고 요구한 것은, 박정희가 경색된 한일관계를 원만히 풀어야 미국이 일본과 한국을 끌어들인 3자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2. 이께다 하야또, 기시 노부스께, 나구모 신이찌로

 

1961년 11월 11일 박정희는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도꾜를 방문했다. 일본 총리 이께다 하야또 (池田勇人, 1899~1965)는 도꾜에 나타난 박정희를 위해 환영 만찬을 베풀었다. 박정희는 환영만찬 답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일 양국은 과거에 명예롭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명예롭지 못한 과거를 들춰내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닙니다. 차라리 새로운 역사적 시점에서 공동의 이념과 목표를 위해 친선 관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일본 종미우익정권 앞에서 일제 식민통치의 과거를 덮어버리고 미래를 지향하자고 뇌까렸던 박정희의 치욕적인 발언은 62년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어 2023년 3월 1일 윤석열의 3.1절 기념사에서 되살아났다. 그는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역사의 불행한 과거를 되새기는 한편, 미래 번영을 위해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떠들어댔다. 

 

1961년 11월 12일 오전 도꾜에서 박정희-이께다 회담이 진행되었다. 그 굴욕회담에서 박정희는 무슨 말을 했던가? 한국은 일본과 전쟁을 벌인 당사자가 아니므로 한국의 대일 배상문제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일본의 망언에 맞장구를 치면서 대일 배상청구권을 포기했다. 이께다는 박정희에게 “청구권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일본에서) 상쇄사상이 나오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께다가 말한 ‘상쇄사상(相殺思想)’이라는 것은 한국이 대일청구권을 자꾸 거론하면 일본도 대한청구권을 제기할 것이므로 대일청구권을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이께다의 망언을 들은 박정희는 “그러면 청구권이라고 하지 말고 뭔가 적당한 이름이라도 괜찮다”라고 하면서 굴복했다. 박정희와 이께다가 주고받은 구역질 나는 대화를 좀 더 들어보자.

 

박정희 - “빨리 국교를 정상화해서 일본의 지도를 받고 싶다.”

이께다 - “일본이 청구권으로 지불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국의 경제회복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무상원조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 저리의 경제원조를 고려하려고 한다.”

박정희 - “소비재가 아니라 자본재를 희망한다.”

이께다 - “자본재가 좋을 것이다. 소비재는 한국에서 생산하면 된다. 앞으로 한일회담과 관련해 한국 국내적으로 문제가 생겨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으면 비밀리에 내게 연락하라.“

 

청년 시절 일본제국을 위해 자기 목숨도 기꺼이 바치겠다고 맹세하는 혈서를 써서 왜적에게 바쳤던 박정희의 머릿속에는 부일 민족반역사상이 차고 넘쳤다. 박정희의 변함없는 태도를 목격한 이께다는 자기 측근들에게 박정희는 “참 좋은 사람이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다”라고 칭찬했다. 박정희가 이께다 앞에서 일본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으므로 이께다가 어찌 칭찬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박정희-이께다 회담이 끝났을 때, 이번에는 막후실권자 기시 노부스께가 박정희의 수고를 높이 평가하는 치하 오찬을 베풀었다. 박정희는 치하 오찬에서 유창한 일본말로 이렇게 지껄였다.  

 

“젊은 저희들이 하고 있는 것을 일본에서 보시면, 미숙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젊은 군인들이 군사혁명을 일으킨 것은 구국의 일념에 불탔기 때문입니다. 메이지 유신 시대의 지사의 마음으로 해 보겠습니다. 저는 요시다 쇼인을 존경합니다. 국가건설과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부디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상상을 초월한 치욕적인 망언이어서 더 이상 옮길 수 없다. 박정희가 언급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 1830~1859)은 일본제국주의 발흥의 이념적 기초를 다져 놓고, 일본의 조선 침략을 떠들어댄 일본 우익세력의 원조다. 2006년 9월 23일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培晋三, 1954~2022)는 자기가 요시다 쇼인을 존경한다고 말했는데, 박정희는 아베 신조보다 45년 앞서 요시다 쇼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교활한 기시 노부스께는 “국민의 박수를 받는 조약을 만들려고 하면 진정한 국교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라는 충고를 박정희에게 주었다. 

 

일본을 섬기는 박정희의 충성심이 변하지 않았음을 목격하면서 일본 종미우익정권의 우두머리들은 묘한 만족감을 느꼈다. 당시 자민당 총무회장 아까기 무네노리(赤城宗德, 1904~1993)는 “겸손하고 성실하다. 꾸준히 순조롭게 할 것 같다”라면서 박정희를 칭찬했고, 당시 통산상 사또 에이사꾸(佐藤榮作, 1901~1975)는 박정희가 “온후하고 교활함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박정희의 추악한 대일 굴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께다와 회담을 마친 박정희는 1940년부터 1942년까지 자신이 재학했던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의 교장 나구모 신이찌로(南雲親一郞, 1886~1963)를 자신이 마련한 보은 만찬에 모셨다. 이께다 하야또, 기시 노부스께를 비롯한 일본 정계 거물들과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에서 박정희와 함께 재학했던 동기생 일본인들도 보은 만찬에 초대되었다. 보은 만찬이 시작되자 박정희는 나구모 신이찌로에게 보은의 술잔을 올리면서 일본말로 이렇게 지껄였다. 

 

“저는 선생님의 지도와 추천 덕분에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 대표로서 선생님을 다시 뵙게 된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좌중에서 우렁찬 박수 소리가 울려 나왔다. 나구모 신이찌로에게 보은의 술잔을 올리며 머리를 조아리는 박정희의 모습을 만족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이께다 하야또는 “동양의 예의사상으로 은사를 섬기고 선배를 존중하는 훌륭한 모범을 보여주었다”라는 찬사를 연발했다. 

 

일본에 대한 충성심을 확실하게 보여준 박정희는 30시간의 도꾜 방문일정을 마치고 케네디를 알현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3. 박정희와 이께다의 배후에 케네디가 있었다 

 

▲ 박정희와 케네디.

 

박정희는 1961년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렀다. 케네디는 백악관에서 박정희를 만나 회담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미국이 “공산주의의 팽창에 대처하는 공동이익을 인정하여 군사원조를 (한국에) 제공할 것을 재확인하였다”라는 문장이 들어있었다.  

 

박정희-케네디 공동성명에 나오는 “공산주의의 팽창”이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그 말은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까지 기간에 벌어졌던 다음과 같은 군사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1) 1958년 8월 23일 오후 6시 중국인민해방군은 영토 완정을 실현하기 위해 대만을 공격하였다. 중국인민해방군은 개전 24시간 동안 중국 대륙 인근에 있는 진먼섬(金門島)의 대만군 진지를 향해 50,000발의 포사격을 맹렬히 퍼부었다. 1958년 9월 5일부터 한 달 동안 중국인민해방군이 진먼섬에 계속 퍼부은 포탄은 총 474,000발에 이르렀다. 1958년 9월 24일 중국인민해방군 J-5 전투기 100여 대가 진먼섬 상공으로 출격해 대만 공군 전투기들과 치열한 공중전이 벌였다. 당시 중국은 대만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지만, 미국에 있어서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은 악몽이었다.

 

2) 1960년 1월 7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에 대한 정보평가가 논의되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정보 보고에서 소련이 1963년까지 미국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탄도미사일 50발을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고, 미국 공군은 소련이 1963년까지 미국 본토를 타격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800발 이상 보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 있어서 소련의 압도적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능력은 소름 끼치는 악몽이었다. 

 

3) 1955년부터 1960년까지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에서 총 90차례의 소규모 무력 충돌이 발생하였다. 1958년 3월 6일 조선인민군 고사포병들은 비무장지대 상공으로 날아든 주한미공군 소속 F-86 전투기 1대를 고사포로 격추했다. 미국에 있어서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은 악몽이었다. 

 

4) 1961년 1월 24일 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골즈보로 상공을 날던 미국 공군 B-52 전략폭격기의 오른쪽 날개가 갑자기 파손되면서 지상에 추락했다. B-52 전략폭격기에 실렸던 3.8메가톤급 ‘마크(Mark) 39’ 수소폭탄 2발은 기체가 추락하면서 심하게 요동치는 바람에 기체 밖으로 튕겨 나갔다. 히로시마 핵폭탄보다 300배 더 강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수소폭탄들이다. 1발은 비상 낙하산이 자동으로 펴졌지만, 다른 1발은 비상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그대로 떨어졌다. 비상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채 떨어진 3.8메가톤급 수소폭탄은 놀랍게도 안전장치가 풀려있었다. 수소폭탄은 순식간에 지상에 떨어졌다. 안전장치가 풀려있었는데도 기적적으로 폭발하지 않고, 5.48m 땅속에 들어박혔다. 만일 히로시마 핵폭탄보다 300배나 더 강한 파괴력을 지닌 수소폭탄이 터졌더라면, 백악관은 형체도 없이 날아갔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존 케네디가 대통령에 취임한 날로 때로부터 사흘이 되었던 날이었는데,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지 사흘 만에 수소폭탄 대폭발로 죽을 뻔했다. 이 엄청난 충격 사건은 백악관에 핵참화의 악몽을 안겨주었다.   

박정희-케네디 공동성명에 나오는 “공산주의의 팽창에 대처하는 공동이익”이라는 것은 미국이 조선, 중국, 로씨야와 대결하기 위해 한일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더 나아가서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필요성을 절감한 미국은 박정희의 대일 굴종을 이용한 비밀공작을 감행했다. 세월이 멀리 흐르는 동안 하나둘씩 기밀 해제된 미국의 비밀문서들에서 박정희의 대일 굴종을 이용한 미국의 비밀공작이 윤곽을 드러냈다. 윤곽은 다음과 같다.  

 

1) 1962년 7월 31일 미국 국무부는 주한미국대사관과 주일미국대사관에 각각 비밀전문을 보냈다. 비밀전문에는 “미국이 모든 자원을 동원해 한일협상이 타결되도록 압력을 넣고, 필요하다면 박정희와 일본 총리 사이에서 비밀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중재 역할을 하라”라는 지시가 담겼다. 

 

2) 1963년 당시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 1908~1973)은 백악관에서 박정희와 회담하는 중에 “한일관계 정상화는 동아시아의 안정에 커다란 공헌을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하면서 한일관계 ‘정상화’를 재촉했다. 

 

3) 1964년 2월 28일 당시 미국 국무장관 딘 러스크(Dean D. Rusk, 1909~1994)는 주미한국대사 김정렬에게 “한일관계 정상화는 한국에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다. 현 정세는 한일회담을 타결하기에 유리하다. 타결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하면서 한일관계 ‘정상화’를 재촉했다. 

 

4) 1965년 4월 29일 당시 미국 국무부 차관보 윌리엄 번디(William P. Bundy, 1917~2000)는 박정희가 미국을 방문하기 전에 한일 협정을 타결하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하면서 박정희를 압박했다. 

 

미국은 1951년부터 1965년까지 15년 동안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하기 위해 광분했다. 결국 1965년 6월 22일 도꾜에서 ‘한일기본조약’이 조인되었다. 미국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정상화’시켰지만, 그 험난한 과정에 내몰린 한국은 일본에 대한 사죄도 배상도 보상도 모두 포기하는 뼈아픈 굴욕을 겪어야 했다. 한국이 일제의 식민통치 범죄에 대한 사죄를 받아내지 못하게 만들었고, 식민통치 범죄에 대한 배상도 청구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식민통치 피해에 대한 개별 보상마저 청구하지 못하게 만든 장본인은 박정희와 이께다의 배후에서 움직인 케네디였다.  

 

4. 윤석열과 기시다의 배후에 바이든이 있다

 

▲ 지난 2022년 11월 3일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2023년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일제 식민지 시기 강제징용을 당한 조선인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주겠다는 이른바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저들이 말하는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은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에게 판결금 및 지연 이자를 지급해주겠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범죄를 저지른 일본 전범 기업들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로부터 공식사죄를 받아내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범 기업들에서 마땅히 받아내야 할 배상금조차 포기하겠다는 실로 추악한 망동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추악한 망동을 두고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 정부 및 일본 전범 기업의 공식사죄를 받아내는 것을 포기하고, 배상금조차 포기한 것은 일제의 강제징용 범죄를 용인해주는 것이며, 강제징용 범죄를 부정해보려고 미쳐 날뛰는 일본 우익정권 앞에서 무릎을 꿇는 대일 굴종이다. 윤석열 정부가 일본 우익정권에 굴종하여 일제의 식민통치 범죄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위대한 항일운동사 자체를 부정하는 극악한 부일 민족반역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괴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기시다 정부에 굴종하여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라는 것을 발표한 이튿날인 2023년 3월 7일 백악관은 윤석열 대통령을 오는 4월 26일 국빈으로 초청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우연한 시간적 일치가 아니었다.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 어느 날 발표되는지를 미리 알고 있었던 백악관은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 발표되는 때에 발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발표한 것이다. 

 

괴이한 현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백악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발표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난 2023년 3월 9일 기시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발표했다. 발표에 의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3월 16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이다. 기시다 정부는 백악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발표하기를 기다렸다가 방미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그에 발맞춰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일정을 발표한 것이다.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 발표된 것을 전환 계기로 하여 바이든, 기시다, 윤석열 3자가 손발을 척척 맞추며 붙어 돌아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묘한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킨다. 1961년에 케네디, 이께다, 박정희 3자가 손발을 척척 맞추며 붙어 돌아갔던 과거사와 동일한 현상을 다시 보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1961년에도 백악관은 박정희를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워싱턴에 오는 길에 도꾜에 들러 이께다 하야또를 만나라고 요구했고, 박정희는 그 요구를 충실히 따랐었다. 그로부터 62년이 지난 오늘 조 바이든(Joseph R. Biden)은 윤석열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서 워싱턴에 오기 전에 기시다 후미오를 만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제 내막이 드러난다. 1961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오늘도 백악관은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비밀공작을 막후에서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로 하여금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이라는 것을 발표하게 막후에서 종용한 백악관은 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 해결안’을 발표한 것을 전환 계기로 삼아 한일관계 ‘정상화’를 막후에서 추진하고, 더 나아가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려고 암약하는 것이다. 이런 내막을 파헤치면, 윤석열 정부의 부일 반민족행위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부일 반민족행위 뒤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해보려고 암약하는 백악관의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백악관이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는 목적은 조선, 중국, 로씨야와 대결하려는 데 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1961년에는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 중국의 대만해방전쟁 의지, 조선의 ‘남조선해방전쟁’ 의지가 각각 강해지면서 미국이 위기감을 느꼈는데, 오늘 어떠한가? 2023년 3월 현재 중국은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강대한 국력을 가지고 영토 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대만해방전쟁 준비를 완료했으며, 조선도 강력한 핵무력을 가지고 영토 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남조선해방전쟁’ 준비를 완료했으며, 로씨야도 노보로씨야해방전쟁를 승리로 이끌어 영토 완정을 실현하는 중이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숨통을 조이는 형세가 아닐 수 없다. 

 

조선, 중국, 로씨야 3대 핵강국이 미국의 숨통을 시시각각 조이는 것은 미국이 건국 이래 처음 당하는 치명적인 위기다. 이전에도 미국에 치명적인 위기가 닥쳐왔지만, 미국은 그때마다 용케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국력이 약해져 자기에게 닥쳐온 치명적인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기 탈출구는 없으므로, 미국은 꼼짝없이 당하는 수밖에 없다. 

 

정말로 다급해진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위기 상황으로 와락 끌어들여 조선, 중국, 로씨야와 대결하는 한미일 안보협력관계를 수립하려는 책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윤석열 정권과 기시다 정권은 백악관의 요구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면서 미국의 한미일 안보협력구상을 떠받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구상을 실현하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다. 왜냐하면 조중로 3자의 군사력이 한미일 3자의 군사력을 이미 능가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허장성세만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군사력이 이전처럼 여전히 강하다고 믿고 있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환각이다. 

 

첨단무기를 자랑하는 미국군이 원시무기밖에 갖지 못한 탈레반과 싸운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어이없게 패하여 2021년 8월 30일 방대한 분량의 무장장비를 전부 내던지고 황망히 퇴각한 것만 봐도 요즈음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 수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이 문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자. 

 

1) 2021년 10월 26일 미국 외교전문지 ‘대외정책(Foreign Policy)’ 분석 기사에 의하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즉각 싸울 수 있는 즉시전투태세(fight tonight)를 갖춘 미국군은 14%에 불과하다고 한다. 현대전의 승패는 선제타격으로 결정되는데, 선제타격을 받고서도 14%에 이르는 전투 병력만이 즉시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미국군의 한심한 실태는 그들이 선제타격을 받고 패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2) 2023년 3월 8일 미국의 유력한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요즈음 미국의 무기 생산능력이 매우 약화되는 바람에 신형 미사일, 신형 전투기, 신형 무인작전기를 생산하려면 15년 이상 걸리고, 구형 작전헬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는데 10년, 구형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데 20년, 구형 항공모함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데 44년이 걸린다고 한다. 미국의 무기 생산능력 이렇게 쇠락한 것을 보면, 오직 무기에만 의존하는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종미우익사상에 눈이 멀어버린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정부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복종하면서 미국이 처한 치명적인 위기 상황으로 휘말려 들어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함께 치명적인 위기 상황에 깊숙이 빠지면, 미국이 선제타격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는 날, 미국과 함께 쓰러질 것이 뻔하다. 백악관이 추진하는 한미일 안보협력구상은 3자의 동반 몰락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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