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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사과? 요구도 안했는데, 기시다가 하겠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5/07 09:16
  • 수정일
    2023/05/07 09:1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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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기시다 방한 규탄 촛불.."셔틀외교로 받을게 고작 원전 오염수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5.06 22:13
  •  
  •  수정 2023.05.06 22:49
  •  
  •  댓글 1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저녁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일역사문제 사죄배상 △일본 재무장 중단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주장하는 '일본 기시다총리 방한 규탄 촛불'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6일 저녁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일역사문제 사죄배상 △일본 재무장 중단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주장하는 '일본 기시다총리 방한 규탄 촛불'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3월 16~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 이후 52일만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한해 이른바 셔틀외교가 가동된다.

올 여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당면 현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대일 역사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반성, 강제동원 3자변제 방식이 아니라 일본정부와 기업의 사죄 배상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한국사회의 입장은 완강하다.

쉽지 않은 한일정상회담 2차전을 앞두고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4일 957개 단체 및 정당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한데 이어 6일 저녁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대일역사문제 사죄배상 △일본 재무장 중단 △한일-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주장하는 '일본 기시다총리 방한 규탄 촛불'을 진행했다.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영환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규탄 촛불'에서 박석운 공동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많이 퍼주었으니까 이번엔 일본총리에게 확실하게 숙제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식민지 역사문제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사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일본 평화헌법과 어긋나는 군사대국화 중단 등을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먼저 당면한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을 뒤집고 기시다 총리에게 '굴복'한 것이니 한일 당국이 협의한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라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 해법은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2018년 판결을 내린 후 절차적 문제에 불과한 사안을 가지고 1년 가까이 집행이 되지 않고 있으니 그 자체로 '제2의 사법농단'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일인만큼 당장 대법원이 현금화 결정을 내리고 집행을 명령하면 되는 일'이라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더불어 이제 다섯분 남은 고령의 피해자와 유족들에게만 무거운 부담을 지울 수는 없으니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눠지고 함께 투쟁하자는 '특단의 제안'이 곧 나오게 될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또 다른 현안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일본 어민들도 반대하고 태평양 연안국가의 수십억명에 달하는 인류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저강도 핵테러'로 규정하고는 반대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

해결책은 '불행한 사고로 발생한 사태는 모두에게 유감스러운 일인 만큼 좀 더 시간을 갖고 원전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안정성이 검증된 방법을 함께 모색하자는 것', 그래서 '당장 돈이 더 들긴하지만 오염수를 담아 둘 탱크를 더 만들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안정성에 대한 검증이 확인되지 않은 원전 오염수를 해양 투기하겠다고 하면 "최인접국인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 국제해양법 협약에 따라 국제법적 권능을 가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이를 반대하는 제소를 하고 태평양 연안국가들과 국제연대로 막는 것이 강력한 저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일본측이 앞장 세우는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권능이 없는 곳이며, '방류'라는 표현도 정상적인 냉각수를 잘 검증해서 바다로 내보내는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고 이번 처럼 방사능 오염수를 내보내는 경우에는 '투기'로 바꿔 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2015년 한일 합의 이후)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를 혐오하며 조롱하는 온갖 말과 행태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공공연하게 난무하고 있다"며, "마치 의견대립인 것처럼 여겨질까봐, 사람들이 이에 익숙해질까봐, 더 이상 이 사태에 분노하지 않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일본 명예총리처럼 굴욕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있는 윤석열 대통령, 한일정상회담 이후 지지율이 올랐다는 기시다 총리, 두 사람이 지금 기세등등하겠지만 국제사회와 세계시민들은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알고 있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에게는 "불법과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파렴치한 국가로 일본이 남아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인지, 아니면 식민지범죄와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사죄와 배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면서 성숙한 국가로 나아갈 것인지 일본정부는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따졌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는 굴욕적인 외교로 자국민 피해자의 인권을 스스로 뭉개버릴 것인지, 그래서 스스로 진정한 대통령이길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당당히 일본의 책임과 인정을 요구하고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국민과 역사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 지도자로 거듭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러나라, 내정간섭말라, 사과하라,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굴욕'왜'교 윤석열을 타도하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물러나라, 내정간섭말라, 사과하라,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굴욕'왜'교 윤석열을 타도하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한일군사협력반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한일군사협력반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 민중을 외면하고 망국적 외교로 평화의 길을 외면하는 윤석열 정권, 전쟁을 부르는 한미동맹으로 역사도 버리고 국민의 존엄과 생명, 안전, 평화를 지키는 헌법도 내팽겨치며 국정농단을 일삼는 윤석열 정권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촛불연대 김재원 대표와 노원주민대회 홍기웅 공동조직위원장, 김수정 대학생겨레하나 대표는 연대발언에 나서 3월 대일외교참사에 이어 4월 대미 퍼주기 외교참사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민족, 치욕 굴종외교'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수정 대표는 "이번엔 기시다가 응답할 차례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사 사과하라는 요구를 한적이 없는데 어떻게 기시다가 응답을 하느냐, 우리가 일본에게 받고 싶은 게 방사능 오염수인가"라며, "셔틀외교는 한일관계에 유효하지 않다"고 비꼬았다.

또 "일본으로부터 사죄 배상을 받을 때 윤 대통령은 빼고 피해자 손 꼭잡고 우리끼리 가자"고 말했다.

한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한일정상회담이 열리는 7일 오후 1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대응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촛불 참가자들이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가면을 쓰고 회담을 하는 이들에게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신문지를 뭉쳐 던치는 항의행동을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촛불 참가자들이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 가면을 쓰고 회담을 하는 이들에게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신문지를 뭉쳐 던치는 항의행동을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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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엑셀 밟고 ‘좋아! 빠르게 가!’ 외친 윤석열 1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루스 합동기지 공항에서 보스턴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 김창길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앤드루스 합동기지 공항에서 보스턴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주간경향] 흥미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됐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라는 제목의 책이다. ‘윤석열 정부와 대한민국 1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최종건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광수 부동산 애널리스트, 김성회 정치연구소 와이 소장 3인 대담집이다. 윤석열 정부의 1년을 외교·경제·정치 3부로 나눠 각각 기조 발제를 한 다음 의견을 주고받는 내용이다. 각 분야에 우이독경(牛耳讀經), 교언영색(巧言令色), 자가당착(自家撞着)이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다. 평가는 박하다.

최종건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안보실 비서관, 외교부 1차관을 역임했다. 여러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약하고 있는 김성회 소장은 ‘민주당 입장을 대변하는’ 토론자로 주로 참석한다. 이광수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경제전망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그동안 딱히 정치성향이 알려진 적은 없다. 대담 사회를 맡은 한윤형 <추월의 시대> 공저자와 함께 그러니까 “윤석열 정권 1년에 비판적인 평가를 내리는 건 대담참석자들이 민주당 지지성향 혹은 진보 진영 입장이기 때문”이라는 말로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일까.

기자는 2013년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이 여론의 관심을 받기 전부터 정치 분야를 취재해 왔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부터 2017년 중앙지검장 발탁, 2019년 검찰총장 임명과 추·윤 갈등, 그 후 총장 사퇴와 전격적인 대선 출마 선언과 당선, 지방선거와 올해 3·8 당대표 선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윤석열’을 팔로업하며 기사를 써왔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미궁이다. 이 사람은 왜 정치에 뛰어들었을까. 왜 대통령이 되려 했고,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 걸까.

이전까지 역대 대통령과 가장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확연한 차이는 대통령 당선 후 자신의 적수였던 야당 대표를 1년이 되도록 ‘패싱’하고 있는 첫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외교도 마찬가지다. 정치를 출입처로 두고 있는 기자들 사이에 불문율처럼 거론되는 공식이 있다. 정치적으로 곤란해 미뤄둔 사안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 기간에 결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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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기간 중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무제한 기자간담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국 순방 첫날 열렸다. 정치적 논란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혹여나 누를 끼치는 일을 막기 위한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번 정부 들어선 그런 것도 없다. 퇴행 일변도의 내치가 꾸준히 이어진다. 외치라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나오면 오히려 ‘이번에는 또 어떤 사고를 치진 않을지’ 국민적 걱정이 앞선다. 앞의 책이 담고 있는 문제인식도 비슷하다. ‘우이독경’이라는 화두로 외교 문제를 가장 먼저 다룬 이유일 것이다.

윤석열 1년 박한 평가, ‘진영논리’ 때문일까

책에서 김성회 소장은 “그렇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했냐”며 도어스테핑이 사라진 후 벌어진 상황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그 후 대통령이 출입하는 걸 안 보이게 하려고 벽을 쳤어요. 없던 벽이 생긴 건 상징적인 사건이잖아요. 매일 화면에 나가던 장면인데, 거기에 벽을 쳐놓은 이후에 국가안보시설이라는 이유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 벽 사진 한 장이라도 본 분 있나요? 이런 경우 기자들이 뉴스엠바고를 깨고라도 보도할 만한 일이죠. 이 사건은 용산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기자들이 얼마나 얌전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을 막아버린 이 장벽을 보도하는 언론사가 단 하나도 없다는 거죠. 이 정도로 자유가 제한된 상태입니다.”(책 191~192쪽) 꼼꼼히 짚어볼 만한 의견이다.

기자는 당시 보도에서 동원된 인부들이 대통령실 가림막 공사하는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 가벽 설치속보가 나오던 날은 지난해 11월 21일이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김 소장의 말마따나 당시 임시로 설치된 가벽 사진보도는 남아 있지 않다. 어떻게 된 걸까.

벽 설치 관련 보도가 없는 건 아니다. 많다. 현장 사진은 없지만 여러 언론사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현장을 재현해놓았다. 한 종편 언론사는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나와 칠판에 직접 그림까지 그리며 “가벽은 가로 6m×4m 사이즈의 합판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이후 불투명 보안유리로 교체될 예정”이라며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대부분 언론의 보도 기조는 대통령실 조치에 비판적이다.

기자가 앞서 당시 보도에서 봤다는 가벽설치 사진은 잘못된 기억이 아니었다. 한 언론사의 속보 보도에 실렸다. 가판에 실린 이 사진은 그 후 대통령실 경호처의 항의로 삭제됐다. 당시 대통령실은 보안상의 이유로 촬영이 금지된 시설을 무단촬영해 공개했다며 해당 기자에게 한 달 동안 출입정지 조치를 취했다.

 

윤석열 정부 1년을 커버스토리 기사로 다루고 있는 주간경향 1527호 표지

윤석열 정부 1년을 커버스토리 기사로 다루고 있는 주간경향 1527호 표지

책에서 김 소장은 윤석열 정부 등장 후 지난 1년간 공무원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도 전하고 있다. 일단 새로 만들어진 국정과제가 없어서 이전사업을 계속하면 되니 편하다는 반응이다. 또 하나, 지시를 받으면 이제 문서에 예컨대 ‘과장님 지시사항’이라고 수기로 일부러 쓴다고 했다.

“자신이 하려고 한 일이 아니라 과장이 지시해서 한 일이라고 표시를 한다는 겁니다. 또 지시받은 일도 문서에다 그렇게 적은 후에 적극적으로 안 합니다. 왜? 그 지시를 본인이 이행했을 경우에 직권남용에 걸릴 것 같아 못하겠다는 거죠.”

기자도 지난 1년간 공무원 지인들로부터 비슷한 증언을 들은 적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어공’ 아닌 ‘늘공’ 출신 공무원들이 지난 정부 정책수행을 두고 구속되는 일이 벌어지자 나타난 ‘태업’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정치적으로 주목을 받은 부처만의 일일까. 아니면 전국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일까. 관련 증언을 전한 김 소장과 통화해봤다.

“국회에서 어쩌다 보니 보좌관 생활을 오래 했다. 그 과정에서 안면을 튼 공무원들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방향이 없다는 것이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있어야 거기에 맞춰 계획을 짜는데 의견을 내면 직권남용이 되기 때문에 다 가만히 있다고 한다. 이런 기류가 지금 공무원 사회 내에 존재한다.” 대통령이 추진하겠다고 하는 몇 가지 과제를 제외하곤 대부분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간단히 말하면 검찰이 너무 정치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의 말이다.

“이런 정권 분위기에서는 공무원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고 들어오는데 뒤탈 안 생기려면 몸조심할 수밖에 없다. 선출직 대통령부터 단체장까지 위임된 권한을 넘어서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도 문제지만 고유한 정책의제에 대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쥐락펴락하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리서치뷰는 2011년부터 매년 현직을 포함 역대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를 해왔다. 이번 조사가 마흔 번째다.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조사를 바탕으로 5월 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30%였고, 2위는 23%를 기록한 박정희였다. 리서치뷰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16%를 기록해 3위였다. 윤석열 현 대통령은 10%를 기록해 8명 대통령 중 김대중(11%)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지표만으로 드러나는 국민정서는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안 대표의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제일 호전됐을 때가 40% 안팎이었는데 다시 외교이슈가 불거지면 오히려 더 떨어지고 낙하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조사에서 각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최대위협이 되는 문제가 뭔지를 물어봤을 때 국민의힘의 경우 절반이 ‘윤석열 리스크’라고 답했다. 그게 일반적인 민심인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지난 1년과는 확연히 다른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반등은 어렵다. 대체적인 국민 반응은 더 이상 사고나 치지 말고 악화될 일을 안 만들면 좋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기대감 자체를 접어버린 듯싶다.”

 

4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가수 돈 맥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뒤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부터 가수의 친필사인이 적힌 통기타를 선물로 받았다.  / UPI연합뉴스

4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가수 돈 맥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부른 뒤 바이든 미 대통령으로부터 가수의 친필사인이 적힌 통기타를 선물로 받았다. / UPI연합뉴스

“윤 정부, 한국정치사 첫 출현 검찰통치”

위의 책 대담에 참여한 인사들만의 인식이 아니다. 여야 정치권 사정에 밝은 교수·시사평론가들의 시각도 대부분 엇비슷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을 평가하면 대화와 타협보다는 정국주도권을 쥐고 상대를 몰아붙이면서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자기 뜻대로 운영하는 국정운영 방식으로 일관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내치뿐 아니라 외치도 마찬가지다. 자신에 대한 공격을 국익 논리로, 설령 내가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비판해 그렇게 망신줄 수 있느냐는 식으로 반응한다. 엄청나게 코너에 몰리지 않는 한 태도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강공드라이브로 자신들 수하를 포진시켜 내년 총선에 이기고 상대방을 굴복시키고 말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전형적으로 검사들이 개인을 수사할 때 코너에 몰아넣어 자백을 받는 방식이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게는 ‘따거’처럼 아량을 베풀지만 자기의 권위에 도전하는 경쟁자들에게는 같이 공존하겠다는 생각을 지난 1년 동안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하는 리더십이었다.”

박신용철 더체인지플랜 선임연구위원은 “역대급으로 처음 보는 정권”이라며 “지난 1년은 점수로 매기기도 부끄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통 정치 경험이 있는 사람은 측근뿐 아니라 다양한 그룹으로부터 의견을 듣는다. 윤 대통령이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을 읽는다고 하는데 특정신문만 보는 게 아니라면 위험수위가 이미 지난 것을 알 것이다. 위험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도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범죄자 이재명’과 전 정권만 두드려 잡으면 된다는 식의 얄팍한 셈법인데, 누구도 브레이크를 못 걸고 있다. 물론 지지기반은 있어야 한다. 대통령실에 앉아 있다 보니 지지기반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는 듯하다. 자기가 보기에 일도 똘똘히 잘하고, 시시콜콜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핵심 정치그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싶다. 그런데 현재의 여당, 국민의힘으로 성이 찰까. 안 찰 것이다. 검찰 조직처럼 한번 말하면 알아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을 원하는데, 당대표 선거에서 국힘을 기껏 ‘친정체제’로 만들어 놨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난해 10월 30일, 전날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방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지난해 10월 30일, 전날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소방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 가능성은

지난 4월 27일 사단법인 생활정치연구소는 ‘위기의 민주공화국: 윤석열 정권 1년의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발제한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한국정치사에 최초로 등장한 검찰통치의 정치질서”라며 ‘검찰통치(prosecracy)’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검찰통치’는 검찰의 기소(prosecute)와 통치행위를 의미하는 크라시(cracy)를 결합해 안 교수가 만든 신조어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법과 규범의 자유주의 국내외 정치질서를 표방하고 소통의 정치 복원을 약속했지만,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아니라 법을 활용한 지배(rule by law)를 일삼았고, 이는 정치과정을 무시한 결단주의(decsionism)로 나타났다고 안 교수는 본다. 또 윤 대통령은 헌정주의 가치를 검사 시절부터 가장 중요한 소명으로 언급해왔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일관되게 드러나는 그의 세계관이라고 안 교수는 지적했다. 문제는 헌정주의를 강조하는 만큼 민주주의라는 가치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에 바이든 대통령이 선물했다는 트루먼 대통령의 경구 ‘벅 스톱스 히어(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가 적힌 팻말을 놓고 있다고 하는데, 그동안 자신이 결단을 내려온 것이 일관되게 그 문구와 모순된다는 것을 인식 못 하는 점이 문제다. 대통령의 외로운 결단을 통해 최종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데, 그간 대통령이 보여온 ‘야당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안 만난다’는 식의 전도된 책임 전가 논리와 정확히 반대되는 자세다.”

그는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그 세계관 자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치가로서의 태도에서 결격사유가 있다. 자신이 근거하겠다는 헌정주의에서도 결격사유는 뚜렷하다. 윤 대통령은 헌정주의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고 자신부터 치열하게 지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자유주의의 기본, ABC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상대 당대표가 범죄자이니 대화나 협상테이블에 같이 앉을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헌정주의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가 무죄 추정의 원칙이다. 나는 근본적인 관점의 문제 때문에 앞으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예정돼 있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 쪽에서는 어떻게 볼까. 취임 1년 지지율은 형편없다. 미국 방문 중인 지난 4월 말 실시해 발표한 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 주에 비해 1% 하락해 30%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3% 올라 63%를 기록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정권 1년차에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가 정권 중반에 지지율이 오른 보수 대통령이 없지는 않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정권 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정권 중반기 ‘친서민 중도전략’으로 40%대의 지지율을 복원해낸 바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도 반등할 수 있을까.

내년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예정인 김장수 제3정치연구소 소장은 MB(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면서 정권 중반기 ‘친서민 중도전략’에 관여했던 인사다.

“(MB 정부와)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 MB 정부의 경우 초반 인사 과정에서 ‘강부자’(강남 땅 부자) 딱지가 달렸다.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은 없었다. 그래서 MB가 방향전환을 약속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야권의 윤석열 비판은 과녁을 잘못 설정했다고 본다. 지금 윤석열이 주장하는 것, 다 공약했던 내용이다. 이 양반처럼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한 말을 그대로 하는 사람은 드물다. 한·미 관계, 탈원전 공약대로 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왜 비호감이 높을까.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다 떠나 검사 시절부터 만들어진 애티튜드(태도)다. 또 하나, 예컨대 MB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두고 틀렸다고 안 했다. 그런데 이 양반(윤석열 대통령)은 말을 한다. 당신들은 낡은 운동권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그 사람들(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이 모욕당했다고 생각한다. 비호감인 건 맞는데, 그렇다고 역대 정치지도자들을 보면 호감이냐 비호감이냐의 문제가 꼭 정권 재창출과 직접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단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호감도가 높았지만,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지 않았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외치, 즉 한반도 주변 국가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안감 내지는 불신을 보이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윤석열 대통령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민주당 혹은 진보는) 지금도 옛날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무현의 ‘운전자론’ 이런 것이 대표적인 과대망상 중 하나다. 안 해봤으면 또 모르겠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운동권이 꿈꿨던 내용을 다 시도해봤다. 안 됐지 않나. 나는 윤석열 정부의 선택이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이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자꾸 바보, 술꾼이라거나 김건희가 꼬드겼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누군가에겐 솔깃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지금 민주당이 주장하는 프레임이 만약 주효하다면 국민의힘이 차기 총선이나 대선에서 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0%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본다. 민주당이 너무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실수 안 하고 젠틀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 노선 전체가 국민에게 거부를 당한 셈이다.”

 

지난해 5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인수위 사진기자단

지난해 5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인수위 사진기자단

다시 문제는 민주당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지율 상승의 모멘텀을 구조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윤석열 정부는 당을 직할체제로 만들면서 결국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위험체제로 만들었다”라면서 “과거 이준석 당대표 시절엔 정당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막아주는 면이 있었는데 직할체제로 재편한 후에는 브레이크도 안 걸리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하이리턴’은 없이 ‘하이리크스’만 무한대로 확장되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문제는 정치적 대안의 부재다. 엄 소장은 “민주당이 지금과 같은 스탠스를 고수하면 내년 총선에서 못 이긴다”고 말했다.

“선거는 수년간의 유권자 판단이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2020년 이후, 그리고 대선에 진 이후 민주당이 어떻게 해왔는지 이미 70~80%의 결과는 결정돼 있다고 본다. 닥쳐서 뭐를 하겠다고 해서 판세를 뒤집을 수는 없다. 하려면 지금 해야 한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심판으로 가느냐 윤석열 심판으로 가느냐의 문제인데, 윤석열 심판은 실익이 없다. 현재로선 5년 내내 식물정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이재명 심판은 현 야권의 성찰 쇄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실익이 있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은 이미 지나간 사람인데 뭐하러 심판하려 들겠는가.”

과연 그럴까.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사에서 정권 중반기에 치러지는 역대 선거는 모두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 선거였다.

“과거 정권 중반기 전국 선거는 거의 예외없이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녔던 건 맞다. 그런 선거지형이 바뀌었다. 2030이 정치적으로 독립한 상태다. 정권심판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2030 남녀가 뭉쳐서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으로 가지 않는다. 2021년 재보궐부터 계속 국민의힘을 찍어온 이대남, 삼대남이 어느 순간 확 민주당으로 갈아타겠나. 안 한다. 이대녀 삼대녀도 마찬가지다. 2021년 재보궐에서 민주당에 올인했던 흐름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이재명이 좋아서 찍은 것이 아니다. 한 예로 지난 지방선거 때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니 이대녀의 73%가 김동연을 찍었다. 이대녀 삼대녀의 민주당 올인이 역으로 다시 이대남 삼대남의 방향성을 규정한다. 이 정치적 갈등의 무한반복 재생산 구조를 끝내는 쪽이 결국 총선승리의 열쇠를 거머쥐게 된다고 본다.”

민주당 등 야권이 스스로 환골탈태를 목표로 내년 총선과 같은 정치적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 예정된 윤석열 정권의 역진(逆進)을 막아내지는 못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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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빈소 찾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노조가 그랬듯 끝까지 연대하겠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5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5일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강경 대응에 맞서 분신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송진영(고 송채림 아버지)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등 유가족 1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부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모였다.

보라색 스카프를 착용한 채 빈소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분향한 뒤 노동조합장 상주인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5 ⓒ민중의소리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온 유가족들은 장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송진영 직무대행은 “5월 1일에 집이 대전이라 대전에서 노동절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중에 고인의 소식을 들었다”며 “이런 비극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예견되지 않은 참사로 희생됐는데, 고인의 분신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맞나’, ‘후진국, 5공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옥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음에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저쪽(여권) 지도자들의 생각이 뭔지,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국가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고, 건설 노동자도 윤석열 대통령이 살인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경찰은 진급에 눈이 멀어서 단체협약과 법에 의한 노조 활동을 협박이라고 하며 형법을 들이밀어서 저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잘 싸워서 국민 모두가 제대로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이 계속 저희와 연대해준 것처럼 끝까지 노조와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국 어디든 저희 가족들이 있으니 어디서든 불러주면 누구든 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노조와 야당 앞으로 보낸 유서를 모두 읽어본 양회동 열사의 중학생 아들이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이 더 이상 없도록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눈물을 훌쩍이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빈소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조의 각별한 인연도 전해졌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가 언제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등에 함께 해주고, 유가족들의 각종 활동에 연대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유가족들과 동행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설치할 때 경찰들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음에도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를 무릅쓰고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해주셨다”며 “유가족들도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를 잊지 않고 연대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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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한 1천건 중 문제 없는 입양은 한건도 없었습니다"

[372명 해외입양인들의 진실 찾기] 입양인들이 지난 1년간 밝혀낸 사실들

피터 뭴러 해외입양인  |  기사입력 2023.05.06. 07:03:07 최종수정 2023.05.06. 07:05:36

 

저와 덴마크 입양인들이 함께 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DKRG)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 단체는 한국 입양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친생부모를 알 권리를 위한 활동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1년 전 저희는 열린 마음과 궁금증으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위조된 서류와 한국에서 극적으로 친부모와 재회한 입양인들에 대한 소문과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우리는 (입양 서류에 따르면) 길거리에서 발견된 고아이거나 돌볼 수 없는 미혼모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그런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가끔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때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우리는 대부분의 입양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소수의 입양 사례에서만 잘못을 찾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거의 1000건의 입양 사례를 검토한 결과,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진실된 사례는 모두 어디에 있었을까요? 투명성은 어디로 갔을까요? 1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입양 사례는 단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처음 발견한 것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와 한국사회봉사회(KSS)의 문서 위조, 사기였습니다. 조사 후반에는 성적 학대 사례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홀트와 같은 입양기관에 머무르고 있을 때와 해외로 입양된 이후 모두 한국 아동들에 대한 성학대 사건들이 존재합니다. 

 

사기, 명예훼손 등 사건의 규모가 너무 커서 우리는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에 조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12월 6일 300여건의 입양인들이 개별 요청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함께 단체가 직접 위원회에 신청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진실화해위가 사건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한다는 발표에 전세계 입양인들은 환호성과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야말로 역사적 사건입니다! 

 

위원회의 결정을 다른 나라들도 뒤따랐습니다. (입양을 받은)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에서는 한국 해외입양에 대한 조사 또는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결과가 나왔습니다. 홀트의 프랑스 내 사업 파트너인 입양기관은 입양기관 허가가 취소되어 곧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입양 기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중개된 한국에서의 입양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프랑스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서류 누락, 서류 위조, 생모의 동의 부재, 시민권 허위 신고, 해당 국가 출입국 규정의 사기, 납치, 절도 또는 아동 판매와 관련된" ,"과거 활동으로 인해" 입양기관의 자격을 취소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프랑스 정부의 결론이며, 프랑스는 홀트의 오래된 '범죄 파트너'였던 입양기관(Le Rayon de Soleil)에 조치를 취한 첫 번째 국가가 된 것입니다. 

 

저의 고국인 한국이, 한국으로부터의 입양에 대해 수혜국에서도 조사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것이 저는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연구("해외입양인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통한 인권보장 방안 연구")는 나의 옛 조국이 앞장서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 연구는 한국 입양에 대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 규모가 커서 처음으로 입양 인권 침해에 대한 유효한 통계 수치와 개념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양업계는 더 이상 "일부 고립된 사례일 뿐"이라거나 "일반화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스스로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 연구에서 한국 입양아 중 6.2%(16명 중 1명)가 입양기관 및 기관의 보호 하에서 성적 학대를 당했으며, 13.5%(8명 중 1명 이상)는 입양 후 직접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비해 제가 살고 있는 덴마크의 연구에 따르면 1.5%(64명 중 1명)의 아동이 성적 학대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국내 최대 입양기관의 모토는 "입양은 사랑입니다" 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여러모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한국 국가기록원에서 공개된 문서는 한국의 산부인과, 병원, 주민센터가 아동 매매의 배후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합니다. 이 문서에는 입양 기관들이 기부금을 아동 양육에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 이익을 위한 투자와 투기에 사용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한국의 자체 문서에도 입양기관이 아동의 실제 신상 정보를 위조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입양기관 홀트 측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입양인들이 모든 것을 오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문화를 말하는 것일까요? 서양 문화? 한국 문화? 문화적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은 홀트에서만 통용되는 문화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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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회식비 공개가 국가 중대이익 침해? 굉장히 미심쩍다"

부산 횟집 회식비 정보공개 거부한 대통령실... 하승수 "국민 알권리 침해, 소송 할 것"

23.05.05 14:53l최종 업데이트 23.05.05 21:06l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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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부산 횟집 회식 비용 관련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대통령실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하 대표는 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횟집 회식이) 우리가 모르는 일정이라면 비공개할 수 있지만 이 건은 일시·장소·참석자와 동선까지 모두 공개된 일정"이라며 "모르는 건 회식비로 얼마나 썼느냐인데, 그게 무슨 국가안전보장과 관련이 있나.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하 대표가 정보공개청구한 회식은 지난달 6일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 여당 국회의원 및 시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행사를 마친 후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횟집 앞에 도열한 장면을 포착한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앞서 하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운대 횟집 회식비로 얼마 썼는지를 공개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 방금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답변"이라며 "통보시한을 꽉 채워 이런 엉터리 같은 답변을 하다니 매우 유감"이라면서 대통령실이 보낸 답변서를 공개했다. 

"식비도 비공개? 대통령실 정보 아무것도 공개 안 하겠다는 것"
 
큰사진보기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해운대 횟집 회식비로 얼마 썼는지를 공개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 방금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답변"이라며 "통보시한을 꽉 채워 이런 엉터리 같은 답변을 하다니, 매우 유감"이라며 대통령비서실이 보낸 답변서를 공개했다.
▲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서 "해운대 횟집 회식비로 얼마 썼는지를 공개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 게다가 정보를 보유·관리하고 있는지도 확인해 줄 수 없다? 방금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받은 답변"이라며 "통보시한을 꽉 채워 이런 엉터리 같은 답변을 하다니, 매우 유감"이라며 대통령비서실이 보낸 답변서를 공개했다.
ⓒ 하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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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는 지난달 7일 해당 회식이 있었는지 여부와 회식 비용 및 지출 주체, 지출 원천 등을 묻는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청구한 정보는 대통령 일정 등과 관련한 정보로서 국가안전보장 및 국정수행 등에 관한 사항에 해당, 공개될 경우 그 목적을 부당하게 침해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대통령실은 또 "(해당 정보의) 보유·관리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음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 같은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하 대표는 "이미 다 알려진 일정에서 식비를 얼마나 썼는지도 공개 못 한다는 것은, 앞으로 대통령실과 관련한 정보는 아무것도 공개 안 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서실 예산도 국회 심의를 거친다. 한도 범위 내에서 쓰게 돼 있다. 당연히 나중에 결산도 해야 한다"며 "비서실 예산을 썼다면 썼다고, 아니라면 다른 기관에서 썼다고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회식비 정보 가지고 있는지도 못알려준다? 굉장히 미심쩍은 일"
 
지난 4월 6일 오후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 앞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  지난 4월 6일 오후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부산 해운대구의 한 횟집 앞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 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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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하 대표는 대통령실이 '회식 비용 액수' 등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비공개'와 '부존재'를 명확히 구분해 답변해야 한다. 비공개는 자료가 있음에도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부존재는 자료가 없다는 의미"라며 "만약 다른 기관에서 회식비를 결제했다면 청구 사항을 이송해 답변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모호하고 두루뭉술하게 답변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실은 회식 비용을 대통령실에서 결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며 "그동안 아무리 대통령실이라도 정보공개청구에 이런 식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굉장히 미심쩍고 이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 대표는 "이런 모호한 답변 태도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보공개 거부 취소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 대표는 지난 2019년 10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쓴 특활비·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이 거부하자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대법원에서 하 대표가 최종 승소하면서 사상 첫 검찰 특활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정보공개 대상이 되는 시기는 2017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로 당시 검찰총장은 김수남·문무일·윤석열이었고,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영렬·윤석열·배성범이었다. (관련 기사 : [스팟인터뷰] "노조 회계 비판 윤 대통령, 검찰 특활비 제대로 썼을까" https://omn.kr/23k9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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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 주가조작, 도이치모터스와 닮은꼴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05.04 07:22
  •  
  •  댓글 0

“투자자 수백명 모아 8개 종목 주가 올려...피해액 약 1조원 가량”

김한규 의원, “도이치모터스와 비슷”

SG(소시에테제네랄)발 주가폭락 사태가 주가조작 수사로 번지는 형국이다.

지난 1일 주가조작 핵심 인물로 검찰에 입건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간의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한편 SG 사태 책임자들의 시장개입 방식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대두돼 관심을 끈다.

합동수사팀이 주목한 것은 주가조작에 통정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다. 통정매매란 주식의 매수·매도 과정에서 2인 이상이 개입하여, 거래량을 부풀리는 대표적인 시세조작 기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작전 세력이 투자자의 돈을 끌어들여 고점에서 매도함으로써 차액을 남기는 것이다.

이에 당국은 라덕연 대표가 본인이 직접 투자자들의 계좌를 관리하며 매수와 매도를 홀로 조작하는 새로운 통정매매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SG발 주가 폭락사태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닮은꼴로 보는 이유다.

지난 2일 MBC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투자자들이 본인들의 계좌를 빌려주고 (그것이) 매매에 사용됐다는 점”이 매우 비슷하다며 SG 주가폭락 사태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구조적 유사성을 제기했다.

이어 김한규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증권범죄 엄정 대응을 국정과제로 내걸었음에도 역설적으로 공무원을 감축해 온 현황을 지적했다. SG사태에 금융위원회의 개입이 늦어진 데는 금융위가 정부의 압력을 고려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관련 1심 선고에서 징역2년,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편 지난 2월 13일 공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유죄로 인정된 통정매매·가장매매 중 47퍼센트가 김건희 여사의 계좌로 이뤄졌으며, 이는 전체 102건 중 48건에 달한다.

이외에 도이치모터스 사태에서 통정매매 계좌를 제공한 투자자 3명을 비롯해 주가조작 관련자 6명은 현재 형이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는 일괄 무혐의를 받아 영부인이라는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G사태 관련 통정매매 수사가 김건희 여사의 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까지 재조명할 기회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40#:~:text=%EA%B4%80%EB%A0%A8%EA%B8%B0%EC%82%AC,wjdrkdtks93%40gmail.com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40#:~:text=%EA%B4%80%EB%A0%A8%EA%B8%B0%EC%82%AC,wjdrkdtks93%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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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무도한 정권" 성난 스님들, 정권 퇴진 '장군 죽비' 든다

[인터뷰] 불교계 첫 시국법회 '야단법석' 준비위원장 행운(도정) 스님

23.05.04 17:54l최종 업데이트 23.05.04 19:33l
큰사진보기'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 준비위원장인 행운(도정) 스님이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했다.
▲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 준비위원장인 행운(도정) 스님이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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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 유튜브 영상 : https://youtu.be/DthR0xn0I-o

"천공인지, 만공인지 '무속인 아바타' 노릇에 빠져있고..." "나라 팔아먹은 대통령"

직설에 유머를 섞어 내리친 '장군 죽비'. 행운(도정) 스님(제주도 남선사 주지, 연경문화예술원 원장)의 세찬 죽비 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일대에서 열리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집회' 식전 행사인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 준비위원장인 행운 스님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성토했다.

[토각귀모] "천공인지, 만공인지... 이게 말이 됩니까"
 

행운스님이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행운스님이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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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스님은 명진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날 인터뷰에서 시국법회 야단법석을 추진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 3월 제주 남선사에서 스님들이 모였는데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습니다. 사제단이 '퇴진' 단어를 쓰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그만큼 심각한 지경이라는 뜻이겠죠, 사실 대통령이 '천공'인지 '만공'인지... 무속인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죠. 퇴진 시국법회는 그날부터 준비했습니다."

토각귀모(兔角龜毛). 토끼의 뿔과 거북이의 털이라는 불가 용어이다. 소위, 있을 수 없는 일이 터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행운 스님은 "신부님들의 시국미사와 전국 대학에서 시국성명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그간 불교계가 조용했던 것은 자승 전 총무원장의 무시무시한 권력 때문"이라면서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몇몇 스님부터라도 시작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승 전 총무원장은 불교계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 1등 공신'으로 회자되고 있다. 대선 직전에 불법 정치개입이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조계종단이 강행한 전국 승려대회와 범불교도대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관람료를 '통행세', 이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비유한 발언을 문제 삼은 두 대회의 배후가 자승 전 총무원장이었기 때문이다.

행운 스님은 "천공은 혼자 유튜브에 나와서 떠들지만, 불교는 전국 사찰이라는 실질적인 조직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래서 1등 공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불교계 원로들과의 비공개 환담에서 봉은사 회주 자승스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불교계 원로들과의 비공개 환담에서 봉은사 회주 자승스님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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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스님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 권력을 동원해서 압수수색하고 국민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모욕을 주면서 압박하는 일들과 똑같은 게 자승 전 총무원장에 장악된 조계종단에서도 자행되고 있다"면서 "불교계의 검찰이라고 할 수 있는 호법부가 맨 앞장서서 1700년 한국불교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호계원은 법까지 만들어서 스님들을 징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단법석] 1000개의 연등... '5무 정권' 퇴진 촉구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전국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지난 4월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전국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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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野壇法席). 대중적으로는 정신없는 상태를 의미하지만, 불가 용어로는 부처님이 대중들에게 설법을 베풀기 위해 야외에 설치한 법대를 이르는 말이다. 행운 스님은 "야단법석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리"라면서 "그날 1000개의 연등을 스님과 불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자승 전 총무원장이 전방위적으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조계종단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시국법회 야단법석에 얼마나 많은 스님들이 참여할까?

행운 스님은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조계종단에 밉보이고, 생계를 박탈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얼마나 많은 스님들이 시국법회 야단법석에 직접 참여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법회에 앞서 성명서 등을 전국의 스님들에게 돌려서 무기명 참여를 독려할 예정인데, 누가 봐도 무도한 정권이기에 이런 방식으로 함께할 스님들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1년 차, 한편에서는 천주교 시국미사에 대해서도 '퇴진' 구호를 내거는 것이 성급하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행운 스님은 에둘러가지 않고 직설을 날렸다.

"이 정권은 우선 개념이 없습니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설문조사 기사를 봤습니다(관련 기사 : 윤 대통령 국정은 '무개념, 무능력, 무데뽀, 무책임' https://omn.kr/23mxh). '수염'(천공을 지칭)한테 물어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무능력하죠. 지금껏 제대로 능력을 발휘한 부처가 없어요. 또 무데뽀이기도 하죠. 마음에 안 들면 검찰 시켜서 압수수색부터 하니까요. 무책임하기도 합니다. '바이든 날리면', 이 방송 온 국민이 들었는데 책임을 안 져요. 책임질 일 있으면 전 정권 탓으로 돌리기만 하고."

행운 스님은 또 "무식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5무 정권이다, 더 많은 '무'자 돌림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행운 스님은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분노를 하고 있듯이 나라를 거의 팔아먹은 굴욕외교"라고 비판했고,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문제 등 한미 간에 산적한 경제현안이 있는데 기업인들은 왜 데려갔는지 모르겠다, 밥 먹으러 갔냐, 아무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행운 스님에게 '그래도 윤 대통령 영어 연설은 잘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묻자 우스개로 반문했다.

"얼마나 연습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2~3개월 연습하면 그 정도는 합니다."

[파사현정] "죽여 버린다"는 부처님 말씀의 의미
 
제주 남선사 주지 행운(도정) 스님
▲  제주 남선사 주지 행운(도정) 스님
ⓒ 행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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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破邪顯正). 삿된 것을 물리치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부처님 가르침이다. 스님들이 윤석열 정권을 향해 '장군 죽비'를 들기로 작정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떠올린 불가 용어이다. 그렇다면 왜 스님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를 '삿된 것'으로 규정했을까? 행운 스님께 윤 대통령의 정치철학에 대해 물었더니 단답형 대답이 돌아왔다.

"무식이죠."

행운스님은 "윤석열 대통령의 그간 행태를 볼 때 일반 상식뿐만 아니라 공감 능력이나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배려심 등을 찾아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행운 스님은 이어 "검찰 특수부에서 오랫동안 몸담고 있으면서 무조건 잡아 조져라, 없는 것도 만들어내라... 이런 것이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이 이렇게 촛불을 들고 오랫동안 광장을 지키고 있는데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하무인격으로 무식하게 행동하니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행운 스님은 고려 말 공민왕과 승려 신돈의 관계도 꺼내들었다. 자신의 여인을 공민왕에 바치면서 온갖 권세를 누린 요승 신돈의 이야기다. 신돈이 자신의 아바타로 공민왕을 내세운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행운 스님은 "당시 이들이 벌인 작태에 대한 부작용은 고스란히 백성에게 전가됐다"면서 "고려처럼 이런 정부는 오래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행운 스님에게 '부처님이 살아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떤 가르침을 줬을까'에 대해 물었다. 부처님이 마부와 나눈 대화를 들려줬다.

"부처님이 마부에게 물었습니다. 고집 센 말을 어떻게 다루냐? 마부는 맛있는 것도 주고 칭찬도 한다고 답합니다. 그래서 또 부처님이 물었습니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마부는 채찍을 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또 부처님이 물었습니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마무는 '죽여 버린다'고 말했습니다.

그 대화가 끝난 뒤 이번에는 마부가 부처님에게 똑같이 물었습니다. 부처님 제자 중에 꼴통이 있을 텐데, 어떻게 다룹니까? 부처님은 처음엔 칭찬도 하고 달래다가, 강하게 말로 꾸짖는다고 대답했습니다. 마부가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이라고 물으니 부처님도 '죽여 버린다'고 대답했습니다."


행운 스님은 "부처님이 마부의 말로 유머를 구사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내 가르침을 극구 거부하는 사람을 어떻게 다룰 수 있겠느냐는 반증으로,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행운 스님은 또 "이번 시국법회 야단법석은 시작일 뿐"이라며 "한 달에 한번쯤 전국을 돌며 시국법회를 열 예정이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도 종단과 사찰에서 보태는 게 아니라 국민 모금을 통해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행운 스님은 "스님뿐만 아니라 많은 불자들이 시국법회에 참여해 주실 것"을 독려하면서 이 같은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승려들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자가 되겠다고 출가를 했는데, 지금 종단의 권력은 족발과 개 껌을 물고 달리는 자들이 휘어잡고 있습니다. 불교가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데 사회가 불교를 걱정하는 형국이죠. 승려들의 타락상이 심각합니다. 이에 물들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스님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오마이TV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도 이번 기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응원도 해주시고, 조계종단과 사찰 홈페이지에 따끔한 훈계의 말을 많이 남겨주셨으면 합니다. 시국법회 야단법석은 정권을 바로 세우고, 불교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윤석열 퇴진 시국법회 야단법석’에 대한 문의나 후원하실 분은 010-2879-7208(야단법석 준비위 대표전화)로 전화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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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기자 제안한 아이디어로 탄소중립 캠페인 시작한 지역신문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5.05 10:00
  •  
  •  댓글 0

[어린이날 특집 03] 김포청소년신문, 김포신문 창간 30주년 맞은 2020년부터 만들어

어린이·청소년들 제안 ‘탄소중립 선도도시’ 캠페인 실행…학생·교사·학부모 소통 창구로 기능

5월5일은 어린이날이다. 365일 중 364일이 어른의 날이라는 말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은 사회에서 배제됐고 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날을 맞아 미디어오늘은 ‘어린이’라는 소외당한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력들을 담았다. 올해는 어린이 인권운동가 방정환이 만든 잡지 <어린이> 창간 100주년이다. 당시 방정환은 20세까지 어린이로 봤는데 미디어오늘은 그 취지를 살리고 현재 참정권 등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약자이기에 어린이·청소년 전반을 이번 기획기사의 주인공으로 삼으려 한다. - 편집자주

 

“김포신문 청소년 기자들은 본지에 지속적으로 카메라 고발 등 환경 오염 사진 등을 제보해 왔다. 특히 학교 인근에 휴지 등이 무분별하게 버려져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며, 김포 환경오염 현실에 실질적 변화가 있으려면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포신문에서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김포시 탄소중립선도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실행하고자 한다.”(4월11일 김포신문 사설)

경기도 김포지역 주간지 김포신문은 청소년 기자들 제안으로 ‘나무살리는 손수건 쓰기 운동’을 시작으로 탄소중립선도도시 캠페인을 시작했다. 보통 언론에는 어린이·청소년 등 미성년자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는데 김포신문은 청소년 기자들이 직접 기사 등을 쓸 뿐 아니라 지역운동을 제안하고 이를 실천하며 소통하고 있다.

▲ 김포 탄소중립 캠페인. 사진=김포청소년신문 갈무리

 

김포신문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김포신문 내에 청소년신문 지면을 만들고 있다. 이는 젊은세대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다. 김주현 김포신문 부국장은 미디어오늘에 “김포 지역에 정기간행물이 김포신문 하나이고 김포신문 대표가 ‘지역에 지면이 하나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사명감이 있다”며 “기존 구독자가 줄고 김포에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되면서 젊은 세대와 소통할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청소년신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포시 인구는 지난 2012년 28만명 수준이었는데 11년 만에 48만명(2023년)이 넘었다. 인구급증은 신도시 등 개발로 대부분 젊은 층이 유입한 결과다. 수도권 지역 특성상 젊은 층이 기초자치단체 지역 현안에 큰 관심이 없고 특히 지역신문을 지면으로 보는 인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젊은 어른보다는 어린이·청소년을 공략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 지난해 9월28~10월4일자 김포청소년신문 '나는 네가 노담이면 좋겠어' 캠페인 관련 기사

 

창간 30주년을 맞은 2020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였다. 김 부국장은 “(신문사에) 위원회가 다섯 개 있는 이들 중엔 학부모가 많았다”며 “교육 3주체(학생, 교사, 학부모)가 교육 의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없으니 그것부터 만들면 좋겠다고 해서 청소년신문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별도로 청소년신문을 만드는 것은 비용 등 부담이 있었다. 이에 김포신문 기존 24면을 32면으로 늘리고 서너개면을 청소년신문으로 꾸렸다. 김 부국장이 NIE 강사 경력이 있어서 관련 내용을 준비했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인턴기자를 채용할 수 있었다. 그 자리를 김포에 사는 동화작가로 뽑았는데 해당 동화작가는 청소년신문을 담당하면서 김포의 설화를 동화형식으로 풀어내는 등 어린이·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글을 썼다.

김포청소년신문은 영화관이 없는 지역의 경우 신도시까지 가야하므로 영화관이 필요하다는 정책 제안, 쓰레기통을 만들 때 마을을 상징하는 쓰레기통을 만들자는 간담회, 학교 내 사각지대인 급식선생님들 문제 등에 대해 다루며 어린이·청소년의 목소리나 그들의 관심사를 담아내고 있다. 또 소외된 이들을 위해 김포청소년재단과 연계해 만든 ‘신문으로 만나는 직업’ 코너를 통해 지역내 이웃들의 직업을 소개하고, 직업인에게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 지난 2021년 11월24~30일자 김포청소년신문 기사

 

김 부국장은 “‘청소년의 눈’, ‘교사의 눈’, ‘학부모의 눈’ 등 교육주체들의 기고를 많이 받았고 NIE, 미디어 리터러시 등의 주제로 (지역 내) 학교들과 소통한다”며 “학내 신문동아리와 소통하기도 하고 요청이 오면 (김포신문에서) 출강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과 청소년신문을 통해 소통하기 위해 김포시 등에서 지역신문 지원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청소년기자단에는 초중고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김 부국장은 “청소년기자가 10여명 있지만 상시적으로 활동하기보단 한번 기고하는 경우도 있어서 특정하긴 어렵지만 열려있다”고 했다. 청소년기자를 특정하지 않고 문턱을 낮췄을뿐 아니라 신문사에 편하게 제보를 하고 탄소중립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시민활동으로 참여하는 매개체로 청소년신문이 자리잡는 분위기다. 김포신문은 지난달 19일 ‘선한공익활동가단’ 모집에 나섰다. 청소년기자들이 제안한 김포탄소중립 선도도시 만들기 캠페인, 김포의 정체성인 김포역사 조명 등을 함께할 이들을 꾸리는 작업이다.

▲ 지난 1월11~17일자 김포청소년신문에 실린 어린이의 글과 그림

 

한편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지역신문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통진중학교 학생들에게 김포신문의 역할을 들었다. “김포시가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송현),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학습 측면에서 ‘기자’ 직업에 대해 소개하는 글도 있으면 좋겠다. 편집방향에선 김포시 내 각 읍면동을 나눠 지역별 면 구성을 해도 좋겠다”(곽서준), “청소년에게 도움될 만한 정보가 많았으면 좋겠다”(김도후), “김포 내 일을 자세하게 다루면 좋겠다”(조재현) 등 의견을 담았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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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간부 유가족 “억울함 풀어달라,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

속초에서 서울로 빈소 이동, 눈물의 조문 행렬 이어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마음이 아프다. 남 일 같지 않다. 잘못한 것도 없이 우리는 일만 했을 뿐인데 ‘사회악’인 것처럼 자꾸 일반 시민들에게 여론전을 하고, 그래서 정말 자존심이 많이 상하고...”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양회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의 빈소를 찾은 대구경북건설지부 김영민 조직부장이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유가족을 중심으로 강원도 속초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던 장례가 이날부터 ‘노동조합장’으로 서울에서 이어지고 있다. 당초 유가족은 조용히 가족장을 치르길 원했으나, 고인이 가족뿐만 아니라 야당과 노조에 각각 별도의 유서를 남긴 것이 확인되면서 노조에 고인의 유지를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노동조합장인 만큼 유가족과 함께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상주를 맡았다. ‘열사 정신 계승’이라는 검은 띠를 머리에 두른 장 위원장이 직접 고인의 영정을 들고 앞장서 빈소를 차렸다. 영장 속 고인은 건설현장에서 노조 활동을 하며 힘차게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억울함 풀어주세요” 유가족의 호소


이날 오후 2시부터 조문이 시작되자, 전국 곳곳에서 상경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줄을 지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듯 조합원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김 조직부장의 말처럼, 고인도 생전 ‘건폭’으로 매도돼 모욕을 받았다. 그가 받은 혐의는 ‘공동공갈’이었다. 이에 대해 고인은 너무나 억울해했다. 자존심에 큰 상처도 났다.

고인은 야당 앞으로 남긴 별도의 유서에 “먹고 살려고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오늘 제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억울하고 창피하다”고 적었다. 산화하는 순간에도 “억울하다”고 외쳤다고 한다. 정부의 무자비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과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가 만든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유가족이 건설노조의 손을 잡고 서울로 빈소를 옮기기로 결정한 것도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고인마저 ‘건폭’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에서 유가족에겐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었다. 하지만 고인은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한 것 뿐”이라고 호소했고, 유가족은 이를 굳게 믿었다.

이날 아침 속초의 한 성당에서 미사를 끝으로 가족장을 마무리하고 집에 머물며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있던 유가족이 다시 서울로 올라와 대중 앞에 나선 것도 큰 결심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등 야당 대표들이 조문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상경한 것이었다. 이 역시 야당에 역할을 당부하면서 ‘꼭 승리하여야만 합니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주세요’라던 고인의 유지를 따른 결정이었다.

유가족은 빈소에 조문을 온 정의당과 진보당 대표단,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부와 잇따라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과는 시간이 엇갈려 만나는 자리를 가지지 못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유가족은 간담회 자리에서 ‘지금 여기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유가족은 “각 당 대표에게 드리는 유서를 읽고 저희 가족이 결심을 했다”며 “고인의 뜻을 퇴색시키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유서를) 한 자, 한 자 써내려 갈 때 비통함, 한맺힘, 그리고 절규를 가족이 막아서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사실 사고 당일 아침 아이들이 아버지한테 휴대폰으로 글을 보냈다. 그땐 휴대폰이 꺼져있지 않은 상태였다. ‘아빠 믿어, 아빠 힘내’ 그런 글을 보면 부모로서 (마음이) 돌아설 수도 있지 않나. 하지만 그 글을 보고도 그것(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이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유가족은 “(고인이) 네 번의 수사를 받고, 사고 당일 구속 기로에 서 있었다”며 “하지만 나는 죄가 없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굉장히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가족은 “아이들에게 고인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절대 그런 일을 하는 아버지가 아니었다. 떳떳한 아버지였다”며 “제발 아이들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아침에 고인을 보내며 성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왔다면서 “나중에 하느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나서기를 주저했다고 마음을 털어놓은 유가족은 “우리가 앞으로 갈 수는 없다. 저희가 힘이 없고 부족하니까. 하지만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 저희 가족은 제 자리에 서 있겠다”며 “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 모든 분들을 믿고 제가 (여기) 서 있겠다”고 힘줘 말했다. 유가족은 “저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장옥기 위원장은 그런 유가족을 옆에서 조용히 바라보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그리고는 유가족을 꼭 끌어안으면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장옥기 위원장은 앞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건설노조 확대간부 상경투쟁 대회에서 “(양 지대장)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우리 아버지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얘기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진보정당 “고인의 유지 잘 받들겠다”
민주당 “윤 대통령, 꼭 조문하라”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그 믿음 헛되지 않게, 마음 무겁게 받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며 “무엇보다 양회동 지대장이 남긴 유지를 잘 받들고 억울함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고인이 했던 활동이 정당한 활동이라는 것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고인의 뜻을 우리가 잘 이어가겠다”며 “결국은 건설현장에서 더 이상 이런 억울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고인이 저희에게 준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도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 받는 세상을 만드는 게 진보당의 사명”이라며 “꼭 억울함을 풀고 명예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 용기내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먼저 조문을 마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국 국가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이 수사에 대해서 방침을 주고, 그 방침 때문에 과잉 수사로 생긴 일이니 대통령께서 꼭 조문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방한 중인 엠벳 유손 국제건설목공노련(BWI) 사무총장 등도 직접 조문을 했다. 야당 국회의원들의 근조기와 노조의 화환 등이 고인이 가시는 길 외롭지 않게 빈소를 둘러쌌다. 이날 저녁에는 빈소 앞 마당에서 건설노조 주최로 촛불 추모 집회가 열렸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4일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 지대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문화제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민주노총은 이날 밤 중앙집행위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장 다음주 수요일(10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퇴진 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가 열리고, 그 다음주 수요일(17일)에는 ‘노조말살-민생파탄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예정돼 있다. 장례를 어떻게 매듭지을지에 대해서는 유가족과 계속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부터 진행된 건설노조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 토벌대식 탄압이 건설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극단의 상황까지 내몰았다”며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입장 변화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일 양희동 동지가 분신을 했는데, 2일에도 한 명의 건설노동자가 똑같은 혐의로 구속됐고, 3일에는 경기 지역의 건설노조 사무실과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건설자본의 이익을 위해서 또는 정권의 자기 지지 기반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건설노동자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매도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분노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사의 뜻을 이어서 민주노총이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는 투쟁에 나서야 되겠다는 결심을 더 강하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양 위원장은 “무엇보다 정부가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대화의 창구는 노조의 경우 언제나 열려 있다”며 “하지만 정부나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대화를 요구하기는커녕 일방적인 탄압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맞서 싸우는 것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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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에 경고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공식 발족, 지역·부문 성과 계속 확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5.04 23:55
  •  
  •  수정 2023.05.04 23:57
  •  
  •  댓글 2
 
지난 1월 원로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추)가 4일 오후 1차 대표자회의를 개최하며 공식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월 원로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추)가 4일 오후 1차 대표자회의를 개최하며 공식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월 19일 100여명 원로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전국비상시국회의)가 110여 일이 지난 4일 전국비상시국회의(추) 라는 명칭으로 공식 발족했다.

전국비상시국회의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전국비상시국회의(추) 1차 대표자대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 1년 평가안 △운영규칙 △조직구성 및 임원선출 △사업계획안 △기본 절치활동 방향 등을 심의, 확정하고 선언문을 채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제목의 선언문은 "지난 1년 나라꼴은 엉망이 됐고 이런 추세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나라를 얼마나 더 망쳐 놓을지 암담하다"고 시작부터 직격했다.

정치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닫아걸고 일방독주로 일관했으며, 외교정책은 아예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가기로 작정을 한 태세이고, 정치와 외교가 어지러운 가운데 나라 살림살이도 모든 지표가 적색 신호등을 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렇듯 모든 분야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윤 정부는 케케묵은 공안통치로 대응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시대에 역행하고 퇴행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로 삼은 것 같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민생이 파탄나고 전쟁위험이 고조되는 현실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전국의 광역시와 중소도시 시민들, 언론인, 교육자, 여성, 그리고 민주화운동에 젊음을 바친 각 대학 민주동문회와 사회운동단체들이 나서 전국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비상시국회의(추)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기조를 전면적으로 폐기할 것,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할 것, 사회 각계각층과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맞서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경과보고를 통해 3일 현재까지 비상시국회의(추)는 △언론비상시국회의(2.17) △전국대학민주동문회(2.17) △서울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산하 단위 민주동문회 추진중, 4.15 성균관대민주동문회 비상시국회의 발족) △참교육동지회(10개지역 시국선언후 4.13 결의) △여성비상시국회의 추진위(5.2) △민주행동비상시국회의(민청련동지회, 민청학련동지회, 긴급조치사람들, 한청협동지회, 전대협동우회, 한총련동지회 5.11 출범 예정) △노후희망유니온(논의중) △(사)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3.5) △개신교 시국선언(5.4 윤석열정부 1년에 부치는 기독교 목회자 1천명 시국선언) △천주교 시국미사(3.20 전주 풍남문, 4.10 서울광장, 4.17 창원, 4.24 성남동성당, 5.1 광주) △불교 시국법회(5.20 사대매국 윤석열 검사독재정권 퇴진과 천만 불자 참회를 위한 범국민시국법회 1차 야단법석 예정) 등 부문별 성과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중부(3.1 안양역 광장) △경기 고양(4.29 일산문화광장) △경기 용인(4.19 보라동성당) △경기 성남(서명진행 중) △인천(5.8 부평역광장 예정) △강원 원주(2.22 원주시의회 비상시국선언) △강원 춘천(논의 예정) △대전(4.19 대전시청 앞 소녀상 옆) △충남(4.19 온양온천역) △충남 천안(4.19 천안터미널 맞은 편) △대구(대구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제안단체와 연석회의 등 의견수렴 중) △경북 영주(4.19 대한광복단 기념공원) △경남 김해(논의중) △전북(4.25 추진위 결성을 위한 2차회의) △광주 전남(4.25) △부산(3.17) △제주(5.10 원로 및 사회운동가 시국선언 예정) △미국 뉴욕·뉴저지(3.5) 등에서 비상시국회의가 발족하거나 추진중이다.

이밖에 3월 14일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철회 시국선언)를 필두로 3월16일 전국 18개 대학 학생시국선언에 이어 대학과 학계의 시국선언이 계속되고 있는데, 앞으로 비상시국회의 참여를 위한 접촉을 시작할 예정이다.

1차대표자대회에서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왼쪽)과 문국주 집행위원장(오른쪽)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차대표자대회에서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왼쪽)과 문국주 집행위원장(오른쪽)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비상시국회의(추)는 운영규칙과 조직구성을 심의하면서 재야 원로들의 제안에 따라 범국민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연대체를 목적으로 하는 과도기적 운동단체를 천명하고,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전국대표자회의'를, 상설의사결정기구로 운영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임에 따른 집행위원회를 두고 집행위원회 산하에 기획·조직·홍보·대외협력·여성위원회 등을 두기로 결정했다.

김상근 목사, 명진스님, 송기인 신부, 함세웅 신부,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22명의 원로들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하고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과 양길승 전 녹색병원 원장을 공동 운영위원장으로, 문국주 6월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을 집행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앞으로 전국비상시국회의(추)는 조직확대 및 강화를 위해 전국 순회 강연회와 토론회,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온라인 만민공동회 등을 개최하고 인터넷 방송(https://youtube.com/@bisang2dot)을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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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결산]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5/0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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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빈 만찬 당시 모습.  © 대통령실

 

지난 4월 26일(미국 시각)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라는 것을 온 세계에 대놓고 알렸다.

 

첫 번째, 한미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선언 모두 공식적인 국문본이 없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누리집에는 모두 ‘비공식 국문 번역’만 있고 ‘공식 국문본’은 없다. 반면 영문본에는 비공식이라는 표현이 없다. 한미정상회담에서 공식 문서를 영문본으로만 채택하고 국문본을 채택하지 않은 것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지난해 5월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공식 국문본은 없었다. 

 

언어가 다른 국가가 서로 회담한 뒤에는 자국의 언어로 된 합의문을 작성하는 것이 상식이다. 이는 자기 국가의 주권을 지키는 차원의 일이다. 

 

만약 합의서를 둘러싼 논쟁이 생기면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라도 자국어로 된 합의문이 필요하다. 

 

지난 3월 6일부터 10일까지 중국에서 열렸던 이란-사우디 회담 이후 중국, 이란, 사우디는 공동성명을 각각 중국어, 페르시아어, 아랍어로 작성했다. 회담을 주선한 중국의 언어로까지 합의문을 만들었다.

 

혹시 미국은 다른 나라와 회담을 하면 영어로만 합의서를 채택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채택된 북미 공동성명은 각각 ‘조선어’와 영어로 작성됐다. 

 

이렇게 봤을 때 한미정상회담에서 공식 국문본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여겨진다.

 

이런 모습에서 두 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첫째, 공식 국문본을 채택했어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공개된 비공식 국문본은 영어를 직역해서 내용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즉 국민에게 공식 국문본을 공개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을 숨기려는 꼼수일 수 있다.

 

둘째, 진짜로 공식 국문본을 채택하지 않고 영어로만 합의서를 채택했을 수 있다. 여기에는 미국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속국처럼 여긴다는 것이, 윤석열 정권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당연히 받아들인다는 것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두 번째, 워싱턴 선언의 중국 사전 설명 문제이다.

 

윤석열 정권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꼽는 것이 워싱턴 선언이다.

 

그런데 워싱턴 선언을 한미 두 정상이 발표하기 전에 미국은 중국에 사전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처지에서 미중 갈등 속에서 워싱턴 선언으로 중국과 또 다른 마찰이 발생할까 미리 설명했을 것이다. 

 

미국 측이 워싱턴 선언을 중국에 사전 설명했다는 보도 이후에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도 중국에 사전 설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혼선이 있었다면서 한국은 중국에 사전 설명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여기서 짚어볼 점은 미국이 중국에 사전 설명하는 것을 한국에 알렸는지, 혹은 논의했는지다. 

 

왜냐하면 두 나라가 준비한 야심 찬 선언을 한쪽 당사국에 알리지 않고 다른 나라에 사전 설명한다는 것은 당사국을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외교부의 모습으로 봤을 때 미국은 중국에 사전 설명하는 사실을 한국에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미국이 한국에 알렸다면 한국 외교부는 미국이 한국과 협의하고 중국에 설명했다는 식으로 처음부터 밝혔거나, 한국이 사전 설명을 양해했다는 식으로 답했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미국이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를 대놓고 했어도 입도 뻥긋하지 못한 모습이다.

 

세 번째, 미국에 대한 한국의 예속성을 거듭 확인했다.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및 이점을 인식한다.”

 

이는 워싱턴 선언에 있는 문구로 한국은 미국의 군사력에 지속해서 의존하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예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한 윤석열 정권은 워싱턴 선언을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10월 1일 채택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서문과 6개 항으로 구성됐다.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許與)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

 

여기서 ‘허여’는 ‘어떤 자격이나 권한을 허락해 준다’라는 의미이다. 

 

조약 제4조에 따라 대한민국 어디나 미국이 원하면 미군기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미국이 우리 영토를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이다. 

 

그런데 워싱턴 선언을 이 선언에 비유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윤석열 정권은 대한민국의 주권보다 미국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정권이다.

 

이처럼 한미정상회담은 한국이 미국의 속국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낸 망국적 회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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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요구로 도입된 물가안정목표제, 노동자를 옥죄고 있다

[임수강의 진보금융 찾기] 물가안정목표제가 임금 억압 수단

임수강 금융평론가  |  기사입력 2023.05.04. 06:11:29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4월 14일에 "중앙은행은 고물가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워싱턴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의 중요한 쟁점은 현재 주요 중앙은행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물가상승률 2%가 적정한가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토론자로 참여한 올리비에 블랑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물가상승률 목표를 현재의 2%에서 3%로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또 다른 토론자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고피나트 IMF 부총재는 현재로서는 물가목표치를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의 발언을 했다.

 

세계 여러 나라 경제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올해 1월에 열린 전미경제협회(AEA)의 연례총회에서도 미국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 2%를 둘러싼 이러저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협회는 경제학 학술 단체 가운데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연례총회 참석자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학 교수는 물가상승률을 2%까지 낮추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집한다면 고용을 포함한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더욱 커진다면서 물가 상승률 목표를 3%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로머 버클리대학 교수도 물가안정 목표를 올리는 데에 동조했다.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학 교수는 물가안정 목표 2%에 빠르게 도달하려는 과정은 가계와 기업에게 심한 횡포라면서 목표를 5% 정도로 유연하게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대가들 사이에서조차 2% 물가상승률 목표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그 2%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정치경제연구소(PERI)의 폴린과 부아자는 물가상승률 목표가 왜 2%여야 하는가를 이론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진지하게 조사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다고 얘기한다. 중앙은행들은 2%가 글로벌 스탠더드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만한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연간 물가상승률 2% 정도가 경제주체들이 물가가 안정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그나마 근거라면 근거라 할 수 있다.

 

물가안정 목표 2%가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과 아울러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물가가 과연 잡힐지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현재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아예 법으로 못 박아서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는가 하면, 법으로 못 박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법에 물가안정목표제를 못 박아 놓았다. 한국은행의 설명에 따르면 물가안정목표제란 통화량과 같은 중간목표를 두지 않고 "물가상승률" 자체를 정책의 최종 목표 삼는 통화정책 운영방식이다. 주요 중앙은행들처럼 한국은행도 2019년부터 소비자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 2%를 목표로 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위쪽으로 벗어나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중앙은행은 단기의 정책 금리를 올림으로써 시장 전체의 금리 상승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문제는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반드시 물가를 잡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연준 의장을 지낸 버냉키는 미국 연준의 긴축이 경기침체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금리를 올리면 확실히 경기침체가 생기겠지만 물가 상승률이 억제될지는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물가가 오르는 원인이 다양할 때 그것을 따지지도 않은 채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물가가 오르는 데에는 그 이유가 상품의 공급 쪽에 있는 경우와 수요 쪽에 있는 경우가 있다. 금리의 인상은 일반적으로 개인 소비나 기업 투자와 같은 수요 쪽에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의 공급 쪽에 문제가 생겨서 물가가 오를 때는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물가가 잡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재의 물가 상승은 주로, 에너지, 식량, 원자재를 포함한 국제적인 상품 공급의 부족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주요 나라의 물가 상승은 외부에서 '수입'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현 국면에서 금리 인상이 물가를 잡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물가 상승률이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이와 나란히 물가안정목표제를 둘러싼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단순하게 이론적인 관심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논쟁의 배경에는 노동자와 자본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독점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생기는 날카로운 이해의 대립이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현 국면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2%로 하는가, 아니면 3%로 하는가에 따라 노동자의 이익은 크게 달라진다. 물가를 잡는데 금리 인상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가 아니면 다른 수단을 사용하는가에 따라서도 마찬가지이다.

 

물가안정목표제 자체가 이미 특정한 계층과 부문의 이익을 보장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다른 여러 목표를 제쳐두고 물가안정만을 목표로 삼는 제도이다. 물가안정목표제도를 채택한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을 유일한, 또는 최우선의 정책과제로 인식한다. 중앙은행들 가운데는 고용이나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조차도 대체로 물가안정이 일차적인 목표이고 고용이나 경제 성장은 후순위에 머문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이러한 물가안정목표제는 얼핏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계층이나 부문의 이익을 위해 특정한 관점을 받아들인 매우 편향적인 제도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바구니 물가가 장기간 고공행진했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이마트를 찾은 소비자. ⓒ연합뉴스
 
임금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는 물가안정목표제

 

지난해 9월 미국 연준 의장인 파월은 보수 성향의 카토연구소가 개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질의응답을 한 바 있는데, 그 내용은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파월은 먼저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곧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릴 때까지 단호하게 정책금리를 올려 나갈 방침을 밝힌다. 그러면서도 그는 금리 인상의 밑에 깔린 진짜 목적이 따로 있음을 발언의 맥락 속에서 어렴풋이 드러낸다. 

 

파월은 현재의 미국 노동시장에 대해 노동수요가 매우 강하고 높은 임금의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창출되는 불균형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높은 임금의 일자리 창출을 파월이 왜 불균형이라고 인식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파월의 다른 발언들을 보면 그의 속 뜻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다. 그는 노동력 부족이 이어진다면 임금상승 압력이 생겨서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곧, 파월은 고임금의 일자리 창출이 기업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불균형이고,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금리를 올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파월이 이해하는 불균형이란 구체적으로 노동과 자본 사이 힘의 불균형이다.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실업률이 낮아지면 노동의 상대적인 힘이 증가하여 임금이 올라가고 거꾸로 기업들의 이윤 수준은 낮아진다. 기업 쪽에서 보면 실업률이 너무 낮아지면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져서 임금인상 요구가 커질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태도가 고분고분하지 않게 된다. 기업들로서는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파월은 자본의 이익을 위해 연준 정책 개입을 통해 경제 성장세를 떨어트리고 노동시장을 균형수준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것이다.

 

폴린과 부아자는 물가안정 정책의 주요 목표가 기업의 수익성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서 물가안정목표제에 바탕을 둔 금리 인상의 목적이 기업의 이윤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설명을 통해서 파월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곧, 파월은 연준의 금리 인상 목적이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질적인 강조점은 경기 침체를 통한 실업률 상승, 그에 따른 노동조합의 협상력 약화와 임금 인하, 그리고 그 결과 생기는 기업 이윤의 상승에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폴린은 최근의 금리 인상을 노동자들에 대한 연준의 공격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파월은 임금상승률을 물가 목표와 같은 2%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파월은 임금 인상률을 물가 상승률과 같은 것으로 이해한다. 그는 노동력 부족과 임금 급등이 물가 상승의 중요한 원인이라고도 얘기하는데, 이는 임금 인상이 상품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그 유명한 논리를 파월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자본이 내세우는 전형적인 허위 논리이다. 실제로는 임금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이윤이 줄어드는 것이지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다. 임금은 대체로 물가가 오른 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른다. 

 

덧붙이자면, 미국 연준은 물가 안정과 함께 완전고용 책무도 지고 있다. 연준이 물가 안정을 이루기 위해 실업률을 높이는 것은 연준의 목표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연준은 물가안정 없이는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없다는 논리로 실업률을 높이는 정책을 합리화한다. 연준은 완전고용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물가안정 없이는 장기적으로 이를 달성할 수 없으므로 당장은 물가안정을 위해 실업이라는 고통을 견디자고 얘기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물가안정목표제가 현재처럼 물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임금을 낮추고 실업률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능하지만 거꾸로 물가가 낮았던 시기에는 자산가격을 부양시키는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주요 나라들에서 1990년대에 들어서 도입되기 시작하여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이 제도는 단기금리를 조절함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것인데, 거꾸로 물가가 어떤 사정에 의해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는 금융정책 당국이 물가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금리정책과 신용확대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실제로 1990년대 이후 세계경제에는 장기간 물가안정 국면이 나타난다. 로버트 브레너는 세계시장 상품가격 안정 현상의 주요한 원인으로 중국의 세계시장 참여에 따라 세계시장 상품 공급량의 증가했다는 점과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져서 생산성 증가만큼의 실질임금을 올리지 못함으로써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든다. 어쨌든 1990년대 이후 세계시장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중앙은행들은 자산가격 부양 중심의 금융정책을 펼 수 있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자산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만약 물가를 계산할 때 자산가격을 포함시킨다면 중앙은행들이 자산가격 부양 중심의 금융정책을 계속 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들은 물가를 계산할 때 자산가격을 제외시켰다. 그리하여 상품가격은 안정되어 있지만 자산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함으로써 상품가격과 자산가격이 따로 노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처럼 상품가격과 자산가격이 따로 놀면서 자산가격 쪽에서 거품이 발생했다가 꺼지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중앙은행이나 자산계층은 금융 거품이 꺼지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거품 붕괴에 따른 손실을 공적인 자금으로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물가안정제는 물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노동자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그리고 물가가 안정되어 있는 국면에서는 자산가격을 부양하는 수단으로 기능한 셈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물가안정목표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거버너 세미나(Governors' Seminar)'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의 발을 묶는 물가안정목표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가안정목표제는 1990년대 들어 주요 나라들에서 도입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요구로 한국은행법을 개정하여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했다. 그렇다면 IMF는 왜 우리나라에 물가안정목표제의 도입을 요구했을까? IMF가 우리나라를 걱정해서 그랬을까? IMF는 국제 금융자본의 이해와 동떨어질 수 없는 기구이다. 그런 기구가 우리나라에 물가안정목표제의 도입을 요구했을 때는 틀림없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물가안정목표제가 국제 금융자본의 활동에 도움을 주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물가안정목표제는 노동자의 협상력을 떨어트리고 실질임금을 낮은 수준에 묶어 두는데 유리한 제도이다. 이는 이 제도가 기업의 이윤을 높이는데 유리한 제도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물가안정목표제는 물가 안정국면에서 자산가격을 팽창시키는데 유리한 제도이다. 국제금융자본 쪽에서 보면 자산가격의 상승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다는 것과 같다. 물론 우리나라의 자산가 계층의 일부도 자산가격 팽창 과정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이익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주머니 속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물가안정목표제는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떠받치는 기둥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윌리암슨이라는 경제학자는 1980년대 말에 동유럽이나 개발도상국들의 경제개혁을 위한 10가지 처방을 내놓으면서 이것을 '워싱턴 컨센서스'라 이름 붙였다. 윌리엄슨이 제시한 이 처방들은 컨센서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류의 학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내용들이었다. 워싱턴 컨센서스에는 재정 건전화와 정부 보조금 축소가 포함되어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이러한 처방들과 맥락이 맞닿아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신자유주의의 작은 정부 이념에 어울리는 제도인 셈이다.

 

신자유주의 시기 이전에는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중요한 목표의 하나였다. 정부들은 고용안정이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해야 했는데, 그때는 중앙은행이 그 국채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인수하더라도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앙은행이 정부와 서로 협력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일이었다. 그때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협력하여 높은 성장률과 고용 확대, 물가 안정, 대외경제의 균형과 같은 목표들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관념이 지배적이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나 물가안정 기능은 지금보다는 훨씬 덜 강조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서면서, 그리고 특히 1990년대 이후 물가안정목표제가 도입되면서 중앙은행의 재정 지원 기능은 금기처럼 간주되었다. 중앙은행의 목표에서 경제성장이나 고용 확대는 지워지고 오로지 물가안정만이 남았다. 중앙은행의 목표가 좁은 범위로 제한됨에 따라 이에 비례하여 정부재정의 역할도 줄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가 사회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재정을 늘리려고 할 때 물가안정목표제가 그것을 가로막았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 이념에 제격이었다. 물론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한 재정의 역할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확대되었다. 폴린의 얘기하듯이, 신자유주의는 구제금융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IMF 토론회에서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가 걱정이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재정의 지속성을 약속하면서 동시에 대규모 부양이 필요한 정책을 공약(commit)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중앙은행이 재정 확대를 뒷받침하는 데에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정책은 구조적 개혁을 지원하도록 특정 부문에 배분할 수 있다"면서도 재정 우위를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그도 현재 지배적인 신자유주의 의제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바젤탑>을 쓴 아담 레보어는 국제결제은행(BIS)를 중심으로 위계적인 질서를 이루고 있는 중앙은행들의 이념적 통일성이 매우 강하다는 얘기를 한 바 있다. 이창용 총재의 발언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중앙은행의 목표를 확대해야 한다 

 

가장 널리 읽히는 <화폐금융론> 저자인 미쉬킨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목표에 물가 안정, 고용 촉진, 실물경기 안정, 경제성장, 금융 안정, 이자율 안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의 설명은 중앙은행들이 물가안정 이외에도 고용 촉진이나 그 밖의 것들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자유주의 이념은 중앙은행의 목표를 물가 안정이라는 좁은 틀에 가둘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중앙은행의 목표를 물가안정에 머물도록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중앙은행의 목표에 당연히 고용 확대를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 목적조항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전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여러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주류의 학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중앙은행의 목표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것을 꺼리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통화정책이 고용과 같은 실물 변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점, 고용을 늘리겠다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앙은행 목표 확대를 반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가 화폐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화폐 중립성 이론이나 화폐량이 직접 물가를 결정한다는 화폐수량설과 같은 보수적인 논리(왜 보수적인 논리인지는 나중에 다룰 것이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들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노동자들 쪽에서 보면 중앙은행 목표에 고용 확대를 포함시키는 것이 그들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데 유리하다. 

 

스티글리츠는 중앙은행이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데, 경청해야 할 부분이다. 중앙은행은 사회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고 또 마땅히 기여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사회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의 재정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해야 한다. 중앙은행 목표 확대와 함께 이를 이행할 정책 수단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중앙은행 물가안정목표제는 자산가와 자본가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능하도록 짜인 제도적인 장치이고 신자유주의의 기둥 가운데 하나이다. 중앙은행이 다수의 이익을 위해 기능하도록 이끌려면 먼저 중앙은행의 목표를 더 넓혀야 한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서 고용 확대, 불평등 완화와 같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참고한 자료> 

 

김성택, "연준의 물가안정목표제 논란 및 평가", 국제금융센터, 2023.4.6. 

한국은행 워싱턴 주재원, "Powell 의장의 CATO Institute 컨퍼런스 주요 질의응답 내용", 한국은행, 2022.9.8.

아담 레보어 저, 임수강 역, <바젤탑>, 더늠, 2022.11. 

Bernanke Ben & Frederic Mishkin, "Inflation Targeting: A New Framework for Monetary Policy?",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1997. 

Joseph E. Stiglitz, The EURO, 박형준 역, <유로>. 2017. 

Robert Pollin, "The Federal Reserve Attacks American Workers," 2022.9.15. 

Robert Pollin, Hanae Bouazza, "Considerations on Inflation, Economic Growth and the 2 Percent Inflation Target," PERI Working Paper 2022, 12.

임수강

 

임수강 금융평론가(linsk@hanmail.net)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독립 연구자이다. 증권회사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했고 은행 경제연구소와 금융경제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역사를 다룬 <바젤탑>을 번역해서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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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신통일미래구상 초안검토..'자유·평화의 통일한반도' 비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5/04 09:51
  • 수정일
    2023/05/04 09: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통일위한 중장기 구상과 전략에 '남북 합의 이행·발전' 언급없어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5.03 18:15
  •  
  •  수정 2023.05.03 18:25
  •  
  •  댓글 3
 
통일부는 3일 오전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와 원탁회의를 진행해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을 검토했다. [사진출처-통일부] 
통일부는 3일 오전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기획위원와 원탁회의를 진행해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을 검토했다. [사진출처-통일부] 

통일부가 '중장기 통일구상과 전략방향 정립'을 목표로 준비중인 '신통일미래구상'이 지난 3월 15일 첫 전체회의 후 두달간 5개 분과위원회별 회의를 거쳐 초안 검토단계에 접어들었다.

통일부는 3일 오전 남북회담본부에서 권영세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원탁회의를 개최해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마련한 (가칭)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영호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과 5개 분과위원회 위원장, 남성욱 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특위위원, 통일부 관련 부서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권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신통일미래구상이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들이 더 나은 미래를 누리는 것"을 비전으로 담아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과제로 △통일을 위한 올바른 남북관계 정립 △북한의 긍정적 변화 촉진 △체계적인 통일미래 준비를 꼽았다.

'통일을 위한 올바른 남북관계'란 '분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넘어 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가는 남북관계'라고 부연하고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당당하고 원칙있는 남북관계를 정립할 때 흔들림없이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긍정적 변화'에 대해서는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안심하고 훌륭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고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의 정책 목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인 통일준비'와 관련해서는 "정부는 물론 각계각층 국민 모두가 통일의지를 결집하고 국제사회가 기꺼이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통일준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당면한 상황이 녹록치 않은데, 장미빛 미래를 논할 때가 아니며 당장 남북이 마주 앉을 방안부터 찾은 게 우선이라는 의견을 듣고 있다고 하면서도, 통일의 주체이자 상대인 북한과 그간의 합의를 이행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북한은 핵 개발과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국민들의 통일인식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위기상황으로 짚고는 신통일미래구상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구상 △오랜 생명력을 가지는 구상 △국민과 세계가 돕는 구상이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신통일미래구상은 자유·평화·남북 공동번영의 세 가지 핵심적 가치 실현을 목표로  자유·평화·통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유는 외교 정책과 대북 정책, 통일 정책의 핵심적 내용이 되어야 할 가치"라고 하면서 "자유로운 국가들 사이에서 평화적 관계, 안보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신통일미래구상은 이런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는 동시에 자유의 확대를 통해 남북한 사이에 심화되고 있는 안보 딜레마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중요하다'거나 '사이버 범죄에 동원되는 북한의 유능한 인재들이 자유로운 여건에서 평양의 실리콘밸리를 만들어 남북이 공동번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도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통일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통일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신통일미래구상에 담길 핵심 내용으로 △한미정상 공동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모든 구성원을 위한 더 나은 미래'와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한반도' 비전을 담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자유, 인권, 평화, 번영, 개방 등 가치 구현에 중점을 두고, 정책방향으로는 △통일지향적 공존관계 정립 △비핵화와 지속가능한 평화정착 △인권 등 보편가치 구현 △상생의 협력구조 정착 △개방과 소통의 열린 한반도 △동북아 평화·번영의 선도적 역할 등을 검토해 앞으로 구체화하며 각 분야의 추진 시범사업도 발굴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앞으로 통일미래기획위원회가 마련한 신통일미래구상 초안을 토대로 △청년대화 △전문가대화 △각계 간담회 △통일미래 공모전 등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2월 28일 중장기 통일구상과 전략방향 정립을 위한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통일부장관 자문기구로 신설했다. 산하에 △정치‧군사 △경제 △사회문화 △인도‧인권 △국제협력 등 5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총 35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3월 15일 첫 전체회의 이후 5월 1일까지 분과위원회 1, 2차 회의와 특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위원 개인별 서면자문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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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맥주나 한잔" 발언에 한겨레 "국민 앞 예의 아니다"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05.04 07:45
  •  
  •  수정 2023.05.04 08:30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대통령실의 여당 공천개입 의혹 ‘꼬리 자르기’?…민주당 ‘돈봉투 의혹’ 적극 대처 촉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 옹호 발언’을 요구하며 공천 문제를 언급했다는 녹취가 MBC 보도로 공개된 가운데 꼬리 자르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월4일 주요신문 1면 모음

앞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3일 국민의힘 윤리위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징계 심사 요청을 받아들여 긴급 회의를 열고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태 최고위원의 제주 4·3 발언 등을 사유로 징계 절차 중인 윤리위는 이번 녹취 사안을 기존 안건에 병합한다는 계획이다. 4일 주요 신문 대다수가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대통령실 공천개입 녹취, ‘꼬리 자르기’ 우려

경향신문 <‘태영호 손절‘로 꼬리 자르나… 당 윤리위, 녹취건 징계 개시> 기사는 “김 대표가 대통령실 일정에 참석하기 때문이지만 태 최고위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음성 녹취 사태 배경에는 대통령실 당무 개입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여권 분위기와 태 최고위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상명하복 태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내에서는 대통령실 당무 개입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5월4일 세계일보, 중앙일보 사설

이를 두고 세계일보는 <[사설] ‘공천개입 녹취’ 파문…대통령실 선거법 위반 개의치 않나>에서 “대통령실이 여당 최고위원에게 공천을 언급하며, 국정 홍보를 종용한 건 명백한 당무 개입 아닌가.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명시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새 누리당 총선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는 사실을 벌써 잊었나”라며 “대통령실은 공천에 개입하고 싶은 유혹을 접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사설] 공천 개입 의혹은 허풍이라는데 … 잘 안 믿기는 이유>는 “누가 뭐라 해도 이번 파문의 근저엔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진 용산 대통령실과 여당 간 역학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파문을 건강한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지 못한다면 이런 일은 언제든 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소통 낙제’ 평가…1주년 기자회견 요구 이어져

한겨레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60%는 ‘1년간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분야별(8개) 평가 가운데 ‘반대 세력과도 소통, 포용하려는 노력’은 가장 낮은 긍정평가(28.1%)를 받았다. ‘한·미·일 관계 강화를 중심으로 한 외교 정책’(43.5%), ‘노동 정책’(40.9%)은 상대적으로 긍정평가가 높았다. ‘환경 및 기후위기 대처를 위한 노력’(36.5%), ‘이태원 참사 대처 및 안전한 사회를 위한 노력’(36.3%), ‘실질적 성평등 사회를 위한 노력’(35.3%) 분야는 국정운영 긍정평가와 비슷한 수치였다. 이를 두고 윤 정부가 특별히 정책적으로 한 게 없어서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 부정평가가 나오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한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성인 1011명에게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다.

▲5월4일 한겨레 보도

윤 대통령의 ‘소통’이 미진하다는 지적은 언론 매체를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2일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우려가 일례다. 당시 그는 “여러분과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기자간담회면 모르겠는데,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언론과의 단독 인터뷰는 지난 1월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해외 순방을 앞두고 관련 국가 또는 영미권 언론과 대면 내지 서면 인터뷰 만을 진행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 외국 언론만 찾는 대통령, 취임 1년 기자회견 하라>에서 “대통령이 취임 1년을 맞고도 기자회견 없이 ‘맥주나 한잔하며’ 간담회나 하는 게 국민 앞에 예의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중추국가 가운데 취임 1년간 기자회견을 한번밖에 안 한 나라가 대한민국 외에 또 어느 나라가 있는지 알고 싶다.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이유도 ‘국민 소통 강화’라 했는데, ‘도어스테핑’은 중단하고 기자회견도 없고, 어떤 소통을 하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국민들은 기자회견을 피하지 않고 당당히 국민 앞에 설 수 있는 대통령을 바란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김창균 논설주간은 <[김창균 칼럼] 워싱턴의 ‘공감 윤석열’, 서울서도 보고 싶다>에서 “윤 대통령은 워싱턴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우리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는 호평과 함께 국내 에서의 ‘윤석열표 소통’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몇 차례 말실수와 인사 실패에 대해 비판이 일자 대통령은 감정 섞인 대응을 했다. 그리고 국민 시선을 피해 무대 뒤로 몸을 감췄다. 대통령의 접촉 반경도 좁혀지기 시작했다”며 “워싱턴에서 빛을 발했던 ‘공감 윤석열’의 모습을 서울에서도 보고 싶다. 수십 번 고쳐 쓴 원고로 미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 냈듯,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노력과 정성을 쏟아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정부 들어 ‘세계언론자유지수’ 하락

한국이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세계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1년 사이 4계단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 RSF는 매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해당 지수를 집계해 발표하고 있다. 주요 일간지 중에선 경향신문, 한겨레, 세계일보가 이를 다뤘다.

경향신문은 “RSF는 한국에는 400개가 넘는 방송사와 600개가 넘는 일간지가 있는 풍부한 미디어 환경 이라고 평가했다. 정보의 자유에 관한 한국 법률도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봤다”면서도 “ 공영방송인 한국방송공사(KBS)의 고위 경영진 선임 과정에 정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70위로 바닥을 찍은 뒤 문재인 정부(2018~2022년) 들어 41~43위를 유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차인 올해 다시 전년 대비 4단계 주저앉은 것”이라 설명했다.

▲5월4일 세계일보 보도

세계일보는 <美 정부 “언론인 지원 ‘기자 방패’에 900만달러 내겠다”> 기사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한편 “미국 정부가 언론사의 소송 비용 등을 지원하는 기자 방패(Reporters Shield)라는 이름의 언론인 보호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900만 달러(약 12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RSF가 한국 언론사들이 광고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언론인 ‘온라인 괴롭힘’ 피해에 대한 보호가 취약한 문제 등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탈당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돈봉투 의혹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자진 탈당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17일 이재명 대표에 이어 박광온 원내대표도 이날 “우리 당 모든 의원들을 대신해 다시 한 번 국민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다수 언론은 두 의원의 자진 탈당을 넘어선 실질적 쇄신을 민주당 지도부에 촉구했다. 국민일보 <[사설] 탈당만으로는 돈봉투 의혹 해소도, 신뢰 회복도 어려울 것>는 “당을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하지만 여론에 떠밀린 탈당이라는 인상이 강하다”며 “민주당의 쇄신 움직임이 결론 없는 토론, 계파간세대결, 윤석열정부 비난에 그친다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사설] ‘돈봉투 탈당‘ 은 쇄신 시작일 뿐, 민주당 환골탈태하라>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초기부터 전면적 진상조사와 예외없이 책임을 묻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음에도 이제서야 공식 대응에 나선 셈”이라며 “이러한 늑장 대응은 송영길 대표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의원들을 출당조치하고 무죄 판단 후에 복당시킨 사례와도 비견된다”고 지적했다.

▲5월4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쇄신 없이 ‘돈 봉투 의혹’ 탈당만으로 수습되겠나>에서 “민주당은 20여 명의 현역 의원이 돈 봉투 수수 명단에 오르내리는 상황을 지켜만 볼 게 아니라 공식 조사기구를 설치해 진상규명에 나서야 마땅하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평가가 일상화한 상황에 민주당 지지율 역시 답보 상태인 건 거대 야당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강하다는 얘기다. 하루속히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책을 내놓지 않는 한 총선전략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건설노동자 분신 이후 이어지는 ‘노조 탄압’ 논란

지난 2일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건설노동자가 검찰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해 사망하면서 정부의 노조 탄압 기조와 낙인 찍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먹고살려 노조 했는데…정치의 제물이 됐다”>, 3면 <경찰 “특진 50명” 내걸고, 정부 ‘건폭몰이’ 맞장구쳤다> <노동단체, ‘노조 과잉수사’ 인권위에 진정>, 10면 <노조활동 이유로 “공장 닫아라”…사측 일방적 직장폐쇄 ‘남발’ 우려> 등을 통해 이 같은 흐름을 다뤘다. 한겨레는 6면 <노동자 분신에도 노조 때리는 정부…노동계 “총파업” 갈등 격화> <분신건설노동자, 야당에 유서 “구속된 이들 풀어달라” 호소> 등을 통해 노동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위원장, ‘면직’도 검토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고위감점 의혹 관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정부가 면직을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다. TV조선 모회사인 조선일보는 1면 <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 검토… “공무원법 중대한 위반”> 기사에서 “방통위 설치 운영법에 따라 방통위원 면직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국가 공무원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 같은 검토 결과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다음 주 한 위원장 면직안을 재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부의 한 위원장 면직 건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윤 대통령은 다음주 중 면직안을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한 위원장은 무죄 추정 원칙 등을 들어 면 직이 부당하다며 소청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했다.

 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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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건폭’ 아닌 동료 밥줄 챙긴 “바보 같은 형”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⑬] 빈소 앞에서 만난 고인 동료들 “조합원 위해 헌신한 사람”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① [인터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비정상적 건설업계 놔두고 노조만 때려잡나”
② 타워크레인 월례비, 원인은 건설사에 있는데 노조만 때리는 정부
③ 건설현장 고용문제 외면한 정부, 대신 나선 노조에 이제 와서 “조폭”
④ [인터뷰] 조선소→건설사 관리직→건설노동자, 그가 말하는 ‘건설노조’
⑤ 외국인에 밀려난 내국인 건설노동자, 이면엔 건설사 ‘이윤 욕심’
⑥ [현장] “노조에 빌미 잡히지 말자” 불법에 이중 잣대 보인 원희룡의 ‘황당 연설’
⑦ 타워크레인 노동자에 ‘위험한 작업 거부하면 면허정지 시킨다’는 국토부
⑧ ‘건폭’ 핵심 한국노총 출신 건설산업노조, 1년 전 ‘윤석열 지지’ 선언했다
⑨ 건설노조 팀장들 “우리가 가짜 근로자? 업체서 할 일까지 대신 합니다”
⑩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분 주머니’ 없애는 진짜 해법
⑪ ‘건설노조 전임비 비리’ 요란하더니, 민주노총이 아니었다
⑫ 건설노조가 바꾼 현장, 여성 목수가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 모 지대장의 빈소 앞.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전날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거 봐봐요, 이래 착하게 생긴 사람이라고."

윤석열 정부의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에 저항하며 분신한 양 모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빈소 앞. 양 지대장과 같은 철근공이자 4지대 부지대장인 홍세호 씨가 휴대전화 속 양 지대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을 꺼냈다. 조합원들의 고용 보장을 요구한 한 집회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노조 조끼를 입고,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채 환하게 웃고 있던 양 지대장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본 홍 씨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는 양 지대장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조합원들 일자리, 밥줄 챙겨서 먹여 살리려고 엄청 헌신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홍 씨가 기억하는 양 지대장의 마지막 모습은 분신 당일(5월 1일, 노동절) 이른 아침이다. 당시 양 지대장은 오후에 열릴 예정이었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노동절 집회에 참석하는 조합원들을 배웅했다. 조합원들이 탄 버스가 출발하기 전, 양 지대장은 영동 지역의 철근팀을 함께 담당해 왔던 홍 씨에게 "철근팀들을 잘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영장실질심사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줄만 알았던 홍 씨는 양 지대장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농담을 주고받은 뒤 함께 웃으며 헤어졌다. 양 지대장이 홍 씨에게 남긴 마지막 부탁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노 탄압 이후, 노골적인 민주노총 건설노조 채용 배제
본인도 일 못하는 와중에 조합원들 일자리 구해주려 동분서주


조문을 받기 시작한 3일, 양 지대장의 빈소에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밤부터 밤을 지새운 이들도 많았다. 양 지대장과 함께 강원에서 서울로, 다시 강원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 조합원들도 여럿이었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합원들의 조문은 5~6명씩 차례로 진행됐고 조문을 마친 조합원들도 차마 빈소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양 지대장은 마지막까지 정부 탄압에 내몰린 조합원들을 걱정했다. 빈소 앞에서 만난 여러 동료들은 고인에 대해 "유난히 조합원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고민이 많았던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정부는 양 지대장과 같은 건설노조를 조폭에 비유하며 '건폭'으로 매도했지만, 실상은 자신보다 동료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성실한 건설노동자였다.

고인이 담당했던 강릉, 속초, 고성, 양양 지역에 건설현장이 생길 때마다 고인과 '짝꿍'으로 건설사와 교섭했던 박석용 강원건설지부 조직부장은 고인을 "참 바보 같은 형"이라고 표현했다. 양 지대장은 사측과 교섭할 때도 모진 말 한 번 못 하고 "우리 형들, 우리 조합원들 좀 써달라"고, "일을 잘 한다"고, "지역 주민을 채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사정하는 사람이었다.

가뜩이나 큰 건설 현장이 많이 생기지 않는 지역인데,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이 시작된 후 현장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대놓고 채용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던 건설사들도 싸늘하게 태도가 바뀌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입니다'라는 인사말이 나오기 무섭게 '야, 가'라는 막말이 돌아왔다. 건설노조가 건설사 협의체와 맺은 단체협약에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윤석열 정부라는 '뒷배'가 생긴 건설사들은 이 합의를 쉽게 저버렸다. 

힘들게 건설사와 마주 앉더라도 현장에 몇 명을 투입하느냐를 두고 협상이 시작되면, 이 모든 과정이 채용 강요를 하는 공갈범으로 몰리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유서에도 남겼듯 양 지대장은 이러한 모욕을 참을 수 없었다.

교섭이 어려워지자, 현장에서는 수개월째 일을 못 한 채 쉬는 조합원들이 늘어났다. 자신도 일을 못 하는 상황에서 양 지대장은 동료들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분주히 뛰어다녔다. "쉬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면서.

그의 동료 중에는 6개월째 일을 못한 건설노동자도, 생계가 어려워 청약 통장까지 해지한 건설노동자도 있었다. 지난달 양 지대장은 1공수(하루 일당)밖에 벌어가지 못했으면서도 "일단 교섭부터 해야죠, 우리 조합원들 일부터 시켜야죠"라고 말했다고 박 조직부장은 전했다. 박 조직부장은 '양 지대장이 사측과 교섭에 성공해 조합원 5명을 현장에 넣어줄 수 있게 된 날, 너무 기분이 좋다면서 닭갈비를 사주더라'라는 일화를 웃으면서, 울면서 들려줬다. 정작 그날 역시 양 지대장 본인은 일을 하지 못했다.

양 지대장의 헌신을 곁에서 지켜본 동료들은 하나 같이 "이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되물었다. 홍 씨는 "정부도 하지 않는 건설노동자의 일자리를 챙기고, 건설사가 하지 않는 관리자 역할을 도맡으면서 건설노동자의 안전도 챙겨왔는데, 이게 그렇게 죽을 짓이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가 이렇게 투쟁하지 않으면 건설사는 불법 인력을 쓰고, 불법 하도급을 하고, 건설노동자가 하루에 한 명씩 죽어나가는 것을 당연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건설현장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모 지대장이 노동조합 앞으로 남긴 유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민주노총 건설노조' 자부심 강했던 고인
유서엔 "노동자 주인 되는 세상 만들어 달라" 호소


고인은 일반팀 철근공 팀장으로 일하다, 지난 2019년 건설노조에 가입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아닌 일반팀에서는 저가 수주 경쟁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를 착취하는 일이 일상적인데, 양 지대장은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에 회의를 느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 조합원으로 노조 활동을 하다가 간부가 된 건 지난해였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때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홍 씨는 "노조 탄압이 시작되니까 양 지대장이 정말 자존심 많이 상해했다. 건설사들이 교섭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옆 지대에서도 몇 명 일이 없다고 전화를 하면, 고성이나 속초 현장에 다 전화를 해서 어떻게든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고…그렇게 목숨을 걸었던 분이다. 참 한결같았다"고 말했다. 

김광영 강원건설지부 교육지원장은 "지대에 있는 수백 명의 식구를 자기가 다 책임지고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고,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처럼 지역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양 지대장이 해결해 줘야 하니까 힘든 일인도 힘든 내색을 잘 안 하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양 지대장이 있는 3지대에는 약 18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속해 있는데, 이들의 삶을 책임져 왔던 건 정부도, 건설사도 아닌 건설노조 지역 간부였던 양 지대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언론에 간절히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현장에 가서 조폭처럼 한 것처럼 도배를 하더라. 댓글을 안 보고 있다가 봤다는데 울분이 터졌다"며 "양 지대장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그런 왜곡 보도는 사람을 두 번, 세 번 더 억울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 지대장을 지대장으로 추천한 김기형 1지대장은 "간부가 아닐 때도 팀원 한 사람도 안 놀게 하려고, 진짜 최선을 다해서 일했던 팀장이었다.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투쟁했고, 정말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지대장은 "양 지대장은 간부가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며 "지대장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있었지만, '피 같은 조합원들 돈을 어떻게 함부로 쓸 수 있느냐'며 사비로 기름값 넣고 밥 사가면서 조합원들 일자리를 창출했던 친구"라고 덧붙였다. 

양 지대장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라는 사명감이 큰 간부였다. 영동 지역엔 유난히 어용 노조가 많은 편이었는데, 이들과 달리 조합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불법이 난무했던 건설현장을 바꿔나간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은 고인의 자부심을 짓밟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도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대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양 지대장은 노조 앞으로 남긴 유서에서 "동지분들은 힘들고 가열찬 투쟁을 하시는데 저는 편한 선택을 한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동지들 옆에서 힘찬 팔뚝질과 강한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겠다"며 "꼭 승리해야 한다. 윤석열의 검찰 독재 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야당 앞으로 남긴 유서에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한 것뿐인데, 윤석열 검사 독재 정치에 제물이 되어 자기 지지율 숫자 올리는 데 많은 사람이 죽어야 하고, 또 죄 없이 구속되어야 한다"며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돼야 하겠느냐.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달라"고 당부했다.

양 지대장의 유지를 받은 건설노조 대정부 총력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4일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에서 전국의 확대 간부들이 모이는 대규모 상경 투쟁을 연다.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전면 투쟁을 준비 중이다.

긴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빈소로 돌아가는 박 사무국장도 눈물을 훔치며 투쟁을 다짐하는 말로 끝인사를 나눴다. 

"저도 책임이 있습니다. 이제 어쩔 수 없어요. 투쟁해야죠. 끝까지 가봅시다."
“ 속초 = 남소연 기자 nsy@vop.co.kr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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