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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비리 은폐하라고 거부권 준거 아냐”...거부권 거부, 대규모 투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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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1/05 08:26
  • 수정일
    2024/01/05 08: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4.01.04 15:19
  •  
  •  댓글 0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에 거부권을 예고하며 시민사회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배우자 비리를 덮고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대장동 특검, 김건희 특검)이 의결되자마자 대통령실은 “총선용 악법”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엄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정매매에 김건희 여사가 관여했다는 녹취록과 판결문이 나왔음에도,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 단 한 번의 소환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사회는 거부권 행사를 저지할 범국민행동을 제안하고 나섰다.

▲4일 오전 11시 향린교회에서 열린 '거부권 남발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가족 비리 덮는 거부권 폭정...오는 13일 오후 4시 새문안로 일대서 범국민대회로 응수

4일 오전, 향린교회에서 ‘거부권 남발 윤석열 정권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을 주최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범죄행위 의혹이 차고 넘쳐나는데도 대통령과 특수관계라고 해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용될 수 없다”며 “오는 1월 13일 쌍특검 거부권 행사에 맞서 거리로 나설 것”이라 밝혔다.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양곡법, 간호법에 이어 노란봉투법, 방송3법까지 여지없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윤 대통령이 이제 쌍특검과 이태원 특별법에도 거부권 행사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민주주의 파괴 행정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 거부권은 헌법에 적시된 만큼 합헌적으로 써야 한다”며 “국민 생명안전·민주주의·공공안녕을 지키는 데 사용하는 것이 거부권”이라 강조했다.

박 공동대표는 “부인 비리 은폐하고자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헌법·민주주의·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이는 군사 정권의 앞잡이 노릇하던 법귀들의 행태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김건희와 50억 클럽 당사자들은 특수계급...조속히 해체해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나경채 위원 역시 헌법 제11조 제1항과 제2항을 인용하며 윤 정부의 반헌법적 행태를 규탄했다.

나 비대위원은 “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방어해주는 김건희와 50억 클럽 당사자들은 특수계급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을 가동하여 하루 빨리 특수계급을 폐지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 경고했다.

주식 부자 세금 감면 위한 시행령 꼼수...'이권 기반 카르텔' 윤 정부를 혁파해야

거부권과 더불어 문제가 되는 ‘부자들을 위한 시행령 정치’도 도마에 올랐다.

전국비상시국회의 이부영 상임고문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말한 “이권 기반 카르텔”은 바로 윤 대통령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상향이야말로 ‘이권 기반 카르텔’이 아니냐는 것.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대주주 기준이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상향되어, 주식보유액 상위 0.02퍼센트에 해당하는 1만 3천여 명 정도가 올해부터 주식매도 차익이 생겨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정부 고위인사 대부분이 주식 부자”라며 “윤 정부는 이들의 세금을 줄여주기 위해 국무회의 시행령을 이용하는 등 권력을 최대한 활용 중”이라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초리 아랑곳 않는 권력자들에게 돌아갈 것은 민심의 응징”이라 덧붙였다.

한편 전국비상행동은 “거부권으로 좌절된 지난 시간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거부권 행사된 개혁법안들을 조속히 재의결하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대통령 거부권 남용으로 민심이 요동치는 가운데, 오는 13일 시민의 분노가 얼마나 모이게 될지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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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때문에 더 난감한 처지에 빠진 미국의 선택은?

 

윤석열 때문에 더 난감한 처지에 빠진 미국의 선택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4/01/04 [08:21]
  •  
 

황선 평화이음 이사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워싱턴과 용산의 잠 못 드는 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처지를 분석했다.

 

먼저 황 이사는 최근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대기에서 이관섭으로 바뀐 이유는 김건희 특검법 때문이라고 짚었다.

 

또한 황 이사는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김건희 녹음파일과 관련해서 “총선 폭망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결국 미국과 친미 세력은 녹음파일로 윤석열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이는 박근혜 탄핵 때 흐름과 유사하다. 제2의 6.29선언이라는 편한 길을 두고 윤석열이 버티면, 제2의 탄핵으로 간다는 추측이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황 이사는 미국이 윤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의 구도로 이낙연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대권은 ‘윤석열 아바타’이자 ‘검찰’인 한동훈으로는 어렵다.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에 이준석은 더 어렵다. 중도를 노리기엔 오히려 이낙연이 가능성 있다고 여길 수 있다”라면서 “이낙연이 계속 설치는 이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확실한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사대매국 집권 정당인 국힘당에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고 계속 수혈을 통해 정권 창출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 이사는 글에서 한반도 정세와 미국의 처지에 관해서 “현재 윤석열이 군사적 위기를 계속 고조시키고 있는데 결과는 좋지 않고 미국의 입장은 난처해지기만 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한반도 전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미국은 한동훈을 내세워 제2의 6.29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권력이 이동하길 바랄 수 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해결의 길이 막히고 윤석열이 계속 고집을 부릴 경우, 제2의 육영수 피살이나 박정희 피살 같은 극단적인 일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형국”이라며 “(미국이) 큰 사고 없이 길을 찾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 깊어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황 이사의 글 전문이다.

 

워싱턴과 용산의 잠 못 드는 밤 

 

● 유임 직후 경질된 김대기

연말 김대기 비서실장이 갑자기 경질됐습니다. 경질 며칠 전 소위 지라시를 통해 특정 기업인과의 유착 등 문제적 내용이 돌긴 했지만, 그 이유로 경질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알다시피 윤석열 정권이 그 정도 개인 비리로 인사를 내칠 정도로 원칙적인 정권이 아닙니다.

게다가 다른 수석 비서관들은 전원 교체한 직후이고 김대기 비서실장은 유임을 밝힌 직후이기도 합니다. 유일하게 2기 대통령실까지 남게 된 그를 가리켜 언론에서는 ‘2인자’라는 추측까지 할 정도였는데, 하루아침에 경질되고 후임으로 이관섭 정책실장이 임명된 것입니다.

관련해 의미심장한 흐름이 읽힙니다. 바로 김건희 특검 관련한 대통령실의 대응입니다.

보수언론조차 김건희 특검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닌지 목소리를 내던 와중, 대통령실 관계자가 ‘특검받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는 기사가 일제히 나왔는데, 하루 만에 그 관계자가 이관섭 정책실장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후 성탄절임에도 당정대 회의가 열리고 ‘김건희 특검은 악법이고 절대 받을 수 없다’는 결과가 발표됩니다. 

이런 일련의 흐름으로 추정컨대, 김대기 실장도 조중동이나 한동훈처럼 조건부 특검을 지지했지만, 윤석열(실은 김건희)은 그 의견에 반발했고, 그 결과 얼마 전 유임을 발표했던 비서실장을 교체하기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은 것입니다. 

● 개봉박두 녹취파일

새해에도 조중동 등은 ‘김건희 특검’ 조건부 수용을 끈질기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TV에 따르면 김건희 관련 녹취록이 300개에 이른다고도 하고, 윤석열 녹취록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녹음파일의 존재가 이미 상당히 알려졌다는 것인데 조중동 뿐 아니라 다양한 언론에서 이른바 보수논객을 통해 이런 내용의 방송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며, ‘김건희를 버리라’는 이 신호는 윤석열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되고 있을 것입니다. 

윤석열이 이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하고 김대기 실장을 교체함으로써 일단은 김건희 수호 입장을 밝힌 것을 보면 김건희는 독하게 윤석열을 몰아치고 있고 윤석열은 김건희에게 꼼짝도 못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대화에서 다 드러났듯 윤과 김 사이 사랑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들이 서로를 통제하는 도구는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약점뿐입니다. 검찰독재의 통치방식을 그대로 김건희 역시 윤석열에게 써먹고 있는 것이죠.

총선 폭망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결국 미국과 친미 세력은 녹음파일로 윤석열을 압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박근혜 탄핵 때 흐름과 유사합니다. 제2의 6.29선언이라는 편한 길을 두고 윤석열이 버티면, 제2의 탄핵으로 간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 보수 대연합 판짜기

이준석이 총선 뒤 국힘당의 성적이 나쁘면 신당과 통합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준석과 이낙연이 서로 보완이 된다며 접근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이준석, 이낙연, 금태섭이 보수 대연합 구도를 짜고 들고 있습니다. 보수진영 전문가들은 ‘이준석 신당이 뜨는 순간 어떤 당도 150석 이상은 어렵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당을 염두에 둔 발언이고 즉, 보수 대연합이 150석 이상을 먹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윤석열 이후를 이미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석열 회생의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뒤 한동훈으로 주자를 교체하고 한동훈을 띄워주려고 언론을 동원하고 유선전화를 30% 이상 반영하는 등 여론조사 기법을 조작해 내면서까지 안간힘을 쓰지만, 대권은 ‘윤석열 아바타’이자 ‘검찰’인 한동훈으로는 어렵습니다.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에 이준석은 더 어렵습니다. 중도를 노리기엔 오히려 이낙연이 가능성 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낙연이 계속 설치는 이유입니다.

문재인의 고구마 이미지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석열이라는 자가 대통령까지 됐듯, 조폭같은 윤석열 후에는 나름 점잖은 이미지의 이낙연이 먹히지 않을까 싶을 수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사대매국 집권 정당인 국힘당에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고 계속 수혈을 통해 정권 창출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라는 것입니다.

● 미국의 고민 - 칭찬받은 윤석열

이런 와중에 윤석열이 웬일로 칭찬을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것도 일본이 아니라 북으로부터 ‘특등공신’이라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김여정 부부장 명의로 ‘윤석열이 (북의) 압도적인 핵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부여했고, 군사력의 비약적 상승에 특색 있는 기여를 하겠다니 환영한다’는 내용의 담화가 발표된 것입니다. 

언론은 이를 한미 간 이간질, 국내 여론을 겨냥한 분열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기 벅찬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런 해석이 아니더라도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윤석열이 군사적 위기를 계속 고조시키고 있는데 결과는 좋지 않고 미국의 입장은 난처해지기만 합니다.

한미가 계획대로 군사훈련을 계속 진행하면, 북은 한반도 전역을 평정하는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미국은 현재 진행되는 전쟁들도 관리가 어려운 형편입니다. 

미국이 주도해 다국적 안보 작전을 펼쳤음에도 후티 반군을 제압하기는커녕 홍해 항로를 포기하는 선박들이 늘어가는 중동의 상황만 봐도 미국이 처한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이라고 제법 화려한 명칭까지 붙였으나, 미국의 수호 능력을 의심하는 많은 상선은 홍해-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희망봉을 돌아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아프간이나 우크라이나 등 전쟁을 하면 할수록 초라한 미국의 면모를 확인하게 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미국은 한국에서도 발을 빼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존재하는 한, 충돌 시 발을 빼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충돌 자체를 피해야 하고 그러려면 예정된 군사훈련을 취소해야만 합니다. 물론 이런 선택은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고, 미국의 몰락을 자인하는 꼴이 되므로 쉽지 않습니다.

미국의 이 난감한 상황을 해결할 길은, 위기 무마용으로 전쟁을 갈망하는 윤석열이 없어지거나, 없어지는 수준으로 약화돼서 군사훈련들이 자연스럽게 유야무야 되는 길일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를 부정비리 시비로 약화시키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미국은, 한동훈을 내세워 제2의 6.29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권력이 이동하길 바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해결의 길이 막히고 윤석열이 계속 고집을 부릴 경우, 제2의 육영수 피살이나 박정희 피살 같은 극단적인 일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형국인 것입니다.

여튼, 최근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매우 공세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북의 발표문들을 보면 미국이 심각하게 난처한 입장에 처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큰 사고 없이 길을 찾기 위한 고민의 시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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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기자회견 열고 사과하라” 보수신문도 압박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4.01.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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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계기로 증오정치 극복 요구

저출생 문제 해결 위한 대책, 근시안적 방향으로 흘러선 안 된다는 우려

4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기사가 실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증오정치’ ‘극단의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아일보는 “전문가들은 ‘정치의 직접 참여가 가능한 SNS라는 무기를 사람들이 손에 쥐면서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만 늘어났다’고 했다”며 “이들을 앞세운 ‘증오정치’를 이용했던 정치인들도 더 이상 이들을 통제하지 못한 채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도 나왔다”는 분석을 전했다. “한 번 시청한 내용과 비슷한 콘텐츠를 선별해 보여주는 유튜브 알고리즘 특성이 강성 지지층이 자신의 의견만 맞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믿음에 반대되는 새로운 정보를 무시하는 확증 편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것이다.

▲1월4일 주요신문 1면

한겨레는 “피의자 김아무개(67)씨의 범행 동기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 자체를 혐오 정치의 산물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양극단의 지지층이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증오를 부추기고 가짜 뉴스를 양산하며 여론몰이에 나서는 양상이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탓”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낸 바탕엔 대의 민주주의의 실행자인 여야 정치인끼리는 말할 것도 없고 친명 대 비명, 친윤 대 비윤 등 내부 계파별로도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하며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해 온 정치인들의 ‘원죄’가 자리잡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 한겨레는 이 대표 피습 관련 1면 기사로 피의자 ‘당적’ 관련 기사를 배치했다. 특히 한겨레는 <이재명 습격범, 국힘 나와 민주당 입당했다>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 이어, 3면엔 <이 대표 습격범 조카 “삼촌, 4~5년전 태극기집회 나가” 증언> 제목의 기사에서 피의자의 “정치적 보수색이 뚜렷했다는 친인척의 증언이 나왔다”고 했다.

박찬수 한겨레 대기자는 칼럼(‘관용’이 사라진 정치, ‘테러’가 점령했다)에서 “지난 대통령선거를 흔히 ‘비호감 대선’이라 불렀다. 여야 모두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했던 탓이다”며 “박빙의 차이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이후에 그 상처를 씻어내야 했지만, 갈등과 분열에 기댄 상대방 공격은 1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집권세력은 제 1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 병상의 이 대표는 우리 사회에 가득 찬 증오와 분노의 감정이 더는 높아지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며 “부산의 불행한 사건이 한국 정치를 조금은 바람직한 길로 접어들게 한다면, 그건 바로 이 대표의 노력 때문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열고 사과도 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한동훈 약진이 與 성공 안 되는 이유> 칼럼에서 “사람들은 한 위원장도 보지만 그 뒤에 있는 윤 대통령을 보고 있다. 주연에 대한 지지가 낮은 데 조연 인한 위원장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영화가 흥행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민의 힘은 총선을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신년회견에서 사람들이 윤 대통령에게서 받고 싶은 사과를 받고, 듣고 싶은 대책을 들으면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지지율 30%대 대통령이 총선의 주연으로 끝까지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1월4일 조선일보 기사

김순덕 동아일보 고문은 <역사의 동력, 대통령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나올 수 있다> 칼럼을 통해 “국민 눈에는 대통령 가족도 공적 영역에 포함돼선 안 될 사적 영역에 불과하다. 설령 대통령 부인이라 해도 국민은 권력을 위임한 바 없다”며 “억울하더라도 김 여사는 이미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이달 중 윤 대통령이 가질 예정인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멋지게 대신 사과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제 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을 설치해 김 여사의 조용한 활동을 보좌하겠다고 밝힌다면, 모질지 못한 우리 국민은 김 여사와 화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사설은 “업무보고 일정은 세세히 밝힌 대통령실이 정작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답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봐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했다. 한겨레는 “올해는 윤석열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는 해이고, 총선이 치러진다. ‘김건희 특검’ 등 국민이 대통령에게 답을 들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사주 의혹’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 공익제보자 색출 우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신청 사주 의혹을 논의하려던 3일 방통심의위 전체회의가 여권 심의위원들 ‘보이콧’에 무산됐다. 회의 개최를 요청했던 야권 위원들은 8일 전체회의에 다시 같은 안건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류 위원장은 민원사주 의혹을 제보자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는데, 실제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졌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경향신문이 전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익 신고자보호법 8조나 부패 방지법 제 57조에 따르면 공직자는 공익침해행위나 부패행위를 알게 될 때 신고의무가 있다”며 “공직자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방심위 결정이 행정처분 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에 따르면 방심위 직원도 공직자로 봐야 한다”고 했다. 이상희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소장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것이 부정한 목적으로 정보를 사용한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1월4일 한겨레 기사

‘공익제보자 죽이기’가 반복된다는 우려도 있다. 문은옥 참여 연대 공익 제보자 지원센터 간사는 경향신문에 “공익제보 사건이 수사 의뢰되고, 정치랑 얽히고, 또 정치권의 이야기를 언론이 쓰기 시작하면 제보자들이 위축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런 패턴은) 권력이 있고 힘이 있는 사람들을 신고했을 때 두드러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저출생 해법, 근시안적 발상 안돼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 30만 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세계일보는 “3일 교육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 아동은 41만 3056명(지난해 12월 20일 기준)”이라며 “40만명이 넘지만 일반적으로 실제 입학하는 학생은 취학 대상의 9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취학생은 30만명대 중 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해 지역별 출생 등록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고령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출생률 반전을 위한 여성 고용 안정 중요성을 밝혔다. 경향신문 사설은 “만혼 때문에 출산율이 낮다는 것은 옛말이고, 여성들이 아예 결혼과 출산을 외면하는 중세 유럽 흑사병 수준의 인구 감소에는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저출생 해결 방안으로 육아휴직급여 확대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가족 중심주의에 바탕을 둔 출산 인센티브 수준에 그친다. 여성들이 마음 놓고 출산과 육아라는 본연의 권리와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의 관점에서 저출산 완화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사설은 “저출산 정책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 사회위원회는 정치놀음에 휘말려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 대통령실과의 갈등 속에 나 경원 전 의원이 부위원장에서 해임되는 등 홍역을 치르며, 저출산 문제의 키를 잡고 가야 할 위원회는 사실상 공전했다”며 “최근 국토연구원의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녀 출산에 집값의 영향이 가장 크고,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사교육비 부담이 출산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주택 공급 확대와 유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 청약가점 부과 등 과감한 정책을 제언했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세계일보 사회부 선임기자는 칼럼([세계타워] 저출생과 교부금)에서 “단언컨대 저 출생과 교부금은 ‘제로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대표적 저출생 원인으로 지목한 ‘불필요한 과잉 경쟁’은 교육 현장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약 11조원의 저출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에 걸쳐 사회적 합의를 이룬 국가 교육재정을 뒤흔들어보자는 제안은 근시안적인 발상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노지민 기자jmno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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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검찰, ‘항명죄’ 구속영장 청구 전날 국방부 측엔 ‘수사외압’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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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1/04 09:00
  • 수정일
    2024/0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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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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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작년 10월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유재은(오른쪽) 법무관리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군검찰이 지난 8월 말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바로 전날 국방부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불러 수사외압 행사 여부에 대해 강하게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민중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군검찰은 8월 29일 오후 유 관리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면서 박 대령의 수사외압 주장을 토대로 박 대령과 수차례 통화한 경위, 박 대령이 수사외압이라고 느낄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이날 참고인 조사는 오후 6시경부터 시작해 오후 9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군검찰의 이날 조사 내용을 보면 유 관리관이 박 대령에게 ‘혐의자·혐의사실을 특정하지 말고 경찰에 기록만 넘기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개정된 군사법원법을 위반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한 상태에서 신문을 한 정황이 드러난다.

군검찰은 유 관리관에게 “‘혐의자나 혐의를 특정하지 말고 사건기록 일체를 넘기는 방법’을 수사단장이 따르도록 한 것 아니냐”, “단순히 이첩 방법만 설명할 것이라면 국방부 장관 지시를 받아 수사단장에게 전화를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 “피의자(박정훈 대령)는 법무관리관이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사법원법 취지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죄명, 혐의사실을 제외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면 직권남용이나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등을 캐물었다.

유재은 관리관은 구체적인 수사 방향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국방부 장관으로부터는 이첩 보류 지시만 받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외압 행사에 따른 직권남용 소지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죄명과 혐의사실을 특정할 경우 경찰에 선입견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다.
군검찰은 유 관리관 주장을 토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사건을 회수한 뒤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장성급 지휘관들을 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대장들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군검찰은 “(사건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도 특정 인원만 혐의자에서 제외하고 일부 인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죄명, 혐의사실을 특정해 이첩했는데 진술인 주장대로면 조사본부도 전체적으로 혐의자를 다 제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유 관리관은 “조사본부도 혐의자나 혐의사실을 제외하고 기록 자체를 이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사본부에 법무관리관실에서 직접적으로 어떤 지시를 할 수 있는 관계는 없어서 의견을 준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군검찰은 유 관리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바로 다음 날인 8월 30일 항명 혐의로 박 대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국방부 측의 직권남용 소지를 인지하고 유 관리관을 조사했던 군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러한 인지 내용을 원천 배제했다. ‘혐의자 및 죄명을 빼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군사경찰(해병대 수사단) 수사 독립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한 지시가 있었다면 불법적인 수사외압의 근거가 되는 반면, 항명죄는 성립되기 어려워진다.

특히 군검찰은 군사법원에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법무관리관이 피의자에게 ‘혐의사실, 혐의내용을 다 빼라’고 말했다는 점은 위법하거나 부당한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는데, 이는 참고인 조사에서 “죄명과 혐의사실을 제외한 것이라면 직권남용이나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 신문 취지와 상반된다.

군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유 관리관의 행위를 비호하는 취지의 내용을 포함해 박 대령의 항명죄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조목조목 기재한 것과 달리, 정작 공소장에 항명과 관련한 범죄사실을 기재한 부분은 1페이지에 그쳤다. 또한 구속영장 청구서 전체 분량은 40페이지에 달한 반면, 공소장 분량은 3페이지에 불과했다. 이는 영장 내용을 간결하게 하고, 그에 비해 공소장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수사기관의 최근 관행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박 대령 측은 “유 관리관을 조사한 검사는 직권남용에 대해 정확히 꿰뚫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신문 태도가 매우 날카롭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유 관리관의 직권남용 가능성을 명확히 인식한 상태에서 조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공소장 분량과 관련해서는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그나마 ‘장관 복귀 후 별도 지침을 받아서 처리하라’는 해병대사령관의 지시사항이 나오는데, 공소장에는 이 내용조차 싹 빼버렸다”며 “(기각된) 구속영장에 준해서 공소장을 자세히 쓰면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으니 공소장을 간단히 쓴 것 같다”고 했다.

참고인 조사에서 유 관리관을 몰아붙였던 군검찰 이모 검사는 지난달 초 군사법원에서 진행된 박 대령 항명 사건 1회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소장에도 이 검사의 이름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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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텃밭서 하마스 고위 간부 살해…레바논·이란 반발

전장서 먼 베이루트서 이스라엘 추정 드론 공격…헤즈볼라 "처벌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

김효진 기자  |  기사입력 2024.01.03. 21:00:15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고위 지도자가 사망하며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란이 반발하는 등 확전 위험이 고조됐다. 지난달 미 하원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임 압력을 받은 하버드대 총장이 끝내 물러났다.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은 2일(이하 현지시각) 하마스 정치 부문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연설을 통해 이날 베이루트 외곽 하마스 사무실에서 일어난 폭발로 하마스 고위 지도자 살레 알아루리(57)를 포함해 7명의 하마스 조직원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니예는 이번 사건이 "우리 국민에 대한 점령군(이스라엘)의 잔인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노골적 범죄"이자 "레바논 주권에 대한 침해 및 우리 국민과 국가에 대한 이스라엘 침략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점령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앞서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통해 베이루트에서 알아루리를 살해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정치국 2인자이자 무장 조직 카삼 여단 창시자 중 한 명인 알아루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하마스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동시에 베이루트에 머물며 하마스와 헤즈볼라 간의 연락을 담당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설명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주로 민간인인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 가량을 납치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중부에 위치한 베이루트는 전선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이 헤즈볼라를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사건이 발생한 베이루트 교외는 헤즈볼라의 근거지다. 

 

헤즈볼라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AP> 통신을 보면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을 "레바논과 그 국민, 안보, 주권에 대한 심각한 공격"으로 보고 "이 범죄를 대응과 처벌 없이 넘어가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알자지라를 보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임시 총리도 이번 공격이 레바논을 전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이자 "이스라엘의 새로운 범죄"라고 비판했다. 미카티 임시 총리는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주권을 침해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항의서를 제출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모두 지원하는 이란도 반발했다. <로이터>를 보면 이란의 나세르 카니니 외교부 대변인은 알아루리의 살해는 "의심의 여지 없이 팔레스타인 뿐 아니라 역내, 그리고 전세계 모든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 사이에서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점령자들에 맞서 싸우려는 또 다른 저항 급증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AP>는 헤즈볼라가 지금까지 확전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분쟁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랍 전문 연구원인 미 워싱턴DC 아랍센터 연구분석국장인 이마드 하브도 알자지라에 이번 사건이 남부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헤즈볼라의 거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위험한 확대"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번 사건으로 헤즈볼라 쪽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크지만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 수행에 대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관련 질문을 받고 "오늘 밤 말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마스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만 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레바논 및 미국 당국자들이 이를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한 미국 고위 당국자가 이번 공격은 지난해 10월 7일 습격과 관련된 하마스 요원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이 수행할 수많은 공격 중 첫 번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당국자는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확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도 2일 홍해에서 다시금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날 오후 9시30분께 예멘의 후티 반군 통제 지역에서 후티 반군이 두 발의 대함 탄도 미사일을 홍해 남부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여러 척의 상선이 이를 보고했지만 피해 신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 플로렌시아 소토 니노는 2일 언론 브리핑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관련해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 자제하고 역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이번 주부터 가자지구에서 5개 여단 규모 병력 철수를 시작하며 저강도 표적화된 작전으로의 전환을 시사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일 목격자들과 팔레스타인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자발리아 난민촌, 샤티 난민촌, 알란시티 병원 인근 등 가자지구 북부 일부에서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 소식을 접한 일부 북부 출신 피난민들이 자신들의 집과 이웃 등을 확인하러 귀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군사 작전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된 것"이라며 가자지구 남부에서의 전투는 "고강도"로 유지될 것이고 작전 종료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달 초 미 하원 반유대주의 청문회에서 모호한 답변을 했다는 이유로 사임 요구에 시달려 온 클로딘 게이 미 하버드대 총장이 끝내 사임했다. 게이 총장은 2일 하버드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개 서한에서 사임 사실을 알리며 "최근 몇 달 간 우리 공동체를 갈라놓은 긴장과 분열을 목격"했다며 "이 가운데 증오에 맞서고 학문적 엄격함을 지키겠다는 나의 약속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이 고통스러웠고 인종적 적개심에 기반한 인신공격과 위협을 받는 것은 두려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취임한 하버드대의 첫 흑인 총장이자 두 번째 여성 총장이었던 게이 총장은 최단기 임기를 수행한 총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하버드대는 게이 총장이 교수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게이 총장은 지난달 청문회에서 공화당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의 "유대인 학살을 촉구하는 것이 하버드대의 괴롭힘 관련 규칙을 위반하는가?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하라"는 가정적 상황에 대한 질문에 "맥락에 따라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는 이유로 보수 정치인과 고액 기부자 등에 의한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하버드대 이사회는 게이 총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지만 이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며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관련해 하버드대 쪽은 논문에서 인용이 누락된 부분은 수정을 요청했지만 게이 총장이 연구 부정 행위를 저지르진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습격 이후 미국에서 반유대주의에 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압력을 받아 사임한 대학총장은 게이 총장만이 아니다. 지난달 같은 청문회 뒤 비슷한 이유로 사임 압력에 시달렸던 엘리자베스 매길 미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은 청문회 며칠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후 사람들이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고위 지도자가 사망했다. ⓒAP=연합뉴스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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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윤석열 대통령이 핵전력 확대의 '특등공신'"

 

(추가)국방부·통일부, '억지 주장', '궤변', '잔꾀' 반박..."정부 흔들려는 통일전선전술"

2022년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하는 김여정 당 부부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북의 핵전력 확대에 명분을 실어 준 '특등공신'으로 추켜세우는 특이한 형식의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2일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쎄지'라는 부제를 달아 발표한 담화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체계를 완성해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봉쇄할 것'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를 거론해 "우리(북)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되여있다"고 조롱조로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문 공개한 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교해가며 역설적인 표현으로 조롱과 비아냥을 섞어 한국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을 비난하고 북한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밝힌 '대남부문의 근본적인 방향전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을 끌어들여 대한민국을 《목표판》으로 만들어놓고 온 한해 때없이 《정권종말》과 같은 수사적 위협을 입에 달고 살며 무차별적인 각종 규모의 합동군사연습들을 확대강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주적》인 우리의 분노를 최대로 격앙시켜주고 서울을 겨냥한 《방아쇠》의 안전장치를 완전히 풀어준 것과 같은 그런 《능력》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안보를 통채로 말아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그쪽 세상에서는 장차 더해질 것이 뻔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공신》으로 《찬양》받게 되여있다"고 빈정거렸다.

또 "북 정권과 군대는 《소멸해야 할 주적》으로 규정하고 떠들어주었기에 우리는 진짜 적이 누구인지 명백히 하고 대적관을 서리찬 총창처럼 더더욱 벼릴 수 있게 되였으며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을 념불처럼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수 있었으며 제 먼저 9.19북남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주었기에 휴지장 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리게 되였다"고 하면서 "그 《공로》 어찌 크지 않다 할 수 있겠는가"라고 야유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줄 아는 사람이였다"고 하면서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우리와 마주앉아 특유의 어룰(어눌)한 어투로 《한피줄》이요, 《평화》요, 《공동번영》이요 하면서 살점이라도 베여줄듯 간을 녹여내는 그 솜씨가 여간이 아니였다"며 "문재인의 그 겉발린 《평화의지》에 발목이 잡혀 우리가 전력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못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큰 손실이였다"고 불편한 상대였음을 감추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제2의 문재인이 집권하였더라면 우리로서는 큰 일일 것"이라고 하면서 "무식에 가까울 정도로 《용감한》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두번 없는 기회"라고 비교하기도 했다.

언뜻 윤 대통령과 비교해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역설 화법으로 호의적 평가를 하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는 대목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김 부부장은 "입에는 꿀을 바르고 속에는 칼을 품은 흉교한 인간보다 상대에 대한 적의를 가감없이 드러내는 우직하고 미련한 자를 대상하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라며 두 전·현직 대통령을 비유하기도 했다.

"어리숙한 체하고 우리에게 바투 달라붙어 평화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여 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사환군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한 것은 문재인"이고 "우리에게는 핵과 미싸일발사시험의 금지를 간청하고 돌아서서는 미국산 《F-35A》를 수십대씩 반입하고 여러 척의 잠수함들을 취역시켰으며 상전에게 들어붙어 미싸일사거리제한조치의 완전철페를 실현시키는 등 할 짓은 다한 것이 바로 문재인"이라고 했다. '성질이나 언행이 악하고 모질며 간사하고 꾀가 많다'는 의미에서 '흉교한 인간'에 비유한 것.

그는 "우리가 지금 만족해하고 신뢰하는 막강한 군사력은 윤석열이 광적으로 보여준 군사적 대결자세가 없었다면 또 거품물고 내뱉은 우리 국가에 대한 《붕괴》와 《응징》넉두리가 없었다면 사실상 그토록 짧은 기간내에 키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하면서 "윤석열은 이번 신년사라는데서 올해 상반기까지 《한》미확장억제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력설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 다시 부여해주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방부 입장과 통일부 부대변인 입장을 발표해 김 부부장 담화를 '억지 주장', '궤변', '잔꾀'라고 일축했다.

국방부는 "김여정의 담화는 범죄자가 오히려 선량한 시민이나 경찰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핑계를 대는,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이며 궤변에 불과하다"며 "우리 군은 확고한 대비태세를 확립한 가운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부대변인은 "김여정 담화는 격에도 맞지 않는 북한의 당국자가 우리 국가원수와 정부에 대해 현 상황을 왜곡하고 폄훼함으로써 무력 적화통일 의지를 은폐하고 남북관계 긴장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하려는 잔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부대변인은 "북한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남북대화를 통해 무력증강의 시간을 허비했다"고 하지만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결코 멈춘 적이 없으며, 그 결과를 지금 우리 국민들이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당전원회의 결과 보도를 통해 한국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를 흔들려는 통일전선전술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하면서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기만적 술책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부대변인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겠다며 2018년 9.19남북군사분야 합의에 대해 "재래식 무기 및 정찰부문에 열세인 북한측의 희망을 문재인 정부가 수용한 결과물"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합의서 전문과 당일(2018.9.19) 국방부 대북정책관실이 내놓은 '해설자료' 등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 내용이다.

9.19군사분야합의에는 남북이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으로부터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중지, 포사격 및 해상기동훈련 중지, 비행금지구역에서 고정익항공기의 실탄사격을 동반한 전술훈련 금지 등을 규정했다.

또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지상과 해상에서 5단계, 공중 4단계의 공동 절차를 적용하기로 하고 비무장지대 내 모든 GP철수와 판문점JSA 비무장화 등을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22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이후 한국 정부는 합의서 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켰고 다음 날 북한 국방성이 사실상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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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수 없는 강 건넜나? 통일 접고 두 국가론 펼친 김정은, 자신감?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 (2) : 적대성 완화를 위하여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1.03. 04:23:34

 

'정녕, 남북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일까?' 연말연시에 전해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노동당 9차 전원회의 결정사항을 접하고 내뱉게 되는 탄식어린 질문이다.

 

2023년 12월 30일자 <조선중앙통신>은 전원회의에서 "불신과 대결만을 거듭해온 쓰라린 북남관계사를 냉철하게 분석한데 입각하여 대남 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도모하기로 했다며, 김정은의 발언을 소개했다.

 

발언의 핵심은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은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는 작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 12월 3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서 올해 각 부문 사업을 총화하고 내년 당 및 국가사업의 발전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로동신문=뉴스1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우선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에서 '두 국가 체제'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있었던 것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년을 전후해 '우리민족제일주의'에서 '우리국가제일주의'로 슬로건을 바꾼 것이나 2023년부터 북한 지도부가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통일이라는 단어를 거둬내고 두 국가 체제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방향 전환이 윤석열 정부 등장 이후 격화되어온 남북한 사이의 정치군사적 적대감에 따른 것만은 아니라는 데에 있다. 

 

북한이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남한에서 "정권이 10여 차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왔다"거나 흡수통일을 시도한 것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대남 인식의 결정적인 전환기는 2019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황금기를 구가했던 남북관계는 2019년부터 악화일로를 걸었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대남 기구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담화를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주목할 점은 또 있다. 북한의 대남 방향 전환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 그리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적대감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남한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비롯되었다. 하나는 극심한 경제난의 탈출구로써, 또 하나는 북한이 간절하게 원했었던 북미 관계 개선의 중재자이다.

그런데 북한은 2020년을 전후해 대미 관계 정상화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 오히려 대미 정책 기조를 '강대강, 정면대결'로 거듭 선포하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북한의 경제다. 

 

김정은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2023년에 목표로 삼았던 알곡 생산을 비롯한 '12 가지 고지'를 초과달성했다고 말했고, 특히 2021∽2023년 국내총생산액이 2020년에 비해 "1.4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2022년 9월 시정연설에서 "2025년 말에 가서 2020년 수준보다 국내총생산액은 1.4배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9차 전원회의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 달성에 이미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남한의 대북지원이나 남북경제협력 없이도 경제난과 식량난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대남 기조 전환도 이러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이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볼 때, 북한의 선택은 표면적인 것도 일시적인 것도 아닌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달라진 북한을 어떻게 상대하고, 무너진 남북관계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라는 중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일각에서도 남북관계를 '두 국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헌법상의 영토조항을 바꾸고 국가보안법 개폐를 통해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남북관계를 재설계해보자는 취지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동시에 이러한 방향 전환이 남북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적대성'을 완화하고 해결하는 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즉,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이든 '두 국가 관계'이든 핵심은 적대성, 특히 무력충돌과 전쟁의 위험을 품고 있는 정치군사적 적대성을 완화하고 해소하는 데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군비통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이 더욱 커졌다.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은 군사 문제에 있고, 그 중요성과 위험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군비통제는 상호간의 적대성과 불안감이 커질 때 그 필요성도 커진다. 냉전 시대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사이의 헬싱키 프로세스, 그리고 미국과 소련 사이의 각종 군비통제와 군축 조약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었다. 경쟁은 하되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고, 또 군비경쟁이 수위를 낮추거나 통제해 가급적 낮은 수준의 군사력 균형을 이루는 것이 안보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전쟁 위기를 머금고 날로 악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재설계 실마리를 군비통제에서 찾자는 주장도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과 제안은 본 연재를 통해 하나둘씩 담아볼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빈곤하고 굶주리는 줄만 알았던 북한이 달라지고 있고, 달라진 북한이 남한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차분하고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도외시한 대북정책이나 남북관계 설계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기로 한다.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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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표 테러, ‘민주주의 위협’과 연결하면 안 된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한겨레 모두 야당 대표 테러 우려 속 디지털타임스 칼럼 “이재명 테러에 민주주의 들먹, 우리사회의 한없는 경박함”

한겨레 “경찰·KBS 측 궤변 밑바탕, ‘연예인은 공인’이란 인식 깔려” “연예인, 인지도가 높을 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부산 방문 중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긴급 수술을 받았다.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대다수 언론에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공격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디지털타임스 논설실장은 “테러는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연결 짓는”것이 곧 “이재명 대표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만드는 일이라며 문제 삼았다. 해당 논설실장은 “이 대표의 테러에 반사적으로 민주주의를 들먹이는 세태를 보며 우리사회의 한 없는 경박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배우 이선균 사망 이후 경찰과 KBS 등 언론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경찰이 입증되지 않은 수사 내용과 그의 사생활을 공개했고 KBS가 이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여론과 달리 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겨레는 이러한 ‘궤변’엔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 3일자 중앙일보 만평

이재명 테러에 “국민의힘도 민주주의 거론, 무개념의 소치”

3일 이규화 디지털타임스 논설실장은 칼럼 <테러가 들춰낸 우리사회 한없는 경박함>에서 “한 개인의 범죄지만 우리사회 분노제어기제가 고장 났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정치권에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테러를 ‘민주주의 위협’으로 규정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대표 테러에 대해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테러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했고, 국민의힘도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피의자에게) 배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배후가 있어 조직적으로 이 대표를 제거하려고 했다면, 양상은 전연 달라진다. 양당과 정치인들의 말대로 그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하지만 정상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한 개인의 일탈을 놓고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 민주주의 파괴행위는 더더욱 못 된다. 그건 한 개인의 야만적 비행이지 민주주의와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 3일 디지털타임스 칼럼

이 실장은 “한 정신이상자의 테러로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면, 그런 허약한 민주주의는 애당초 존재할 수도 없었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한 개인의 적개심으로 발생한 테러를 거대 어젠다로 치환하는 건 잘못됐다”고 했다.

‘민주주의’를 거론한 국민의힘도 비판했다. 이 실장은 “민주당은 그렇다 치자. 국민의힘까지 민주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역시 무개념의 소치다”라며 “자동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로 연결 짓는 건, 그 말이 갖는 함의를 깊게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그가 이렇게 우려하는 이유는 뭘까. 이 실장은 “이 대표에 대한 테러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고 위협이라고 한다면, 은연중 이재명 대표는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다. 무의식중에 국민들 뇌에 그렇게 박히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이 실장은 “이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 민주주의 체제를 근본부터 허무는 것처럼 과한 언사를 써선 안 된다”며 “이 대표의 테러에 반사적으로 민주주의를 들먹이는 세태를 보며 우리사회의 한없는 경박함을 느끼는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라고 칼럼을 마무리했다.

▲ 3일 한겨레 만평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테러를 ‘비정상적’인 한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면서 ‘민주주의 위협’으로 연결하는 주장을 경계했다. 그러나 해당 칼럼에서 이 대표를 향한 테러가 민주주의 공격일 때, 이 대표가 민주주의의 상징이 된다는 주장은 일반적이지 않은 해석이다. 현재 정치권과 언론의 우려는 ‘이재명 개인’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 어떤 정치인에 대한 테러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디지털타임스를 제외한 신문에선 테러가 발생한 구조적 배경과 정치문화에 초점을 뒀다.

조선일보는 사설 <이재명 대표 피습, 반복되는 정치 테러 반드시 근절해야>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누구를 상대로 하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유권자와 가까이 접촉해야 하는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고 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과 불특정 다수의 접촉이 잦아지는데 정치인들이 테러 위협에 휩싸이면 제대로 된 선거운동이 어려워진다. ‘민주주의의 꽃’, ‘축제’에 비유할 만큼 중요한 국회의원 선거조차 불안감 속에서 진행된다면 민주주의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지난 번 송영길 대표 습격 사건 때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마치 국민의힘 쪽에서 공격한 것처럼 주장하는 글을 올렸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만약 총선 기간 중 이런 일이 또 벌어지면 선거가 난장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사건은 극단적 대립이 일상화된 우리 정치권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여야 할 것 없이 진영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청산 대상으로 삼는 풍토가 퍼져 있다”고 진단한 뒤 “정치인들도 이번 일을 극단적 정치 문화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야당 대표 흉기 피습, 민주주의 위협하는 ‘증오 정치’>에서 “대한민국이 어쩌다 정치 테러를 걱정하는 데까지 이르렀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진영 간 대립은 거세졌고, 진영 내부에서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에 대한 혐오와 증오의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상대를 향한 증오가 ‘말폭탄’을 넘어 급기야 물리적 폭력으로까지 표출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역시 이견을 적대시하는 극단적인 분위기에서 폭력이 발생했다는 진단이다.

한겨레는 “갈등과 이견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는 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원리”인데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이러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막말과 증오를 일삼았던 일부 정치인들은 모두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신의 언행을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터”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총선을 앞두고 진영 간 대립이 격화하면 폭력의 에너지가 또 어떤 형태의 테러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미 이 사건을 두고 각종 억측과 정치혐오를 담은 댓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이라고 우려했다.

▲ 3일자 서울신문 만평

한겨레, ‘연예인=공인’ 비판

이춘재 한겨레 논설위원은 <‘연예인 공인론’의 불순한 의도>란 칼럼에서 배우 이선균씨의 죽음과 관련해 윤희근 경찰청장의 발언 “수사를 비공개를 진행했다면 (대중이) 용납하겠나”와 KBS 측의 “사회적 관심이 커 실체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해명을 비판했다. 이 위원은 “두 궤변의 밑바탕에는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며 “공인에 대한 수사와 보도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에 잘못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 3일 한겨레 칼럼

이 위원은 공인의 사전적 정의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여기서 공적인 일은 국가적 자원 분배, 정책입안, 시장 질서 유지 등 공동체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했다. 즉 공인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기업인 등을 뜻한다. 따라서 국민은 이들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재산, 납세내역 등 공개를 요구하고 권력 남용에 대해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예인은 이런 ‘공적인 일’에 종사하지 않고 단지 이름과 외모가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을 뿐”이라며 지난 2022년 대법원이 한 여성 연예인의 사생활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누리꾼에게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는데 이에 대해 “연예인의 사생활이 아무리 공적인 관심사라 할지라도 공익과 관계가 없으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 위원은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주장은 ‘진짜’ 공인의 비리 행위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연예인)으로 돌리는 데 종종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2011년 ‘연예인 탈세 의혹’의 사례를 들었는데 이 위원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가 의심되는 장관들 청문회를 앞두고 해당 의혹이 제기됐지만 뒤늦게 국세청이 ‘세무사의 단순 실수’라고 진화에 나섰다. 해당 연예인들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장관은 무사히 국무위원이 된 사건이었다. 이 위원은 “이번 연예인 마약 수사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교 폭력 사건과 겹쳤다”며 “우연의 일치인가”라고 했다.

▲ 3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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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wit@mediatoday.co.kr

 

#아솎#아침신문솎아보기#KBS#경찰#연예인#공인#궤변#한겨레#디지털타임스#민주주의#위협#테러#공격#이재명#대표#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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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지진으로 일본 원전 변압기 배관 파손, 방사성물질 넘쳐

일본 시가원전 변압기 문제 발생...다행히 2011년부터 정지 상태지만 수년째 재가동 시도

배관 파손 설명하는 호쿠리쿠전력 자료 ⓒ주식회사 호쿠리쿠전력
새해 첫날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이시카와현의 시가 원자력발전소에 일부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원전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후 운영이 중지됐다가 수년째 재가동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다행히 실제 재가동이 이루어지지는 않은 정지된 원전이었다.

2일 일본 공영방송인 NHK 보도 등에 따르면, 시가 원전 1·2호기 변압기 총 2대의 배관이 파손돼 절연 및 냉각을 위해 쓰이는 기름이 누출됐다. NHK는 변압기 주위에 누출된 기름 사진을 공개하며 “1호기 변압기에서 3600리터(L)가 누출됐”고 “2호기 변압기에서는 3500리터의 기름이 누출됐다”고 전했다. 또 1·2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있는 방사성물질이 일부 넘쳤다고 NHK는 보도했다. (▶NHK)

시가 원전을 운전하는 주식회사 호쿠리쿠전력이 공개한 보도자료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호쿠리쿠전력에 따르면 넘쳐흐른 방사성물질의 양은 1·2호기 각각 95리터(약 1만7100Bq)과 326리터(약 4600Bq)다. 다만, 넘쳐흐른 방사성물질과 관련해 호쿠리쿠전력은 “외부에 방사능 영향은 없다”고 발표했다. 방사성물질이 넘쳐흐르긴 했으나, 건물 밖으로 흘러나오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호쿠리쿠전력)

일본은 최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후 가동을 중단했던 원전 중 상당수를 재가동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번에 변압기에 문제가 발생했던 시가 원전은 다행히 2011년 이후 장기간 운전이 정지된 상태였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후 시가 원전 지역에 활성단층이 있을 가능성이 학계로부터 제기되면서 운전을 정지한 것이다. 다만 호쿠리쿠전력은 학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활성단층이 아니다”라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계속 끊임없이 재가동을 위한 안전심사를 신청해왔다. 그리고 2023년 3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를 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도 부지 내 단층은 활성단층이 아니라고 인정했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 후 원자로를 식혀주는 장치의 작동이 멈추면서 폭발로 이어졌다. 올해 첫날인 1월 1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최대 7.6에 달했다. 2011년 발생한 대지진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1995년 1월 발생한 고베 지진보다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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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정맥 손상' 2시간 수술..."민주주의에 대한 중대 위협"

[현장] 민주당 지도부, 서울대병원서 긴급 최고위... "수사당국, 진상 밝혀 달라"

24.01.02 10:38l최종 업데이트 24.01.03 07:26l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고 있다.
▲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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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보강: 2일 오후 8시]
민주당 지도부 "수사당국, 진상 밝혀달라"... 권칠승 "중환자실서 회복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습격 이후 부산에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가 있는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수사당국에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최고위원과 대변인 등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의 수술은 약 2시간 가량 진행됐고 현재는 중환자실에서 마취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을 전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6시 30분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도전이다"라면서 "부산대 의료진에 따르면 경동맥이 아니라 경정맥이라고 한다. 천만다행이다"라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하마터면 큰 일날 뻔 했다"면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매우 긴박하고 엄중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수사당국을 향해선 "한 점 의혹 없이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줄 것을 강력 요청한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한 "민주당은 야만적인 테러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흔들림없이 나아가겠다"면서 "또한 민주당 지도부는 차질 없이 당무를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나온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후 오후 7시 40분께 취재진에 수술 경과를 설명하며 "오후 3시 45분 수술이 시작됐고 당초 1시간을 예상했으나 약 2시간가량 수술이 진행됐다"면서 "보호자가 확인한 의료진 설명에 따르면 수술명은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재건술로,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됐고 정맥에서 흘러 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아 관을 삽입하는 수술이 시행됐다"고 전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현재 (이 대표는) 중환자실에 입실해 회복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대병원에서 헬기 이송으로 서울로 이송된 이 대표는 오후 3시 20분 서울대병원으로 들어갔다. 담요를 덮고 마스크를 쓴 채 들것에 실린 채였다. 부산에서 오전 10시 27분경 흉기 습격을 당한 지 5시간여 만이다. 서울대병원 현장에는 김영진 정무조정실장과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강선우 대변인, 강훈식, 박상혁 의원 등이 찾았고 곧이어 최고위원들도 긴급 최고위원회의 진행을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모였다.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앞에 경찰이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앞에 경찰이 통제선을 설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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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일 오후 4시 2분]
민주당 당직자 "대량출혈 우려... 전신마취 할 상황" 


2일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해 부산대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이재명 대표가 구급차에 실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오마이뉴스>에 "이재명 대표가 곧 전신마취를 해야할 상황"이라면서 "목 상처부위 치료과정에서 대량출혈이 우려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신 : 2일 오후 2시] 
이재명 대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
민주당 "의료진 의견 기다리는 중, 상황 주시"


2일 부산 가덕도 공항 현장을 방문했다가 괴한에 흉기로 찔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12시 40분경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외상센터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방금 인근에서 긴급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우선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현재 대표님 상태와 관련해서는 의료진들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며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그리고 신속하게 수사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한테 피습을 당해 후송되었던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응급실 앞에 일부 지지자와 시민들이 모여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한테 피습을 당해 후송되었던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응급실 앞에 일부 지지자와 시민들이 모여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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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 지도부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정맥 손상을 입어 과다 출혈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양산을)은 이날 오후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다행히 동맥 손상은 입지 않았다 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라며 "아직 이재명 대표를 직접 뵙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열려고 했던 단배식을 취소하고 부산대병원으로 온 김 의원은 "무섭다. 정치테러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라고 했다.

이날 부산대병원으로 급히 달려온 박재호 의원은 "오전에 다른 일정 때문에 가덕도 현장에는 가지 못했다.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왔다. 정치가 극단적인 상황이라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또 병원에는 부산 출신 최인호·전재수 의원이 달려와 상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부산대병원 주변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와 시민 일부가 와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병원 주변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1신 보강 : 2일 오전 11시 39분]
기자회견 중 한 남성 '사인해 달라' 접근해 공격

 
큰사진보기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부지 방문 중 피습을 당해 바닥에 쓰러져 있다. 2024.1.2
▲ 이재명 대표, 부산 방문 중 피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부지 방문 중 피습을 당해 바닥에 쓰러져 있다. 2024.1.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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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방문 후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 후 '서명을 해달라'며 접근한 남성으로부터 목 쪽을 공격 당한 뒤 쓰러졌다. 이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했으나 그는 의식이 있는 채로 구급차에 옮겨졌고, 헬기로 부산대학교 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민주당은 향후 자세한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3일 오전 10시 30분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하며 소속 의원들에게 "대표의 상태와 당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은 지도부와 신속하게 파악 및 협의하여 내일 의원총회에게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이재명 대표의 쾌유를 빌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을 듣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이 대표의 안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대통령은 또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어떠한 경우에라도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방금 전 이재명 대표께서 괴한으로부터 피습당했다는 뉴스를 봤다"며 "대한민국 사회에서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 국민의힘 당원과 저는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피해가 크지 않길 바란다.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논평을 냈다.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의 무사와 빠른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이번 사태는 명백한 정치 테러다. 일국의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제1야당의 당수를 향한 공격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 민주주의는 폭력의 그늘 속에서 성장할 수 없다"고 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공당의 대표에게 발생한 명백한 테러 행위를 규탄한다"며 "부디 이 대표의 빠른 치유와 회복을 기원하겠다. 경찰은 괴한이 왜 이러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을 앞두고 진영대결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발생한 이런 사태는 나라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신호탄 같다.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인 진영대결의 정치가 낳은 비극"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이제 그만 둬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했다.
 

태그:#이재명,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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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설] '탄핵의 봄', 제7공화국을 준비하자

  • 기자명 편집국
  •  
  •  승인 2024.01.0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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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총선쿠데타와 야권분열

전쟁위기와 공안정국

이준석 신당과 범여권의 노림수

김건희 특검, 총선 블랙홀

용산출신 출마자의 공천 잡음

총선 승부수, 거부권 무력화 투쟁

2023년 윤석열 퇴진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했지만, 제2의 퇴진촛불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퇴진투쟁 대중화를 가로막은 가장 높은 장벽은 ‘죽 쒀서 개 준다’는 우려였다. 박근혜 퇴진 이후 촛불 정부의 무능에 대한 민중의 냉소를 빗댄 표현이다.

이런 현상은 박근혜 퇴진투쟁의 학습효과라는 측면도 있지만, 민중이 우리 사회의 본질을 더 깊이 파악한 결과이기도 하다. 체제를 바꾸지 않는 한 정권을 아무리 바꿔도 산 정상에 바위를 올리는 시지프의 형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체제전환의 가장 확실한 징표는 헌법개정이다. 헌법개정과 윤석열 탄핵은 체제전환의 양 날개다. 동시에 날개짓 해야 역사가 전진한다. 탄핵 없는 개헌은 체제 순응이고, 개헌 없는 탄핵은 그저 정권교체에 멈출 뿐이다.

탄핵과 개헌은 국회의원 2/3의 정족수가 필요하다. 2024년, 역사의 주인인 민중 앞에 체제전환의 기회가 찾아왔다. 4월 총선에서 윤석열 탄핵에 동의하는 국회의원 200석을 만들자. 그리고 외세에 빌붙은 매국노, 반통일 평화 파괴자, 반노동 재벌의 하수인은 영원히 권력에 접근할 수 없게 헌법을 개정하자.

이렇게 제7공화국의 문을 활짝 열고, 44년 전 빼앗긴 ‘서울의 봄’을 되찾자.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탄핵‧개헌 총선의 3대 장애물

총선에서 개헌 의석 확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상되는 난관은 ▲검찰쿠데타와 야권분열, ▲전쟁위기와 공안정국, ▲이준석 신당과 범여권의 음모 등으로 요약된다.

검찰의 총선쿠데타와 야권분열

쿠데타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물리적 힘을 동원해 정권을 찬탈하는 행위를 말한다. 영화 ‘서울의 봄’ 같은 군부쿠데타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검찰쿠데타가 진행 중이다. 전두환의 하나회처럼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이 권력 장악에 나선 형국이다.

검찰쿠데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면에서 군부쿠데타와 같지만, 총 대신 법을 악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사권을 명분으로 검찰이 쿠데타를 합법으로 위장했기 때문에 저항하기 어렵다. 저항이 약하니 검찰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문제는 행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무도한 검찰권력이 총선을 통해 입법권까지 탐낸다는 사실이다.

국회 장악을 위한 검찰의 쿠데타 역시 수사권을 통해서다. 행정‧사법권을 장악해 본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여당 대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총선 쿠데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제 여당 후보는 사정기관을 통해 확보한 상대 후보의 정보를 선관위에 고발만 하면 된다. 나머지는 검찰이 알아서 한다. 압수수색을 통해 혐의를 만들고, 수사 정보를 언론에 흘려 본선 전에 여론재판을 먼저 실시한다. 최종 무죄 판결이 나도 상관없다. 선관위 고발과 압수수색만으로 상대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권을 악용한 검찰 권력의 총선 개입은 야당 분열 공작에 맞춰진다. 야당 의원을 상대로 수사권을 발동한다고 협박해 탈당과 내분을 조장한다. 야당 분열이야말로 여당에 가장 좋은 선거전략이기 때문이다.

 

전쟁위기 고조와 공안정국

22대 총선은 4월 10일이다. 그런데 해마다 2월 말이면 세계최대 규모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된다. 올해는 일본 자위대까지 훈련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한미일 군사훈련이 대북 핵 선제공격에 맞춰졌다는 사실이다. 이에 북은 “한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만약 끝끝내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든다면 우리의 핵전쟁억제력은 주저 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처럼 총선을 앞두고 전쟁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윤석열 정권은 오히려 무력충돌을 부추기는 행보를 이어간다. 연말 전방부대를 찾은 윤 대통령은 ‘선조치, 후보고’ 원칙 하에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우발적 무력충돌로 인한 전쟁 발발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북의 정찰위성 발사를 꼬투리 잡아 9.19합의 1조3항의 효력 정지를 선포했다. 남북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1조3항을 콕집어 효력을 정지시킨 이유는 무인기와 대북전단 살포를 통해 무력충돌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과거 ‘전쟁 불사’의 각오로 북 무인기를 격추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전쟁위기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상황이 나빠지면 혹시 과거 ‘북풍’처럼 휴전선에 군사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는 상황이 올까 걱정된다”라고 했고, 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을 맡은 이부영 전 의원은 “언제 남북이 충돌할지, 국지전이 일어날지, 전면전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태”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이 전쟁위기를 조장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문제는 윤석열 정권의 전쟁위기 조장이 기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총선승리에 혈안이 된 윤석열 정권은 무인기를 휴전선 이북으로 날려 보낼 지도 모른다. 이에 북이 만약 무인기를 격추하는 날엔 국지전으로 번질 수 있다.

국지전은 계엄상태를 의미한다. 계엄 하에서는 북과 연계가 있다는 의혹 만으로 구속이 가능하다.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공안정국 조성이 가능해진다는 소리다. 야당 후보 선거운동원에 대한 북한 연계설을 꾸며 선거 판세를 바꾸려는 시도가 빈번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과 범여권의 노림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며 신당을 창당했다. 얼핏보면 여권 분열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범여권 확장전략의 하나로 이용될 것이다.

이 전 대표가 탈당하는 시점에는 득표를 위해 반윤 정서에 기대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언제든 국민의힘과 협력·연대·통합할 수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박근혜 탄핵 때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몸담고 보수 부활을 모색한 바 있다.

범여권이 이준석 신당을 재활용하려는 이유는 어떤 수를 써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과반의석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윤석열 사당이 돼버린 국민의힘은 이미 불통‧영남‧검찰당으로 전락해 중도표 결집에 한계를 드러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윤 대통령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 결국, 이준석 신당을 이용해 2030표와 수도권 보수표를 결집함으로써 범여권 과반의석을 노리려는 것이다.

이 전 대표에게도 나쁜 수는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48.6% 지지로 당선했지만, 지금 윤 대통령 지지도는 35%를 넘지 못한다. 만약 이준석 신당이 이탈한 범여권 표를 결집 할 수만 있다면 원내교섭단체도 가능하다. 여기에 윤석열 비판 목소리를 높여 야권표 일부를 흡수하고, 금태섭 신당 등 야권 이탈 세력과 힘을 합친다면 제3세력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이렇게만 되면 이준석 전 대표는 여권 대선후보로 급부상한다. 이 전 대표의 나이가 차기 대선에서 피선거권이 생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은 밑질 게 없는 장사다.

 

‘범야권 200석’ 가능한가?

탄핵과 개헌으로 제7공화국의 봄을 맞이하려면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을 확보해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여기에는 몇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김건희 특검, 총선 블랙홀

탄핵 총선이 되려면 무엇보다 ‘윤석열 탄핵 사유’가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박근혜 탄핵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들통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국민이 준 권력을 사유화한 박근혜-최순실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최순실이 박근혜 뒤에서 국정을 농단했던 것처럼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조정하고 있다는 의혹이 난무하다. 마침 총선에 임박해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이 진행된다. 윤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50억 특검’도 같은 시기다. 만약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권력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긴 증거가 나오고, 국정농단 정황이 드러나면 모든 총선 이슈를 빨아드리는 블랙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쌍특검’이 총선에 미칠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용산출신 출마자의 공천 잡음

22대 총선에 출마하는 용산출신 비서관‧행정관 등은 모두 31명이다.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이 7명, TK(대구‧경북) 지역이 9명, 수도권이 12명, 충청권이 3명이다.

이들 중 PK‧TK 지역 출마자는 대부분 국민의힘 현역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을 받아야 한다. 공천 대신 임명직 공직을 약속한다고 해도 현역 의원과 윤심 출마자 사이에 잡음이 일 수밖에 없다.

김기현 전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윤 대통령은 김 전 대표에게 지역구(울산 남구을)는 복두규 인사기획관에게 넘기고, 대표직은 유지하라고 했지만, 김 전 대표는 대표직을 버리고 지역구 출마를 선택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대노했다는 후문이다.

누가 울산 남구을에 최종 공천될지 지켜봐야겠지만, 4선의 김 전 대표가 끝까지 버티면 공천 잡음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복두규 기획관으로 말하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특수활동비 등을 관리한 대검 사무국장 출신의 최측근이다.

2월 초 국민의힘 총선 후보 공천이 확정된다. 공천권을 가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심 공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공천잡음이 얼마나 일까? 잡음의 크기만큼 국민의힘 내부가 균열하게 된다.

 

총선 승부수, 거부권 무력화 투쟁

역대 어느 선거도 중요하지 않은 적 없다. 하지만 22대 총선은 역사의 반동을 멈춰 세운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총선에서 윤석열을 탄핵하고, 37년을 유지한 6공화국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당장은 ‘김건희 특검’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

‘김건희 특검’이 총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사실을 여야의 공통된 인식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시간문제다. 결국, 국회에서 재의결 여부만 남는다.

재의결은 국회의원 과반 출석에 2/3찬성으로 가결된다. 공천에 탈락한 국민의힘 현역의원 20명의 반란표가 생기면 재의결은 가능하다. 부결에 부담을 느낀 국민의힘 의원 30명이 출석하지 않아도 가결된다.

한편 김건희 특검 거부권 반대 여론이 70%에 달하지만, 총선 이후 특검을 시작하자는 여론도 상당하다. 자칫 총선 후 특검이라는 타협안으로 가닥이 잡힐 수 있다.

반면 거부권 무력화 투쟁이 폭발하면 이런 모든 경우의 수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다. 왜냐하면 총선이 코앞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임박하면 국민에게 특별한 힘이 생긴다. 그래서 선거 때 국민을 유권자라고 부른다.

유권자의 투쟁은 평소 국민보다 힘이 세다. 유권자는 후보자를 상대로 ‘김건희 특검 재의결에 반대하면 선거에서 반드시 떨어진다’는 위기감이 줄 수 있다. 그러니 거부권 무력화 투쟁에 총선의 승부수를 던지자.

특히 거부권 무력화는 윤석열 정권과의 정면대결에서 승리를 의미한다. 국민 스스로가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1~2월 모든 힘을 거부권 무력화 투쟁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편집국news@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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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증거'라는 피해자들, 이들 인생이 지옥이면 되겠나"

 [인터뷰] 가습기 살균제 다큐멘터리 영화 만드는 류이 감독

.허환주 기자  |  기사입력 2024.01.02. 05:01:47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유공이 출시한 '가습기메이트'가 시초였다. 가습기 내부 세균을 없애고 세균번식을 억제해 물때를 방지하는 제품이었다. 인체에 무해한 것은 물론이었다.

 

출시 첫해 10만개가 팔리면서 다른 회사들도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6년부터는 옥시, 애경, LG생활건강 등이 잇달아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문제는 2011년에 발생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 폐렴 증상을 보이는 산모들이 줄지어 입원했다. 환자에게는 폐가 딱딱해지는 섬유화 현상과 폐가 터지는 증상 등이 나타났다.

 

바이러스를 의심한 의료진은 여러 검사를 진행했으나 아무런 것도 나오지 않았다.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나섰다. 역학조사, 세포독성시험, 동물 독성 실험 등 여러 조사를 7개월 동안 진행했다. 

 

그러한 실험 과정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한 쥐에서 피해자와 비슷한 폐손상이 발견됐다. 정부는 곧바로 가습기 살균제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그리고 피해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1년 1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접수가 시작된 이래 현재(23년 12월)까지 총 7890명이 피해를 호소했고 이중 5667명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됐다. 

 

반면 가해자, 즉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기업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면죄부를 부여받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SK케미칼 대표, 애경산업 대표 등 기업인 13명도 마찬가지다. 오는 1월 11일 2심 선고가 나온다. 3년 전 1심에서 이들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 질환이나 천식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러한 재판 결과는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 사용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한 것과도 상반된다.

 

지난 12월 28일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진행한 류이 예술감독은 이번 2심 재판부가 4가지를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2021년부터 전국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전문가 등 100여 명을 만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있는 류 감독은 2023년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환경시민상을 받았다. 지난 2년 가까이 진행된 2심 재판을 모두 참관하기도 했다.

 

아래 그와의 인터뷰 내용. 

 

▲류이 예술감독. ⓒ프레시안

 

"1심 재판, 형사법 원칙을 들이밀어서 과학적 논리를 배격" 

 

프레시안 : 지난 21일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경제정의실천시연합 등 전국의 71개 환경단체가 주는 환경시민상을 받았다. 이 상을 받은 배경이 궁금하다. 

 

류이 : 2021년 가습기 살균제 재판에서 무죄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우 놀랐다. 당시 뭐라도 해야 되겠다 싶어서 피해자들이 진행하는 시위를 찾아갔다. 거기서 피해자 김태종 씨를 만났다. 그때 들은 말이 '나는 아내를 죽인 살인자입니다'였다. 충격을 받았다. 가해자인 기업들이나 정부가 자기들 책임은 없다고 다 오리발을 내미니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식이었다. 아내에게 살균제를 사다 준 사람이 자신이었다. 자기는 살고 아내는 죽었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그때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 3년째 50가족(100여명)을 인터뷰하고 있다.

 

프레시안 : 상을 받은 배경이 그런 활동을 해서인가. 

 

류이 : 뭐든 기록이 중요한데,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제대로 기록하는 분이 없었다. 그리고 관련해서 두 편의 단편영화가 나왔고 상영회도 진행했다. 그것을 보고 상을 주신 듯하다. 장편영화도 준비 중에 있다. 

 

프레시안 : 3년 동안 유가족을 만나왔기에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는 11일 인체에 유해한 물질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SK케미칼의 홍지호 전 대표, 애경산업의 안용찬 전 대표 등에 대한 2심 선고가 나온다. 2021년 1월 12일 무죄 판결을 받은 지 3년 만이다. 1심에서는 모두 무죄 판정을 받았다. 질환과 살균제 간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류이 : 1심 재판부는 쥐 실험 결과를 근거로 살균제가 폐에 도달했다는 증거가 없고, 도달해서도 염증을 일으켰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것은 과학자들의 증언과 배치된 판결이었다. 역학조사에서도 연관이 있다고 했는데, 형사법 원칙을 들이밀어서 과학적 논리를 배격했다. 

 

옥시싹싹의 경우,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폐손상에 대한 가습기 살균제의 교차비가 47.3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폐손상 발생 위험이 47.3배 높다는 의미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병에 걸린 이들은 거의 100%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의미다. 

 

SK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도 전 국민 의료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 천식 발생의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명났다. 중증도(3)를 기준으로 볼 때, 가습기 살균제 노출자는 비노출자에 비해 어린이에서 최고 30배, 성인여성에서 최고 15배로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살균제가 어떻게 폐에 도달했는지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지 등은 밝혀야 하지만, 이는 그 다음 문제다. 역학조사로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것을 부정하면 안 된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이를 부정한 것이다. 

 

프레시안 : 2심 재판은 어떻게 진행됐나. 

 

류이 : 2심에서도 기업 측 변호사들은 피해자들의 폐질환을 '특이성' 질환의 일환으로 삼아 논박했다. 물론 재판에 출석한 전문가는 특이성 질환은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변호사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렇게 논쟁되는 것을 두고 보는 식이었다. 

 

"불특정 다수가 건드리는 피해자의 죄책감" 

 

프레시안 : 2심 판결이 1월 11일에 나온다. 결과가 어떻게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류이 : 2심 재판부가 도중에 바뀌었는데, 이전 재판부와는 다르게 서승렬 재판부는 공정하게 진행하려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항소심이지만 빠짐없이 기록을 다 보려 했다. 새로 나온 증거나 빅데이터 연구결과, 추가 채택 증인 등을 최대한 많이 검토하고 살펴봤다. 결과는 모르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프레시안 : 항소심을 다 지켜봤다고 들었다. 항소심에 피해자 당사자나 가족들은 참관을 했는가.

 

 

류이 : 다들 환자 분들이라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다. 변호사들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근본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습기 참사 피해자들이 다른 참사 피해자와 유독 다른 성향을 보이는 게 첫째로 스스로가 환자이다 보니 몸이 아파서 어디 참여하고 싶어도 하기가 어렵다.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피해자 김선미 씨의 경우, 재판 과정에서 두 번이나 구토 증상을 겪었다. 천식 환자여서 숨을 못 쉬고 넘어가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살균제를 스스로 사다 쓰지 않았나. 이것을 가지고 2차 가해가 심각하다. '니가 사다 써놓고서 왜 기업을 욕하느냐'는 선 넘은 비난이 상당하다. 이것을 겪어본 피해자들은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상당수가 자괴감에 빠져 있거나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겪고 있다. 다들 자폐 증상이 있어서 집밖을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생각해봐라. 자기가 산 살균제로 아이가 서서히 죽었다는 죄책감을 어떻게 씻어낼 수 있겠나. 게다가 불특정 다수가 그러한 죄책감을 자꾸 건드린다.

 

마지막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처럼 한날한시에 참사를 당한 게 아니다.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병원이나 군대 등에서 조용히 당했다. 한날한시도 아닌 장시간에 걸쳐서 말이다. 그렇기에 피해자들은 파편화돼 있고 고립돼 있다. 그래서 피해자들 중에는 '인생은 지옥이다' 이렇게 말하는 분이 많다. 

 

프레시안 : 그런 피해자들의 상황을 변화하기 위해서라도 항소심 결과가 매우 중요한 듯하다.

 

류이 : 유죄가 나오면, 희망이 생긴다. 그것을 시작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고, 이를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분들이 세상에 나가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나는 가해자가 아니다. 가해자는 따로 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이번 항소심 결과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하지만 항소심이 뒤집힌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류이 : 내가 지난 2년 가까이 진행된 항소심을 모두 지켜보지 않았나. 재판부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판단을 했음 한다.

 

프레시안 : 하나씩 이야기해보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임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를 받은 2021년 1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조순미 씨가 해당 선고 결과를 부정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 

 

류이 : 첫 번째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아픈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야 한다. 예컨대, 대표적인 피해자가 두 분이 있다. 이장수 씨 딸은 1995년에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했다. 태어나서 50일 정도 밖에 살지 못했다. 최초의 영아 사망자였다. 그런 사실을 판사는 알아야 했다. 그분을 불러서 당시 상황을 들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김태종 씨 부인 박영숙 씨의 경우 13년간 투병을 하다가 결국 돌아가셨다. 그 투병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병원에 23번 실려 가고, 그중 16번을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 않겠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야 확신이 생긴다. 재판부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면 배척하는 것도 문제일 듯싶다. 

 

류이 : 항소심 초반에 증인으로 피해자 두 분이 나오셨다. 80에 가까운 노인 분이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 측 변호사가 살균제를 언제 어떻게 썼느냐며 집요하게 과거의 기억을 캐물었다. 그러니 이 노인분이 당황해서 연도를 헷갈려서 진술이 왔다갔다 했다. 변호사는 그것을 물고 늘어져서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32년 동안 진행되어 온 참사이기에 기억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재판은 그것을 용인해주지 않는다.

 

이 과정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진 지난 12년 동안 반복돼 왔다. 가해기업과 정부는 진짜 피해자, 가짜 피해자를 나눠서 '넌 피해자가 맞느냐'고 묻고, 피해자는 이에 증거를 수집해서 '나는 피해자가 맞다'고 답해야 하는 식이다. 증거가 헷갈리거나 불분명하면 '가짜 피해자'가 된다. 

 

프레시안 : 이것은 다른 참사에서도 늘 반복되는 문제인 듯하다. 

 

류이 : 두 번째는 재판부가 피해자들이 '내 몸이 증거다'라고 말하는 것이 과학적인 진술이라는 점을 알아달라는 것이다. 집단적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그것으로 피해자의 '내 몸이 증거다'라는 진술은 입증이 끝난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893만여 명이 노출 피해를 봤고, 95만여 명이 상해 피해를 봤다. 2만여 명이 죽었다. 이 2만여 명은 기업들이 죽인 셈이다. 집단살인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에 독성학이나 임상 사례 등을 헤집어서 논박을 진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 재판이 그랬다. 가습기 살균제 관련해서 쥐로 실험해보니 이상이 없었다면서 인과관계가 없다고 기업 측 변호사들은 주장한다. 역학조사라는 게 과학임에도 왜 변호사나 판사는 자기가 잘 모르는 그런 과학 분야에서의 과학자 의견을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프레시안 : 과학적 입증이 된 사안을 다시 재판에서 논쟁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들에게 조그마한 빛 밝혀주는 판결되길" 

 

류이 : 세 번째로 가습기 살균제는 독가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살균제는 물 분자와 함께 나노 입자로 바뀌어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간 뒤, 염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피를 통해 여기저기로 들어가 전신질환을 일으킨다. 이런 과정은 이미 입증됐다. 그런데 쥐를 통해 독성 실험을 하니,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면서 위해성이 없다고 기업들은 주장한다. 그렇게 겉으로는 위해성이 없어서 우리 제품으로는 환자가 생길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서도 1심 재판 말미에 중증피해자 11명에게 보상을 했다. 

 

프레시안 : 왜 그런 것인가. 

 

류이 : 그분들이 재판에 계속 참관하면서 탄원서를 내고 추가 고소를 하니, 이렇게 가면 재판에 불리하겠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한 듯싶다. 그렇게 해서 이분들을 재판정에 못 나오게 했다. 재판부에서 이를 인지하고 철퇴를 내려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형량 문제다. 현재 진행되는 재판에는 98명의 피해자 이름이 올라가 있다. 그런데 검찰은 기업 대표들에게 5년을 구형했다. 현재 신청 피해자는 7883명으로 확인된다. 이중에서 환경기술원이 피해자로 인정한 사람이 5417명이다. 가습기 살균제로 사용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단독으로 쓴 피해자는 308명이고, 다른 제품과 함께 쓴 복합사용 피해자는 2181명이다. 이 중에 98명분의 형량만이 재판에서 결정되는 셈이다. 나머지 피해자에 대한 죗값은 어디에서 받아야 하나. 

 

현 재판부는 이런 지점을 감안해서 피해자들이 억울하지 않게, 조그마한 빛이라도 밝혀주는 판결을 해주길 바란다.

 

프레시안 : 오랜 시간 감사하다.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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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김건희 특검 거부권 반대 여론에도 조선일보 “尹, 일단 거부권 행사할 수밖에”

  •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4.01.02 07:43
  •  
  •  수정 2024.01.02 08:51
  •  
  •  댓글 1
  •  

    [아침신문 솎아보기] 지난 1일 1면 삼성 광고, 2일 1면 광고는 SK그룹

    동아일보 “尹 카르텔 같은 문제의 색출 못지 않게 구체적 개혁 실행해야”

    현직 검사들 총선 출마에 한겨레·경향 “위험수위 이른 검찰 정치화”

    4·10 총선을 100일가량 앞두고 많은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중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30일~31일까지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63%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유튜브 영상 갈무리.

    ▲2일 아침신문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여론몰이용 특검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면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높은 건 “그만큼 김 여사를 믿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총선 여론몰이 특검법은 대통령이 일단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일자 아침신문들의 1면 하단 광고는 SK그룹이 차지했다. SK그룹은 “갑진행복. 생각이 달라도 서로 이해할 때, 거기 행복이 있습니다. 당신이 잘되라고 먼저 응원할 때, 거기 행복이 있습니다. 갑진년 새해, 그 값진 행복이 용솟음치기를 SK가 응원합니다. SK가 함께합니다”라는 문구의 광고를 냈다. 지난 1일 신문을 발행하지 않은 세계일보만 1면에 삼성 광고를 실었다. 지난 1일 자 아침신문들은 1면 하단에 <함께라서 용기 나는 2024년> 제목의 삼성 광고를 냈다.

    ▲2일 경향신문 1면 하단 광고.

     

    김건희 특검 거부권 반대 63%에도 조선일보 “尹, 일단 거부권 행사할 수밖에”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는 여론은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과반이 넘었다. 또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도 거부권 반대 여론이 과반을 넘겼다.

    조선일보는 4면 <“김건희 특검 거부권 반대” 63%… “총선 이후 특검” 55%> 기사에서 “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0대 66%, 30대 80%, 40대 78%, 50대 63%, 60대 51%로, 70세 이상(34%)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과반이었다”며 “지역별로는 서울 63%, 인천·경기 65%, 대전·충청 61%, 부산·울산·경남 54% 등 대구·경북(46%)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었다”고 보도했다.

    ▲2일 조선일보 4면.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중앙일보가 지난달 28~29일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65%,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이 25%로 조사됐다. 경향신문이 지난달 29~30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한 조사에선 거부권이 적절하다가 23%, 부적절하다가 62%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30일~31일까지 이틀간 성인 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가상 번호를 활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이며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13.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선일보는 <김건희 특검 총선 이후 실시가 국민 과반 여론> 사설에서 “특검 대상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결혼하기 전인 10여 년 전 일이다. 문재인 정부 검찰이 1년 반 넘게 강도 높게 수사했지만 김 여사 관련 혐의를 찾지 못했다. 이런 사안을 더 수사해야 한다며 야당이 특검을 임명하는 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김 여사 관련이면 뭐든 수사할 수 있도록 수사 대상을 광범위하게 규정했고 수사 기간도 총선을 치르는 4월 10일까지 이어지도록 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무리하게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2일 조선일보 사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이렇게 무리한 특검이지만 거부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높은 것은 그만큼 김 여사를 믿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탓”이라며 “대통령 선거 때는 ‘내조만 하겠다’고 했는데 선거 후 김 여사의 처신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불거진 명품 가방 문제가 특검을 거부하면 안 된다는 공감대 형성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총선 여론 몰이에 초점을 맞춰 국회에서 통과시킨 특검법은 대통령이 일단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며 “다만 윤 대통령이 나서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국민이 충분히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한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사안에는 대체로 함구해 왔다. 최근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도 ‘따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일이 쌓여 김 여사에 대한 오해를 키워온 측면도 작지 않다.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이해를 구하고 총선 이후 특검 실시를 약속한다면 민주당의 특검이 선거 정략임을 짐작하고 있는 국민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尹 카르텔 같은 문제의 색출 못지 않게 구체적 개혁 실행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자기들만의 이권·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한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2일 동아일보 1면.

    ▲2일 동아일보 5면.

    동아일보는 1면 <尹, 총선 100일앞 “이권-이념 패거리 카르텔 반드시 타파”>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이권 카르텔’이 아니라 “이념 카르텔”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대패 이후 ‘이념’ 언급을 자제해 온 윤 대통령이 집권 3년 첫날에 ‘이념 카르텔’을 화두로 올린 것은 4월 총선을 100일 앞두고 야당을 겨냥한 ‘86(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운동권 심판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1일 발표된 대통령 신년사 중 ‘이권·이념 카르텔’ 혁파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과 가진 7차례 이상의 독회 끝에 직접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점이나 기업 연합을 뜻하는 표현인 ‘카르텔’의 어감이 국민들에게 와닿지 않을 수 있는 만큼 ‘패거리’라는 표현으로 부정적 어감을 더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집권 3년 차임에도 구체적 개혁의 실행에 진력하지 않고 카르텔 타파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동아일보는 <尹 3년차도 “카르텔 타파”… 이젠 개혁과제 실행에 더 진력해야>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이제 집권 3년 차로 임기 중반에 접어들었다. 카르텔 같은 문제의 색출 못지않게 구체적인 개혁의 실행에 진력해야 할 때다. 그런데도 정작 3대 개혁과 저출산 해결에 대해선 공허한 당위론에 그치고 있다. 개혁을 위한 야당과의 협치나 국민과의 소통에도 별말이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는 다짐이 말뿐이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일 동아일보 사설.

    ▲2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이념 패거리 카르텔 타파’가 대통령 신년사에 담길 말인가>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그간 ‘카르텔 척결’을 내세워 일부 노조와 시민단체를 공격해왔다. 카르텔은 국가 R&D(연구·개발) 예산을 삭감하는 명분으로도 사용됐으니 전가의 보도인 셈”이라고 운을 뗐다.

    경향신문은 “그 카르텔의 범위를 ‘이념’으로 확장하고, ‘패거리’란 표현도 동원한 것을 보니 선거를 앞두고 야당과 비판세력을 상대로 검찰식 통치를 하려는 기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가에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야당과 전 정부를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로 몰며 이념전쟁을 촉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을 ‘운동권 특권정치’로 비판한 데 이어 대통령이 총선을 100일 앞두고 ‘이념 패거리 카르텔’을 꺼내들고 있으니 ‘정치복원’의 기대는 접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현직 검사들 총선 출마에 한겨레·경향 “위험수위 이른 검찰 정치화”

    지난해 29일 대검찰청이 김상민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과 박대범 마산지청장을 각각 대전고검과 광주고검으로 인사 조처하고 감찰과 징계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상민 전 부장은 지난해 추석 때 지인들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박 전 지청장은 총선과 관련해 외부 인사와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현직 검사들의 총선 출마, ‘검찰공화국’이 자초한 기강 해이> 사설에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배출 후 첫 총선을 앞두고 현직 검찰 간부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검사가 사표 수리 전부터 정치 행보를 보이는 것은 검찰 조직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일탈 행위다. 검찰 출신이 정부기관 요직에 이어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차지하며 대한민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만든 현 집권세력이 자초한 일탈 아닌가”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현직 출마를 버젓이 밝히고 있는 것은 개인의 돌출행동이라기보다 검찰 조직 전체의 건강성이 나빠지고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현직에 있을 때부터 상당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검사의 총선 직행은 어려울 것이다. 권력을 좇아 정치에 줄을 대는 이런 ‘정치 검찰’에 어떻게 정치적 중립을 기대하고 공정한 수사를 맡길 수 있겠나. 국민 불신만 키울 뿐이다. 검찰은 이 참담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현직 검사들 잇따른 출마, 위험수위 이른 ‘검찰 정치화’> 사설에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보위하려고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마구잡이로 수사한다. 급기야 이를 주도한 법무부 장관은 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직행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가 현직 검찰 간부들이 총선 출마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낼 정도로 조직의 건강성을 해친 건 아닌가. 총선에 출마하려는 현직 검사를 징계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원석 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서연 기자psynism@mediatoday.co.kr

    #한동훈#검찰공화국#이원석#운동권#카르텔#대검찰청#총선#조선일보#동아일보#윤석열#김건희 특검법#저출산#명품 가방#거부권#SK#삼성#갑진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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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물가 비싼 나라라는데... 한국보다 더 쌉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1/02 09:40
  • 수정일
    2024/01/02 09: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024 신년 글로벌리포트 : 세계 장바구니 물가①] 고물가 시대, 이 나라가 국민을 대하는 방법

24.01.02 07:05l최종 업데이트 24.01.02 07:05l

이봉렬(solneum)

'장 보러 가기 겁난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2023년 통계청이 발표한 신선식품 지수 동향에 따르면 2년 사이 장바구니 물가가 25% 가까이 올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나라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2024년 신년특집으로 세계 각국의 장바구니 물가를 소개하는 '글로벌 공동리포트'를 기획했습니다. 통계수치에서는 담지 못하고 있는 생생한 실물 경제의 명암을 공유하려고 합니다.[편집자말]

2023년 6월,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바이 싱가포르, 헬로 말레이시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다국적 기업의 직원들이 치솟는 물가를 피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으로 옮겨 간다는 내용입니다. 지난 한 해만 집값이 26%, 월세는 30%나 오르는 등 주거 비용이 많이 오른 게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이 떠나는 큰 이유가 됐습니다.

 

 

싱가포르 물가가 비싸서 체류 외국인들이 싱가포르를 떠나 말레이시아나 베트남으로 옮겨 간다는 알자지라의 보도

ⓒ ALJAZ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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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크게 오른 집값이 아니더라도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로 꼽혀 왔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계열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이 2022년 '전 세계 생활비지수'를 발표했을 때 싱가포르가 뉴욕과 함께 세계에서 제일 비싼 나라로 꼽혔습니다. 싱가포르는 같은 조사에서 지난 10년 동안 여덟 번이나 1위를 차지할 정도도 고물가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도대체 어떤 게 얼마나 비싸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라고 하는 걸까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가 맞긴 맞는 걸까요? 싱가포르에서 사는 입장에서 답을 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떤 부분이 맞고 또 어떤 부분은 사실과 다른지 하나씩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싱가포르가 물가 비싼 나라인 이유... 집, 차, 술, 담배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가장 비싸다고 느끼는 건 집값입니다. 전자 회사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이 싱가포르에서 한 아파트의 펜트하우스를 구입했는데 그 가격이 약 640억 원 정도였습니다. 싱가포르 부자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나오는 그런 저택들이 실제로 많이 존재하고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비쌉니다. 그런 특별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중산층이 사는 민간 아파트는 20억에서 50억 원 수준으로 이웃 말레이시아에 비하면 3배에서 5배 정도 더 비쌉니다.

 

 

싱가포르 집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편이지만, HDB라 부르는 공공임대아파트가 있어서 서민들은 부담없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 80%가 이런 HDB에 삽니다.

ⓒ 이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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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임대료는 방이 세 개인 보통 아파트의 경우 500만 원에서 700만 원 정도입니다. 서민들의 주거 안을 위해 정부가 엄격한 기준으로 서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영 아파트(HDB)의 경우에도 임대료가 월 300만 원이 넘으니, 외국인들은 말레이시아로 이주하든, 집 한 채 임대 대신 방 하나 임대로 전환하는 겁니다.

 

집값이 비싸긴 하지만 싱가포르 국민이 느끼는 건 좀 다릅니다. 정부가 토지를 소유하고 집만 공급하는 HDB가 있어서 모든 국민들이 평생 한 채는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의 80%가 이런 아파트에 삽니다. 비싼 임대료는 싱가포르에 와서 일하려는 외국인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싱가포르 국민에겐 재산 증식의 수단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 다음은 자동차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싱가포르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짓고 거기서 아이오닉5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5천만 원 정도 하는 그 차를 싱가포르에서 사려면 2억 5천만원 정도를 줘야 합니다. 차에 붙는 세금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차를 사기 위해서는 차량취득권리증(COE)을 별도로 사야 하는데, 이 가격이 1억이 넘기 때문입니다. 땅이 좁은 도시국가라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10년 동안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COE 제도를 도입했는데, 10년이 지나서 차를 계속 타려면 COE를 다시 사야 합니다. 현재 COE 최저 가격이 1억이 넘고, 차종 구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COE 가격은 1억 5천만 원 정도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조립 생산하는 아이오닉 5. 이 차를 사려면 세금과 COE를 더해서 2억 5천만원은 있어야 합니다.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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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차값이 비싸긴 하지만 지하철과 버스가 워낙 촘촘하게 잘 되어 있어서 차가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자동차 사용을 줄이자는 "카 라이트(Car-lite) 정책의 일환으로 자전거 도로 확장과 공유 자전거 보급에 투자가 많이 이뤄져서 자전거가 또 하나의 교통수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영 주차장에 배치해 놓은 전기자동차를 앱을 이용해 필요할 때만 빌려 타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17년을 싱가포르에서 차 없이 살았지만 불편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이처럼 비싼 집값과 차값이 물가 지수를 왜곡한다고 해서 이 두 항목을 제외하고 가계물가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한 '근원물가지수'를 정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술과 담배도 비싼 걸로는 뒤처지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생산하는 500mm 캔 맥주 하나 가격이 일반 마트에서 대략 5천 원 정도 하고, 수입 맥주는 그보다 더 비쌉니다. 싱가포르는 개방된 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품목을 무관세로 수입합니다. 하지만 담배, 주류, 자동차, 유류 등 4개 카테고리의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무겁게 매깁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수입에 의지하는 와인이나 위스키는 동남아시아 어느 나라보다 비쌉니다.

 

 

시내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 맥주 한 잔에 1만 5천원 이상이라 자주 가지는 못합니다.

ⓒ 이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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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한 갑 가격이 대략 1만 2천 원 정도입니다. 담배를 판매하는 곳이 정해져 있고 그나마도 바깥에 담배가 보이도록 진열하는 건 불법이라 숨겨 놓고 팝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담배를 면세점에서 많이 사지만 싱가포르는 담배 반입 자체가 안 됩니다. 한 갑도 반입이 안 되고 적발 시 세금을 물립니다. 싱가포르에서 판매하는 담배에는 필터 부분에 세금을 냈다는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외국산 담배를 몰래 들여왔다고 하더라도 시내에서 피우는 중에 쉽게 구분이 가능하고 적발이 되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이건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를 일관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주류통제법에 의하면 저녁 10시 30분부터 아침 7시까지 공원, 도로, 주민공동공간 등 모든 공공 장소에서 술을 마실 수 없습니다. 마트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같은 시간에 술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담배 역시 정해진 장소에서만 피울 수 있을뿐더러 시내 일부에서는 도로 전체를 담배금지구역(No Smocking Zone)으로 설정해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규제 때문인지 2020년 싱가포르의 흡연율은 10.1%, 같은 시기 한국의 20.6%에 비해 절반 수준입니다.

 

 

싱가포르 공립중학교의 학비 비교. 싱가포르 국민은 25달러, 외국인은 1931달러로 77배 차이가 납니다.

ⓒ 싱가포르 교육부 (M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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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민들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싱가포르에 사는 외국인들에겐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있습니다. 학비입니다. 공립중학교 학비는 월 5천 원 정도에 기타 잡비를 포함해서 2만 원이 조금 넘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에게는 이 학비가 월 190만 원이나 됩니다. 공립중학교가 이 정도 수준이고, 사립이나 국제학교로 가면 이보다 더 받습니다. 외국인에게만 특별히 비싼 학비가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가장 물가 비싼 나라라는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비교해 보면

 

그럼 이처럼 싱가포르만의 특성으로 인해 가격이 턱없이 비싼 것들 외에 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어떨까요? 장바구니를 들고 동네 마트에 가서 주말에 집에서 해 먹을 식료품 위주로 산 후 한국과 가격을 비교해 봤습니다.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마트인 '페어프라이스'에서 물건을 산 후 한국 '홈플러스'에서 같은 종류의 물건값을 확인해서 비교표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물건도 제조사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어서 최대한 비슷한 수준의 물건을 골랐습니다.

 

 

 

싱가포르 마트에서 산 물건을 한국의 홈플러스와 가격 비교를 해봤습니다. 종류별로 다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싱가포르 장바구니 물가가 더 저렴했습니다.

ⓒ 이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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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사과, 파인애플 등 특별히 가공하지 않은 농산물은 싱가포르가 한국에 비해 저렴했습니다.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농산물 수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그렇습니다. 축산물을 보면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한국이 싼데, 미국이나 호주에서 수입하는 소고기는 싱가포르가 더 쌌습니다. 계란, 두부, 식용유는 싱가포르가 더 싸고, 우유하고 과자류는 한국이 더 쌉니다. 한국 제품인 신라면과 빼빼로도 샀는데 한국이 조금 싸지만 가격 차이가 크진 않습니다. 관세 없이 운송비만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걸 모두 사는데 싱가포르에선 6만 7천 원 정도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이걸 다 사려면 10만 원 정도 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만든 회사나 수입하는 곳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몇 퍼센트 차이가 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싱가포르 장바구니 물가가 한국보다는 저렴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나라 싱가포르는 집, 차, 술, 담배로 인해 부풀려진 통계 안에만 있는 나라입니다.

 

외식 물가는 어떨까요? 금융산업이 발달하고 관광객이 많은 싱가포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 레스토랑이 많습니다. 유명한 요리사의 이름을 내건 식당이나, 미쉐린 별을 받은 식당들이 흔합니다. 그런 곳은 가격 또한 극단을 치닫습니다. 미쉐린 별 3개를 받은 한 식당은 단품 음식 하나가 최소 50만 원인 곳도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일 인당 GDP가 가장 높은 싱가포르라서 그런지 그런 곳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싱가포르의 호커센터 모습. 날씨가 더워서 집에서 조리하기 보단 밖에서 세 끼를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이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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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는 싱가포르 서민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호커센터가 있습니다. 호커는 음식 노점상을 뜻하는데 여러 노점상이 모여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합니다. 일 년 내내 더운 날씨의 싱가포르에선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단 호커센터의 값싸고 다양한 음식으로 하루 세 끼를 모두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은 한 끼에 4천 원에서 8천 원 사이로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호커센터는 저렴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음식 문화의 전승과 생계 수단이 되는 곳으로,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의 사람들을 포용하는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효용을 인정받아 2020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싱가포르 문화유산으로는 최초로 등재됐습니다. 2016년에는 싱가포르의 호커센터 식당 두 곳이 미쉐린 가이드의 별을 받기도 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노점 식당에 별을 부여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고, 그 식당의 주메뉴인 치킨라이스 한 그릇의 가격은 3천 원이었습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서민 지원 대책

 

장바구니 물가가 한국보다 낮고, 호커센터에서 저렴하게 식사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2021년 이후 벌어지고 있는 물가 상승이 싱가포르 서민들의 삶에 영향이 없을 수 없습니다. 2022년 싱가포르의 물가상승률은 6.1%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대치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3년 9월 말, 싱가포르 정부는 물가 상승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약 1조 원 규모의 생활비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9월 말, 싱가포르 정부가 물가 상승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약 1조 원 규모의 서민 생활비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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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성인 250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에 따라 최소 약 20만 원에서 최대 80만 원까지 현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집이 두 채 이상 있거나 연소득이 1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최소 금액만 받고, 연소득 34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80만 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모두에게 주지만 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현금 지급 외에도 가구당 30만 원의 지역상품권(CDC바우처)이 제공됩니다. 디지털 형식으로 발급되는 이 상품권은 지역의 소매점이나 마트, 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고 다른 사람에게 양도도 가능합니다. HDB 거주민만을 위한 공공요금 지원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말고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 억제를 위해 3천억 원 규모의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에너지 가격의 인상 및 임금 인상으로 인해 교통비를 인상해야 하지만 보조금을 통해 그 인상폭을 최소화하여 실질적으로 서민의 교통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에게는 연 5만 원 상당의 교통비 지원도 함께 이뤄집니다.

 

물가 상승을 이유로 편성한 모든 현금성 지원의 대상은 오직 싱가포르 국민뿐입니다. 싱가포르 인구는 약 590만 명으로 그 중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싱가포르 국민은 60%인 약 360만 명 정도이고 나머지 40%를 차지하는 영주권자나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들은 싱가포르 인구로 잡히기는 하지만 현금성 지원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싱가포르 국민들이 물가 상승의 충격을 정부의 지원으로 어느 정도 상쇄하는 동안 체류 외국인은 싱가포르가 비싸기만 하고 지원은 없다고 느껴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통계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이긴 하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한국보다도 낮은 나라가 싱가포르입니다. 2022년 기준 싱가포르의 일 인당 GDP가 8만2000달러로 한국의 3만2000달러에 비해 두 배가 넘는데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정부는 최근의 물가 상승이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서 조 단위의 추가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지난 23년간 한국과 싱가포르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 대체적으로 한국이 높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 세계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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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5.1%로 싱가포르와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한국의 상승률이 더 높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한국의 물가는 떨어질 줄 모르고 계속 오르기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서민 지원 대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부의 압박에 상품값을 올리려던 기업들이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양을 줄였다는 뉴스만 가끔 눈에 띌 뿐입니다.

 

따지고 보면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는 싱가포르가 아니라 한국이 아닐까요? 계속되는 물가 상승 속에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이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저소득층에게는 분명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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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물가,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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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위 정론] 미국은 전쟁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4/01/02 [07:57]

 

<순서>

1. 두 개의 전쟁

2. 새로운 전쟁

3. 감당불가

4. 촛불 승리

 

 

1. 두 개의 전쟁

 

전쟁을 통해 세계 패권을 유지해온 미국. 몰락해가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전쟁을 책동하고 있습니다. 침략과 약탈을 생리로 삼아왔으니 스스로 전쟁을 멈출 수 없습니다.

 

러시아의 부상을 막고 유럽 국가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앞세웠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패퇴한 뒤 급속히 약해진 중동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이스라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개의 전쟁이 미국의 마음 같지 않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의 전폭적 지원에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완전히 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동부 지역의 주요 격전지인 마린카도 러시아에 내주었습니다. 병력의 손실도 커 50만 명을 추가 징집할 예정이지만, 반발이 큽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론 악화로 우크라이나 지원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얼마 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서방 국가들이 휴전 협상을 요청하며 접촉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도 전쟁의 승리는 물 건너갔고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마스 악마화도 뜻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국제사회 비난은 학살 만행을 저지르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전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자지구 공격 중단과 구호품 공급을 요구하는 예멘의 후티군은 홍해를 틀어쥐고 군사적 공세를 높이고 있는데,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미국은 20개국의 해군을 모아 대응 작전을 수행하겠다고 했는데, 동참한 국가의 절반 가까이가 국가명을 밝히기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미국보다 후티 반군을 두려워하는 모양새입니다. 팔레스타인 영토를 완전히 점령하고자 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려 하고, 중동의 전통적인 친미 국가들에는 말이 잘 안 먹힙니다.

 

 

2. 새로운 전쟁

 

전쟁 하이에나 미국은 이미 단물 빠져버린 전장 대신 새로운 전장을 찾습니다. 남중국해와 대만에서의 갈등을 부추기며 중국을 자극하는 이유입니다. 필리핀과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군사동맹을 추진하는 한편, 최근 통과된 미국의 국방수권법에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는 등 불장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디보다 미국이 탐내는 결정적 전장은 한반도입니다. 북한을 적대시하는 한미의 전쟁연습은 최다, 최대 규모로 행해지고 있고, 미국의 각종 전략 무기는 쉴새 없이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습니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현실화해 실전 태세를 갖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 바이든 정부의 10대 성과로 꼽히고 있으니, 미국이 여기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전쟁 구상은 윤석열이라는 행동대장을 통해 빠르게 실현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윤석열은 경기 연천의 전방 부대를 찾아 “도발을 당하면 즉각 보복 대응하고 나중에 보고해주길 바란다. 선조치 후보고”라는 망언을 내뱉었습니다. 국정원은 때마침 출처도 불분명한 정보를 끌어다 내년 초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김건희 특검 위기, 국힘당 총선 위기, 윤석열 정권 위기를 전쟁으로 돌파하고자 하는 속셈입니다.

 

 

3. 감당불가

 

그러나 미국이 과연 전쟁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주관적 욕망과 객관 현실에는 차이가 있는 법입니다. 이 답은 앞서 언급한 두 개의 전쟁에서 이미 나왔습니다. 그나마 앞의 두 개의 전쟁에서는 약간의 이익이라도 챙겼지만, 새로운 전쟁은 그 시작조차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이 미국의 불장난을 족족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필리핀을 선동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경고를 보내는가 하면, 대만 통일 의지를 거듭 밝히며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내듯,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근무 경력이 있는 해군 출신의 국방부장을 새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대응은 훨씬 공세적입니다. 2022년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각종 전투기 500대를 동원하고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은 한미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2023년에는 핵의 선제적 사용을 포함한 핵무력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고, 정찰 위성 발사에 성공해 미국과 전 세계 주요 미군기지를 샅샅이 살필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고,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하는 화성포-18형 발사 훈련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실전배치 수준에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2023년 12월 말 열린 노동당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정책”을 실시해 “강력한 실력행사로 제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을 넘어서 ‘제압’해버리겠다는 것이 오늘날 북한의 구상입니다.

 

대북 적대 정책을 고집하는 윤석열 정권에 의한 전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남반부의 전 영토를 평정”을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을 앞세우는 대리전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새해에 핵무기 생산을 지속해서 늘이고 3개의 정찰 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과연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4. 촛불 승리

 

미국의 한반도 전쟁 구상은 그것을 나서서 실현할 돌격대를 필요로 한데, 촛불 국민의 반 윤석열 투쟁은 이를 좌절시키고 있습니다. 박근혜 탄핵 촛불을 겪은 미국도 그 나름의 대응책을 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의 투쟁력은 미국의 예측을 가뿐히 뛰어넘었습니다.

 

촛불 국민은 정권 초기부터 꾸준한 투쟁을 통해 최근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 오른 것입니다. 촛불 국민은 윤석열 탄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아끼지 않고 싸우고 있으며, 당면한 총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높여 탄핵 국면을 주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촛불 국민은 나라와 역사의 주인으로 자기 사명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에서 해내고 있습니다.

 

조급한 미국은 한동훈을 앞세워 제2의 6.29선언을 꿈꾸고 있으나 뜻대로 잘되고 있지 않습니다. 한동훈 비대위는 민심이 아니라 논란만 집결시키고 있고, 이낙연이나 이준석 바람도 영 신통치 않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힘이 상호작용하며 미국의 수명을 단축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명줄은 그보다도 빨리 끊어질 것입니다. 2024년 탄핵의 해, 승리의 해가 밝았습니다. 촛불 국민의, 우리 민족의 앞에 밝혀진 휘황한 미래를 향해 힘차게 용솟음합시다.

 

 

🔸 ‘민족위 정론’은 당당한 나라, 하나된 겨레,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약칭 민족위)에서 한 주에 한 번 발표하는 논평 형식의 글입니다. 민족위 소식지 ‘피움’에 실리며 자주시보에도 기고 형태로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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