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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대공미사일에 사우디전투기 거의 못 떠

후티 대공미사일에 사우디전투기 거의 못 떠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19 [03: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이 매복진지에서 모의직승기를 향해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일제히 발사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가진 휴대용고사로케트는 휴대용대공미사일종주국으로 자처하는 러시아에 대량수출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백발백중 방공무기다.     ©자주민보, 한호석 소장
▲ 북의 휴대용 대공미사일, SA-16 러시아의 이글라와 유사한데 목표를 모형 비행기도 아닌 아주 빠르고 작은 소형로켓으로 삼아 쏘는 족족 명중시키는 것을 보면 러시아의 이글라보다 훨씬 뛰어난 추진력과 명중율을 가진 무기로 보인다. 원래 스톡홀름보고서에서도 북의 휴대용 대공, 대전차 미사일을 러시아에서도 수천기나 수입해다 쓸 정도로 북의 것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주시보

 

▲2010년 10월 10일 인민군 군사행진에 등장한 지상대공중로케트 '번개-5'. 무장장비관 참관을 통해 '번개-5'가 러시아군의 지대공미사일 S-300 최신형 PMU-2와 동급임을 확인하였다. 전 세계에 현존하는 그 어떤 전투기도 '번개-5'의 요격을 피하지 못한다.    ©한호석 소장

 

▲ 2012년 5월 3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항공 및 반항공군 지휘부를 시찰하면서 최신형 지상대공중로케트를 돌아보는 장면이다. 이 최신형 지상대공중로케트는 '번개-5'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번개-6'인데, 러시아군의 최첨단 지대공미사일 S-400과 동급으로  추정된다.   © 한호석 소장

 

▲ 러시아 SA-13 고퍼 미사일과 유사하게 생긴 북의 자행고사로켓 즉, 단거리 대공미사일, 이는 전투기는 물론 낮은 고도로 날아오는 순항미사일까지 요격하는 매우 위력적인 대공미사일이다.     ©자주시보

 

예멘에서 현재 진행 중인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군 중심 연맹군 간의 전투에서 의외로 후티 반군이 사우디 연맹군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며 승승장구하고 있어 그 요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고 있다. 특히 전투기도 없고, 헬기와 탱크도 거의 없는 후티 반군이 미국제 위력적인 대형장비로 중무장한 사우디와 UAE 등 연맹군과 싸워 이렇게 쉽게 승기를 잡으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후티 반군은 현대전은 결국 경제력이 좌우한다거나 누가 더 첨단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가 결정적이라는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엎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각종 미사일이다. 특히 미사일은 간단한 휴대용 대전차, 대공 미사일에서부터 위력적인 SA-2, SA-3 대공미사일과 스틱스 대함미사일은 물론 스커드 탄도미사일, 토치카 단거리 미사일 일명 스캐럽(독사) 미사일까지 사용하고 있어 사람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이런 무기체계는 북 인민군의 특징이고 이를 이란에서 따라배워 현재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에서도 이를 따르고 있는데 그것이 후티 반군에 의해 실전에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후티의 탄도미사일과 대함미사일에 대해서는 분석 보도를 했으며 이글에서는 후티반군의 대공미사일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이번 글에서 심층 분석해 본다.

 

참고: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6220

 

참고: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6458

 

▲ 예멘 후티 반군에게 공중폭격을 중단한다는 사우디 공군 관계자의 공식 발표 모습, 반군 거점보다 시민들에게 더 많은 피해를 끼쳐 국제적 비난이 있긴 했지만 사우디 중심 연합군이 공습을 중단한 데는 대공미사일에 의한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사우디는 후티반군에게 계속 밀리고 있다. 전투에 투입한 특수부대도 궤멸 되었다. 기갑부대도 대전차로켓에 묵사발이 되고 말았다. 후티 반군은 여세를 몰아 예멘 서부 전역을 장악하고 동부로 압박하고 있으며 사우니 영토까지 들어가 거점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사우디는 전투기를 제대로 띄우지 못하고 있다. 무인폭격기를 투입했지만 그것도 속속 격추되고 있어 더욱 암담한 상황이다.    ©자주시보, 이창기 기자

 

 

✦ 사우디는 왜 공습을 중단했을까!

 

2015년 3월 26일 0시 사우디와 그 동맹국들은 국왕의 명령에 따라 예멘의 반군 거점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시작하였다. 여기에는 우리의 국방비 2/3정도나 사용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전투기들도 공중급유까지 받아가며 공습에 합세했었다. 

이 한 달여 간의 집중 폭격으로 후티 반군의 스커드탑재차량도 일부 파괴하고 반군거점도 타격하는 등 성과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4월 21일 갑자기 사우디정부는 예멘 공습 중단 결정을 공식 발표하였다. 그 후 산발적인 공습을 하고는 있지만 대대적인 공습은 아예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3월에 시작한 공습으로 예멘 시민들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가해 국제적인 비난 여론도 일어났다. 그렇다고 값비싼 돈을 들여 구축한 공군력을 이런 심각한 전투에 투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현대 사우디군이 예멘 전선에서 계속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미 많은 전투에서 그 성능을 인정 받은 미국제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운 기갑부대들도 반군들의 대전차로켓 공격으로 묵사발 되고 있다. 그래서 긴급 투입한 사우디 특수부대도 궤멸적 타격을 받고 지금은 거의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여세를 몰아 예멘 서부 전역을 장악하고 동부로 압박하고 있으며 사우디 남서부 영토까지 들어가 거점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여전히 사우디는 전투기를 제대로 띄우지 못하고 있다. 무인폭격기를 투입했지만 그것도 속속 격추되고 있어 더욱 암담한 상황이다. 

시민들에게 폭격피해를 줄 것이 우려되어 공습을 중단한다는 것은 이젠 아예 말이 되지 않는다. 유튜브에 올라온 실제 전투영상을 보면 도시 시가전이 아니라 산악전을 중심으로 전투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우디는 전투기를 안 띄우는 것이 아니라 못 띄우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아무리 찾아봐도 후티 반군이 보유하고 있는 대공미사일 외에는 찾을 수가 없다. 지난해 3월 말부터 사우디군의 공습이 1달여 진행된 후 후티 반군은 각종 대공미사일을 속속 도입하여 유인전투기는 물론 무인전투기까지 보이는 족족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대공미사일은 이란과 시리아, 헤즈볼라가 많이 가지고 있다. 물론 그 원조는 북이라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인터넷 상에 나오고 있다.

 

▲ 사우디 국왕 공군이라는 영문 글씨가 선명한 F-16전투기 잔해, 후티 반군은 대공미사일로 2015년 5월 이를 격추했다고 자랑하고 있다.     © 자주시보

 

▲ 후티 반군 대공미사일에 격추된 F-16전투기에 장착된 미사일, 이는 반군에서 뜯어갔다고 한다.     © 자주시보

 

▲ 예멘에서 후티 반군 대공미사일에 격추된 F-16전투기 격추에 대해 보도하는 CNN     © 자주시보

 

▲ 예멘 후티 반군에게 격추된 UAE 미라주 전투기, 아랍에미리트는 미국 전투기만이 아니라 위력적인 유럽이나 러시아 전투기도 도입하여 강력한 공군력을 구축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나라이다.     © 자주시보

 

▲ 후티 반군은 전투기만이 아니라 사우디군 헬기도 격추시키고 있다. 이는 휴대용대공미사일로도 격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어마어마한 헬기가격을 생각하면 몇 백만원 비싸야 몇터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휴대용 미사일의 가치는 엄청나다.    © 자주시보

 

▲후티반군이 사우디 전투기와 군함을 소멸했다는  언론 보도   © 자주시보

 

▲ 후티반군이 격추한 사우디 무인공격기, 중국 훙치로 추정된다.     ©자주시보

 

▲ 후티 반군 대공미사일에 격추된 미국제 드론 무인공격기 잔해를 덮어놓은 모습     ©자주시보

 

미국제, 유럽제 가리지 않고 전투기들이 격추되고 있으며 헬기와 무인폭격기도 미사일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후티 반군은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이를 격추시키는 대공미사일 시스템을 공개했는데 러시아 이글라와 비슷한 북한제 휴대용 대공 미사일은 물론, SA-2, SA-3 미사일 발사 장면과 이를 조종하는 레이더 장비까지 공개한 바 있다.

 

▲ 후티 반군의 대공미사일 유도 차량이동형 레이더시스템  ©자주시보

 

▲ 예멘 후티 반군이 운용하고 있는 대공미사일로 러시아의 SA-2, 이란의 씨야드, 북의 번개1호와 비슷한 모양이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30KM나 나가는 중거리 대공 미사일로 베트남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그 위력이 증명 되었으며  미국의 U-2 고공 정찰기까지 이 미사일에 격추되기도 했다. 이미 그 성능이 검증된 미사일이다.  ©자주시보

 

현대전에서 기갑부대의 최대 난적은 공중폭격과 대전차 무기를 무장한 기갑보병이다. 후티 반군은 거의 장갑차와 같은 장비만 없지 박격포나 대전차 미사일, 대전차 로켓으로 중무장하고 있어 기갑보병과 다름이 없다. 이 후티 반군에게 사우디의 기갑부대가 처절하게 난자당하고 있다.

 

전차와 자주포 기갑부대를 동원할 때 공중폭격을 동시에 진행하면 그렇게까지 난자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파치 헬기만 떠도 적외선 카메라에 밤이고 낮이고 후티 반군 한 명 한 명의 움직임이 다 포착되기 때문에 후티 반군이 함부로 사우디 전차부대 코 앞까지 접근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그런 아파치가 뜨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장갑차에 사우디 특수부대를 태워 투입하여 기갑부대를 보호하게 했지만 이들도 후티반군에게 여지없이 무리주검만 남겼다.

 

이런 상황이기에 사우디가 후티반군을 막으려면 강력한 기갑보병을 더 많이 보내거나 공중폭격을 해야 하는데 기갑보병들은 후티 반군 이야기만 나와도 벌벌 떨고 공중폭격 전투기들은 뜨지를 못하고 있다. 무엇 때문이겠는가. 바로 후티 반군이 다른 장비는 많지 않아도 전투기를 때려잡는 위력적인 대공미사일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왜 미국은 시리아 반정부군에게 대공미사일만은 주지 않을까!

 

현재 시리아에서 러시아 공군이 기갑보병과 기갑부대 엄호를 어떻게 하는지 교과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와 알누스라 반군들에게도 후티 반군과 같은 대공무기체계가 있다면 과연 러시아와 시리아 공군기들이 과연 지금처럼 마음놓고 공중폭격을 가할 수 있을까?

 

지금 중동의 무기 암시장에서는 맨패즈(Man Portable Air Defence System) 즉, 휴대용대공미사일시스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IS 등에서 얼마나 간절하게 찾고 있으면 그럴까 싶다. 그런데 이상하게 미국도 이를 친미반군들에게 절대 공급하지 않고 있다. 자유시리아군에게 지급한 무기는 바로 IS에게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도 중국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중동에서는 반군이건 정부군이건 전에 북에서 만들어 공급했던 러시아 이글라와 비슷한 휴대용대공미사일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는 세력이 후티 반군인 듯하다. 시리아 정부군은 자신들이 공중폭격의 주체이기에 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참고: www.jajusibo.com/sub_read.html?uid=26457

 

▲ 최근 북의 화승계열(러시아 이글라와 비슷) 대공미사일로 시리아 정부군 미그 21 전투기를 격추하여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었던 시리아 반군     © 자주시보
▲ 북의 화승 휴대용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시리아 반군     ©자주시보
▲ 명중당한 시리아 정부군 미그21 , 결국 추락하였다.    ©자주시보

 

미국이 왜 탱크, 장갑차, 토우 대전차미사일까지 값비싼 장비를 친미반군에게 다 주어도 값싼 휴대용대공미사일조차 공급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이 퍼질 경우 미군 전투기들도 더는 자유롭게 중동 하늘을 날지 못할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IS도 사실 미군이 키운 반군들인데 이제는 미국의 적이 된 상황이다. 미국은 어제의 혈맹도 효용가치가 다하면 쓰레통에 헌신짝 던지듯 내팽개쳐왔다. 그러니 지금 자유시리아군이라고 무조건 위협적인 무기를 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중동을 오가는 민용기도 심각한 위협에 처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이 중동 친미 반군에게 공급한 대전차미사일로 공항에서 막 이륙한 민간 항공기들이 테러당해 불시착하는 경우까지 생겨 미국이 공식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사서 거두어 들이느라 막대한 비용을 사용한 적이 있다.

 

미국은 그만큼 그것이 사거리가 짧은 휴대용이건 뭐건 대공미사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말로는 휴대용대공미사일의 적외선 탐지 시커를 교란시키는 장치를 오래전부터 헬기와 전투기에 장착했기에 안전하다고 했지만 이라크 전쟁에서도 휴대용대공미사일에 미국 헬기가 줄줄이 격추 되었고 초기 미군 폭격에서 살아남은 얼마 안 되는 SA계열 대공미사일에 미국 전투기들도 적지 않게 격추되었다. 대공미사일도 교란을 무력화시키는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기에 여전히 위협적인 무기다. 사우디의 공군기, 헬기가 지금 마구 격추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아직 대공미사일 회피기술이 큰 의미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또 회피기술보다 그것을 극복하는 대공미사일의 발전 속도가 압도적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라크전쟁에서도 레이더기지부터 순항미사일로 박살을 낸 다음 전투기를 투입하여 나머지 대공미사일기지와 전력망과 통신망 등 전자체계 자체를 완전히 초토화시킨 후에 본격적인 공중폭격을 감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미 아음속 순항미사일도 대공미사일로 격추하는 단계까지 왔다. 마하 5수준의 탄도미사일은 여러나라에서 요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러시아는 마하8의 탄도미사일 요격시험에도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우간다에서 실전 배치하고 있는 대공미사일,  제3세계와의 교류를 다룬 북의 기록 영화의 한 장면, 2009년 서평방송에서 화면복사함   ©서평방송 펌

 

 

✦ 수십조원 투입되는 KFX 사업보다 더 급한 북의 대공미사일

 

북도 각종 대공미사일을 자체생산하고 있으며 러시아 최강 s-300급 번개5호는 이미 열병식에서 공개했고 s-400급의 번개6호도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3세계 친북 국가들에게 널리 수출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전에서는 숨겨놓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국군과 미군은 북의 대공, 대함미사일 레이더기지, 미사일 기지를 초기에 원점타격하기 위해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함께 JDAM과 같은 원거리타격 정밀유도폭탄을 전투기를 통해 투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런데 그런 순항미사일과 남측 제주도 아래에 떠 있는 전투기까지도 대공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북이 이미 구축하고 있다면 사우디공군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도 러시아에게 그렇게 사정사정해서 결국 S-400 대공미사일을 수입하기로 합의보고 도입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어제 나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2000페이지가 넘는 중러경제협력 계약서를 들고 푸틴 대통령을 만나러 찾아갔었다. 대공미사일이 그만큼 그 나라 운명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리라.

 

지금 박근혜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F-35 전투기와 10년 간 유지보수 비용으로 대당 1조원에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하고 이미 추진하고 있다. 수십대를 도입할 예정이니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엄청난 사업이다. 그것 때문에 한국이 2014년 미국무기수입 1위국에 올라섰다. 그 막대한 혈세가 자칫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든다.

차라리 그런 돈으로 남북 경협을 활성화한다면 한반도 평화도 공고히 하면서 남측 경제발전도 추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지 않겠나 싶다.

 

미국이 F-35를 한국에 수출한다는 것은 이미 전략무기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미사일이 발전한 현대전에서 대형장비의 위력은 거의 다 했다고 봐야한다. 이 흐름을 국방부는 제대로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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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악마 있다, 다만 숨어있을 뿐

현실에 악마 있다, 다만 숨어있을 뿐

천정근 목사 2016. 03. 17
조회수 1082 추천수 0
 
8001700482_20160321.JPG»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은 ‘데칼코마니’다. 국가정보원의 권한을 강화하면서도 통제는 불가능하게 한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미하일 불가코프(1891~1940)는 1924년 문단에 데뷔했다. 스탈린 시대 반혁명 회오리에 휩싸여 공개적 침묵을 강요당했다. 1929년부터 발표되리란 기대도 없이, 간경화와 실명 속에, 밀실의 작업에 전념했다. 아내를 통한 구술로 1940년 2월 작업을 마치고 3월10일에 죽었다. 유고는 미발표 상태로 27년이 지난 1967년에야 출간된다. <거장과 마르가리타>(Масер и Маргарита)라는 환상소설이다.  
 스탈린이 통치하던 1930년대 모스크바에 악마 볼란트와 그의 시종들이 출현한다. 볼란트의 흑마술에 모스크바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위조된 공문서들, 우스꽝스러운 해프닝들, 실종된 사람들, 의문의 죽음들. 불가코프가 폭로한 세계는 관료주의의 형식과 이념이 지배하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이면이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일상의 이면에는 악마가 숨어 있었다. 악마가 직접 출현하기 전까지, 권력에 줄 대며 특권을 누려온 사람들, 사회적 지위와 명성과 재산, 모스크바 대극장의 흥행 같은 기만은 악마의 장난에 불과했다. 무명의 거장만이 악마를 포착한다. 그러나 신을 부정하기에 악마의 존재도 부정하는 국시에 따라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최근 경동택배 신입사원으로 입사 한 달 만에 숨진 주선우(27)씨 아버지를 인터뷰하러 갔다. 김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한 수사보고서를 봤다. 제어 불능의 지게차에서 탈출하다 사망한 정황이 담긴 영상을 경찰도 보았다. 그런데 여전히 회사 쪽 주장대로 사이드를 채우지 않고 내려 발생한 본인 과실로 보고돼 있다. 더 큰 난해함은 목격자들의 진술이다. 한 직원은 고인이 엉뚱한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지게차가 저절로 굴러와 덮치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다. 이 목격의 ‘신비’를 모를 경찰은 없다. 그러나 더 큰 기적은 이런 거다. 이 청년은 애초 김포수하물집하장에서 죽을 신분이 아니었다. 그는 경동택배 사무실에 있어야 했다. 사망 후 급히 합진운송하역 지게차 운전사로 변조된 사연이다. 애초 죽어선 안 될 사람이 죽었고, 죽었기 때문에 새로운 소속이 생겼고, 새로운 신분이 완성됨으로써 비로소 죽을 수 있게 되었고, 죽었기 때문에 죽음은 다시 조작됐고, 조작됐기 때문에 목격자까지 생겼다. 
 
8001700424_20160321.JPG» (진도=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다 사고로 침몰 중인 6천825t급 여객선 세월호에 헬기가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4.4.16 <<독자 제공>
 
 논란 끝에 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야당 대표 비서관의 핸드폰까지 사찰된 증거가 폭로됐지만, 결과는 모른다. 환상은 현실 표현이 가로막혔거나 불가능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가령 대한민국의 일상이라는 악마의 장난 이면엔 세월호 참사 같은 초현실이 벌어진다. 무엇이 볼란트의 흑마술에서 우리를 구원해줄까? 세월호가 ‘언터처블한 우상’이 되고 있다는 기독교계의 지성이나 그가 강조하는 ‘쓰레기 안 버리기’ 같은 도덕 캠페인으로 가능할까? 불가코프가 이념과 권위에 기댄 사회선생들의 안일과 치부를 드러낸 이유다. 작가 자신의 분신인 거장과 그의 연인 마르가리타는 어디에 있는가. 전에는 판타지를 싫어했다. <요한계시록>을 이해하지 못했다. 칼빈이 그랬던 것처럼 <계시록> 강의를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판타지를 이해했고 환상이 뭔지 알 것 같다. 미루어 뒀던 <계시록> 설교를 해야 할까? 때마침 이세돌에 대한 알파고의 승리가 인공지능의 미래 인간의 초현실적 비관을 예고한다니. 악마를 깨우치지 못하면 신도 없다.
천정근(목사·안양 자유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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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미 경고 속 기습 탄도 미사일 발사

 
 
합참. 동해상으로 발사 중거리 미사일 추정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18 [07:5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조선이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규탄하며 경고의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18일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배경과 미사일 성능에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이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연일 규탄하며 경고성 발언과 군사적 행동 이행의 강도를 높여 가고 있는 가운데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주목 된다.

 

연합뉴스는 합동참모본부의 발표를 인용 “18일 동해상으로 중거리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무력시위의 강도를 한 단계 높였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이 오늘 새벽 5시 55분께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북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약 80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거리를 고려할 때 로동미사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이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TEL)를 이용해 미사일을 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으나 더 발전 된 형태의 미사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선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로동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4년 3월 26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신문은 로동미사일은 고폭탄과 화학탄을 장착할 수 있으며 최대 사거리가 1천300㎞에 달해 남측은 물론 일본 주요 도시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일본은 조선의 노동미사일 발사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왔다며 1990년대에 작전 배치된 노동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약 700㎏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은 지난 10일 동해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 밑에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로켓발사훈련을 진행하며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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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190초 영상'... 나를 지켜주세요

 

[플래시몹 영상] 2월17일, 소녀상은 외롭지 않았다

16.03.18 10:26l최종 업데이트 16.03.18 11:57l

 

 
여기, 아주 특별한 공연 영상이 있습니다. 짧습니다. 3분 11초입니다.  
 


(위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youtu.be/mlW1xfj78Zk)
서울 성북구 학생들로 구성된 '안중근 청소년 평화 오케스트라(단장 정경화)'와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단장 김우섭)'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화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218차 수요시위'에서 가곡 '그네'와 '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다.ⓒ 권우성
기억하시나요? 박근혜 대통령은 소녀상을 내쳤습니다. 아직 서운함과 분노가 남아 있다면, 늦지 않았습니다. 이 영상을 퍼날라 주세요. 외국인에게도 친절한 자막이 있습니다. 지상파와 <종편>은 외면하겠지만,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당신의 이메일이 모이면 강력합니다. 이 봄, 민들레 씨앗 같은 소녀의 눈물을 사람들의 가슴에 뿌려주세요. 당신이 미디어입니다.

[공연 현장] 얼음장 같은 청동의 목, 선율로 감싸다

오뚝한 콧날, 앙다문 입술, 주먹 쥔 손, 소녀 눈동자는 처연했다. 영하의 날씨, 그것도 천년 동안 맨발로 앉아있을 기세다. 손바닥을 대면 쩍 달라붙을 것 같은 차디찬 청동 목을 감싼 건 노란 목도리. 소녀가 다가가 목도리와 보라색 모자를 어루만지면서 '평화의 소녀상' 옆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소녀 플루트 연주자가 홀로 일어나 화음을 맞췄다. 잠시 뒤 또래의 소년소녀가 바이올린 줄(현)에 활(bow)을 올려놓고 연주했다. 선율은 차가운 소녀상 곁에 머물고 노래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울려 퍼졌다. 소녀상 뒤쪽의 첼로도 현을 켜기 시작했고, 어린이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합주와 합창을 했다.   

"한 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 두 번을 거듭 차니 사바가 발 아래라~" 

사진기자들은 셔터를 눌렀다. 수백 명의 시민들이 지켜봤고,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지난 2월 17일 서울 중화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공연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도 소녀상처럼 의자에 앉아 가곡 '그네'와 '아리랑' 공연을 보았다. 1218번째 수요집회가 이어졌다. 


(위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youtu.be/boWEHyNZktc)

[공연 후] "연주밖에 할 수 없어 미안했다"

이날 공연은 서울 성북구 학생들로 구성된 '안중근 청소년 평화 오케스트라(단장 정경화. 지휘자 이영국)'와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단장 김우섭)'이 주최했다. 200초 정도의 공연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곳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악기를 연주하고 합창한 어린이 청소년들의 손은 새하얗게 얼었지만, 큰일을 한 듯 얼굴은 상기됐다.  

"할머니들의 얼굴을 보니 안타까웠다. 해줄 수 있는 게 이것(연주)밖에 없어서 미안했다." (주재훈. 고등학교 2학년) 

"재능 봉사하러 왔다. 할머니들을 기쁘게 해줬다." (김솔. 초등학교 5학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연주로 도와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권경민.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 공연하는 동안 방송카메라 8대가 돌았다. 권성민 전 MBC 예능피디(해직 무효 소송중)와 지인들이 자원봉사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공연을 주선했고,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도 거들었다. 자막을 입히는 등 마지막 영상 편집 작업도 권 전 피디 몫이었다. 한 달여간의 공연 준비와 작업 끝에 3분11초 영상을 오마이뉴스를 통해 세상에 내놨다. 

눈물의 힘을 믿는다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서거일이다. 사형 집행일이다. 부끄러운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내쳤지만, 오늘도 소녀상 곁을 지키는 시민들은 많다. 지금까지 400여만 명이 영화 <귀향>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80년 동안 눈물을 흘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힘이다.   

그래서다. 지상파 방송과 보수 종편은 외면하지만 우리가 할 일이 있다. 우리가 미디어다. 소녀상과 함께한 '190초 오케스트라'를 전 세계에 뿌려 달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시민들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중화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218차 수요시위'에서 서울 성북구 학생들로 구성된 '안중근 청소년 평화 오케스트라(단장 정경화)'와 '안중근 어린이 합창단(단장 김우섭)'의 가곡 '그네'와 '아리랑'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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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생사의 기로에 있다”

대전 찾은 정기섭 개성공단 비대위 대표, 고향민에게 호소
대전=임재근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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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8  11: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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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에스엔지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전을 찾아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피해 상황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통신원]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에스엔지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전을 찾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로 입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 현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상임대표 김용우)와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이사장 김병국)가 17일 정기섭 대표를 초청하여 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에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단체들은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직접 피해자인 개성공단입주기업 대표로부터 개성공단의 의미와 피해실태, 향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을 듣는 강연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강연 하루 전인 16일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노동자 등 1,000여명이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한 달여 만에 첫 옥외집회를 열고 행진을 진행한 터라 정기섭 대표는 조금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강연장을 찾은 청중들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피해당사자인 정 대표가 강연을 시작하자 정 대표의 말을 조용히 경청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결정임에도 사전에 협의나 예고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게 과연 대한민국이 2016년에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놀라웠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정기섭 대표의 첫마디였다.

정부는 우리가 ‘보상’을 말 하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한다

   
▲ '개성공단 중단 날벼락 피해자에게 듣는다’는 제목으로 진행된 정기섭 대표 초청강연회에 80여명의 대전 시민들이 참석해 개성공단 중단 조치로 인한 관심을 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통신원]

이어, 그는 “사실 그런 결정은 헌법에 정해져있는 규정에도 안 맞는 것이고, 남북협력사업법에 승인을 취소할 때 법적인 절차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무시한 것”이라며 불법적인 조치였음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번 결정은 생계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인도적이고, 정부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주재원들의 신변안전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의 핵개발 전용을 들었지만, 이는 저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다르다”며 정부가 왜곡된 발표를 했다며 불편함을 표했다.

또한 “한 두 명의 생계가 걸린 게 아니고 수천수만 명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 그것을 법이 아닌 정부의 결정으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정부는 이제까지 ‘보상’이라는 것을, 우리가 말 하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정부는 피해 입주기업에게 ‘지원’이 아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는 생사의 기로에 있다”

그는 이어 “원래 기업들은 겁이 많다. 정부가 (기업들한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그래서 기업은 어지간해서는 정부에게 끽소리도 못하는데 우리는 생사의 기로에 있기 때문에 어제 임진각에서 집회신고 내고 시위를 했던 게 개성공단이 생긴 이래 기업들이 처음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하고 적대적인 관계로 들어서면서 여당이 선거에서는 유리할지는 모르겠으나 실제 국민들이 불안하고 내수경기도 엉망이라고 하는데, 자꾸 전쟁위기에 국민들이 돈이나 제대로 쓰겠냐?”며 여당의 태도를 비판하며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그는 “우리 경제의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여러 가지로 구조적인 한계 속에 남북 경협을 활성화하면 그 만큼 출구가 마련되는 건데 현재는 이념의 잣대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현실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거꾸로 가고 있다. 내 개인 사업도 큰일이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한테 무엇이 득이 되겠는가?”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까지 직접적 피해 규모 8천 2백억 원, 실제 피해는 훨씬 커

   
▲ 정기섭 대표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는 생사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개성공단 중단조치로 인해 본인뿐 아니라, 모든 근로자들이 하루아침에 할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통신원]

비상대책위원회 자체 조사로 현재까지 파악된 직접적 피해 규모는 8천 2백억 원 정도. 하지만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2천 몇 백 억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보험으로 보상을 받게 되면, 기업들은 개성공단에 있는 모든 투자를 포기해야만 한다.

“5.24조치 이후 기업들은 필요한 설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신규투자를 못하게 하는 5.24조치 때문에 1억짜리 기계를 500만원으로 신고하여 반입하는 등의 경우도 많았다.”

개성공단이 닫히게 되면서 설비를 회수할 수도 없고, 적정의 보상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고가의 설비를 실제 규모로 신청하면 승인이 안 되기 때문에 줄여서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여서 실질적 피해는 더 크다는 것이다.

다 보상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상의 형태로 받은 것은 한 푼도 없다

“이번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우리 정부가 결정했기 때문에 지원보다는 보상 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포장을 잘해서 엄청나게 지원을 받고, 정부가 보상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상의 형태로 받은 것은 10원도 없다는 것이 정기섭 대표의 말이다.

대출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더 큰 빚쟁이로 몰아내는 것이고, 법이 없어 보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까지 정부의 대책이라는 것. 이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지원’이 아닌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에 나섰고, 국민들도 함께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강연의 시작은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정기섭 대표가 강연을 마치자 안타까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현실과 한반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청중들은 안타까워하며 숙연하면서도 ‘힘내시라’며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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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MB 악정'을 보고 "이제 우리도…"

 
[프레시안 books]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김기만 전 청와대 춘추관장
| 2016.03.18 09:25:05



김대중(DJ)을 멀리서나마 처음 본 것은 1971년, 고교 3년생 때였다.

때마침 제7대 대통령 선거에 신민당 후보로 나선 그가 전주 공설 운동장에서 연설했다. 평일이었다. 학교에서는 "연설장에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단속했지만 극악한 유신 시절, 이미 세상 물정에 관심이 적잖았던 18살 고등학생 몇 명은 슬쩍 교실을 빠져나가 연설장으로 갔다. 평생 처음 들어보는 사자후였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1987년 9월 동아일보 기자로서 DJ와 다시 만났다. 당시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시사 월간지 <신동아>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10월호에 이를 대대적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이를 알아챈 안기부(국가정보원)는 이 기사를 빼달라고 회유, 압력을 거듭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급기야 <신동아>를 인쇄하는 동아출판사에 요원들을 보내 봉쇄하고 출간을 막았다. 유례없는 인쇄소 원천 봉쇄인 셈이었다.

동아일보 기자들은 이에 저항해 신문사에서 귀가하지 않고 밤을 지새우며 '안기부 요원 철수'와 '자유로운 출간'을 요청하는 농성을 두 주쯤 벌였다. 결국 안기부는 물러섰고 매달 18일에 발간되던 10월호 <신동아>는 9월 30일에야 발간되었다. 소문이 퍼져서인지 무려 40여만 부가 팔려 우리나라 월간지 사상 전무후무한 판매 기록을 세웠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안기부와 싸우기 일주일쯤 지난 늦은 밤에 당시 DJ가 김진배 의원, 장기욱 의원, 배기선 비서관 등을 대동하고 동아일보 편집국 농성장(세종로)을 격려하려고 방문했다. 당시 농성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던 내가 어찌하다 보니 기자 대표로 DJ 일행과 악수했고, 그의 격려사에 답하는 짧은 감사의 말씀도 하게 됐다.

그 후 11년여가 지난 1999년 3월 나는 무너져가는 <동아일보>를 다시 세워보려고 사주와 싸우다 포기하고 DJ의 청와대에 합류했다. 그분 퇴임 때까지 국내 언론 비서관, 해외 언론 비서관, 춘추관장을 맡아 일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님 뵙고 인사드릴 때 1971년, 1987년 말씀도 드렸다. 인연이라면 꽤 뿌리가 깊은 인연이라고, 그는 파안대소하며 좋아했다.

 

▲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김택근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메디치미디어

최근 출간된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메디치미디어 펴냄)라는 책을 막 읽었다. 김대중 자서전 <역사와 함께, 시대와 함께>(삼인 펴냄) 1, 2권을 DJ 구술을 바탕으로 사실상 썼고 그 뒤 <새벽 : 김대중 평전>(사계절 펴냄)도 썼던 김택근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시인)이 지은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다시 김대중을 생각하는 사람이 느는 것은 세상이 편치 않다는 얘기다. 그가 걱정한 대로 민주주의, 서민 경제, 남북 관계의 위기가 오지 않았는가?"라며 "그가 다시 돌아와 우리 눈물을 닦아줄 수는 없지만, 그가 남긴 불멸의 유산인 그의 말들 속에서 희망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그를 아무 복선 없이 불러내 보자는 데 동참했다"고 밝혔다.

용기, 도전, 지혜, 인내, 성찰, 평화, 감사의 7장으로 나누어 DJ가 남긴 대표적인 어록을 소개한 뒤 저자가 자서전과 평전을 쓰기 위해 오랫동안 직접 들었던 육성과 모든 자료를 동원해 그 말의 의미와 배경, 오늘에 살릴 지혜를 설명하는 형식이다. 

DJ에 관해서라면 알 만큼 안다고 여겼던 나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 여럿이다. 이명박(MB)의 악정을 보며 "이제 우리도 내각 책임제를 할 때가 되었다"라고 토로했다 할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목표를 이루는 YS(김영삼)에 대해 "부럽지는 않지만 대단하다"고 토로했다는 것 등이다. 서거 1년 전부터는 잠자리에 들기 전 이희호 여사와 '고향의 봄'이나 '사랑으로'라는 노래를 불렀으며, 아내와 윷놀이를 했는데 세 판 연속해 져서 30만 원을 잃은 적도 있다는 것도 그렇다. 

"내 몸의 반이 부서진 것 같다"는 말씀의 배경도 가슴을 때린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장례 행사 때 김대중은 주최 측 요청에 따라 '추도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정부 측에서 읽지 못하게 해 공개되지는 않았다. 저자는 김대중은 추도사 일부를 소개함으로써 김대중의 그 절절한 심정을 전한다. 

"서거 소식을 듣고 나는 '내 몸의 반이 부서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생각해 봅니다. 노 대통령 생전에 민주주의가 다시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보고 아무래도 우리 둘이 나서야 할 때가 머지않아 올 것 같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서거했으니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신은 죽어서도 죽지 마십시오. 당신은 저승에서, 나는 이승에서 힘을 합쳐 민주주의를 지켜냅시다."

안타깝게도 김대중의 병세는 그 이후 급속히 악화되었고, 석 달 만인 그해 8월 역시 서거한다. 

김대중은 서거 7개월 전인 2009년 1월의 일기에서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역사에 일시적인 반동은 있을지라도 완전한 후퇴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의 소산이었다. 그런 믿음에 동의하기 어려운 오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겪었던 격동의 파노라마 같은 인생을 생각해볼 때 아름다운 풍경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DJ가 남긴 불멸의 유산인 그의 어록을 찬찬히 음미해 볼수록 그의 말과 글의 원천은 독서광에 가까웠던 그의 책 읽기였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희호 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김대중은 5년 반의 감옥 생활 동안 600여 권의 책을 읽었다. 정치, 경제, 역사, 문학, 철학, 신학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된 넓고 깊은 책 읽기였다. 

대학을 다니지 못한 김대중에게 감옥은 책 읽기와 깊은 사유의 대학이었다. 기자들이 "받아쓰면 그대로 명문이 된다"고 말하는 김대중의 성명이나 연설, 그리고 논리정연하고 호소력 있는 글과 특히 대구법을 잘 활용하는 뛰어난 조어(造語) 능력은 모두 엄청난 독서량과 잘 정리된 사유에서 출발한다고 하겠다. 

MB 정부이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일어나자 당시 청와대 정정길 비서실장이 김대중을 찾아 의견을 구한다. 이때 김대중은 "현미경처럼 세밀하게 검토하되, 망원경같이 넓고 크게 사고하라"고 충언한다. 사건은 현미경으로 면밀히 보되, 남북 관계 전반은 망원경으로 보고 대처하라는 것이다. 대구법 조어의 절정을 보는 듯하다.

이번 책에서 또 하나 뚜렷이 느껴지고 인간적으로도 감동이 큰 것은 아내 이희호에 대한 그의 절대적인 사랑이다. 2008년의 한 일기에서 김대중은 "아내가 나보다 먼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내 없는 삶이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라고 토로했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아내를 더 찾았던 듯하다. 

잘 알려졌듯이 김대중은 1962년 이희호와 재혼했다. 상처(喪妻)하고 두 아들을 둔, 더욱이 박정희 쿠데타 정권의 '정치 활동 금지법'에 묶여 있던 39살의 정치 룸펜의 청혼을 두 살 연상으로 당시 최고의 여성 지식인(YWCA 총무) 이희호가 선뜻 받아준 것부터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인간 김대중, 정치인 김대중의 삶은 이희호를 아내로 맞으면서 완전히 달라졌다고 확신한다. 실제 김대중은 사형 집행의 위기에서 벗어나 1982년 미국으로 가 활동할 때 곳곳의 연설에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내 덕분입니다. 아내가 없었더라면 제가 오늘날 무엇이 되었을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이희호의 남편으로 이 자리에 서 있고 그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5월 유엔 아동 특별총회가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DJ가 기조 연설을 하도록 예정되었으나 고관절을 다쳐 거동이 힘들게 되었고, 이희호 여사가 대신 연설하도록 조정되었다. 내가 당시 청와대 공보 비서관으로 수행진을 이끌고 기자단과 동행해 유엔본부에 갔다. 귀국 항공기에서 나는 오랫동안 궁금했던 두 분의 연애담과 청혼 및 승낙의 순간에 대해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일부 알려진 대로 가슴 뭉클한 러브스토리였다. 이희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해주었다. 

"그 똑똑하고 인간적이며 꿈이 큰 김대중 씨를 그대로 방치하면 망가질 것 같았어요. 내가 반려가 되어 서로 끌어주면 틀림없이 위대한 정치가가 되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파고다 공원에서 그의 청혼을 두말없이 받아들었지요." 

비화 한 토막을 공개하자면 2002년 5월 10일은 김대중, 이희호 결혼 40주년 기념일이었다. 유엔본부 연설을 끝낸 이 여사에게 당시 수행진과 기자단 공동 명의로 간단한 글과 함께 결혼 축하 장미 40송이를 건넸다. 이 여사는 귀국하자마자 이 글과 장미꽃다발을 김대중에게 전했다. 김대중은 나중에 이때 크게 감동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1993년 육필 메모 하나를 소개하며 독후감을 끝낸다.

"우리의 정치, 아니 이 나라를 망치는 큰 책임자는 언론이다. 그들은 막강한 힘이 있다. 바꿔볼 길도, 고쳐볼 길도 없다." 

23년 전 육필 메모의 일갈을 오늘 빈사 상태인 우리 언론에 대입할 때 단 1%라도 달라진 게 있는가? 가슴이 아려온다. 그분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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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참수작전, 핵 공격 부르는 주문!

 
[정욱식 칼럼] 김정은 ‘참수작전’과 핵 대포가 만나면
 
| 2016.03.17 07:33:48
유사시 핵무기 승인권자가 제거되면 핵전쟁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것일까? 아찔한 질문이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이 되고 말았다. 바로 김정은 '참수작전'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돌입한 군 당국은 "참수작전이 이번 훈련에 포함되었다"고 언론에 계속 흘리고 있다.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했다간 네 목이 날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보내고 싶은 것일 게다. 순수하게 해석하면 대북 억제의 한 방편이다.

하지만 북한의 대응은 가장 우려할 만한 시나리오로 전개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4일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면서 "지금 적들이 '참수작전'과 '체제붕괴'와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마지막 도박에 매달리고" 있다며, 핵탄두 발사 항시 준비 및 선제공격 방식으로의 전환을 명령했다. 

북한이 핵 대포에 관심을 갖는 이유 

발언만 놓고 보면, 북한이 신형 방사포에 핵탄두 탑재를 시도하고 있을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진위 여부는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이 대표적인 전술핵인 핵 대포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북한에게 전술핵은 한미동맹에 대한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이퀄라이저'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더구나 핵탄두 방사포는 사드(THAAD)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체제(MD)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식이다.

또한 북한은 전술핵 보유로 ‘헤드 게임(head game)'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헤드 게임은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두뇌적·심리적 영향을 미치려는 전술을 의미한다. 만약 북한이 핵탄두 방사포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지전이 발생하면, 한국군이나 한미연합군은 북한의 전술핵 사용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김정은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조선인민군은 섬멸의 포문을 열어두고 박근혜의 생존욕과 생존방식을 지켜볼 것"이라고 위협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방사포에 핵탄두를 달 수 있을까? 

그렇다면 북한은 신형 방사포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을 확보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해 중요한 게 방사포의 구경이다. 구경이 클수록 핵무기 소형화의 부담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의 신형 방사포 구경은 300mm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최근 시험 발사한 방사포 구경이 최대 400mm에 달한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른 나라의 선례를 보면, 북한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개발한 핵 대포의 구경은 280mm였다. 파키스탄은 하프트-9(Hatf-9)에 핵탄두를 장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방사포의 구경은 360mm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북한이 방사포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문턱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살아 있는 자의 손'보다 무서운 '죽은 자의 손'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한반도 유사시 북핵 사용 승인권자인 김정은을 제거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실제로 제거한다면, 한국은 북한의 핵 공격을 피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김정은 참수작전은 북한의 핵 보복 위협을 키우게 된다. 그 이유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죽은 자의 손'(dead hand)이 핵 공격 버튼을 누를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냉전 초기에 미국과 소련은 경쟁적으로 유사시 상대방의 지도자를 제거한다는 참수작전을 강구했다. 그러자 암호명 '죽은 자의 손'이 부상했다. 핵무기 승인권자가 제거되거나 지휘통제체계 마비로 승인권자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자동적으로 핵 공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최고 지도자의 결사 호위를 공언하고 있는 북한이 과연 예외일까? 

또한 실전용으로 개발된 전술핵은 그 사용권이 야전 사령관으로 사전위임(pre-delegation)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유사시, 특히 한미연합군이 김정은 참수작전을 시도한다고 북한이 판단하면, 핵 대포 사용 문턱이 그만큼 낮아질 위험이 크다.

정리하자면 참수작전과 핵대포는 전형적인, 아니 가장 위험한 안보 딜레마를 잉태하고 있다. 참수작전은 '핵무기를 쓰려고? 그러다 네 목이 날아간다'는 메시지를 김정은 앞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답장 내용은 이렇다. '내 목을 친다고? 그러다 핵 불벼락을 맞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공할 상황은 우리에게 감정이 아니라 이성을,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참수작전이 자멸의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북한이 핵 대포를 갖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건 바로 협상을 통해 우선 핵 동결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핵물질 생산이 중단되면 방사포에 장착할 핵탄두를 만들 여력도 줄어들게 된다. 

* 위 글은 <내일신문>에 기고한 원고를 보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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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학자 “공개한 핵 탄두 세계 최상급”

 
“소형화 부인, 핵탄두 모형 설 황당무계한 궤변”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3/17 [05:2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면서 핵탄두를 소형화, 규격화, 표준화 했다며 미사일과 함께 공개했다. 이를 두고 미국과 한국의 준사전문가들은 북의 기술로 이루지 못했 것이라는 주장을 내 놓았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조선의 핵과학자가 핵의 소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설과 모형이라는 주장에 대해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조선의 대외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17일 지난 9일 김정은 조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며 공모양의 핵탄두를 놓고 모형 또는 소형화에 이르지 못했다는 미국과 한국의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을 비판하는 글을 보도했다.

 

조선의 오늘은 김주일이라는 핵과학자가 기고한 ‘높은 수준에 올라선 우리의 핵무기기술’이라는 기사를 통해 “지금 남조선괴뢰군부패거리들만은 무진 막강한 우리의 위력에 기절초풍한 나머지 만인이 인정한 우리 공화국의 높은 핵무기기술을 애써 부정하며 그 무슨 모형이라느니,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지 못했다.’느니 뭐니 하는 황당무계한 궤변을 내돌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핵과학자 김주일은 “얼마 전 우리 공화국에서 각이한 전술 및 전략탄도로켓전투부들에 핵무기를 장착하기 위한 병기화 연구사업을 심화시켜나가는 과정에 위력이 세고 소형화된 핵탄두를 설계 제작하여 공개한 소식은 지금 세계 수많은 군사전문가들과 언론들의 첫째가는 화제 거리로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학자는 “우리의 힘과 지혜로 제작 완성한 이 핵탄은 우리 식의 혼합장약구조로서 열핵반응이 순간적으로 급속히 전개될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 제작되었다.”며 “이와 함께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도 실현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높은 수준에 올라선 우리의 핵무기기술발전의 일단을 보여준 것으로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국방공업의 위력에 대한 힘 있는 과시로 된다.”며 “하기에 지금 세계의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5대 핵 강국으로 자처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는 자기의 핵탄두를 공개한 적이 없으나 조선은 자기의 핵탄두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이것은 조선이 자기의 핵 무력에 대해 얼마나 자신만만한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하면서 조선이 이번에 공개한 핵탄두는 5대 핵강국들이 실전배치한 핵탄두들과 어깨를 겨루는 최상급의 핵탄두라고 평하기도 하였다.”고 핵무기 기술이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피력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남조선괴뢰군부패거리들만은 무진 막강한 우리의 위력에 기절초풍한 나머지 만인이 인정한 우리 공화국의 높은 핵무기기술을 애써 부정하며 그 무슨 모형이라느니,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지 못했다느니 뭐니 하는 황당무계한 궤변을 내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눈부신 국방공업발전에 질겁한 자들의 부질없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자그마한 나사에 이르기까지 핵무기의 모든 요소들을 자체의 힘과 기술로 제작완성해내였으며 핵탄과 그 운반수단들의 위력과 성능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를 완벽하게 실현하였고 특히 얼마 전에는 탄도 로켓 전투부 첨두의 대기권 재돌입 환경모의시험에서의 완전성공을 통하여 군사대국이라 자처하는 몇 개 나라들에서만 보유하고 있는 대기권재돌입기술을 보유함으로써 탄도로켓기술발전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는 자랑찬 성과도 거두게 되었다.”고 핵무기와 우반 수단인 로켓 기술이 높은 경지에 올라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핵과학자 김주일은 끝으로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그 누가 뭐라고 하든 핵무력 건설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의 기치를 더 높이 추켜들고 핵무기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감으로써 우리 식의 다양한 군사적 타격 수단들과 주체탄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더 많이 개발 생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와 관계없이 병진 노선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한국의 국방부와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북이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군사전문가들과 핵과학자들은 북의 기술 수준을 인정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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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 지킨다, 승리 위해 제물되겠다"

 

[현장] 정청래, 백의종군 선언 "김종인 대표 비판 자제해달라"요청도

16.03.16 17:38l최종 업데이트 16.03.16 21:45l

 

 

▲ [전체영상] ‘컷오프’ 정청래 “당을 지키겠다”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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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의종군 선언한 정청래 "당 승리 위해 제물되겠다" 제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정청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7일째 열리고 있는 '정청래 컷오프 철회와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에 참석해 탈당하지 않고 백의종군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뒤 지지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이날 정 의원은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원이 주인 되는 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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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출마 만류하는 정청래 지지자 "더불어민주당은 정청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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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16일 오후 9시 7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물러났다.

16일 오후 8시 더민주 당사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정 의원은 "당을 지키겠다. 당을 살리겠다"며 "저 정청래 당을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당사 앞에서 '정청래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인 지지자들 앞에 선 정 의원은 눈시울을 붉히며 불출마 선언문을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담담한 표정으로 자켓 안주머니에서 선언문을 꺼낸 정 의원은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말을 잇지 못했다. 정 의원은 뒤에서 "정청래를 살려내라"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을 잠시 바라보며 입을 굳게 다물기도 했다. 

이날 정 의원은 "쓰러져 있는 저라도 당이 원한다면 헌신할 것"이라며 "당원 여러분,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 주인이 집을 나가면 되겠습니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당을 살려야한다"고 강조한 정 의원은 "집 떠난 주인들께서는 속히 돌아와달라"라며 최근 하락세를 보인 더민주의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관련기사 : 더민주 지지층, 정청래 때문에 정의당으로 이탈?). 

"총선 승리해야... 후보들이 원한다면 지원유세라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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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지지자 "불출마 선언 재고해 달라" 제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정청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7일째 열리고 있는 '정청래 컷오프 철회와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에 참석해 탈당하지 않고 백의종군 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지지자들이 재고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날 정 의원은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원이 주인 되는 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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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자 위로하는 정청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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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우리는 총선에서 이겨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며 "쓰러져 있는 저라도 당이 필요하다면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 후보들이 원한다면 지원유세라도 하겠다"며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미우나 고우나 이 분(김 대표)을 모신 것도 우리의 책임이고, (김 대표는) 잘났든 못났든 현재 우리의 당 대표"라고 말한 정 의원은 "당 대표에 대한 비판은 일단 멈춰주시고 총선승리를 향해 뛰어달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컷오프된 10일부터 '정청래 구명을 위한 무기한 국민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온 지지자들은 이날도 오후 5시부터 모여 정 의원의 발표를 기다렸다(관련기사 : "바른말 하면 공천 탈락?" 더민주 지지자들, 당사 앞 항의). 정 의원의 발표가 이어질 땐, 현장 곳곳에선 탄식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정청래 대단하다", "힘내십시오"와 같은 응원과 함께, "재고하십시오", "더민주는 정청래가 필요합니다" 등 정 의원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필리버스터를 진행해 온 미권스 카페(정봉주 정 의원의 팬카페) 운영자 석인호씨는 정 의원의 불출마 발표 직후 마이크를 잡고 "힘든 결정을 내린 정 의원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마친 정 의원은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정 의원의 손을 붙잡고 "(불출마 선언을) 취소해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정 의원은 이따금 "감사하다"고 속삭이던 것 외엔 별다른 말 없이 지지자들의 말을 듣기만 했다.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끝낸 정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차에 올랐다. 

아래는 이날 정 의원이 발표한 불출마 선언문의 전문이다.

당을 지키겠습니다. 당을 살리겠습니다. 

우리당의 승리를 위해 저 정청래, 기꺼이 제물이 되겠습니다.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습니다. 저는 위대한 국민만 보고 국민만 믿고 가겠습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박근혜정권의 폭정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당원이 주인 되는 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쓰러져 있는 저라도 당이 필요하다면 헌신하겠습니다. 우리당 후보들이 원한다면 지원유세도 하겠습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 당을 지켜야 합니다. 당을 살려야 합니다. 주인이 집을 나가면 되겠습니까? 집 떠난 주인들께서는 집으로 속히 돌아와 주십시오. 

우리가 당의 주인입니다. 제가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당을 재건하겠습니다. 개인 김종인에게 서운하더라도 당대표 김종인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 주십시오. 

우리는 총선에서 이겨야 정권교체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총선 전쟁 중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이 분을 모신 것도 우리의 책임이고 잘났든 못났든 현재는 우리의 당대표입니다. 당대표에 대한 비판은 일단 멈춰주시고 총선승리를 위해 뛰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민주시민 여러분, 그동안 이곳에서 저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전국 각지에서 분에 넘치게 지지해 주신 국민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합니다. 그 고마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합니다. 국민과 정권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승리합니다. 총선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드림

[1신 : 16일 오후 5시 38분]
정청래 "국민 필리버스터 현장에서 입장 발표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침묵해 오던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자신의 공천탈락에 항의하는 '시민 필리버스터' 행사를 찾아 지지자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밤 8시 국민 필리버스터 현장에서 입장을 발표하겠습니다"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마 오늘이 마지막 필리버스터가 될 것 같습니다"라며 "특별 게스트가 출연합니다, 우리는 더 큰 바다로 나아갑니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공천 탈락이 결정 된 이후 자신의 거취를 놓고 외부와 접촉을 끊은 상태에서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5일 재심 청구마저 기각 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눈물나게 하는 정치가 있고,, 눈물 닦아주는 정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들 딸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라며 "어머니, 이럴때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라고 심경을 남기기도 했다. 

더민주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정 의원의 공천 탈락을 발표 했다. 지난해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의 '막말 논란'이 이유였지만 지지자들은 크게 반발하면서 역풍이 일었다.

여기에 더민주의 지지율 역시 정 의원 공천 탈락을 기점으로 5% 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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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훔치는 정청래 지지자들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정청래 의원이 12일 재심을 신청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 도착하자, 정 의원의 공천배제 철회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이 울먹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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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 청원운동 시작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3/17 08:32
  • 수정일
    2016/03/17 08:3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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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비대위 등, 임진각서 평화행진 ‘개성공단 문열어라’ (전문)
파주=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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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6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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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비대위는 16일 임진각에서 평화행진을 개최,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기 위한 청원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멀리 뒤편에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는 통일대교가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개성공단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일대교 앞. 1천명의 개성공단 기업 임직원과 가족,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16일 평화행진을 하던 중 바리케이드 앞에서 ‘개성공단 문열어라’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개성공단비대위) 대표 상임위원장은 “여러분과 내가 매일 다니던 길이다. 그러나 오늘은 갈 수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 위원장은 “오늘은 정부에 보상을 말하고 있지만 공단이 정상화되는 날이 와야 비로소 모두가 편하게 일할 수 있다”며, “우리는 언젠가 저 다리를 건너 개성공단에 가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이 모이고 또 모이면 많은 국민들이 개성공단의 아픔과 진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은 열릴 것”이라며 “희망을 갖고 개성공단이 열리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가자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가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16일 개성공단비대위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개성공단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청원 서명운동 호소문 발표와 평화대행진’을 개최했다.

정 위원장은 망배단 앞에서도 “언젠가 저 넘어 개성공단으로 가 남북경협의 최일선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우리의 자긍심을 찾을 때까지 오늘 이 시련을 이겨내자”고 각오를 다졌다.

박봉수 개성공단협력업체 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그 많은 정부 지원대책에서 협력업체는 모두 빠져있다”며,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피해조사는 물론 지원대책 대상에도 협력업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 정부가 개설한 피해기업 신고창구 등을 통해 협력업체 실태와 피해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지원대책을 건의하고자 했으나 정부는 물론 입주기업에서조차 협력업체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 사진 왼쪽부터 박봉수 개성공단협력업체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용환 근로자협의회 공동회장, 정길성 개성공단비대위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용환 개성공단근로자협의회 공동회장은 “15일 근로자에 대한 고용유지와 생계 지원 등 정부 대책이 발표됐으나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주변 사람들은 보상이 적어서 그러느냐고 반문하지만 1원짜리 한 장 보상받은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용환 회장은 지난 8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고 대국민 호소문을 배포해 왔는데 17일부터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청원 서명운동’ 호소문을 발표한 정길성 개성공단비대위원은 지난 15일 정부의 지원 대책이 다소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마지못해 나온 발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정부 예산 범위 내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을 내세운 것을 빗댄 것이다.

정길성 비대위원은 조건 붙이지 말고 전면적으로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예산이 없다면 만들어서, 국민에 앞서 개성공단 기업과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기업들은 평균 1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나 받을 수 있는 지원은 평균 25억원의 보험금과 10억 원 정도의 대출뿐이라고 지적하고 “대부분의 기업은 금융권 및 협력업체에 대한 많은 채무가 기존에 있어 실질적인 피해보상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평화행진 도중 만난 여성속옷 전문 생산업체인 오오엔육육닷컴의 강창범 대표는 "봄철을 앞두고 겨우내 생산해둔 완제품만 50억원 어치이며,7년전부터 둥지를 튼 개성공단 외에 중국과 국내 공장도 하나씩 없앤 상황이어서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은 꼴"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 대표는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직원들에게도 바로 사직서를 받았는데, 6개월간 기업이 지급해야 할 휴직·휴업수당을 정부가 대신해 준다는 15일 정부의 지원대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어도 지금 직원들과 함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날 평화행진은 개성공단 기업 임직원, 가족과 협력업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진각 망배단에서 시작됐으며, 1시간 30분 동안 임진각 교차로와 통일대교 남단을 거쳐 다시 망배단으로 돌아와 마무리됐다.

(추가-17일 07:17)

   
▲ 개성공단은 우리의 삶이자 희망이고 모든 것이었다. 개성공단 중단으로 그 모든 것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정기섭 위원장의 눈가에도 어쩔 수 없이 물기가 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통일대교 남단에서 근로자대표가 개성공단 재개를 염원하는 글을 낭독하던 중 자리에 앉아있던 참석자들이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울음을 삼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저 건너편에 개성공단이 있어요. 거길 가야하는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참석자들이 들고 있는 피켓은 하나 하나가 울분이자 분노였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협력업체협의회 비대위에서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특별법 제정 청원 서명 용지에 개성공단 비대위 공동위원장들이 먼저 서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근로자협의회, 협력업체협의회 등 관계자들도 이어서 특별법 제정 청원 서명에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주황색 풍선에는 공단 재가동, 실질 보상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참석자들은 염원을 담아 주황색 풍선을 힘차게 날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한 가족과 다름없던 그들에게 인사 한마디 하지 못하고 쫓기듯 철수해야 했다. 철수야! 향옥아! 잘사니? 힘들어도 기다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평화행진에 앞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개성공단 중단은 생명보다 소중한 모든 것을 앗아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우리는 일하고 싶다. 개성공단 재개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개성공단으로, 우리 공장, 우리 일터로' 가는 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통일대교 남단. 매일 같이 드나들던 이곳에서 행진은 막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개성공단은 우리의 모든 것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전문)

국민 여러분! 우리 개성공단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우리는 기업인이고 근로자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가장과 구성원으로서 개성공단이라는 평화와 민족 화합의 장에서 오로지 열심히 경제활동만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일터에서 쫓겨났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일터에서 피난가듯 짐도 못 챙긴 채 나왔습니다. 2013년 8월 14일 대통령께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북과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어느날 너무나 갑자기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기업인과 근로자 및 수천의 협력업체는 엄청난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 보상을 바라는 우리의 요구에 힘이 되어 주십시오. 정부는 피해자인 우리들과는 일체의 상의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언론에 마치 엄청난 지원을 하는 듯 보도하며 국민들이 개성공단을 잊어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당 평균 100억 이상의 손실을 입은 개성공단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평균 25억의 보험금과 10억 정도의 대출 뿐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금융권 및 협력업체에 대한 많은 채무가 기존에 있어 실질적인 피해보상없이는 생존하기 힘듭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민들은 당연히 국가가 보상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반해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고 대출 정도의 지원만 한다고 합니다. 현재 개성공단과 직·간접적으로 여관되어 손실을 입은 업체가 5,000여개가 넘는데도 정부는 실질적인 보상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청원운동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현재 정부의 무책임한 피해 대책의 근보은 보상에 관한 관련법의 부재에도 기인합니다. 특별법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재산권은 보장되고 기업과 근로자는 다시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의 시작은 경제협력입니다. 금번의 특별법은 향후 남북 경제협력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개성공단 피해 대책 특별법제정 서명은 개성공단 관련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화합을 바라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하는 권리청원 운동입니다!!!

2016.3.16.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개성공단 근로자 호소문(전문)

2013년 8월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공동합의서에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에 영향이 없이 공단운영을 보장한다”는 합의로 비 온뒤에 땅이 더욱 단단해진다는 신념하에 우리는 더욱 많은 노력으로 개성공단에서 근무하여 왔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는 것이 평화통일의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손실과 시행착오로 이만큼 발전된 개성공단을,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한다는,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대북제재의 수단으로 정부는 우리를 이용했습니다.

2월 10일 오후 5시, 정부의 긴급 기자회견으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발표하였습니다. 일말의 언질만 있었어도, 2~3일의 시간만 주어져었어도 조금이나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것을 손도 대지 못하고 철수해야만 했습니다.

그곳에는 당장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는 설비 및 원·부자재를 포함하여 주문생산된 완제품 등 개인적으로 소중한 옷가지, 현금, 생활용품 등등 챙겨오지 못하고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오자마자 우리는 회사로부터 남측 모 기업에 일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집단사직을 권고받고, 해고되어 한 순간에 실업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긴급하여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철수를 결정하였는지, 또한 그로인한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피해보상을 검토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왜 모든 피해비용은 기업과 근로자가 부담하여야 합니까?

단언코 정부는 이 모든 피해를 보상하여야 합니다!

정부지원대책이라는 게 가장 기본적인 대책으로 적용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말하고자 합니다. 지원이 아닌 보상을 원합니다. 또한 충분한 보상이 아닌 합당한 보상을 원합니다.

꽃피는 춘삼월이 지나가면 우리는 대부분 길거리에 나앉게 될 처지입니다.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 슬픔고 비통함을 전 국민께 호소합니다.

2016.3.16.

개성공단 근로자 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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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가는 제국의 군대

저물어 가는 제국의 군대 1.

2016. 03. 16
조회수 284 추천수 0
 

1. 버릇없는 응석받이가 된 펜타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의 힘은 막강하다. 달러가 그 금융적 지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면 또 다른 힘의 원천은 엄청난 군사력이다. 그러나 바로 그 통제되지 않는 막강한 군사력이 미국을 저물어 가는 제국으로 만든 원인이 되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윌리엄 어스토어(William J. Astore) 전  미공군중령과  외교안보전문가인 톰 엥겔하트 (Tom Engelhardt) 네이션 인스티튜트 펠로우에게  미 국방부와 미군은 오히려 제국 뿐만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다.  어스토어는  미군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미 국방부가 부자병에 걸린 집안에서 자란  무능하고 무책임한 아이처럼 행동하며 미국이라는 가정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보여준다.  엥겔하트는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대'가 어떻게 지난 14년동안 아프간, 이라크 그리고 시리아 등 중동 전쟁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채 스스로는 물론이고 그 지역을 참담한 상황에 빠뜨렸는 지를 보여준다. 엥겔하트는 미국이 베트남에서처럼 패배를 선언하고 철수할 때 중동지역이 더 평화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1.버릇없는 응석받이가 된 미 펜타곤
2.세계 역사상 최고 군대’의 잇따른 실패

펜타곤.png 
  ‘부자병’(Affluenza)(1)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최근에는 2013년 음주운전으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 10대 소년 이선 카우치와 관련해 등장하기도 했다. 재판에서 부모와 피고 측 증인은 카우치의 파괴적 행위에 대해 그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부모에게 과한 칭찬과 돈 세례를 받아 카우치가 완전히 자기중심적으로 자랐다는 이유였다. 즉, 부자병을 앓는 그가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사리분별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판사는 4명의 무고한 죽음에도 불구하고, 부자병을 인정해 카우치에게 징역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자병’진단이 잘못됐으며, 일종의 돌팔이 수법이라고 재빨리 일축했다. 부자병은 실제로 미 정신의학회가 분류하는 질병으로 정의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단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인간의 내면 그 무엇인가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선 카우치가 파괴적 삶을 사는 동안, 그와 유사하게 무고한 죽음에 책임이 있음에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칭찬과 돈 세례를 받아온 조직은 없을까? 부자병을 심하게 앓은 나머지, 실패와 부정행위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는 기관은 없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미군’이다. 미군은 카우치처럼 재판이나 집행유예도 받아본 적이 없고, 멕시코로 도주하거나 벌을 받기 위해 본국으로 강제송환된 적도 없다. 
 
‘부자병’을 앓고 있는 펜타곤
 
 우선 분명히 해둘 게 있다. 여기서 응석받이 노릇을 하는 펜타곤(미 국방부) 이야기는 명예로운 군 생활을 하고 있는 당신의 형제자매, 친한 친구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험준한 산을 넘어, 이라크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적군의 포화에 용감히 맞서는 그 누구도 버릇없지 않다. 나는 한 기관으로서의 미군을 말하는 것이다. 펜타곤과 그 고위간부들을 생각해보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언급한 군산복합체들과, 권력의 촉수가 뻗쳐 있는 국가안보 기관들을 생각해보라. 이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마도 나의 부자병 진단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부자병의 한 측면, 무분별한 칭찬부터 이야기해보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신에게 미국의 축복을 비는 표현(2) 만큼 흔해진 나머지 미국 정치 담화의 단골손님이 된 문구를 반복했다. 그는 미군을 가리켜 “세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대”라고 칭했다. 이러한 과장법이 처음은 아니다. 5년 전 대통령이 비슷한 표현을 썼을 때 나는 로마제국의 군단과 칭기즈칸의 몽골 기병들을 포함한 수많은 호전적 인물들이야말로 “역대 최고의” 워리어 볼(Warrior Bowl)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더욱 충분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그런 과장된 표현은 그칠 줄 모른다. 2014년 12월 애쉬턴 카터 미 국방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차기 국방 장관 지명자로 소개하자마자, 자신이 지휘하게 될 미군에 대해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대”라고 칭송했다. 그의 표현은 앞선 8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지휘력을 갖추고, 최고의 훈련을 받고, 최고로 무장한 군대”라고 한 대통령의 표현을 반복한 것이었다. 이와 유사한 찬양 표현, 즉 “인류해방을 위한 세계 최강군대”는 9.11 사태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 및 기타 정치인들의 연설과 발언에서 심심찮게 사용됐다.  
 
칭찬과 돈 세례를 누리는 펜타곤
 
  미국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군대의 노력에 끊임없이 감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드는 대통령부터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9.11 이후 그토록 칭찬세례를 받은 기관은 없었다. 그런 점을 보면, 미국인들이 과학자, 의사, 목사, 성직자, 그리고 의원들을 포함한 그 누구보다 군대 지휘부를 신뢰한다는 정기 여론조사 결과는 놀랄 일이 아니다.
  자기 아들에게 “하느님이 아담을 창조한 이래 가장 영리하고, 가장 미남이며, 운동에도 가장 뛰어난 아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부모를 상상해보라. 이런 부모를 보면 정신이 이상하든지 팔불출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미군은 미국에게 있어 그런 금쪽같은 자식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아이는 버릇이 없어지게 돼있다. 무분별한 칭찬 외에도, 미 국민들이 펜타곤에 정기적으로 주는 ‘용돈’을 생각해보라. 이를 부자병에 걸린 가족으로 본다면, 엄마와 아빠는 구형 아우디를 몰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아들은 최신식 페라리를 몰고 다니는 셈이다. 미 연방정부의 ‘국방’, ‘국토안보’, ‘해외비상작전(전쟁)’, 핵무기 및 정보감시 작전 지출을 합산하면, 펜타곤과 그 국가안보 기관 동료들이 보유한 페라리들은 연간 7,500억 달러, 정부재량 지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돈으로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 있다. 아무리 ‘금쪽같은 내 새끼’라 해도, ‘용돈’치고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2015년 교육부, 내무부 및 교통부에 대한 연방자금은 최대 950억 달러였다 (그것도 3개 부서를 합산한 금액이다!). 넓은 의미에서 군대는 사랑스러운 아들을 넘어서 ‘돌아온 탕자’다. 그 무엇으로도 그 탕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탕자는 끊임없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공화당 삼촌들은 가족예금, 자물쇠, 주식, 석유 등을 언제고 조카에게 넘길 준비가 돼 있다.
  대개 버릇없는 아이들이 그렇듯, 펜타곤은 아주 약간의 ‘용돈’ 삭감도 배신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 각종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펜타곤 관료와 군 장교들, 그리고 이에 공감하는 위원회 위원들이 징징대는 모습을 보라. 치솟는 국방부 예산을 최소한으로 삭감하는 것이, 마치 군대를 무력화시키고 시리아의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IS), 중국, 러시아 등과 관련한 과장된 위협에 대해 미 국민들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군다. 사실, 이들에게 진정한 ‘위협’이란 국방부의 의회 ‘부모들’이 언젠가는 그들의 무제한적 자유와 풍족한 장난감들을 줄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한 특권에 대해, 막대한 예산으로 국방부 내에서는 상급 간부가 믿기 힘들 정도로 많아지는 관료주의가 팽배해있다. 9.11 이후, 3성, 4성 장군 및 해군 장성에 대한 의회 승인빈도가 1성, 2성 장군들보다 두 배 증가했다. 너무 많은 장성들이 너무 적은 전투 숙소를 차지하려고 하다 보니, 중상모략과 아부가 난무한다. 실제로, 장성들은 전투와 무관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온갖 배지와 리본들로 뒤덮인 제복을 입는데, 마치 호사스러운 옷차림을 한 옛소련 총리들이나 허구 속 루리타니아(3) 왕국 근위대 복장을 한 육군원수를 보는 듯하다. 
  그 사이, 간부들의 급격한 증가는 예산 증가로 이어졌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전투작전이 공식 종료된 이후 다소 줄었음에도, 미국의 국방 예산은 미국 다음으로 지출이 많은 상위 7개 국가의 군 예산을 합친 금액보다 많다(오바마 대통령은 상위 8개 국가의 합보다 많다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 중 4개국(프랑스, 독일, 영국 및 사우디아라비아)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목록 내 유일한 경쟁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보다 훨씬 적게 지출하고 있다.
  장난감과 관련해서, 군과 그 역성을 들어주는 의원들에게는 그 무엇으로도 충분하지 않고, 이들은 비싼 장난감에도 만족할 줄 모른다. 현재 가장 인기있는 장난감은 제 기능을 다 못하는 최신예 F-35 스텔스전투기다. 사용되는 동안 1조 5천억 달러(그렇다, 지금 읽은 숫자가 맞다)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 말고도 미국의 핵무기를 ‘현대화’하는데 앞으로 30년간 수조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핵무기를 없애겠다고 했다). 공군의 신규 폭격기는 인수 예상 비용만 (경비 초과도 하기 전에) 벌써 1천억 달러에 달한다. 리스트는 계속 이어지지만 당신은 그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한 펜타곤
 
  부자병 진단을 확실히 하려면 넘치는 칭찬과 용돈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지지 못하는 총체적 무능력이다. 이는 카우치가 너무나 사랑받는 아들이라서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부자병 변호에 있어서 가장 역겨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누가 봐도 카우치인 펜타곤과 미군을 생각해보자. 아무리 그들이 실수하고, 방탕히 지출하고, 심지어 범죄까지 저질러도 그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는 수렁에 빠져있다. IS는 날로 세력확장 중이다. 미군의 막대한 비용으로 훈련하고 무기를 갖춘 외국군대들이 계속 사라진다. 병원건물이 ‘실수로’ 파괴된다. 결혼식 피로연이 ‘실수로’ 망가진다. 고문(전쟁범죄)이 현장에서 자행된다. 수감자들이 학대받는다. 이에 대해 고위 지휘관 중 책임을 진 이가 있었던가?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내 잔혹행위에 대한 책임을 진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 외에는 없다. 
   펜타곤은 오랜 조사 끝에 방아쇠를 당겼거나, 폭탄을 떨어뜨렸거나, 수감자들을 학대한 몇몇 개인들에게 가끔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을 가능하게 한 펜타곤 장성들과 고위 간부들은 어떤 종류의 책임이나 처벌도 받지 않는다. 2007년 폴 잉글링 중령이 미군에서는 “총을 잃어버린 이등병이 전쟁에서 진 장군보다 더 큰 뒷감당을 해야 한다”고 회고한 이유다. 실제로 군이 목표달성을 못해도, 전장에서의 성과가 부족해도, 군은 계속 돈, 자원, 칭찬 등을 받고 있다.
  이런 주제와 관련해서 1월 28일 아이오와에서 열린 공화당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생각해보라. 젭 부시는 오바마 대통령이 군대의 “배를 가르고 있다”고 비유하며 공격했다. 테드 크루즈와 마르코 루비오도 이에 열성적으로 동조하며 “급격히 저하된 군대를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공화당 후보들(랜드 폴을 제외하고)이 가세해 국방비의 대폭증가와 지역 사령관들이 전장에서 적과 맞서 싸울 수 있는 권한을 주도록 ‘교전규칙 완화’를 요구했다. 정부 변호사들에 의해 강화된 규칙 때문에 이들은 “미국의 전사들이 팔 하나를 등에 묶은 채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군대를 옭아맨 이 거대한 매듭의 마지막을 장식한 사람이 바로 최고변호사,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미국의 국가채무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점이 흥미롭다. 마이크  멀렌 전 미 합참의장은 미국이 직면한 최고의 위협은 ‘국가 채무’라고 했다. 크리스 크리스티는 토론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삭감할 연방 프로그램을 묻자, ‘가족계획협회’라고 답했다. 이 단체의 한 해 지출은 5억 달러로,  F-35전투기 두 대에 불과하다(군은 이 전투기를 2천 대 이상 구입하길 원한다).
  탕자에게 또 돈을 퍼주는 일은 ‘부모’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일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광산에서 목숨을 잃은 펜실베니아 광부의 아들이자 한국전쟁 참전 용사, 전 펜실베니아 주 부관참모였던 제럴드 세이저 육군소장의 지혜를 빌릴 필요가 있다. 9.11사태 이전에 예산이 넉넉하지 못하던 때에도, 상급지휘관들이 “임무를 수행하려면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요구하자 세이저 장군의 답은 간단했다. “우리는 돈이 없다. 이제 생각할 때다.”

  

 카우치의 엄마처럼 어리석지 않다.


  펜타곤이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군대와의 관계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선 카우치의 엄마처럼 행동해왔다. 비뚤어진 사랑으로 아들을 심판으로부터 보호하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카우치 엄마처럼 어리석지 않다. 아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우리와 미군의 관계에서도 유사점이 있다. 너무 많은 적자와 실패, 죽음과 혼란을 야기한 행동으로 가득한 성적표를 무시하면 안 된다. 군이 반드시 책임지게 해야 한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용돈을 삭감하는 것(간부들이 바로 앉아 집중하도록, 심지어는 생각하도록 만드는 방법), 지휘관들에게 실수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 그리고 칭찬을 자제하는 것이다. 군 지휘관들은 자신들이 이끄는 군대가 역사가 시작된 이후 최강의 군대가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이제 정치 지도자들과 우리도 그 사실을 인지할 때다.  

 

 

*이 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3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5620
 


글·/ 윌리엄 J. 어스토어 William J. Astore
전역한 미공군중령으로 톰디스패치(TomDispatch)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브레이싱 뷰스(Bracing Views)에서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번역/오정은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1) 풍요를 뜻하는 ‘Affluence’와 유행성 독감을 뜻하는 ‘influenza‘의 합성어. 1997년 방영된 PBS 다큐멘터리 <어플루엔자Affluenza>에서 처음 사용됐으며, 흔히 ‘부자병’으로 불린다.
(2)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
(3) Ruritania, 앤서니 호프(Anthony Hope) 소설의 배경이 되는 중부 유럽 국가에 위치한 가공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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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아이가 덫을 건드렸다면…,

아파트 놀이터 옆에 덫, 이번엔 너구리가 걸렸지만

김봉균 2016. 03. 15
조회수 1406 추천수 0
 

어린이놀이터 옆 밀렵도구 창애 설치, 너구리는 발 절단 뒤 무사
만일 아이가 덫을 건드렸다면…, 동물 혐오자의 무차별 폭력 섬뜩

 
ap0-1.jpg» 어린이놀이터 지척에 설치된 덫(창애, 붉은 원). 이 덫에 너구리가 걸려 있었다.

 
눈이 내리던 2월의 마지막 날, 목소리가 앳된 초등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껏 상기된 목소리의 소년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어떤 동물이 덫에 걸려있다고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덫이? 설마 그냥 어떤 구조물에 걸린 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현장에 나가보았습니다. 그리고 경악을 금치 못할 상황과 마주했습니다.
 
정말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공원 산책로 바로 옆에서 야생동물인 너구리가 덫에 걸려 있었습니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죠.

 

ap1.jpg» 덫(창애)에 앞다리가 걸린 채 고통스러워 하던 너구리의 모습. 덫에 걸리면 빠져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너구리가 덫에 걸려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더욱 무서웠던 건 이곳이 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변에는 여러 아파트 단지와 학교, 관공서, 큰 규모의 유치원도 자리해 있었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에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 놀이터도 위치해 있었죠. 만약 어린아이가 산책로 근처의 풀밭에서 놀다가 이 덫에 걸리기라도 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습니다.
 
현재 이런 덫이 어디에 얼마나 더 설치되어 있는지 파악되지 않아 그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아파트단지의 공원과 같은 불특정 다수가 자유로이 이용하는 장소여서 그 위험성은 더욱 높을 수밖에요. 
 
ap2.jpg» 덫이 설치되어 있는 위치는 어린이들도 충분히 접근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ap3.jpg» 바로 옆에는 놀이터가, 불과 200m 근처에는 큰 규모의 유치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덫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포획 틀이나 올무 등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덫이 바로 ‘창애’입니다. 창애는 동물이 덫의 일부분을 밟으면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날카로운 톱니 부분이 콱! 하고 맞물려 동물의 신체를 물게 되는 구조의 덫입니다. 
 
이 덫에 동물이 걸리면 피부와 근육의 손상, 골절은 기본이고 심할 경우 신경이 손상되거나 절단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어린아이의 발목이 이 덫에 걸렸다면 어찌되었을까요? 골절 등의 큰 상처가 생기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덫은 누구나 쉽게 구매해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용의 소지 또한 높은 상황입니다. 사람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는 창애가 ‘쥐덫’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ap4.jpg» 추운 겨울, 굶주림에 지친 너구리가 사람의 거주지 주변까지 내려와 먹이를 찾아 헤메고 있었고, 북어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고 덫 근처에 다가왔을 겁니다.
 
보통 동물이 이러한 덫에 걸렸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더 큰 상처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발버둥치면 칠수록 상처는 깊어지고, 치료도 어려워지죠. 또 빼내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빨이 부러지거나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ap5.jpg»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된 너구리의 모습.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너구리는 상당히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발가락의 일부만 덫에 걸려 있었고, 크게 발버둥치거나 물어뜯지 않아 상처도 심하지 않았습니다. 
 
구조 이후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니 좌측 발가락에 약간의 폐쇄골절이 있었고 피부 괴사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 역시 기존에 덫에 걸린 다른 개체들과 비교한다면 천만다행인 수준이었죠. 
 
ap6.jpg» 덫에 걸렸던 부위의 검사와 치료를 하는 모습. 
 
ap7.jpg» 좌측 발가락뼈에 골절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아파트 단지에 이토록 무시무시한 덫을 설치해놓았을까요? 이런 곳에서 야생동물을 밀렵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마 최근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 하거나, 혐오하는 마음에서 상해를 입힐 목적으로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클 것 같습니다. 
 
최근 뉴스만 봐도 독극물을 넣은 먹이를 이용해 길 위의 생명을 죽이거나 길고양이한테 화살을 쏘기도 하고, 길고양이에 밥을 주는 일명 ‘캣맘’이 폭행을 당하는 등의 동물혐오에 따른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p8.jpg» 바로 여기가 덫이 설치되어있던 장소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에 설치된 덫은 그 누구에게나 큰 상처를 남길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아무리 길 위의 다른 생명이 불편하고 혐오스럽다 하더라도 어찌 이런 방법까지 선택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덫에 걸린 동물이 겪을 고통은 전혀 생각지 않았을 테죠. 
 
그렇다면 동물도 동물이지만, 만약 이 지역 주민이나 어린이가 덫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는지도 생각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아무렴 어때 하고 개의치 않았던 걸까요?
 
만약 후자라면, 우리는 지금 너무도 끔찍한 생각을 지닌 누군가와 같은 시간, 장소를 공유하며 살아가는 셈입니다. 동물을 싫어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그들에게 주어진 자유는 아니겠지요.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ap9.jpg

 
글·사진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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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만이 해법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만이 해법<칼럼>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유영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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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5  11: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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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 정세는 칼을 뽑고 활시위를 당긴 상황으로 화약 냄새가 가득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말이다.
개성공단 폐쇄, 사드 한국 배치 협의, 북의 4차 핵실험과 인공위성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와 각국의 매우 강도 높은 대북 제재, 남북 간의 군 통신선마저 끊긴 상태에서 선제공격을 노골화한 역대 최대의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이에 대응한 북의 고강도 위협과 무장력 과시.
한반도를 둘러싼 대결과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뒤덮인 위기 상황을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에 평화의 햇살 한 자락이 비치고 있다. 바로 한반도 평화협정과 비핵화 동시병행 추진론이다. 북의 4차 핵실험 직전, 북미 양국이 이에 관한 초보적 접촉을 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공식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 추진을 제안했다. 이른바 ‘왕이 이니셔티브’다.

주목되는 점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정부당국자들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최소한 이를 전면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련의 흐름으로 볼 때 최근 일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한반도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을 곧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 추진론에 대한 전면 부정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사실 왕이 이니셔티브의 기초는 2005년 9.19공동성명에서 마련된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관계 및 북일관계 정상화, 경제 에너지 협력,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동북아 평화안보협력체 논의에 관한 실무그룹을 만들어 이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왕이 이니셔티브’가 아니라 ‘평통사 이니셔티브’

평통사는 9.19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의 정세를 반영하여 한반도 평화협정(안)을 만들고 2008년 초에 이를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협정실현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그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를 연동하여 3년 내에 해결하는 내용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미 양국의 핵심적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북핵 포기를 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를 담은 한반도 평화협정을 동시 병행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유일한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라는 인식의 반영이다. 9.19공동성명을 구체화하고 진전시킨 내용이다.

이런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론’은 사실 ‘왕이 이니셔티브’가 제안되기 9년 전에 평통사가 제기한 것으로 ‘평통사 이니셔티브’라 할 만 하다.

선 비핵화론은 9.19공동성명에 따라 북한도 참여하여 추진되었던 것으로, 2008년 12월 한미일 당국의 일방적이고 무리한 북핵 검증 요구로 6자회담이 파탄나면서 실패했다. 이 방안은 지난 경험으로 볼 때 북의 일방적 핵 포기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공정하고 위험하다.

선 평화협정론은 한미일 당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없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 이는 실천적으로 평화협정과 통일을 무한정 미루는 반면, 미국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빌미로 자신의 패권을 영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족의 이익에 반한다.

이런 점에서 “비핵화가 없다면, 평화협정도 없다. 평화협정이 없다면, 다시 말해 북한의 우려를 포함해 당사국들의 정당한 우려를 해소할 수 없다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왕이 외교부장의 발언은 적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왕 부장은 미국 측에서 ‘정식 제안하지 않았다'거나 '좀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유보적 반응이 나오자, “다음 단계로, 우리는 이 구상을 다듬어 실행 가능한 구체적 방안을 도출할 것이다. 중국은 언제든 각국의 의견의 청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와 아울러 왕 부장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호는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항 제재조치를 착실히 이행함으로써 조선 핵무기 발전을 결연히 저지하되 조선 주민의 민생과 인도적 요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정세 긴장을 고조시킬 행동을 피하고 6자회담으로 복귀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결의의 중요한 내용이며, 안보리 이사국들이 승낙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 병행의 타당성과 현실성 알려야

문제는 제재와 대결 국면을 조속히 대화와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당면해서는 키리졸브/독수리연습으로 인한 전쟁위기가 군사적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적 과제가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북한 붕괴에 가장 앞장서 날뛰는 박근혜 정부를 4.13총선에서 심판하여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에 대한 방해를 제어해야 할 것이다.

대결 국면을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고 북미대화, 남북대화, 6자회담 등 각급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 병행으로 추진하는 것의 타당성과 현실성을 국민대중에게 널리 확산하는 일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이들의 가장 중요하고 지속적인 과제임은 물론이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전 애국크리스챤청년연합 부의장
전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사무처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전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
전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미군문제팀장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대전충청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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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 통신자료 무차별 조회…정보수집 이유 몰라

 

대법 “통신자료제공 책임, 수사기관에”…시민단체 “사례 모아 공동대응 할 것”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최근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이 일명 ‘국민감시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와 맞물려 온라인상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무단 열람했다’는 성토가 잇따르며 논란이 일고 있다.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제공요청은 일반 시민은 물론, 국회의원, 변호사, 교수, 언론인 등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장하나 의원이 지난 9일 국정원 등 수사기관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들여다봤다며 시민들에게도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를 떼어보라’고 권유한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신사에 확인을 요청, 수사기관이 자신의 통신자료를 요청해 제공받은 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과 검찰이 선거홍보용으로 지난해 10월 새로 가입했고, 홍보문자 발송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휴대전화 통신기록도 세차례나 들여다봤다”면서 “명백한 정치사찰 아니냐”고 비판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테러범도 아닌 저의 통신자료는 왜 가져갔냐”면서 “지금도 법원의 영장도 없이 개인정보를 마음대로 가져가는데, 테러방지법과 사이버테러방지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도 “수사기관으로부터 통신자료 제공요청이 있었다는 게 밝혀졌다”며 “작년 11월 수서경찰서가 요청했는데 전혀 짐작이 안 간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자료요청이 있었는지. 나는 지난 10년간 오로지 학교 안에서만 있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지난해 5월18일에 종로경찰서가 자신의 통신자료를 통신사에 요청한 사실을 확인, “작년 5월18일, 그 무렵 나는 변호인 자격으로 김혜진 416연대 상임위원의 종로경찰서 경찰 조사에 참여했었다”며 왜 경찰이 자신의 정보를 수집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마 MBC해직 기자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작년 한 해 동안 관악경찰서와 서울경찰청이 불과 4개월 사이에 번갈아가며 내 통신 내역을 조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도로 쉽게 들여다볼 정도면) ‘테러방지법’을 굳이 통과시킬 필요도 없었던 것 아닌가?”라며 “이런 무도하고 불법적인 정권의 말로, 반드시 지켜볼 것”이라고 분노했다.

   

‘go발뉴스’ 취재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통신사에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을 요청한 결과, 서울지방경찰청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본 기자의 통신자료를 요청해 제공 받았음을 확인했다.

   
   

남대문경찰서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 이유를 묻자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관련, 민주노총 관계자 내사 과정에서 해당 관계자와 통화한 내역이 있어 가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언급한 민주노총 관계자의 전화번호가 본 기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만 되어있을 뿐, 당시 그와 통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역은 없다.

서울지방경찰청에도 같은 방법으로 관련 내용을 문의해봤다. 심지어 해당 기관은 왜 본 기자의 통신자료를 제공 받았는지조차 알지 못했으며, 관련 기록도 없다며 오히려 의아해했다.

이처럼 수사당국의 무차별적 개인 통신자료 수집 사례가 잇따르자 참여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는 검경, 국정원이 수집해간 통신자료 수집 사례들을 모아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참여연대는 “자신이 가입한 통신사에 정보제공 현황을 확인하고 결과를 알려주면 통신자료제공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손배소송, 헌법소원, 관련 입법 활동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통신자료 제공사실 확인서 신청하기>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통신자료제공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대법원은 통신자료제공의 책임은 수사기관이 가진다고 하였고 그 수사기관의 책임을 묻는 재판은 최소한 제공이유를 밝혀야할 충분한 공익이 된다”며 “재판에서는 질 가능성이 있지만 적어도 왜 정보요청을 했는지는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수집된 통신자료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작고, 수사의 ‘밀행성’ 등을 고려할 때 사유공개는 맞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청장은 “통신자료라는 건 가입자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비교적 낮은 수준의 개인 정보”라면서 “수량이 많고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이 적은 만큼 경찰의 관리 아래 두도록 한 게(개인정보법 등의) 입법 취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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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도 킬리만자로도 그냥 지나쳤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3/16 09:12
  • 수정일
    2016/03/16 09: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길바닥 여행자의 '실시간 여행기'] 여행 512일차 탄자니아, 6번의 만남과 7번의 헤어짐

16.03.16 08:18l최종 업데이트 16.03.16 08:18l

 

2014년 9월 21일 한국을 떠나 지금도 세계여행 중인 김동범씨의 '실시간 여행기'를 싣습니다. 현지에서 보내온 생생한 여행기를 앞으로 계속 다룰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므완자(Mwanza)는 여행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김동범
탄자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므완자(Mwanza)는 여행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애초에 모시(Moshi)까지 한 번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들린 곳이라 크게 기대를 했던 것도 아니긴 하지만 정말 볼만한 게 없었다. 그나마 조금 신기했던 것이라면 곳곳에 힌두교 사원이 있다는 것 정도랄까.

정신 없는 시장을 지나 므완자의 중심지로 보이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달리 볼거리가 없어 빅토리아 호수를 향해 걸었다.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 최대 호수로 그 면적이 한반도의 40%, 남한의 70%에 해당한다고 한다. 워낙 거대한 호수라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3국의 국경이 맞대고 있다. 케냐에 있을 때도, 우간다에 있을 때도 보지 못했던 이 호수를 탄자니아에 와서야 보게 되었다.

호수 앞에는 독특한 모양의 바위가 있다. 므완자의 유일한 구경거리가 아닐까 싶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여기서 카메라를 들고 있던 친구들이 말을 걸어왔다. 사진을 찍어주는 일을 하고 있어 아무래도 외국인인 나보다 카메라에 관심이 있었나 보다. 내 카메라를 보더니 아주 좋은 거라며 칭찬을 했다. 우리는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사진을 같이 찍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다미씨를 다시 만났다. 우리는 다음 목적지가 모시로 같았기 때문에 버스를 예약하러 갔다. 탄자니아에는 버스 회사가 너무 많아 고르기가 정말 어렵다. 몇 군데 돌아다니던 도중 가장 괜찮아 보이는 이사밀로 버스(Isamilo Bus)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상하게도 탄자니아에서는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적이 많다. 심지어 영어를 할 줄 알았던 사람과도 말이다. 버스의 출발 시간을 물어보는 과정에서도 므완자에서 12시에 출발해 모시에는 8시에 도착한다고 답변을 들었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냐면 모시까지 8시간 만에 가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수 차례 확인을 한 끝에야 탄자니아 시간으로 이야기 한 것을 알게 되었다. 에티오피아처럼 여기서도 따로 현지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아무튼 힘들게 표를 구입했다. 다미씨는 므완자에 오늘 도착했는데 내일 떠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나와는 달리 내일 모레 출발하기로 했다.

새벽에 벌어진 실랑이... 숙소 창문으로 가방 훔쳐간 도둑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버스라 거의 잠을 못 자고 일어났다.ⓒ 김동범
새벽 4시에 출발하는 버스라 거의 잠을 못 자고 일어났다. 그리고 모시로 이동하는 동안 정신을 잃었다. 모시에 도착했을 때는 16시간이 지난 오후 8시였다. 킬리만자로로 유명한 이곳도 어두운 건 마찬가지였다. 물론 근처에 있던 아루샤(Arusha)보다는 작은 도시이기도 했지만. 배가 너무 고파 얼른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한 후 근처에 있던 현지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므완자까지만 해도 덥다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모시로 이동하니 날씨가 굉장히 더웠다. 그리고 무슬림이 많이 보였다. 아마 이 근처에 사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슬람을 믿는 것 같다.

모시에 오면 뒷동산을 보는 것처럼 킬리만자로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킬리만자로의 흔적도 볼 수 없었는데 구름이 거의 없던 날 아침, 멀리서 희미하게 킬리만자로 산이 드러났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를 그냥 그렇게 바라봤다. 사실 모시에 오는 대부분의 여행자는 목적이 있다. 킬리만자로를 가거나, 세렝게티 사파리를 가거나. 그러나 난 둘 다 하지 않았다. 별로 끌리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도 하나의 이유였다.
킬리만자로.ⓒ 김동범
모시로 이동하니 날씨가 굉장히 더웠다. 그리고 무슬림이 많이 보였다.ⓒ 김동범
확실히 모시에는 관광객이 자주 보였다. 그렇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괜찮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킬리만자로도, 세렝게티도 가지 않는 나에게는 그저 작은 동네일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내가 도착한 다음날 다미씨 합류) 별다른 일정도 없이 밥 먹고,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게 전부였다.

모시에서 지내는 동안 사람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길을 건널 때 차가 먼저 멈추는 것을 보고 안심했건만 도둑을 만났다. 그것도 오전 3시에. 우리가 묵고 있던 숙소 도미토리의 창문은 외부로 향해 있는데 세상에, 도둑은 그 창문을 통해 다미씨 가방을 훔쳐가려고 했던 것이다. 나는 그때 이어폰을 꼽고 사진을 정리하고 있어서 비명 소리를 못 들었는데, 창문 너머에서 뻗은 손에 자신의 가방이 들려있다면 얼마나 놀랄까. 

아무튼 창문을 사이로 두고 가방을 붙잡은 채로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하고, 도둑은 오로지 작은 가방 하나만 가지고 갔다. 나보다 여행을 더 많이 다녀 별의별 일을 다 겪어서인지 아니면 정신이 없어서인지 다미씨는 도둑과의 사투(?)를 이어갔다. 그런데 무서움보다도 황당함이 앞섰다고 했다. 창문이 있는 바깥에는 약간의 도랑도 있고, 아무리 손을 뻗어도 아래에 있는 가방을 잡을 수 없거니와 철창이 있어 도구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도둑은 주인에게 들켰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가방을 놓지 않는 뻔뻔함도 보였다. 정말 다행인 건 훔쳐간 작은 가방에는 중요 물품이 하나도 없었다. 다음날 아침 숙소 바로 옆에서 도둑이 버리고 간 물품을 회수할 수 있었다.
도둑을 만났다. 그것도 새벽 3시에.ⓒ 김동범
모시에서 3일간 지낸 후 이번에도 나 혼자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으로 이동했다. 역시 버스를 예약할 때 벌떼처럼 달려드는 삐끼를 물리치느라 힘들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탄자니아의 수도인 줄로 알았던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3시였다. 잔지바르(Zanzibar)로 가는 마지막 페리가 4시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는 황급히 달라달라를 타고 시내로 간 뒤 버스를 타고, 다시 보다보다(오토바이 택시)까지 타고 페리 터미널로 갔건만 페리는 이미 떠났다. 사실 마지막 페리는 3시 반에 있어 어차피 제 시간에 왔어도 타기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다음날 이동하기로 하고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숙소 YMCA로 갔다. 여기에서 프랑스인과 아일랜드인을 만나 같이 맥주를 마시게 되었는데 그리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다. 불과 며칠 전 다르에스살람에서 납치(주로 가짜 택시에 의한)를 당한 호주인과 독일인의 이야기였다. 

사실 동아프리카에서 위험한 도시로 유명한 나이로비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다르에스살람도 여행자 사이에서 위험한 도시로 악명이 높다. 나 역시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실제 다른 여행자로부터, 그것도 아주 최근에 당한 여행자의 소식을 들으니 괜히 쫄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걱정이 지나친 것도 그리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조심하지 않을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이집트에서부터 6번째 다시 만난 여행자
페리를 타고 잔지바르로 이동했다.ⓒ 김동범
잔지바르, 특히 스톤타운의 분위기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김동범
다음날 아침 페리를 타고 잔지바르로 이동했다. 거금 35달러를 줘서 그런지 페리는 굉장히 깨끗하고 빨랐다. 그리고 흔들림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잔지바르, 특히 스톤타운의 분위기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일단 무슬림이 90% 이상이라 종교적인 차이도 있을 테고, 돌로 만들어진 하얀 집 사이에 형성된 골목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애초에 잔지바르는 다른 나라(탄자니아는 탕가니카와 잔지바르가 합쳐져서 생긴 연방국가)이기도 했고. 인종도 아랍과 인도계가 섞여있으니 탄자니아와 다르게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거기에 바다가 있는 섬이라 휴양을 즐기거나 카이트 서핑을 즐기기 위해 찾는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곳이라 외국인이 정말 많았다. 아프리카에서도 여행자는 항상 만나지만 지난 4개월이 동안 가장 많은 외국인 여행자를 여기서 본 것 같다.

고급스러운 호텔이 많았다. 확실히 숙박비 부담은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 가장 저렴하다는 숙소도 보통 15달러 정도는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먹는 것만큼은 부담이 없었는데 현지 식당이나 거리에서 끼니를 때우면 전혀 비싸지 않았다. 여행자들이 찾는 식당은 최소 1만 2000실링(약 6700원) 이상이었지만 내가 잔지바르에 있는 동안에는 보통 2500~4000실링으로 밥을 먹었다.

바다로 가봤다. 멀리서 봤을 때는 초록빛에 가까운 바다색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 정도로 깨끗한 바다는 아니었다. 그래도 너무 오랜만에 보는 바다라 그런지 기분이 상쾌했다. 생각해 보니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이후 처음 보는 바다였다. 그때는 이런 해변이 아니었으니 굳이 따지자면 처음이나 다름 없다고 봐야 할까.
형근이와 진화는 이집트에서부터 무려 6번째 만남이었다.ⓒ 김동범
저녁에는 드디어 형근이와 진화를 만났다. 여행하다 보면 비슷한 경로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는 많으나 이렇게 여러 번 만나는 건 흔치 않다. 형근이와 진화는 이집트에서부터 무려 6번째 만남이었다. 물론 이들은 어떻게 자전거 여행자보다 느릴 수 있냐며 구박을 주긴 했지만. 아무튼 정말 반가웠다. 그리고 여기서 또 다른 여행자 시철씨와 석현씨도 만났다. 우리는 수다와 술을 나누며 자정을 가볍게 넘겼다.

잔지바르에 있는 동안에는 우리 모두 늘어졌다. 아침을 먹고 쉬고, 점심 먹고 쉬고, 바닷가 앞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쉬고. 그러다가 저녁에는 술 마시며 달렸다.

여행자가 많아도 좁은 골목에서 배어 나오는 그들만의 분위기는 그대로다. 항구 근처에 여행자를 위한 야시장이 있다고 듣긴 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아 모르겠고, 우리는 항상 잔지바르인들이 가득한 현지 야시장을 애용했다. 원래 이 자리는 낮에도 시장인데 밤이 되면 먹거리를 파는 곳으로 바뀐다.

싸고 맛있는 게 많다. 밥을 먹는다면 1500실링에도 해결할 수 있고, 돈을 조금 더 들여서 생선이나 탄자니아 피자 등 여러 음식을 사서 먹을 수도 있다. 야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냄새와 연기로 시선을 끄는 꼬치다. 어쨌든 먹을 것이 많으니 신났다. 탄자니아 피자(잔지바르에서는 잔지바르 피자라고 부름)를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사탕수수 음료를 마셨다.
잔지바르에 있는 동안에는 우리 모두 늘어졌다.ⓒ 김동범
우리는 항상 잔지바르인들이 가득한 현지 야시장을 애용했다. ⓒ 김동범
잔지바르에서는 하루가 참 단순했다. 그래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하니 기분이 들뜨고 즐거웠다. 잔지바르 물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먹는 것만큼은 저렴했다. 아침은 숙소에서 주니까 걱정이 없었고, 점심은 주로 2500실링으로 왈리나시(Wali Nasi)를 먹었다. 신기하게도 왈리나시는 약간 김치찌개 맛이 났다.

며칠간 지냈어도 스톤타운의 골목길은 늘 헷갈렸다. 탄자니아로 넘어온 이후 날씨가 덥다고 느꼈지만 잔지바르에서는 더했다. 게다가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짠바람은 어찌나 끈적이던지 하루에 샤워를 몇 번을 해도 찝찝함이 느껴졌다.

스톤타운을 한 바퀴 돌고 우리는 바다로 갔다. 바다 옆에 앉아 시간을 때우는 게 역시 하루 중요한 일과였다. 더위도 식힐 겸 바다로 뛰어 들었다. 잔지바르에 있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냈다고 자부하는데 정말 그랬나 보다. 기세 좋게 바다에 들어간 것까지는 좋았으나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물도 아니고 바닷물에 들어갔다 왔으니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경찰서까지 가서 휴대폰을 되찾고, 케냐에서는 도둑한테 뺏길 뻔한 적이 있어도 내 손에서 떠나지 않는다 싶었는데 결국에는 내 부주의로 고장이 나고 말았다. 멍청하게도 말이다.
스톤타운의 골목길은 늘 헷갈렸다.ⓒ 김동범
더위도 식힐 겸 바다로 뛰어 들었는데...ⓒ 김동범
그런데 정말 다행이랄까. 상심하고 있던 나에게 석현씨가 남는 여분의 휴대폰이 있으니 주겠다고 했다. 사실 휴대폰이야 오래된 거라 고장이 나도 상관 없었지만 요즘에는 휴대폰이 없으면 여행하는데 엄청 불편해 그냥 있는 것 자체가 중요했다. 사양은 낮아도 최근에 산 휴대폰을 선뜻 준다고 해서 정말 고마웠다. 휴대폰 때문에 잠시 멘붕에 빠졌지만 주변 경치와 지나다니는 사람을 구경하며 잊기로 했다. 어쩌겠는가, 다 내 잘못인 걸.

저녁이 되자 해변으로 모여든 사람들은 축구를 했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 바라봤지만 유난히 관심을 보이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시철씨였다. 시철씨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해왔고, 축구 선수가 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으로 축구를 계속 할 수 없어 꿈을 접어야 했다고. 

이런 사연을 가진 시철씨가 탄자니아에 있을 때 아주 특별한 일을 한 적이 있다.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구하던 도중 호스트가 축구팀을 운영하는 것을 알고 숙식을 제공해주면 축구 코치를 하겠다고 자처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70명이나 되는 축구팀에 공이 4개 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를 본 시철씨는 페이스북에서 축구공을 구입하기 위한 기금마련에 나섰고 짧은 기간이지만 173명이나 참여할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덕분에 축구공 30개는 물론이고 조끼와 보호대 등도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최근 기사로도 다뤄졌다.

해는 서서히 저물었지만 뜨겁게 달궈진 대지는 식을 줄 몰랐다. 밤에도 더운 건 마찬가지였고, 여전히 끈적였다. 물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정박한 배에 올라가 다이빙을 하곤 했다.
잔지바르ⓒ 김동범
배 위에서 다이빙하는 아이들.ⓒ 김동범
말라위 대사관 옆 북한 대사관... 자꾸 눈길이 갔다

잔지바르에서 만나 3일간 함께 지냈던 시철씨가 가장 먼저 떠났다. 시철씨는 대부분의 여행자와는 달리 모로코에서 잠비아로 날아와 북쪽으로 가고 있어, 아프리카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우리는 한 번씩 안아주며 떠나는 자의 행운을 기원했다.

오후에는 스톤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키짐카지(Kizimkazi)에 갔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냥 남쪽 바다를 보기 위해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작은 마을이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이곳은 돌고래를 보기 위한 장소로 유명했다. 딱히 이곳에서 할 것도 없고, 돌고래 보러 가자고 꼬시는 현지인들의 말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 배를 타기로 결정했다.

나름 돌고래 투어인데 돌고래는커녕 물고기 한 마리도 보기 힘들었다. 대신 어마어마하게 몰아치는 파도에 작은 보트는 무척 위태로워 보였다. 그리 멀리 가지 않았는데도 파도가 움직임에 따라 바이킹을 타는 것처럼 느껴졌다.

성과 없는 돌고래 투어를 마치고 스톤타운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난데 없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달라달라가 있으니 오후 4시 반에 있으니 택시를 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택시비는 뻔했기에 우리는 절대 탈 수 없다고, 게다가 너희들을 믿고 투어를 했으니 다른 방법을 알려달라 했다. 결국 그들은 차가 다니는 도로까지 우리를 데려줬고,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면 차를 탈 수 있을 거라 했다.
우리는 히치하이킹을 했다.ⓒ 김동범
히치하이킹을 할 생각으로 차를 기다리는데 사람과 짐을 실은 트럭이 우리 앞에 멈췄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딱히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트럭 뒤에 올라탔다. 늦은 시각에 마을과 마을을 이동하며 사람을 태우고, 짐을 싣고 돈을 버는가 보다. 자리는 좁고 불편했으나 바람을 맞으며 지나치는 작은 마을을 바라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역시 난 아프리카에 있구나, 라는 쓸데 없는 감상이었다고 할까.

잔지바르에서 5일째 되던 날, 형근과 진화는 다르에스살람으로 떠났다. 곧장 잠비아로 가서 다시 자전거를 탈 이들과는 달리 나는 말라위로 갈 예정이라 앞으로 다시 만나기는 힘들어 보였지만 "형, 남아공에서 만나요!"라는 말로 작별 인사를 했다. 6번의 만남과 7번의 헤어짐이었다.

잔지바르가 큰 섬은 아니지만 5일 동안 스톤타운에(Stone Town)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모두 떠나고 혼자가 되자 난 잔지바르의 동쪽에 있는 파제(Paje)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 내릴 곳을 지나쳐 핑궤(Pingwe)까지 가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핑궤를 한 바퀴 둘러볼 수 있으니 오히려 잘 됐다고 해야 할까. 핑궤 바다색은 '초록색'이라고 단순하게 표현할 수 없다. 저 먼 바다에서 오는 짙은 물결은 해변에 도달하면 옅은 색깔로 변해 여러 개의 층을 이루었다.
핑궤에서 유명한 바위 위에 있는 식당.ⓒ 김동범
핑궤에는 꽤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바위 위에 있는 식당이다. 사실 해변과 매우 가까워 걸어가도 무방하지만 손님을 태우는 보트가 있다. 보트를 타면 5초 만에 도착한다는 게 조금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이 식당의 가격이다. 가장 싼 샐러드가 18달러인 것을 보고 메뉴판을 조용히 내려놨다. 물론 경치는 나름 괜찮았지만 이런 비싼 식당에 머무는 것조차도 부담스러웠다.

오는 도중에 만났던 한국인 여행자 둘과 같이 사진을 찍고 원래 목적지인 파제로 돌아갔다. 우리는 파제에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역시 물가가 비싼 곳답게 적당한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도중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허름한 숙소를 깎고, 깎아 7달러에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파제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김치말이국수를 먹었다. 이미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 김치말이국수는 일본인이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워낙 한국 음식을 좋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그 일본인은 볼 수도 없었다.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으나 가격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비쌌다. 그것도 최근까지 1만 5000실링이었는데 지금은 1만 7000실링이다.
외국인을 위한 리조트나 바가 있어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김동범
카이트 서핑.ⓒ 김동범
분명 이곳은 시골마을인데 바닷가로 가면 외국인을 위한 리조트나 바가 있어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실제로 파제는 완전히 외국인을 위한 바다였다. 하늘을 가득 메울 정도로 카이트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고, 해변을 걷거나 일광욕을 하는 사람은 전부 외국인이었다.

카이트 서핑을 하려면 바람이 항상 강하게 불어오는 곳에서만 가능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레저 스포츠가 아닌데 파제에서는 그 조건이 충족되나 보다. 이런 장소는 세계에서도 몇 군데 없다고 한다. 아무튼 직접 할 수는 없으니 남들이 하는 것을 구경만 했는데 자유자재로 서핑을 즐기는 사람은 공중에서 회전을 하며 날아갈 정도로 잘 탄다. 당연히 이런 곳이라면 외국인 물가가 형성돼 있는 법. 다행히 마을에는 현지인들을 위한 식당이 몇 군데 있고, 노점이 있어 저렴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하루는 파제에서 남쪽으로 약 10km 정도 떨어진 잠비아니(Jambinai)로 가봤다. 일단 가볍게 걷다가 지나가는 차를 히치하이킹했는데 원래 우리 목적지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태워줬다. 이곳도 역시 바닷가에만 외국인을 위한 근사한 리조트가 있을 뿐, 특별한 풍경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파제보다 더 한산했고, 바다도 덜 예뻤다. 그래서 잠비아니 주변을 걷다가 밥을 먹고 파제로 돌아왔다.

파제에서 3일간 지낸 후 스톤타운으로 돌아왔다. 원래 잔지바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능귀(Nungwi)도 가보려 했으나 바다는 다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가 타자라 열차를 타야 할 것 같았다. 말라위 비자도 받아야 했고.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갈 때는 플라잉 홀스(Flying Horse) 페리를 탔다. 이 페리 역시 외국인에게 두 배 이상 비싸게 받는데 그럼에도 킬리만자로보다는 싼 20달러였다. 대신 하루에 딱 한 대 있는 페리는 오후 9시에 출발해 그 다음날 오전 6시에 도착한다.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오니 다시 다미씨를 만나게 되었고, 또 다른 한국인 여행자 병길씨도 만나게 되었다. 병길씨는 잔지바르를 갈 예정이었는데 마침 시간이 남아 나와 함께 말라위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받기로 했다. 찾아가는 방법이 복잡할 줄 알았던 말라위 대사관은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비자도 당일 바로 받았다. 다만 나중에 듣기로는 말라위 비자는 국경에서 바로 받는 게 75달러로 더 싸다고 한다. 인터넷이나 여러 사람들의 정보로는 국경에서 비자 받는 게 간혹 힘들 수도 있다고 해서 일부러 대사관까지 찾아갔는데 오히려 비싸게 100달러나 내고 받았으니 속이 쓰렸다.
말라위 대사관 바로 옆 북한 대사관.ⓒ 김동범
말라위 대사관 바로 옆에는 놀랍게도 북한 대사관이 있었다. 어쩌면 한국 사람에게는 말라위보다 더 신기하고 관심이 가기 마련인 북한 대사관이 보여 기분이 묘했다. 혹시 이곳에서 기웃거리면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상상을 해봤지만 높은 담장과 살짝 휘날리는 어색한 인공기만 보고 돌아서야 했다.

오래 있을 생각도 없었지만 다르에스살람에서는 굳이 오래 있을 이유가 없었다. 다음날 나와 다미씨는 곧장 타자라 열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향했다. 타자라(TAZARA:Tanzania Zambia Railway Authority) 열차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무척 유명하다. 탄자니아와 잠비아를 연결하는 데다가 국립공원도 지나기 때문에 여러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동물은 본다거나 이색적인 풍경을 볼 수는 없었다. 아무튼 여행자는 대부분 이 열차를 타고 잠비아로 향한다.
타자라(TAZARA:Tanzania Zambia Railway Authority) 열차.ⓒ 김동범
타자라(TAZARA:Tanzania Zambia Railway Authority) 열차.ⓒ 김동범
열차를 타기 며칠 전 전화를 했을 때 이미 1등석은 매진이라 2등석 밖에 예약을 할 수 없었다. 조금 좁긴 했지만 2등석도 괜찮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열차는 깨끗했고, 시설도 좋았다. 2등석은 6명이서 한 방을 쓰는데 출발할 때는 탄자니아인과 잠비아인 그리고 전날 숙소에서 만났던 미국인과 함께 했다.

첫날에는 계속 산만 지나쳐 별다른 풍경을 볼 수 없었는데 이틀째가 되자 작은 마을을 자주 보게 되었다. 잠시 멈춘 열차를 향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사람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뛰어왔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뛰어왔다. 그 모습에 그만 웃음이 나왔다. 내 입장에서 열차는 너무나 느렸다. 음베야(Mbeya)까지는 점심 때면 도착할 줄 알고 있었는데 2시가 지나고 3시가 지나도 도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쫄쫄 굶은 배를 부여잡고 버티던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음베야에 도착했다. 무려 29시간 만이었다. 음베야 버스터미널로 이동한 뒤 귀찮게 따라오는 삐끼들과 한바탕 신경질을 부리다 숙소를 잡았다. 음베야는 말라위로 넘어가기 위한 도시 그 이상도 아니었기에 다음날 바로 떠났다. 다만 원래 말라위로 바로 가려다가 다미씨가 투쿠유(Tukuyu)로 간다고 하길래 나도 따라갔다.

음베야에 고작해야 몇 시간 머물러 어떤지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투쿠유가 더 작은 마을이라 그런지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다. 아마 국경과 가깝지 않았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더 머물렀을 것 같다. 투쿠유에서 하루만 지낸 후 곧바로 말라위 국경으로 향했다.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뛰어왔다.ⓒ 김동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 블로그(http://www.likewind.net/1325)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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