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천 배제되었던 정청래 의원이 "4월 13일까지는 총선 승리밖에 없다. 개인 진로는 그 이후에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공천 배제되었지만 탈당하지 않았던 그는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공천 탈락한 후보들과 함께 유세단을 꾸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해 전국을 돌기로 했다. 이름은 '더민주당 컷오프 유세단'으로, 정 의원과 김빈 후보, 장하나․김광진 의원 등이 참여한다.
정청래 의원은 26일 저녁 창원 마산오동동 창동예술촌에서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하귀남의 똑바로 서라) 녹음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하귀남(마산회원), 김기운(창원의창), 박남현(마산합포) 총선예비후보와 한은정 창원시의원 등이 함께했다.
정 의원은 이날 김종길(진해), 김기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요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나 유세에 와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한 그는 후보 이름을 딴 삼행시를 지어준다고 했다.
그는 김기운 후보에 대해 "'김'치맛 된장맛 나는 사람, '기'운찬 사람입니다. '운'에 따르지 않고 노력에 의해 당선되는 사람"이라고, 박남현 후보에 대해 "'박'력 있고, '남'자답습니다. '현'명한 선택 기대하겠습니다"고 했다.
"공천 배제, 지금은 홀가분하다"
공천 배제와 관련해 지금 소감을 묻자, 정 의원은 "안 믿겠지만 홀가분하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려움에 처해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듯이, 지금은 내 아픔보다 어려움에 처한 후보들을 도와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많은 지지자들의 눈물로 지금은 힐링이 됐다. '운빨'보다 더 센 게 '기운빨'이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되었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이 패닉 상태였다"고 하자, 그는 "그날 9시40분에 발표를 했는데 그날 새벽까지 무슨 일을 한 게 있어, 그 시각에는 자고 있었다. 동네사람들이 아파트 현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일어났다, 전화를 안 받으니까 사람들이 온 것이다. 충격으로 어떻게라도 되었나 싶었던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꿈인가 싶었다. 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오판'했다고 했다.
"지역구 '마포을'은 제가 하기 전에는 옛 한나라당이 했다. 지금은 밭이 좋아졌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정청래가 아니어도 누구를 꽂아도 된다는 오판을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꽂으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종편에서 계속 저를 공천하면 안된다 하고, 조중동도 사설까지 써서 공격했다. 전쟁으로 치면 우리 진영의 명장이라 할 수 있는데 적이 목을 치라고 하니까 아군이 친 것이다. 바보 같은 것이다."
"컷오프 뒤에 국민들은 저의 반응에 대해 궁금해 했다. 말하지 않는 게 큰 무기라 생각했다.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면 재심 기회를 통해 구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가운데 한 마디 하는 게 좋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구제를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었다. 대선 주자이고 전직 당대표가 노력하고 있는데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것마저 거절당했다."
하귀남 후보가 "정청래 의원의 기를 받고 싶다.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은 '시대정신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시대마다 정신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성공 기록을 봐야 한다. 시대정신이 때로는 도구나 방법으로 나타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텔레비전 토론이 없었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터넷이 없었으면 당선이 불가능했다고 본다. 2016년 총선의 무기는 'SNS'다. 'SNS'을 한글로 치면 '눈'이다. 시대의 눈이다. 이번 선거는 카톡(카카오톡)이다. 카톡을 누가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 저는 경선도 못하고 공천도 못받았지만, 저는 카톡으로 일대일 관계를 맺기 위해, 지역 유권자 6000여 명과 하려고 준비해 왔다. 낮에는 돌아다니다가 어두워지면 카톡을 하라. 후보와 일대일로 직접 소통하는 친구를 만들면, 그 친구들이 다른 사람한테 자랑할 것이고, 그것이 중요하다. 저에게 이번 선거를 어떻게 치르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는 후보한테 그렇게 하라고 컨설팅을 해주었는데, 선생인 저는 잘리고 말았다."
정청래 의원은 "지금까지 동료의원한테 '왕따'를 당해왔다. 그런데 요즘은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요즘은 와 달라는 후보들이 많다. 지원유세를 해달라고 하거나 개소식 축사를 해달라고 한다. 오늘도 두 분한테 전화를 받았다. 제가 일정이 될지 모르겠다고 하니 제가 되는 시간으로 잡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직 최고위원이 공천에서 컷오프 된 사례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많이 있다. 이번에 당해 보니 의정 활동을 잘하는 것보다, 지역구 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당내 역학 관계였다"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4년 전에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내 권력 투쟁에서 걸림돌이 되겠다 싶으면 배제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공천 이야기로 흘러갔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투쟁'과 관련해, 정청래 의원은 "그 방법 자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당대표 권위와 정치인 기개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그렇게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를 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 해야 한다며 싸워서 이겼고, 결국 대통령이 됐다"며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싸움에서 미래권력이 밀리면 믿음이 없어진다. 김무성 대표는 미래권력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받았기에 회복 불가능 할 것"이라 덧붙였다.
"대권주자를 김무성 대표한테 넘길 수 없을 것이다. 여당 안에서 박근혜 대통령처럼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했다. 저는 과학적 데이터는 없지만, '참역술인'의 느낌으로 말하는데,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0석 정도 될 것이라 본다. 김종인 대표는 분당하기 전의 의석을 해야 본전치기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합쳐서 20석 정도될 것이라 본다. 야권이 140석 정도이고 새누리당이 160석 정도 될 것이라 본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의원조차 당선을 보장받지 못하고, 수도권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호남에 의석 몇 개 정도일 것이다. 비례대표는 정의당이 더 많을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은 유승민, 이재오 의원이 살아온다고 해도 박근혜 대통령을 이기지는 못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에는 박 대통령처럼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없다. 대선 후보도 박 대통령의 의중에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김무성 대표 이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더 뜰 것이다. 오 전 시장은 박 대통령한테도 거부감이 없다. 권력과 주식은 민감성 피부다"고 말했다.
컷오프 뒤 탈당하지 않은 이유는?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국회의원이 26일 저녁 창원 마산오동동 창동예술촌에서 '우리가 남이가' 팟캐스트 녹음을 했다. 하귀남 변호사의 사회로, 김기운(창원의창), 박남현(마산합포) 총선예비후보와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함께했다.
정청래 의원은 컷오프 뒤에 탈당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캠프에서 회의를 했다. 제가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면 서울시의원과 마포구의원은 3가지 길에 놓이게 된다. 저와 같이 탈당해서 저를 돕든지, 아니면 탈당하지 않든지, 아니면 탈당하지 않고 저를 돕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안전한 게 없다. 무소속으로 나오면 본인들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그 분들이 저를 돕지 않으면 배신자가 될 것이고, 탈당하지 않으면서 저를 도우면 해당행위가 된다. 무소속 하면 심적으로 그 분들이 괴로울 것이라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마포을'에 손혜원 후보를 공천했다. 정청래 의원은 "손혜원이 정청래다"며 손 후보와 손잡고 선거운동할 것이라 밝혔다.
"손혜원 후보한테 감사드린다. 손 후보는 비례대표 1번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포기한 것이다. 비단길을 포기하고 가시밭길을 택한 것이다. '마포을'은 20대와 30대가 61%로 젊은 지역구다. 새누리당은 조직이 거의 와해 되었다. 보수성향 단체들도 저와 가깝다고 할 정도다. 지하철에 나가 선거운동하면 노인들이 먼저 와서 인사할 정도다. 둘이 나가 선거운동하면 사람들은 저를 쳐다본다. 저는 손혜원 당선시키면 정청래까지 두 명을 당선시키는 것이라 말한다. 손혜원 후보는 '저는 여의도만 하고, 마포는 정청래가 지킬 것'이라 한다."
정청래 의원은 종편에 출연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도 조중동이나 종편에서 인터뷰나 출연 섭외가 온다. 지극정성으로 한 적도 많다. 그러나 응하지 않는다. JTBC에서 손석희 앵커가 뉴스룸을 맡고 나서 초창기에 출연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손석희는 훌륭하나 종편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언론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이슈를 만들면 언론은 나를 따라 다닌다. 조중동과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검색을 해보니, 제 이름이 하루에 언론에 평균 63건 나왔더라. 2015년 포털 '다음' 인기검색어는 모든 분야에서 제가 7위였다. 강정호, 손석희, 유재석 등이 저보다 앞섰고, 이민호와 박원순이 저 밑에 있었다."
그는 "진보정당 정치인들도 조중동과 싸우지 않는다. 정치인은 거대 언론이 국정원보다 더 무섭다고 한다"며 "종편에 출연하지 않다보니 저를 공격한다. 저 같은 국회의원이 10명만 있어도 조중동과 종편은 달라질 것"이라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정당의 '공천 비민주성'과 관련해 견해를 피력했다.
"첫째는 내 탓이고 우리 탓이다. 우리가 감당할 능력이 없어 외부인을 모셔왔고, 문재인 전 대표나 저나 그 부분에 있어서는 할말이 없다. 국회의원 한 명도 공천관리위원회에 넣지 않았던 것을 자랑처럼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바보짓이었다. 당내 사정도 모르고 했던 것이다. 멀쩡한 사람을 자르고 경쟁력 떨어지는 사람을 공천했다. 과정도 중요하나 결과도 중요하다. 몇 석을 당선시켰느냐가 중요하다. 축구경기를 하는데 공을 잘 차는 선수를 전진배치해야 하는데 2부 리그 선수를 투입하면 이길 수 있을까."
"이제는 서울시장이나 용꿈을 꾸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정청래 의원은 처음에 즉답을 피하다가 재차 묻자 "요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저의 진정성을 몰라주고, 무슨 기대를 하고, 보답을 받으려는 것처럼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을 생각도 한다. 컷오프 됐을 때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를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정치를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열린우리당 때 정동영 전 의장을 도운 적이 있는데 그 때 저한테 당직을 맡길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열심히 한 진정성을 저울질 당하는 것이 싫었다. 정치판에 들어와 보니 너무 힘들고 피곤하다. 아들 셋이 있는데, 정치 10년 하는 동안 가족의 삶이 피폐해지고 영광보다 아픔이 크다. 그래서 미련 없이 그냥 떠나야지 하는 생각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동지회' 활동에 대해, 그는 "오는 28일 발족 기자회견을 연다. 차량 유세단을 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할 것"이라며 "공천을 못 받으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 봐도 억울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지원유세를 다니며 다른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더 감사하다"며 "이 모든 것이 저의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76)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70대의 나이로 정치권의 ‘젊은 피’ 노릇을 해왔다.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이듬해 총선을 앞두고 꾸린 비상대책위원회에 박근혜 당시 의원을 대표로 앞세우고 외부 인사들을 수혈했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 비서의 10·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연루와 서울시장 선거 완패 등 악재가 겹친 때였다.
이 무렵 한나라당이 단행한 가장 파격적 인사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영입이었다. 그가 당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히 비판해온 재벌 개혁론자였기에 그랬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해온 그의 영입을 놓고 중도층을 겨냥한 한나라당의 단순 선거 전략이라는 냉소와 당의 정책적 쇄신 시도라는 기대가 엇갈렸다. 그 뒤 박근혜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서 대선 경제 공약에 관여했지만 박 대통령 및 새누리당과의 불협화음은 끝내 결별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에게 선거용으로만 쓰이고 버려졌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리고 2016년 ‘안철수 분당’ 사태로 총선을 앞두고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김 전 수석을 수혈했다. 이번엔 선거대책위원장 겸 비대위 대표다. 아예 당권을 그에게 맡겼다.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쇄신하려는 목적이라고 더민주당은 밝혔다.
그러나 최근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김 대표와의 결별 문턱에서 겨우 수습됐다. 당 정체성 논란은 봉합됐지만, 김 대표는 여전히 위태로운 이방인의 길을 걷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한겨레
4년 전 새누리당에 합류한 김 대표가 당 안팎의 장벽에 가로막힐 조짐이 보일 무렵, 그의 오랜 지기인 남재희(82) 전 노동부 장관은 그에게 ‘명예 예편’을 권고한 적이 있다. <프레시안> 기고문에서 남 전 장관은 “이 기회에 김 박사가 구상하는 경제민주화의 전모를 국민들에게 모두 밝히고 지금 자리를 훌훌 떠나는 것이 보기에 후련할 것이다. 나머지는 국민이 선택할 몫이다”라고 했다.
4년 뒤 김 대표는 정반대편인 더민주당의 맨 앞에 서 있다. 남 전 장관은 대담집 <문제는 리더다>(2010)에서 “(2007년) 대선에서 크게 지고 지금 진흙탕에 빠져 있다. 이게 그렇게 쉽게 극복되지 않을 거다. 정권을 잃고 정신 차리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린다”고 더민주당의 앞날을 내다봤다.
그는 지금 김 대표의 행보와 더민주당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3월23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남 전 장관을 만났다. 같은 시각, 김 대표는 사퇴설을 물리치고 ‘당 잔류’를 선언했다. 김 대표와 남 전 장관의 인연은 5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와의 인연
김 대표와 1963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고 들었다.
그때 난 <조선일보> 민정(民政)당 출입기자였다. 김 대표의 할아버지인 가인 김병로 선생이 민정당 대표 최고위원이었는데, 몸이 불편해 최고위원회 회의를 밤낮으로 서울 중구 인현동 자택에서 했다. 김 대표가 사실상 혼자 할아버지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때부터 친해졌다.
김병로는 일제강점기 변호사로서 6·10 만세운동 등 항일운동 참가자에 대한 무료변론을 맡았고 1948년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다. 5·16 쿠데타 세력 중심의 여당에 맞서 1963년 76살의 나이로 범야 단일정당을 추구한 민정당(民政黨, 훗날의 민정당(民正黨)과 다르다)의 대표 최고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할아버지인 김병로를 꼽는다.
국회의원 활동 시기도 겹친다. 김 대표는 어떤 국회의원이었나.
김 대표와 민정(民正)당과 국회에서 같이 활동했다. 김 대표에겐 독일 유학의 영향이 좋았던 것 같다.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 김 대표의 경제관과 정치관의 바탕을 이룬 것 같다. 당시 서독 경제담당 장관을 했다가 총리까지 한 루트비히 에르하르트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이 김 대표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 정책의 바탕이 되었다고 본다.
김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할아버지 밑에서 비서로 ‘정치 수업’을 받은 뒤 독일 유학을 떠났다. 그가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독일 뮌스터대학은 김수환 추기경이 신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송두율 교수가 철학을 강의한 대학이다.
김 대표는 저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에르하르트에 대해 “오늘날 독일과 독일 국민이 누리는 부와 번영의 기초는 ‘라인강의 기적’의 아버지이자 설계자인 에르하르트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에르하르트의 정책은 “독일식 신자유주의로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정부가 해야 한다는 논리의 사회적 시장경제(social market system)에 바탕을 둔 것”이다. 1959년 에르하르트가 주도한 경제정책의 성공으로 보수 정당인 기독민주연합(CDU)은 단독집권에 성공했다.
김 대표를 ‘지적 동료’ 또는 ‘경제이론의 멘토’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김 대표와 얘기를 해보면 정치이론과 경제이론에서 생각이 많이 같다. 그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에 대한 생각도 같고 이견이 별로 없다. 하지만 더민주당 대표를 맡고 난 다음엔 이런 게 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 대표의 최근 행보
어떤 점이 다른가.
김 대표가 ‘북한궤멸론’을 언급했는데 일반 국민이 볼 때 속 시원한 얘기일 수 있지만, 집권을 목표로 하는 당의 대표는 언행이 조심스러워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실패한 체제라 하더라도 그 체제가 궤멸 또는 경착륙하면 북한 백성한테도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지만 남한 국민한테도 그 불똥이 튄다. 정치를 책임지는 입장에선 이걸 연착륙시켜서 쌍방의 희생을 줄이는 가운데 변화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
특히 남북관계는 한두 마디 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국·중국·러시아와의 국제관계도 그렇다. 김 대표가 ‘궤멸’의 주체를 떠나서 북한에 대해 ‘궤멸’이란 표현을 쓴 것은 거대 야당 대표로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관훈클럽 토론회가 끝난 뒤 점심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 대표에게 이건 문제가 있다고 직접 얘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월9일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언젠가 북한 체제가 궤멸하고 통일의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이후 한 방송사에 출연해 “(북한 정권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계속해서 미사일이나 핵개발 같은 데에 모든 자원을 투자하게 될 것 같으면 결국 가서 종국에 가서는 소련과 같은 그런 (붕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있다고 느낀 또 다른 점이 있나.
언론을 통해 접한 바로는, 김 대표가 민주노총에 가서 사회문제에 집착하면 노동운동이 잘못된다는 얘기를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랑 야권에서 거부반응을 보였다. 여러 얘기를 하는 중에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고, 실제 사회문제에 너무 관심을 집중하다보면, 노동운동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돼 있고 정권이 민주노총을 핍박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에 가서 그런 얘기를 할 건 아니지 않은가.
김 대표는 3월7일 민주노총을 방문해 “우리나라는 어디까지가 노조 활동의 한계인가 하는 점이 별로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실질적인 근로자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지, 전반적인 사회문제까지 넓혀 활동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고 했다.
그는 “노사관계가 원활한 나라를 보면 노조의 기본적 목표는 근로자 권익 향상에 집중돼 있다. 기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선 간혹 관심을 둘 때도 있지만, 거기에 집착하면 근로자의 권익 보호는 소외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집시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상태였다.
정의당과의 협조 문제도 문재인 전 대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는데, 김종인 대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당 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를 댔는데, 당 정체성이 같으면 합당할 일이고 당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협조할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지난 대선 투표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 진영에선 정당 간 협조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제1야당이 제2, 제3 야당한테 무조건 협조하라고 할 순 없고, 총선에서부터 협조관계가 병행돼야 한다. 대선 때는 무슨 명분으로 협조를 구할지 궁금하다. 문 전 대표는 군소 정당과의 협조 문제에 상당히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정의당과의 협조 문제에 부정적 발언을 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원칙론으론 그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 대표는 3월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의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 “정의당과의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연대하는 것이 쉽게 이뤄질 수 없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3월23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 지역구에도 후보자를 공천했다. 앞서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정의당, 국민의당에 지속적으로 연대를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정의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문 전 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그건 아마 대선을 겪어본 사람과 대선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김 대표도 총선 이후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듯 한데.
자신이 직접 후보로 나가는 것과 다르다. 난 김 대표가 대선까지 더민주당을 일정 부분 책임지는 것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대선 후보로 나갈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로서 선거를 치러봤으니 선거에서 1∼2%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할 것이다.
김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한겨레
당내외에선 김 대표의 필리버스터 중단과 비례대표 2번 ‘셀프공천’을 두고 비판이 거셌다.
그 두 가지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충분히 했고 효과도 충분히 거뒀다고 생각한다. 당시 선거법 통과가 안 되면 선거를 못 치를 상황에서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다고 본다.
당수가 2번에 셀프공천을 한 건 이해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본다. 진두지휘할 사람이 몇 번에 가면 어떠냐. 2번에 가면 상징적 효과가 있는 것이고, 예전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아슬아슬한 번호에 가서 득표율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효과가 있는 것이다. 둘 다 일리가 있는 것이라 난 이의가 없다. 다만 전체 비례대표 공천이 잘됐냐는 건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김 대표의 비례대표 공천은 뭐가 문제라고 보나.
친노와 운동권에 대한 일방적 공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친노가 죄를 졌나? 친노를 죄인 취급하는 보수언론의 보도 태도부터 문제가 있다. 그런 태도가 상식화돼 야당이나 김 대표한테까지 암암리에 침투한 게 아닌가 싶다.
친노가 패권적 행태를 보이는 건 문제가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를 같이 한 게 왜 문제가 되나. 한명숙 전 총리가 당권을 쥐고 공천했을 땐 친노 패권적 행태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건 비판받아야 하지만 친노라고 무조건 매도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운동권 출신이라고 매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운동권적 행태는 지금 시대에 안 맞지만 운동권 출신이란 점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한 게 왜 죄냐, 칭찬을 받아야지.
이런 것들이 혼동돼서 아무런 논리성도 없이 친노와 운동권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이번 공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보수언론과 보수층이 만든 이상한 사고방식이 은연중에 야권을 지배한 결과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더민주 중앙위원회의 항의가 있을 만했다. 오히려 대체적으로 김 대표가 잘못 짠 명단이 시정된 것이라고 본다.
김 대표는 지난 1월17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의 친노 패권주의와 낡은 이념·운동권 정치의 청산을 공언한 바 있다. 김 대표의 더민주는 총선 공천에서 이해찬·이미경 의원 등 친노 성향 의원들을 배제하고 박경미·최운열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을 비례대표 후보로 올렸다. 이에 중앙위는 반발했고 결과적으로 중앙위 투표를 통해 애초의 명단이 일부 수정됐다.
보수언론들은 이를 두고 김 대표와 친노세력의 권력투쟁으로 묘사했다. 김 대표가 친노세력이나 운동권 자체에 선을 긋고 있는지는 불명확하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흠결도 없는데 친노라고 무조건 교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안 맞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종인의 중도화
김 대표 영입부터 이번 공천까지 더민주의 움직임을 이른바 ‘중도화’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평가한다면.
가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중도는 애초에 방향이 잘못됐다고 본다. 안 대표는 개인적 인기로 자신을 앞지를 사람이 없으니까 정책적으로 새누리당과 야당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중간 정도를 하고 양쪽 표를 적당히 모으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건 대선 전략으로서 중도를 내세운 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선 전략이 아닌 정책적 중도화란 건 애매한 얘기다. 나는 우리 현실에 대담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기업과 그 산하 기업들 말고는 중산층 이하들은 죽을 맛이다. 대담한 개혁이 필요한데 여기에 뜨뜻미지근한 중도 어쩌고 하는 건 아무것도 안 하겠단 말이다.
하다못해 복지정책도 증세할 건 해야 복지를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도 정책으로는 엄청나게 많고 교육, 의료, 노동 등 각 분야에 개혁할 데가 많다. 예를 들어 지금 정부의 노동개혁은 쉽게 말하면 노동계층을 더 쥐어짜고 기업에 더 이윤을 남겨주자는 거다. 그런 상황에서 뜨뜻미지근하게 중도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중도화는 안 대표의 단순한 선거 전략이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더민주의 경우엔 어떤가.
비례대표의 인적 구성에서 더민주가 전 공군참모총장을 넣은 건 안보 분야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지만, 수학교육과 교수를 1번에 놓은 건 어떤 이유와 정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앞서 말한 친노나 운동권들을 배제하고 가는 건 보수화나 중도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비례대표 명단엔 경제민주화가 잘 보이지 않는 면도 있다.
다만 똑같은 정강·정책을 갖고 있더라도 선거 때는 부동층과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서 약간 탈선을 한다. 원칙적으로 이 나라엔 엄청난 개혁이 필요한 때지만, 선거 때 득표 전략상 약간의 중도화 컬러를 내세울 필요성은 정당들의 항시적인 이해였다. 어떤 게 본질이냐는 조금 더 선거가 진행되면서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예상치 못했던 김 대표의 최근 중도화적 발언들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 구상
김 대표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신조가 야당의 정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김 대표는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에 대한 연구가 깊다. 아주 깊다. 독일 유학을 다녀온 뒤에도 근래까지 매해 몇 달씩 독일에 가서 연구한다. 김 대표가 독일 모델에서 따오는 정책들은 야당으로선 참고와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다만 정책은 현실과 타협을 어느 정도 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의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에서도 얼핏 드러나듯이,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우려처럼 ‘노동 없는 경제민주화’로 가면 곤란하다. 너무 타협해서 경제민주화에 알맹이가 빠져버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두고 볼 문제다.
김 대표는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 거대 경제세력이 돈을 벌어 그중 일부를 기부하는 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거대 경제세력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재벌개혁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과 남북한 문제까지 아우르는 과제여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썼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칼럼 ‘‘바닥을 향한 질주’를 되돌릴 수 있을까?’(<한겨레> 3월23일치)에서 “국내외의 극히 절박하고 시급한 의제가 토론은커녕 거론조차 되지 않는 이런 선거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다. 중도당으로 변신한 더민주가 총선에서 선방을 한들 그게 과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까? 김종인의 ‘노동’이 빠진 경제민주화, ‘북한궤멸론’은 완전히 70년대 식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대표가 더민주에서 경제민주화 정책을 실제 구현할 수 있을까.
김 대표가 예전 보건사회부 장관(1989년)과 청와대 경제수석(1990년)은 했지만 나라 경제를 거머쥐는 재무부 장관이나 경제부총리를 못했다. 보건사회부 장관은 경제 주무 장관이 아니고, 경제수석은 참모다. 아마도 경제관료의 주류가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유학 코스를 밟은 이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 대표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다녀왔는데 그런 점에서 소수파 중에 소수파다. 경제관료들이 관료주의가 유난히 강해서 그걸 휘어잡기가 어렵다. 김 대표가 경제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데 그런 점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반면 경제관료를 평생 한 이들을 보면 대개 재벌과 유착관계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재벌과의 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다. 미국 유학파가 아니기 때문에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거다. 그런 비판적 인식과 안목의 차원에서 강점이 있다.
먼 얘기지만 김 대표가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더민주당이 집권한다면 그의 구상은 실현 가능할까.
어려운 문제다. 가령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했던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실토한 내용을 보면 경제관료들이 전부 재벌과 연계돼 있어서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노무현 정부도 삼성과의 유착관계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장담할 순 없지만 김 대표가 재벌과의 유착이 비교적 없고 금융자본으로부터 비교적 독립적인 점 때문에 조금은 낫겠다고 보는 거다. 정책을 실현할 때 선택지의 폭이 아주 좁다는 전제를 인식해야 한다. 복지를 하려면 증세를 해야지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증세를 하면 조세 저항이 있고, 법인세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것이 자본이 해외로 도피할 수 있기 때문이어서, 더더욱 폭이 좁다. 예를 들면 세금 인상의 폭을 갑자기 늘리긴 어려운 문제란 얘기다.
다만 김 대표의 평생을 보면 독일적 체질에 익숙한 사람이어서 미국적 체질에 익숙한 사람보다는 그래도 경제민주화에 진실되고, 이른바 독일 모델에 충실할 수 있다는 점에 이른바 개런티(보증)가 되는 거다. 어느 사람이 갑자기 경제민주화나 복지사회를 떠드는 것보다 그의 평생 경력이 개런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서강대 교수 시절 박정희 대통령 재임 때 자문교수단에서 의료보험제도 도입(1977년)을 자신이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헌법 제119조 2항 경제민주화 조항도 김 대표가 처음 제안했다. 그때 나도 같은 당에서 헌법개정위원으로 있었지만 그 조항은 김 대표가 제안했다. 그런 일들을 보면 김 대표는 소신 있고 일관성이 있다. 이제 76살이니 변절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 그 일관성은 믿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행동파다. 김 대표한테 직접 들은 얘기지만, 김 대표가 독일 유학 시절 신나치패들의 강연회에 갔다. 김 대표가 단상에 올라가서 마이크를 뺐고 강연회를 방해했다고 한다. 한국도 아니고 남의 나라 독일에서 그랬다. 열혈 청년이란 얘기다. 그만큼 행동파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2012년 10월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실수로 재벌개혁 실패, 비정규직 양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았다. 그는 개혁 실패의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의외로 정권의 핵심에 개혁 인사가 많이 들어가지를 못했다. …기득권층이 아주 두텁고 힘이 세다. …외부에서 들어간 개혁파가 적다보니 주로 정책,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것은 경제관료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 김용갑 상임고문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을 헌법에 명시한 데 대해)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에 대해 마치 자신이 저작권자처럼 얘기하지만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당시 민정당에서 경제민주화를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은 남재희 정책위의장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남 전 장관은 해당 조항은 김 대표가 입안해 삽입한 조항이라고 수차례 언급해왔다.
경제민주화 조항이라고 불리는 헌법 제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새누리당이든 더민주든 집권당이 실질적인 경제민주화 구상을 실현하려면 어떤 조건이 뒷받침돼야 하나.
나는 앞으로 국민의 저항이 강화될 거라고 본다. 어떤 형식으로 되느냐 예측할 순 없다. 꼭 폭동이 일어난다는 게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SNS에서 설왕설래하는 글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청년실업을 비롯해 빈곤과 실업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저항이 어떤 형태로든 삐져나오면 집권당이 어느 당이 됐든 그에 대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넓은 의미에서 경제민주화나 독일 모델로의 전환, 또는 버니 샌더스가 말하는 방향의 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더민주가 집권한다면 그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역할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다만 김 대표가, 득표 전략인 줄은 모르겠지만, 벌써 조금 보수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김 대표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같은 이른바 ‘합리적 보수 인사’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인물이 야권의 간판이나 핵심 참모 역할을 하게 된 배경은 뭐라고 보나.
이데올로기의 붕괴부터 시작하는 얘기다. 야권 이론의 바탕이 전부 흔들리는 맥락이 있고, 그러다보니 건전한 보수들의 얘기를 흡수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야권의 색깔 자체가 희미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야당의 무능력에 대한 비판의 이유는 뭐라고 보나.
여야 통틀어 대재벌과 미국의 손바닥 위에서 게임하고 있으니까 비슷비슷해지는 거다. 대기업 이해관계에 거스르지 않고 미국에 불리한 소리를 점차 안 한다. 결국 이슈가 별로 안 되는 시시한 문제로 싸운다. 결국 일반 서민들만 저리 동떨어져 있게 됐다.
진보정당의 중요성
진보정당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는데, 이유는 뭔가.
나도 정치를 오래 했고 정치를 관찰하다보니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 방법이 가장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 없이는 백년하청이다.
원내교섭단체에 진보정당이 진출하면 그들 정책과 시대적 명제를 계속 이슈화할 수 있다. 원내교섭단체도 못 꾸리면 이슈화가 약하다. 현재 국민들 중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표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하지만 1선거구 1인 선거제 때문에 그게 안 되고 있다. 비례대표가 국회의원의 절반만 돼도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를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정책을 전국적으로 이슈화할 수 있다. 더민주당이 날고 뛰고 개혁한다고 해봐야 한계가 있다. 진보정당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줘야 한다. 진보정당의 집권은 통일 전에는 생각지도 않지만 원내교섭단체는 최소한 꾸려야 정치 발전이 있을 거라고 본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독일 모델 경제민주화도, 독일의 기독민주연합만 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사회민주당과 연립하니 메르켈 총리와 최저임금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강력한 사민당과 좌파정당이 있으니 정치적 역학관계에서 그런 모델이 가능한 것이다. 한 사람만 뚱딴지같이 경제민주화를 얘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독일 사회민주당(SDU)은 대연정을 조건으로 집권당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연합(CDU)에 최저임금 도입을 주장해 관철했다. 지난해부터 독일의 모든 직종에서 시간당 8.5유로(약 1만1천원) 최저임금제를 처음 도입하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의 더민주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도 더민주를 이끌까.
현재 야당 내에 김 대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안 보인다. 우선 총선까지로 본다. 총선이 끝나면 알 수 없는 것 같다. 총선까지는 가야 옳고 총선 이후 판도가 달라지니까 비대위 체제가 아닌 본격 체제로 탈바꿈하자는 얘기가 나올 거다. 더민주당에 격변이 일어날 거다. 김 대표 체제는 그대로 못 간다. 더민주당도 살아 있는 정당이라면 빌려온 리더가 아니라 자생적 리더의 형성 과정을 겪을 거 아닌가. 빌려온 리더로 만족한다면 그 당도 망하는 거다.
2007년 대선 이후 더민주당이 진흙탕에 빠졌고 그 상태가 꽤 오래갈 거라고 말한 적 있다. 더민주당은 어떻게 하면 진흙탕에서 헤어나올 수 있을까.
총선이 끝나면 신진 리더들이 좀 나타나서 각축전을 벌여야 한다. 두세 명의 새로운 리더가 파벌도 만들고 각축전을 벌일 때 정당이 생명력 있고 발전한다.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를 따놓은 당상이 아니다. 문 전 대표와 대권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문 전 대표도 강화되고, 국민의 관심도 집중되고, 정책도 개발된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정치권에서 유승민, 김부겸 같은 사람들이 소중하다. 유승민, 김부겸은 벌써 고지에 올라왔다. 유승민, 김부겸 같은 사람이 당선만 되면 당권 경쟁을 할 거다. 정당이 원래 패거리 아닌가. 패거리 싸움을 해야 한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싹수가 있다’고 표현했다. 어떤 맥락인가.
어느 당이든 당내에서 당의 권위에 습복만 하지 않고 거기에 도전하는 발언도 할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 그러면서 사람이 크는 거 아닌가. 정치사로 볼 때 당의 권위에 도전한 사람이 차세대 지도자가 됐다.
유진상이 신민당 당수로 있을 때 김영삼이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왔다. 당시 기자들이 보기에도 생소하고 웃기고 까부는 얘기였다. 정당사를 보면 기성 권위에 대해 자기 의견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이 이긴다.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판박이만 나올 순 없는 거 아닌가. 더 개혁적인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지. 유승민 의원 하나 말고 더 없지 않나. 그런 사람이 더 나와야 한다는 뜻이다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15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3.26 2030 유권자 행동 추진위원회’ 학생들과 청년들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을 열고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자고 외쳤다.ⓒ김철수 기자
대학생과 청년들이 오는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행동에 나섰다.
‘3.26 2030 유권자 행동 추진위원회’는 26일 오후 4시 서울 신촌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을 열고 “오는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자”고 외쳤다.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15개 청년단체 회원 1천여 명(경찰 추산 700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는 청년·대학생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발언과 청년의 현실을 풍자하는 공연 등이 이어졌다. 랩, 연극, 택견 무술 시범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행사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주말을 맞이해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며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앞 다투어 청년에 대한 정책과 청년 후보를 쏟아내고 있지만 박근혜 정권의 노동 정책에 물어보니 입 뻥긋도 못하는 여권의 청년 후보, 청년들에게 위로를 해주자는 어느 야당의 플랜카드 등 이 모든 행보들은 오히려 청년들의 정치 혐오를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청년의 삶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청년들이 직접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며 “오늘 이렇게 모인 청년학생들의 행동을 시작으로 우리는 4월 13일까지 청년을 위한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2030세대가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정치의 주인이다”를 구호로 외치며 ▲고지서 상의 반값등록금 실현 ▲최저임금 1만원 보장 ▲사내유보금 풀어 청년일자리 확보 ▲공공임대주택 청년배당 확대 ▲일방적 대학구조조정 정책 폐기 ▲GDP 대비 1% 수준 고등교육재정 확보 ▲학내 의사 결정 구조에 학생 참여 보장 ▲한일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 선언을 요구했다.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15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3.26 2030 유권자 행동 추진위원회’ 학생들과 청년들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을 대회를 열고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 것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날 발언에 나선 오규민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청년들 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년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미래가 힘든 청년들을 위해 국회가 가장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취업·일자리 문제’와 ‘등록금 문제 해결’이 가장 높았다”며 “20대 국회에는 이러한 청년들 요구가 우선으로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인 김대환 씨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기본소득 도입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나눠 청년 고용을 창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우리 청년들은 언제나 기존의 정치인들, 정치 세력들로부터 소비되어 왔다”며 “이제 소비되는 것을 거부하고 우리들 스스로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어 내자”고 제안했다.
신엘라 경기청년연대 부의장도 “정부는 청년 일자리 해결한다고 비정규직 2년에서 4년 더 하라고 한다”며 “이게 청년 일자리 대책이냐. 청년들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20대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청년들의 요구안을 보내고 20대 국회가 열리면 청년법안이 통과되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본행사가 끝난 뒤 ‘최저임금 1만원 보장하라’, ‘사내유보금 풀어 청년일자리 확보하라’ 등의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신촌 연세로를 출발해 서강대교를 건너 국회 앞까지 약 4km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행진 도중 서강대교 중간에서 ‘고지서상 반값 등록금 실현’ 등 20대 국회에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걸었다.
한편 본행사를 앞두고 열린 사전행사에는 노동당, 민중연합당, 녹색당, 정의당 등 각 정당의 청년정책을 홍보하고 청년의 정치참여를 호소하는 청년정책큐브 행사와 청년 예술가들의 공연이 열렸다.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15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3.26 2030 유권자 행동 추진위원회’ 학생들과 청년들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을 열고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 것을 촉구하며 국회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국 45개 대학 총학생회와 15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3.26 2030 유권자 행동 추진위원회’ 학생들과 청년들이 2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을 대회를 마치고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대 투표율로 청년들의 요구를 국회 1호 법안으로 만들 것을 촉구하며 국회까지 행진 서강대교에서 요구안을 담은 현수막을 내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조순덕 싱임의장은 “우리사회는 아직도 엄혹하고 추운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신 독재 정권 시절에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갈망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간첩으로 조작되어 잡혀가 고문을 받아야 했다. 이에 절규하던 가족들이 직접 나서서 구속자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85년 12월 12일 민가협이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었다.”고 지난 시기를 회고 했다.
조순덕 상임의장은 “이 후 30년 동언 국가보안법과 양심수 석방을 위한 투쟁과 함께 1993년 9월 23일 시작한 목요집회는 1066회를 넘어섰다”고 투쟁 역사를 소개했다
조 상임의장은 “여전히 감옥 안에 양심수는 존재하고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고통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는 테러방지법까지 제정하였다. 또 하나의 악법의 탄생으로 민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현재 우리사회는 총체적 위기이고 독재의 부활이며 민주주의의 역행”이라고 진단하고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통일 사회, 민주사회, 인권사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며 수많은 민중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외치고 투쟁해야 쟁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순덕 상임의장은 끝으로 “어머니들이 걸어가고 있는 이 길에 많은 응원과 지지, 지혜를 보내주기 바란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길,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을 위한 길, 민가협이 가는 길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협 장남수 회장은 “민가협 어머니들이 31년동안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식들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다.”며 “오늘 이 정도의 사회가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한 투쟁의 길에서 희생당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공동 대표는 “세월이 많이 흘러 역사가 되다. 민가협 31주년, 유가협 30년 역사가 운동가들에게 든든한 배경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충목 상임공동대표는 “민가협 어머니들께 많은 아쉬움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추억으로 역사로 회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에 맞서 20만 총궐기를 성사 시켜 승리를 민가협. 유가협 어머니 아버지들에게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민가협 31차 정기총회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민가협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유린당하는 수많은 현장에서 함께 하면서 ‘구속자의 어머니 가족을 넘어서 이 땅에 탄압받는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0년이 넘는 민가협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진보진영을 낙인찍고 고립시키는 악법으로 존재하며 양심수들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의 성과로 이루어진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인간의 존엄은 훼손 되고, 평화와 통일을 향한 염원은 짓밟혔다.”고 탄식했다.
또한 “사회전반에서 총체적 위기상황, 1:99의 비정상의 사회, 독재시대로의 회귀에 맞서 인간의 존엄과 생명, 평화 정의를 더욱 크게 외쳐야 할 시기”라며 “혹독한 탄압을 뚫고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고 민주사회를 열어냈던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민가협 31년의 빛나는 정신을 이어 나가 2016년 더욱 힘있게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참석자들은 ▲ 양심수 전원 석방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투쟁 ▲ 박근혜 독재정권과 맞선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투쟁 ▲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투쟁 등을 결의사항으로 채택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현수막.' 4.13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현수막 전쟁'이 한창입니다.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정책 현수막만큼 효과적인 홍보 수단도 없지만 늘 진실만 담지는 않습니다. 이에 <오마이팩트>는 각 정당과 후보 현수막 내용을 철저히 검증합니다. 첫 편은 이달 초 누리꾼 사이에 큰 화제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시력측정표' 현수막입니다. [편집자말]
▲ 박근헤 대통령이 22일 판교스타트업 캠퍼스 개소식에 참석해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꼬집은 '시력측정표' 현수막이 눈길을 끕니다. 바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부평을 후보)이 지난 3월 초 인천시 부평구 선거사무소 앞에 내건 정책 현수막인데요. 불안 불안한 국가부채 문제부터 전세대란, 청년실업, 온갖 대선 공약 파기, 세월호, 메르스 사태까지, 말 그대로 현 정부 실정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합니다(관련기사:홍영표 예비후보 현수막 '잘 보이시나요?' 화제)
과연 이 시력측정표 현수막에 담긴 내용들이 모두 사실일까요? <오마이팩트>에서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먼저 2016년부터 살펴볼까요. 가장 글씨가 커서인지 첫 문제는 의외로 쉽네요. 우리 정부가 갚아야 할 '국가채무'가 595조 원에 이른다는 것인데요. 실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19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말 기준 국가 채무는 595조 원 정도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38.5%"라고 답했군요(관련기사: [연합뉴스] 유일호 "작년 말 국가채무 595조…GDP 대비 38.5%").
문제는 그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이젠 1500조 원 정도인 GDP의 40%를 위협할 정도라는 것이죠.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01년까지만 해도 국가 채무는 113조 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2005년 238조 원으로 두 배 늘었고, 2012년엔 480조 원으로 4배 증가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50조 원이 더 늘어 644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는군요.
그런데도 정부는 태연합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빨라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양호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한국은 2000~2014년 연평균 국가채무 증가율이 12%로 OECD 31개 국가 가운데 여섯번째로 높았습니다. 특히 재정 위기를 겪은 그리스보다도 2배나 높아 재정건전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국가 채무에 각종 연기금,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한 국가 부채는 이미 지난 2014년 말 12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MB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이나 해외 자원 외교에 같은 데 헛돈만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두 번째 문제도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광명성' 로켓 발사에 대한 제재 조치라고는 하지만, 결국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과 노동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북한 잡자고 가뜩이나 불안한 나라 경제를 흔든 셈이죠.(관련기사: 한국 '대북 독자 제재',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이제 2015년으로 가볼까요? '한일 위안부 협상'이 먼저 눈에 띕니다. 한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는데요. 일본 정부가 100억 원 기금을 내고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을 만들기로 했는데 정작 피해 할머니들 표정은 어둡습니다. 피해자 배상과는 거리가 멀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국내 여론의 비난도 거셉니다.(관련기사: 한일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 일본군위안부 '협상 타결' 발표_
한일위안부협상에서 드러난 우리 정부의 '역사관'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서 이미 예견됐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기존 한국사 검정 교과서가 좌편향돼 있다고 주장하며 예전처럼 국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국정화 방침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는 시대착오적이라며 반발했고 전국 역사학자와 대학교수들은 국정 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으로 맞섰습니다.
이제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간 경제 성적표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첫 번째는 이른바 '전세대란'입니다. 박 대통령이 집권한 뒤 주택 전셋값이 18.2%나 올랐다는 건데요.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인 '부동산인포'에서 지난 2월 18일 역대 정부 집권 3년간 전셋값(전세보증금) 변동률을 비교했더니, 박근혜 정부(2013년 2월~2016년 1월) 상승률이 18.16%로 가장 높았고 이명박 정부 15.54%, 노무현 정부 1.66%로 나타났습니다. 대신 집권 3년간 집값(매매가)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가 15.2%로 가장 높았고, 박근혜 정부 8.24%, 이명박 정부 6.8% 순이었습니다.(관련기사: [리얼캐스트] 2000년대 3대정부…집권 3년 매매가, 전셋값 변동률을 보니)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경기를 살리겠다고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집값과 전셋값만 올려놓은 것이죠. 뉴타운을 비롯해 수도권 재건축, 재개발 사업으로 이주민들의 전세 수요는 늘었지만 저금리 기조에 월세 전환이 늘어난 것도 전세보증금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국 집 없는 서민들만 더 살기 어려워졌네요.
이렇게 부가 한쪽으로 쏠리면 정부는 세금을 거둬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거꾸로 이른바 '서민세'는 올리고 '부자세'는 낮췄습니다. 지난해 담뱃세 인상이 대표적입니다. 소득이나 재산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직접세와 달리 담뱃세 같은 간접세는 모든 계층이 똑같이 부담하기 때문에 '서민세'라고 부릅니다.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이른바 '부자 감세'로 세수가 부족해진 정부가 담뱃세를 2배 올리는 바람에 담뱃값도 2000원씩 껑충 뛰었습니다.
담뱃세 9조 5천억 원은 지난해 전망치입니다. 당시 종부세 수입 전망치 1조 3천억 원보다 7배나 많았죠. 정부는 애초 지난해 담뱃세 수입이 2014년보다 2조 8천억 원 늘어날 거라고 봤는데, 실제 3조 5천억 원이 늘어 10조 5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담배 소비가 35% 정도 줄 거라 봤는데 실제 23%밖에 안 줄어든 것이죠.(관련기사: [카드뉴스] 담뱃세, 누구 배를 불렸나)
담뱃세가 '서민세'라면 종부세는 일종의 '부유세'입니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부동산 자산 6억 원 이상 소유자에게 종부세를 걷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과세 기준이 9억 원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지난 2007년 종부세 징수액은 2조 4천억 원에 달했고 2009년엔 3조 원대에 이를 전망이었지만, 이명박 정부로 넘어오면서 2009년에 오히려 1조 2천억 원으로 반 토막 났죠. 그래도 지난해엔 예상치 1조 3천억 원보다 1000억 원 많은 1조 4천억 원을 걷었습니다.
종부세는 지방재정에도 큰 보탬이 됐는데, 이제 그 빈틈을 담뱃세로 메우고 있습니다. 만약 종부세가 그대로 유지됐더라도 담뱃세를 이렇게까지 올렸을까요?
지난해 청년실업률(15~29세)은 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13년까지만 해도 8%대를 밑돌았지만 2014년 이후 9%대로 껑충 뛴 것이죠. 지난 한해 늘어난 일자리가 33만7천 개로 5년 만에 최저치였고 그나마 단순 노무직이나 초단기 일자리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관련기사: 작년 청년실업률 9.2%…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최고)
청년 창업을 독려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창조경제' 효과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재밌는 건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이준석 후보조차 창조경제와 청년 일자리는 무관하다고 봤네요.(관련기사: 이준석 "창조경제는 승자독식, 청년 일자리 못 늘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만 3~5세 누리 과정 국가완전책임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은 3년 만에 파경을 맞았습니다. 교육부가 정작 '누리과정 예산'은 늘리지 않으면서 시도 교육청에 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쥐어짜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게 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죠. 결국 올해 초 일부 시·도에서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집행되지 않으면서 애꿎은 학부모들만 발을 동동거리는 상황입니다.(관련기사: 매해 반복되는 무상보육 파행, 도대체 누굴 믿나)
기초연금 공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20만 원씩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당선되자 말을 바꿨습니다. 만 65세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로 제한했고, 이마저 국민연금과 연계해 반발을 부른 것이죠. 그러기에 애초부터 꼭 지킬 약속만 하셨어야죠.(관련기사:'줬다 뺏는 기초연금', 대통령 결단만 남았다)
[2014~2015년] 아! 세월호/ 메르스 사태 → 진실
마지막 줄은 글씨가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지만, 굳이 사실 검증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지난 2014년 4월 16일 단원고 학생 등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3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입니다. 두 사건 모두 국가위기관리체계에 구멍을 보여줬고, 진상 규명이나 책임자 처벌 등 후속조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세월호 막말' 정치인들도 줄줄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나섰습니다.(관련기사: '세월호 막말' 의원들 줄줄이 공천 "국민에 대한 모욕")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 실패도 현 정부에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오입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MB 정부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 분석' 결과 12조 8603억 원 손실을 봤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몸통'들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여전히 건재합니다.(관련기사: 발 뻗고 자는 MB 자원외교 주역, 이 법만 있었어도)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부, 과거를 묻으려는 정부, 이보다 더 큰 실정이 있을까요? 오늘의 오마이팩트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마이팩트는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총선 현수막을 비롯해 팩트체크가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무엇이든 알려주세요.(sean@ohmynews.com)
▲ 총선공동투쟁본부 등은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2016 총선투쟁 승리 범국민대회'를 열고 올해 총선에서 전국 각지에서 출마하는 민중후보와 함께 박근혜 정권 심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파쇼화된 권력의 제1피해자는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이다. 총선을 둘러싼 기득권 세력의 탐욕과 다툼에 염증을 느끼면서 정치를 외면한 결과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아무리 힘들어도 기층 대중조직 중심의 진보정치의 뿌리는 만들어가야 한다.”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26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16 총선투쟁 승리 범국민대회’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축제가 되어야 할 총선이 막장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3년 전 대선 당시 농민들에게 약속한 쌀값 보장 약속 파기도 모자라 밥쌀 수입을 강행해도 의제화 되지 못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그리고 재발금지 및 안전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 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고 일본 당국과의 위안부 관련 합의에 따른 대책도 필요하지만 모든 의제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노동개악 중단! 민중생존권 보장! 재벌체제 타파! 한반도 평화 실현! 국가폭력 규탄!’을 주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사회를 맡은 양동규 총선공투본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번 총선의 특징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책과 의제가 실종된 것”이라며, “아무도 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지 않는데, 이제 우리가 말하겠다”고 밝혔다.
▲ 양동규 총선공투본 상임집행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를 주최한 총선공동투쟁본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은 이날 대회사에서 “정권의 폭정과 거수기 여당은 물론, 싸우지 않는 1야당, 1야당의 구태를 답습하는 2야당”에 대해 “민중을 배제하는 이 땅의 제도권 정치”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또 이에 맞서 전국 각지에 출마하는 민중 후보들과 함께 올해를 박근혜 정권 심판의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3년 간 하루도 쉬지 않고 반민주·반민생·반평화·반통일 폭정이 자행되어 왔다며,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개악, 밥쌀 수입 강행과 묻지마 개방정책, 의료 민영화와 공공부분 사유화, 서비스산업 발전법 등 친 재벌 규제완화, 대북 적대정책에 따른 전쟁위기...”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전쟁불사 폭주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야당이 없다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거명해 비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전 국민 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 3년을 넘어섰지만 민생은 파탄났고 재벌들만 살쪘다”며, “재벌의 곳간은 노동자의 피땀을 짜내서 만들어진 것인 만큼 재벌중심 정책과 노동개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3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약속했지만 대다수 민중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며, “노동자 밀집지역인 부산, 창원, 울산, 대구 등 영남지역에서 총선공투본 후보들이 선전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한성 서울진보연대 공동대표는 “한반도의 군사긴장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긴장완화와 평화를 말해야 할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배치 수용을 앞세우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반전평화운동을 신나게 벌여나가자”고 강조했다.
▲ 사진 왼쪽부터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심호섭 전국빈민연합 공동의장, 김영표 빈민해방실천연대 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세월호 가족을 대표해 나온 경빈 어머니는 “여야 정치권은 오래전에 세월호를 외면했고 이 정부는 곧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계기로 ‘세월호 지우기’를 넘어 ‘세월호 죽이기’로 방침을 선회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진실을 찾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의 큰 딸 백도라지 씨는 “현재 형사소송과 헌법소원 등 대책위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조치는 다 취했으며, 아직까지 경찰과 검찰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지만 총선 결과가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총선에 관심을 보였다.
백 씨는 “총선 승리란 노동자·농민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많이 들어가는 것 아닐까요”라며, “여당의 과반 의석 저지 등 기준도 있겠지만 먼저 세월호 가족을 모욕한 자들이 국회 진출하는 것을 막는 것부터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총선투쟁 승리! 박근혜 심판!'을 내세우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대회 참석자들은 1시간을 조금 넘겨 대회를 마치고 남대문 시장,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 모전교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후 마무리 집회를 했다.
마무리 집회까지 끝난 후 지난 17일 회사 측의 노조파괴 탄압에 못 이겨 자살한 충북 영동의 유성기업 노동자 ‘한광호 열사’의 영정을 앞세워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만든 천막 없는 분향소를 향해 이동하던 중 행진을 막는 경찰 측과의 마찰로 10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를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도착했으나 문화제 행사까지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동양시멘트 노조에서 낸 집회신고에도 불구하고 신고서에 적혀있는 인원보다 실제 참석자가 많다거나 행진코스라고 인정할 수 없는 서울광장을 이동할 때에는 깃발을 내려야 한다는 등의 사소한 트집을 잡아 한사코 행진을 막으려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김성민 유성기업 노조 영동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상복 차림으로 연설에 나선 김성민 유성기업 노조 영동지회장은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책에서만 봤는데 친동생 같은 한광호가 이렇듯 주검으로 곁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시민분향소를 세울 수 있도록, 고립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3년 동안 우리는 옥살이도 하고 나왔는데,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유성기업 사용자는 용역 깡패를 동원한 노조파괴 등 각종 불법행위에도 불구하고 6년이 다 되도록 처벌받지 않고 있다”며, “노동자의 억울함을 해소하려면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녁 7시 30분이 되어서야 서울광장 ‘천막없는 분향소’에 도착해 “이 넓은 광장에 한 노동자의 죽음을 애도할 공간하나 만들 수 없나. 노동자가 죽었고 농민이 죽어가고 있다. 이 사회에 살아남은 건 거짓과 위선뿐인가”라며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매일 저녁 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광호 열사의 촛불 추모제가 열리고 있으며, 30일에는 금속노조 결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같은 시각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는 ‘2차 청문회-참사의 진실을 밝혀라’가 개최돼 짤막한 강연과 영화, 가족과 시민들의 발언,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 세월호 가족 경빈 어머니(왼쪽)와 백남기 농민의 큰 딸 백도라지 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석운 민중총궐기투쟁본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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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모전교에서 시청앞 서울광장으로 행진하던 중 경찰이 사소한 트집을 잡아 집회신고가 되어 있는 행진을 가로 막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1시간 30분 가량 대치 상태가 계속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저녁 7시 30분께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문화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2차 시민 청문회.[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오는 3월 28~29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go발뉴스도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세월침몰 원인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준석 선장 등을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1차 청문회는 기존의 수사기록이나 감사원의 기록만으로 청문회를 진행해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2차 청문회는 조사관들이 직접 조사한 내용을 중심으로 준비 단계부터 위원들이 결합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청문회를 5일 앞둔 시점에서 청문회 준비 상황을 알아 보고자 지난 23일 명동에 위치한 특조위 사무실에서 진상조사 소위원장으로 활동하는 권영빈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권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권영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 이영광 기자
“총선이지만 참사 2주기 세월호 청문회도 중요한 국가적 사안”
- 세월호 특조위의 2차 청문회가 28~29일에 열리는데 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나요?
지난 2월 22일 전원위원회에서 2차 청문회 계획을 의결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4일부터 청문회에 참여할 위원들과 직원들이 같이 청문회 준비를 시작해서 이번 주 월요일(21일)까지 다섯 번에 걸쳐서 준비를 마쳤어요. 또한 그것과 별도로 주제별로 소회의를 계속해서 신문요지와 방향을 검토했어요. 이제는 며칠 안 남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신문사항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1차 청문회는 3일 했는데 2차는 2일로 줄었던데 이유가 있나요?
1차는 정부 대응이 잘되었는지를 큰 주제로 놓고 진상규명 소위, 안전사회 소위, 지원 소위 등 위원회 전체가 다 참여해서 소위별로 평균 하루씩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침몰 원인에 집중하다 보니까 지원 소위 같은 경우는 청문회에 직접 참여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는 판단을 해서 주제와 참여 소위 규모를 봤을 때는 2일 정도가 적절하다가 판단했어요.
▲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 3일차인 2015년 12월16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이석태(가운데) 위원장이 청문회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다음 주면 총선 기간이라서 언론의 주목도가 떨어질 것 같은데.
총선이 중요하고 국민적 관심사는 맞아요. 그러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 역시 국가적인 사안으로써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지난번에 특조위는 해경 지휘부에 대한 책임자처벌 차원에서 국회에 특검을 요청한 바 있고 또 세월호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4월 16일이면 참사 2주기가 다가와서 그전에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좀 앞당길 수는 없었나요?
저희도 검토했지만 아무래도 청문회는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만 해도 의결부터 청문회실시까지 한 달 이상 걸리고 실제로는 의결하기 전에도 2월 초부터 2차 청문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사전 준비모임도 했고 하다 보니 3월 말보다 더 앞으로 당기기에는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1차 청문회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을 텐데 이번 청문회에서 보완되었나요?
1차에서는 특조위에서 조사한 내용이 거의 없이 기존의 수사 기록이나 감사원 기록들만으로 청문회를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 밝혀진 게 뭐가 있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 점에서 저희가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했어요. 때문에 이번 2차는 저희가 조사한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조사관들이 굉장히 열심히 조사하고 인양 관련 부분은 기존의 기록이 없잖아요. 때문에 이번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특조위에서 대부분 자료도 수집하고 정리를 하는 겁니다. 그런 점이 1차에 비해 보완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하나 1차는 아무래도 자료검토부터 시작하다 보니까 위원들이 처음부터 결합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준비단계부터 위원들이 직접 결합해서 계속 회의에 참여하면서 내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게 2차에서는 조금 더 충실하게 되지 않을까 라고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 2015년 12월16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김관홍(오른쪽) 민간잠수사가 증언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야 특별법에 근거한 청문회를 국회가 장소 거절, 이해 안돼”
- 국회에 청문회 장소제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해서 서울시청 다목적홀로 확정했어요.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남죠. 저희가 청문회를 의결하자마자 국회에 장소요청을 했는데 국회는 거절 의사를 밝혀서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청문회를 할 수 없게 됐어요. 사실 특조위 자체가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별법에 근거한 조직된 국가기관이고 청문회도 특별법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특조위가 하는 청문회는 국회의 지원을 받아서 하는 청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청문회 장소를 안 빌려 주는 게 잘 이해 안 돼요.
추측해 보건대 총선이 곧 있잖아요. 그러면 세월호 문제가 총선에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무튼, 국회의 거절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해요. 다만, 서울시에서 다목적홀을 대관해 준다고 해서 지난 1차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청문회를 할 수 있게 됐고 사실 서울시로서도 청문회 장소를 빌려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 국회에서 하려고 한 건 그만큼 장점이 있기 때문일 것 같아요.
국회에는 청문회를 할 수 있는 제3 회의장이라는 장소가 있어요. 보통 인사청문회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청문회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서 당연히 국회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국회에서 하게 되면 방송국에서 생중계하는 데도 좋은 점이 많아서 국회에서 할 필요성이 강했던 거죠. 여러 가지 이점들이 있습니다.
“총선에서 세월호 문제 부각 안돼…정치권 나서주지 않아, 무책임”
- 총선이 다가오지만, 세월호 문제는 부각이 안 되는데.
국회가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줄 필요가 있는데 그동안 국회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의결하지 못하고 유보된 상태고 특조위가 요청한 특검 요청안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걸 볼 때 이번 국회는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에서도 세월호 문제가 부각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안타깝죠.
▲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들이 증인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 go발뉴스
- 부각시키지 못한 건 야당 책임 같아요.
야당으로서는 힘에 부친 것 같아요. 책임이라기보단 그 문제를 제대로 제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2차 청문회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던데.
이틀에 걸쳐서 하는데 침몰 원인의 직접적인 문제점을 살펴보려고 해요. 둘째 날 선박 조율 및 운영과정은 침몰의 간접적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고 선체관리와 인양은 침몰 원인을 밝혀 줄 중요한 증거물인 세월호 선체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그리고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을 살펴보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인양작업 진행 상황, 국정원와의 관계 등 검토”
- 2차 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볼 부분은 어디인가요?
이번 청문회는 아무래도 세월호 침몰 원인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부 조사에서 밝힌 침몰원인에 대해 전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밝혀야 할 부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국민과 공유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죠.
또 한편으로는 세월호 인양이 현재까지는 7월에 될 것이라고 얘기 되잖아요. 7월이면 얼마 안 남았거든요. 그럼 과연 세월호 선체가 7월에 인양될 건지 인양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혹시 어려움은 없는지 또는 인양 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국민과 함께 살펴보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 ‘go발뉴스’가 단독 입수한 세월호 해양사고 보고 계통도
- 오늘(23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청해진 해운과 국정원이 참사 전 12번 만났다고 해요. 그리고 참사 당시부터 세월호 실소유주가 국정원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청문회에서 다뤄지나요?
국정원의 개입 등은 항상 의문이고 국민이 관심을 갖는 부분인데 이번에 청해진 해운 증인 중에서 국정원과 일정하게 연결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통해서 국정원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해 볼 생각입니다.
- 이번에도 중계는 인터넷 방송만 하나요?
저희가 청문회를 의결하자마자 공중파를 비롯한 종편 방송사들에 생중계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방송사들의 생중계는 어려운 것 같아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인데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세월호 청문회에 대해서 방송사들이 책임 있게 생중계를 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인터넷 생중계 부분은 구체적으로 신청을 받아 봐야 알 것 같아요. 저희 2차 청문회 장소에서는 지난번에도 생중계하는 언론사와 생중계를 안 하지만 취재를 한 언론사도 있는데 지난번보다 넓어서 취재 환경도 좋아요. 그래서 생중계를 신청한 언론사가 있으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인데 현재 어디가 지원했는지는 모르겠어요.
- 특조위 종료 시점은 정리됐나요?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예산은 6월까지만 나와 있고 특조위에서는 종합 보고서 작성을 위한 3개월 연장은 의결한 상태고 청문회가 끝나면 특조위 활동 보장을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검토를 해보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2년 지났지만 우리 사회 변화된 모습이 없다”
- 여권 추천 상임위원들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여권 추천 상임위원은 1명인데 이헌 부위원장께서 사퇴해서 사표가 수리됐어요. 공석인 상태에서 3월 9일 국회에 사퇴했던 황전원 비상임 위원을 상임위원으로 선출하는 안건이 접수됐어요. 그러나 국회에서 상임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없어요.
하지만 공석은 비상임위원 2명과 상임 위원 1명 등 3명입니다. 같이 선출하는 게 맞는데 상임위원 1명안만 제출한 것이 문제가 있다고 봐요. 상임위원 1명만 채워져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임명을 하지 않은 진상규명 국장, 그리고 시행령에 규정된 파견 공무원을 파견할 것 등이 다 되어야 하는 거죠. 이상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위원들이 지난해 11월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조위의 꼼수와 일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특조위가 일탈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전원 총사퇴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차기환, 이헌, 황전원, 고영주 위원. <사진제공=뉴시스>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다가와요.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우리 사회가 2년 전 참사 때보다 얼마나 안전한 사회가 됐는지와 참사 후에 실제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등의 부분에 대해서 실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그만큼 세월호 참사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에 변화된 모습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게 세월호 특조위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정부 여당의 활동 방해가 특조위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매우 안타까운데 그렇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특조위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겁니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다음 주 2차 청문회를 하고 그동안의 활동을 점검해보고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조사를 정리할 것인지 검토를 해야 하고 2차 특검 문제와 3차 청문회에 대해서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점검해봐야 되겠죠.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GO발뉴스>는 매일 신문을 아주 쉽고 핵심만 짚어 배달해줘서 즐겁게 보고 있어요. 세월호나 특조위는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GO발뉴스> 독자들께서도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문제로 같이 인식해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2014년 미국의 영화사 ‘소니픽처스’사에 대한 해킹 주범이 ‘나자로그룹(Lazarus Group)’이라는 세계적인 보안업체들의 공동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북한은 당시 사건 배후로 북한을 지목해 제재를 강화한 미국을 연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4일 "허위날조와 모략의 대명사-‘북소행’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과 러시아 등 10여개의 세계적인 보안업체들이 지난 2014년 미국에서 발생한 ‘소니픽처스’사에 대한 해킹 사건을 1년 이상 공동조사한 후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에 따르면 해킹사건의 가해자는 2009년부터 중국, 인도, 일본 등에 대한 사이버테러를 감행한 ‘나자로그룹’이라는 해커집단이며, 북한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은 2014년 11월 24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제작된 소니픽처스의 영화 ‘디 인터뷰’의 개봉을 앞두고 이 회사의 내부 문서와 개인정보, 미공개 영화 등 대량의 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된 해킹사건이다.
미국 정부는 이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2015년 1월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나 초기부터 ‘확실한 근거도 없이 서둘러 취해진 일방적이고 과도한 보복성 조처’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사이트는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의 흑백이 명백해진 이상 오바마 행정부는 불법무도하게 발동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당장 취소하고 우리 공화국(북)의 존엄과 이익을 침해한 특대형 도발행위에 대하여 석고대죄 하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앞서 사이트는 23일에도 ‘모략날조의 왕초-미국의 껍데기가 또 한 벌 벗겨지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소니픽처스’해킹 사건의 발생부터 최근 조사결과가 발표되기까지의 과정을 조목조목 짚으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의 근거로 활용된 ‘북 소행설’의 부당성에 대해 목청을 높였다.
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14년 11월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이 발생하자 타당한 근거도 없이 처음부터 무작정 수사방향을 북한으로 정하고 얼마 후 미 연방수사국(FBI) 등이 ‘북 사이버 공격설’을 발표했다.
증거를 제시하라는 요구가 높아지자 미 FBI는 처음에는 “예민한 정보자료이니 공개할 수 없다”고 하다가 ‘이전과 유사한 한글코드가 해킹 소프트웨어에서 발견됐다’며 북한과의 연계를 주장했다.
그러나 해킹사건이 발생한지 1주일 만에 미국 내 보안 전문매체 ‘CSO’와 보안 전문업체인 ‘노스코퍼레이션(Norse Corp.)’은 각각 “북과의 관련이 없다”, “‘북 소행’이라는 근거와 설득력이 전혀 없다”는 추적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이트는 이어 사이버안전회사의 경영자인 샘 글라인즈와 미국 정보보안업체인 ‘맥아피’의 창업자인 존 맥아피, 그리고 일급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인 라이미 페르디도 박사를 인용해 처음부터 북한은 이 사건과 관계가 없었다고 역설했다.
샘 글라인즈는 “우리가 수집한 기타 증거들을 보면 조선이 ‘소니픽처스’를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미 FBI 수사 결과 자체를 전면 부정했다.
존 맥아피 역시 “그 사이버 공격은 미국의 자유주의 성향 해커들의 소행”이라며, “해커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도 이름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지만 명백히 ‘북 소행설’을 제기한 미 FBI(미국 연방수사국)가 틀렸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르디도 박사는 “미 FBI가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이 북의 소행이라며 제시한 ‘증거코드’는 해킹 수련생들의 연습문제나 같은 것이다. 해킹 범죄자들은 실전에서 그런 코드를 사용하지 않는지 오래다”라며, 미국의 수사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달 24일 <로이터 통신>을 통해 보도된 '블록버스터 작전'(Operation Blockbuster) 보고서는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나자로그룹’을 해킹 가해자로 지목하고, 북한 배후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안 분석회사인 노베타(Novetta)가 주축이 돼 미국 최대 보안업체인 시만텍(Symantec)과 러시아 최고의 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Kaspersky)랩, 엘렌발트(AlienVault) 등 사이버 보안 기업체들이 10개 이상의 보안 전문 기업과 기관들이 망라돼 1년 이상 조사한 결과였다.
이와 별도로 진행된 시만텍의 독자적인 조사결과도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다고 사이트는 지적했다.
이밖에도 사이트는 미국 행정부의 공보지인 ‘행정정보주보’가 지난해 1월 9일자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해킹의 발단이 된 소니픽처스의 영화 ‘디 인터뷰’의 제작 자체를 장려하고 이에 가담한 것은 미국 국내법에도 저촉되는 범죄라고 지적한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행정정보주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의 행위가 미국연방법전(United States Code) 제18편 ‘형법 및 형사소송법’에서 직권남용과 협박에 대해 다루고 있는 제871항(Extortion and Threats)과 정치적 살인행위를 금지하는 미국 연방집행명령(Federal Executive order of the United States) ‘11905’호와 정보사회 강화 관리를 위한 ‘12333’호 위반으로 33개월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중범죄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사이트는 지난해 8월 유엔 전문가조사단이 보고서를 통해 “증거도 없이 특정 국가를 해킹가해자로 지목해서는 안된다”면서 “소니픽처스 해킹사건과 관련한 미국의 ‘대북추가제재’의 부당성과 주권국가에 대한 무근거한 명예 훼손의 문제점을 시사한 바 있다”며, 그간의 여러 조사 결과를 일일이 거론했다.
사이트는 “이로써 미국이 그렇게 떠들어대던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에 대한 ‘북 소행’설이 황당하기 짝이 없는 날조였음이 사소한 변명의 여지도 없이 객관적으로 확정되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유진벨 재단이 신청한 북의 다제내성 결핵환자(중증환자)들을 위한 약품 반출과 방북을 승인했다. 앞서 재단은 정부의 대북 제재로 북의 관련 환자 1천500명을 위한 치료약을 전달하지 못하게 됐다며 반출 승인을 촉구해왔다.
이에 정부가 대북제재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반출 승인을 해 준 것이다.
유진벨재단은 25일 "한반도의 긴장 상태에도 불구하고 유진벨재단의 다제내성결핵(MDR-TBㆍ중증결핵) 치료사업을 위한 약품 및 관련 물품들이 북한에 잘 도착했다"고 밝히면서 북녘의 환자 치료와 실태 점검을 위해 재단 관계자가 다음 달 19일부터 5월10일까지 방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허가 조치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상황에서 턱턱 막히던 숨통을 조금이라도 열어주는 조치로 전 국민의 환영을 받을 일이다.
하루빨리 극과 극을 오가는 남과 북의 대립을 막고 다시 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봄꽃마냥 만발하던 6.15시대도 되돌리기 위해 정부와 당국이 더 전향적으로 나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는 4.13 총선을 맞이해 원외 정당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맞아 '최저 임금 1만 원 공약'을 내놨지만, 사실 최저 임금 1만 원을 최초로 주장한 곳은 알바노조다. 알바노조 위원장 출신이 당 대표인 노동당은 '최저 임금 1만 원'과 '노동 시간 단축'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녹색당은 '기본 소득'을 핵심 의제로 부각한 정당이다. 노동당은 모든 국민에게 30만 원을 기본 소득으로 주겠다고 했으나, 녹색당은 청년과 장애인, 농어민, 노인에게 우선 4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점이 다르다. 두 원외 정당은 '기본 소득'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역동적 복지국가'를 기치로 내건 복지국가당의 출현도 눈에 띈다.
노동당 : 최저 임금 1만 원 + 노동 시간 단축 + 기본 소득
노동당의 핵심 공약은 '노동 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 악법 폐지', '기본 소득' 도입이다. 노동당은 주 35시간 노동 제도를 도입하고, 줄어든 노동 시간 만큼 추가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노동 시간 단축과 일자리 공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페널티도 늘린다. 노동당은 연장 근무 할증률을 통상 임금의 100%로, 야간 근무와 휴일 근무 할증률을 통상 임금의 200%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최저임금이 1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휴일에 야간 근무를 하면 시급이 3만 원이 된다.
노동당은 만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기본 소득' 30만 원을 지급하는 '기본 소득법'을 입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서는 재벌에 '자본 보유세'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올리고 노동 시간은 줄이되, 증세를 통해 기본 소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노동당 공약의 핵심이다.
ⓒ노동당
노동당은 지난 13일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용혜인 씨를 확정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을 벌인 것으로 유명한 용혜인 후보는 "이번 국회에서 '기본 소득법'을 발의할 의원이 노동당에서 나오면 좋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관련 기사 : "朴, 200명 가두고 사죄의 눈물? 진정성 없다")
노동당의 비례대표 2번 후보는 구교현 노동당 대표다. '알바노조' 위원장 출신인 구교현 후보는 "재벌에 자본 보유세를 부과해서 현재 18%에 불과한 총 조세 부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4.1%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관련 기사 : 경찰, 신혼여행 앞둔 알바노조 위원장 구속영장 신청)
지역구에도 노동당은 총 9명의 후보를 내세웠다. 강원 강릉(최종문), 경기 고양갑(신지혜), 창원 마산합포(이원희), 대구 중남구(최창진), 대전 유성을(이경자), 울산 중구(이향희), 서울 마포을(하윤정), 서울 은평갑(최승현), 서울 종로(김한울) 등이다.
녹색당 : 기본 소득 + 탈핵·안전한 먹거리 + 풀뿌리 민주주의
녹색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당 투표 3%를 넘어서 원내 진입을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낸 하승수 녹색당 공동 운영위원장은 "비례대표 득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하승수 "총선 종로 출마…500만 원으로 선거운동")
저성장 시대에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기존 원내 정당과는 달리, 녹색당은 저성장 시대라는 현실 자체를 인정하고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를 화두로 던지겠다고 했다. 녹색당의 주요 공약은 탈핵 에너지 전환, 기본 소득 도입과 노동 시간 단축,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 등이다.
녹색당은 신규 핵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노후한 핵 발전소를 폐쇄해 2030년까지 탈핵하고, 온실 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한 먹을거리 정책을 위해 GMO나 방사능에서 오염된 먹을거리를 몰아내겠다고 했다. 대규모 공장식 축산을 동물 복지 기준에 부합하도록 전환하고, 동물 실험 금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동물원을 동물 보호 시설로 전환해 '동물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과 마찬가지로 녹색당도 '기본 소득'을 핵심 공약으로 내놨다. 노인, 장애인, 농·어민, 청소년, 청년에게 월 40만 원을 우선 지급하고 이후에 전 연령대로 확대하는 방안인데, 이는 처음부터 모든 국민에게 월 30만 원을 지급하는 노동당의 기본 소득 방안과는 내용이 다르다. 주 35시간 노동제를 법제화하는 공약은 노동당과 같다.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를 내건 점도 녹색당만의 특징이다. 녹색당은 "학교 담장 밖으로 공교육을 확장하고, 학생의 권리가 보장되는 교육 자치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전면적인 비례대표 제도로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선거 연령을 만 16세로 낮추며, 추첨제 등 직접 참여 정치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녹색당은 지금도 대의원을 '추첨제'로 운영하고 있다.
ⓒ녹색당
녹색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는 로드 킬의 문제점을 다룬 <어느 날 그 길에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다룬 <잡식 가족의 딜레마> 등 다큐멘터리를 만든 황윤 감독이다. (☞관련 기사 : "진짜 돼지를 본 적이 있나요?", 대형 마트 동물 판매? "인간 황윤을 팝니다") 녹색당의 비례대표 2번 후보는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이다. '밀양 할매'들과 싸워온 이계삼 후보는 "녹색당이 원내에 진입해서 핵 마피아, 전력 마피아에 맞서서 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2016년의 한 수, 어쩌면 '녹색당')
복지국가당 : 보편적 복지 + 정치 개혁 + 공정 경제
'역동적 복지국가'를 기치로 내세운 복지국가당은 복지국가 정책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기반으로 지난 2월 창당한 신생 정당이다.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아닌, 보통 사람들의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복지에 대한 열망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복지국가당의 핵심 정책은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다. 모든 국민에게 소득과 사회 서비스를 보장하고, 개개인에게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일례로 복지국가당은 취업 준비생에게 한 달에 60만 원씩 수당을 주고, 청년이 직장을 구할 때까지 일대일로 취업을 알선하는 '청년 고용 소득 보장 제도'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모든 병원비를 '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관련 기사 : "취준생에게 월 60만 원씩 수당을 주자!")
복지국가당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공정한 경제'와 '혁신적 경제'를 지향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를 대등하게 바로잡고, 노동 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누진적 증세'를 화두로 제시하겠다고 했다.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최저 임금과 최고 임금을 연동하며, 산업 재해가 생길 때는 '원·하청 공동 책임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아래로부터의 정치 개혁'을 지향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이버 상임위원회 제도'와 '전문 보좌관 제도'가 대표적이다. 복지국가당은 전국적인 공모를 통해 보좌관을 선발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전문 보좌관'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또 당원들이 수시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당 홈페이지에 '사이버 상임위원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복지국가당
서울 마포갑에 출마한 복지국가당 이상이 대표는 "복지국가당이 앞장서서 대한민국의 '낡은 정치'를 교체하는 '복지국가 정치 혁명'을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관련 기사 : 복지국가당 이상이 대표, 마포갑 출마 선언)
비례대표 1번 후보로는 '보통 아줌마'를 표방한 안진숙 복지국가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2번 후보로는 보건 의료 정책을 개발해 온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이 뽑혔다. 안진숙 후보는 "안정된 직장을 보장하고, 실질적인 성 평등을 이루고, 건강보험을 강화해 의료비 부담을 없애고, 집을 투자가 아닌 주거의 개념으로 바꾸며, 노후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구 후보는 "보통 사람들과 전문가들이 결합한 복지국가당이 국민의 삶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 한 축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 6주기를 맞아 천안함 침몰원인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적 재조사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 발표를 의심하는 것 자체를 비국민과 종북으로 모는 풍토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25일 내놓은 논평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6년이 됐지만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일종의 가설은 남북관계를 훼손하고 국내 여론을 분열시켜 대립을 조장한 원인이 돼왔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구체적인 침몰 양상과 원인을 따지고 규명하기보다 정부의 발표를 믿는 측과 의혹을 품는 측으로 한국 사회는 분열됐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아 왔으며, ‘폭침’이라고 확인할만한 정보와 신뢰할만한 근거는 사실상 제기되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일부 언론은 북한에 의한 폭침 사건으로 단정 짓고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은 종북 분자로 매도해왔다”고 비판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내놓은 ‘북한 1번 어뢰에 의한 폭침’ 조사결과에 대해 참여연대는 선체 파손상태와 시뮬레이션, 흡착물질, ‘1번 어뢰’ 등의 증거가 (과학적) 동의를 받거나 반박, 재반박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증거로 확정되지 못하고 오히려 논쟁만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어뢰침몰설에 의혹을 제기해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1심 판결 재판부도 “천안함 사건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정부와 군의 지나친 정보 독점과 일부 부정확한 정보의 제공 때문에 피고인을 비롯한 국민들이 정보를 취사선택함에 있어 상당한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고 참여연대는 전했다.
▲ 천안함 함수.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안보공원.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는 “우리를 비롯한 시민단체들, 그리고 몇몇 과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동일한 제안을 해 왔다”며 “검증 가능한 과학적 방법론이 제안되고 있는데, ‘의심하면 비국민이고 종북이다’라고 밀어붙이면서 신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검증과 재조사’ 만이 해법이라고 참여연대는 제안했다.
다음은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25일 발표한 논평 전문이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둘러싼 논란, ‘과학적 검증과 재조사’ 만이 해법이다
오는 26일(토)은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지 6년이 되는 날이다. 먼저 이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46명의 천안함 승조원들과 구조과정에서 희생된 한주호 준위, 그리고 98금양호 선원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 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6년이 되었지만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또한,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일종의 가설은 남북관계를 훼손하고 국내 여론을 분열시켜 대립을 조장한 원인이 되어왔다. 구체적인 침몰 양상과 원인을 따지고 규명하기보다 정부의 발표를 믿는 측과 의혹을 품는 측으로 한국 사회는 분열되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아 왔으며, ‘폭침’이라고 확인할만한 정보와 신뢰할만한 근거는 사실상 제기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이 사건을 북한에 의한 폭침 사건으로 단정 짓고 합리적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은 종북 분자로 매도해왔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선체 파손상태와 시뮬레이션, 흡착물질, ‘1번 어뢰’ 등을 근거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합조단이 제시한 증거가 동의를 받거나 반박, 재반박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를 얻어 증거로 확정되지 못해 오히려 논쟁만 불러왔다. 어뢰침몰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온 시민 중 한 사람인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1심 판결 재판부도“천안함 사건의 초기 대응과정에서 정부와 군의 지나친 정보 독점과 일부 부정확한 정보의 제공 때문에 피고인을 비롯한 국민들이 정보를 취사선택함에 있어 상당한 장애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대는 라는 박사학위 논문에 최우수논문상을 수여했다. 이 논문의 필자는 천안함 침몰원인을 밝혀 줄‘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1번 어뢰’증거조사에서 합동조사단이 과학적으로 논쟁이 많은‘까다로운 증거’들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주장했다가 새로운 논쟁을 부른 반면, 도리어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 증거들은 소홀히 다루어지거나 배제되었다고 지적했다. 합조단의 ‘과학적 검증’이라는 것이 사전에 형성된 시나리오나 가설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그리고 “천안함 침몰사건의 경우에 공적 조사기구의 ‘과학적 조사’는 논쟁적 상황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논쟁대상의 일부가 되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논문은 “그동안 소수 과학자들이 참여한 ‘과학논쟁’의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 지의 문제가 쟁점별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왔으므로, 논쟁적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 검증이나 재조사의 가능성도 진지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 그리고 몇몇 과학자들은 수년에 걸쳐 동일한 제안을 해 왔다. 검증 가능한 과학적 방법론이 제안되고 있는데, “의심하면 비국민이고 종북이다”라고 밀어붙이면서 신앙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상최악의 공천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각 정당의 공천 전쟁이 끝났다. 이 공천 전쟁을 통해 새누리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광주의 2곳을 제외한 251개 지역구에서 공천자를 냈으며, 비례대표 후보로는 45명을 공천, 총 296명의 공천자를 냈다.
이어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취약지역인 대구 경북 경남 등에서 20곳의 공천자를 내지 못해 총 233개 지역구와 36명의 비례대표를 공천, 269명의 후보자를 냈으며, 제3당인 신생정당 국민의당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총 182명, 비례대표 18명을 포함 총 200명을 공천했다.
그 외 정의당, 민주당, 민중연합당 등 정당이 약 100여 명의 공천자를 낸 가운데 이들 정당의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배제된 후보들을 포함, 무소속은 25일 등록이 완료된 후 집계되겠지만 대략 300명 안팍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전체 경쟁률은 3:1이 넘고 4:1은 안 될 것으로 추산된다.
▲총선 대전 출발선에 선 여야 3당 대표, 김무성 김종인 안철수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지역구 130여 석, 비례 20여 석을 당선 안정권으로 보면서 최소 과반(151석 이상), 최대 180석(국회선진화법 무력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의 목표인 107석(지역구90, 비례17)을 얻으므로 새누리당 개헌선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며,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목표선인 20석 이상(지역구 15석, 비례 5석)을 획득, 제3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외 정의당이나 민중연합당 등 진보정당, 민주당과 기타 군소정당은 최소한 1명 이상의 당선자를 내서 원내 정당으로 남는 것이 목표이며, 특히 정의당은 비례대표 5석, 지역구 2~3석(심상정, 노회찬, 박원석, 정진후 중 2~3명 당선)을 기대하면서 최소 7석, 최대 10석까지 기준치를 잡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의 이 같은 목표치에 비해 현재 바닥의 민심은 근접한 정당도 있고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정당도 있다. 즉 공천전쟁 와중에서 애초 예측치가 상당부분 틀어진 때문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야권의 분열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총선 공천이 시작되기 전 최소 180석에서 최대 220석까지도 넘보는 압승을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천전쟁이 시작되면서 ‘진박논란’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어긋난 발언을 했던 경력이 단 한번이라도 있을 경우 보복적으로 탈락시키는 무자비한 칼질공천을 강행,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그리고 끝내 유승민 주호영 이재오 등 중도보수, 이른바 합리적 보수세력을 모두 적으로 만들어버리는 악수를 거듭했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감행, 공천전이 시작되기 전 157석이던 의석이 공천이 끝난 현재 146석으로 제적 과반수도 붕괴된 상태다. 이에 바닥의 여론도 많이 식어 야권분열의 반사이익보다 여권분열에 대한 표분산을 우려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결국 새누리당의 외부적 목표치는 과반선을 넘기는 수준이다. 그러나 내심은 160석은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대표가 제시한 107석이 희망선이다. 그러려면 전국 지역구에서 최소한 90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실상 그럴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122석 중 야당 강세지역인 서울 강북권, 관악 구로 금천 등 서남권, 고양 안양 남양주 등 위성도시의 표심이 상당부분 야권으로부터 멀어졌으며, 더구나 다수의 야권후보가 난립, 당선 안정권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드물다.
여기에 야당 텃밭이었던 호남권 28석 중 당선을 자신하는 지역구가 5~6개에 불과하다. 특히 이처럼 선거환경이 척박해진 가운데 김종인 대표의 김대중 폄하발언은 호남권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게 되어 더불어민주당의 호남지역 총선 전망은 암울 그 자체다.
결국 이런 상황의 극복은 지역별 후보연대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표의 결집이 이뤄지는 상승작용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정세균 의원 등 더민주 중진들의 연대발언이 자주 나오는 중이다. 하지만 현재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층의 균열은 이런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 더구나 선거전이 진행되면 그 균열은 더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 이에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더민주의 총선 결과는 참패를 넘어 처참 수준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현재 주요 3당의 총선 목표치에 가장 근접한 당은 국민의당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은 대내적이나 대외적으로 이번 총선의 목표치를 20석 원내교섭단체 구성으로 잡고 있다. 따라서 이 목표치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물론 국민의당도 총선 공천 잡음이 심각하게 돌출되었다. 하지만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비례공천 막판 ‘진산파동’에 비견할 ‘종인파동’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한 사실은 현재 호남권 김대중 지지층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분은 앞서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친노그룹에게 있었던 반감에 반 김종인 감정까자 에스컬레이트 되어 더민주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힘들 정도다.
이는 한 때 천정배 국민의당 대표와 견줄 수도 있을 것이라던 광주 서을 양향자 후보의 지지율이 천 후보와 20%포인트 가까이 차이로 벌어진 것에서 증명된다. 때문에 국민의당은 이후 심각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광주전남 18개 의석 중 최소 반타작 이상 최대 15석, 또 전북지역 10개 선거구의 절반 포함, 호남지역에서만 20석을 목표치로 해도 그리 과한 목표치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이 예측은 3당의 헨디캡으로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은 정당 지지도가 있으므로 비례6~7석에, 수도권 2~3석을 더한다면 최대 30석을 넘길 수 있다는 예측치에 이른다. 이런 성적을 국민의당이 올린다면 이는 1992년 신생정당이던 제3당 통일국민당 31석, 2008년 신생정당이던 자유선진당 18석+친박연대 14석+창조한국당 3석=37석에 근접하는 신생정당 제3당의 성적표가 된다.
이 외 정의당은 현재의 5석 수준을 비례로 얻을 수 있는 전망치가 합리적 수준인데 야권의 지역별 연대를 통한 지역구에서 의의의 결과를 도출하면 예전 민노당 수준의 10석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여야 각당의 이런 전망과는 달리 이번 선거는 무소속 돌풍을 예측할 수도 있다. 즉 2008년 이명박 한나라당의 친박계 몰살공천이란 반사작용으로 친박연대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14석을 얻고, 무소속이 전국적으로 25명이나 당선되었던 선거의 재판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직전 해 대선 실패 후 지리멸렬했던 민주통합당이 81석이란 성적표를 받는 참패였음에도 1당이 된 한나라당은 과반에서 3석을 넘긴 153석만을 얻는데 그쳤다. 이는 3당인 자유선진당이 충청권을 기반으로 18석, 4당인 친박연대가 14석, 민노당 5석, 창조한국당 3석, 무소속 25석을 획득한데 따른 것이다. 즉 이명박 바람의 여세를 몰아 애초 압승을 예상했던 한나라당은 가까스로 과반을 넘긴 153석이란 성적표를 받았던 것이다.
이런 전례와 현재 공천이후 생긴 잡음들을 감안해서 본보 또한 이번 선거의 결과는 2008년 18대 총선 결과에 근접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즉 새누리당 150석 내외, 더민주 80석 내외, 국민의당 25석 내외 정의당 5~6석 무소속 30석 정도로 보는 것이 정확한 판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한편 24일부터 후보등록이 시작된 현재 여야 각 당에 따르면 목표 의석 수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경우 ‘보수적’이고, 더민주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새누리당은 ‘과반’(150석 이상)을 제시한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예측은 “전통적인 지지층이 이탈하지 않는다면 과반 의석을 달성할 것“이며. 당의 전략통인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반수 이상이 목표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더민주는 공식적으로는 107석이 목표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지난 1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당시 의석수인 107석 정도만 확보해도 선전했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미달할 경우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130석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정 단장은 “일단 목표는 높게 잡아야하지 않겠느냐”며 “다만 상황이 유동적이라 조만간 실시할 여론조사를 토대로 정밀한 판세분석을 해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130석은 사실상 최대 목표”라며 “19대 총선 때 1000표 미만 차이로 승부가 갈린 곳이 11곳이었는데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해 내심은 상당하 비관적이다.
국민의당은 세간의 예측보다 더 보수적인 목표치를 언급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실현 가능한 판세분석을 해봐야하는 데 현재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으니 일단 목표는 20석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든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출발선을 떠난 이들이 결승선을 통고해 들어 온 뒤 이들의 목표치가 얼마나 맞을 지는 선택권을 가진 유권자들 손에 달려 있다. 정당도 후보도 정당 지도부도 맘에 들지 않다고 기권하면 4년은 자신이 원하는 세상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세상과 최소한이라도 가깝게 되기 원한다면 유권자는 출마한 후보 중에서 최선을 골라 자신의 한 표를 던져야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장이나 군부대 현지지도를 가면 사적실부터 들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해당 시설에 그간 기울인 노력을 감회깊이 돌이켜보며 ‘선대 수령의 지도가 있어 오늘 이 시설들이 은을 내고 있다며 그 꿈을 어서 빨리 실현시켜 드려야한다’고 늘 강조해오고 있다.
최근 북이 공개한 위력적인 무기들을 생산한 공장에 가서도 한 결 같이 그런 말을 하였다.
여기서 말한 꿈에는 북 주민 생활과 관련된 것도 있고 국가방위와 관련된 것도 있겠지만 가장 궁극적인 것은 미국과 대결전을 끝내고 조국을 통일하는 꿈일 것이다.
최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간 비밀로 해왔던 위력적인 무기들을 거의 매일 하나하나 공개하며 강력한 대미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결전의 막바지 단계로 넘어갈 때 나타나는 특징 중에 하나이다.
북의 전쟁 영화를 보면 치밀하게 하나하나 다 준비해두었다가 상대를 깊숙하게 매복지점이나 함정으로 끌어들여 막바지에 준비한 역량을 일거에 쏟아부어 결전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직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결정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두 지도자 때부터 준비한 역량을 매우 빠른 속도로 하나하나 공개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하나하나가 예상을 뛰어넘는 것들이어서 그간 미국과 남측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구축한 대응책들을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있다.
지금 북이 공개한 300mm대구경 방사포나,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 상공을 타격할 전술핵탄 장착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을 새로 마련하려면 미국과 관련국들은 또 천문학적인 혈세를 쏟아부어야 한다.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 꼭 대응책을 찾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다.
전술핵탄 장착 미사일만 해도 단 한 발이라도 요격하지 못하면 항공모함과 그 주변 수많은 이지스함이 일거에 끝장나기 때문에 100% 요격시스템이 아니면 아무 쓸모가 없다.
만약 사거리가 200km나 나가는 방사포와 우란계열 신형 대함미사일, 스틱스계열 대함미사일 수백, 수천 발과 함께 이동식 차량 전술핵탄 미사일 그리고 잠수함발사 전술핵탄미사일을 동시에 쏘아대면 무슨 수로 항공모함전단이 막아낼 수 있겠는가. 그 많은 포탄 중에서 핵탄두 미사일만 골라서 요격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원래는 핵탄두 없이 그런 다양한 미사일 집중 공격으로 항모전단을 타격하는 것이었는데 이젠 거기에 항공모함 상공에다 터트리는 전술핵탄미사일까지 시험발사를 하고 있으니 미국으로서는 정말 살 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핵탄은 굳이 항공모함을 맞출 필요가 없다. 수 킬로미터 상공에서만 터져도 일대가 완전히 초토화된다. 특히 바다는 은폐 엄폐물이 전혀 없기 때문에 핵폭탄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되는 곳이다.
미국이 정말 북과 전쟁을 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의 항공모함전단 중심의 공격체계를 다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여 전면 개편하거나 먼저 북을 선제타격하여 모든 북의 포병기지와 미사일 기지를 다 파괴해야 할 것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우리 정부도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미국의 미사일 요격시스템 킬 체인을 구축해왔다. 러시아의 대공미사일까지 수입하여 역설계 방식으로 만만치 않은 천마와 현무라는 대공미사일도 개발 실전배치해 두었다.
하지만 300mm 방사포에는 무용지물이다. 24일 엠비씨 뉴스데스크에서도 현재 북의 300mm 방사포는 킬 체인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보도하였다. 국방부에서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당황한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현재는 방어수단이 없어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가장 발전된 로켓탄 요격 시스템이라고 하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도 방사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한데 과연 대책을 쉽게 찾을 수 있겠는가. 설령 또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을 들여 대책을 찾는다고 해도 북은 구경이나 하고 가만히 있겠는가.
문제는 이건 약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북이 최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대기권 재돌입체 기술과 소형수소탄 기술 그리고 얼마전 공개한 우주공간을 고도 200km 상공에서 수평비행하는 기상천외한 탄도미사일과 쏘자마자 17km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져 버린 귀신이 곡할 탄도미사일 등이 결합되어 미국 본토 거점을 타격할 기술을 공개할 경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사실 대함미사일 중에서 가장 구형에 속하고 덩치는 커서 파괴력은 엄청나지만 팝업기능도 없고 해면밀착비행능력도 약해 요격하기 가장 쉽다는 스틱스 대함 미사일도 100% 다 요격하기 힘들다. 그보다 훨씬 빠르고 위력적인 요격회피 기능을 장착한 신형 대함미사일들의 경우엔 더더욱 요격이 어렵다.
지난해 말 3개월 간 예멘 후티 반군의 스틱스 미사일 집중 공격에 사우디아라비아 전함이 8척이나 격침되어 현재 물고기 아파트로 이용되고 있다.
후티 반군 진영이 공개한 동영상과 이란 파르스 통신, 러시아 스푸트닉의 관련 보도에서 8척이 수장된 날짜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도표화시켜 소개하고 있다. 그 전함 중에는 프랑스에서 수입한 1조원이 넘는 가격의 최신예 라파예트 스텔스 전함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 라파예트급 전함 중에서도 사우디에 공급한 것은 특별 주문 제작한 것으로 가격이 매우 비싸서 거의 배수량 5000톤에 육박하며 미국 이지스함 못지않은 온갖 요격미사일과 방어기관포 등으로 중무장 되어 있으며 레이더를 제외한 대다수 장비가 다 각진 스텔스 선체 내부로 들어가 있고 스텔스 도료를 두텁게 발라 거의 탐지가 어려운 첨단 전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10여 년 전 레바논 전쟁에서는 중국제 저렴한 대함미사일에 이스라엘 하니트 스텔스 전함이 얻어맞아 반파되어 긴급히 후송되어 수리를 받았다.
그 전 파키스탄 군함들이 한꺼번에 3척이나 인도의 스틱스 미사일에 물고기집으로 전락한 바 있다. 날아오는 것을 감지하고 요격체계를 총동원했지만 결국 막지 못했다.
포클랜드 전쟁에서도 엑조세 대함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는 것을 미리 알고서 요격하려고 몸부림쳤지만 결국 한방 얻어맞고 셰필드 구축함이 그대로 수장되었고 대형수송선이 격침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몇 발 날아오는 대함미사일도 막지 못해서 이 난리인데 무더기로 방사포탄이 날아든다면 미국 구축함의 이지스체계건 뭐건 무슨 수로 다 막아내겠는가.
돈을 억수로 들여 구축한 패트리어트나 사드 요격체계도 현재 모든 미사일을 다 막을 수 없다고 미국 전문가들도 인정하고 있는데 전혀 보도 듣도 못한 이런 기상천외한 북의 탄도미사일과 무더기 방사포 공격을 막기 위해서 미국이 또 얼마나 많은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지 모른다.
왜 혈세라고 하겠는가. 피 같은 돈이기 때문이다. 피가 마르면 생명체의 운명이 끝장나듯 나라의 세금이 마르면 나라가 말라비틀어져 죽어가게 된다.
현재 미국의 도로를 보면 한심한 수준이다. 얼마나 돈이 없으면 뉴욕의 도로마저 울퉁불퉁 쩍쩍 갈라졌는데 땜질도 못하고 있겠는가. 자본주의 경제 위축은 뉴딜정책과 같은 국가의 세금을 생산적인 곳에 잘 투자해서 불꽃을 튀겨주면 서서히 엔진이 돌아가게 되기도 하는데 그런 생산유발 국책 산업조차 손을 댈 수가 없게 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쟁에 육군을 투입해보지도 못하고 손을 뗀 것도,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면서도 특수부대를 보내 카다피정권을 붕괴시킬 때처럼 하지 못하고 곱게 물러난 것도 괜히 손을 댔다가 말려들면 또 엄청난 전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산복합체는 오바마정권이 전쟁에 자꾸 말려들어 혈세를 자신들 무기구매에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더는 국방비를 증액할 국가재정이 없는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동에서 미군이 발을 빼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그래서 중동은 훗날을 기약하고 일단 더 중요한 태평양이라도 잘 보호하자며 아시아로의 회귀전략에 따라 태평양 무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것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현재 북의 엄청난 반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재 행보는 미국과 전쟁으로 결판을 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미국의 피를 말려 붕괴시키겠다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전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생각이 들면 미국도 북을 선제타격하는 마지막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 사실 지금 한반도 주변에 끌고 온 무력이면 언제든 선제타격을 가할 수가 있다고 본다. 그 시점은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마친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때 북 인민군의 피로도가 가장 높고 또 긴장은 가장 많이 풀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5월 초면 추위와 더위에 약한 미군들에게 전쟁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미국의 전략가들도 지금 공개된 북의 무기만 상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을 어렵지 않게 내릴 것이기 때문에 실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워낙 궁지에 몰린 미국이다 보니 지금 아니면 선제타격이라도 해 볼 기회가 앞으로는 더욱 더 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는 유지하기 어려운 전략적 인내
북은 정말 전쟁에서 사용할 비장의 무기는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 입장을 한 두 번만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북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불이 번쩍나게 해제끼겠다는 말로 실제 미국과 대결전에서 사용한 무기와 전략전술이 따로 있음을 암시하였다.
따라서 지금 공개하고 있는 무기들은 매복지점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술차원의 무기일 가능성이 높으며 계속 단계적으로 그 공개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정책도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북이 무기를 하나하나 공개할 때마다.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동맹국들이 요동을 치는데 어떻게 무대응 인내로만 일관할 수 있겠는가.
지금 중동에서 미국이 발을 뺄 수밖에 없는 이유 중에 하나가 프랑스나 영국이 말로는 미국과 함께 어깨 걸고 싸울 것처럼 하지만 실전에서는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나 이란의 무기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어디 바보들인가. 미국은 차량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도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토폴m에 이젠 야르스24에 10여발의 다탄두 미사일까지 트럭에 싣고 다니며 위협을 해대니 어디 겁이 나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을 들이 밀 수가 있겠는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러시아가 크림을 합병해버려 유럽이 미국과 함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를 가동했지만 러시아 승전기념식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득달같이 달려가 푸틴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는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유럽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데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이란게 허당이어서 이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란이 도와주는 시리아 내전에 유럽이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겠는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망을 믿고 있던 사우디라비아가 자국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가 후티 반군이 쏜 탄도미사일에 쑥대밭이 되고 사우디 공군사령관과 모사드 요원 수십명이 죽고 말았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과연 프랑스와 영국의 전략가들이 모를 수가 있겠는가.
체첸 반군 특수부대들을 훈련시켜 요르단 인접 시리아 비밀 반군기지에 아사드 대통령을 저격하기 위해 데리고 들어갔던 이스라엘 장성이 시리아 정부군 공중폭격으로 수많은 이스라엘 장교들과 함께 황천객이 되고 말았지만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내놓고 경고도 하지 못하고 있고 또 육군 파병은커녕 반 정부군에게 무기지원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함부로 덤볐다가는 오히려 이스라엘이 지도사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 온 몸이 전율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사실 아사드 정부군과 싸우는 반군들에게 휴대용 대공미사일만 제대로 공급되었어도 시리아 내전에서 반 정부군들이 지금처럼 혹심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국도 이스라엘도 주지 않은 것이다. 끽해야 미국에서 탱크에 구멍도 내지 못하는 한 물 간 구형 토우 미사일이나 좀 건네주었을 뿐이다.
이스라엘과 유럽은 그래도 이런 감각이라도 살아있으니 함부로 나대지 않고 신중하게 나라를 유지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암중모색이라도 하는데 일본과 한국은 아예 감각 자체가 마비되어있으니 이 어찌 큰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그래도 북의 300mm방사포를 본 후에는 우리 언론들이 조금은 아픔을 느끼기는 한 것 같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을 봉쇄하면 북의 피를 말려 고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모양인데 이대로 가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피가 말라 회생불능의 장기병동 환자신세로 전락하게 될 우려가 더 높다고 본다.
지금이라도 이 나라 전략가들은 사태의 본질과 세상의 흐름을 바로 감지하고 지금의 위기를 타계할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 위기 상황에서 혈세를 쏟아 붓는 무기경쟁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백해무익하다. 단순한 해가 아니라 치명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다. 반대로 북과 관계를 개선하고 교류협력을 확대하면 귀중한 혈세를 밑도 끝도 없는 국방부에 다 투입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회생의 활로를 뚫을 수 있을 것이기에 일거다득이 아닐 수 없다.
북은 사실 남북관계, 북미관계 개선이 급할 게 없을 것이다. 무기를 하나하나 공개할 때마다 제3세계 국가들이 그 무기 기술 도입하기 위해 마구 달려갈 것이다. 요즘은 무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시대가 아니다. 북의 엔지니어 몇 사람만 그 나라에 파견하면 얼마든지 무기 공장을 만들 수 있다. 기계와 장비 사는 것이야 일도 아니다. 이런 방식의 무기 수출을 무슨 수로 막는단 말인가.
대북 경제 봉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실질적으로 북의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경제봉쇄가 가해진다면 북은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불이 번쩍 나게 단숨에 끝낼 준비를 마쳤는데 무엇 때문에 당하고 있겠는가. 살인적 봉쇄를 당하던 나라치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던 경우는 없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으니 한 판 붙어보기라도 하자고 다들 막판에는 덤펴들었다.
지금까지는 그 준비가 미쳐 덜 끝났기 때문에 참고 인내해온 것임을 지금 김정은 제1위원장의 행보에서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북은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봐야 한다. 매일매일 메뉴를 바꿔가며 아찔한 무기들을 정신차릴 수 없게 시험 공개하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을 보고도 그것을 짐작하지 못한다면 이미 그 나라의 전략가들의 감각이 정상이 아닌 것이다. 미국의 전략가들이 설마 그 정도로 지능이 낮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기에 북미 사이에 전격적인 대화의 날이 곧 도래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어쩌면 지금 막후에서 열심히 그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발 이제 무기 공개 좀 그만 하라며 요구가 뭐냐고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벌써 에이피 통신 북 지부에서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의 시급성을 환기시키는 기사가 어제 나왔다. 미군 유해발굴을 한다며 협상팀이 평양에 들어가 직접 협상을 진행했던 과거가 있기에 이는 주목할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앞서 언급했지만 미국이 전쟁을 결심할 가능성도 아예 없다고는 볼 수 없다. 특히 5월 초가 그렇다. 어쨌든 미국의 전략적 인내만은 이제 더는 유지될 수 없는 상황이다. 돈이 없어서라도 미국은 더는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돌이키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나 또한 이 사건을 통해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고, 내 가족들 역시 그랬다. 언제나 즐겁고 행복해야 할 가족들의 식사 자리가 상당 시간 동안 침묵으로 도배되었고, 갑자기 터져 나온 울음으로 중단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평생 치유되지 못할 상처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여기 그 상처를 딛고 처음으로 목소리를 내던 한 청년이 있다. 사람들로 하여금 기가 질려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들었던 “가만히 있으라” 라는 말을 표어로 삼아 역설적으로 이제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나선 사람이다.
그 청년은 이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와중에도 진보의 깃발을 들고 버티고 있는 미소정당, 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이번 총선에 출마를 했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 어떤 사람일까?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만 결코 눈에 띄지 않는 가난한 청년들, 어딘가의 반지하방, 어느 건물인가의 옥탑방, 좁아터진 고시원 같은 곳에서 음울하게 숨어 있으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력수요를 최저임금 이하의 알바노동으로 채워주고 있는 그런 빈곤한 청년들 속에서 “내가 지금 여기 서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외치면서 나타난 “주머니 속의 송곳” 같은 인물이다.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용혜인을 만났다.
(이하 용혜인 후보는 “용”, 물뚝심송은 “물”로 표기한다.)
호구조사
물 : 어쩌다 이런 악의 소굴까지 오시게 되었는가?
용 : 몰랐어요. 여기가 악의 소굴인가요?
이너뷰는 대학로 시절의 딴지 벙커원(최근 충정로로 이전했다)에서 있었다. 음습한 기운이 감도는 지하 벙커에 오면서 거기가 대한민국 최고의 악의 소굴이라는 것도 모르고 오다니, 참으로 순진한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사진을 찍고 난 뒤 본격적으로 이너뷰를 시작했다.
물 :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셨다고 표현해도 되겠다. 큰 결심이었을텐데.. 괜찮으신가?
용 : 괜찮냐고요? (웃음) 상당히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질문인 것 같네요. 고민도 많았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20대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너무 어리잖아요. 걱정도 많았는데, 출마하고 시작하고 나서 바쁘게 살다 보니, 특히 SNS에서 반응이 많이 오면서 힘을 얻기도 했어요.
물 : 27살이신가? 그 나이면 뭐 당선되어도 최연소 기록은 안 되는데?
용 : 만으로 스물다섯이니까 기록일 수도 있어요. 김영삼 씨가 만으로 스물여섯이었으니까요.
김영삼은 1927년 12월 20일생으로 1954년 5월 20일에 치러진 제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만 26세, 태어난 지 26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용혜인 후보는 1990년 4월 12일에 태어나 2016년 4월 13일 총선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당선된다면 똑같은 만 26세지만, 26년하고 단 하루 만에 당선된 것이니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을 5개월 차이로 깨게 된다. 아니 그 이전에 용혜인 후보의 입장에서는 4월 12일이 생일이니 엄청난 생일선물을 받게 되는 셈이다. 과연 가능한 일일까?
물 : 그럴 수도 있겠다. 이 이너뷰는 언제나 그렇지만, 정치적 입장이나 주장들 보다는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 봄으로써 과연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보는데 촛점을 맞추도록 하겠다. 언제 태어나셨는가?
용 : 1990년 4월 12일에 태어났어요.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아버지 회사가 옮기면서 안산으로 같이 이사갔어요.
물 : 어렸을 때의 가정 형편은?
용 : 아버님은 자수성가 스타일이였고, 나름대로 평범한 가정이었습니다.
물 : 자수성가라면 돈을 많이 버셨다는 것인가?
용 : 돈이 엄청나게 많지는 않았고, 크게 부족함 없이 알뜰하게 모아 집도 사고 차도 사고 차근차근 해 나가는 집안이었죠. 안산에서 중앙초등학교, 중앙중학교, 경안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물 : 다 근처에 있는 학교들을 다닌 것인가?
용 : 예. 맞아요.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서 십분 이내 거리에 있는 학교를 계속 다닌 거죠.
물 :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라면?
용 : 월드컵이요.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물 : 오, 2002년 월드컵.
용 : 예. 그랬고 많이 놀았고, 어려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해서 학교에 걸어가면서 책을 읽곤 했어요. 그러면 어머니께서 아파트 창문을 열고 “야! 용혜인!” 하고 외치셨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 책 덮고 막 도망가고..
물 : 혹시 그 시절에 읽었던 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용 : (웃음) 너무 어려서 기억이 잘 안 나요.
물 : 중고교 시절에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었는가?
초중고 시절에 관한 추억은 한 사람의 인생을 짐작케 해 줄 단서가 된다. 따라서 열심히 캐물었으나 정말로 별다른 일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용 후보의 삶의 키워드는 “평범함”이 된다. 하지만 이 또한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말이다.
용 : 대학 들어갈 때까지 별다른 일이 없어요. 사실 중학교 2학년 때 같은데, 아버님께서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셨어요.
물 : 위기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용 : 처음에는 돈도 더 버시고 잘 되다가 고3 때부터 갑자기 어려워졌어요. 2008년 무렵이죠. 그때가 바로 광우병 촛불 때였는데, 제가 딱 그 세대였어요. 제 친구들은 다 야자 째고 집회에 나가곤 했었는데 저는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어요.
많은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이지만 용 후보는 고교 시절 광우병 촛불 시위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굉장히 많은 의미가 있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평범한 모범생이었다는 뜻.
물 : 굉장히 모범생이었나 보다.
용 : 모범생이었어요. 학원은 별로 안 다녔지만 야자 열심히 하고..
물 : 공부도 굉장히 잘했는가?
용 : 그렇게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했어요.
물 : 성적과 관계없이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들을 할 시점이었을 텐데.
용 : 저는 아무래도 여자니까 교대나 사범대에 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왠지 그런 데는 가기 싫었어요. 여자는 교사를 하는 게 안정적이다, 뭐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왠지 싫어했어요. 굳이 바득바득 우겨서 사회과학을 전공으로 택했죠.
물 : 중고교 시절에 사회과학 관련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한 경력도 없이?
용 : 그런 적 없어요. 저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었고, 학교에서 짜놓은 대로 열심히 하고, 촛불시위도 안 나가고, 조중동 보면서 “성장이 우선이고 파이는 키우는 게 맞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물 : 주류의 시각을 가지고..
용 : 맞아요. 수행평가로 시사토론하는 것이 있었는데, 거기서 FTA 찬성 입장을 맡아 토론을 하기도 했어요.
물 : 그랬던 소녀가..
용 : (웃음) 예, 그랬던 소녀가 이렇게 되었죠.
평범하다. 지나치게 평범해서 오히려 비범한 수준. 뭔가 하나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는다. 유일한 특징은 “책을 좋아한다” 정도.. 초중고 시절에 뭔가 특이한 점을 하나도 찾지 못한 채 대학 시절로 넘어간다.
대학 시절, 사회에 눈을 뜨다
물 : 그래서 대학은 어디로 가셨습니까?
용 : 경희대 사회과학부 정치외교 전공 하고 있어요.
물 : 굉장히 무서운 전공을 택하셨다. 재미는 있으신가?
용 : 1, 2학년 때에는 학교 공부가 참 재미있었는데요. 3, 4학년 되면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학과공부에 흥미를 잃었어요. 책에 있는 내용이 현실과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물 :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얘기라는 느낌인가?
용 : 그런 거겠죠? 비슷한 것 같아요. 사실 제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엄청 거창한 것, 사회를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이 사회가 구제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었는데요. 책에는 그런 내용은 없더라구요.
물 : 그런 건가.. 하여간 그런 대학을 가려면 요즘 기준으로는 공부를 엄청 잘하신 것 같다.
용 : 아닙니다. (웃음)
물 : 정리해 보자면 그렇게 평온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 대학에 와서 사회과학부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면서 이제 전공 공부가 현실과 괴리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한 거다. 그 다음에는 관심이 어디로 가게 되었는가?
용 : 고3 때 아빠 사업이 어려워졌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래서 수능 끝나고 입학할 때까지 알바를 했어요. 강남에 있는 예식장에서 일을 했어요. 당시 최저 임금이 3,800원이었는데 수습이라는 명목으로 3,500원을 받고 일을 했어요. 구두 신고 머리 올리고 하루 종일 7만 원짜리 스테이크를 날랐습니다. 그 때 제가 하루 종일 일을 하면 14시간 정도 일을 하고 5만 원 좀 안 되게 받았거든요. 7만 원짜리 스테이크를 300개씩 나르고 했었는데, 그것만 해도 2,100만 원이에요. 그런데 저는 일당으로 이 스테이크 한 접시를 못 사 먹는 거죠.
알바가 끝나고 나면 직원들이 알바생 수십명을 모아 놓고 남은 스테이크를 나눠 먹여 줘요. 그럴 때나 겨우 맛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서 직원들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겨울이니까 고객들이 모피 같은 걸 많이 입고 오시는데, 음식을 쏟기라도 하면 세탁비가 더 나가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일하라는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먹었어요.
물 : 그렇다면 그런 사고를 치면 그걸 알바가 보상을 해야 한단 말인가?
용 : 사고를 한 번도 쳐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웃음)
대학에 들어오면서 미래를 상상했어요. 서울에서 밤에 청계천 같은 곳을 돌아다니면 보이는 불 켜져 있는 고층 빌딩 같은 곳에서, 그런 곳에서 입에 빵하나 물고 야근하는 직원 같은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알바를 해보니 내 자신이 너무 하찮아 보이는 거에요.
물 : 그 때 느낌을 표현해 본다면?
용 : 슬픔에 가깝고, 무력감 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상상했던 미래와 자신이 겪게 된 현실의 괴리감.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청년들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이런 괴리감 속에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극소수다. 어떤 이는 순응해서 살아가고 어떤 이는 좌절해서 쓰러질 뿐이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물 : 당시에 최저임금제 같은 제도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는가?
용 : 그런 게 있다는 것은 알았어요. 하지만 그게 강제사항인 줄도 잘 몰랐고, 그런 제도가 있어 봐야 현실에서 “누가 그걸 지켜?” 라고 생각을 했어요.
물 : 고교 시절, FTA를 찬성하고 성장이 우선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처럼, 이런 제도는 당연히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 것인가?
용 : 그렇죠. 하지만 내가 막상 당사자가 되니, 생각하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고 느끼게 된거죠.
물 : 일은 많이 힘들었는가?
용 : 사실은 그 알바를 입학한 뒤에도 계속했어요. 평일에는 학교를 가고, 주말에는 알바를 하는 식으로 이틀 벌어서 일주일을 살아야 되는 건데, 이게 너무 힘들거든요. 밤중 9시까지 구두 신고 서서 일을 하고, 다음날 또 아침 일곱시까지 나가야 되고 하니까 견디기 힘들었죠. 토요일은 일하고 일요일은 뻗어 버리고 그랬어요.
물 : 몸이 버티질 못하는 상황.
용 : 예. 그렇게 되면 돈이 모자르고, 신입생이라 MT 같은 거 가게 되면 또 일을 못 하게 되고 생활비가 부족하게 되고 그랬어요.
물 : 많이 속상하셨겠다.
용 : 많이 답답했죠. 제가 원래 모범생이고, 효녀였거든요.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어요. 안산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교통비가 이천 원 정도 들어요. 왕복하면 사천 원인데 집에 돈이 하나도 없는 거에요. 그 돈 사천 원이 없어서 학교를 못갔어요.
어떻게 사는 게 이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무 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어떻게 인생이 이러지..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거죠.
물 : 가장 행복해야 할 시절에..
내가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가슴 한 구석을 찌르는 것 같은 아픔이 느껴져서 질문을 이어가기 힘들어졌다. 아주 사소한 일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아주 작은 돈이 없어서 일상이 중단되는 느낌은 안 겪어 본 사람은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차비가 없어서 학교를 못 가고, 라면 한 봉지 살 돈이 없어서 밥을 굶어야 되고, 사용요금을 못 내서 전기나 가스가 끊기는 경험.
바로 빈곤의 실체와 직면하는 순간이다.
못 겪어 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한다. 그렇게까지 가난해질 때까지 왜 대책을 안 세우는가, 뭔가 잘못이 있는 거 아닌가, 게을렀거나 무능했거나 악행을 저질러서 벌을 받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자신이 겪어 보지 못한 고통을 겪는 자라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이 사회의 재화는 한정되어 있고, 누군가 과도하게 가진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생존에 필요한 수준의 기본적인 소유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 부의 편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자와 빈자의 구분은 대부분 “운”에 기인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빈곤에 직면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의 누군가에게, 십중팔구는 부모에게 책임을 묻게 된다.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이 뭔가 죄를 지었다고 믿어 버리게 된다. 가족관계가 파괴되기 시작하고 자존감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은 이게 더 무서운 일이다.
가난은 그렇게 인간의 심성을 파괴하는 무서운 존재이다.
용 : 난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죠. 자존심 상하니까 친구들에게는 “난 오늘 아파서 학교 못 가.” 이렇게 얘기하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시는 엄마한테는 “어차피 학교 가기 싫었는데 하루 쉬지 뭐.” 이렇게 얘기를 했죠. 그렇게 얘기하고 넘어가는 데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 : 그럴 때 보통 부모님을 원망하기가 쉬운데..
용 : 그러진 않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부모님들도 최선을 다하고 계셨거든요. 열심히 살고 계시는데 왜 안 되지?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에요.
물 : 보통 IMF 때나 2008년 이후 금융위기 때에도 게으르거나 뭔가 잘못한 사람들이 망해서 어려워지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것까지 알기는 어려웠을 것 같고, 열심히 사는데 왜 이렇게 안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을 가지셨던 모양이다.
용 : 맞아요.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물 : 이제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다. 다음은 무엇인가?
용 : 처음엔 그랬어요. 제가 겪고 있는 문제가 더 심화되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어요. 저 말고도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내가 겪는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서 나의 문제가 사회의 문제구나, 하고 깨달은 것이 아니라, 나와 똑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존재를 깨달은 거에요.
물 : 어떤 특별한 계기라도 있는가?
용 : 예식장 알바 할 때, 같이 일하던 오빠가 있었어요. 거기는 원래 각자 알바가 가능한 시간에 나와 알바를 하게 되는 구조인데 거의 매일 일을 하는 사람이었죠. 이렇게 일을 하면 언젠가는 정직원이 되지 않겠냐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거에요.
물 : 얼마나 일을 해 왔는가?
용 :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6개월 이상한 거 같아요. 일을 잘해서 직원들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저는 그렇게 해서 정직원이 되겠나 싶고 안타까웠어요. 그만큼 정규직 되기가 힘든 거잖아요.
사람은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더 정확하게 깨닫게 된다. 정규직이 되고 싶어 발버둥 치는 다른 이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나 자신은 어떤 처지에 처해 있는가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특별한 가정에 태어나지 않는 이상 평온하게 학업을 마치고 정규직 일자리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으로 보인다.
용 : 또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이거에요. 한진 중공업 관련해서 희망버스에 참여했었어요. 어려서 조중동만 읽다가 대학 들어와서 한겨레, 경향, 각종 시사 주간지 같은 걸 읽게 되면서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은 곳이 많다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러다가 2011년에 1차 희망버스에 참여했습니다.
물 : 아, 그 때, 남쪽으로 내려가신 건가?
용 : 사실 그게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그냥 친구와 후배들이랑 술 먹으면서 “무가당”이라는 걸 만들었었어요.
물 : 그게 뭔가?
용 : “무적의 가짜 노동당”. (웃음) 지금은 남한에도 노동당이 있지만 그 때는 북한에만 노동당이 있었잖아요. 하도 뭐만 하면 종북이라고 하니까, 우리는 가짜 노동당이라고 주장한 거죠.
물 : 지금의 노동당은 당시에는 진보신당이었는가?
용 : 그렇죠. 그 무가당 친구들이 희망버스라는 게 있다는데 한 번 가보자 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같이 가게 된 거에요. 친구들은 뭔가 좀 알고 갔던 거 같은데 저는 진짜 얼결에 갔어요. 부끄럽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거기서 막 담 넘고 그러던 것이 저에겐 무척 충격이었어요.
거기다가 갔다 와서 이런저런 조사를 해 본 거죠. 저분들은 왜 저러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알아보니 정리해고 문제 같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김주익이라는 분이, 김진숙 씨가 투쟁하고 있던 바로 그 트레인에서 목을 매서 자살하셨다는 것이었어요.
일반인들이 흔히 하기 힘든 경험. 사회적인 집회의 현장에서는 언제나 약간의 폭력과 약간의 무질서가 동반되기 마련이지만 자주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그런 행동들은 언제나 처음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경험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거기다가 그렇게 싸우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나아가 그 투쟁의 현장이 바로 얼마 전에 또 다른 노동자의 생명이 끊어진 바로 그 장소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 충격은 배가된다.
물 : 그것도 모르고 내려갔던 것인가?
용 : 예. 바로 그 자리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어요. 저는 2008년 FTA 찬성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인데, 이제 세상은 바뀌었고 민주화 운동은 마무리되었으며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 이런 싸움들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이렇게 싸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본 거죠.
그 때 처음으로, 나 말고도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에요.
물 : 2002년 노무현의 참여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용 : 그 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잘 몰랐어요. 월드컵만 열심히 봤죠. 그 때 효순이 미선이 사건 기억나고 촛불시위가 있었는데 그저 그런 게 있구나 하는 정도로만 느꼈죠.
물 : 그렇다면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참여 이전에는 사회적인 활동 경험은 거의 없었는가?
용 : 네. 신입생 시절에 종편 반대 집회에 구경하러 갔던 기억이 나긴 해요. 친구가 가자고 해서 그냥 구경하러 따라간 거죠.
물 : 사실 학업 외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용 : 그렇죠. 정말 여유가 없었어요. 학교가 너무 멀어서 가는 데만 두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그렇게 일 년 반을 다니다가 고시원 생활을 했어요. 처음에는 좋았죠.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느낌이었어요.
월 27만 원짜리, 창문도 없는 고시원 생활을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지더라구요. 남녀 공용 고시원이라 남자들이 막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스트레스였고, 너무 좁고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시절까지 내가 가난하다는 생각을 거의 못해봤는데, 고시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내가 진짜 가난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 때, 고시원 방보다 더 넓은 친구 하숙방에 가서 같이 자고 고시원에 돌아와서는 옷만 갈아입고 하기도 했어요.
가난의 물리적인 실체는 이런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너무나 당연한 안전하고 평온한 공간이 누군가에는 정말 갖기 힘들고 절실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
용 : 그러다가 2012년에 4학년이 되면서 먹고 살 길을 찾아야 되는 거에요. 학점도 별로 안 좋고 스펙도 쌓아둔 게 없잖아요. 먹고 살길이 막막한 거죠.
물 : 등록금은 어떻게 마련하셨는가?
용 : 학자금 대출이죠. 2009년도 학자금 대출 이자가 7%였어요.
물 : 그거 완전 사채이자 아닌가?
용 : 그렇죠. 나중에 갚는 것 말고는 아무런 메릿이 없는 조건이었어요. 바로 매달 만 원 이상 이자를 내야 되는데 그게 밀리면 은행에서 독촉전화가 오는 거죠. 정말 스트레스였어요.
물 : 8학기 대출을 다 받았은 건가?
용 : 그때 또 아버님이 사업이 망해 다 정리하고 양평에 가서 비닐하우스까지 하시다가 원래의 거래처에서 연락이 와서 다시 사업을 시작한 시점이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졸업하면서 빚지고 시작해서 되겠냐는 이유로 어떻게 마련을 해 주셨죠.
그렇게 등록금을 감당하다가.. 작년에는 다시 학자금 대출을 받았었죠. 아주 꼬박꼬박 빼가더라구요.
물 :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졸업은 하셨는가?
용 : 한 학기 남았어요. 그러다가 생각을 해 보니, 결국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5급 공무원.
물 : 5급이면 바로 행정고시 아닌가?
용 : 그렇죠. 행정고시 준비를 시작했어요. 신림동에 방을 얻고 학원은 비싸서 못 가고, 인강 위주로 했죠. 독서실 같은 곳에서 복사해주는 자료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한 거에요.
물 : 그런 시험 공부는 잘하는가?
용 : 고딩 때는 제가 공부를 좀 했는데 나중에 또 하려니까 쉽지 않더라구요. 많이 힘들었어요. 2012년부터 공무원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했죠. 한국사 같은 것도 하고, 토익 공부도 하고. 하루 종일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이상해서 사람 말소리를 듣고 싶어 야구 중계를 틀어 놓고 공부를 했어요.
물 : 야구를 좋아하시는가? 어느 팀을 응원하시는가?
용 : 넥센이요.
물 : 넥센 이외의 팀을 응원하시는 분들은 어쩌려고 그런 얘기를..
용 : (웃음) 그렇게 공부를 하는데 너무 재미가 없고 사는 게 힘든 거에요.
사실 자취라는 게 김치 하나 먹으려 해도 너무 비싸서 감당이 안 되거든요. 다른 분들은 또 자취하면 맨날 스팸 같은 거 먹는 줄 아시는데, 스팸 그것도 무척 비싼 거에요. 시장이 훨씬 쌉니다. 시장에 가서 반찬을 조금씩 사다가 먹고, 참치캔 같은 거, 진미채 볶음 같은 거 먹고 밥도 다 해 먹고 그랬어요. 하루 종일 그렇게 방안에만 있는 거에요.
그러면서 이 좁은 방 안에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한 거죠. 돈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고 이러고 있는데 그렇게 해서 언제 성공하고 성공할 때까지 어떻게 버티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그렇게 5급 공무원이 된다고 해서 뭐가 바뀌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가 2013년에는 알바연대 같은게 생기면서 조합비 내고 활동을 했어요.
물 : 조합비는 얼마나 되는가?
용 : 한 달에 한 시간 최저 임금. 요즘 같으면 6,030원이죠.
당시 대학생 알바 관련된 일을 하면서 야간에 실태조사 같은 거 하고, 야간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랬어요.
오후 8시에 시작해서 야간알바 12시간 하고 아침 8시에 퇴근해서 씻고 자면 다시 저녁때 출근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완전히 사회와 격리되어 살게 되는 거에요. 그런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한 거죠.
그러다가 2014년에 세월호 참사를 겪게 된 겁니다.
물 : 드디어 세월호인가.
용혜인과 세월호
용 : 2014년 1학기에 졸업을 위해 학교를 다시 다니고 있었는데, 세월호 참사 소식을 듣게 된 거에요. 안산에 오래 살았고, 제게는 단원고 이름이 익숙해요. 어찌 보면 친구 후배들이고..
당시 시험 기간 전주라 학교에서 시험공부 하던 중에 아침에 수업을 들어가는데, 수업 들어가기 전에 뉴스를 보게 된 거에요. 그런데 당장 전원 구조라는 얘기가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수업 듣고 나오니까 오보였다는 거에요. 처음에는 멍했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렇게 큰 배가 넘어가는데 이렇게 실종자가 많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부가 구조하고 있었고, 저 안에 누군가 살아 있어서, 일부러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한 일주일 정도는 말이죠.
물 :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용 : 그러다가 얼마 시간이 흐르고 밤늦게 시험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과목이 서양 정치사상 이런 거였어요.
물 : 제목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용 : (웃음) 아리스토텔레스 나오고 하는 시험공부를 하다가 트위터를 통해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대교 건너 행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거에요.
아니, 정부가 그렇게 구조하고 있다고 하고 그러는데, 왜 저럴까 사람들이.. 왜 저러지? 라고 생각을 했어요.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실제로 뭐가 문제인지는 거의 언론에 안 나왔어요. 그건 거의 몰랐는데, 제가 놀란 것은 경찰이 경찰버스를 열대를 동원해서 그 가족들을 막아섰다는 거에요.
제가 정권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이 사람들을 잘 달래서 이해를 시키고 문제를 잘 해결해 보려고 노력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고 경찰병력을 동원해서 막아선다는 것, 공권력이 그 상황에서 그 가족들을 상대로 어떻게 저러지? 하는 의구심이 생겼어요. 충격적이었죠.
어떻게 가족을 잃고, 가족을 아직 찾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국가권력이 저럴 수 있지? 하면서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충격을 받았어요.
일반적인 사람들은 막연히 국가 권력에 대해 선의의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이 국가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가지고 움직일 것이다, 그 구성원에 대해 최소한의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줄 것이다, 뭐 이런 당연한 기대 말이다.
그런 당연한 기대가 깨지는 순간 사람들은 배신감이나 분노를 느끼기 전에 당황을 하게 된다. 용혜인 후보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용 :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물 : 어떤 것을 하려고 한 것인가?
용 : 친구들하고 모여서 지금 생각하면 참 조악하지만 노란 리본이라도 만들어서 돌리고 했었어요. 그러다가 진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하고 얘기를 한거죠. 추모의 뜻이라도 표현을 해야겠다, 슬픔에 빠진 사람들에게 뭔가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그래서 침묵 행진이라도 하자, 한 손에 국화꽃을 들고 노란 리본을 들고, 또 한 손에는 뭔가 해야 하는데, 고민을 하다가 당시 사람들 사이에 많이 돌던 “가만히 있으라” 라는 말을 떠올린 거에요.
물 : 그 “가만히 있으라” 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떤 관점을 가지고 계신 건가?
용 : 선내에서 그런 방송을 했다는 거 자체가 마음 아픈 거죠. 그러나 유가족들을 진도대교에서 막아서는 모습을 생각했던 거죠.
한국사회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현상을 함축하고 있는 말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처음에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이런 문장을 생각하다가 결국 깔끔하게 “가만히 있으라”로 결정한 거죠.
이 말이 우리에게 울림이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용혜인을 우리 사회에 알린 그 첫걸음.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로 상징되는 그 침묵시위는 이렇게 정말로 평범한 모범생의 정말로 사소한 기획에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에게 울림이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도 울림이 있을 것이다. 내가 느낀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도 느꼈을 것이다. 그런 상식적이고 단순한 기대가 바로 연대의 가능성을 알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권력은 언제나 이런 단순한 시작을 과대포장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상식적인 시작을 상식적이지 않은 누군가의 음험한 기획으로 몰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배후를 찾는다. 그러나 그런 배후는 그들의 망상 속에만 존재하는 법이다.
물 : 함께한 분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용 : 지금도 같이 하는데, 학교 후배, 고대 친구, 서강대 친구, 그리 많지는 않았어요.
물 : 그건 범 대학 연대 구조 아닌가?
용 :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되었지만, 의도한 바는 아니었어요. 그냥 아는 친구들일 뿐. (웃음) 선배들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런 거 하면 경찰에서 연락 오고 그럴 거라고. 거기다가 저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잖아요.
그래도 뭐 괜찮아, 뭐 별일 있겠어? 하면서 강행을 한 거죠.
처음에는 청와대 게시판에 이 일을 알렸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있었기도 하죠. 행진을 시작하기 바로 전날, 24시간 전에 이 일을 홍보했어요.
물 : 바로 전날, 그것도 청와대 게시판에 알리는 건 너무 급박한 거 아니었을까?
용 : 별로 홍보할 생각도 없었어요. 그저 친구들끼리 모을 수 있는 사람들 모아서 한 이삼십 명 모여서 하려고 한 거죠.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오신 거죠.
물 : 첫날 얼마나 모였는가?
용 : 그게 지역마다 좀 다른데, 홍대에서 시작할 때 한 30명, 서울광장에는 150에서 200명 정도가 모였어요.
물 : 무섭지 않으셨나?
용 : 처음에는 무서운 줄 몰랐어요. 그런데 끝나고 집에 가는데 앞에 스타렉스가 갑자기 서는 거에요.
물 : 검은색?
용 : 은색이요. 저는 심지어 그 번호판까지 기억을 해요. 1120.. 전 남친 생일이거든요. (웃음) 친구하고 얘기를 하면서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광교 근처였어요. 갑자기 차 한 대가 서는데 운전석에 한 명이 있고, 조수석에 있는 사람이 뭔가를 들고 있는데 빨간색 빛이 보이는 거에요.
물 : 카메라?
용 : 그렇죠. 처음에는 그게 뭔지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 쫓아가서 따져 물었어야 하는데, 그냥 어~ 하다가 차가 가버린 거죠. 그걸 보는 순간 좀 무서운 기분이 들었어요.
작은 개인이 드디어 국가 권력과 만나게 되는 시작점이다. 왜 국가는 이런 작은 개인에게 그냥 당당하게 다가와서 어쩌다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가,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것들을 정상적인 대화로 물어보지 않는 것일까? 당장 경찰 요원을 투입해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채증부터 시작하는 이유가 뭘까?
단순하다. 그들 또한 두려운 것이다. 이들의 상식적인 요구를 자신들이 들어주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그 상식적인 요구가 수많은 사람들의 동의와 연대의 힘을 업고 국가 권력에 대한 준엄한 비판으로 성장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한참 인터뷰가 중단되었는데 원인은 단순하다. 딴지 벙커원의 열악한 시설에 의해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누가 썰렁한 개그를 친 것도 아닌데 추웠다. 결국 무릎담요 같은 걸 준비하고 나서야 이너뷰가 지속되었다.
물 : 그 이후로 엄청난 일들이 생겨나 버렸는데, 그 과정을 겪으면서 스스로 어떤 변화를 겪으셨는지 궁금하다.
용 : 가장 큰 변화라면 취업을 포기한 것이죠.
제가 뭐 세상을 바꾸겠다거나 엄청나고 거창한 의지를 가지고 이런 걸 포기한 것은 아니고요. 아주 식상한 답변이 될 수도 있겠는데..
다시 골방에 처박혀 시험공부 하는 삶으로 돌아가기가 싫었어요. 그렇게 살면 제가 너무 우울할 것 같았죠. 삶의 낙이 없을 거 같았어요.
물 : 내가 못 견딜 것 같은 느낌?
용 : 그런 거에요.
가장 솔직한 답변이다. 여기에 뭔가 거창한 이유를 붙였다면 오히려 신뢰도가 떨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결정을 미화하기 위하여 명분을 붙이곤 하는데 사실은 그 대부분은 거짓말이다. 용 후보의 이유는 가장 원초적이었고 순수했으며 솔직한 그것이었다. 그렇게 하기는 싫었다는 것.
이렇게 살면 돈을 못 벌겠죠. 사회적으로 5급 공무원이 되는 것만큼 성공하진 못하겠지만, 돈 조금 벌고 살면 되죠. 저는 오히려 좋은 집에는 못 살아도 좋은 차를 몰면서 살고 싶었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로 경찰서 다녀오고 그러면서, 그냥 대중교통 타고 조금 좁은 집에 살고 결혼도 제때 못하더라도 나 혼자 생계를 이으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무모한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돌아가기는 싫었어요.
물 : 시험을 포기하는 순간에도 뭔가 다른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용 : 그렇죠. 그냥 학교 계속 다녔어요.
물 : 졸업은 하셨는가?
용 : 아직 한 학기 남았어요.
물 : 대학을 참 오래 다니신다.
용 : (웃음) 그런 편이죠.
용혜인에게 세월호는 우울하고 암울한 삶의 궤도를 저버리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안정되고 평온한 미래가 보장된 길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삶으로 돌아가기는 싫게 만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버린 사건이었다.
이만큼 큰 의미를 지닌 사건이 있을 수 있을까?
왜 노동당인가?
용 : 입당은 2010년에 했어요.
물 : 무척 일찍 입당을 한 것 같다.
용 : 사실 저는 굳이 노동당이어야 한다고 생각은 안 했어요. 하지만 정치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정당의 당원이 되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한 것뿐이에요.
진보신당의 존재 자체를 2010년에 처음 알았어요.
물 : 그럼 이제는 진보신당의 역사에 대해서는 조금 아시는가?
용 : 이제는 좀 알죠. 당시에는 전혀 몰랐어요. 당시 그냥 당비를 내는 당원이 된 거에요. 당에서 무슨 활동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죠.
단지 당시 노회찬 후보의 선거운동을 선배의 소개로 하게 되었는데, 그 선거운동을 통해 존재를 알게 되고 입당을 한 거에요.
물 : 그 노회찬 후보는 이제 진보신당에 있지 않은데.
용 : 그렇죠. (웃음) 하여간 저는 꼭 이당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죠. 다만 저는 이 당에 들어왔고, 이 당에 있어야 하는데 떠나간 사람들이 있었던 겁니다. 노회찬 씨도 그 중의 하나.. (웃음)
물 : 그렇다면 당을 선택하는 과정상의 치열함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용 : 그렇죠. 하지만 세월호 이후에 생겼어요. 당시에 집회 같은 거 많이 했잖아요.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하고, 집회 끝나고 흩어지는데 언제나 가장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저기 있고,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과 끝까지 같이 서 있어 주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라고 느낀 거에요. 소속감이 생긴 거죠.
이 사회에서 존재가 지워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언론에서 보도해 주지도 않고, 정부에서도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회에 알리는 방식이 농성하거나, 단식하거나, 광고탑에 올라가거나 하는 방법밖에 없잖아요.
이 사람들에게는 길거리를 전전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정당은 이 당밖에 없다는 거죠.
최후의 궁지에 몰린 약자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방법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약자들에게 옆에 함께 서 줄 수 있는 정당, 함께 할 수 있는 정당이 노동당밖에 없었다는 것.
이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거기에 더해, 그런 약자의 편인 정당이 우리 사회에서는 가장 소수정당이라는 점이 더해지면서 가슴 한켠이 무거워진다. 우리 현실의 무게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앞으로 길거리에서 해 왔던 것을 부정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저는 제가 길거리에서 해 왔던 일을 계속하겠다는 거에요. 거리에서 해왔던 것을 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다는 정치가 거리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담아낼 방법이 없어요.
기가 막힌 경험이 하나 있었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관련법 제정 문제로 600만이 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아 왔어요. 그런데 이한구 원내대표가 유가족들에게 야당의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주시라고 요구하는 거에요. 제가 박영선 대표였다면 굉장히 기분이 나빴을 것 같아요.
이 얘기는 바로 자신들은 이 600만의 사람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의미잖아요. 정치는 이래서는 안 되죠. 그 사람들이 우리의 대표여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50%를 득표했다면 확률적으로 유가족의 절반은 박근혜를 찍은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저들은 유가족들을 대변할 마음이 없는 거죠.
이것은 우리의 정치가 아닌 거죠.
물 : 자신들은 유가족들을 대변하지 않는다?
용 : 거기다가 이한구 대표가 이런 얘기를 해요.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국민들의 뜻을 받아 안고 협상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자기들이 대변하는 국민들은 따로 있고, 유가족들은 대변하지 않겠다는 거죠.
무척 화가 났었어요. 그래서 찾아봤죠. 이한구 원내대표가 표를 얼마나 받고 당선되었는가 봤더니, 3만표 정도였어요. 그렇구나..
물 : 이것은 정치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다.
용 : 이런 정치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수 없다, 라는 생각을 한 겁니다. 결국 우리가 직접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거리에서 벌어지는 정치의 순간들을, 기존에 우리가 정치라고 부르는 곳으로 끌고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일을 하겠다고 맘을 먹은 겁니다.
물 : 매우 짧은 시간 속에 압축적인 경험을 하셨다.
용 : 그런 셈이죠. 그래서 출마 결심을 했고, 지역구를 할까, 비례대표를 할까 고민도 많이 했어요. 노동당은 사실 많이 득표하기 힘들잖아요. 많아야 3%, 적으면 1.5%. 비례는 한 석이라도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거기다가 지역구는 그래도 말할 기회도 많고 그런데 비례후보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물 : 골목 골목 다니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역시 지역구 후보가 낫다.
용 : 그렇게 다니면서 얘기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고 싶었는데, 노동당이 어렵잖아요. 외적으로 내적으로 다 어렵습니다. 결국 비례대표에 나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대표 하시는 구교현 대표도 그런 쪽으로 말씀을 해주셨어요. 당의 상황을 고려해서 사실 조금 더 어려운 길이긴 하지만 비례대표로 나가기로 결정했어요.
노동당의 비례대표 후보는 현 당대표인 구교현 후보와 용혜인 후보로 결정이 되었다. 용혜인 후보가 1번.
물 : 정치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용 : 맞아요. 기탁금이 천오백만 원이더라구요. 대출받아야죠. (웃음)
물 : 펀딩은 안 하시는가? 당차원에서 할 수 있을텐데..
용 : 비례는 원래 개인 후원을 받지 못하죠. 공보물이나 이런 것은 당에서 선거기금으로 해주긴 하는데, 기탁금은 순전히 개인이 내야 하는 거에요. 대출받아 해결할 생각이에요.
물 : 정말 큰 일이다.
용 : 어떻게 되겠죠. (웃음)
물 : 어떻게 되지 않는다. 이러다가 신불자 되는 거 한 순간이다. (웃음) 당내에 용혜인을 지지하는 모임이 있는가?
용 : 저는 청년 당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실제로 활동하는 청년당원이 가장 많은 정당이 노동당이에요. 제가 만나는 청년 당원들도 세월호 관련한 활동을 하다가 입당한 친구들이 많아요. 저 친구도 민주당 출신이에요.
그러면서 용 후보를 수행해 온 청년당원을 지목했다. 왠지 왜 그랬냐고 물어보고 싶었으나 그만 두기로 했다. 어떤 답이 나올지 머리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급하게 해야 하는 일들, 실무적인 일들을 맡아 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세월호 때부터 계속 같이해온 친구들인 거죠.
사실 이런 거에요. 저라는 후보가 있고 사람들이 그 후보를 중심으로 모인 것이 아니라, 제가 정치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세월호 이후 같은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이 우리의 정치를 하겠다고 집단적인 결정을 한 것이고 저는 단지 그들을 대표해서 후보가 된 것뿐이에요.
물 : SNS 활동 같은 것은 어떻게 분담하는가? 한방에 훅가는 수가 있는데..
용 : 그건 제가 직접 다 합니다. 조심해서 하고 있죠.
그런데 정말로 언론이 보도를 안 해줘요. 이런 얘기도 들었어요. 용혜인이 만약 다른 당 후보로 나왔다면 훨씬 더 많이 보도해 줄 것이라는 얘기요.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SNS에서는 활발한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물 : 사실 SNS는 현실 세계에는 별다른 힘이 없는데..
용 : 그래도 SNS 마저도 없다면 저에게는 아무것도 없었겠죠.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저에게 있는 힘은 바로 이런 분들이 주시는 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SNS에서는 수많은 진보적 담론이 오간다. 그러나 그 비율은 지극히 적다. 현실세계에 힘을 미치기 힘들다. SNS 사용자들 역시 “찻잔 속의 태풍”이라고 인식을 하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실이나 어떤 주장들은 그런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서는 사회에 알릴 방법이 없기도 하다. 그 미약한 힘 하나를 붙들고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물 : 만에 하나 당선이 되었다. (웃음)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용 : 제일 먼저 할 일이 있어요. 저를 도와준 친구들과 국회 잔디밭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을 거에요. 짬뽕도 됩니다.
물 : 국회에 입성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의미인가?
용 : 그런 면도 있죠. 실제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결국 청년 일자리 문제에요.
사실 이 문제는 청년들에게 복지 조금 늘려주고 혜택 조금 더 준다고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 누적되어온 “불평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가장 약자인 청년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 이제 선심성 정책이나 시혜 정책은 필요 없어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해 줘야 하죠.
거기다가 어른들은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지만, 청년들은 지금 구조적으로 사회에 관심을 가질 여력도 없는 상황이에요. 예전같이 학생운동 하고 놀다가도 취직해서 가정 꾸리고 집도 사고 그럴 수 있지만, 요즘에는 불가능해요.
제가 다니는 학교, 나름대로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이고 취업율 높은 학교인데도 졸업생 취업률이 50%가 안 되거든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거에요. 최저임금 만 원, 노동 시간 단축 이런 문제, 일자리 나누기, 이런 것들이 중요하죠.
중요한 것은 인간답게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기본소득입니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확실하게 해 두자. 이 이너뷰에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먼저 꺼낸 쪽은 분명히 용혜인 후보 쪽이다. 내가 먼저 꺼낸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기본소득 얘기만 꺼내면 물뚝은 맨날 기본소득 얘기만 한다고 사람들이 하도 뭐라 해서 하는 소리이다.
그만큼 일자리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어쩔 수 없이 기본소득 이야기로 갈 수 밖에 업다는 증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 : 요즘 기본소득은 녹색당이 가장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분위기다. 노동당은 어떤가?
용 : 사실 기본소득을 가장 먼저 주장하신 분들은 노동당에 계십니다. 당내에서 여러가지 이견들이 있어서 이런 논란들을 당이 받아 안아 가면서 생산적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그런 점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노동당에는 전 사회당 대표 금민씨가 있고, 그 분이 우리나라에 기본소득 관련 아이디어를 처음 도입한 최초의 멤버 중의 한 명이기도 하다. 그 금민 전 대표에게 직접 기본소득에 대해 들어본 인터뷰 기사도 있다.
녹색당이 잘하는 걸 보면서 좀 부럽기도 했어요. 운동권 사람들은 사실 자기 완결성 때문에 좀 복잡해요. 선거국면에서 국민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한데 그게 좀 늦어지는 것 같아요.
물 : 언제 들어왔다고 벌써 당을 음해하다니.. (웃음)
용 : 위험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웃음)
물 : 건강은 어떠신가?
용 : 큰 병은 없는데 체력이 그렇게 센 편은 아니에요. 밤은 잘 새는데, 다음날 쓰러지죠.
물 : 취미는?
용 : 저는 모범생이었고요. 별다른 취미는 없어요. 주로 잠을 자죠. 데이트 할 때 영화 보는 거 같은 건 싫어해요.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할 시간도 없는데, 컴컴한데 들어가서 앞만 보다가 나오는 건 좀 아깝다고 생각을 해요.
물 : 덕질을 하는 분야는?
용 : 아이돌 팬이에요. (웃음) 신화의 오래된 팬이죠.
물 : 아니, 신화가 아직도 아이돌인가?
용 : 무슨 소리신지.. 신화는 아이돌 맞습니다. (웃음)
물 : 여행은 좋아하시는가? 음식 취향은?
용 : 부모님께서 여행을 좋아하셔서 어려서 많이 가 봤어요. 강원도 쪽을 주로 많이 다니셨죠.
음식은 주로 매운 걸 좋아하거든요. 밤중에 가끔 불닭볶음면 같은 걸 먹죠. 좀 매우니까 우유 한 통 사다가 같이 먹곤 하죠.
물 : 아악.. 그건 인간의 음식이 아니다!! 어찌 되었거나 이제 슬슬 마무리하자. 딴지일보 독자들에 드리는 말씀 부탁한다.
이렇게 이너뷰는 마무리되었다.
아주 평범하게 자라온 한 사람이 가난이라는 괴물과 부딪히게 되고, 현실의 부조리를 깨닫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라는 거대한 사회적 비극을 경험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은 어떤 변화를 해온 것일까 하는 문제가 궁금했었다.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길래, 심지어 한 정당의 1번 비례대표 후보로 정계에 뛰어들 결심을 한 것일까?
독자 여러분들에게 그걸 전달하고 싶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는 우리 자신을 변화시킨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변화의 폭이 커서 인생의 경로 자체를 바꾸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바뀐 인생경로를 따라가게 될 그 사람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우리 모두의 인생을 바꿔 놓게 될지도 모른다.
정치란 그런 것이다. 두렵고 힘들지만 나와 타인의 인생을 모두 바꿔놓을 수 있는 거대한 모험이다.
동화 속에 나오는 소년같이 용감하게 대모험의 길을 떠나는 용혜인 후보의 앞길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빌며 마친다.
지난 회에 둘라에이스호 도착 이후 언제라도 퇴선 지시만 내려졌다면 전원 구조는 가능하였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퇴선 지시는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선장이나 선원들이 퇴선 방송을 한 적도 없고, 구조를 위해 도착한 해경 123정이 퇴선하라는 대공 방송을 한 적도 없고, 123정 승조원들이나 헬기 항공구조사들이 세월호에 올라타 메가폰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육성으로라도 퇴선 지시를 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다음 기록을 한 번 봐주세요.
ⓒ박영대
10시 5분 목포상황실은 "탈출하라고 대공 방송 중"이라는 상황을 문자상황방에 입력하여 상황을 전파, 보고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세월호 참사 전체에 있어서 어떤 형태로든 퇴선 지시는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신고 이후 목포해양경찰서(목포서) 상황실, 서해지방청찰청(서해청) 상황실, 본청 상황실 등은 해경 내부망인 문자상황보고시스템(코스넷)을 이용하여 서로 상황을 전파, 보고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해경 채팅방을 만든 것입니다. 정보 전달을 위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바로 거기에서 10시 5분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전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숫자를 조금 다르게 입력한다거나 하는 수준이 아니라 현실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해양경찰 공무원이, 그것도 정확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 공무원이, 굳이 키보드를 눌러서 입력을 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문제, 가장 안타까운 문제를.
누구에게 정보를 받았을까요? 그 누구는 도대체 어디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전달받게 되었을까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것은 실수나 착각의 범위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는 명백한 의혹으로 확정하고자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당시 목포 상황실에서 문자상황방을 담당했던 해경은 확인이 가능합니다. 다수의 진술을 통해 당시 문자상황방 담당자는 목포서 상황실 B조의 이모 경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당장 조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목포해경에 그치지 않습니다. 10시 조금 넘은 어느 시점부터 탈출 선내방송이 이루어진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은 곳곳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우선 경찰청입니다.
ⓒ박영대
위 상황보고서는 경찰청(해양 경찰 말고 육지 경찰을 말합니다) 112종합상황실의 상황보고서(3보)입니다. 우선 여기에서도 10시 18분에 세월호 선장이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선내 방송"을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해경에 이어 경찰청도 전파하고 있습니다.
또 목포서 상황실은 단지 "탈출하라고 대공 방송 중"이라고만 보고했지만, 경찰청은 '선장'을 구체적으로 지칭하면서 탈출 선내 방송의 주체를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선장은 이미 9시 46분경 세월호 조타실을 빠져나와 123정에 올라탔습니다.
그 외 이 상황보고서의 발송일자는 4월 16일 10시 13분인데. 10시 18분의 일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오타로 이해해야 할까요?
다음으로 언론입니다. 역시 10시 조금 넘은 시점부터 언론에서도 일제히 탈출 선내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한국방송공사
ⓒ문화방송
세월호의 모든 갑판과 난간이 물에 잠겨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곳은 다 물에 잠긴 시간이 10시 17분경이고, 마지막 표류자가 구조되는 시간이 10시 21분경입니다. 즉 10시 조금 넘은 시간은 사실상 세월호가 전복되는 시간대입니다.
해경의 123정과 헬기, 초계기(CN-235) 등은 이 과정을 뻔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 언론은 이 과정을 취재할 수 있는 입장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해경, 경찰청, 언론이 한목소리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일을 전파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독자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탈출 선내방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짓 정보 전파)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의혹을 구성합니다. 한두 군데도 아니고 해경, 경찰청, 언론이 하나같이 거짓 상황을 전파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듭니다.
오늘 하나의 의혹을 확정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렇듯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들이 잔뜩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세월호 참사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상규명을 위해 6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의 서명을 통해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져 현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28일과 29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세월호 특조위의 제2차 청문회가 개최됩니다. 침몰 원인이 주된 주제입니다. 구체적으로 △침몰 원인 및 선원 조치의 문제점, △선박 도입 및 운영 과정 문제점, △침몰 후 선체 관리 및 인양의 문제와 관련된 증인을 불러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침몰원인으로 정부가 제시했던 것들이 과연 타당한지, 침몰 당시 선원들은 어떠한 행동을 하였는지, 세월호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도입되었고,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인양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특히 인양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시민분들이 처음으로 이야기를 듣게 되는 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팩트TV, 416TV, 오마이TV, CBS 노컷뉴스, 고발뉴스, 국민TV, 주권방송 등이 청문회를 생중계한다고 합니다. 방청을 오셔도 좋고 중계를 시청해 주셔도 좋습니다. 청문회 이후라도 관심 있는 특정 주제 부분을 조금씩이라도 봐 주시기 바랍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세월호에 관심을 가져 주실 때 진상규명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청문회 지나고 뵙겠습니다.
('세월호, 의혹의 확정'은 '국민참여를 통한 세월호 진상규명' 후속 연재입니다. 박영대 위원은 세월호 연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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