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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원전 한국에 얼마나 더 지을 수 있나

강홍석 시민기자

jjhskang@gmail.com

이론화학자/이론 재료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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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가까운 원전 확대는 위험부담 너무 커

김성환 장관의 전력 수요 예상 30GW 지나쳐

'AI 규모화 법칙' 작동하지 않을 떄 가정해봐야

중국 ‘ 타우 규모화’ 신개념 반도체공정 대비를

영남에도 원전 대신 태양광 발전 고려했으면

AI 데이터센터 유치하는 것이 목표여선 안 돼

 

지상발생기와 항공기를 이용해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인공강우 개념도(공개 도메인)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방사성 물질에 의한 피해가 동북쪽 650㎞에 위치한 모스크바 상공에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소련 정부는 급히 인공강우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기의 이동 통로에 해당하는 벨라루스와 러시아 서부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피해지역의 인구밀도는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벨라루스 국가 전체의 인구밀도도 우리나라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6기의 영광 한빛원전에서 광주 및 서울까지 거리는 각각 50㎞와 250㎞에 불과하다. 더욱이 8기의 고리 및 신고리원전에서 울산이나 부산까지는 25㎞에 불과하다. 사고가 나더라도 대비할 시간도 없고, 인공강우도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걱정이 별로 없는 듯하다. 전기가 필요하면 원전을 지으면 된다는 식이다. 불과 60여년 사이에 이룩한 세계 6위권의 경이적인 경제 성장과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도 원전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계속 지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본다. 그리고 이제라도 원전에 의지하지 않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이는 결코 정치 논리가 아니다. 위험 부담이 너무 크기 떄문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남광주 서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을 찾아 호남권 반도체 산단 전력 공급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7.16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독재, 부패, 그리고 거기에 부역한 이들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은 민주시민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누구보다 반겼다. 그리고 아직 1년 밖에 안된 정부이기에 잘잘못을 가려 비판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에 일말의 우려를 애정으로 넘기고 지켜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용인과 호남 반도체 산단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등에 ‘확정적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만 30GW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전력 수요가 정말 확정적인가? 현재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 전력인 70GW의 무려 43%에 이르는 30GW의 새로운 수요가 대체 무엇 때문에 시급히 필요한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용인과 호남의 반도체 산단에 각각 15GW 및 6.3GW, 그리고 AI 데이터센터(AIDC)에 8GW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 추측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해 주기 바란다.

 

정부가 서남권에 800조원, 충청권에 81조원을 투자하는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29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모습.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충청권에 81조원을 투자해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거점인 아산·천안캠퍼스를 기반으로 10년간 100조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2026.6.29. 연합뉴스

먼저 반도체 산단에 21.3GW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한 양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용인에 15GW급의 반도체팹을 지을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게 설명하기 힘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이 뉴욕주의 ‘클레이(Clay)’에 건설 중인 4개의 반도체공장은 약 1.9GW의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이라면 우리나라는 마이크론에 비해 11배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말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그렇게나 많을 것인가? 현재 HBM 및 DDR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그리고 AI 산업에 필요한 자본투자가 언제까지 증가하기만 할 것인가? 혹시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에 대한 ‘규모화의 법칙(scaling law)’이 언제까지나 성립할 것이라고 보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시 상기하고자 한다. LLM의 파라미터를 나타내는 실수는 이진법 컴퓨터에서는 유한한 정확도와 이에 따른 오차를 갖는다. 이와 관련하여 훈련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전파(back propagation)’에 필요한 미분을 수행하는 과정을 살펴 보자.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한 사슬규칙(chain rule)’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유한한 정확도의 실수에 대해 이를 계산할 때 미세한 오류들이 계속 축적된다. 1조 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사용하는 경우, 그 부정적 효과는 심각하게 커질수 있다. ‘과학자의 눈’ 코너의 앞선 기고문인 “데이터 많이 넣으면 AI가 인간의 지능 갖게 될까?”의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AI 전문가인 카메론 울프(Cameron Wolf)는 “규모화에 의한 성과는 결국 영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와 AI 산업계도 그의 경고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AI 연구자인 뉴욕대학 명예교수인 게리 마커스(Gary Marcus)에 따르면, 최근 LLM의 발전은 규모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논리적 과정을 명확히 따르는 ‘Symbolic AI'(기호 AI)를 기존의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적절히 혼합시킨 ‘신경망-기호(neuro-symbolic) AI'를 발전시킨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는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이 마치 ’규모화의 법칙‘이 계속 성립할 것처럼 환상을 심어 투자자를 계속 끌어 모은다고 비판한다. 마커스의 지적처럼 이 법칙이 한계에 이르러 자본 투자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을 때 우리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될 것인가? LLM이 아닌 시각데이터를 훈련시키는 '데서는 특별히 다른지 모르겠다.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에 중상통신(ZTE)의 OEX 슈퍼노드가 전시돼 있다. 2026.7.17

더욱이 맹렬하게 자립을 추구하고 있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자립하는 경우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중국은 반도체 소자의 크기만 줄이는 ‘무어의 법칙‘ 대신에 소자간 통신 시간을 단축시키는 ’타우 규모화(tau-scaling) 법칙‘을 내세웠다. 이 새로운 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서 ’논리 접힘'(logic folding)이라는 3차원적 적층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이용하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없이도 2031년까지 1.4나노급의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다고 화웨이는 전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오는 27일 ’창신메모리(CXMT)’는 상하이 중권거래소에 상장하여 최대 15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쉬 메모리를 제조하는 ‘양쯔메모리(YMTC)’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현재 기술적으로 몇 단계 앞서 있는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에게 큰 도전이 될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앞선 전력수급 계획에 이에 대한 고려도 반영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다음으로, 서남권 반도체단지에 필요한 6.3GW에 대해서는 최근 ‘과학자의 눈’에 '서남해안 반도체 단지에 원전 건설만 답인가?' 제목으로 기고했다. 즉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전라남도의 ‘리‘ 단위 농지 및 주거시설에 태양전지를 설치하여 EES와 연계하면 겨울철에도 최소 6GW의 전력을 24시간 공급할 수 있으며, 추후 태양전지 기술의 발전에 따라 9GW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풍력 및 이미 설치된 태양광 전력을 포함하지 않고도 그렇다는 것이다. 영남은 호남에 비해 면적이 57% 더 넓으므로, 같은 전력을 더 쉽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18기나 되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고도 영남의 AI산업에 안전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경북 영덕에 1.4GW급 원전 2기를 신규로 짓는다고 한다. 과연, 언제까지 원전을 지을 것인가?

 

‘Meta’의 ‘하이퍼리온(Hyperion)’ 데이터센터가 뉴욕 맨해튼에 포개진 가상의 모습(마크 저커버그 제공)

마지막으로 2029년까지 AIDC에 8GW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우선 이 사업의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충청, 영남, 호남, 강원권에 AIDC를 분산해서 세우는 데 필요한 전력이라고 한다. 분산의 개념 자체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는 총 15GW 규모의 AIDC를 여러 지역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차적으로 5GW를, 이후 10GW 규모를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AI기업인 ’메타(Meta)’는 루이지아나주에 짓고 있는 ‘하이퍼리온(Hyperion) AIDC'에 500억 달러 이상 투자해 5GW급으로 확장시킨다고 한다. SK가 계획하는 AIDC는 이 규모의 거의 3배에 이른다.

혹시 구글 등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AIDC를 유치하고자 함인가? 최근 구글이 칠레에 AIDC를 세우려다 주민의 반대에 부딪혀 중단한 일을 참고하기 바란다. 지속가능 경영을 지원하는 ’TRELLIS’의 지난 5월 27일치 온라인 기사에 따르면, 칠레 사법부는 이 센터가 연간 70억 리터의 상수용 물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이런 판결을 내렸다. 한정된 양 때문에 주민의 식수 이외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아일랜드는 정전 우려 때문에 수도 더블린 근처에 데이터센터를 제한하기로 하였다. 미국의 12개 이상 주는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를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발의하였다. 그런데,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어디나 전력과 물의 문제가 함께 있다. 따라서 많은 AIDC를 유치하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자원이 감당할수 있는지, 신중히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의욕을 앞세우기 전에, 할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참고문헌

1. 타우 규모화

https://www.huawei.com/en/news/2026/5/ieee-iscas-tau-scaling

2. 메타의 Hyperion datacenter

https://www.reuters.com/business/meta-expands-louisiana-data-center-5-gigawatts-compute-capacity-2026-07-13/

3. TRELLIS의 2026년 5월 27일자 온라인 기사

https://trellis.net/article/data-centers-ground-zero-ai-backlash-what-must-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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