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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판매소 38*57cm 1882년 9월 수채화
복권
테오에게
스퓌 거리 끝에 있는 복권가게를 기억하겠니? 비오는 날 아침, 그 앞을 지나가다가 많은 사람들이 복권을 사려고기다리고 있는 걸 보았다. 대부분 왜소한 노파들이었는데, 하는 일과 생활수준을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삶을 지탱하기 위해 발버둥치며 간신히 버텨왔다는 게 확연히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물론 '오늘의 복권당첨' 같은 것에 그렇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을 떠올릴 때면, 복권에는 관심없는 너나 나로서는 그저 실소를 금할 수 없겠지.
무리지어 서 있는 사람들의 기대에 찬 표현이 인상적이어서 그들을 스케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복권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고 싶은 의미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난한 사람과 돈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더 그렇지 않겠니.
그것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 같았다. 그래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복권에 대한 환상을 갖는 것이 우리 눈에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 음식을 사는 데 썼어야 할 돈, 마지막 남은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샀을지도 모르는 복권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그 분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의 고통과 쓸쓸한 노력을 생각해보렴.
1882년 10월 1일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서 퍼옴 )
지금 사람들은 복권 판매소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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