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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일 전이었나,
아침 9시 반쯤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큰딸이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 "
가문비 문자였다.
아니 이 시간이면 한참 수업하고 있을텐데
이게 무슨 문자람?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한손으로 급히 답문을 보냈다.
"그럼, 근데 왜?^♡^"
금세 다시 답이 왔다.
"사랑하니까 ♡ ♡ "
뭐야, 이거...이 시간에 학교를 나와서 딴데 있는 건가?
난생 처음 있는 일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슬며시 걱정도 되고...
그래도 나도 바빠서 일단 넘어갔다.
점심시간에 다시 생각이 나서 문자를 하나 보냈다.
"별일 있는 건 아니지? 점심 맛있게 먹었니? 홧팅^.^"
좀 있다 보니까 답이 와 있다.
"그냥 한문시간에 효성 관련 지문 배우고나서 부모님한테 문자보내기 했어~
난 이제 밥먹고 있음!"
에효...그러니까 수업중에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모두가 (금지된) 휴대폰을 꺼내서 일제히 문자를 보냈다는 거?
나중에 가문비한테 물어보니
나처럼 당황스러워하면서 답을 보낸 부모들이 제법 있었던 듯...
아빠, 실내화 안가져왔어. 아빠, 수업료 냈어? 아빠, *월 *일 한겨레 광고 좀 구해 줘.
이런 문자에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는데
사랑 어쩌고 하는 문자가 오는 순간 슬며시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고정관념에 찌든 기성세대라는 거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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뎡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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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는 분은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했다가 엄마가 얘가 죽으려는가 하고 너무 이상하게 봐서 다시는 말 안 한다는...;ㅋㅋㅋㅋ 가족끼리 사랑한다니 너무 어색하죠-ㅁ-ㅋㅋㅋㅋ부가 정보
연부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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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문자 한 번 받아봤음 좋겠네요. 우리 딸들은 맨날 똑같은 레파토리 '엄마 언제와?'부가 정보
은하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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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 딸내미 키운 보람이 이런 거군요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