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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조 한국노동연구원지부가
9월 14일부터 간부(쟁대위) 파업, 9월 21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거의 한달째 파업인데 조합원들이 참 밝고 꿋꿋하고 한결같이 열심이다.
왜 파업을 하는지는 따로 시간나면 쓰기로 하고
(검색창에 박기성을 치면 기막힌 얘기가 참 많이 나온다)
그저께 난지도에서 있었던
노동조합 창립 18주년 행사에 다녀와서
지부 카페에 올린 글을 여기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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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기념행사에 다녀와서...>
한강이 온 가슴 활짝 열고 있는 난지도 캠프장,
따스한지 따가운지 헷갈리는 가을 햇살의 시샘 듬뿍 받으며
노동연구원지부 창립 19주년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아, 연혁보고를 듣다가 보니
19주년이 아니라 18주년이었습니다.
이은정 동지의 보고대로 91년에 출범한 것이 맞다면요.
가람아 사랑해애~~~ 그리고
생일 축하노래가 울려퍼지면서 기념식이 끝났습니다.
이런 기념식 마무리는 처음이었습니다.
참 여유롭고 분위기 좋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는 잘 먹었습니다.
대천에서 갖고 왔다는 윤미례 동지의 엄마표 김치,
아버님이 주셨다는 정성미 동지의 가시오가피술,
햅쌀에 밤과 강낭콩 듬뿍 넣어 지은 밥(이름을 잊었네요-.-),
차려내는 음식마다
모든 조합원과 그 가족들의 정성이 넘치는 것들이었습니다.
참 잘 놀았습니다.
풍성하게 차린 밥과 고기와 술, 갖가지 음식들을 놓고
그저 즐기면 되는 줄로 알았습니다.
왁자지껄하고 떠들썩한 분위기는
주변의 10대, 20대들까지 압도해버리더군요.
한잔 주고 두잔 받으면서 참 흐뭇하기만 했습니다.
동지들의 이쁜 아이들도 보고
오래된 조합원들의 사연도 힐끔힐끔 듣고
10년 20년이 되었어도 직원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야유회 한번 제대로 못했다는 기억도 엿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불현듯
뭉클하고 뜨거운 심장의 박동을 내 가슴에서 느낍니다.
세상을 살리는 파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멋들어지게 지어낸 하나의 구호로 생각했더니 그게 아닙니다.
무수한 박기성들을 양산하는 이 땅의 전도된 상식 앞에서
우리네 소박한 마음들을 하나로 모으고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심장과 머리와 손발이 제각기 돌아가는 이율배반의 사회를
물이 아래로 흐르고 산바람 강바람 순리대로 불어오듯이
나의 상식과 너의 상식을 일치하게끔 하는 것,
파업은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래서 내 마음까지 참 넉넉해졌습니다.
노동연지부 동지들 덕분입니다.
김가람 동지의 선창에 따라
동지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고 사랑해애, 하고 외쳤던
그 느낌이 입술에 팔딱팔딱 살아나는 듯합니다.
이렇게 잠시 흔적을 남기고
이제 내가 속한 생명지부의 조합원 동지들을 만나러 갑니다.
이 저녁 내내 노동연지부 동지들 얘기를 안주 삼아
난지도에서 다 마시지 못한 소주 실컷 마셔볼 생각입니다.
내일, 여의도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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