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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 길 앞에서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통폐합 괴담의 진원지는 청와대이다] 에 관련된 글.

 

어제  양심수후원회 후원주점을 한다고 해서

노조 간부들 우르르 충남대에 갔다가

결국엔 술을 마시고야 말았다.

 

아침 출근투쟁 끝나고 부랴부랴 투쟁속보를 쓰는데

방송사에서 인터뷰 하자고 오고

이래저래 연구소 집행부는 신경을 건드리고....

 

그래도 멈출 수 없어 오타사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오늘도 속보를 낸다.

 

14호...1면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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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합에 관한 정부의 속내가 마침내 드러났습니다. 어제(5/22) 각 신문에 보도된 것처럼 교과부의 황홍규 국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생명연과 KAIST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연구소 안팎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 통합은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생각은 전혀 다릅니다.

21일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은, 통합에 관한 이러저러한 말들은 있지만, 그것을 추진하는 실체와 내용이 없다고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이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고 하자 비로소 언론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교과부 황홍규 국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게 된 것도 노동조합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언론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되자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던 것입니다.

19일에 이미 교과부의 입장이 생명연과 KAIST에 전달되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터에, 21일 저녁부터 시작된 언론의 보도는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없다며 짐짓 태연자약하던 우리 내부의 일부 직원들도 그제서야 발등에 불이 떨어졌음을 실감하기 시작했습니다.

21일 집회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지만 오늘은 그 중의 하나로, 생공투 속보 13호에서 표현했던 것처럼, 강제통합을 추진하던 반쪽의 실체를 확인했다는 것을 들고자 합니다. 4월 15일 이후 무성한 소문과 괴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 하나 밝히지 않다가 상경투쟁으로 나서자 마지못해 일부 사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여전히 다른 반쪽은 가려져 있습니다. 황홍규 국장은, “(통합)아이디어가 청와대에서 나왔는지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2.

의사들의 집단폐업을 기억하십니까? 전국의 4만5천여 의사들이 ‘의권쟁취’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집단폐업을 단행하여 의사의 진료(특)권을 지켜냈던 일 말입니다. 파업권은 노동조합에게만 부여된 특권이지만 의사들은 전국 병·의원의 95% 이상이 폐업에 참가함으로써 노동자들의 파업을 훨씬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

요즘 노동조합은 고민이 많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고민은 (통합의 결과로서 초래될) ‘생명연 해체 기도’를 어떻게 막아낼 것이냐 하는 것이고,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 투쟁의 길에 어떻게 더 많은 직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비대위를 중심으로 하나로 똘똘 뭉쳐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하지 않겠냐고, 많은 직원들이 얘기합니다. 노동조합은 원론적으로 그 의견에 동의하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비대위가 좀 더 많은 활동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연구소의 통합반대 비대위는 그 구성부터 역동적인 통합반대활동(또는 투쟁)을 하기에 어려움을 갖게 되어 있습니다. (비대위에 대한 비판보다는 걱정이 서린 얘기이니까 오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비대위는 연구소의 기존 집행부에 노동조합과 연발협, 그리고 정책실 관련 실무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연구소의 집행부는 기본적으로 연구소를 대표하고 연구소의 발전을 위한 제반 활동을 하게 되지만,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정부의 정책을 실행하는 임무도 부여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이 생명연의 해체를 불러올지라도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대항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생공투가 앞장서서 앞으로 진행하게 될 통합반대 및 생명연 해체 저지 투쟁은 상황에 따라서는 21일 투쟁을 훨씬 뛰어넘는 강도가 될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그 투쟁이 노동조합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체 직원들이 참여하는 비대위의 투쟁이 되기를 바랍니다. 일단 비대위 활동에 협력하고 함께 하겠지만 21일 집회를 통해서 정부의 입장이 확인된 현 상황에서도, 많은 직원들이 노동조합에 호소하고 있듯이, 비대위가 무기력한 논의만을 거듭한다면 노동조합이 선택할 또 다른 길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얘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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