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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늘 그렇고 그런 일정들,

심심풀이로 그냥 주절거려 본다.

 

<월요일 오전>

7시에 집을 나서려는데

요즘 귀가 성적이 시원치 않다고 아내가 타박을 한다.

무어라고 변명을 남기고 택시타러 서둘렀다.

월요일이라서 시내가 더 일찍 막히기 시작하니

7시 40분 창원행 버스를 타려던 계획을

7시 53분 밀양행 KTX로 한순간에 바꾸었다.

빠르다.

 

9시 20분쯤에 밀양역에 도착하니

창원행 시외버스가 기다리고 있길래 곧바로 탔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났는데

창원역앞에서 버스를 내려

전기연구원지부 사무국장을 만나 기계연구원지부로 가고 있다.

 

10시 20분경부터 기계지부 창원 상집간부들을 만나

간담회를 겸한 교육 20분 남짓,

11시 10분경부터 전기지부 상집과 대의원들을 만나

또 20분 남짓 교육.

그리고 2004년도 단체협약 조인식이 이어졌다.

 

<월요일 오후>

단체협약 조인식 끝나고

노사가 함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진행했더니

하루 종일 걸렸어야 할 일정이 한나절에 끝났다.

 

목포에 가서

고 이용석 열사의 어머님의 빈소를 찾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멀고 차편도 마땅치 않다.

 

곧바로 대구로 가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창원역으로 부리나케 달려가니

곧바로 무궁화호 열차가 달려든다.

 

점심때 고량주 몇 잔 걸쳤더니

이내 잠이 쏟아지고 

1시간 40분쯤이 그냥 흘러갔다.

 

대구역에서

공중인터넷을 발견하고 몇가지 업무를 챙기다가

마중나온 패션센터지부장의 차를 타고

대구시청 앞 어떤 소담한 음식점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창원에서 미리 연락을 한 덕에

패션사무국장, 섬유개발연구원지부의 지부장과 사무국장도 곧 합석했다.

 

5시도 안되었는데

소주 몇잔 들이키면서 서로의 상황을 나눈다.

 

섬유개발연구원지부는

원장이 노조의 요구는 들어주겠다면서도

서명은 죽어도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단다.

노동자대회 끝나자마자

원장하고는 본교섭을 잡고

이사장하고는 면담일정을 잡자고 했다.

 

조합원들의 무관심에 힘이 쭉쭉 빠지는데다가

갖가지 스트레스에 몸까지 상하고 있다는

한 동지에게,

힘내자고, 의지로 낙관하자고, 말로만 위로를 바쳤다.

 

<월요일 밤>

사무처 동지가 집들이한다고 했다.

KTX를 타면 동대구에서 대전까지는 50분도 안걸린다.

대전역에서 진잠 근처 대정동 새 아파트까지는

좌석버스와 택시를 번갈아 타고 1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늦게 도착해서 또 술이다.

소주 몇 잔 마시고 있으니

한 동지가 맥주잔에 소주를 한잔씩 섞어서 권한다.

시원스럽게 마시고 가볍게 놀다가

자정이 가까워지자 모두 헤어졌다.

 

대리운전을 부르던가

술을 깨고 나서 운전을 하든가

알아서 갈 길 잘도 챙기는데,

차 없이 하루 다니고 보니 역시 느긋하고 편하더라.

 

<화요일 오전>

어제,

동대구역에서 황남빵을 사왔더니

그게 모두에게 아침식사가 되더라.

 

밥 차리는 수고를 덜고, 피씨 앞에서 시간을 죽인다.

 

12시에 서울에서 건자재지부 천막투쟁 출정식이 있으니까

오늘은 서울행이다.

방송차에 다섯명이 타고서

익숙하게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나는 맨 뒷자리에서 잘 잤다.

 

<화요일 오후>

천막은 외양만 갖춰놓고

간부들과 조합원들 이삼십명 모여

출정식을 한다.

 

노동의례, 투쟁사에 투쟁사, 구호 몇 마디,

간단해서 좋다.

 

점심을 함께 먹고

예정된 임원회의를 하렸더니

2명의 임원이 결석이다, (술)병나고 연락못받고.

몇가지 확인만 하고 간단히 회의 마쳤다.

 

서울에서 저녁 9시에 모임 약속이 있는데

시간도 어지간하고 기분도 별로인데다가

대전에서 할일이 쌓여 있어서

모임에는 못가겠다고 연락하고

건자재지부의 교섭은 교섭위원들에게 맡겨둔채

대전으로 달린다.

 

벌써 5시가 다되었다,

간단한 서울 집회 하나 챙기고 와도

하루가 이렇게 그냥 지나가 버린다.

 

지구당 운영위원회에도 오라는 연락,

생일파티가 있으니 오라는 연락,

오늘은 어느 것도 기꺼이 응하지 못하고

미뤄둔 사적인 약속 하나 간신히 챙겼다.

 

<화요일 밤>

그냥 그렇게 흘렀다.

내일 일과를 훑어 본다.

 

오전 10시, 연맹 중집위 참석은

대전 일정을 이유로 수석부위원장께 부탁했다.

(수석은 건자재지부 천막에서 이 밤을 지새고 있다)

오후 2시에 과기정보연구원지부 교육이 있고,

오후 4시에 지질자원지부의 임금조인식 있고,

오후 5시에 항공지부의 임단협 조인식이 있고,

저녁에는 원자력지부 수석부지부장 부친상에도 가야 하고,

그렇게 그렇게 수요일도 갈 것이다.

 

참, 내일은 아내의 생일이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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