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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추억

많은 사람들의 상처에 대해 들어 왔다.

단 한번이라도 상처를 얘기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상처가 깊은 사람은

절대로 자신의 상처에 대해 쉽게 말하지 않는다.

입만 열면 상처의 아픔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은

기실 상처를 사랑스럽게 껴안고 추억하는 것이다.

상처에 관한 이같은 반응은

그가 수다쟁이거나 과묵하거나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것은 나의 편견일까,

 어젯밤 늦게

 머리엔 하얀 붕대를 둘둘 감고

 온몸은 백병전을 치른 듯 벌겋게 피칠갑을 하고

 병원 응급실 침대에 걸터앉은 한 동지가 있었다.

 아침에 그와 통화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응급처치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도

 전화통화에서도

 그는 누구와 술마셨는지

 누가 자신의 머리를 그렇게 깨버렸는지

 말하지 않는다.

 몸의 큰 상처이든

 마음의 깊은 상처이든

 상처를 즉시 나누는 것은 힘든 일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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