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라!꼬뮨 현장에서 2006/05/05 17:48
대추리로 달려갔다.
그곳에서는 공권력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의 폭력이 난무했고, 같이 갔던 아랫집 친구들은 연행되거나 부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
방패날을 세우고 달려들던 경찰에, 곤봉을 들고 고함을 지르던 군대에 맞서 우리들은 맨몸으로 어깨를 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함께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싸워온 친구들이 지금 경찰서에 갇혀있거나 병원에 누워있다.
폭력집단 경찰과 군대를 가진 국가는 어쩌면 이렇게 처참하게 민중들을 유린할 수 있다는 말인가.
농사를 짓고 싶다는 사람들, 살아온 땅에서 떠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 전쟁하지 말고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이 국가는 어쩌면 이렇게 무자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손가락이 잘리고, 코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부러지고, 머리가 깨지고, 온몸에 피멍이 들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목이 터지도록 미군기지 확장하지 말라고, 군대와 경찰은 당장 대추리, 도두리를 떠나라고 외쳤지만 저들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폭력으로 응답했다.
평화가 살육되었다.
1980년 5월 광주가 이랬으리라.
물러나야 한다.
대추초등학교를 먹어치운 폭력경찰과 용역깡패들도 물러나야 하고
황새울을 들녘에 들어선 군인도 철조망과 함께 물러나야 한다.
평화롭던 마을을 하루아침에 지옥같은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린 국방부장관도 물러나야 하고
간교한 우두머리 노무현도 우리들이 흘린 피의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
죽음과 파괴를 불러오는 미군기지 역시 당장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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