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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전거 타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지난 겨울 내내 이제까지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 사실은 1월 내 생일날 한 번 탔었다. 하지만 그 기억은 별로 좋지도 않고 쪽팔리니 그냥 겨울 내내 자전거 한.번.도.안.탄.걸.로.할.란.다.

 

 

요즘 밤에 잠도 안 오고 해서 11시가 넘어서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홍제천변 연가교에서 시작해서 성산대교 북단 근처 홍제천이 한강과 만나는 곳을 경유해 가양대교 방면으로 강을 따라 내려갔다. 성산대교 북단과 가양대교 북단 중간쯤부터는 비포장 자전거도로다. 여기서부터는 '고수생태공원(?)'이라나 뭐라나 해서 키가 작은 숲이다. 따뜻한 계절이면 그 숲에서 새소리 벌레소리도 들을 수 있다. 예전엔 이 공원을 가로질러 가양대교 북단까지 가곤 했었는데, 오랜만인지 어둡고 울퉁불퉁한 길에 자신이 없어서 잠시 쉬다가 방향을 돌렸다.

 

 

잠시 쉬면서 흔들리는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가양대교다. 한강물에 반사되는 가양대교 불빛을 받아 강물에 떠 있는 것들이 보인다. 새떼다. 철새들 같은데 울어대는 소리만 듣고서는 무슨 새인지 모르겠다. 물론, 눈으로 본다고 해서 알 리도 없다. 밤에는 이렇게 강물 위에 내려 앉아 쉬나 보다. 나름대로 장관이었다. 나 같은 친구는 별로일 것 같아서 그냥 쉬라고 자리를 비켰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는데 이 정도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강 북쪽 길을 따라 서강대교 북단까지 갔다. 성산대교 북단부터 양화대교 북단까지는 길이 곧게 뻗어 줄창 내달리기는 좋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은 없다. 양화대교 북단을 지나면 길도 약간 좁아지면서 분위기가 좋아진다. 절두산 성당을 지나 서강대교 북단을 찍고 잠시 쉬면서 친구 사진 몇 장 찍어줬다.

 

 

이 친구 덕에 나름대로 폼잡고 한강변 잘 달렸다. 다시 홍제천으로 들어서니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오랜만에 너무 무리한 듯하다. 그래도 땀을 빼고 달리니 맘은 편해졌다. 자전거를 다시 타기 시작한 것(진짜 시작한 거 맞나?)만으로도 '두 가지 증상'을 거역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약간 생겼다. 역시 운동이란 꾸준히 해야 돼.

 

아직 3시도 되지 않았는데 잠이 온다.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