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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말걸기랑 우르르 몰려 댕기며 사진 찍으러 다닐 생각 있으신감?
쉽게 말해 사진동호회인거징.
2006년에 말걸기가 D200을 손에 쥔 후 사진동호회에 가입했다. D200클럽인데 워낙 커져서 지역 모임 중심으로 출사를 다니곤 했다. 수도권을 포괄하는 서/경방 운영자도 해봤다. 방짱은 아니고.
그러던 중. 작년에 클럽 전국 운영진과 서/경방 짱 사이에서 문제가 터졌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문제였는데 더욱 어이없는 건 그 다음이었다. 양쪽에서 문제를 쓸데없이 키우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문제가 해결되길 바랬던 사람들과 함께 말걸기도 나섰다. 말걸기가 양자 간에 잘잘못을 확인하고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 그러니까 '양해각서' 기초까지 만들었다(말걸기는 이런 거 참 잘해. 으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없는 사람들 때문에 꽝.
이 일이 있은 후에 그 동호회 사이트 조차도 잘 가지 않게 되었다. 문제야 어디서든 생길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고 키울 고집만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정이 떨어진 모양이다.
하지만 사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즐거운 일을 못하게 되어서 슬퍼졌다.
사진아카데미에서 가끔씩 수업의 일환으로나 수강생 자율로 출사를 하긴 하는데 여긴 뭐랄까... 섞이기 힘든 면이 있다. 사진 자체로 말하자면 서로 공감할 얘기는 많으나 생활 감수성이 상당히 다르다고나 할까. 나이차와 경제력 차이란 의외로 큰 감수성의 장벽을 쌓는다. 또 하나는 왠지 수준 있는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사진에 대한 생각이나 감수성, 촬영의 목적과 활용에 대한 의도는 사뭇 다르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감각에서는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 동호회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기본적 신뢰를 바탕으로 말이지.
혼자 생각해 본 건 이런 건데...
1. 사진을 찍는 데에서 어떤 즐거움이든 얻고 있는(얻길 바라는) 둘이 시작해도 좋고 셋이 시작해도 좋고 왕창 시작해도 상관 없다. 혼자만 아니면 된다.
2. 사진기는 폰카에서 대형까지 크기 상관 없다. 필름이든 돼지털이든 상관 없다. 감광해서 이미지만 남으면 된다. 장비 차별하면 놀림감 된다.
3. 상상력과 실험 정신이 발휘되었으면 좋겠다. 별짓 다 해보자는 것이다. 일단, 이제까지 자신의 촬영 패턴이 아닌 방식으로 촬영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으면 된다.
4. 촬영 테크닉은 오직 상상력과 실험을 위해 복무할 따름이다. 기계 조작은 하면서 배운다.
5.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출사를 간다. 옵션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시회에 가 보기도 한다. 이 이외에는 벙개다.
6. 사진을 함께 찍은 후 서로의 사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해 준다. 상대와 자기와의 감수성의 차이를 표현해 준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7. 일정을 공유하고 사진을 공유하고 감성을 공유하기 위해서 인터넷 공동체나 카페를 운영하는 게 좋겠다.
8. 운영과 관련해서는 한 동안은 사람이 한 사람씩 들어올 때마다 새롭게 합의하면 되겠다. 이런 거 이외로 재밌다.
이렇게 질러 놓으면 덮썩 물어줄 사람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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