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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기사를 썼다. 레디앙의 이모씨 전화 한 통 땜에. 후속 기사도 써야 한다. 인터뷰 때 적어 놓은 대화 내용을 풀어 놓는 게 쉬지 않더라. 앞 뒤 재구도 해야 하고... 한참 걸렸네...
* 물론, 제목은 데스크에서... 그리고 말걸기가 넘긴 원고는 이모씨가 조금 다듬고. 좀 나아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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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게임에도 원칙은 있어야 된다"
[인터뷰] KBS 사장추천위원 사퇴한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의 패인을 방송 장악 실패에서 찾고 있다는 분석이 언론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돌아다니던 얘기다. 대표적인 공영방송이자 영향력있는 공중파방송인 KBS의 사장 선임 문제가 매우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노조의 요구로 만들어진 사장추천위원회 위원이었던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이 최근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유는 "들러리 설 수 없기" 때문이다. <레디앙>은 그를 만나서 속 사정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KBS 이사회(이사장 김금수)는 지난 13일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KBS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구성했다. 사추위의 사장 추천은 법으로 정해진 절차는 아니나 KBS 이사회는 KBS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만들어졌다. 지난 17일 첫 회의가 열렸으며 24일 두 번째 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23일,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은 사추위원을 사퇴했다. 지금종 사무총장은 이사회와 노조가 협의하여 사추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다.
지금종 사무총장은 사퇴 배경을 묻는 인터뷰에서 “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사회가 사추위로 하여금 사장 후보를 5배수로 추천하도록 한 데에 있다”며, 사장 후보 추천 방식이 사추위를 “들러리에 불과”하게 만든다고 했다.
▲ 문화연대 지금종 사무총장
지금종 사무총장은 “KBS 이사회가 사추위를 수용한 것은 민주주의의 진전다. 이사회는 이 흐름에 맞추어 사추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역할을 제대로 부여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구성과 운영은 그렇지 못하다”며 사추위의 사장 후보 추천 방식뿐만이 아니라 운영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사회를 구성하건 사추위를 구성하건 그 기구의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고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가 불거지는 이유는 누가 되었든 절차를 갖추지 못해 생기는 잡음”이라며 KBS 사장을 임명하는 과정이 정치권을 비롯한 이해당사자 제각각이 자신들의 이해만 따질 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두려는 노력이 미진함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 말걸기 : 사추위 위원을 사퇴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사퇴 배경을 설명해 달라.
▷ 지금종 : 사퇴의 직접적인 배경은 이사회가 사추위로 하여금 사장 후보를 5배수로 추천하도록 한 데에 있다.
▶ 말걸기 : 사추위가 사장 후보로 5배수를 추천하도록 한 방침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 지금종 : 나는 최대 3배수로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명의 사장 후보 중 1인은 제출 서류가 미비했다. 12명 중 5명을 추천하라는 것인데 12명 중 사장 자격을 갖춘 사람은 5명 내외일 것이다. 결국 사추위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형식적인 들러리에 불과하다. 이사회가 사추위를 만들어 놓고서도 사장을 결정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뜻이다.
▶ 말걸기 : 지난 17일 사추위 첫 회의에서 사장 후보를 몇 배수로 추천할 것인가에 대해서 어떤 의견들이 있었나.
▷ 지금종 : 최대 3배수는 추천해야 해야 한다는 나의 의견에 KBS 노조 측 위원만 동의했다. 이사인 사추위원들은, 5배수 추천 방식은 이사회의 결정이라 어찌할 수 없다고 했다. 명시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은 위원도 있었다.
17일 사추위 첫 회의에서 사장 후보 추천을 5배수로 한다는 후보추천 방식과 사추위 운영기준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사회가 3배수 안을 수용하도록 재의를 요구하자고 했다. 사추위에서는 재의 요구 자체를 수용하지 않으려 했다.
사추위가 이사회에게 재의 요구를 결의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논란 끝에, 5배수 추천 방식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있다는 사실을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이사회가 논의할 것을 요청하자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요청 후에 이사회 사무국에서 이사 각각에게 의사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사회가 재의를 수용할 수 없다고 해서 사퇴를 통보했다.
▶ 말걸기 :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5배수 추천을 방침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 지금종 : 짐작컨대 5배수 추천을 고집하는 것은 자기들이 지지하는 사람이 탈락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자신감이 없다. 뭐가 무서운가. 3배수에 포함될 수 없는 인사라면 사장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장 후보를 이사회에서 그냥 결정하는 것보다 못한 것이다. 민주적 절차를 만든다면 그에 맞는 조화가 있어야 한다. 이사회가 전략적 사고가 없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노조의 반발로 사추위를 구성했지만 더욱 옹색해졌다.
▶ 말걸기 : 사추위가 사장 후보를 5배수 추천하도록 한 것 이외에는 문제가 없는가.
▷ 지금종 : KBS 사장 임명 과정에서 사추위는 제도화된 것은 아니다. 이사회가 사장을 임명 제청하도록 되어 있다. KBS 이사회가 사추위를 수용한 것은 민주주의의 진전이다. 이사회는 이 흐름에 맞추어 사추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역할을 제대로 부여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구성과 운영은 그렇지 못하다.
사추위원은 7명인데 이사가 4명이고, 외부 인사 3명 중 1인은 이사회 추천 몫이다. 이사회가 제청권이 있으면서 사추위에 위원으로 이사를 4명씩이나 둔 것은 문제이다. 위원장 선임, 사장 후보 추천 방식 등의 기준 등 이사회가 만든 사추위 운영 기준 전체도 상당히 비민주적이다. 이사 중 1인이 사추위원장을 하도록 정했다. 이는 사추위를 구성한 취지에 맞지 않다.
사추위가 형식적이지 않으려면 그 구성에서부터 운영, 사장 후보 추천 기준까지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사추위원이 구성과 운영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면 이사회는 재의를 해야 한다.
▶ 말걸기 : 그렇다면 사추위는 어떻게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지금종 : 사추위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만들었지만 역할이 없다. 공영방송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만들려면, 이사회는 사추위에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민주주의이다. 이사회는 이를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사추위가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하는데 이사회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이면에 어떤 의도를 갖고 있든 최소한의 민주주의는 보장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공영방송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가 KBS 사장을 임명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가 안착될 가능성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제기를 하고 사퇴하는 것이 앞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 말걸기 : 이사회가 정한 사장 후보 기준이 문제라고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리고 KBS의 사장이라면 어떤 자질을 필요로 하는가.
▷ 지금종 : 우선, KBS 사장 후보 추천 기준으로 전문성, 리더십과 정치적 독립성, 경영능력, 공공성 등이 제시돼 있다. 공영방송인 KBS의 사장 기준으로는 부족하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 지역성에 대한 이해, 시청자 권리에 대한 이해 등도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시청자의 참여(퍼블릭 억세스)에 대한 이해, 성과 계층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적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KBS는 상업방송과 경쟁할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으로서의 컨텐츠를 개발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능력과 무능력은 철학의 문제이다. 공영방송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철학을 갖추어야 한다. 방향을 제시하는 게 전문성이다. 공공적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한 덕목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창의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시청률 높이고 광고 많이 따오는 것은 상업 방송이 할 일이다.
그리고 추천 기준이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리더십, 경영능력, 정치적 독립성만 나열하면 이게 무슨 차이냐. 다양한 평가 기준과 함께 구체적인 지표를 만들어서 심사해야 한다고 사추위 회의에서 제기 했으나 이사회가 이미 결정한 사항이란 이유로 묵살되었다.
운영이나 사장 후보 추천 기준의 문제는 사추위 내에서 꾸준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최대 3배수 추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서 사퇴했다.
▶ 말걸기 : KBS 이사회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의 문제점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지금종 : 근본적인 문제는 이사회 구성부터 정치적인 배경에 따라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방송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시청자 주권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하나, 불가능한 구성이다. 시청자, 노동자(방송종사자), 방송학계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민주적이라 할 수 없다.
이사회는 대통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각각 3인을 추천하는데, 이들 안에서 담합한다. 정치적 힘의 역관계에 따라서만 KBS 사장이 임명되는 구조이다.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법도 바뀌어야 한다.
▶ 말걸기 : 사퇴하기까지 과정에서 노조 측이나 다른 누군가와 의논을 했는가.
▷ 지금종 : 사퇴는 개인적인 판단이었다. 물론 사추위원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누구와도 합리적인 의견 교환을 했을 것이다. 나는 시청자와 시민을 대변한다고 자임하고 이 입장을 견지하려는 사추위원이었다. 다른 이해당사들과 의논해서 거취문제를 결정할 것은 아니었다.
▶ 말걸기 : 공영방송 KBS가 거듭나기 위해 한 말씀 해 달라.
▷ 지금종 : 앞으로도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파워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한계를 인식하고 직접민주제적 요소를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사회를 구성하건 사추위를 구성하건 그 기구의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기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가 불거지는 이유는 누가 되었든 절차를 갖추지 못해 생기는 잡음이다.
2006년 10월 26일 (목) 16:33:02 말걸기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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