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책 16권
이번 달에 망설이고 망설이(는 척하)다가 야구선수 박찬호 부인이 쓴 요리책을 샀다. 처음 책이 나왔을 때는 유명인사가 만든 요리책이려니 했는데... 책 나온 지 꽤 시간이 지나 서점에 가 책구경을 했더니 꽤 탐나게 책을 만들었더군. 재일교포 3세에다가 요리학교 출신, 유기농 레스토랑 스태프, 간단한 프렌치 레시피를 중심으로 한 요리 스튜디오 강사를 거쳐 한식 매니아인 메이저리거 전속 요리사(라 해야 할 전업주부)가 된 사람이 쓴 요리책인지라 한식, 일식, 간단한 양식 등 다양한 레시피가 마음에 들었고 하루키 소설 속 요리만 모은 요리책을 제외하곤 제대로 된 일본 요리책이 없는지라... 결국 월급 탄 다음에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을 하고 말았다. 좀 바쁘기도 하고, 요리할 시간이 없기도 하고 해서 회사 책상 근처에 두고 휴식용 독서거리로 하다가... 열흘 정도 지나서야 집으로 들고 왔다. 어제그제 조금 읽다 보니... 당장 뭘 해먹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만(그러기엔 4월에 학습 계획이 쫌 빡시다) 문득 내가 요리책을 몇 권이나 가지고 있는지 세 봐야겠다는 생각이....
도합 16권이다.
─ 새로 산 리혜씨 책.
─ 정마에 요리책(한식+이탈리아식+프로방스식 요리가 있는데 요즘 이 양반이 정치성 때매 욕은 먹지만서도 여기 레시피는 참 좋은 게 많다),
─ 100가지 파스타 소스(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할인가로 산 거다. 이땐 이 나라에 파스타 먹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여하간 파스타들 너무 비싼 게 난 참 불만이란 말이지. 웬만한 데보단 내가 낫다구.)
─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왔다는 요리책(하루키 소설은 별로 본 게 없지만, 레시피는 쓸 만하다)
─ 저인슐린 요리책(소박한 요리책의 시작이었달까. 이거랑 하루키 요리책은 아름다운 서재에서 무지 저렴하게 구입했다)
─ 환경연합에서 펴낸 사계절밥상+소박한 밥상 도합 2권(이 이후 집에서 땅콩버터에 두부까지 만들었으니 내가 미쳤지.)
─ 두부 전문 요리책(두부회사에서 대학 연구소랑 만든 책인데, 채식자들을 위한 레시피로 쓸모가 많다)
─ 친환경요리로 유명한 블로거의 후닥닥 밥상책(여기서 배운 꽁치찌개가 독신생활 연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지)
─ 요즘처럼 먹을 게 많은 시대엔 채소가 오히려 보양식이라는 책(요리책 오니까 냉큼 집어가서 구경한 P팀장은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고기가 안 맞기 때문에 고기를 자주 먹는 자인 것이다)
─ 다른 출판사 다니는 편집자 선배가 [K편집장님에게 선물한 것을 다시 내게 선물로] 주신 아침식사 책(아침에 먹을 만한 죽요리가 많아서 한동안 애용했다)
─ 내가 직접 편집한 행복 레시피(잼은 제철 과일로 딱 한 병만 만들자, 오후 4시엔 간식을 먹어야 한다는 철학을 전해 주었지)
─ Y양이 뉴욕 헌책방에서 사다 준 루마니아 요리책(영어책인데, 지중해식 요리책과 별로 다르지 않다. 파메르산 치즈를 갈아 넣는 옥수수빵이 꽤 짭짤하니 맛있다)
─ D식품에서 연어캔 내면서 홍보용으로 만든 연어캔 요리책(정확히 말하면 카탈로그)
─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Y양이 홍콩 헌책방에서 사다 준 굴요리 책(요것도 영어인데... 크림소스 굴 파스타를 지난 겨울에 못 해먹고 지나간 것이 참 아쉽다)
─ 재작년에 베이킹에 올인해서 사들인 프랑스 빵 책(이건 전문서라서 사실 나한테 어려웠다. 나에겐 월인정원님 레시피가 쵝오!!!)
...
생각해 보니... 처음 독립할 때 산 요리책(싱글을 위한 요리책 뭐 그런 거였다)은
재작년인가 H군이 살림재미 붙였을 때 분양해 줬구나...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중요 레시피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이것도 거의 소장이라 치고....
...
행복 레시피 이후에 기획해 나온 와인 감상법 책도 요리책 비슷한 것이긴 하지.
그러고 보니... 다이어트 설명서에도 별책부록으로 저칼로리 요리책이 달려 있었구...
제빵기랑 미니오븐에 달린 레시피북도 각각 하나씩 있고...
여기에 그림 속의 음식을 다룬 문화사 책과 요리사의 세계를 다룬 인터뷰집까지 하면
요리 관련 책이 20권이 넘는 셈인데
내가 읽은 어떤 분야의 책도 이 정도 종수까지 채운 건 없다. 켁....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걸?
요새 요리 자주 안 하는데...... 좀 아깝다는 생각이......
사실 처음에 권수를 셀 때는 잘 안 보는 책은 분양해야지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하나하나 열어보니... 추억이 있는 요리들이 하나씩은 있어서... 못 나눠 주겠다.T T
아아~ 나의 물욕은.. 거.. 참...
[보탬]
1. 그래도... 물욕은 버리는 게 좋으니까, 아래 요리책은 원하는 분이 있으면... 택배 착불로다 그냥 보내 드리겠습니다. 탐나는 분들은 댓글 다시어요.
저인슐린 다이어트 쿠킹
(+울 회사 블로그 포스트로 만든 스트리트 매거진 1권)
2. 리혜씨 요리책은 레시피는 좋은데, 사실 내용상... 셀러브러티 전업주부 환타지를 [나 말고 다른 독자들이] 키우게 될까 쫌 저어한 생각이 들어서, "나의 요리책 읽기"라는 포스팅을 하나 마음 먹고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슴다아.
전 참좋은 아침식사...ㅎㅎ..가 탐나네여...ㅎㅎ
그 책 그림은 제 동생 Y양이 그렸다는, 말하자면 자매 합작품이라는 가문의 비밀도 숨어 있는 책이랍니다. 회사를 옮겨 요샌 주로 학술서를 만드니까... 또 요리책을 기획/편집할 일이 있을려나 싶기도 하고, 언제 그런 책을 편집했던가 참 오래된 기분도 드네요. 내용도 좋지만, 조동섭 선생님이 번역도 참 잘해 주셔서요. 저도 그 책 편집하는 동안은 그 책에 나온 일과표처럼 살아보려 연습도 하고 뭐 그랬답니다.*^ ^*
한 5~6권쯤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깜짝 놀라서 포스팅을 했다네.
오늘의 행복레시피~ 받을 수 있을까요? 저는 립밤을 만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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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더웨이 앞에서 전화 드리지요.
제 블로그에 직접 쓴; 감사의 글을 읽어주세요. 부끄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