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번에 공개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내용의 전문을 보니,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들이 발견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30625101343§ion=01
남한 사회에 편재되어 있는 북조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일정하게 정상화시키는 작용도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볼 때, 김정일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고, 남한과 다른 정치체제 때문이겠지만, 김대중/노무현 보다 더욱 장기적이고 확고한 전망을 바탕으로 대담을 이끌어가고 있다. 아울러 '인민'에 대한 관점 역시 수사적 층위에만 머무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과장, 허풍, 가식 등도 거의 보이지 않는 성격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결단할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성을 드러내는 부분도 종종 보인다.
대략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지점과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우선, 김정일 및 북측 담당자들의 발언을 통해서 남한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에 대해 복잡하고 세련된 분석과 인식을 갖고 있음이 엿보인다. 그리고 이는 그들의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현실 인식과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남한의 기자들의 보도 태도('기자가 아니라 작가')에 대한 언급들을 보면 남한 사회 내부의 상황을 상당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한편, 경제협력과 관련해서 북측의 태도는 이것이 북측이 주도적으로 제기하여 추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남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이 강했음을 보여준다. <시사인>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그동안 보수언론의 과장된 보도와 달리 개성공단 등 여러 협력들이 북측의 군사적 양보에도 불구하고 북측에 실질적인 도움이 그다지 되지 않았음을 확인해주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일정하게 '경제'에 대한 인식과 다루는 논리가 남측과 상당히 다름이 반영되는 것 같다. 물론 이는 역사적 '사회주의'와 일정한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군사/정치 문제와 경제 문제가 일정하게 분리되어 처리되고 있고, 당과 인민의 관계도 상상처럼 '전제'적이지 않은 측면들이 보인다. 북조선의 '사회주의 체제'가 유지/재생산되는데는 당연히도 인민의 재생산이 전제될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전제'주의론은 매우 외부적 인식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다시 강조될 필요가 있겠다.
남한의 정치와 관련해서는 6.15 공동선언의 한계를 지적하는 부분, 현대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협력 등의 측면에서 성찰적 과제가 도출될 수 있을 듯도 싶다. 김정일의 '민족 자주' 등의 입장에 대해 노무현이 제시하는 '현실주의'적 논리의 배후에는 사실 '현대성'에 근거한 경제/발전 등의 논리들이 강하게 남아서 내부의 모순을 합리화하는 측면이 강하게 보이는데, 김정일과 지도부는 과연 이러한 현대성/자본주의 등에 대해서 다른 인식을 가진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남한 사회의 핵심적 개별특수 모순인 분단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 즉 남북 관계의 역사적 전환을 어떻게 남한 내부의 변혁적 역량의 구성에 수렴되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로부터 보편성과의 결합 모델, 주체화의 가능성, 주체적 변혁모델의 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북조선의 사회주의 경험은 그것에 대한 보편주의적 잣대를 거두고 나면, 남한의 변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역사/현실적 참조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좌익의 변혁 구상도 초월적인 좌익이론에 준거하기 보다는 이렇게 구체적 역사와 현실로 출발해야 맞을 것 같다. 보편성과 결합하고, 보평성을 구성하는 것은 원리상 후순위이다.
아울러 김정일의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이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민족'적 자주성을 강조하는 측면은 일정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구도를 해소하고 평화 체제로 나아가려는 현실 인식 역시
아울러 김정일의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이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민족'적 자주성을 강조하는 측면은 일정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구도를 해소하고 평화 체제로 나아가려는 현실 인식 역시
아울러 김정일의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이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민족'적 자주성을 강조하는 측면은 일정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미국과의 군사적 대결구도를 해소하고 평화 체제로 나아가려는 현실 인식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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