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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화'로운 민중총궐기는 명예혁명의 일환이 될까? 그 명예혁명은 누구를 위한 혁명일까? 지난 해 민중총궐기로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한상균 위원장의 상황과 지금의 평화로운 집회는 참으로 대비된다. 아마도 정권의 난맥상도 객관적으로 주어졌지만, 주체적 계기는 백남기 선생의 죽음과 희생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계기는 추상적 '국가폭력' 이상의 담론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백남기 선생은 단순히 추상적 국가에 저항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와 백남기 선생은 구체적인 모순으로 고통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과거의 '투쟁'문화와 다른 '시민'의 평화로운 집회를 미디어는 찬양하고 있다. 앞으로도 '폭력' 시위 하지 말라는 경고다. 그러나 우리가 모순이 없고, 폭력적 장치들이 없어서 지금 평화로운 집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적어도 지금까지는 여전히 그들의 '정상화'로서의 '민주'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조직된 노동자와 농민 그리고 민중의 힘이 앞에 서지 못하는 상황 자체의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없이 당분간 이 상황은 변화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진정한 배후의 핵심들이 두려움을 느낄까? 아니면 상황을 즐기고 있을까? 곧 복원될 그들의 '민주'가 어떻게 다시 우리에게 거대한 '폭력'을 행사할 지, 나아가 그 폭력의 합법성을 제공할 수많은 '시민'의 모습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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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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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체감하기엔 언론이 이번 사태를 규정하고 다루는 틀과 분위기는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과 2013년 이석기 사건 당시와 동일합니다. 요컨대 시대착오적이고 비의적인 '종북주의자', '오방낭 아줌마', '팔선녀'들 때문에 망했다는 것이죠.그때나 지금이나 '질병'을 진단하고 '주술'을 추방하라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주체들의 목소리가 드높습니다. 지난번엔 박근혜 편에서, 지금은 박근혜를 향해 서 있지만 딛고 선 허공은 동일해 보입니다. 포항제철과 국가보안법 위에 어른거리는 이른바 '국민국가'죠. 손에 든 '사상의 자유'를 들여다보면 비참하게도 텅 빈 깡통이지만.
여기 두 개의 사진이 있네요.
http://www.vop.co.kr/A00001083975.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06/2016110600791.html
흑백과 상하를 뒤집는 언어로 사람들의 관념을 주조하고 시선마저 위조하는 것이 주술이라면, 희생양을 만들어 제단 위에 올리는 건 그것의 최고봉이겠죠. 그런 점에서 어떤 당의 작명 이상 가는 주술 행위를 적어도 동시대엔 본 적이 없습니다. 맥락을 상실한 채 남한의 인터넷을 떠도는 북조선 찬양글들이 현대적 주술사들의 '자유' '민주' '평등'보다야 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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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깊은데 우선은 1980년대의 전환을 문제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라도 이 문제화의 계기는 몇 차례 주어질 것 같고, 최선을 다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