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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계기로 보게 되었다. 기본적인 메세지는 '반공주의에 대한 자유주의의 단죄'로 요약된다. 1980년 광주는 그렇게 다시 반공주의에 의해 억압 받은 자유주의적 가치의 기원으로 소환되고, 내전은 적색테러와 백색테러의 '동족상잔'이라는 이중부정을 거쳐 권력 내부의 '반공주의'의 기원으로 탈역사화된다. 이 또한 냉전에 대한 외재적 극복이 내전에 투사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주선율인 이상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 반공주의에 기초를 둔 신식민적 자유주의 권력에게는 조금도 불편함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문익환 목사의 외침과 '그날이 오면', 그리고 화면에서 나타나는 현장의 역동성은 과거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겠지만, 이는 역사적 희생의 의미와 가능성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낡은 어떤 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2016~7년의 자유주의적 맥락에 가두는 효과가 영화에서도 성공했음을 나타내는 표지일 뿐이다.
희생자들에 대한 예의는 어떠해야 하는가? 주인공의 논리가 지배적 논리를 반영한 현실의 구도로부터 연역된 것이라면, 희생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 죽음에 대한 진정한 예의일 수 있을까? 광주, 1987... 세월호까지... 누가 희생자를 입맛에 맞게 주인공으로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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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 더... 반제 민족주의, 좌익, 사회주의는 영화의 서사 맥락에서 소실된다. 특히 당시 가장 활발했던 반미(반제) 운동은 완전히 사라졌고, 청년 학생운동은 순진무구한 탈사상화된 주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