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의추억

분류없음 2015/05/25 05:32

스티브유 씨. 한국이름 유승준. 


 
참 안타깝구나. 군대를 가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현행법령에 의하면 갈 수가 없다. 그 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했으니 한국 법을 따르고 싶어도 따를 수 없다.  


 
군대를 꼭 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가고 싶다는 사람에게 할 말은 아닌 것 같고.  


 
국적은 회복신청 소송을 제기하고 솜씨 좋은 변호사를 써서 법대로 잘 해결했으면 좋겠고.  


 
군대는 부득불 가고 싶다고 하니 스티브유특별법이나 원포인트 예외조항 같은 것으로 처리해서 그 자의 소망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군대를 가고 싶어도 나이나 다른 이유로 가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으면 더 좋고. 


 
이번 기회에 군대는 정말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곳으로 제도를 확 뜯어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월급도 많이 주고. 처우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제대로 다녀온 사람들을 열폭하게 만드는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사회적 손실이 막대하다.  

 

2015/05/25 05:32 2015/05/2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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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세상

분류없음 2015/05/22 12:1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가져온 데 

http://sports.media.daum.net/sports/baseball/newsview?newsId=20150522095027812

 

 

2015/05/22 12:17 2015/05/2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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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권야그

분류없음 2015/05/22 05:55

 

눈이 많이 침침해졌는지 -- 처방전 안경이 다시 필요한 나이가 되었는지 시야가 뿌옇다. 책을 읽으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까. 책장에서 가볍게 읽을만한 책을 훑었다. 우리집 책장에 "달려라 정봉주"가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아마 철마다 소포를 보내시는 짝꿍의 지인의 손을 거쳐 이 곳으로 온 것 같다. 내친 김에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도 다시 읽었다. 지은이와 편집 방식, 출판사만 다를 뿐 두 단행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 출간 시기, 출간 목적, 담고 있는 내용, 타겟 독자, 심지어 정가까지.

 

 

두 권의 책들이 나온 2011년, 이명박 정부 아래 한국사회로 돌아가 머물렀으되 머물지 못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 것. 건방진 관조라고 해야 할까. 아련한 고통이라고 해야 할까. 쓸데없는 감성팔이/차가운 냉소 그 어떤 것으로도 맥락을 되짚을 수 없는 갑갑함.

 

 

다만 이명박에 이어 집권한 박근혜 3년차를 동시대에 살아가는 오늘날 다시 읽어낸 두 사십대 마초 사나이의 이야기는 너무나 구슬프다. 그 둘 (을 포함한 나꼼수 멤버들) 의 고난과 역경, 그럼에도 놓지 않았던 희망. 그러나 곧이어 절망이 되어버린 그들의 지난한 투쟁. 이것이 어찌 그 둘만이 이야기일까. 그러나 그 둘의 책이 나온 2011년 11월 즈음을 돌아보면 불필요한 '냉소의 과잉', 불철저한 '위로의 공감'을 짚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실 그 사나이 둘에게 "위로"와 "공감"을 기대하는 건 무망한 일이다. 짓고 까불며 기득권을 씨발나게 해체하는 그들이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뭔가 그림이 안 맞는다. 매조, 흑싸리 새 두마리에 뜬금없이 비도리가 끼어있는 느낌? 그럼에도 뭔가 아쉽다. 절제된 냉소와 자학, 적절한 위로와 공감. 기대할 수 없는 그 부족함이 그들에게 -- 넓게 말해 비우파진영에 -- 만약 있었다면 하는 가정법.

 

 

두 권을 읽고도 개선이 없어 슐링크의 "귀향" 을 다시 읽었다. 링크를 위해 들어간 사이트 정보를 보니 초판본이었던 이레출판사의 것은 품절이다. 5공화국과 끈끈한 관계를 자랑하는 재벌출판사 시공사에서 재출간. 가격도 올리고 양장제본을 했다. 늘 의문스러운 것, 양장제본을 왜 하는 걸까. 종이낭비, 제작공정에서 재료-시간-돈-노동 낭비. 정가를 올리긴 올려야겠는데 뭘로 올리나... 뭐 관점이 다르니까. 내 회사도 아니고.

 

 

처음에 읽었을 때 흔한 오디세이아 클리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았는데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 정말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주인공이 어릴 적 방학 때마다 머물던 스위스 이야기에서는 어쩐지 김유정의 "동백꽃"도 떠오르고 동부전선에서 패잔병 신분으로 돌아온 카를이 찾아간 옛집에 이미 다른 남자와 살고 있는 아내와 마주하는 소설 속 소설에서는 '이거 마르탱 게르 아니야?' 싶어 보니 친절하게도 각주가 있다. 주인공이 아버지를 찾아 간 미국에서 정체불명의 숲속 오지 세미나에 참석하는 뒷부분은 "소년탐정 김전일"의 한 에피소드를 보는 것도 같다. -- 한나아렌트에 관한 언급과 심리학자 밀그램의 실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숲속 세미나 부분만 오롯이 떼어 보면 정말 김전일이다.

 

 

역마살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오디세이안 플롯을 다루는) 소설은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읽게 된다. 아슬아슬하고 안타깝고 속상하고 그리고 오장육부가 저리다.

 

 

저자인 슐링크는 독일에서 태어나 남자로서, 법학자로서, (서)유럽인으로서, 중년 이상의 연배자로서, 비장애인으로서, 이성애자로서 보통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권위와 경험과 부와 명성 이상의 것을 이미 거머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그려낸 21세기형 페넬로페 (바바라) 가 호메로스의 페넬로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엊그제 본 조지 밀러 감독이 그려낸 여자들과 너무 비교된달까. 자기 연민, 자기애가 큰 탓이리라.

 

 

2015/05/22 05:55 2015/05/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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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잡담

분류없음 2015/05/22 02:45

 


쌍둥이들의 추락을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하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니 평정을 찾고 기다리는 연습을... 도대체 이 연습은 언제까지 해야 하냐. 십몇 년째 연습...아으, 안습.  
 



임지섭이 1차 지명받았을 때 그의 하드웨어와 아마추어 성적으로 보아 류현진과 장원준 그 사이인 듯한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트윈스 1차 지명이란 얼마나 부담스러운 영예인가. 장원준이 되겠군. 한숨을 푸욱 내쉬었던 기억.  

 


장원준,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 그리고 한 단어. "새가슴" 자이언츠의 부흥과 막장을 모두 겪고 WBC, 군대까지 겪었으되 여전한 그의 배포.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나이먹으면서. 역시 연식이 필요한 건가. 적당한 연식과 그에 따른 적당한 마모. 요령과 여유를 터득하게 해주는. 닳고 닳은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 살아남았더니 닳고 닳았더라.  
 

 

볼넷이 많다는 건 컨트롤이 안된다는 소리. 컨트롤이 안된다는 건 자기 공을 믿지 못한다는 말에 진배 없고. 너는 알아야 한다. 네가 얼마나 대단한 좌완투수인지. 홈런을 맞아도 좋으니 가운데로 씩씩하게 던져라.  

 


-  
한편 트윈스의 투수코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관리형 서포터/팔로어/칼가는 이인자 역할을 고수하는 차명석은 훌륭한 코치임에는 분명하지만 가늘고 길게 가려는 성정 상 강상수 코치의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감독이 투수 출신 아닌가. 현재 코칭 스텝엔 투수자원의 '중복'이 너무 많다. 아니면 류택현코치를 1군에 올려 '중복의 중복'을 중복하든가. 어정쩡하다. 단언컨대, 임지섭이 크려면 더 두드려 맞아야 한다. 하지만 볼넷은 안된다. '새가슴'은 천성이 아니다. 팀의 분위기와 지도자들이 '새가슴'을 만들 뿐이다.  
 

 

-   
다른 맥락에서 투수들이 볼넷을 남발하는 원인은 '내야의 수비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컨트롤로 먹고사는 투수가 있다면 그 구단의 내야를 보라. 그물망 수비와 타자/주자의 진루를 최소화하는 기본기. 트윈스의 내야수비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훌륭하지는 않다. 리그 평균? 그런데 왜 트윈스 내야진은 투수를 외롭게 만들고 있나. 센터라인, 키스톤도 나쁘지 않다. 대체 왜? 그 '무난함' 때문이 아닐까. '미친놈'이 없다. 오지환이나 손주인에게 옛날 정근우, 혹은 현재 박석민 같은 미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오매불망'일 터. 무난한 그 평균이 마운드를 더더욱 외로운 자리로 만들고 있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한화 투수들의 엄중한 책임감, "내야에서 걷어낼거야"라는 삼성 투수들의 편안한 신뢰감. 그 둘 다 현재 트윈스 마운드엔 없다. 없어 보인다.

 

 

-  
반복하지만 아직 시즌 중이다. 기다리는 수밖에. 그리고 또 반복하지만 볼넷은, 더 이상의 볼넷은 곤란하다. 양상문 감독은 올시즌 일성으로 "3루 잔루를 없애는" 야구를 하자고 했지만 그보다 "볼넷을 없애는" 야구가 시급하다. 볼넷은 이유를 막론하고 안된다.  
 
 

- 덧1.

예상했던대로 '한철특수' 포맷을 선보이시는 김성근 감독님. 안영명의 '일주일-세 번 선발'과 권혁의 '행복한 노예화'를 보자니 눙무리 난다. 일주일에 세 번 선발 출전했어도 총 투구수가 백 개 미만이니 괜찮다는 뻘소리는 노동자들이 주-야 교대근무를 해도 노동시간이 하루 열 시간 미만이라 괜찮다는 자본가들의 헛소리를 떠오르게 한다. 안영명은, 권혁은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기계가 아니다'.  

 
한편 서산캠프 이정훈 감독님의 속이 궁금하다. 내년 혹은 내후년엔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1군 내지 1.5군 선수들이 수두룩할텐데 현재 2군 내지 3군 선수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잘 좀 키워주십사.  

 
한화이글스의 2015년 캐치프레이즈는 "오늘을 산다-내일은 없다" 인 것 같다. 김성근 감독님 빠들이 너무 많아 최대한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 덧2. 

매드맥스 화요일 특별가로 아이맥스 맨 앞에서 관람. 눈알 빠지는 줄 알았으나 또 보고픈 영화. 단 세줄 감상.

: 벤허를 능가하는 스케일에 

: 베르디의 레퀴엄을 얹은

: 카뮈의 고뇌하는 인간을 보다 

 

--- 5월 19일 일기

2015/05/22 02:45 2015/05/22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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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본놈

분류없음 2015/05/18 03:32

 

지난밤 꿈에 어떤 사십대가량 남성을 만났는데 그 인간이 누구인지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국 알아냈다. 

 

 

때는 1980년대 중반. 어린 꽃개는 집에서 엄마와 놀다가 며칠만에 집에 오신 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오신 어떤 사나이와 조우. 아버지는 당시 공무원 철밥통 일자리를 자진해서 때려치신 뒤 일자리를 찾고 계시던 중이었고 인천 간석동의 아버지 친구를 만나러 가셨다가 이틀만인가에 돌아오신 것. 

 

그 사내는 인천 항만에서 일하는데 아버지에게 적격인 일자리가 있다며 주선을 하겠다고 나섰고 아버지는 구세주를 만난 기분으로 그 양반을 집까지 모시고 왔다. 

 

그 사내의 말에 따르면 소개비 백만 원과 호적등본을 제출하면 바로 인천항에서 일할 수 있다...

 

는 것은 예상대로 개뿔. 

 

어쨌든 당시 꽃개 부모님은 법없이도 사실 천진난만한 보통서민이었는지라 그 말을 철석처럼 믿고 따랐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호적등본을 떼러 가는 길. 당시엔 본적지 구청, 시청에서만 호적등본을 발급해줬다. 그 먼 길을 가면서 엄마와 나눈 이런저런 인생 이야기... 

 

기억이 가물가물. 

 

집에 와서 기다리시던 아버지에게 호적등본을 안겨드리고 엄마는 고이고이 숨겨두셨던 현금 백만 원을 은행에서 찾았는지 이불에서 꺼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아버지는 그것을 가지고 나가셨다. 며칠 뒤 연락이 닿지 않는 그 사나이, 이 모든 일이 "사기"라는 것을 깨달으신 부모님. 

 

그 때 당시 아버지는 마지막에 일하셨던 어떤 공기업에서 월급으로 오십얼마 정도를 받으셨다. 그리고 나의 운동부 회비 오천 원도 엄마는 바들바들 떨면서 내어주셨던 기억.

 

가난한 여섯 식구를 등처먹은 그 못돼먹은 사내, 2015년형 남자 박귾혜가 왜 내 꿈에 나타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그 때 마지막에 엄마께서 하셨던 말씀이 또렷이 기억나는 것은 어인 일일까. 

 

"인생에 희망이 없다"

 

  

2015/05/18 03:32 2015/05/18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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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완능교

분류없음 2015/05/17 14:17

 

 

퇴근길 지하철역 버스루프에서 버스 기다리는 중. 한 남자 접근. 

 

 

"Where are you from?" (어서완능교?)

 

"Why would you ask me that?" (그건와문는디예?)

 

"I want to have [this] Asian song with you." (니캉이아시아쏭듣고잡따)

 

"No thanks, I don't want." (대따치아삐라) 

 

 

약주를 드셨는지 약물을 드셨는지 알 순 없지만 확실히 약을 드셨다. 게다가 꽂고 있던 왼쪽 이어폰을 나에게 권하시기까지.

 

 

기분 정말 잡쳤는데 다행히 자정 전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집까지 왔다.

 

카악 퉤! 

 

2015/05/17 14:17 2015/05/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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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후예

분류없음 2015/05/13 01:16

부제: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를 수 없는 

 

 

페이스북 한 친구가 이 기사를 링크하기 전까지 네일산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단순한 이유를 말하자면 "나와 무관"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더 솔직하게 -- 싸가지없게 말하자면 매니큐어를 타인에게 서비스받는다는 것에 관한 (정치적) 결벽증이랄까. 나온 김에 더 솔직하게 말하면 한국에 있을 때에는 손톱에 뭘 바르는 것 자체에 아예 never ever 관심이 없었다. 이 나라에 온 뒤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고 몇 차례 매니큐어를 사러 매장에 들렀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가령 미리 형광 노란색 혹은 라일락 컬러를 결정했다가 막상 매장에 가면 생각해 둔 것 이상의 다양한 색과 효과를 내를 상품이 즐비하다. 고를 수가 없었던 것. "결정 장애"

 

 

뉴욕 주의 네일산업에 대해서는 경험한 바 없으므로 무어라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여타 3D/서비스 업종처럼 그 산업의 종사자들이 이주민들로 대체되는 경향, 따라서 산업종사자들의 노동조건, 임금과 대우, 사회적 위상 등이 여성화/하위화 (feminized) 하는 경향이 있을 거라는 짐작 정도.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도시의 유사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짐작 정도. 

 

 

잠깐 일했던 accounting firm에서 퍼스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몇 군데 담당했었다. 예를 들어 네일샵/뷰티샵/스파살롱 같은 데. 그러나 이런 곳에서 오너가 고용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들이 아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특수고용직" 이라고 해야 할까. 그 회사에 고용된 사람들은 각각 "자영업자"인 셈. 따라서 이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에게 당연한 것으로 주어지는 권리 밖에 존재한다. 가령 일하다가 다쳐도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일 년 이상 일하다가 그만둬도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오너는 노동자를 고용한 것이 아니므로 고용한 노동자의 수만큼 납부해야 하는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낼 의무도 없다. 이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아니므로 임금을 받지 않는다. 아니, 오너에게 돈은 받지만 이 돈은 이들의 고용의 대가, 노동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일종의 "커미션/인센티브"로 된다. 당연히 연말정산 (소득보고 및 세금 환급) 에서도 누락되거나 다른 소득으로 간주된다. "커미션"은 "장학금"과 같은 개념이라 일반적인 "노동소득"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일 경우, 그러니까 체류신분이 불안정할 경우 이들의 노동은 employment experience 로 인정받지 못한다. 

 

 

나는 이 "노동자들"이 구체적으로 그들의 오너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거기까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 오너들이 "노동자들이 아닌 그 노동자들"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부를 축적했는지 그것만큼은 안다. 여기까지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비견한 예로 미용실을 예로 들 수 있다. 미용실 사장님은 가게 하나를 렌트하고 부스 (의자) 몇 개를 설치한다. 그리고 그 부스를 각 각 다른 미용기술자들에게 다시 렌트한다. 미용기술자들은 일정 금액 이상의 디파짓 (보증금) 을 내고 그 부스를 빌려서 손님을 받는다. 손님들이 지불하는 이용료는 고스란히 미용실 사장님에게 가고 정작 노동을 제공한 미용기술자들은 팁을 받거나 격주 혹은 월 단위로 "커미션/인센티브"를 받는다. 이 미용기술자들도 "노동자가 아닌 노동자"이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이런 시스템을 사상하고 네일샵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모두 임노동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데스크에서 일부러 그랬는지 몰랐는지 그건 모르겠다. 이 기사의 맥락이나 기획의도와 무관하게 "이미 부를 축적한" "여전히 노동력을 착취하는" (주로 한국인) 오너들이 - 자본이 - 빠져나갈 합법적인 구멍이 이미 보인다. 다만 "도덕적 비난을 피할" 구멍은 상당히 좁아보인다. 이 기사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목적하는지 알 것 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동격서?

 

 

참고로 뉴욕 시가 위치한 미국 뉴욕 주의 최저 임금은 시간 당 $8.75 이다. 올해 연말에 $9.00 를 적용한다. 이미 결정났다. 최저 임금을 쥐꼬리만큼 어거지로 올린 맥락에 이 기사의 목적이 있다고 여기는 것은 너무 과도할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2015/05/13 01:16 2015/05/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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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다양성

분류없음 2015/05/12 13:26

꽃개님의 [오늘의말씀] 에 관련된 글

 

 

로컬 타임으로 월요일 (5월 4일). 주 의사당 건물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천여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 가운데 거개가 아이들이다. 학교에서 공부할 시간에 어린이들이 왜 거기에.  


 
9월에 시작하는 새로운 성교육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목이 터져라 "반대"를 외치는 아이들.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복장의 사람들. 아, 이 도시는, 이 나라는 복합문화 (multi-cultural) 의 나라였어. 다양함이란 이런 거구나.  


 
진보적, 급진적인 데모꾼들도 대부분 백인이고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백인이다. 그들의 인구구성비도 높거니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서 "사회지도층"을 형성하는 인종도 대부분 백인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절대다수의 백인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한 데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이냐. 감격에 겨워야하건만 꽃개는 우라지게 슬프다. 젠장. 

 

 

* 5월 9일 일기에서 가져옴. 

* 관련 기사 1

* 관련 기사 2

2015/05/12 13:26 2015/05/1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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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신곡

분류없음 2015/05/07 00:24

빅뱅이 인기가 많긴 많은가보다.

 

 

예전에 이 도시에서 열린 어떤 행사에서 트랜스젠더-트랜스섹슈얼 무브먼트를 하시는 어떤 분을 만났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지드래곤 이야기를 했었다. 나에게 지드래곤은 "숨어 있는 남성성 (hiding his masculinity)" 같은 이미지였는데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지드래곤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어쨌든 그 양반 때문에 빅뱅이라는 아이돌 그룹을 다시 들여다보기는 했었다. 

 

 

9년차 아이돌 빅뱅이 신곡을 들고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빌보드 웹 버전에서 기사를 다뤘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것보다 가장 '야하다'고. 

 

 

들어보자. 그리고 뮤비를 보자. 

 

 

그냥 웃음이 터져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래를 하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만큼 뭔가 럭셔리하게 보이려고 많이 꾸몄음에도 표현이 대단히 노골적이라는 말이다. 속내가 너무 들여다보인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Loser 보다 Bae Bae 가 낫다. 중독적인 저 리듬. 

2015/05/07 00:24 2015/05/0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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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잡담

분류없음 2015/05/06 23:58

1

 

 

클라이언트 둘이 언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일을 하는 척하며 듣고 있는데 나를 부른다. 전기스토브에 있는 엠블럼 "LG" 가 뭐의 줄임말이냐고. 남자 1 클라이언트는 "Louis George", 남자 2 클라이언트는 "Life is Good" 이라며 둘이 한참 설전을 벌인 모양이다.  


 
응, LG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사우스 코리아의 명문 야구단이야,  


 
라고 말하면 안되고... 원래는 Lucky Goldstar (럭키금성) 였는데 한국에서도 더 이상 그 이름은 쓰지 않고 그냥 LG 라고 불러. 북미에서는 커머셜라이징 버전으로 Life is Good 이라고 쓰는 것 같긴 하더라.

 
 
"Louis George" 를 고수했던 남자 1은 다소 머쓱해하면서도 의미로 따지면 자기 말에 가깝다며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남자 2는 자기가 맞았다며 어깨를 으쓱. 하지만 둘 다 LG가 사우스코리안 브랜드인 것은 몰랐다고. 하긴 그건 별로 중요한 건 아니니까.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어 사람 사이 관계나 개별 존재의 감정을 상하는 일을 종종 봐왔던 터라 이렇게 별 것 아닌 일에도 개쿨씩 버전으로 개입 (intervene) 하는 게 낫다. 사실 (facts) 을 말할 때에도 그 맥락을 존중하고 거기에서 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룹 다이나믹을 이런 일상에서 경험하며 이론(?)을 일상의 버전으로 컨버팅. 그냥 소소하고 사소한 일인데 기록이나 기억이 필요한. 꽃개 리뷰용.  

 

 

2-1

 

 

직업적 증인이 필요한 서류를 들고 어떤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서명을 다 해놓은 서류를 들고 갔다. 딴에는 시간도 절약하지 뭐, 이런 심산이었는데 그 서류는 반드시 그 증인 겸 담당자 앞에서, 그 사람이 바라보는 데에서 서명해야 하는 것이었다. 당황했다. 멘붕. 아, 영화 같은 데에서 변호사 따위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앞에서 서류에 서명하는 장면이 이런 거였나. 왜 그렇게 해야 해, 하고 물었더니 내 앞에서 해야 해, 내가 서명 받으러 너네 집으로 갈 순 없잖아. 이렇게 대꾸하시네... 아하하하하아. 북미인들의 (북미인이라고 쓰고 유러피안 백인들이라 읽는다) 문화.  

 

 

한국이었으면 원래는 이러저러하게 해야 하는 건데 두 번 걸음 하시면 서로 피곤하니까 일단은 서명을 하도록 하죠. 했거나, 혹은 같은 북미인들의 사무실이었어도 사람에 따라 너 뭐야, 이거 원래 내 앞에서 해야 하는 거야, 하지만 우리 서로 아는 사이니까 일단은 그냥 하자. 고 했을 수도 있다. (그랬을 수도 있다고 믿고 싶다) 아니면 한국이었어도 곧이곧대로 처리하는 사람 같았으면 다시 발걸음을 해야 했을 수도. 

 

 

2-2

 

 

언젠가 커뮤니케이션 수업 시간에 배웠던 에드워드 홀 (Edward T. Hall) 의 문화이론, 맥락이론을 떠올리며 이 실수를 리뷰. 한국어로는 고맥락 문화 저맥락 문화 로 번역하는 듯한데 한국어 (사실은 한자어) 언어에서 "고-저" 맥락 자체는 일정의 평가 (우등/열등 개념) 를 담지하는 경우가 많아 "고-저" 로 옮기는 것이 맞는 것인지 갸우뚱스럽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저 개념이 들어온 지 오래되어 개념 (term) 도 함께 굳어졌으리라. 결국 아는 사람만 아는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페미니즘처럼 말이다. 한국어는 점점점 더 고맥락 문화권으로 치닫고, 실상 사람들이 쓰는 언어는 대단히 직접적이면서도 공격적인 것, 끼리끼리만 아는 단어 (jargons) 들로 넘쳐난다. 이메일에 문장 세 개만 써도 전달이 어려운 그런 세상. "단어 세 개로 아니면 한 문장으로 말해 줄래". 참고로 우리 나라 인구의 97% 이상이 모두 글을 읽고 쓸 줄 안다. 

 

 

 

 

 

 

 

 

2015/05/06 23:58 2015/05/0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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