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민주주의분류없음 2013/06/09 12:17 나는 2001년 12월부터 2009년 상반기 모월까지 노동자의 힘이라는 데에 소속하여 나의 정치활동을 하였다. 상반기 모월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일 따름이다. 나는 열과 성을 다하여 정치활동을 하였고 그 때 만난 과거의 동지들에게 일말의 부채의식도 갖고 있으며 그리고 그 때 당시 나를 만들어주었던 사람들에게 진 빚을 살면서 어떻게 갚을 것인가, 그리고 큰 길에서 어떻게 만날 것인가 그게 나에게 사실은 여전히 큰 삶의 화두이다. 오해말라. 그들에게 되갚겠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당연히 그것은 포함하지만). / 최근에 이 곳의 한국인 진보 단체 몇 곳과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동안 캐나다 공산당을 비롯해 몇 곳의 진보적인 그룹과 소통하기도 하고 데모도 나간다. 역시, 데모를 하면 살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너ㅡㅡㅡㅡㅡ무 좋다. 힐링하는 느낌? 뭐 somewhat! / 그런데 이상한 건, 아니 재미난 건 내가 지금껏 겪고 몸을 담았던 조직 가운데 '노동자의힘'이 가장 근대적인 민주주의의 형식과 내용을 갖추었던 조직이었다는 점이다. 근대적이라 함은 가장 그나마 진보적이었다는 표현이다. 당시에는 몰랐다. 왜 이렇게 구려, 느려, 했으나 사회주의 운동사적으로 봐도 그렇고 현재 -contemporary - 운동사적으로 봐도 그렇고 '노동자의힘' 같은 데는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말하면 건방진 거지만. / 글쎄, 유럽은 어떨는지 몰라도 북미 대륙의 조직들은 일단 느리다. 총회? AGM (연차총회)이 기본이다. 지도부? 글쎄, 한 번 만들어지면 화석화된 덩어리라고나 할까. 이에 반해 내가 경험했던 '노동자의힘'은 반차총회 (육개월에 한 번) 가 기본 베이스였고 일상적인 인터널 보드를 통해 회원 누구나 의견을 올리고 이른바 '지도부'는 그 의견을 늘 볼 수 있고 요즘 그네언니처럼 수첩만 있으면 회원 하나하나의 의견을 늘 경청할 수 있는 그런 구조라고나 할까. 육개월에 한 번 있는 총회에서, 나는 한 번도 소수의 의견이 소수라는 이유로 묵살당하는 것은 보지 못했고 어떻게 올바르게 정치활동을,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가를 배웠다. 그래서 늘 총회는 새벽을 맞이하기 일쑤였다. 물론 그런 자유주의적인 흐름을 왜곡하는 지도부가 간혹 있기도 했지만, 회원들은 똑똑했고 책임감이 강했으며,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노동자의힘'에서 상근활동을 하는 동안 총회는 나에게 empowered 하는 경우가 반대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 내가 지금 서있는 곳은, 그에 비하면 정말이지,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나는 조용히 묵묵히 바라보거나 물색없이 곤조부리기에 급급하다. / 결국 과거가 그립다는 거냐, 이런 포스팅으로 끝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내가 몸담았던 '노동자의힘'은 나에게 가장 근대적인 조직이었다는 말로 마치면 이뇬아 그럼 너는 현대냐, 라는 욕을 쳐뮥을 것 같으임. 결론은 아직 우리 모두 근대와 현대의 경계에 사는 디아스포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에게 그런 삶과 정치를 알게 해 준 내 과거의 인연들을 (연인들을) 모두 사랑한다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당신들에게서 민주주의를 배웠단 말이다. 쌩유.
※※※※ 아! 저는 궁금한 게 있어요. 옛날에 노힘 비난하고 살던 중세의 분들은 머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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