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소회
분류없음 2015/12/15 02:00
가치 (values) 와 직업윤리 (ethics) 가 확연히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몹시 피곤하다. 아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직장만이 아니라 사람들과 부딪히는 곳이라면 그 어디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전자 (가치, values) 는 다소 개인적이고 주관적일 수 있다. 따라서 그 드러냄을 최소로 하고 서로 차이를 인정하면 된다. 누군가 어떤 이유로 소나 돼지를 먹지 않는다고 하면 으응, 그렇구나, 하고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 닭고기 따위가 있는지 찾아보면 된다. 억지로 소나 돼지를 먹으라고 혹은 소나 돼지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설교하는 것은 “오버”다. 서로 얼굴을 붉힐 일로, 불쾌한 일로 된다. 사이가 틀어지거나 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고 무척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감정이란 건 상당히 날카로운 구석이 있어서 자칫 삐걱하는 순간 그대로 할퀸다.
직업윤리 (ethics) 로 넘어가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직장 동료가, 클라이언트가 소나 돼지를 어떤 이유로 – 종교적인 이유일 수도, 알러지가 있을 수도, 트라우마 때문일 수도 등등 – 먹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그것대로 최대한 존중받아야 하고 가금류, 콩, 달걀 등 대체단백질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하면 미안하다고, 너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한다. 억지로 소나 돼지를 먹으라고 혹은 소나 돼지가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설교하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을 넘어 직업윤리를 위반하는 것으로 된다. 자칫 잘못하다간 커뮤니티에서 배척당하거나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
이것은 그저 간단한 예다.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에는 내가 어떻게 대접받고 싶은지 그것만큼만 상대를 대하면 된다. 이 간단한 걸 알아내느라 너무 많은 애를 썼다.
이미지 출처: http://16quotes.com/talk-to-people-the-way-you-want-to-be-talked-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