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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지하실의 익숙한 곰팡내가 기차와 함께 도착했다가 순식간에 떠나간다
날마다 온수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도착할 어떤 곳을 향해
수많은 역들을 꾸벅꾸벅 졸면서 지나간다
그곳에 어떤 이야기들을 남겨놓았을까
언제나 인생은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처럼 느껴지지만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은 신풍역 플랫폼에서 지하철과 함께
잠시 머무르는, 바로 앞 정거장의 바람들이었을 것이다
기차는 울지않는다
스크린도어 뒤에서 다만 사람들이 들을 수 없게
흐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차와 함께 온 그 바람들도 울지 않는다
애시당초 울음이란 아름다우면서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방식이었을테니
나도 울지 않았다
때로는 펑펑우는 날도 있었지만
졸면서 지나쳤던 무수히 많은 역들에서 나는 울지 않았다
신풍역 모퉁이 조그만 치킨집에서
조용히 미소띄운 나를 보며
그녀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기차는 조용히 신풍역을 출발한다
기차도 나도 지나가는 바람따위 붙잡지도 흔들리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의 길을 갈 뿐이다
왜 나는 눈물 흘리지 못했을까
졸려서 눈이 계속 감기면서 만들었다. 아.... 더 잘할 수 있는 건데... 졸려서 그냥 대충하느라 뒷 마무리가 뭔가 어설프다. 그리고 이럴수가 폰트가 없다니ㅠㅠ 누구 나 좀 예쁜 폰트 좀 주세요~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왼손
네번째 약지 손톱의 끝트머리가 움푹 패였있다
손톱이 잘려나간 각도는
이 세상과 수직으로 만난다
손톱깍기로는 도저히 이루어 낼 수 없는 저 경사를 보라
감자였을까 양파였을까 버섯이었을까
오이였을지도 파프리카였을지도
칼날에 잘려나간 내 손톱은
어떤 접시에 들어갔을까
채식하는 내 친구들은 얼떨결에 사람고기 맛을 봤을터인데
잘려나간 손톱은 어느집 뱃속에서 서럽게 울고있으려나
살아가는 일은 이다지도 칼로 사방군데 썰어대는 일이라고
아무도 모르게 사람고기까지 먹게되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거라고
그래서 손톱 끝트머리가 무덤덤하게 시려오든
손톱조각 들어간 창자가 시커멓게 독이 오르든
아픈 몸, 외로운 마음 질질 끌고라도 가는 일이라고
성탄절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손톱하나 이상하게 패여있는 못생긴 손이
나에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오랫만에 자전거를 탔다.
작년에 285리 행진단하면서 평택갈 때 타고 처음인것 같다.
물론 그 이후에도 그리고 출소하고 나서도 사무실에서
잠깐 잠깐씩 서울시내를 돌아다닐 때 탄적은 있지만
그건 뭐 땀이 등에 좀 배어 나오겠다 싶으면 끝나버리는 정도였으니
사실상 오늘 거의 1년 반만에 자전거를 다시 탄 셈이다.
출소하고나서 가장 무서웠던것이 자동차였는데,
자동차보다 더 무서운것이 대중교통 요금이었다.
고새를 못참고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올라버려서
한 번 밖에 나갔다오면 교통비로만 돈이 쑥쑥 나가버린다.
그래서 더더욱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자동차들이 무섭기도 하고 중장거리를 타는게 살짝
두렵기도 하고 날씨도 춥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낮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음... 아직까지는 밤에 차도에서
자전거타는것은 너무 무섭다^^
약간씩 바뀐것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마포대교 북단에서 한간자전거도로로 들어가는 길이
개선되었다. 무엇보다도 경사로가 생겨서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도 자전거도로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브라보~
그리고 안양천변에는 언제 심어놨는지 모를 억새(혹은 갈대.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ㅠㅠ)가 멋있게 바람에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안양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목감천에 자전거도로가 생겼다.
우리집에서 마포대교까지는 거의 자전거도로로만 운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래저래 자전거타기는 더욱 수월해진것 같다.
오늘은 오랫만이라 속도를 내지않고 천천히 왔다.
중간에 선유도 공원에서 놀기도 하고 책도 조금 보다가 왔다.
유한대학 1.2km 남은 지점부터는 배가 너무 고파서 정말이지
자전거 내팽개쳐버리고 싶었다. 만약 1.2km가 아니라 3km만 됐어도
중간에 내려서 무언가를 사먹었을 것이다.
오랫만에 타니까 기분은 좋다.
자전거는 혼자서 타야하기 때문에 너무 좋다.
살아가면서 결국에는 혼자서 짊어져야하는 온갖 고민들, 잡생각들
자전거를 스치는 바람에 다 날려버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몸을 움직여 땀에 흠뻑 젖으니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새벽엔 눈은 내리지 않았는데,
하늘에 구름이 많이 있긴했지만 바람한점 없어서 포근한 날씨였는데,
꿀맛같은 단잠을 즐긴후 다시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눈이 오고있었다.
괜시리 기분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에
갑자기 부지런을 떨어 청소를 하고 약간의 운동을 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나왔다.
창밖엔 눈은 그쳤지만 어느덧 세상은 포근하고 묵직한 솜이불 아래서
밖으로 나오기 싫은 어린아이마냥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난 눈오는 소리가 좋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히, 소복소복 쌓이는 소리.
서정주가 "괜찮다... 괜찮다... 괜찮아..."라고 써내려간 그 소리.
슬램덩크 정대만이 볼이 림을 통과하는 소리를 듣고 몇번이나 되살아나듯
나도 저 고요한 소리를 듣고 있으면 몇번이나 다시 즐거워진다.
눈오는 소리의 풍경은 무척이나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란 인간세상의 온갖 추한것들과 역겨운 것들을
감추고 거짓포장하는 그런 아름다움이기 보다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진리, 혹은 진실에 대한 아름다움
마치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희 인간들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봤자, 친구를 짓밟고
이웃을 속이고 다른사람 등쳐먹고 아둥바둥 해봤자,
그래서 너희가 이룬것들이 무엇이냐.
이 조그마한 눈송이조차도 너희가 이룬 어떤것보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저 하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준엄하게,
하지만 눈송이처럼 포근하고 부드럽게 우리의 오만을 우리의 탐욕을
우리의 추악함을 꾸짖는 것만 같다.
원래는 세미나 준비좀 하려고 오랫만에 공부좀 하려고 했는데
간만에 좋은 기분 공부하면 달아날 거 같아서ㅋㅋ
이소라 5집 틀어놓구 옛 편지들이나 들춰봐야겠다.
수원구치소에 있을 때 그런 그런 생각을 했다.
절대로 아파트에는 살지 않겠다고...
아파트에 살 경제적인 능력도 없는 주제에ㅋㅋ
그 당시는 아파트형 수원구치소가 정말이지 너무도 답답했다.
그리고 구치소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가 창살넘어로 보이는데
갑자기 그 창살이 구치소의 것인지 아니면 그 아파트의 것인지
헤깔리기도 했다. 내가 갇혀 있는 것처럼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갇혀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난 아파트가 싫다.
특히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삐죽삐죽 솟아있는 주상복합형
고급아파트들을 보면 인간의 욕심이 세운 바벨탑이 생각난다.
아메리카 자전거여행의 작가 홍은택씨는 부자들이 많은 땅을
차지하지 않고 하늘 위로 올라가면서 지들끼리 모여사는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지만 난 부자들이 우리네 하늘까지
빼앗아 간 것 같아서 너무 싫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에게 쫓겨서 자꾸만 하늘과 가까운 동네로 모여들었는데
저 하늘의 달님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부러웠는지
부자들은 하늘 가까운 그 땅마저 빼앗아버리고서는
마치 저 하늘의 달과 별을 잠자리채로 따기라도 할 것처럼 하늘높이
그 천박한 돈냄새나는 탑들을 쌓아올렸다.
오늘 친구네 집을 다녀오던 길
이런 것이 있었던 곳에
이런 것이 들어서 있더라.
안그래도 아파트 안좋아하는데, 뭐랄까 익숙한 좌표에서
전혀 익숙치 않은 풍경을 만나고나서는 괜시리 마음이 서글퍼졌다.
부자들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기위해
함께 쌓았던 그 높았던 골리앗이 있던 자리에
골리앗은 상대도 안될 거대한 시멘트덩어리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라진 것은 골리앗만이 아니었다.
넓어졌다 좁아졌다 하던 골목길의 풍경도, 오르락 내리락 하던 언덕길도 사라져버렸다.
대신 일정한 넓이의 아스팔트가 깔리고, 마치 당구다이와도 같은 평평한 땅덩어리가
있었다. 이상하게 예전보다 더 넓어진 풍경과 공간앞에서 난 숨이 막혀왔다.
그 새벽 골리앗에서 수다떨며 보내던 날들과 갑자기 쳐들어왔던 용역들과 싸우던 일들
후배들앞에서 무섭지 않은척 하려고 무던히도 애쓰던 내 모습도 사라져버렸다.
새벽공기 마시며 마을 한바퀴돌고 모두함께 둘러앉아 먹던 국밥도 사라져버렸다.
땅과 함께 뿌리내리고 바람과 함께 여행을 하던 지난날의 기억들이 사라져버렸다.
내 젊은날의 한 귀퉁이를 잃어버렸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라는 곳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모습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대체 공간과 시간을 이렇게 통제로 삭제해버리는 무식한 도시라니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았는지 아무도 모르게 되는 것일까?
아파트가 왜 그리도 싫었는지 이제 알겠다.
대체 얼마나 많은 기억들과 역사들과 생명들과 추억들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밑에 묻혀있는 것일까?
그 거대한 무덤위에 사람사는 집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기억이 이렇게 삭제되어 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았는지 그냥 이렇게 잊어버려도 좋은것인지...
내 시간은 똥
다른이들은 하찮게 보더라도
나에겐 너무도 소중해요
내 시간은 낙엽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밟히고 조각나고 바스라지고
끝내 돌아갈곳으로 가지못해요
내 시간은 고장난 시계
세상의 시간과 다르게 돌아가는 바늘
사람들의 시간과 다르게 돌아가는 시계
당신이 날마다 나를 바람맞혀도
당신이 날마다 약속시간 안지켜도
당신이 날마다 날마다 내 시간을 뭉개버려도
1년 2개월의 시간도
단 한 순간의 멈춤도
길게 이어지는 호흡같은 공간도
모두 다 내겐 너무나 소중한 시간
갑자기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오고 아무 일도 손에 안잡힌다
제길, 이러면 안되는데, 자꾸만 모든게 늪에 빠진 것처럼 진척거리며 가라앉는다
이럴 때마다 떠오르는 안좋았던 기억들.
그 때의 그 기분들이 스멀스멀 나를 사로잡고 목을 조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만 같은 무력함.
원래 나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재빠르게 포기해버리지만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느껴질 때는
하늘보다 땅보다 거대한 무력감만이 엄습한다
마치 저 차가운 겨울 바다 한가운데 튜브하나없이 떨어진 느낌이다
어쩌면 시간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내가 너무 조바심내고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건 아마 두려움때문일것이다.
내가 독립해서 나갈 경제적인 여력이 없기때문에
지금 집에서 부모님을 독립시켜드리는 것이 내 계획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대 여섯달 정도 나랑 동생 둘이서 살게되었다.
물론 각종 공과금을 부모님이 내주시니 딱히 독립도 아니지만...
어쨋든 나랑 동생이랑 살기 시작한지 어언 한 달
집안일이라는게 생각보다 금방 지겨워진다.
동생은 직장이 멀어서 아침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주로 집안일은 나의 차지가 되었다
뭐 엄마랑 같이 살더라도 출소후에는 내가 집안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던터라 기쁜게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는 했다.
게다가 내 동생은 착해서 지 몸 피곤해도 최대한 도우려고 하고
주말엔 지가 더 많이 하고 그래서 딱히 힘들지는 않다
그런데 이건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다.
엄마가 왕찬 해놓고 간 반찬들이 떨어져가니까 서서히 압박이 시작된다.
오늘도 늦잠을 자긴 했지만 일어나서 청소하고 밥먹고 설거지하고
약간의 운동과 샤워를 하고 국이랑 반찬좀 하고 보니까
어느덧 점심때라서 또 밥먹고 설거지하고 저녁밥 앉혀놓고...
시간은 참 잘간다. 내일은 빨래도 해야하고 주말엔 장도 봐야하고...
그래도 나는 출퇴근 시간도 없고 널널하니까 할만하지만
직장다니면서 집안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지구인이 아닐거같다
그래도 은근히 재미있는 건 반찬 만드는 거!!!
아주 간단한 음식들, 주로 후라이팬에서 굽거나 볶거나
부치기만 하면 되는것들 밖에 안해봤었는데
요새 들어서 이것 저것 해보고 있다.
약간 귀찮기도 하지만 식사때마다 한상차려놓고 먹는걸 좋아하고
갈수록 바깥음식들이 입에 안맞고 내가 한것이 제일 맛있기도 하고
암튼 재미나는 도전들이다
지금까지 처음 도전한 반찬들은
콩나물무침, 오징어볶음, 미역초무침
콩나물무침과 미역초무침은 사실 계획은 없었는데
국거리준비하는데 양을 가늠못해서 재료가 너무 많이 남아서 만든거다
특히 미역... 물에 불리면 커질줄은 알았지만 그정도로 커지다니...
암튼 콩나물무침과 오징어볶음은 대성공이었다.
밖에서 사먹는 것들보다 훨씬 맛있었다.
근데 미역초무침은 솔직히 안습이다.
동생 저녁에 들어오면 다 먹으라고 해야겠다ㅋㅋ
미역맛도 나고 식초맛도 나고 참기름 맛도 나고 젛은 재료 맛은
다 나기는 하는데 섞이지 않고 따로따로다
이럴바엔 음식을 할 필요없이 밥상에다 따로 차려놓고
집어먹으면 되는건데ㅠㅠ
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래도 콩나물국 김치찌개 미역국 등은 수준급이라서(스스로 판단하기에)
밥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
다음번엔 도전 메뉴는 오징어 무국!!!
컴퓨터 그만해야 하는데...
눈이 침침하면서도
밤은 깊어서 졸음도 한꺼풀 꺾인 시간
갑자기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어서
네이트온에 접속해 있는 친구들에게
노래 한 곡 씩 보냈다.
루시드 폴의 'KID'와 시와의 '길상사에서'
선물은 역시 받아도 기분 좋지만
하고나면 뭔가 뿌듯해진다
하지만 이제 자야지...
길상사에서랑 KID 한 번 씩 듣고 자야지...
나한테 노래 선물 받은 친구들
다들 내 꿈속에서 한보따리씩 선물 꾸러미를 들고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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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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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즐겨 사용하는 폰트인데 고신2체와 서울흘기체 한 번 써보세요~동글동글 푸근한 글씨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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