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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에서 오전 3시까지..

* 이 글은 자일리톨님의 [제대로 된 요리를 해먹자] 와 [어제 오프모임 사진] ,미갱님의 쿵푸허슬 보기 off 에서 와 관련된 글입니다.


 

어제의 오프에서 함께한 시간들이다.

영화를 보고 내가 제안한 빈곤사회연대 후원주점도 가기로 이벤트까지 열어준 

미갱님의 깜찍한 아이템이 나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음이

분명했고..거기에 호응하는 블로거들이 모였다.

4시에 용산 CGV에서.. 아차 하는 순간, 핸펀을 두고 나가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와 핸펀을 가방에 쳐넣고 나가니 약속시간보다 늦었지만

영화보는데 지장은 없었다.

 



제목도 제목이거니와 별기대도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다들 흔쾌히

수락한 영화라 뭔가 다르기도 할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거원~

초장부터 때리고 죽이고 난리가 아니다.  에이... 난 폭력영화는 별론데..

그러면서 계속 화면을 응시..코믹한 환타지와 액숀은 폭력을 싫어하는 나도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  간혹 웃기까지 하면서(남들은 배꼽을 뺐다고도 하더만..).

 

그리고 주점행..

주점은 돈안들이고 장소를 빌린 덕택인지 난방도 안됐고 너무너무 추웠다.

이 한겨울에 난방도 안되는 학생회관을 빌려서 후원의 밤을 연 주최측의

재정상태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군소리 말고 술이나 먹다 나가자.

관련 단체 사람들을 마주 쳤지만 난 내가 모셔온 블로거들을 친절히 접대(?)해

야 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에 인사만 하고는 자리를 뜨진 않았다.

그런데 계속되는 문화행사와 비디오 상영으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상당히

어려웠고...우연찮게 미갱의 뛰어난 눈썰미로 이산가족 될뻔 했던 정양도 만나고..

술김에 한대 정도는 피워도 무방한 듯한 자일의 흡연은 그냥 넘어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미갱이 카메라를 대기도 했다.

 

장소 대여 시간이 다되자 자리를 떠야 했다.

우리의 화기애애한 블로거들 그냥 갈 수는 없지, 하면서 어느 지하 술집으로

들어갔다.  약간 시끄러운것만 빼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곳이다.

난 언제나 사람들과 술이 있으면 빼놓지 않고 업되는 분위기이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미갱'이었다.

처음보는 모습이다.  미갱의 저 흐트러진 모습 가리지 않는 말투..

심지어 지극히 사적인, 정말 묻는 사람의 의도가 먼지 알고 싶을정도로 유쾌하지

않는 질문까지 서슴치 않는다.  어쩌면 대화하다 자연스레 나올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어제는 미갱님의 포스트에도 있듯이 '업' 내지는 '오버'였다고 본다.

당황스럽기 그지 없는 질문, 결혼하게 된 이유와 유지하는 이유, 내가 느끼는 회의들...

 

실로 오랜만에 쏟아보는 말들이 많았다. 

이런 얘기들은 사실, 조직에서도 친한친구하고도 그닥 잘 하게되지 않는 얘기들다.

집에 오면서 이 글을 쓰면서 곰곰 생각해보니 이런 사적인 얘기들을 쏟아내는 '기회'

들은 어디에서 그렇게 흔하지 않다.

그런데 왜 오래되지도 않는 인연들인 블로거들이 모이면 때로는 허심탄회 할정도로

그런 얘기들을 하게되는지 신기했다. 

어쩌면 각자의 포스트를 통해서 일차적으로 알아버린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그게 얼마나 된다고..

하지만, 어색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대화나 간혹 심각한 고민들도 조금씩 털어놓거나

나눔으로 인해서 우리가 짊어진 삶의 보따리가 가벼워 지기도 하는것 같다.

 

그것들을 내려 놓느라 어젠 장장 12시간에 가까운 시간들을 그들과 함께 했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들이었다.  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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