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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

   사람의 생김새가 다양하듯이 각자는 일하는 방식, 문제를 푸는 방식, 사람을 만나는 방식, 관계를 맺고 끊는 방식, 등등에서 다양하다. 나는 오늘 내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 그리고 그 방식이 왜 문제가 되며 그 문제로 인해 활동을 중단 하기까지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쓰고자 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나는 쪽방촌에서 일한다. 감투도 하나 쓰고 있다. 일명, '사무국장'.  일을 처음에 시작 할때는 무척 해메기도 했다. 왜냐면 난 사무국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일해본 적이 없으니까. 누구나 다 처음엔 해 본 적이 없는 일을 하는거 아닌가? 한번 하고, 두번 하면서 '해봤던' 일이 되는거지 처음부터 해 본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위로 하면서 뒤죽박죽 엉망진창으로 그러나, 가닥을 잡아 간다는 생각은 늘 염두에 두고 일해 왔다.

 

   내가 일하는 스타일은 난, 절대로 죽어도 누가 하라는대로 안한다는 거다. 무슨 거지 같은 반동 기질인지는 몰라도 하라고 하면 괜히 더 하기 싫고, 잘 하다가도 하라는 말만 나오면 일부러 안하기도 한다. 그렇듯 나는 조직에 해악을 끼치지 않을 정도(물론 주관적 기준)의 선에서 내가 알아서 판단하고 알아서(?) 일하는 스타일이다. 사실, 게으름의 극치로 일하는 스타일이 맞다. 급한일이 아니면 늘 마감에 쫓겨서 아니면 재촉을 받고서야 시작하는 스타일이고 깜박 잊어 버린 일은 꼭 지적을 해줘야 기억을 하고선 해치운다. 이렇게 일하는 스타일이 아직까지는 이 조직에서 큰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착각일지 모르지만). 그런데, 같이 일하는 대표는 마음에 안든다고 난리다. 한가지 한가지 차근차근 정리하고 계획하고 미루지 말고 처리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대표의 스타일이지 내 스타일은 아니다. 자기 스타일이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남에게 강요하는 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판단하며 그렇다면 적절한 타협점과 절충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고 있다. 난 분명히 내 입장을 말했고, 대표의 스타일대로 잘 하지 못한다는 걸 인정해 달라고도 했다.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난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즈음은 이 문제로 매일 옥신각신 하면서 지내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소모적이기 이를 데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할일도 많은데, 왜 이런일로 옥신각신 하면서 에너지를 갉아 먹어야 되는지 정말 짜증이 나서 다른일은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아무리 대표의 스타일을 따라 주는게 사무국장의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웬지 상하관계라는 괜한 위계질서를 내세우는 것에 불과하지 않다라는 반감부터 생긴다. 각자의 일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특별히 그 방식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책임지고 고치면 될것을 왜 그렇게 노파심만 가지고 잔소리를 해대면서 급기야 활동의 지속여부까지 나와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한심하다. 둘다 자기 고집만 부리면서 접점을 찾고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고 그러다 더 중요한 것을 놓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해서 마음은 자꾸 심란해 지기만 한다. 일은 더더욱 못하겠고... 

 

   밖의 일이 신숭생숭 하다보니 안의 일도 그렇다. 요즘 우리집에는 또 한가지 사건이 터졌다. 남편이 해고를 당했다는... 전무에게 말대꾸 했다고 출근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도 자기 딴에는 참고 참다가 전무에게 한다미 한거라는데. 그때다 싶었는지 정말 참기 힘들었는지 그냥 짐싸서 나왔다고 한다.. 나는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오히려 느긋한 마음으로 언제는 뭐 안그랬냐? 해고 한두번 당하는것도 아니고, 니 일이니까 니가 알아서 잘 해봐라, 면서 방관하고 있다.  사실, 지금은 내 문제도 너무 복잡하거든...

 

   사람 사는 일이 언제는 안그랬냐마는 가닥가닥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그러고보니 벌써 가을이 왔고 산은 컬러풀한 옷으로 갈아 입고 있다. 조금 있으면 하얀 눈으로 겉옷을 갈아 입을테지...그러다 해가 바뀌고 또 한살 더 먹고.. 나이 마흔에 접어 들면 쏜살같이 시간이 간다더니 정말 그런것 같다. 엊그제가 1월 이었던것 같은데 벌써 시월이라니...믿어지지 않는다!

 

   주말엔 기분전환하러 남이섬이나 갈까 했는데, 시당 운동회에 가는 바람에 못갔다.  나는 운동회에선 한 종목도 뛰지 않고 여기저기서 술동냥만 했는데 우리 조가 1등이란다. ㅋㅋ   어쩌다 차를 끌고 움직이는 바람에 뒤풀이에선 딱 소주 두잔 밖에 못먹고.. 음주운전은 절대 안된다면서 끝까지 술병을 건네지 않던 당원들이 얄미울 정도..

 

   시간은 자꾸자꾸 흐른다. 일하는 스타일이 개판이다 보니 일은 자꾸자꾸 밀리는데 할 생각은 안하고 마음은 저 산너무 푸른 물결 아래 노젓는 뱃사공이다. 그래도 난 절대로 빵꾸는 안낸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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