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1회국회(정기회) 13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1.12.03.ⓒ뉴시스607조7000억원 규모의 2022년 예산안이 법정 처리시한을 9시간 넘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예산안도 정부가 제출한 예산규모 604조4365억원보다 3조2268억원 순증됐다. 올해 예산안(558조원)과 비교하면 8.9% 증가한 수치다.
‘방역' 예산 확대가 눈에 띈다. 지난9월,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가 합의한 예산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당초 합의한 3,668억원보다는 2천여억원 줄어든 1,338억원이 내년 예산에 포함됐다.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공공의료 확충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예산이 확보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공공병원 없던 광주·울산에 의료원 예산...공공의료 확대 발판 마련
내년 방역 예산 중 중요한 부분은 지역공공병원 확충을 위한 예산이다. 공공병원이 없는 지역이었던 광주와 울산에 지방의료원을 짓기 위한 사업비 각각 10억원이 확보됐다.
'70개 중진료권 공공의료 확충'을 시작하기 위한 연구용역비 26억원도 확정됐다. 1개 중진료권에 대한 연구비가 2억원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3개 지역에 대한 공공의료확충 사업이 시작되는 셈이다.
70개 중진료권 공공의료 확충 사업은 지난 2019년 11월 복지부가 발표한 '지역의료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전국을 70개 권역으로 나눠 공공병원 중심의 책임의료기관을 둔다는 계획이다. 계획은 2년전에 발표됐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앞으로 펜데믹 상황을 총괄할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예산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세금으로 이뤄지는 국비가 아닌 국민건강진흥기금을 통해 관련 예산 17억 1,700만원이 증액됐다. 지난 2016년 '메르스 사태' 이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가 흐지부지된 감염병전문병원이 이제서야 현실화되는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예산도 62억원 증액됐다. 중앙의료원은 70개 중진료권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서 삼성그룹이 중앙의료원에 기부한 7,000억원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 강화에 쓰이게 된다.
국립중앙의료권과 앞으로 세워질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현재 부지 인근인 서울 중구 방산동의 미 공병단 부지에 신축될 예정이다.
예산이 증액됐지만, 애초 증액 규모에 비하면 줄어든 측면이 있다. 여야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중앙의료원과 중앙감염병전문병원 증·신축 예산을 206억원 규모로 합의했다. 하지만 최종 확정 예산은 이보다 130억여원 줄어든 62억원에 그쳤다.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구축 예산 증액분 34억원과 지방의료원 시설장비 현대화를 위한 예산 증액분 233억원 등도 최종 예산에선 빠졌다.
코로나19 전담 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각 지방의료원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예산은 아예 무시됐다. 앞서 보건의료노조와 복지부는 합의를 통해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에 따른 '공익적 적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여야도 공익적 적자 보전 예산 300억원을 신규 예산으로 증액하기로 합의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26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간호사들이 근무를 하기 위해 병동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03.26.ⓒ사진 = 뉴시스
'코로나19 최전선' 간호사 수당 신설...'태움' 방지 예산은 일부만
이번 예산 중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력을 지원하는 예산 중 가장 큰 부분은 새롭게 증액된 '감염관리수당' 예산 1,200억원이다.
보건노조와 복지부는 코로나19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의료인력에 대한 보상책으로 '생명안전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를 '감염관리수당'이란 이름으로 반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앞서 제기된 바 있는 간호사 등 의료인력 대한 임금 역차별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의료인력 부족 현상에 대해 정부는 간호사를 늘리는 대신 일정기간 동안만 파견인력을 보내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2~3주 동안 머무는 파견인력에게는 각종 수당이 주어지는 반면, 기존에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들에게는 수당이 주어지지 않아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과다한 업무와 역차별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 파견인력을 하는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감염관리수당을 법제화하는 법안도 통과됐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9월 추경예산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관련 수당 예산을 확보하기도 했지만, 관련 법이 없어 지급 근거와 기준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안이 전날 본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라 해당 수당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이번 예산안에 포함된 1,200억원은 약 2만명의 의료인력을 대상으로 6개월 정도만 지급할 수 있는 규모로, 코로나19 상황이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경우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부족에 시달리던 간호인력을 확충할 발판이 되는 예산도 확보됐다. 보건의료인력의 직종별 적정기준을 마련하는 연구비 예산 10억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됐다. 지금까지는 병상당 몇명의 의료인력이 필요한지 기준이 없어 현실적으로 의료인력이 부족함에도 이를 확충할 근거가 부족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명의 간호사가 몇개의 병상을 관리하는 게 적정한지 등 보건의료직종별로 적정한 인력 기준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는 것으로, 향후 의료인력 확충의 근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21.11.24.ⓒ뉴시스
최근 을지병원 간호사의 극단적 선택으로 불거진 간호사 '태움' 문제를 해결할 예산도 반영됐다. 이번 예산에서는 교육전담간호사 사업을 위한 예산 101억9,400만원이 신규로 편성됐다.
지금까지 간호사 사회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온 '태움' 문제는 신규 간호사에게 과도한 업무와 폭언을 가하는 '직장 내 괴롭힘'이다. 태움 문제의 배경에는 신규 간호사가 업무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없는 간호사 과중한 업무체계가 있었다. 교육전담간호사는 신규 간호사를 전담해 관리하는 간호사로, 업무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태움'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 공공병원에서 진행된 시범사업 3년간 시행된 결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업이다. 올해로 시범사업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예산에 반영되면서 예년과 같은 수준의 사업비가 계속 지원된다.
다만 이번 예산은 공공병원에 한해 지원되는 것으로, 민간병원까지 확대되진 못했다. 앞서 복지위에서는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교육전담간호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면서 민간병원 지원을 포함한 예산 314억을 추가해 총 415억원의 증액안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최종 예산안에서는 포함되지 않았다.
간호 외 업무를 보조할 인력지원 예산도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그동안 간호사들은 직접적인 간호 업무 외에도 환자 돌봄업무까지 감당행왔다. 격리된 병실에 돌봄 인력이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증의 고령환자들이 주로 격리 환자다보니 간호사들의 돌봄업무가 가중됐다. 여야는 간호 외 업무를 보조할 인력 지원 예산 811억원을 증액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예산안에선 빠졌다.
노정합의 이행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국회 앞 단식농성을 벌인 보건의료노조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3일 "노정합의로 공공의료의 불씨를 살렸다면 이번 예산 확보는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소중한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일부 부족하지만, 9.2 노정합의를 본격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재정적 기반이 확보되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료운영체계마련을 위한 연구 예산이 마련된 것을 두고 "70개 중진료권에 공공의료를 확충하기 위한 소중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긍정적인 부분으로 봤다.
다만 지방의료원에 대한 공익적 적자 보전 예산과 교육전담간호사 지원 예산이 민간병원까지 확대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경제적 측면만 보면 친중이 더 국익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 결론이다. 하지만 국제관계를 단순히 경제적 실익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당연히 정치·군사적인 측면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시절 이와 관련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수사가 마치 한국 외교가의 공인된 원리처럼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가치동맹’을 강요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런 외교 수사가 더는 통하지 않는다.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차관이 ‘경제는 중국’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된 매를 맞았다.
최 차관이 한미전략포럼에서 중국은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한중 간 무역 규모가 한미·한일 간 무역량을 합친 것보다 크고, 우린 거기서 돈을 벌고 있어 (한중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본심을 드러내 버린 것.
이에 미 국무부는 “중국의 야심과 권위주의에 (한국 정부가) 함께 맞서야 한다”라고 강박했다.
이제 미국의 승인 없이는 중국과도 자유로운 경제 교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국익에는 반하지만, 어쩔 수 없이 친미를 선택해 온 이유가 단지 안보를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 정부가 정치·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에 의존한 것은 대북 안보 차원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대중국 포위에 한미연합사를 동원, 한중관계를 악화시킴으로써 안보국익과 경제국익이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버렸다.
‘친미 Vs 친중’ 어느 쪽이 국익일까?
경제적 측면에서 국익의 규모를 따지면 당연히 친중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
지난달 10일간 미국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귀국길에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제가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라고 푸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새로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기지 건설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이 회장이 ‘냉혹한 현실’이라고 한 이유는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원자재 공급난 등 대미 투자에 복합적인 악재가 존재한다는 것을 뻔이 알고도 어쩔 수 없이 거금을 투자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만약 그 돈을 중국에 투자한다면 몇 배의 이윤을 남긴다는 것을 재벌 3세인 이 부회장이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으니 어찌 속이 타지 않겠는가.
이 부회장이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대신 미국에 투자한 이유는 이렇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는 서신을 보내, “삼성전자가 바이든 행정부에 협력하지 않으면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위상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친미’는 안보에 도움될까?
안보라는 측면에서 ‘친미’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한미 군사동맹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지가 기준일 수밖에 없다.
한미군사동맹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최종 성적표인 제53차 SCM(한미안보협의회의)은 미국과 도모하는 안보는 국익에 반한다고 웅변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한 SCM 공동성명에서 유엔을 참칭한 주한 유엔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대만 문제까지 언급됨으로써 미국의 대중국 군사압박에 한국군의 편입을 공식화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을 격고 있는 중국과의 경제 교류에 난관을 더했다.
또한 중국을 겨냥한 성주 사드 기지의 안정적 운용과 완전한 배치를 언급하고, 미 본토 수호를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을 예고함으로써 한반도가 동북아를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을 키웠다.
특히 이날 공동성명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한국이 동조하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친미와 친중, 어느 쪽이 국익인가?’라는 질문은 아마 우리사회의 중요한 담론이 될 것같다.
더불어민주당 “공영방송 사장‧이사 시민 추천제에 당내 공감대 있다” 공영방송 3사 노조는 “빠른 논의” 요구
“공영방송을 시민의 품으로!” 고인이 된 이용마 MBC 기자의 ‘마지막 꿈’은 현 정부에서 제도로 구현될 수 있을까.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정필모‧한준호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현업 5단체가 3일 공동주최한 ‘공공미디어서비스의 책무와 시민 참여’ 토론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발제자로 나선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는 “공영방송은 양극화된 양당체제의 대표성에 근거한 이사회로는 어렵다. 공영방송 이사 구성에서 국민 참여는 대표성이 아닌 동일성이 중요하다”며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이 자신들과 닮은 이들을 이사로 보내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노조, 정당, 종교 등 각계 다양한 영역을 대표하는 77명으로 구성된 독일 공영방송 ZDF의 방송평의회가 추구하는 일종의 조합형 모델을 떠올리게 한다.
▲공영방송 3사.
언론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에 각각 10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추천위원회’와 ‘시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영방송 사장을 임명하는 경우 100명의 전문가추천위원 중 20명을 무작위 선정하고, 이들이 숙의를 거쳐 5배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이후 시민추천위가 2배수로 압축해 추천하면 임명권자가 최종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과정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면 된다는 입장으로, 조만간 이 내용이 담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교육방송법 등 개정안을 입법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존 정필모 의원안에 등장하는 100명의 시민 숙의 과정 앞에 전문가 숙의 과정을 더한 것”이라며 자신의 안을 설명한 뒤 “제도가 몇 번 작동하면 정치적 후견성이 제거될 것”이라 기대했다. 더불어 “200명의 추천위원회는 정당부터 기자협회까지 다양한 집단의 추천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 방통위가 구성하는 추천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3일 ‘공공미디어서비스의 책무와 시민 참여’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국언론노동조합
▲3일 ‘공공미디어서비스의 책무와 시민 참여’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전국언론노동조합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항상 1교시다. ‘수학의 정석’으로 치면 집합만 반복한다. 요점을 잡아 돌파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정치적 후견주의를 없애자는 건 당연한 목표지만 방법이 문제다. 그런데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할 도리가 없다. 역사적으로 된 나라도 없다”면서 “공영방송을 지배하려는 정치권의 시도를 중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실적 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논의되는 시민참여안보다는 “이사회 구성에 중립지대를 만드는 3년 전 방통위 안을 참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방통위 자문기구였던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2018년 9월 KBS이사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국회 또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정원은 13명으로 늘리되 이 중 3분의1 이상은 정파성을 최소화한 중립지대 이사로 구성하는 ‘전문가 중심’ 방안을 제안했다. 이 안은 사실상 현재까지 방통위의 공식 개선안으로 봐도 무리없다. 다만 중립지대를 구성하는 구체적 방식까지 내놓은 상황은 아니다.
이 같은 지적에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80석을 어디다 써먹나”라고 되물으며 “민주당 내에서는 시민 추천제에 대해 공감대가 있다. 현업에서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입법에)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참여가 최종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준웅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토양을 고려할 때 독일식 방송평의회 모형은 어렵다. 전문가 중심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3일 ‘공공미디어서비스의 책무와 시민 참여’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이사를 역임했던 김서중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중립지대로 들어온 분들이 조정역할을 하면 좋겠지만 정치적 후견주의를 공식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한, 후견주의로 들어온 이사들이 이사회를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며 방통위 안에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공영방송 이사 시민추천위원회가 공론화와 숙의 과정을 거친다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정필모 의원안의 경우 100명의 국민추천위원회가 3년 임기로 상설화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부적절해 보인다. 추천위는 이사 교체나 사장 선출이 있을 때마다 일회성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 종사자들은 빠른 논의와 입법을 요구했다.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어제 MBC에서 고 이용마 기자 다큐멘터리가 나갔다. 다큐를 봤다면 우리가 지배구조 변화에 얼마나 절실한지 알 것”이라며 “이번 기회만큼은 후견주의를 끊어내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유재우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여야에서 7대4로 보내준 똑똑한 이사보다, 미디어 전문 용어를 몰라도 국민들이 뽑은 이사들이 훨씬 낫다”고 밝혔다. 이종풍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전혜숙‧정필모 등 당내에서도 개정안이 다양한데 민주당이 빠르게 단일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광범위한 사회적 공감대가 있고, 더 미뤄서는 안 될 현안이다. 대선 전 입법이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도 통일부 예산은 총지출 기준 일반회계 2,309억원, 남북협력기금 1조 2,714억원 등 총 1조 5,023억원으로 편성됐다.
이중 일반회계 사업비는 정부안 기준 1,669억원으로 편성했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중립국 대북협력포럼 (1억 2,000만원) △메타버스 통일교육(2억원) △가짜뉴스 모니터링 사업(2억원) 등 4억9천만원이 증액되어 1,674억원(인건비 528억원, 기본경비 106억원 포함 총 지출 기준 2,309억원)으로 수정 의결됐다.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정부안 기준 1조 2,670억원으로 편성했다가 역시 국회 심의를 거치면서 △DMZ 평화의 길, 고성 C코스 보수(20억원) 예산이 증액되고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사무공간 예산이 소폭 감액(5,000만원) 되는 등 총 20억원이 증액되어 1조 2,690억원(기금운영비 23억 5천만원 포함 총 지출기준 1조 4,023억원)으로 수정 의결됐다.
사업비 기준으로, 일반회계는 전년대비 1.2%, 남북협력기금은 2.1% 증액된 규모이다.
국회는 법정처리 시한을 하루 넘긴 3일 오전 607조 7,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내년 통일부 예산의 중점은 △우리 사회 내 통일·평화 관련 역량을 결집하고 △대국민 '통일행정 서비스'제공을 통해 국민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며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목표로 다양한 남북협력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협력기금은 교류협력사업 지원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에 이바지하는 예비적 재원인 만큼 지자체와 민간차원의 남북교류를 촉진하는 방향에서 편성했다고 말했다.
평화지대론을 구체화하는 내용,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기금 세부사업에 반영했다.
내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7대 사업으로는 △대북·통일정책 플랫폼(12억원, 신규) △통일정보자료센터(32.8억원, 신규, 총사업비 445억원) △국제통일기반조성(37억원, 22→27억원, 23% 증가) △통일+센터(66억원, 50→62억원, 24% 증가)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956억원, 979→952억원, 2.7%감소) 등 일반예산 사업 5개 분야, 그리고 △지자체 교류 지원(311억원, 신규) △DMZ 평화의 길(64억원, 신규) 등 남북협력기금 사업 2개 분야를 꼽았다.
남북협력기금에서는 경협보험(경제교류협력보험)을 올해 42억 7,500만원에서 내년도에 100억원으로 늘려잡고, 경협대출(경제교류협력대출)도 148억 여원에서 250억원으로 확대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
이 당국자는 "그동안 기금이 계속 감액되었는데 2018년 수준으로 환원시킨 것"이라고 했다.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편성한 예비적 재원"이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대출실적은 거의 '0'인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년 정세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편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8월 31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총 1조 4,998억원 규모의 예산을 국회에 제출했다.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① 대북·통일정책 플랫폼
남북관계발전법 제12조 2항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국민참여 사업' 시행 규정에 따라 대북·통일정책 수립을 위한 민관협업을 체계화하려는 취지.
관계부처 차관과 민간위원 등 기존 30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뒷받침하는 지원체계로서 '남북관계발전포럼'과 '분야별 민관협업 협의체'(사회통합, 교류협력, 인도협력)를 구성하는 등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는 것.
법 취지와 내년 상황을 고려하여 5년 단위로 수립되는 남북관계기본계획(2023년~2027년)에 반영할 예정이다.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② 통일정보자료센터
통일부 북한자료센터(1989년 5월 광화문 우체국 6층 임차 개관, 2009년 7월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이전)를 202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부근 2,000평 규모의 부지로 이전하려는 사업.
신축 통일정보자료센터는 국내외 유일한 북한전문도서관의 기능과 함께 통일사료관 기능도 확충할 계획이다.
보유 장서 12만권에 비해 협소한 공간문제를 해결하고 특수자료취급을 위한 여러 규정과 기능을 담아 디지털화 사업예산도 매년 반영한다는 계획.
통일·북한 관련 해외 연구자의 저변 확대를 위해 그간 해외 학자를 초청하여 펠로우십, 학위과정 등을 운영해왔는데, 2022년부터 해외 현지 신진 전문가들을 직접 지원하여 남북관계, 한반도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예산(3억2,5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평화통일에 대한 우호적 국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진행해 온 문화행사는 3천만원에서 1억9천만원으로 확대했다.
'중립국 대북협력 포럼'(1억2,000만원)은 기존 미·중·일·러 중심의 국제통일공감대 형성에서 더 나아가, 중립적 위치에 있는 캐나다, 스웨덴, 인도네시아 등 국가들과 국제포럼 등 다양한 대북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국회 심사과정 중 증액된 사업.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④ 통일+센터
평화통일 관련 지역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통일+센터는 △참여·소통 프로그램 운영 △북한자료 제공 △남북교류협력 지원 △통일교육 등 지역별 균형적인 통일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8년 인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호남(목포시)권은 올해 설계가 완료되어 이달 착공하여 2023년 상반기에 완공 예정이다. 강원(춘천시)권은 내년 6월까지 설계가 완료되어 2013년 하반기 개관 예정이며, 내년 예산이 반영된 충남(홍성군 내포신도시)과 경기(의정부시)권은 내년에 설계에 들어가 2024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영남과 제주권까지 예산이 반영되면 7개 권역에 통일+센터가 들어서게 된다.
지자체에서 주민수요 등을 고려하여 통일부에 신청하면 설치 결정이 나는데, 예산은 설계단계부터 지자체와 통일부가 5:5 매칭으로 조성한다.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⑤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최근 탈북민 입국 규모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여 정착금 및 교육훈련비 규모는 감액(489억원→429억원)으로 줄이고, 미래행복통장(61억원→83억원), 온라인 민원신청 시스템(4억원, 신규) 등 탈북민 정책 및 지원체계 운영과 하나재단을 통한 지원사업은 강화(490억원→532억원)했다.
통일부는 탈북민 입국인원 관련 예산편성 기준인원을 2021년 1,000명에서 2022년 770명으로 줄여 잡았다.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⑥ 지자체 교류 지원
지자체별 특성을 살려 다양한 남북 교류를 추진할수 있도록 사회문화교류(55억원), 영유아지원, 보건·의료, 농축산 등 민생협력(256억원) 분야에 걸쳐 지자체 경상보조 항목을 신규로 편성했다.
2022년 통일부 예산안 7대 사업⑦ DMZ 평화의 길
통일부가 관계부처와 협업하여 민통선과 비무장지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평화통일특화노선'을 조성하는데, 20~30km마다 숙소·휴게소·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정비하는 등 DMZ 출입체계를 개선하는 사업. 총 64억원의 예산.
한 사무실에 같이 일하는 사람이 10명이 넘지만, 서류상 나를 고용하였다는 사장님이 내 옆자리와 앞자리에 있는 4명만 책임진다고 하면, 연차수당을 받을 수 없고 해고를 당해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없다. 공휴일이 주말에 겹쳐서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되었지만 나는 쉴 수 없다. 내가 일하는 곳이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도 결정할 수도 없는 ‘사업장 규모’로 빼앗기는 나의 권리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많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근로기준법만 보면 어떤 규정이 적용된다는 것인지 알 수 없고, 시행령의 별표를 보고 다시 법조문을 찾아봐야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 안정적인 노동의 기본적인 전제라고 할 수 있는 ‘해고’에 관한 절차·사유 및 구제수단에 관한 규정, 휴업수당에 관한 규정, 휴게시간 및 연차유급휴가, 연장근로 제한 및 휴일, 여성과 소년에 관한 특례, 취업규칙, 기숙사에 관한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고, 직장내괴롭힘 조항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체공휴일 관련 규정이 삽입된 공휴일에 관한 법률도 근로기준법의 휴일 조항을 따르기 때문에 대체공휴일 보장 규정도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 마찬가지이다.
5인 미만 차별 폐지 공동행동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차별 폐지 및 근로기준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2021.09.14.ⓒ뉴시스
5인 미만이라는 기준이 왜 나왔을까. 입법연혁을 살펴봐도, ‘5인’이라는 숫자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여부를 달리할 수 있는 기준이 된 이유를 찾기 어렵다.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후 초기에 법 준수 능력을 고려하여 사업장규모에 따라 적용을 제외하거나 일부규정의 적용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정했던 것이 확인되는 유일한 근거이다.
근로기준법은 헌법이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여 만들어진 법이고, 강행규정이다. 그런데 사업장 규모로 적용여부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이를 납득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당연히 필요하다. 부당해고, 직장내괴롭힘, 휴게시간 및 연차휴가미부여로 인한 임금체불 등 수많은 사업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최소한의 법적 제재장치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상시 근로자수를 산정하는 기준에 부합하기만 하면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많은 규정을 배제할 수 있으니, 사업장 쪼개기의 유인은 클 수밖에 없다. 가짜 사업장에 대한 고발이 끊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근로기준법 조항이 차별을 확산시키는 현실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를 원칙으로 하고, 시행령에서 정한 조항만 적용하도록 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합법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법 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오랜 시간동안 사업장의 규모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었고, 오히려 영세사업장, 소규모사업장에서 중대재해의 발생빈도가 높고 재발방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지적되어왔다. 그런데 법제정과정에서 사업장의 규모가 마치 협상의 도구처럼 사용되었고, 그 결과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5년간 사업장 규모별 산업재해현황을 살펴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이는 전체 사망자의 23%에 달한다고 한다. 사업장이 영세하기 때문에 법을 지키기 어려워 보인다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법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곧바로 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면 일정기간 유예하고 그 기간 정비할 수 있도록 실태를 파악하고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법제정의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다. 그러나 법 적용을 전면배제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별다른 유인이 없다. 오히려 사업장 쪼개기 방식으로 법적용을 피하기 위한 노력의 유인만 제공할 뿐이다. 내가 선택할 수도 없고 결정할 수도 없는 사업장 규모로 인해, 생명과 안전을 보호받을 권리에 대한 차별마저 정당화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대체공휴일 확대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1.06.21ⓒ사진공동취재단
사업장 규모에 따라 근로기준법 적용여부를 달리하도록 정한 근로기준법 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야당까지도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제외조항을 개정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권리에 크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장 규모에 따라 나에게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가 쪼개져도 된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다. 법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법을 지키도록 유인할 수 있어야지, 법 적용을 배제해두고 알아서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소한의 근로조건과 안전한 일터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스스로 계속해서 차별을 확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양산하도록 하는 조항들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스머프 마을이 살기 좋은 마을로 소문이 났다. 외지에 사는 스머프들도 이 마을로 이주하고 싶어 했다. 집값도 오르고 전세가도 올랐다. 촌장인 파파 스머프가 말했다.
"부자들이 집을 2채나 가지고 있으니 마을에 주택이 부족한 거예요."
마을 주민들도 다주택 스머프들이 집을 내놓으면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다. 파파 스머프가 1가구 1주택 원칙을 천명했다. 2주택을 계속 고수하면 엄청난 세금을 물리겠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다주택 스머프의 상당수가 나머지 1채를 매물로 내놓았다.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마을에 매물이 많이 풀렸다. 매매가가 내려갔다. 전세 살던 스머프들 중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스머프들은 이제 내 집을 마련했다. 집을 살 돈이 없는 스머프들은 난감해했다. 스머프 마을에서 전셋집은 점점 더 귀해져갔다. 전세가가 급속히 올랐다. 전세가가 오르니, 집값도 다시 올라갔다. - 마강래, <부동산 정책, 기본으로 돌아가자> p233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최근 낸 책의 한 부분이다. 주택시장에 '1가구1주택'이 도입된다 해도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전세로 살면서 집을 살수 없는 저소득층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부동산을 숫자로 따진다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고 이를 무주택자들이 사서 '1가구1주택'을 이룰 경우 시장은 영원한 안정화를 이룰 듯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은 단순히 숫자로만 이야기할 수 없다. 복잡한 구조와 사람의 심리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어 늘 문제가 된다.
마강래 교수는 부동산 문제를 '숫자'와 '가격 잡기' 문제로 접근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단순하게 부동산 공급 숫자, 한 명이 몇 채를 가지고 있느냐 등의 문제에 매몰되면 '누가 왜 집을 가지고 싶어하는가'의 문제를 놓치게 된다.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에서 사람들은 이제 '부동산의 질'에 눈을 돌린다. '지금보다 더 나은 집'을 갖고 싶어하는 수요가 간과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세금 = 가격 규제' 프레임에 매몰돼 있는 점도 문제다. 부의 재분배라는 부동산 부유세의 본래 목적을 부각해야 한다.
"왜 공급이 많은데 집은 부족한거야"라는 질문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부동산 정책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마 교수와 인터뷰 두 번째 이야기를 싣는다.
프레시안 : '공급이 많아지면 집값이 내려가고 수요가 많아지면 집값이 올라간다'는 명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그렇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부동산 집값 잡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공급을 늘리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다.
마강래 : 주택을 공급함에 있어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어떤 지역은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새롭게 주택을 공급하면, 그 지역은 매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주변 인프라도 정비하면서 주택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새롭게 공급된 주택은 희소가치가 높다. 새 주택, 상징성 있는 위치에 있는 주택 등은 희소하기에 상대적으로 돈이 있는 사람이 더 몰릴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비싸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서울, 서울 중에서도 특히 강남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프레시안 : 희소성을 생각한다면, 강남에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듯하다.
마강래 : 누구나 살고 싶은 곳에 주택을 공급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집값을 잡기 위해서'라는 단서를 붙이면 안 된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살기 좋은 주택을 공급하면 공급된 주택보다 더 많은 수요가 몰린다. 집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프레시안 :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105%다. 전체 가구수를 넘어섰다. 서울의 경우 96%로 이를 채우지 못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은 이미 넘쳤고, 서울만 조금 더 공급하면 공급과 수요가 어는 정도 맞춰진다고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마강래 : 우리는 '가구당 주택수'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택 보급률'을 살펴보지만, 선진국에서는 '인구 1000명 당 주택수' 지표를 사용한다. 그 지표를 보면 우리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주택이 크게 부족하다.
우리나라 주택 보급률은 오래 전에 100%를 넘었다. 이 지표를 보면 전국적으로 주택이 충분하지 않느냐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주택 숫자에 집중하는 건 구시대적인 생각이다. 점점 주택의 질이 중요해지고 있다.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더 좋은 주택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택은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다주택자들, 무조건 투기꾼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한 '임대차3법'을 두고 논란이 많다.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되레 임차인에게 고통을 가중하는 법으로 됐다는 지적이 있다.
마강래 : 주택 시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매매 시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임대차 시장이다. 매매 시장과 임대차 시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매매 시장이 활황기일 때는 임대차 시장은 안정된다. 임대차 시장에서의 수요층이 매매시장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반대로 매매 시장이 침체기이면 임대차 시장은 활황기가 된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전세의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 두 시장이 모두 활황기다. 그것은 임대차3법 때문이다. 집주인들이 새롭게 임대계약을 할 때 4년간의 집값 상승분을 받으려 했고, 전세의 일부가 월세로 돌려져 전세가 부족해졌다. 전세도 폭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프레시안 : 현 정부는 보유세를 높여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 즉 1가구 1주택이 되면 부동산이 안정화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투기 수요라든가, 갭투자 같은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해석인 듯하다. 이를 통해 실수요층이 적정 가격에 집을 구입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마강래 : 다주택자들을 무조건 투기꾼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이들이 임대차 시장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1가구1주택' 원칙을 강하게 추구한다면 서민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가 보유세를 버티지 못하고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를 상상해보자. 그럴 경우, 어떤 주택을 내놓겠는가. 아마 자기가 가진 것 중 가장 안 좋은 주택을 팔 것이다. 그런 주택에 누가 살고 있겠는가. 아마 주택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건, 저소득층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선제적으로 이들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그 뒤에 다주택자들을 압박하든가 해야 한다.
프레시안 : 결국, 다주택자가 임대했던 주택에서 살던 사람들, 특히 집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들이 곤란해진다는 이야기인가.
마강래 : 그건 산수다. 임대주택이 실소유주택으로 전환되면 자연히 발생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1가구1주택'이라는 정책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주택자에게 압박을 가하기 전에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집을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이들을 위한 임대주택이 충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프레시안 : 만약 그것이 가능하려면 임대주택이 전체 주택의 몇 퍼센트 정도 비율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마강래 : 대략 15% 정도라고 본다. 현재 임대주택 물량에다가, 쪽방, 고시원, 여인숙 등의 비주택 비율을 포함해 계산해본 비율이다.
프레시안 : 현재 임대주택 물량이 약 8% 정도이니,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 사실 1970년이면 지하 방에서 사는 게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지금은 그런 주거 형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마강래 : 전반적인 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기존 낡고 노후한 지역을 정비해 임대주택 물량을 높여야 한다. 임대차 시장에는 주택구매 능력이 없는 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서 꾸준한 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 시장에는 분양주택의 공급 못지않게 임대주택의 공급도 매우 중요하다.
프레시안 : 부동산 공급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런 양적 공급이 주택의 질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주는 듯하다.
마강래 : 한국의 소득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좋은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한다.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새 주택은 일반적으로 비싸다. 새 주택이 공급되면 자금력이 되는 이들이 기존 주택을 팔고 입주한다. 그럼 그 주택은 누군가 또 사는 식이다. 밑에서부터 하나씩 올라오는 구조다. 그러면 가장 안 좋은 주택이 마지막에 남게 된다. 이런 하급 주택들을 정비하는 식으로 나가야 한다.
▲ 마강래 교수. ⓒ프레시안
"한국의 보유세, 특정 목적이 없다"
프레시안 : 재산세 등 보유세도 연일 논란이다.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면서, 그리고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에 따라 재산세도 늘어나고 있다.
마강래 : 일부 선진국의 경우, 보유세를 지역발전기금 혹은 개발촉진부담금 등으로 사용한다. 한국은 보유세의 특정 목적이 없다. 지금은 집값 잡는데 필요한 세금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레시안 : 지자체마다 걷는 재산세에 차이가 크지 않겠는가.
마강래 : 그렇다. 2021년 7월 기준으로 서울에서 7월분 재산세를 가장 많이 걷은 구는 강남구(3972억 원)다. 그리고 서초구(2637억 원), 송파구(2520억 원) 순이다. 이 세 구를 합치면 6770억 원으로 서울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반면 재산세를 가장 적게 걷은 구는 강북구로 222억 원을 걷었다. 강남과 14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물론, 서울시는 2007년 '재산세 공동과세제도'를 도입해 재산세 일부를 서울시에서 걷어서 다시 25개 구에 균등하게 나눠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재산세의 50%를 구세로, 나머지 50%를 시세로 걷는 식이다.
프레시안 : 그렇게 나눈다 해도 지역 간 재정격차는 상당할 듯하다.
마강래 : 앞으로 지역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특정지역에만 인구와 산업이 쏠리는 현상으로 인해 지역 간 부동산 가격의 격차도 커질 것이다. 세수의 격차로 인해 지역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 살기 좋은 곳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낙후된 곳은 더욱 낙후된 곳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지방세인 재산세를 국세로 걷어서 지역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프레시안 : 한국의 부동산 전망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IMF, 금융위기 같은 외부 타격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올랐다.
마강래 : 금리도 점점 높아질 것이다. 2024년부터는 수도권에 신규 주택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당분간 안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가격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 일자리와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그간 역대 정부가 줄기차게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한 번도 잡힌 적 없는 주택 가격이다. 안정화할 방법은 있는가.
마강래 :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집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고 좋은 집에서 살고 싶어 한다. 이런 수요를 억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 공급을 확대해야 하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다. 수도권 같은 밀집 지역에서 공급을 확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공급확대와 수요억제, 이런 두 측면에서 부동산 정책을 펴는 것에서 벗어나, 제3의 길을 이야기하고 싶다. 서울 같은 밀도 높은 도시가 우리나라에 2, 3개 더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아마도 엄청난 수요의 분산이 이뤄질 것이다.
프레시안 : 직장, 학교, 좋은 주거환경 등이 해결된다면 굳이 서울에 살지 않고 그러한 다른 도시에서 살수도 있을 듯하다.
▲ 2022년 1월 15일 전국민중대회를 앞두고 열린 ‘2021 전국빈민대회’는 전국철거민연합(의장 남경남), 대전노점상연합(의장 변찬규), 전국노점상총연합(비대위원장 신동환), 민주노점상전국연합(위원장 최영찬)이 주최하고, 전국민중행동(준)과 빈곤사회연대가 후원했다. [사진 : 뉴시스]
‘불평등 타파! 빈민생존권 쟁취! 2021 전국빈민대회’가 2일 서울시청 동편에서 열렸다.
이날 빈민대회에 참석한 노점상, 철거민, 장애인, 노숙인 등은 “개발과 방역이라는 명분으로 몸 뉘일 곳마저 빼앗겼다.”라며, 강제철거 중단과 노점상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노동자대회(11월13일), 농민대회(11월17일)에 이어 진행된 이날 빈민대회에서 ▲용역깡패를 동원한 노점상 강제철거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의 무리한 추진으로 인한 갈등 ▲개발지구 강제집행으로 거리에 내몰린 철거민 ▲노숙인에 대한 형벌화 조치 ▲장애인 등급제 가짜 폐지 등 기만적인 정부 정책을 규탄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는 “노점상도 열심히 일해서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의 노점상 불법 단속에 대해 “법보다 밥이 먼저다”라며 노점상 생계보호를 강조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양옥희 회장은 “노동자 농민 빈민이 연대하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우리는 이미 확인했다”라며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전국민중대회로 결집하자고 호소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흥식 의장은 “농민들은 해마다 겨울이면 아스팔트 농사를 짓는다”라며, 현재 기재부 앞에 나락을 쌓아놓고 전개하는 홍남기 부총리 퇴출 투쟁에 연대를 주문했다.
이날 2021전국빈민대회에는 대선후보로는 유일하게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참석해 연대의 정을 나눴다.
배제를 넘어 불평등을 타파하고 생존권을 쟁취하자!
지난 2년의 코로나 팬더믹 시대, 우리사회는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 코로나 이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이 이제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 특히 국가는 국민들을 통제하고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말도 안되는 법의 잣대를 들어 규제하고 있다. 정부주최의 각종 행사나 1번, 2번 정당의 정치행사와 스포츠경기 관람 등에는 수만 명의 군중이 모이고 있지만 민주노총의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집회에는 위원장을 구속하는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10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 이럴진데 도시빈민에 대한 정책적 배신과 탄압은 어떤가?
노점상들은 코로나시대를 맞이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수많은 단속과 탄압을 이겨내고 생계터전을 지켜왔으나 전 세계적인 경제적 타격에 노점상들은 마지막 생존의 공간에서마저도 내몰리게 되었다. 정부는 노점상들에게 50만원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노점상들을 기만하면서 박탈감만을 안겨주었고, 장사도 안 되는 노점상을 대상으로 곳곳에서 단속을 자행하면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방역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고 단속에 항거하지 못하게 하면서 공무수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역깡패 수백 명을 동원하는 강제철거에는 방역법을 적용하지 않는 내로남불의 행태를 보여 왔다.
또한 노량진수산시장 시장개설자인 서울시는 여전히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궐선거 당선 후 첫 출근길에 수산시장 상인이 그 앞에서 꿇은 무릎과 눈물에 약속했던 대화 약속을 기만하고 있다. 결국 우리의 소중한 나세균 동지는 잘못된 현대화사업을 바로 잡는 투쟁의 끝을 보지 못하고 열사로 산화해 갔다.
개발지구 주민들은 어떠했는가! 코로나로 서민들의 실업팬데믹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제집행을 통보 받은 철거민들은 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포크레인, 크레인, 물대포등 중장비를 앞세운 수백 명의 용역들은 코로나 방역수칙과 안전은 무시한 채 합법을 내세운 폭력으로 주거권과 생존권을 강탈했다. 그리고 생계와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투쟁했던 개발지구 철거민들을 법정에 서게 했으며 구속시켰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도 개발지구 원주민들의 생존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지 않은 투기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다.
코로나 시기 경제순위 10위,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빈곤율이 16%로 여전히 빈곤과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이다. 정부가 대통령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이 파기되고 약 76개 복지제도 선정기준이자 수급자의 생계급여와 직결되는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코로나를 핑계로 나중으로 미루는 동안 빈곤층의 사망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다. 소득뿐 아니라 자산 불평등도 심각하다. 공급되는 주택이 다주택자들의 수중으로 들어가 집 부자 한 명이 1,670채, 상위 1%가 32%의 주택을 보유하며 불평등이 더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세입자 평균 거주기간은 3.4년 장기공공임대주택은 5%에 불과하다.
장애인의 경우 5년간의 농성 끝에 문재인정부로부터 장애등급제 폐지를 약속받았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등급제를 점수제로 바꾸면서 폐지가 아닌 전환을 했고, 정책 변경에서 필수적으로 따라와야 할 예산은 충분하게 책정하지 않으면서 말만 바꾸는 ‘가짜폐지’에 불과했다. 또한 장애인과 빈곤층의 권리를 침해하던 부양의무자 기준은 다소 완화만 한 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지난 적폐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투쟁하고 쟁취하고자 했던 세상이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았다.
국민들의 적폐청산과 개혁의 열망에 부합하지 않고, 친재벌 친보수 정책만 남발하며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정권유지에만 혈안이 된 결과 이제는 정권의 존립마저 걱정할 처지가 되었다.
민중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언제든 떨쳐 일어나 투쟁할 준비가 되어있다. 방역을 빌미로 민중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하는 정권은 그 말로가 비참할 뿐이다. 오늘 빈민대회를 기점으로 우리는 정권에 대한 심판과 새로운 혁명을 위해 투쟁을 결의한다.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 긴장감 다시금 높아져…백신 접종 권장해야
학교비정규직 파업, 이유 설명 없이 또다시 등장한 ‘빵 먹는 아이들’
2일 국내 6번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도 2일 0시 기준 733명으로 집계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던 정부는 3일 방역 강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사적모임이 가능한 인원을 줄이고 영업시간 제한을 다시 적용하는 방안으로 전해진다.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증상은 강하지 않다고 파악됐지만 치명률 등에 대해선 아직 단언하기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동아일보(獨학자 “증상 약한 오미크론, 대유행 종식 신호”…WHO “낙관 금물”)는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대유행 종식’의 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낙관론을 경계했고, 영국 전문가는 ‘전파력과 치명률은 별개의 문제’라며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 장려가 최선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일보(“전파력 강하니 독성 약하다 장담 못 해 … 부스터샷 중요”)는 “상당수 전문가는 ‘오미크론 변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적어도 2주 이상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편다”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감염병 전문가 폴 헌터 교수는 ‘오미크론 관련 가벼운 증상 보고는 일회성 요인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이 맞기를 바라지만 지금은 부스터샷을 맞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2월3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국민일보(“오미크론 최선의 대응책은 백신 접종”)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백신 회피’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여전히 백신을 가장 중요한 방어수단의 하나로 꼽는다”며 “의료계도 적극적으로 접종에 동참할 것을 권고했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을 ‘집중 접종 지원 기간’으로 지정하고 13일부터 학교 방문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향신문은 관련 기사(학교 방문 백신 접종 추진에…학생들에 ‘낙인 효과’ 우려 목소리)에서 “정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소아·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성인 대비 낮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완료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지만, 교내에서 공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면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에 대한 ‘낙인 효과’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우려점을 전했다.
윤석열 ‘반노동 발언’ 뭇매 “언론 탓 그만” “중도층 멀어질 수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연일 노동 정책 발언으로 논란에 오르고 있다. 주 52시간제 및 최저임금 철폐를 시사한 가운데 산업재해에 대한 기업 책임을 규정하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손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일엔 노동자 3명이 바닥 다짐용 롤러에 깔려 사망한 현장을 방문해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경향신문 관련 기사(산재 현장 찾은 윤석열 “노동자가 기본적 수칙 위반해 생긴 일”)에 따르면 윤 후보는 “공장에서 재해 예방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사업주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 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야 할 사안”이라며 “이건 그냥 본인이 다친 것이고, 기본적 수칙을 위반해서 비참한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동장치를 끄고 내리기만 했어도”라며 “간단한 실수 하나가 정말 엄청나게 비참한 사고를 초래했다”고도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진 기사(“반노동 막말에 경악…당사자들 고민에 답하라”)에서 노동시민사회계의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전했다. 청년유니온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인들만 만나 노동 가치를 폄하하는 막말을 쏟아낼 게 아니라 최저임금 당사자들을 만나 이들의 고민에 답해야 대통령 후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윤 후보는 지난 7월에는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쉬는 게 좋다’는 발언을, 9월에는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는 반노동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노동 사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윤 후보에게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12월3일자 경향신문 만평
한겨레 사설(윤석열 ‘노동관 논란’, 또 언론의 ‘거두절미’ 탓인가)은 “유독 윤 후보에게서 ‘말’로 인한 혼선이 자주 빚어지고 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지난 10월 당원 간담회에서 나온 ‘전두환 미화’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도 ‘언론과 정치권이 본뜻을 왜곡했다’며 버티다가 뒤늦게 사과했다”며 “이쯤 되면 윤 후보 스스로 자신의 현실 인식이나 학습 수준, 표현 방식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현장에서 불쑥 내놓는 즉흥적 발언이 문제가 되면 ‘언론이 거두절미해 진의가 왜곡됐다’는 식으로 남 탓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중앙일보도 윤 후보의 언행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중도와 멀어지는 윤석열’이란 제목의 ‘이현상의 시시각각’이다. 이현상 칼럼니스트는 주52시간제 철폐 발언에 대해 “기업 입장에서야 여전히 미흡하겠지만 주 52시간제는 사회적 논란 끝에 어느 정도 보완을 거쳤다. 올 4월부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은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었다. 연구개발 업무에 한해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었다. ‘철폐’를 언급해 빌미 잡힐 만한 일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제되지 못한 윤 후보의 정책 발언은 공부 부족 탓이 크다. 그러나 정책의 속성을 간과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신문 몇 개 읽고 설익은 방안을 꺼냈다간 역풍만 분다. 뒤늦게 내 뜻이 곡해됐다며 언론이나 상대 진영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치 미숙아나 하는 짓”이라 비판했다. 아울러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실언들 대부분이 중도층의 등을 돌리게 하는 내용”이라며 “윤 후보의 거듭되는 실수를 보고 있노라면 혹시 정치를 너무 만만하게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알량한 지지율에 취해 당내 권력 투쟁부터 벌이는 것 보면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대장동’ ‘고발사주’ 구속영장 줄줄이 기각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1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곽상도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지 않도록 역할을 하고 아들을 통해 2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바고 있다. 곽 의원 영장 기각으로 이른바 ‘50억 클럽’이라 불리는 로비 의혹 1호 영장이 기각되면서 정·관계 로비 수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3일 여러 신문은 사설을 통해 검찰의 무능을 비판했다. 경향신문(곽상도 영장 기각, 로비 수사도 망신 산 검찰)은 “혐의 입증이 가장 쉬운 곽 전 의원조차 신병 확보를 못했다니 당혹스럽다”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알선 청탁을 받은 일시·장소·대상·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미확보, 김만배씨 첫 영장 기각, 남욱 변호사 체포 후 석방 등에 이어 또다시 검찰의 부실 수사가 재연된 셈”이라 했다. “26명의 검사로 꾸려진 대규모 수사팀이 2개월 동안 수사를 벌인 끝에 내놓은 결과가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는 것.
▲12월3일자 경향신문 사설
국민일보 사설(곽상도 영장 기각, 검찰 무능 자인한 엉터리 수사 결과다)도 “곽 전 의원 아들이 퇴직금 등으로 거액을 받은 사실이 불거지고 2개월이 넘었는데 검찰은 그동안 뭘 했단 말인가”라며 “성남도시개발공사 윗선의 배임 의혹 수사도 겉돌았는데 로비·특혜 의혹 규명마저 지지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게 뻔하다. 특검에 의해 검찰의 무능이 확인되는 것을 검찰도 원하지 않을 게다. 곽 전 의원에 대한 보강 수사는 물론이고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도 강도 높게 진행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할 것”이라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고발 사주’ 의혹 수사도 다시금 고비를 맞았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고발 사주에 나선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0월26일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38일 만이다.
한겨레(손준성 구속영장 또 기각 고비 맞은 ‘고발사주’ 수사)는 “손 검사 신병을 확보해 고발장 작성 지시자 등 ‘윗선’ 수사로 나아가려던 공수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면서, 손 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12월3일자 동아일보 12면 기사
이 신문은 “공수처는 정황증거 외에 손 검사의 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26일 손 검사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공수처는 손 검사와 김웅 의원을 불러 조사하고 대검 감찰부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지만, 증거 확보에 실패한 것”이라며 “핵심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또다시 실패하면서 공수처 수사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는 지난 9월부터 수사 인력의 60%를 투입해 지난 9월부터 석 달 가까이 수사력을 집중해왔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고발 사주’ 의혹 손준성 두 번째 구속영장도 기각)는 “법원의 영장 기각에는 공수처가 고발장 작성의 주체를 명확히 하지 못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 고발장 작성자 등 ‘성명 불상’이라는 표현을 23차례 사용했는데, 2차 영장심사에서도 부하 직원들이 작성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를 법원에 제시하지 못했다”며 “공수처는 일부 검찰 관계자의 관여 정황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카카오톡 단체방 등에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구속을 할 만한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대장동 의혹” 61.7% “고발사주 의혹” 51.6%…후보결정에 영향)는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이 대선 후보 결정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끼친다는 비율이 61.7%로 나타나 영향이 없다는 비율(27%)보다 34.7%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이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비율(51.6%)도 영향이 없다는 비율(31.5%)보다 20.1%포인트 높았다”며 “두 사건의 수사 결과나 특검 도입 여부에 따라 앞으로 표심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학교비정규직 파업 ‘이유’ 설명 없이 ‘빵 먹는 아이’ 사진만
돌봄전담사와 급식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들이 2일 총파업에 나섰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교육공무직 16만8616명 중 7503명(4.4%)이 이날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여러 신문들은 어김 없이 ‘빵 먹는 아이들’ 사진으로 학교비정규직 파업을 다뤘다. 파업의 이유를 설명하거나 이에 대한 평가를 하기보다는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의 이미지만 내보낸 것이다.
연대회의는 지난해 최저 수준 임금인상에 합의한 가운데 올해 공무직위원회가 각 부처에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임금 인상 권고안을 제시했고 기획재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할 방침이지만 사측 교섭단이 교섭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올해 전년 대비 20% 이상 교육재정이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비정규직에게 고통 감내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연대회의는 지난달 22일 대표단 단식, 23일 교육감들에게 교섭 타결안을 요구했으나 25일 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는 사측 교섭단에게 결정을 위임하면서 교육감들이 사실상 직무유기를 했다면서 파업에 나섰다.
▲12월3일자 국민일보 15면 사진기사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이날 일간지 어디에서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동아일보가 관련 기사(학교 비정규직 올해 두 번째 총파업…2899개교 빵급식, 1696실 돌봄 중단)에서 이날 파업의 규모를 함께 전한 가운데 신문 절대 다수는 사진 기사만을 게재했다. 국민일보(학교비정규직 파업…아이는 빵으로 끼니), 세계일보(급식노동자 파업에 빵 먹는 초등생들), 조선일보(학교 비정규직 파업…일부 학교 급식못해 빵으로), 한국일보(학교비정규직 파업에 빵으로 점심) 등이 이 같은 사진 기사를 실었다.
정신장애인 동료상담 서비스안내 포스터 그림ⓒ파도손 홈페이지서울시(시장 오세훈)가 아무런 사전 논의·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시민사회 지원 예산을 삭감하는 안을 편성하는 바람에 정신장애 동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장애·인권 단체인 ‘파도손’의 활동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로 인해, 매해 40여 명의 지역사회 정신장애인들에게 정신장애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18명의 정신장애 당사자 상담가와 활동가도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2일 사단법인 파도손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시민단체 사업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파도손이 2020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서울시 정신장애인 동료상담가 양성사업’ 예산도 삭감한 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상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파도손에 아무런 사전 통보도 안 했다.
갑작스러운 예산 삭감 소식에, 대표를 포함한 동료상담가들은 예산 삭감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도, 정말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이정하 파도손 대표는 말했다. “충격 속에서 대안을 찾고자 했지만, 어려운 상황이에요. 전체 회의시간에 이렇게까지 해도 안 되면 도대체 우린 어떻게 하냐고 울먹이던 동료의 말이 못내 가슴속에 맺힙니다.”
동료상담가 양성 사업이 이뤄낸 일들
상담받은 정신장애인이 동료상담가로
기초생활수급자 5명, 당당히 탈수급
장애 이겨내고 다시 꿈을 꾸는 이들
파도손이 두 해 동안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아 수행한 사업은 다른 상담 서비스와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정신장애 상담은 전문가가 체험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반면, 동료상담가 양성사업은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정신장애인이 전문 교육 과정을 통해 정신장애를 극복하고 다른 정신장애인에게 상담을 제공함으로써 더 이해가 깊은 상담서비스로 이어지는 사업이다. 방문 상담 형태로 진행되고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1회씩 10회 상담이 이루어지며, 연장 시 최대 20회까지 가능하기에 일시적으로 그치지도 않는다.
특히, 정신장애인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가가 바로 같은 정신장애를 앓았거나 극복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받는 정신장애인도 이들을 믿고 더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한다. 동료상담가는 비슷한 일을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깊은 이해 속에서 상담을 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상담을 받은 정신장애인이 동료상담가가 되어 다른 정신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정하 대표는 설명했다.
“양성사업을 통해 당사자들은 롤모델이 되기도 해요. 그게 바로 (정신장애) 회복 과정이에요. 그러면서 그 영향이 동료들에게 전달되는 거예요. 지역사회에서 고립된 (정신장애) 동료들에게 그렇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받았던 당사자들은 이 사업에 지원해서 상담가가 되고 있어요.”
실제,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경험한 동료상담가도 있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동료상담가로 일했고, 올해 4월부터 파도손 행정 일을 담당하고 있는 남 모(32) 활동가는 동료상담을 하면서 겪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작년에는 파도손에서 동료상담가로 일했어요. 그때 만났던 동료(정신장애인)들이 상담 서비스를 받고 좋아지는 걸 볼 수 있었어요. 한 분은 자신감이 없으시고 밖에 나가는 것을 꺼리시는 분이었는데, 보호자 분이 신청해서 저희가 상담을 했어요. 그분이 정신질환을 앓고 나서 꿈이 없어졌다고 했는데, 저희를 만난 뒤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했어요. 다른 동료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을 해주셨어요.”
남 활동가 또한 20대 초반에 ‘반복성 우울장애’ 판정을 받고 정기적인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장애인이다. 하지만 파도손 수행 사업에 지원하면서 정신장애가 크게 완화됐고, 스스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범위에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이를 경험 삼아 다른 정신장애인들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본인이 롤모델이 되는 과정을 경험한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은 그가 더 빠르게 정신장애를 이겨낼 수 있는 토대가 되고 있다.
동료상담가 양성사업은 단순히 지역사회에 고립된 정신장애인만 치료하는 게 아니다. 동료들의 사회활동을 응원하고 때론 응원을 받으면서 동료상담가 서로를 치료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강 모(36) 활동가도 올해 4월부터 파도손에서 동료상담가로 일하면서 조울증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서로서로 동료상담을 한다고 말하기도 해요. 왜냐면 서로 이해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고충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상대도 저와 같은 병을 앓고 있기에 가능한 얘기예요.”
또 그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이 일자리 자체가 정신장애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 이름을 짓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저는 그때 ‘최고의 명약’이라고 했어요. 6개월이든 1년이든 출퇴근을 하면서 고정적으로 수입을 얻는 과정은 굉장히 힘이 돼요. 독립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연습이 되고요. 저 같은 경우, 기초생활수급자이기도 해서, 이 일자리를 통해 탈수급(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남)을 할 수 있었어요.”
동료상담가 양성사업 활동수기ⓒ파도손 홈페이지
공공(公共)이 해야만 하는 이유
“돈을 받으며 할 수 있는 일 아냐”
이정하 대표는 정신장애 동료활동가 양성사업이 공공에서 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일은 서비스를 받은 당사자들에게 돈을 받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서비스를 이용하는 당사자도 굉장히 고립돼 있고, 빈곤하고,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공공의 일자리에서만 가능해요. 그래서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이거든요.”
그는 동료상담가 양성사업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작년(17명), 올해(18명) 동료상담가 중 한 명도 입원을 안 했어요. 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증거에요. 이를 통해 가족 부담은 크게 줄었고, 지역사회도 안정되고 있어요. 작년에는 양성사업에 참여한 동료상담가 5명이 다른 기관으로 취업도 했어요. 동료상담가 상담을 이용하는 당사자들도 100명가량 돼요. 이 일자리가 사라지면, (정신장애인) 100명 이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고려·고민하지 않고 다 날려버리겠다는 거예요.”
또 파도손은 서울시의 수혜를 받는 단체가 아니다. 경쟁입찰 공모에서 뚜렷한 사업계획과 전문성 있는 교육프로그램, 파도손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역량으로 당당히 사업을 따내고,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단체다.
그런데 서울시는 마치 그동안 시가 일방적으로 수혜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처럼 아무런 통지조차 없이 예산을 전액 삭감한 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에게 파도손 성명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파도손은 성명서에서 “취약계층 일자리 빼앗지 말고 우리의 일자리를 돌려달라, 정신장애인의 희망을 앗아간 서울시 정책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의회에서 심의하고 있고, 좀 더 지켜봐 달라”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증액되고 감액되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당장 뭐라 답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를 비롯한 8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2일 오전 국방부 앞에서 한미SCM에 즈음하여 전작권 환수, 군비증강 대산 평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SCM)가 열리는 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정문 앞.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를 비롯한 8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주권은 조건이 아니다. 전작권을 환수하라! 군비증강 대신 평화를 선택하라!'를 주제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교착되고 한미 군사당국의 공격적 군비확장이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첫번째이고 문재인 정부 마지막이 될 이번 한미SCM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중 마지막 SCM이다. 여기서조차 한미동맹으로 방향을 잃어버린다면 말그대로 총알받이에 다름없는 정권으로 몰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건없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사드철거 및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 참여 반대 △2022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중국견제를 위한 미국 인도·태평양전략에 동참 반대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한국방워킹그룹 신설 반대 △미국무기 증강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민족의 대단결보다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며, "민족자주대단결의 길로 갈 것이냐, 대북적대 대중국 견제의 총알받이로 살 것이냐의 기로에 서 촛불시민을 믿고 올바른 길 선택하시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은 조건없이 환수하고, 한미연합사(CFC)는 해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군사주권을 온전히 행사해야 한반도 평화와 군축을 위한 독립적인 전략 수립과 안보 정책에 대한 민주적 통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작권 전환이 본격 논의된 2007년부터 14년이나 지났지만 전작권은 여전히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하는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고 하면서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 자체가 모호하고 안보환경은 언제든 변할 수 있어 오히려 환수를 무기한 연기하는 구실만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건들은 충족할 수도 없고 충족할 필요도 없는 것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또 내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전향적으로 결정하여 대화 재개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대화의 걸림돌이 되어온 것은 유사시 북한 점령, 선제공격이나 참수작전 등 훈련의 공격적 성격때문.
훈련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 한 대화와 군사훈련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반중국 전선에 한국군을 동원하려는 것에 다름 아닌 한미일 군사협력을 비롯한 군사패권,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신남방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한미국방워킹그룹 신설 논의 등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반도 유사시'로 되어 있는 연합위기관리 범위를 '미국의 유사시'로 확대하자고 요구해왔고, 지난해 SCM에서 '2016 위기관리 합의각서'를 올해 연말까지 최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또 '임시배치'라고 해놓고는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정식배치'수순을 밟고 있는 불법적인 사드기지 공사도 즉각 중단하고 완전히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박수규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대변인과 최현정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부위원장은 "사드는 중국 견제를 위한 첨예한 전략무기이다. 물리치지 않으면 소성리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는 요원하다"며 사드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5년간 법적 근거도 없이 수백차례 사드공사가 자행되었고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불법을 방조하는 경찰과 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쟁을 방불케 하는 소성리 상황을 알렸다.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전날 저녁 한미 국방장관 일행 등이 진행한 '한미동맹의 밤' 행사장 기습시위에 대해 '일제 주구를 향해 폭탄을 투척한 독립군의 심정'에 비유하며, "군사주권·자주권은 누구에게 구걸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서 중국과 북한을 위협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작권 환수는 '미션 임파서블'"이라고 하면서, "애초부터 조건을 달지 말라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했다.
"전작권을 환수하지 않고서는 독립적인 군사전략을 가질 수 없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다면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의 문제로서 전작권 환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와통일열여는사람들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전작권 즉각 환수 등을 외치는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앞서 같은 자리에서 평화행동을 벌이고 국방부 민원실 방향으로 이동하여 기자회견을 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는 한미 SCM에 대한 요구를 담은 랩 구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미국승인 필요해? 헛소리/능력검증 필요해? 헛소리/조건돼야 환수해? 헛소리/작전통제권은 군사주권/전시작전권 즉각 환수/전시작전권 전면 환수/연합사는 해체하라/유엔사도 해체하라 "
▲ 1일 인천공항에서 소독 관계자가 코로나19 뉴스를 보며 지나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집계됐다. 5천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최근 남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유럽, 북미 등으로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 연합뉴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나이지리아 방문 후 입국한 부부를 비롯한 총 5명에게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오미크론 감염이 의심된 40대 부부와 그의 지인 1명에 대해 전장유전체 검사를 시행했고, 이들 세 명이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해당 부부는 10월 28일 모더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후 귀국했으며, 11월 25일 검사 결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공항에서 자택까지 이동을 지원한 지인 1명과 자녀 1명 역시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부부의 자녀 1명,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지인의 가족 2명, 접촉자(지인) 1명 등 총 4명의 전장유전체 검사 결과는 분석 중이다.
한편 방대본은 50대 여성 두 명 역시 1일 오미크론 변이가 추가로 확인되어 접촉자 추적관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11월 13일부터 22일까지 나이지리아에 방문했다가 23일에 입국하고, 24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일본을 비롯해 총 21개국이며, 6개 대륙이 모두 포함돼있다.
[오미크론은 얼마나 '독한' 변이인가] 전파력, 백신 회피력, 중증률 의견 분분
오미크론(B.1.1.529)은 WHO에서 지난달 26일 '우려 변이'로 지정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형태에 비해 전파나 치명률 면에서 심각하고, 현행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클 때 우려 변이로 지정된다. 남아공 과학자들이 지난달 9일 보츠나와에서 첫 표본을 채취하고, 24일에 WHO에 보고한 지 이틀만의 일이다.
EU의 보건당국인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역시 지난달 26일 발표한 위험평가보고서에서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잠재적으로 크다는 점을 고려할때 EU 유입과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은 '높음'으로 평가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미크론은 기존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더 많은 50개의 돌연변이가 있으며, 이중 바이러스 침투에 관여하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만 32개가 나타나서 '슈퍼 변이'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전파력, 백신 회피력, 중증률 등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남아공이 오미크론 등장 이후 급속도로 확진자가 늘었고, 돌연변이가 많으므로 전파력이 높을거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에 델타 변이의 2배, 6배, 500배 등이 될 것이라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으나 정확하게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백신 회피력에 대해서도 백신 회사마다,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다만 델타의 경우와 같이 백신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에 관해 영국 정부에 자문하는 '비상사태 자문그룹'(SAGE)의 회의록을 BBC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잉글랜드 '최고 의료 책임자'(CMO)인 크리스 휘티 교수 등은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의 감염이나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력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증률에 대해선 더더욱 분명하지 않다. 오미크론을 첫 보고한 안젤리크 쿠체 남아공의사협회장은 1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후각이나 미각을 잃거나 콧물이 나지도 않았다.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세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델타 변이보다 경증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가 치료한 오미크론 환자가 대부분 40대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자료는 부족하지만, 전파력과 백신 회피력은 이전의 변이들보다 강할 가능성이 높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유행할 경우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일단 추가 유입을 철두철미하게 막으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아직까지는 변이 바이러스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단계"라면서도 "앞으로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속도가 빨라져야 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이 변이주보다 더 독한건지 잘 전파되는 것인지 과학적으로 검증할만한 자료가 안 나왔다. 물론 조심은 해야겠지만,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라며 신중론을 폈다.
김 교수는 "현재 전파되는 (델타) 바이러스부터 잘 막고 일상을 회복할 방안을 잘 찾는 게 우선이고, 그 방법론을 새로운 변이주 대응에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오미크론에 대한 과도한 공포보다는 현재 델타 변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방역 조치 강화 "내외국인 예방접종 여부 관계없이 10일 격리"
▲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재난안전상황실 대형 화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 숫자가 표시돼 있다.
한편 정부는 신종 변이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하고 오미크론 변이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아프리카 8개국(남아공, 보츠와나, 레소토, 나미비아, 모잠비크, 말라위, 짐바브웨, 에스와티니)에 나이지리아도 함께 방역강화국가·위험국가·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추가지정했다.
또한 이들 9개국 외 모든 국가발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도 강화한다. 3일 0시부터 16일 24시까지 해외입국자에 대해선 예방접종여부에 관계없이 10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 장례식 참석, 공무 등에 한정해 격리면제서 발급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내국인·장기체류 외국인은 자가격리 10일을 하며, PCR 검사 3회(사전 PCR, 입국후 1일차, 격리해제전)를 받아야 하며, 단기체류 외국인은 임시생활시설에서 10일 격리를 해야 한다.
또한 4일 0시부터 아프리카 9개국에서 많이 유입되는 에티오피아 직항편(주3회)도 2주간 국내 입항이 중지된다. 다만 방대본은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부정기편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모든 해외 입국 확진자에 대해서 전장 또는 타겟유전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는 변이 감시 강화 ▲ 지역사회에서 발견된 확진자 중 PCR 검사 결과 오미크론 변이가 의심되는 확진자에 대해 추가로 변이 확인 ▲변이 특이 PCR 개발 ▲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24시간 이내 접촉자 조사 및 등록을 완료하도록 역학조사 강화 ▲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접종완료자도 예외없이 자가격리 14일 실시 ▲오미크론 변이 환자는 병원 생활치료센터에 입원 치료 등의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수립 100일도 되지 않아 이승만 정권은 좌익세력을 처벌하겠다며 국가보안법을 제정·공포했다.(1948.12.01.)
친일청산과 국가보안법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해결할 최대 과제가 친일청산이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제헌의회도 곧바로 친일파의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는 '반민족행위처벌법(1948.09.07.)'을 제정해 친일청산에 나섰다.
하지만, 친일청산보다 좌익처벌을 더 시급한 과제로 설정한 이승만 정권은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6월 6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습격해 명단을 불태웠다. 곧이어 국회에서 반민법을 개정해 수사 기간을 축소하는 등 반민특위 활동은 사실상 무산시켰다.
김원웅 조국광복회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한다.
반민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기득권을 가진 친일세력은 가만 있지 않았다. 그들은 “반민족행위자를 처단한다는 자는 공산당 주구다”라며 9월23일에는 친일청산을 반대하는 반공국민대회를 서울운동장에서 열었다. 또한 반민특위를 지지하는 이문원 의원 등 소장파 국회의원들을 남조선노동당(남로당) 프락치로 몰아 구속기소했다. 1949년 5월에는 이문원·최태규·이구수 의원, 6월에는 황윤호·김옥주·강옥중·김병희·박윤원·노일환·김약수 의원, 8월에는 서용길·신성균·배중혁 의원이 남로당의 지령에 따라 국회에서 프락치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처럼 미군정 하에서 탄생한 이승만 정권이 출범과 동시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첫 번째 이유는 좌익세력 처벌을 빌미로 친일청산을 막기 위해서다.
트루먼 독트린과 국가보안법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두 번째 이유는 냉전의 시작을 알린 트루먼 독트린 때문이다.
1947년 3월 트루먼 미 대통령은 ‘공산주의 확대를 저지하자’는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한다.
세계대전 이후 미국외교정책의 기본원칙인 트루먼 독트린에 따라 미국은 공산주의 색출 열풍(매카시즘)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공산주의 팽창을 막기 위한 반공방위지대(反共防衛地帶)를 구축했다.
미국은 그리스와 터키, 남베트남에 친미반공 정권을 수립하고, 일본과 서방세계를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반공 체제로 편입했다.
미국은 소련의 남하를 막고 국공내전 중인 중국 국민당 장제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미군정 하의 38선 이남을 강력한 반공 전초기지로 개조해야만 했다.
실제 해방 직후 38선 이남은 77%가 사회주의를 신봉했기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좌익세력을 처단하지 않으면 트루먼 독트린을 관철할 수 없었다.
▲광복 1년된 시점인 1946년 8월 13일자 동아일보의 보도를 보면, 미군정청 여론국이 전국 8,45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자본주의(1,189명, 14%), 사회주의(6,037명, 70%), 공산주의(574명, 7%), 모른다(653명, 8%)였다.
당시 사회주의자는 독립운동가 출신이 많았고, 자본주의를 신봉한 14%는 대부분 친일파였지만, 미국의 외교정책 관철에서 이런 사정은 고려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첫해 친일 경찰을 앞세워 대대적인 검거 열풍을 일으켰고, 1949년 한해 동안 11만8621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일본에선 사회주의자를 색출한다는 명분으로 재일동포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가해졌다.
요컨대 이승만은 정권 유지를 위해, 미국은 패권 강화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제정했고, 이를 이용해 반민족행위자인 친일세력이 독립운동가를 처벌하는 반역을 용인했다.
이렇게 탄생한 국가보안법은 아직도 일본 군국주의를 옹호하고 외세에 굴종하는 자들을 처벌할 대신 자주통일운동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정부, 언론사에 입맛대로 광고 줄 수 있다”…정부광고 새 기준에 비판
종편 10년, “신뢰받는 뉴스·온 가족 예능” 자화자찬한 조선…여론 다양성·프로그램 질 언급 없어
윤석열, 주52시간제 최저임금제 철폐 발언 이어 이번엔 중대재해처벌법 문제삼아
유료부수 조작 혐의를 받는 조선일보가 정부의 새 정부광고 지표에 대해 “광고로 언론 길들이기”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ABC협회 유료부수의 정책활용을 중단하고 열독률과 신뢰성 등의 지표를 활용해 정부광고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조선일보는 “2022년부터 신문 열독률과 상관없이 정부의 임의적 판단으로 광고집행이 가능하고 언론사가 정부광고를 받으려면 신문법에 자율 조항으로 명시된 편집위원회도 설치해야 유리하다”고 보도했다.
종합편성채널 출범 10년을 맞아 조선일보가 ‘TV조선 개국 10년’ 자화자찬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TV조선은 이제 남녀노소 함께 즐기는 예능 방송,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날 선 보도, 인기 드라마라는 삼각 축을 토대로 출범 10년 만에 명실상부한 1등 종편 채널이 됐다”며 “지난해 3월12일 방송한 ‘미스터트롯’ 결승전 시청률은 35.7%, 2011년 종편 출범 이후 지상파 포함 예능 역대 최고 시청률”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산업적 성공만 부각했지만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절반이 건강·생활정보이거나 다큐멘터리를 새벽시간대 편성하는 등 ‘여론 다양성’ 차원에서 한계를 보인 점은 언급하지 다루지 않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반노동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헌법에서 보장한 최저임금제, 이미 초과노동을 포함한 노동시간인 주 52시간제조차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 것에 이어 1일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이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손질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한겨레는 윤 후보가 “경영 영속성을 위해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도 주목했다.
▲ 조선일보, 경향신문, 국민일보, 한국일보는 감염병 관련 부적절한 표현으로 지적된 '뚫렸다'는 표현을 1면 기사 제목에 사용했다. 2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유료부수 조작 혐의 조선, 정부광고 새 기준에 불만
조선일보는 “시장 대신 정부 기준으로…年 1조 광고, 친여언론에 몰아주기 가능”이란 기사에서 “문체부가 발표한 정부광고제도 개편안을 통해 언론 매체의 영향력뿐 아니라 언론사들이 이른바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도 반영해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며 “하지만 새 지표들의 효용성,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항목별 반영 비율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정부든 기업이든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보는 매체에 광고하는 것이 상식인데, 정부는 이와 무관한 광고 지표를 내놓았다”며 “열독률외에 신뢰성(사회적 책임)을 측정하기 위한 언론중재위 직권조정 및 시정권고 건수, 매체자율심의기구 참여 여부, 자율심의기구에서 받은 주의·경고 건수, 편집·독자위원회 설치운영 여부 등을 지표로 삼기로 했다”고 전했다.
▲ 2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이번 새 정부광고 지표가 ABC협회 부수조사에서 조선일보의 조작 혐의가 드러난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다만 조선일보는 “사실 그동안 집행된 정부 광고가 ABC협회의 부수 조사 자료나 열독률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었다”며 “2020년 실시된 ABC협회의 전년도 유료 부수 인증에서 조선일보는 국내 일간지 중 가장 많은 116만2953부를 인증받았지만 지난해 정부에서 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한 신문은 동아일보였고, 유료부수 대비 정부광고 수주액을 계산한 신문 1부당 정부광고 집행액은 한겨레가 조선일보의 4배가 넘었다”고 토로했다.
조선 “TV조선, 지상파도 제쳐”
조선일보는 지난 2011년 12월1일 개국해 종편 출범 10년을 맞아 TV조선이 예능의 경우 “트로트·골프 등 트렌드 선도”, 뉴스의 경우 “신뢰감”, 드라마는 “드라마 맛집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TV조선은 조선일보가 출자해 만든 방송사다.
▲ 2일자 조선일보 문화면 기사
조선일보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프로그램을 나열한 뒤 “지상파·종편 통틀어 1등”이라며 “비결은 ‘가족’”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5월 처음 방송한 골프 예능 ‘골프왕’은 쏟아져나온 골프 예능 중 군계일학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했다. “지상파도 제쳤다”는 기사에선 “지난해 TV조선 연평균 시청률 2.71%는 종편 사상 역대 최고치”라며 “지상파 방송인 MBC와 SBS보다 높은 수치로 두 방송사를 모두 제친 종편은 TV조선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뉴스에 대해선 “개국 초기 메인 뉴스 시청률은 1%를 밑돌았지만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 2016년 미르문화재단 설립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특종 보도 등으로 영향력을 키웠다”며 “지난해 12월 미디어오늘·리서치뷰 실시 방송사 신뢰도 조사에서 TV조선은 19%로 지상파·종편 포함 전체 1위를 했다”고 했다.
드라마의 경우 “올해 ‘결혼작사 이혼작곡2’를 통해 드라마 부문에서 드디어 저력을 발휘했다”며 “시즌2 최종회 시청률 16.6%로 TV조선 드라마 중 역대최고, 역대 종편 드라마 3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오피니언면 ‘만물상’ 칼럼 “종편 10년”에선 “KBS를 정권 나팔수로 만든 장본인이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차지하고, 서울의 교통방송이 노골적인 정치 편파 방송을 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종편조차 없었다면 어디서 정부 비판 목소리를 듣겠느냐’고 한다”며 “실제 종편이 없었다면 적어도 TV에서 대장동 의혹은 묻히고 말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2일자 한겨레 만평
반노동 행보 이어가는 윤석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윤 후보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키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 법”이라며 “대통령령을 합리적으로 잘 설계하면 기업하는 데 큰 걱정이 없도록 (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기업 운영에 부담을 준다고 주장하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손질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전날엔 주 52시간제 유연화를 시사하는 등 윤 후보의 왜곡된 노동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근로자의 안전 보장’을 언급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에 장애가 되는 법이라는 데 방점을 찍은 발언”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되지만 50명 미만 사업장 적용이 유예됐고, 5명 미만 사업장은 아예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시행령에서는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한 사업장에서 1년 안에 뇌·심혈관 질환(과로)나 직업성암 질환자가 3명 이상 발생해도 중대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며 “사각지대가 많은 불완전한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윤 후보는 이마저도 손질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2일자 한겨레 정치면
또한 한겨레는 윤 후보가 친기업 본색을 드러냈다며 상속세 완화 주장도 지적했다.
윤 후보는 1일 충남 천안시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단순히 기업하는 분들, 가진 자의 세금을 줄이라는 게 아니라, 기업이 대를 이으며 연속성을 가져야 근로자들도 일을 한다”며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가 다음 세대 자녀에게 상속을 안정적으로 해서 기업의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건 많은 국민이 공감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받는 사람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고, 피상속인의 재산 자체를 기준으로 과제한다”며 “받는 사람이 실제 받는 이익에 비해 과도한 세율을 적용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상속세의 과세 대상자는 1%, 3%에 불과해도 기업인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제대로 운영될 수 없고, 결국 사모펀드에 팔려야 한다고 할 때, 많은 근로자가 그 기업의 운영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겨레는 해당 발언을 전하며 “윤석열 ‘친기업 본색”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문재인 정부 동안 한국 주택 가격이 역대급으로 급등했다. 다만, 가파르게 오르던 주택 가격도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8월 0.25% 인상에 이어 지난 25일 또다시 0.25% 금리가 인상되면서 수직 상승하던 주택 가격은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모두가 불행해진다. 주택 한 채를 가진 이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가 두렵다. 시세차익은 언감생심이다. 주택을 팔면 전세로 내려가야 한다.
무주택자는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집을 살 수도 없는 상황인데, 전세금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임대차3법으로 계약을 한 번 갱신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답이 없게 됐다. 신혼부부 등 새롭게 전‧월세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이들은 씨가 말라버린 전세 때문에, 월세로 계약을 맺는 식이다.
공공임대 물량이 어느 정도 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정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공공임대 비율이 낮은 한국이다. 사회 곳곳에서 여러 파열음이 발생하는 이유다.
지금의 상황이 발생한 배경을 두고, 대다수가 '공급 부족'을 꼽는다.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기에 지금과 같은 부동산 급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에 아무리 많은 주택을 공급해도 중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택 공급이 더 큰 수요를 부른다는 이유다. 마 교수는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면 더 큰 갈증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부동산 해결 방안으로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또다른 '메가시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급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요 분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마 교수는 최근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메디치)을 쓰기도 했다.
마 교수와 그의 연구실에서 약 2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와의 인터뷰를 두 편으로 나눠 발행한다. 다음은 마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강한 수요억제정책, 곳곳에서 부작용 발생한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에서는 다주택자를 잡는다며 '수요 억제 정책'을 많이 펼쳤다. 그러나 집값은 내려가지 않고 되레 더 올랐다. 이유가 무엇인가.
마강래 : 문재인 정부 기간에 집값이 크게 오른 근본적인 이유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 위기로 부동산이 폭락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풀렸다.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이건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돈을 많이 풀렸는데, 경기가 돈 푸는 속도에 비해 더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프레시안 : 그럴 경우, 돈이 넘쳐서 돈이 실물 경기보다는 주식 등 다른 곳으로 흘러 들어가는 듯하다.
마강래 : 돈이 갈 곳이 없으니 부동산으로 쏠렸다. 부동산은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더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의 경우 2012년, 한국의 경우 박근혜 정부인 2014년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속히 오르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사람들은 더욱 집을 사려 하는데 강한 수요억제책을 쓰니 이곳저곳에서 부작용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프레시안 : 그때부터 오른 부동산이 지금까지,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마강래 : 사실 집값 상승은 길어야 5~6년 정도다. 어느 정도 지나면 안정기에 접어든다는 뜻이다. 그때를 2020년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2020년 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이 풀렸다. 한국의 경우, 금리가 낮아지니 대출 수요가 폭발했고, 그에 따라 부동산이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월 1.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5월에는 0.5%까지 떨어졌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는 그간 부동산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총 25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지역별 맞춤형으로 필요한 곳에 '핀셋' 정책을 적용한다면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마강래 : 부동산 가격은 핀셋으로 조절해서는 안 된다. 할 수도 없다. 핀셋이라는 용어에는 '정부가 굉장히 정교한 툴을 가지고 시장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 있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 밖의 이슈와 매우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집값은 수만 가지 요인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낸다. 국제경제, 정치, 교육, 산업, 심리 등 어느 것 하나 집값과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게 없다. 그런 구조 속에 놓인 부동산에 핀셋을 들이댄다? 통하지 않는다. 정부가 시장을 너무 만만하게 봤다고 생각한다.
▲ 금리 변동 표 ⓒ통계청
"부동산, 장기적이고 보편적 정책 펼쳐야 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해야 하나.
마강래 : 핀셋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보편적인 정책들을 설계하는 데 힘을 썼어야 했다. 주택 시장은 기본적으로 '사이클'이 존재한다. 수요는 즉각적인 데에 반해 공급은 매우 비탄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공급과 수요는 항상 미스 매치된다. 자연히 어떨 때는 올라가고 어떨 때는 내려간다. 이런 구조 속에서 글로벌 경제상황과 금리 등의 다른 요인들에 영향을 받는다. 집값은 원래 단기적 변동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집값 변동에 그때그때 대응하면 변동폭을 더 크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현 정부가 허둥지둥하는 과정에서 집값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프레시안 : 좀 더 장기적으로 살펴보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마강래 :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단기 정책보다 중장기 정책이 중요하다. 금리는 변덕스럽게 오르고 내릴 수 있고,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 또한 급변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 것에 즉각 반응하기 보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꾸준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구수 변화 추이에 맞춰 공급하겠다고 정한다면, 그에 맞춰 정책을 진득하게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 자꾸 상황에 따라 대응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프레시안 : 변동하는 수요도 고려해야 할 듯싶다.
마강래 : 수요는 변덕이 심하다.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은 과잉이 된다. 반면에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다. 그렇다고 주택공급은 폭탄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 시각으로 꾸준히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 로드맵을 정하고 그것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그래서 수요가 늘어났을 때, 이를 억제하려는 정책을 펼치는 듯하다.
마강래 : 수요억제 정책은 한계가 있다. 집을 소유하거나 더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집은 사는(live) 곳이기도 하지만 사는(buy) 것이기도 하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해 집을 사고, 나이 들어 은퇴한 후 주택연금으로 집을 유동화해 여생을 보내고 싶어하는 건 너무나 전형적인 서민의 바람 아닌가. 주택은 개인의 삶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자산이다. 집을 못 사도록 수요를 억누르다가는 부작용만 커진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주택수요가 특정지역에서만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데 있다. 집값을 안정화하려면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아닌 수요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수십 년간 수도권에 인구가 쏠리면서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앞으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값은 장기적으로 더욱 상승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쉽지는 않을 듯하다. 지방에 서울과 같은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SKY대학이 이전하고 삼성이나 SK같은 대기업이 자리를 잡아야 가능할 듯싶다.
마강래 : 메가시티에 관한 논의는 해외에서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지방의 거점대학마저 어려워지고 대기업들이 수도권만을 고집하는 건, 지방에 수도권과 같은 거대한 대도시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비수도권에는 메가시티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이 많이 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늘 해왔던 '공급확대' 혹은 '수요억제'의 공식 가지고는 답이 없다.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공급 부족?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
프레시안 : 역대 정부에서 부동산 사이클은 어땠는가.
마강래 : 한 정부의 집값은 이전 정부의 정책에 의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0년대 초반에 집값이 무척 올랐는데, 이건 김대중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김대중 정부는 IMF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업 활성화 정책을 폈다. 자연히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김대중 정부 후반기에는 집값이 지금과 유사한 폭등세를 보였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설 땐 이런 상승세를 꺾기 힘든 시기였다. 사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수도권 집값이 지방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지방의 집값도 수도권과 키높이를 맞추었다. 소위 수도권 아파트, 특히 서울 아파트는 주식으로 치면 대장주 같은 개념이다.
프레시안 : 강남 집값이 오르면, 그것을 보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또 이것을 보고 수도권이 오르고, 종국에는 지방이 오르는 식인 듯하다.
마강래 : 수도권 규제를 강하게 하면 풍선효과로 지방의 집값이 오른다. 결국, 전반적으로 집값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국토를 놓고 공간 설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고민한 뒤, 부동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쪽이 뛰면 이쪽에 대한 정책만 나오고 또 저쪽이 뛰면 저쪽에 대한 정책만 나오는 식의 '땜질' 대책은 부작용이 크다.
프레시안 : 노무현 정부 때 집값이 올랐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활황기였다는 점과, 전 정부에서 주택 시장 공급을 제대로 못했던 부분이 있는가.
마강래 : 집값 상승은 분명히 주택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공급이 아무리 많아도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공급부족 상태가 된다. 그래서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노무현 정부 때 집값이 올랐던 것은 김대중 정부가 IMF 구제금융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업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은 수도권을 더욱 주목받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경제 불황기에 응축돼 있던 에너지가 노무현 정부 때 수요 폭발로 나타난 것이다.
프레시안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IMF를 비교하면 어떤가.
마강래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똑같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커지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집권했다. 당시 서울 집값은 서서히 하락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폈다. 건설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초반에까지 서울 집값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는 대출규제를 완화해 수요를 진작하는 정책을 폈다. 그 효과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부터 나타났고 이때부터 집값은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박근혜 정부가 중간에 탄핵을 당하지 않았다면, 집값 폭등의 책임문제에 있어 문재인 정부가 독박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 마강래 교수. ⓒ프레시안
"청년들에게 빚내서 집사라? 매우 무책임한 태도"
프레시안 : 결국, 공급과 수요. 이 사이클 속에서 유동성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변화하는 듯하다. 오르는 사이클 속에서 활성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커지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식이다. 유동성 문제는 금리가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나.
마강래 : 금리가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과거 추세를 보면 금리가 내릴 때마다 집값이 상승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금리가 크게 떨어졌지만 서울 집값도 함께 내려갔다. 그런데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나가 있다.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집값 상승에 금리는 폭발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프레시안 : 현재가 그런 시기 아닌가 싶다. 경기가 회복되어 가는 시점이고, 거기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가계부채는 지난 1년 동안 163조 원이 늘어나며 1835조 원을 기록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주택대출금이다.
마강래 : 그것이 문제다. 혹자는 현재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거 사다리'에 올라타지 못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청년들을 위해 특별히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많다. 참으로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건데 집값은 이미 오를 때까지 올랐다. 거기에다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지금의 저금리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 빚내서 집을 사라? 대출규제 완화는 실수요 전세대출에 대해서만 매우 선별적으로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프레시안 : 상투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딱 그런 듯하다.
마강래 : '빚투', '영끌'해서 집을 산 젊은이들은 금리가 오르면 버티지 못한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시장에 늦게 들어온 사람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대출 규제를 풀어 젊은 세대에게 일명 상투를 잡도록 하자는 건, 매우 무책임한 태도다.
프레시안 : 이명박 정부 때는 빚내서 집 산 '하우스 푸어'가 많이 언급됐다. 그때는 빚 끌어 집 사면,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깡통 아파트에서 헐벗게 산다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듯하다.
마강래 : 사실 기준금리가 매우 낮을 때는 기준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문제가 심각해진다. 1%포인트 상승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해보자. 0.5%에서 1.5%로 오를 때의 대출자들의 부담은 3.5%에서 4.5%로 오를 때보다 훨씬 크다. 한 달에 100만 원 이자를 내던 이들이 200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
프레시안 : 앞으로 금리가 오르는 건, 기정사실인가.
마강래 :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로 갑자기 돈이 풀렸던 적이 없다. 제일 무서운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8월과 11월에 각각 0.25%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금리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계속)
국가보안법폐국민행동은 국가보안법 73년이 되는 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즉각 국가보안법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73년 전 오늘. 일제의 치안유지법과 보안법을 모방한 국가보안법이 탄생했다.
1948년 제주 4.3사건 진압명령을 거부한 여수 주둔 제14연대 군인들을 진압하기 위해 그해 12월 1일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은 73년간 온 나라에 반공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 남북화해와 통일을 억압해왔다.
지난 3월 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NCCK) 인권센터, 원불교인권위원회,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100여개 단체가 모여 결성한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국민행동)은 1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전남에서는 국가보안법 폐지 전국 행동을 진행했다.
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1948년 12월 1일 그 순간으로부터, 매일 매일이 이 악법을 폐지하기 위한 가장 늦은 순간들"이라며, "또 다시 나중에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오늘, 당장 폐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국가보안법과 함께 맞는 이 74번째 12월 1일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있다"고 책임을 물었다.
앞서 지난달 10만 입법동의청원에 힘입어 16년만에 국가보안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었지만 여야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청원을 외면하고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4년 5월 29일까지 폐지 심사를 연장하는 결정을 했다.
3월 국민행동 출범 이후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10만 국회 입법동의청원을 단 9일만에 성사시키고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대행진을 마쳤으며 지금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1인시위가 국회앞에서 이어지고 있는데, 국회에 상정된 2개의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왜 논의조차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은 것이다.
김재하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하 국민행동 상임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국가보안법이 제정된지 73년이 되는 오늘은 기념일이 아니"라며,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우리의 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그 투쟁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반드시 74년을 맞기전에 우리의 힘으로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이 짓누른 지난 73년은 이땅의 통일과 민생을 위해 투쟁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의 세월이었으며, 대한민국이 예속의 나라, 불평등의 나라, 야만의 나라로 전락한 수치스러운 73년이었다"고 질타했다.
진보와 자주를 이야기하던 이 땅의 모든 세력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실망하고 등을 돌렸으며, 그 결과 촛불로 쫓아냈던 수구세력들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김 대표는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가보안법 폐지 21대 국회 법사위에 당장 상정하여 토론할 것을 주문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장유진 진보대학생넷 대표,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대선을 앞에 두고 표를 의식해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뒤로 미루어 토론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바로 지금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보안법폐지전국행동(서울)이 진행되고 있는 여의고 국민은행 앞. 이날은 연세대학교 민주동문회에서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1인시위에 동참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송의태 가수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혀현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인근 국회의사당역 국민은행 앞으로 자리를 옮겨 국가보안법 폐지 전국행동(서울)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약속한대로 우산을 들고 '국가보안법'의 '법'자를 우산으로 형상화 후 접으며 폐기를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기자회견문] (전문)
국가보안법과 함께 맞은 74번째 12월 1일! 분노하고 규탄한다!!
1948년 12월 1일, 최소한의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악법 중의 악법' 국가보안법이 제정되었다.
그로부터 꼬박 73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 우리는 국가보안법과 함께 74번째 12월 1일을 기어이 맞고야 말았다.
우리는 분노한다!
지난 73년 26,645일이란 시간 속에는 단 하루 단 한 시간도 예외 없이, 이 땅의 자주와 통일, 민주와 평등, 평화를 꿈꾸었던 수많은 시민들의 피눈물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그 수많은 피해사례들을 다시 소환하고 언급한다는 것이 도대체 더 무슨 의미가 있겠나!
오죽하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엔인권이사회,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사회에서도 '인권침해의 대표적 악법'으로 지목하며 지속적으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 국가보안법 속에서 맞이한 이 74번째 12월 1일, 우리는 참담한 분노를 도저히 억누를 길이 없다.
우리는 규탄한다!
지난 20세기 동안 경이로운 민주주의를 성취했다고 전세계가 대한민국을 칭송하고 있던 바로 그 한복판에서, 우리는 다시 훌쩍 더 높은 수준의 '21세기 촛불혁명'을 성공시켰다.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 이것이 촛불혁명의 정신이자 목표였다. 그러나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권도 어느덧 임기 말을 맞는 지금, 우리 사회는 무엇이 달라졌나?
분명히 못박아두건대, 국가보안법과 함께 맞는 이 74번째 12월 1일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정권교체로는 부족할 듯 싶어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압도적 의석을 몰아주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난 2017년 1월 촛불혁명 당시 37%에 이르렀던 '진보층'이 4년이 흐른 지금 22%로 뚝 떨어졌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들이 급격히 보수화되었다고 해석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오판이다.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시대적 과제를 송두리째 뭉개버린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그대로 표출된 결과라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매일 매일이 가장 늦은 순간이다!
1948년 12월 1일 그 순간으로부터, 매일 매일이 이 악법을 폐지하기 위한 '가장 늦은 순간들'이다. 엄존하는 국가보안법 체제 하에서 여전히 무고한 피해자는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매순간 스스로를 검열하며 살고 있다.
또 다시 '나중에'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오늘, 당장 폐지하자!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우리 모든 국민들과 함께, 분노와 규탄의 마음을 꾹꾹 눌러담아 다시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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