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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에 “거대양당 졸속협상” “지역구 환심 급급”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6 10:00
  • 수정일
    2022/12/26 10:0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밀실 속 지역구 예산 증액에 비판

“‘윤핵관’·여당 인사들 지역구 특히 많아”

종부세 인하에 한겨레 “무력화”…해 넘기게 된 노동·민생 현안들

국회가 24일 새벽 본회의에서 638조 7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신문들은 1면에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와중에도 각 당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고 평했다. ‘밀실 예산’은 속기록도 남지 않는 비공식 회의로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면서 가능했다.

여야는 법정 처리시한인 12월2일을 3주 넘긴 24일 새벽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이 시행된 뒤 가장 늦었다. 예산은 당초 정부안(639조 419억원) 보다 3142억원 줄었고, 올해 본예산(607조 7000억원)에 비해 5.1% 증가했다.

신문들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졸속 심사’이자 ‘밀실 합의’, ‘쪽지 예산’이라고 평했다. 예산안 처리 시점이 늦어지면서 비공식 합의에 일임했고, 민원성 지역구 예산은 증액했다.

▲26일 아침신문 1면

▲26일 경향신문 3면

한국일보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최장 지각 처리’라는 오명에도 막판 심사 과정에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보 또는 증액을 통해 자신의 지역구에 돈이 돌게 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특히 예산안 심사가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보다 3주나 늦어진 탓에 비공식 원내대표협의체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역할을 대신하면서 가능했다”며 “비공개 진행은 물론 속기록조차 없는 ‘깜깜이 심사’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면서 언론의 견제 없이 민원성 예산들을 짬짜미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했다.

▲26일 한국일보 1면

경향신문은 “쟁점 법안을 거대 정당 원내대표 간 밀실 합의로 졸속 처리하는 관행을 반복했다. 여야 유력 인사들 지역구 예산 챙기기도 재연됐다”고 했다. 한겨레도 “특히 예산안 막판 협상에 소수당을 제외한 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만 참여하면서 거대양당의 ‘밀실 졸속 협상’이란 비판도 제기됐다”며 “여야 실세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며 실속을 챙겼다”고 했다.

▲26일 경향신문 1면

신문들은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지역구에 신규 예산이 편성되거나 그 규모가 증액됐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국토교통부 교통시설특별회계(교특),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로 분류되는 도로·철도·공항 관련 예산 중 65개가 정부안보다 증액됐다고 했다. 총 2833억원 증액돼 당초 정부안인 2조 4627억원의 11.5% 수준이다. 한국일보는 “전체 예산 규모는 정부안보다 3,000억원가량 줄었는데, 이에 맞먹는 SOC 예산이 지역에 배정된 셈”이라고 했다.

특히 여야 지도부와 ‘윤핵관’ 등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 예산을 늘렸다. 경향신문은 “특히 여당 인사들 지역구 예산이 많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세종시와 공주역을 잇는 BRT(간선급행버스) 구축 사업(정부안 43억8000만원)에 14억원을 추가 확보했다”며 “정부안에 없던 동아시아역사도시진흥원 건립 예산(12억5000만원)도 넣었다”고 했다.

▲26일 한국일보 2면

한국일보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역구(충남 공주·부여·청양)도 정부안에 없었던 부여 일반 산업단지 진입도로(45억4,000만 원) 예산이 반영됐다”며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에서도 남일-보은 1 국도(81억5,000만 원→116억4,300만 원), 충청내륙고속화도로 1~3공구(합계 1,121억8,500만 원→1,222억1,600만 원) 등의 예산이 증액됐다”고 했다.

이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은 지역구 내 하수관로 정비사업 예산이 25억원 늘었고,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노후공단인 사상공단 재정비 예산(545억7,500만 원→566억6,900만 원)이 20억9,400만 원 증액됐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의 지역구 경북 김천 예산을 대표 사례로 들며 정부안에 없던 김천-구미 국도견설예산 78억 9900만원을 신규 반영했다고 했다. 문경-김천 철도와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예산도 각각 50억원, 100억원이 새로 생기거나 늘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의 지역구 사업인 대산-당진 고속도로 예산 80억원 신설,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 지역구를 지나는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 예산(173억6,200만원→200억원) 증액도 있었다.

한국일보는 “짬짜미에는 여야가 한마음이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지역구를 연결하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 예산 70억원 증액,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인천 연수을) 등이 요구한 인천발 KTX 예산 33억원 증액,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경기 파주을)의 파주 음악 전용 공연장 예산(30억원) 배정됐고, 위성곤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지역구(제주 서귀포) 유기성 폐기물 바이오가스화 시설 예산 62억2,200만 원 배정 등이 새로 반영됐다.

▲26일 서울신문 1면

나라살림연구소는 밀실심의가 올해 특히 더 심했고, 도로, 철도 및 지역개발 등 지역구 민원성 사업 예산이 정치적 고려로 증액됐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나라살림연구소가 25일 분석한 ‘2023년 예산’을 인용해 함양-울산고속도로, 광주-강진고속도로와 문동-송정구지도 건설 등 예산이 일괄 50억원 증액됐다며 “모두 꼭 50억원씩 증액된 것을 보면 정치적 고려로 인한 증액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평을 전했다.

또 여야는 전세임대(융자)사업 6630억원 증액을 성과로 밝혔는데, 이외에 다가구매입임대, 행복주댁, 다가구매입임대 출자 등 다른 임대주택 프로그램 사업은 예산이 대폭 줄었다고 경향신문을 밝혔다.

한겨레는 국회 예결특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올해 예산안 심사와 합의 과정이 더욱더 비공개로, 더 은밀하게 진행됐다”며 “예결특위 위원뿐 아니라 대다수 의원들 모두 예산 심사 상황을 알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26일 한겨레 3면

경향신문은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예산 중 ‘MZ세대와 함께 하는 새마을운동’은 정부안 1억5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 증액돼 4억1000만원이 됐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정부가 집행 가능성을 고려해 이미 “증액이 어렵다”고 밝힌 사업이나 일부 수용한 증액을 국회에서 배정하거나 그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 공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증액 근거조차 알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의원들이 쪽지 예산을 통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급급한 것은 지역 주민들에게 효과적인 홍보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선심성 예산 증액은 총선 공천을 앞둔 해에 더욱 두드러지는데, 재정건전성이나 지역 균형발전 등의 가치는 늘 뒷전”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회가 내년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한 가운데 여야 실세 의원들은 지역구 예산 등을 증액하며 서로 정치·경제적 ‘실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광역 간선급행버스 구축사업 14억원 등 예산 증액과 “지역화폐 예산 3525억원을 살려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나란히 전했다.

▲26일 조선일보 4면

집값 29억 다주택자도 제외…한겨레 “종부세 무력화”


반면 주요 쟁점 법안들은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통과됐다. 법인세를 모든 과표구간(세금 매기는 기준금액)에서 1%포인트씩 인하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경향신문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법인세법 개정안 반대토론에서 ‘국회의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건너뛰고 세수가 줄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나절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정부·여당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출 것을 요구해왔다고 전했다.

▲26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줄인 종부세 개정안에도 “각종 감면 조처로 인해 종부세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대상을 과표 12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적용하도록 했다. 한겨레는 “과표 12억원은 시가로 환산하면 29억원에 이르는 만큼, 보유 주택 가격 합산액이 29억원을 밑도는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지역 2주택자 등이 모두 중과세를 피하게 된 셈”이라고 했다.

합의안 못 오른 노동·민생 현안들


여야가 처리하겠다고 밝혀온 쟁점 법안들은 여전히 쌓여있다. 여야는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화물차 안전운임제와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은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법안 목록에도 오르지 못했다.

여야는 23일 본회의를 앞두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올해 효력이 다 하는 일몰 조항 관련 법안 등 처리를 위해 심사한다. 한겨레는 “△화물차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30인 미만 사업장 추가연장근로제(근로기준법) △국민건강보험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등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한겨레 26일 3면

안전운임제의 경우 국민의힘이 당초 정부·여당이 제안했던 ‘3년 일몰 연장’ 제안을 뒤집고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25일 경향신문에 “불법 파업이 계속되면서 당에서도 입장이 바뀌어서 우선은 일몰을 하고 그 후 다시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어 내부적으로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업을 사실과 달리 ‘불법’으로 규정한 발언이다. 조선일보도 해당 표현을 그대로 썼다. “정부 여당은 화물연대가 애초 정부의 3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불법 파업을 강행한 만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26일 조선일보

▲2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노란봉투법과 양곡관리법, 차별금지법 및 정부조직법에 대해선 워낙 이견이 커 연내 처리하자는 합의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장 노란봉투법은 정의당이 ‘즉각 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협상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11월30일부터 국회 앞에서 국회 앞에서 노란봉투법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 중이다.

▲26일 한겨레 5면

올해 일몰되는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8시간 추가 근로제’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본회의에 오른다. 주 52시간제 근무에 예외를 인정해 주 60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내용인데, 정부는 이 기간을 2년 연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노동자 인권 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하자는 것은 정부가 유예기간 동안 아무런 준비를 안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 말을 전했다.

▲26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쌀값이 5% 넘게 떨어지거나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일 때 정부가 의무적으로 초과 생산된 쌀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싼 대립 전선도 여전하다”며 “차별금지법의 경우 국회 법사위에서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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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통령에 그 장관…윤 대통령이 이상민을 감싸고도는 이유

 
[한겨레S] 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60

국민·야당에 안 지겠다는 대통령
독재 때도 국회 해임안 받았는데
“막연한 책임 안돼” 되레 방어막
참으로 기괴한 정권이라고밖에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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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괴이한 정권입니다. 150명 넘는 국민이 사고로 한꺼번에 숨졌는데 두달이 다 되어가도록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윤희근 경찰청장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가운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1965년생으로 전북 익산 출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서울대 법대 4년 후배입니다. 사법시험 9수를 한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4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해 오랫동안 판사를 했습니다. 변호사가 된 뒤에는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해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했고,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경제사회위원장을 거쳐 인수위원회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지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취임 뒤 “국민이 재난과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선진화된 재난 안전 관리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10·29 이태원 참사가 터졌습니다. 참사 직후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보수 언론도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다”

 

저는 텔레비전 생중계로 이 장면을 보면서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 정도 대형 사고가 터지면 해당 장관은 사고 수습과 진상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며 무조건 머리를 숙이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런데도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이라는 사람이 ‘미리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발뺌부터 한 것입니다. 민심은 분노로 들끓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이때 물러났어야 마땅합니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곧 이상민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이상민 장관이 먼저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선 수습 뒤 사퇴 수용’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 상식과 양식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아니었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오래 했는데도 제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의 퇴로를 막았습니다. 11월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일선 경찰을 강하게 질책하며 그 유명한 ‘딱딱 발언’을 했습니다.

 

“엄연히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저는 이 말을 수십번 다시 듣고 다시 읽어봤습니다.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정치인이 아니라 법률가의 좁은 식견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이 발언 뒤 정부 여당에서 이상민 장관 경질론이 쑥 들어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11일 동남아 출국 때 배웅 나온 이상민 장관의 왼쪽 팔을 두 차례 두드려 친근감을 표시했습니다. 11월16일 귀국 때는 이상민 장관에게 악수를 청한 뒤 “고생 많았다”고 격려했습니다. 이상민 장관도 <중앙일보>와의 문자 메시지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도, 고위 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대통령에 그 장관이었습니다. 11월23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고, 다음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했습니다. 민주당은 11월25일 이상민 장관을 28일까지 파면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고, 11월30일 해임건의안을 발의했습니다. 해임건의안은 12월8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12월11일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됐습니다.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여야 합의 직후에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를 추진한 것은 아무래도 좀 이상합니다. 참사 직후에 해야 했을 일을 뒤로 미루는 바람에 모양새가 구겨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국회에서 해임건의를 의결한 이상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장관을 해임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른바 보수 신문 논객들도 이상민 장관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그게 상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아는 상당히 보수적인 지인들도 대통령이 왜 그토록 ‘이상민 보호’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도대체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와 무슨 인과관계가 있어서 자르냐’고 생각한다면 아직 정치를 잘 모르는 것이다. 대통령을 자를 수 없으니 장관을 자르는 거다.”(<동아일보> 박제균 칼럼)

 

“시민 158명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일어난 지 40일이 넘었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고 물러난 인사가 없다.”(<중앙일보> 사설)

 

“아리스토파네스가 조롱한 소피스트들은 오늘날로 치면 법률가들이다. 법률가들은 본능적으로 책임을 전가한다. 처음에는 예방 불능론을 들먹이더니 돌연 일선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법은 일선의 책임은 무한하고 고위층으로 갈수록 책임을 묻기 어렵게 돼 있다. 이런 책임 전가야말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 딱 맞는 재료가 아닐까.”(<동아일보> 송평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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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서답에 책임 분간 못 하는 대통령

 

이상민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와 언론의 경질 요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답변은 무엇이었을까요?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임은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 “희생자와 유족들을 위해서는 진상 확인과 법적 책임 소재 규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국회의 해임건의는 이상민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인데, ‘진상 확인과 법적 책임이 중요하다’고 동문서답을 한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왜 이상민 장관을 이렇게까지 감싸고 도는 것일까요?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장관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편하게 전화하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장관입니다.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두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싱크로율’이 거의 100%라고 증언합니다.

 

둘째, 윤석열 대통령의 자존심 때문입니다. 국회 해임건의 직후 정부 여당발 ‘1월 개각설’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을 슬쩍 끼워넣은 개각 전망입니다. “내가 판단해서 바꾸고 싶을 때 바꾸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가 흘러나온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과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주권자인 국민과 국정의 동반자인 야당을 어떻게든 이겨먹겠다고 심술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관련 법안 처리 결과를 보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관련 법안 처리 결과를 보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독재자였던 박정희 대통령도 1969년 권오병 문교부 장관, 1971년 오치성 내무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를 받아들였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의 사례도 조금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 2001년 국회가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공동 여당이었던 자민련이 가세했습니다. 임동원 장관은 사퇴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자민련과의 공동 정권을 포기했습니다. 뒷날 자서전에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9월3일 임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자민련의 가세로 통과되었다. 이로써 자민련과의 공동 정권이 무너졌다. 3년8개월 만이었다. 정국은 1여 2야의 구도로 재편되었다. 우리에게는 소수 정권의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임명했다. 야당의 거센 반발을 예상했지만, 이는 햇볕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나라 안팎에 천명하는 것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에는 국회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2011년 <문재인의 운명>에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김두관 장관 재임 기간 행자부는 부처의 업무수행 평가와 혁신 평가에서 1위를 할 정도로, 그는 장관직을 잘 수행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장 출신 군수’라며 끊임없이 비아냥거리고 멸시하더니, 끝내 학생시위를 이유로 국회에서 해임권고 결의를 했다. 나는 워낙 부당한 결의인데다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결의여서 계속 버텨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정국 경색이 장기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김 장관이 스스로 사직을 청해왔다. 결국 대통령이 사직을 수리했지만, 우리 사회 기득권자들의 횡포가 그와 같았다.”

 

 

대통령과 장관이 답 내놓을 때

 

그렇습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야당이 주도한 해임건의를 수용했습니다. 사유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의결이었기 때문입니다. 임동원·김두관 사례에 견주면 윤석열 대통령의 이상민 장관 해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지난 20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이 유가족들에게 간담회에서 이상민 장관 해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유가족 대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이 파면되든 스스로 사표를 멋있게 던지든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마음대로 사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저희 갈 길을 가겠습니다.”

 

이제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장관이 답을 내놓을 차례입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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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가까스로 예산안 처리…최후까지 격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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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2/12/25 10:12
  • 수정일
    2022/12/25 10:12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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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부자감세' 비판하며 건건이 반대…민주당도 법인세법 반대토론, 장제원은 기권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12.24. 10:56:01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인 2023년도 예산안 및 부수법안이 24일 새벽 국회를 통과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린 협상 끝에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주요 법안마다 반대토론이 제기되고 반대·이탈표가 적지않게 나오는 등 최후까지 격론 양상이 이어졌다. 특히 양당 협상에서 배제된 정의당은 물론 협상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도 일부 법안 반대토론에 나서는가 하면, 국민의힘 의원의 찬성토론에서조차 "사실 반대토론을 하려 했다"는 말이 나왔고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기권표를 던지기도 했다.

 

국회는 성탄 전날인 이날 새벽 1시께 638조7276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안보다 3142억 원 감액(순감)됐다. 예산안은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 불리는 2012년 개정 국회법이 시행(2014년부터)된 이후 가장 늦은 시점에서 국회를 통과했다. 헌법에 규정된 처리시한을 22일 넘긴 것이다. 표결 결과는 재석 273인 중 찬성 251명, 반대 4명, 기권 18명이었다. 반대 4표는 민주당 송옥주·최강욱 의원과 정의당 장혜영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었고, 장 의원을 제외한 정의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박주민·홍익표·정태호·윤건영·황운하·이탄희·양이원영·이용우 의원 등은 기권헀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예산안 반대토론에서 "정부안에서 줄줄이 삭감된 민생복지 예산은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편성돼야 할 예산이 미비한 상태로 방치됐다"며 "경제위기 앞에 국민의 삶을 지키기에는 너무 미흡한 예산안"이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여당에 대해 "서민과 사회 취약계층을 등지고 만들어진 예산안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정부·여당으로서 철저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에 대해 "부자감세와 싸우는 척했지만 결국 부자감세에 동조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예산안에 앞서 세법 등 예산 부수법안이 먼저 처리됐지만 주요 법안마다 반대토론이 나왔다. 특히 최대 쟁점이었던 법인세법 개정안의 경우,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반대 토론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상정된 여야 합의안에 대해 "초(招)대기업 법인세 인하법"이라고 규정하며 "어지간하면 여야 합의를 존중하려고 했지만 이건 아니다. 법인세를 깎아주면 투자가 는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신화"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도 반대 토론에 나서 "과표구간별로 세율을 1%포인트씩 낮추는 안은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한 적 없다. 도깨비처럼 등장한 수정안"이라며 "이는 조세법률주의와 국회를 모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찬성토론을 했으나, 송 의원조차 "사실 저는 오늘 법인세법 관련해 반대토론을 하고자 했지만, 동료 의원들과의 논의 끝에 안타깝지만 찬성토론을 하고자 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법인세 인하가 초부자 감세라는 민주당 주장은 전혀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정략적 주장"이라며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결국 재석 274인 중 찬성 203명, 반대 37명, 기권 34명으로 처리됐다. 여야 양당 합의안임에도 불구하고 이탈표가 70표 넘게 나온 것이다. 정의당은 물론 양당 강경파들도 적지않게 이탈한 것인데, 특히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기권표를 던진 것은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실이 법인세 합의에 대해 불만을 표한 가운데여서다. (☞관련 기사 : 대통령실, 예산안 합의에 "경제 위기 돌파할지 우려)  

 

민주당에서도 박용진·박주민·이탄희·양이원영 의원 등 당내 진보성향 의원들과 이인영·김현미·도종환·윤건영·김경협·소병훈·강민정·최강욱·한준호 의원 등 문재인 정부 고위직을 지냈거나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졌다. 우원식·전해철·기동민·강훈식·윤영찬·이용우 의원은 기권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의 경우에도 찬반 토론이 열띤 양상으로 전개됐다. 종부세법 개정안은 1가구 1주택자 과세 기준을 현행 공시가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 2주택자는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집 가진 부자들의 세금을 연간 5조 원 가량 깎아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1주택자 평균 종부세액은 78만 원으로 주택가격 대비 실효세율은 0.05%에 그친다. 2021년 기준 1주택자 납부세액은 전체 종부세의 3.5%에 불과해, 결국 이번 조치의 혜택은 대부분 다주택자와 법인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반대 투표를 호소했다.

 

반면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찬성토론에서 "(개정안은) 종부세를 과거 도입 취지에 맞게 정상화한 것"이라며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현 시장 상황에 맞게 현실화해 종부세 납세자를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종부세 개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는 재석 258인 중 찬성 200명, 반대 24명, 기권 34명이었다. 

 

다만 열띤 토론전과 적잖은 이탈표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이들 법안들을 포함한 예산안 부수법안 19건 모두 이변 없이 여야 합의안 내용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관련 기사 : 여야, '마침내' 예산안 합의…법인세 전구간 1%P 인하, 경찰국 예산 50% 깎기로)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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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패륜정권, 퇴진이 답이다!” ..20차 촛불대행진 열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2/12/2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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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단: 강서윤, 김영란, 문경환 기자, 이인선 객원기자

 

[종합] “패륜정권, 퇴진이 답이다!”..20차 촛불대행진 열려

 

성탄절 전날 촛불행동이 주최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20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에는 연인원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 이호 작가

 

연일 계속되던 한파가 다행히 이날은 조금 누그러졌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정권, 패륜 망언을 계속하는 국힘당 의원들, 시민분향소에서 막말 방송을 하는 극우단체…

 

이제 싸움은 국민 대 정권의 대결이 아닌 인간 대 짐승만도 못한 자들의 대결이 되었다. 

 

“패륜정권 막말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촛불행동은 2022년의 마지막 날인 다음 주 토요일 21차 촛불대행진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호 작가

 

▲ 행진하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11보: 오후 6시 19분] “퇴진이 답이다” 명동, 을지로 일대 행진 

 

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다시 본무대 장소로 모였다.

 

시민들은 행진 내내 “패륜정당 국힘당 해체하라”, “패륜정권 윤석열 퇴진하라”, “퇴진이 답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손이 얼고, 귀가 떨어질 정도로 추운 날씨이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힘찼다.

 

성탄절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은 행진 대열에 박수를 보내며 구호를 함께 외쳤다.

 

명동 일대에 “퇴진이 답이다, 윤석열 꺼져줘야 메리 크리스마스, 김건희 벌 받아야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자 많은 시민이 웃음을 지었다.

 

시민들은 2022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도 촛불을 들자며 함성을 지르고 촛불대행진을 마쳤다. 

 

© 김영란 기자

 

▲ 구호를 함께 외치는 시민.  © 김영란 기자

 

▲ 행진 대열에게 박수를 보내는 시민.  © 김영란 기자

 

[10보: 6시] “성탄절에 받고 싶은 선물은 윤석열 퇴진!”

 

“퇴진이 답이다. 퇴진이 답이다. 이러다가 나라 망한다. 윤석열 꺼져줘야 메리 크리스마스!”

 

행진차에서 흘러나오는 풍자 노래 「퇴진이 답이다」에 맞춰 20차 촛불대행진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서울 시청 방향으로 힘차게 행진을 시작했다.

 

성탄절 전야인 이날. 저마다 등에 “윤석열 꺼져라”, “퇴진이 답이다”, “김건희가 벌 받아야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귀가 적힌 ‘특수 제작 스티커’를 붙인 시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온몸에 ‘공룡 탈’을 쓴 한 시민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공룡 탈을 쓴 참가자와 시민들.  © 강서윤 기자

 

경기 의왕에서 온 남성 ㅂ 씨가 공룡 탈을 쓴 시민과 “사진 좀 찍어주시겠어요?”라고 기자에게 다가왔다. ㅂ 씨는 “겨울이 끝나기 전에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편한 마음으로 휴가나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여성 ㅇ 씨는 ‘성탄절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외쳤다.

 

“성탄선물 대세! ‘석열 사표’가 있는지 천공에게 물어보자!”

 

가면을 쓰고 행진에 참가한 남성 ㅈ 씨는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이 들고온 선전물을 쓱 들고는 다시 행진 대열을 따라갔다. 선전물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받고 싶은 선물이 뭐니?”

 

“(윤석열) 탄핵이오!”

 

‘성탄절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서울 성북구에서 온 여성 ㅊ 씨는 잠깐 멈춰 “윤석열 퇴진!”이라고 힘껏 외친 뒤 바삐 행진 대열을 좇아갔다.

 

▲ 서울 시청광장 근처에 설치된 대형 성탄절 트리를 지나는 촛불 시민들.  ©강서윤 기자

 

이날 촛불대행진이 열리는 맞은편 길목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도 열렸다. 

 

마침 주변을 지나던 30대 여성 ㅎ 씨가 “원래는 평화로운 곳이었는데...”라며 혀를 끌끌 찼다.

 

이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김영란 기자

 

[9보: 오후 5시 30분] “일본, 미국에 볼모로 잡힌 이 나라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

 

양평에서 남편, 아이와 함께 온 최은선(45) 씨는 “내가 윤석열 찍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건 해도 너무한다”라고 운을 뗐다. 

 

촛불대행진에 나온 지 한 달 정도 되었다는 최 씨는 2살밖에 안 된 아이와 추운 날씨 때문에 번갈아 가며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 노릇을 하려고 한다. 매일 같이 사건, 사고가 터진다. 제발 더 이상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참 전에 내려왔어야 하는 인간이다.”

 

아직 집권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말에는 “이미 바닥까지 떨어졌다.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큰일이야 나겠냐고 하지만 벌써 대한민국은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아니 그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졌다. 일본, 미국에 볼모로 잡혔다. 이 나라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옛날 같으면 난리 날 일들을 지금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안 한다. 날씨가 추워서 집회에 많이 못 나오는 것 같은데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해야 세상이 바뀐다”라며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영란 기자


[8보: 오후 5시 20분] “패륜일당은 이 땅을 떠나라”.. 태평로 일대를 울린 목소리

 

오늘 촛불대행진 행사의 마지막 발언은 안진걸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가 했다.

 

안진걸 대표는 “1, 2월 더 힘을 내서 정말 100만 명, 200만 명, 300만 명의 함성으로 최대한 빨리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끌어내릴 힘과 체력과 지혜를 비축해나가자”라고 호소했다.

 

▲ 노래패 우리나라와 촛불대행진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발언이 끝나자 노래패 우리나라가 무대에 올라왔다. 우리나라 가수들은 노래에 앞서 참가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어 우리나라는 참가자들과 함께 「또다시 촛불」, 「꺼져라」라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나라는 마지막으로 “윤석열은 이 땅을 떠나라”라며 노래 「떠나라」를 부르자 현장에 ‘패륜일당’이라고 적힌 초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 윤 대통령과 장제원·권성동·김상훈의 얼굴 사진이 담긴 초대형 현수막에 '패륜일당'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 이호 작가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떠나라”라고 외침과 동시에 현수막을 갈기갈기 찢어 윤석열,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등 패륜일당을 청산하는 상징의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에 분노한 시민들이 '패륜일당'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갈기갈기 찢고 있다.  © 이호 작가

 

행사가 공연과 상징의식으로 힘차게 마무리된 후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행진에 나섰다.

 

[7보: 오후 5시] 참가자들이 촛불의 파도를 만들다

 

▲ 노래패 '꽃다지'.  © 김영란 기자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 나는 간 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너와 나의 미랜 없지”

 

위의 구절은 노래패 꽃다지가 무대에 올라와 부른 노래 「주문」 가사 중 일부다. 이어 꽃다지는 노래 「당부」를 불렀다.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선전물을 흔들며 행사를 즐겼다.

 

공연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촛불과 선전물을 높이 들고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패륜정권 막말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정당 막말정당 국힘당은 해체하라!”

“국민이 적이냐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망언 막말정치인 촛불로 심판하자!”

 

© 김영란 기자

 

성탄절 노래로 유명한 「펠리스 나비다드」를 개사한 「퇴진이 답이다」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며 사진 촬영이 이뤄졌다. 현장은 참가자들이 든 촛불과 불빛으로 가득해지며 ‘촛불 파도’가 넘실거렸다. 

 

오늘 촛불대행진 행사도 이제 절정을 찍고 차차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6보: 4시 55분] “속이 너무 터져서 나왔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다!”

 

단단히 옷깃을 여민 채 아스팔트 바닥, 길거리에 나와 있는 시민들에게 20차 촛불대행진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물었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50대 남성 류 씨는 한동안 물끄러미 들고 있던 손선전물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손선전물에는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패륜정권 퇴진하라’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류 씨는 곧이어 나지막히 강조했다.

 

“여기 써 있듯이 윤석열 정권은 퇴진(해야 할) 정권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전북 무주에서 아침 일찍부터 온 60대 여성 최 씨의 말을 들어봤다.

 

“답답한 심정으로 나왔다”라고 한 최 씨는 “제가 한땀 한땀 만들었다”라면서 쓰고 있던 우산을 보여줬다. 검은색 우산에는 빨간 실로 ‘김건희 특검’이라는 글귀가 돋보이게 수놓아져 있었다.

 

“속이 터져서 나왔다. 독재에다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너무나 나몰라라 하고 속이 터져서. 앞으로 계속 나올 거다.”

 

  © 김영란 기자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60대 부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뭐가 가장 화가 나느냐’라는 물음에 번갈아 가며 열변을 토했다.

 

“김건희를 먼저 구속하고 조사해야지!” (남편)

“이재명은 그렇게 헐뜯으면서 왜 김건희는 수사조차 안 하냐고. 수사를 해야할 것 아닌가!” (아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손선전물을 한 자리에서 줄곧 들고 있던 한 남성도 눈에 들어왔다. 이 남성은 “유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참가했다”라고 강조했다.

 

어제보다 날씨가 풀린 이날. “오늘은 별로 안 춥다. 시원하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온 태평로 일대는 촛불 시민들의 활기로 가득하다.

 

© 김영란 기자

 

[5보: 오후 4시 50분]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사퇴하라!”

 

한 시간 가까이 추운 날씨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웅크린 몸이 굳어지는 듯했다. 

 

사회자 김지선 씨가 모두 일어나 춤을 추자고 제안했다. 

 

노래패 우리나라의 가수 백자 씨가 개사한 곡 「퇴진이 답이다」에 촛불행동이 율동을 만들어 공개했다. 

 

참가자들은 흥겨운 박자에 맞춰 영상을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집회장은 열기로 흥성거렸다. 

 

▲ 노래 「퇴진이 답이다」에 맞춰 참가자가 춤을 추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영상을 보며 춤을 추는 시민.  © 김영란 기자


음악이 끝나고 자리가 정돈되자 무대에 영상이 상영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장제원(부산 사상구), 권성동(강릉), 김상훈(대구 서구) 국힘당 의원의 망언과 이를 따라 유족들에게 막말하는 극우단체 인물들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촛불행동은 장제원, 권성동, 김상훈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와 해당 지역구에서 진행하였으며 이를 영상에 담아 소개하였다. 

 

© 김영란 기자

  

[4보: 오후 4시 35분] 촛불 시민의 사자후 “검사 나부랭이 정권 끌어내리자!”

 

▲ 한파를 뚫고 모인 촛불 시민들의 기세가 뜨겁다.  © 김영란 기자

 

“한 줌도 안 되는 검사 나부랭이들이 정권을 독차지하고 자기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거짓으로 수사하고 구속하고 감옥에 보내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이게 우리가 꿈꾸는, 우리가 살고 싶은 나라인가?”

 

위처럼 사자후를 토한 김영석 씨는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미친 것들이 칼춤을 추고 있다. 지금은 혁명이 필요한 때”라면서 “어떻게 이런 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란 말인가. 윤석열을 끌어내릴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국민이 거리로 나올 이유도 차고 넘친다”라며 촛불대행진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 김영석 씨가 발언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우리 힘을 모아서 윤석열을 퇴진시킬 그날까지 함께 해보자!”

 

무대에 올라 이렇게 발언한 민중가수 김가영 씨는 「상록수」, 「새로운 선택」을 잇달아 노래했다.

 

▲ 민중가수 김가영 씨.  © 김영란 기자

 

사회자 김지선 씨는 “촛불혁명의 주인은 여러분이고 윤석열 퇴진이 끝이 아니다”라며 “죽 쒀서 개 주는 일 없어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선 우리 국민의 힘이 하나가 된 조직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그 불씨가 돼달라”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자신을 ‘촛불집회 죽돌이’로 소개한 구본기생활연구소의 구본기 소장이 즉석 시민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 수원에서 온 여성 ㄷ 씨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돼지’ 하나 못 잡겠나. 우리 내년 4월까지는 돼지 잡자”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풍자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남성 ㄹ 씨는 촛불대행진에 동참하러 일본 오사카에서 22일에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 촛불대행진에 동참하려 일본 오사카에서 왔다고 소개한 남성 ㄹ 씨.  © 김영란 기자

 

ㄹ 씨는 일본에서 윤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답답하고 창피하고 교포로 살고 있는데 너무 안 좋은 모습만 보이니까 국가적으로 창피해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왔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김포에서 온 여성 ㅁ 씨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너무 암담하다”라며 “제 자식들을 위해서 나왔다”라고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즉석인터뷰는 시민들과 사회자가 주고받는 재치와 풍자 속에 즐겁게 마무리됐다.

 

▲ 구본기 소장이 한 아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3보: 오후 4시 20분] 윤석열을 퇴진시키겠다는 굳은 의지로 모였다

 

주최 측에서 행사장 중간에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천막을 치고 안에 난로를 켜 놓아 누구든 들어와 몸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난로 주위에 서너 명의 시민이 불을 쬐고 있었다. 

 

안양에서 왔다는 ㄱ 씨는 “집회장에 사람이 없으면 윤석열이가 우습게 볼까 봐 날씨는 춥지만 자리라도 채우려고 나왔다”라고 하였다. 

 

ㄱ 씨는 “녹사평역 시민분향소를 다섯 번이나 다녀왔다. 가서 영정사진 보고 있으면 아까운 젊은이들이 저리 많이 세상을 떴다는 게 정말 슬프다. 그런데 바로 옆 소녀상 앞에서 김상진이란 놈이 계속 조롱한다. 가서 몇 번을 싸웠다. 나야 나이 먹었으니 그쪽에서 어쩌겠나. 그렇게라도 싸우는 게 나잇값 하는 거다”라고 하였다. 

 

ㄱ 씨는 지난주 촛불대행진에서 장애인 부부를 만난 이야기를 하였다. 

 

남편이 시각 장애인이고 아내는 휠체어를 타는 부부인데 일산인가에서 참석했다고 한다. 

 

남편이 아내 휠체어를 잡고 행진을 끝까지 함께 했다니 윤석열을 퇴진시키겠다는 의지가 참 대단하다.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ㄴ 씨는 1차 촛불대행진부터 꼬박 참석했다고 한다. 

 

개근상 받아야겠다고 하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나와야 한다”라고 하면서 “오늘은 일 때문에 옷도 정장을 입고 왔다. 중간에 일어나야 한다”라고 하였다. 

 

잠시 몸을 녹인 시민들은 다시 집회장으로 돌아갔다. 

 

▲ 아빠와 함께 온 어린이.  © 김영란 기자


[2보: 오후 4시 10분] 윤석열에게 보내는 성탄 메시지로 시작한 20차 촛불대행진

 

어제보다 날이 풀린 12월 24일 오후 4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20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 행사가 서울 시청과 숭례문 사이 도로에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강남촛불행동의 김지선 씨는 행사에 들어가기 앞서 “지난주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수만 명의 국민이 이 자리에 모여주셨다. 춥지만 반드시 이 패륜정권을 퇴진시켜야겠다는 책임감으로 가족 손을 잡고, 지인들과 함께, 또 혼자서도 촛불을 들어주셨다”라며 지난 12월 17일 진행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에 함께 해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했다.

 

김지선 씨는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본색을 드러내는 윤석열 정권이다. 하지만 결국 이 검찰 독재 정권을 끌어내리고 다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오늘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도 촛불을 들고 있다. 포항, 수원, 군산, 춘천, 광주, 부산, 익산, 대구, 부안, 원주, 제주 등 매주 지역 촛불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많은 참가자는 이에 환호와 함께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패륜정권 윤석열은 퇴진하라”, “패륜정당 국힘당은 해체하라”, “민생파탄 검찰독재 윤석열은 퇴진하라”라고 외쳤다.

 

© 김영란 기자

 

오늘 행사의 첫 번째 발언자는 조헌정 목사였다.

 

조헌정 목사는 성탄절 전날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성탄 편지를 써왔다고 서두를 뗐다.

 

조헌정 목사는 편지를 읽으며 “취임한 지 8개월이 되었는데, 당신이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노동자의 정당한 생존 투쟁을 핵폭탄에 비교하는 게,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것인가? 제정신에서 한 말인가?”라고 윤석열의 행태를 비판했다.

 

조헌정 목사는 이어 “당신은 취임 전부터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얻은 게 무엇인가? 미사일이 오고 가는 전쟁 공포밖에는 없다”라며 “사이비 점술가를 추종하는 윤석열 왕이여! 당신은 예수를 죽이겠다고 베들레헴의 남아들을 살해한 헤롯왕과 다를 바가 없다”라고 역설했다.

 

발언을 갈무리하며 조헌정 목사는 “더 이상 우리 얼굴에 먹칠하지 마시오. 더 이상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하지 마시오. 대통령직에서 속히 내려오라.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당장 내려와라!”라고 외쳤다.

 

▲ 시민들에게 성탄절 선물을 나눠주는 '공익제보 진실알리미' 유튜버.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1보: 오후 2시 58분] 성탄절 전날에도 타오르는 ‘윤석열 퇴진 촛불’

 

20번째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이 24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다.

 

이날 촛불대행진은 서울뿐만 아니라 수원, 광주, 대구, 부산, 부안, 익산, 제주 등 11개 지역에서 열린다.

 

▲ 24일 오후 4시부터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 김영란 기자

 

촛불대행진을 주최하는 촛불행동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행사 준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 9시부터 무대와 음향 등이 도착해 설치를 시작했다. 오전 11시경부터는 다양한 천막과 현수막 등의 설치를 완료했다. 그리고 자봉단은 정오부터 나와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음향, 영상, 자막 등의 점검과 출연자들의 사전연습이 진행 중이다. 

 

따뜻한 차, 커피, 핫팩, 깔개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나눔 천막은 촛불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창 하고 있다. 

 

오후 2시부터 하나둘 태평로로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촛불대행진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추운 날씨인데 왜 일찍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석열 때문에 병이 날 것 같다. 윤석열 퇴진을 외쳐야 그나마 속이 시원해진다. 일찍 나와 자리를 잡고 있으면 시민들이 차례대로 앉는다”라고 답했다. 

 

▲ 일찍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민들.  © 김영란 기자

 

촛불행동은 이날 이태원 참사 막말하는 국힘당 의원들을 성토하는 발언과 상징의식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본 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서울시청-을지로입구-한국은행-서울시청 경로로 행진을 한다. 

 

조헌정 목사,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시민 김영석 씨가 연설자로 나선다. 그리고 노래패 ‘우리나라’, 노래패 ‘꽃다지’, 김가영 씨가 노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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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기록되어 마땅하다” 죽음 마중하는 서른명의 자서전



등록 :2022-12-24 07:30

수정 :2022-12-24 09:11

장수경 기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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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커버스토리

마지막을 기록하는 사람들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의향서 작성한 무명씨 사연 등 책 속에 담아

민주화 투사 어머니, 이산가족, 시각장애인, 차별받은 여성 등 이야기

“그래도 괜찮게 살았구나” 반추…가족에게 ‘마지막 화해의 시간’ 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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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은 4년째 장삼이사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사실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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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난 유아무개씨는 딸만 둘 낳았다는 이유로 집에서 내쫓긴 어머니 대신 네살 많은 언니의 정을 받고 자랐다. 집안 사정 탓에 학교는 다니지 못했고, 14살 때 서울로 상경해 옷 만드는 일을 했다. 그마저도 바늘에 손을 다쳐 양장점을 그만뒀다. 22살 되던 해 ‘난임 부부에게 아기를 낳아주면 잘살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지역으로 내려가 아기를 낳아 건넸다.

 

이후 유씨는 중매로 자신보다 16살 많고 아들이 셋인 남성과 결혼했다. 남편은 인격이 훌륭했지만, 그렇다고 유씨의 삶이 편안해지진 않았다. 남편 병수발, 집안 살림, 공장 노동까지 고된 삶의 연속이었다. 말년이 돼서야 복지관에서 사교댄스를 배우고 얼굴에 있던 천연두 자국도 지우는 여유를 가졌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2020년 간외담관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8월 인생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자신이 이른바 ‘씨받이’(대리모)였다는 사실은 임종 전 자신을 간병하던 딸에게 털어놨다.

 

매년 3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유씨처럼 다른 차원의 세계로 떠난다. 그중 소수만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 주로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이들이다. 그렇지 않은 대다수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기억만 남긴 채 떠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흐릿해지고 잊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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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은 4년째 장삼이사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사실모 제공

 

역사를 미분해보면 연, 월, 일마다 개별적 사건이 벌어진다. 개별 사건 속엔 무수한 ‘무명씨’들이 있다. 보통의 삶을 가치 없음으로 여길 수 없는 이유다. 때론 고난의 시간을, 때론 기쁨의 시간을 지나온 모든 무명씨들에게 ‘생의 찬미’를 보내는 특별한 자서전이 나왔다. 서점에선 살 수 없는, 500권뿐인 귀한 책이다. 제목은 <모든 삶은 경이롭다>.

 

모든 삶은 기록되어 마땅하다는 책을 만든 곳은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사실모)이다. 임종 과정에 이르렀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을 받는 기관으로 2019년부터 무명씨들의 구술자서전을 만들고 있다. 올해는 ‘살아보낭 살아졈수다’(살아보니 살아지더라)라고 고백하는 제주 해녀, 남동생과 피난 와서 이산가족이 된 구순의 어르신, 중도 시각장애인, 민주화 투쟁을 하다 고문받은 아들을 잃을 뻔했던 어머니 등 ‘경이로운 삶’을 살아낸 30명의 이야기가 실렸다. 지난 13일 구술작가로 참여한 강유정(62), 윤서희(51), 전효선(54)씨와 홍양희(73) 사실모 공동대표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실모 사무실에서 만났다. 홍 공동대표가 “작가님들”이라고 언급하자, 작가들은 “전문 작가는 아니”라며 부끄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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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자서전 <모든 삶은 경이롭다>를 만든 강유정 작가(왼쪽부터), 전효선 작가, 홍양희 사실모 공동대표, 윤서희 작가.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못 배웠더라도, 가사 노동만 했더라도”

“한 구술작가가 ‘다른 이의 삶을 보니 경이롭더라’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만장일치로 올해 책 제목 ‘모든 삶은 경이롭다’가 나왔다.”(홍양희 공동대표)

 

타인의 삶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매년 책 제목에 고스란히 담긴다. 2019년 첫 구술자서전 <감사의 꽃으로 피어난 내 인생>, 2020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 2021년 <세월이 쌓이니 인생이더라>에 이어 올해까지 4년 동안 아름다운 153명의 삶이 기록됐다. 인터뷰 대상자는 주변이나 기관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작가들이 발굴하기도 한다.

 

자서전 사업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러 온 어르신들이 한풀이하듯 자신들의 인생을 털어놓는 데서 시작했다. 사실모에서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전 작가는 “어르신들이 삶이 허무하고 불안하다는 한탄을 많이 했다. 상담 중 삶에 대한 지지와 공감을 보내면 ‘나도 참 잘 살았네’ 하기도 하고, ‘역경을 통해 성장했다’고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생을 마무리할 즈음, 자신을 긍정하도록 만들자는 데 마음이 모였다. 첫걸음은 2018년 ‘소원노트’였다. 살아온 인생을 각 문항에 적고, 앞으로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등을 기록하는 노트였다. 노트엔 질곡의 삶들이 적혔다. 윤 작가는 “잘 버텨온 삶들이 그냥 흘러가게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음해 구술자서전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대체로 50~70대로, 사실모 상담사거나 상담전문가다.

 

처음에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자서전이냐’며 경계하던 이들도 두번, 세번 작가들을 만나며 상호 신뢰(라포)가 형성된 뒤엔 자신의 인생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강 작가는 “최소 3~4번 만나고, 한번 만날 때 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작가가 다 들어준다는 신뢰를 갖게 되면, 자서전에는 싣지 않은 내밀한 이야기와 가족사까지 털어놓는다. 그럼 같이 웃고 같이 운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괜찮게 살았다고 스스로를 긍정한다.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터뷰 대상자들은 복지관 친구들에게 줄 자서전을 더 구하고 싶다고 하기도 하고, 자신이 나온 글만 복사해서 주변에 나눠 주기도 한다. 윤 작가가 말을 보탰다. “과거엔 분노밖에 남지 않았던 일도 현재 시점에서 다시 회상할 땐 뇌에서 재해석이 일어난다. 이후 정화된 글 자체로 책이 인쇄됐을 땐 내 삶의 재진술이 된다. 바로 글쓰기 치료다.” 그렇기에 구술작가들은 작가이자 상담사, 치료자다. 전 작가는 “그의 삶에 어떤 굴곡이 있더라도, 못 배웠더라도, 애만 키웠더라도 삶은 소중하다는 걸 늘 염두에 두고 위로와 공감, 지지를 건넨다”고 말했다.

 

작가들의 이런 노력 때문일까. 지난 9일 자서전 출판기념회 땐 가슴 철렁한 일이 있었다. 기념회 당일 아침 윤 작가가 인터뷰한 이○○(81)씨가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치매를 앓고 있기에 걱정은 더 컸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념회에 참석하려고 목욕탕에 갔던 것. 목욕재계하고 기념회에 참석한 이씨는 윤 작가에게 “내가 선택받은 사람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런 감동을 대다수는 잘 모르기에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하는 건 쉽지 않다. 가족사가 공개된다며 자녀들이 반대해 무산되거나 자서전을 쓸 만큼 대단한 인생이 아니라며 거절하기도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다’ 편의 주인공 황은식(87)씨도 마찬가지였다. 황씨는 “성실하게 살았지만, 내놓을 만한 업적이나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를 정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도 시각장애인 남궁광수(57)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남궁씨는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 ‘한 것도 없는데 뭘 쓰나’ 싶어 망설였다. 그러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할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응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가품질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남궁씨는 2013년 ‘급성간농양에 의한 패혈증’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안구를 적출했다. “몇달을 침대에 누워 눈물만 흘렸지만” 2년 동안 2500시간의 수업을 들으며 안마사 자격증을 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열심’으로 산 남궁씨의 인생은 자서전에 고스란히 남았다. 그래도 남궁씨는 조금 후회가 든다. “아내가 읽어주는 자서전을 들으며 인생을 한번 점검했다. 열심히는 살았지만 남을 위해서 산 것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론 남을 위해 살고 싶다. 아들과 며느리는 울었다고 하더라. 가족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에 가족이 참여하면 서로에 대해 알게 되고, 화해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8살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인터뷰한 오영규(가명·26)씨는 이번 자서전이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진 할머니의 꿈에 대해 들을 기회가 없었고, 일찍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어떤 분인지 몰랐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만 고민해왔는데 뿌리와 가족을 생각하게 됐다.”

 

50~70대 시니어 작가들의 시행착오

 

전 작가의 말을 빌리면, 인터뷰 대상자는 수도권에서 제주까지 “전국구”, 주로 60~90대다. 이들의 삶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민주화 등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일제강점기 1931년 대신 ‘쇼와 6년’으로 자신의 태어난 연도를 기억하는 김○○씨, 17살에 신랑 얼굴도 못 본 채 결혼했던 권○○씨, 한국전쟁 때 가족을 잃은 손○○씨 등의 삶은 역사 속 한 페이지다. “수영복이라는 게 없었을 때, 한복 속곳을 입고 바다 수영을 했다고 한 분이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부근의 행정구역이 예전엔 경기도였다는 걸, 자하문 지역에 과수원이 있었다는 것도 구술자서전 사업을 하며 들은 이야기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새로 태어난다.”(윤 작가)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A4용지 8장에 사진 5~6장과 함께 실린다. 한국전쟁 등을 겪다 보니 어린 시절 사진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족두리한 결혼사진, 큰아들이 죽은 일주일 뒤 찾아온 나비 사진, 초등학생 손녀가 그려준 초상화, 치매 노인이 꿈에서라도 자유롭게 거닐고픈 꽃동산 작품 등 각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진을 건넨다. 홍 대표는 “집안이 종갓집인 한분은 17명 조상의 비석이 있는 사진을 꼭 넣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각자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진을 보는 감동이 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최대한 인터뷰 대상자들의 언어를 그대로 옮긴다. 윤 작가는 “어떤 의미일지 해석해서 그분의 입장에서 쓴다. ‘남편은 장단에 맞춰 젓가락을 두들기는 음악을 좋아했다’ 같은 표현은 내가 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작가들은 대상자들이 기억에 의존해 말하는 이야기의 팩트를 확인한다. “한 인터뷰 대상자가 ‘고향에 있는 다리 밑 모래로 찜질하면 건강에 좋다’고 했는데, 실제 검색을 해보니 맞더라”고 전 작가가 말했다.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보니 초반 시행착오는 있었다. 50~70대라 녹음기 사용 방법이 서툴러 녹음 파일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고, 맞춤법이 틀리는 건 예사, 팩트 확인이 부족해 지명을 잘못 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홍 대표의 ‘빨간 펜’ 자국이 글 곳곳에 있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이 작가는 어쩜 맞춤법을…’ 혹은 ‘스마트폰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같은 생각도 들었다. 최종본이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읽었는지 인터뷰 대상자가 출판기념회에 오면 누군지 알아볼 정도였다.(웃음)”(홍 대표) 최근엔 작가들에게 녹음하는 방법부터 자서전의 의미, 글쓰기 방법 등을 강의한다. 대학교수를 초청해 인문학 강의도 했다. 윤 작가는 “매년 작가도 성장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3명 자서전 못 보고 사망

 

자서전을 만드는 과정은 대상자뿐만 아니라 작가에게도 치유의 과정이다. 대상자가 자신의 인생을 지지·공감받는다면, 작가는 다른 이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강 작가는 서울 중구 필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씨의 삶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 걸은 적이 있다. “분식집에 손님이 많아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대신 이씨가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자리, 이씨가 다니던 교회 등을 가보니 이씨의 삶을 함께 걷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머니를 잃은 윤 작가는 인터뷰 대상자들에게서 어머니의 모습을 본다. 전 작가는 죽음을 앞두고 동네 사람들에게 떡을 돌린 유○○씨, 여행 가기 전에 항상 유언장을 써놓는 안○○씨, 시각장애 1급임에도 다른 시각장애인에게 점자를 가르치는 신○○씨 등에게 삶의 지혜를 배운다.

 

강 작가는 앞으로 노숙인 자서전을 만들어 “그들을 삶을 세워주고” 싶다. 윤 작가가 말을 보탰다. “구술자서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할 때 ‘그런 사람들이 남길 게 뭐가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난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데 대상자 제한은 없지 않나.”

지난해 인터뷰 대상자 두명, 올해는 한명이 자서전을 받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자서전은 받지 못했지만, 사망한 이들이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삶을 잘 마무리했을 것이라고 작가들은 확신한다. 구술자서전이 “인생의 쉼표”(전 작가), “자존감을 세워주는 위로”(강 작가), “존엄한 배웅이자, 존엄한 마중”(윤 작가)이라는 작가들은 내년에도 자신의 삶을 풀어내줄 이들을 기다린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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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공사, ‘건강검진 차별 논란’ 끝에 원·하청 동일 적용 추진

‘똑같이 분진 마시는데 건강검진 차별’ 비판에...하청업체 입찰 계약조건에 ‘동일 건강검진’ 명시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민중의소리
대한석탄공사 하청업체 노동자가 겪고 있던 직영 노동자와의 건강검진 차별이 해소될 전망이다.

23일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하면 석탄공사는 내년부터 하청업체를 입찰할 때 직영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종합건강검진과 동일한 수준으로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시행하는 것을 계약조건으로 걸기로 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아직 내부 검토 중인데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이라며 “(입찰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서 (하청업체) 계약조건에 포함해 직영과 동일하게 (하청 노동자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하도록 하려고 한다. 내년 2월 말에 연장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아마 1월 중에는 규정이 개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제기된 문제를 석탄공사가 인정한 결과다.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직영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가 함께 비슷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탄공사는 직영 노동자에게만 지정병원에서 정밀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매년 비용을 지원하고 있었다. 반면 하청 노동자는 비용 지원도 없이 이동식 차량에서 기본적인 건강검진만 형식적으로 받고 있었다.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완치가 불가능한 직업병인 ‘진폐증’의 위험을 늘 안고 살기 때문에 정밀한 건강검진은 필수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원청과 하청,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차별이 있었던 것이다.

 

 

 

대한석탄공사가 운영하는 3개 광업소 중 도계광업소에서 선탄 작업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 ⓒ진보당


지난해 8월 말 진보당과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석탄공사지부가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처음 공론화했고, 그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변화를 견인했다. 

하지만 그 변화는 ‘반쪽 짜리’에 불과했다. 직영 노동자는 매년, 하청 노동자는 격년에 한 번만 지원을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하청업체가 소요예산을 모두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노동 현장에서는 혼란이 계속됐다. 격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지원해주는 것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올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다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차별 없이 모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석탄공사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석탄공사는 이를 받아들여 하청업체 입찰 과정에서 직영 노동자와 동일한 건강검진을 하청 노동자들에게 시행할 것을 계약조건으로 내걸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행 최저가 입찰 방식이더라도, 건강검진 비용은 기본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송주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석탄공사지부장은 “뒤늦게나마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입찰 계약서에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금액까지 반영되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아니라 단순히 ‘건강검진을 동일하게 실시하기로 했다’고만 명시한다면 차별 문제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지부장은 “예전에는 아파도 참으면서 게속 일을 해야 했고, 건강검진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제때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올해도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을 받아 병원에 가더라도 평일 근무시간을 피해서 휴일에 개별적으로 받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턴 비정규직도 평일에 편하게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자기 몸을 돌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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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소유 YTN은 재앙... 대통령실 '돌발영상' 대응은 오버"

[인터뷰] 고한석 YTN 지부장 "공기업 지분 강제 매각, 법적 대응"

22.12.23 18:19l최종 업데이트 22.12.23 20:14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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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방송인 YTN 매각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21.43%의 지분을 보유한 YTN 최대주주 한전KDN이 공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지난달 YTN 지분 매각을 결정했고, 한국마사회도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YTN 지분(9.52%)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20여 년간 유지돼 온 YTN의 공적 소유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대기업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경제>를 비롯해 유수의 대기업들이 YTN 지분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YTN을 재벌들에게 매각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속내는 무얼까. YTN의 '사영화' 반대를 외치는 고한석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22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YTN을 재벌과 자본의 논리에 봉사하는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영화라는 말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사영화는 사주의 사사로운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낙하산 사장 취임과 이를 막으려는 노조의 투쟁, 이어진 해직 사태를 겪었던 고 지부장은 "그런 사태를 겪으면서 YTN이 공정방송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있어서 지금은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대주주가 재벌로 바뀌면 공정방송을 위해 다져놓은 여러 제도들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면서 "두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측이 YTN은 편향적이라며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고 지부장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의원들도 YTN을 항의 방문했다"면서 "보도에 대해서도 내부 구성원들이 격론을 벌이면서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한다. (국민의힘은 YTN이) 우리 편이 아니니까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홍을 겪으면서) 후배들이 보도할 때 눈치 안 보고 기사 쓸 수 있고 어디든 비판할 수 있는 취재 환경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도 후배들이 그렇게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고 지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YTN까지 재벌을 대변하면 언론 지형 크게 왜곡될 것"
 
▲ 고한석 언론노조 YTN 지부장 “YTN 사영화, 24시간 재벌 뉴스 채널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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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들의 YTN 지분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YTN 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의결했다. YTN의 대주주가 공기업에서 민간 자본으로 바뀐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YTN 사영화는 사주의 사사로운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가 되는 것이다. 언론사를 자기들의 방패막, 신분 상승, 정치권에 줄을 대는 도구로 여기는 사주들이 있다. 그런 사주가 YTN을 인수하면 YTN은 자본과 사주의 논리에 봉사하는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능성을 대단히 우려하는 것이고, 국민들도 인식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해마다 실시하는 영국 옥스퍼드대 저널리즘 조사에서 YTN은 뉴스신뢰도에서 대부분 1위였다. 그만큼 뉴스신뢰도를 탄탄하게 구축해왔다. 온라인 영향력도 포털 못지 않게 크다.

그런데 YTN이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이런 신뢰도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무너질 수 있다. 보도에서 그런 행태가 나타나면 언론사로서 경쟁력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모든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 24시간 재벌 보도 채널? 재앙 같다."

- 지분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기업들이 <한국경제>를 비롯한 대기업들인데.
 

"<한국경제>가 좋은 기사를 쓰기도 하지만, 자본의 논리를 대변하는 신문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화물연대를 귀족 노조라고 몰고, 노동조합은 무조건 이익 집단이라는 식으로 몰아간다. 대기업들이 주요 주주인 <한국경제>가 인수하면 결국 YTN도 그 논리를 따라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90%는 노동자들이다. 한국 언론 지형이 지금도 (노동자·서민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런데 YTN까지 재벌을 대변하면 우리나라 언론 지형은 크게 왜곡될 것이다."

- 현재 YTN의 공기업 소유체제에선 어쨌든 정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민간에 매각되는 것이 정권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2008년 낙하산 사장 사태를 겪으면서 YTN이 공정방송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들이 있다. 지금은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두렵지 않다. 낙하산 사장이 내려와도 싸울 수 있고 자신이 있다."

"지금은 '낙하산' 막을 제도 있지만... 민간에 매각되면 무력화될 것"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고한석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YTN의 사영화를 반대하는 이유와 최근 대통령실이 국민과의 대화 리허설 장면을 보도한 돌발영상을 악의적 편집이다고 입장을 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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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방송 제도,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인가?

"첫 번째가 사장추천위원회다. 사장추천위원회는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가 위원으로 들어가고 시청자가 추천하는 인사들도 들어간다. 낙하산 사장이 함부로 임명될 수 없다. 두 번째는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다. 사장이 보도국장을 임명하거나 해임할 때 보도국 구성원들의 과반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한다. 공정방송위원회도 운영 중인데,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이 보도국 회의에 직접 참석해 보도 공정성을 감시하고, 토의하고 있다."

- YTN이 보수언론이나 국내 대기업에 매각되면 이런 제도들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보나.

"YTN이 사영화되면, 공정방송을 위해 구축해왔던 제도들이 모두 리셋(Reset) 될 수 있다. 지금은 이런 제도들을 노사 단체협약 등으로 규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사주가 이를 내팽개치면 또다시 싸움을 해야 하는 거다. 현재의 공적 지배구조, 공기업이 지분을 소유하되 보도에 개입하지 않는 준공영방송은 유지돼야 한다."

- 정부 차원에서 공기업 자산 효율화란 명분으로 YTN 매각 작업이 전개되고 있다. 공기업들도 정부 눈치를 보면서 서두르는 모습인데, 왜 이렇게 하는 것으로 보나?

"정권이 YTN을 사영화하려는 목적은 너무나도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우리 편이 아니니까 사영화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더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본인들이 잘하면 좋은 보도가 나오는 것인데, 그냥 비판언론 몇몇 찍어서 자기편 아니라고 공격한다.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 국민의힘은 YTN이 불공정하다고 지속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방송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황당하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의원들도 YTN을 항의 방문했다. 보도가 불공정하고 윤석열 후보를 편든다는 이유에서였다. YTN은 민주당 편드는 방송을 한 적 없다. YTN은 중도적 성향이 강하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을 구성원들이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그렇게 되면 24시간 뉴스 채널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도에 대해서도 내부 구성원들이 격론을 벌이면서 균형을 맞춰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냥 우리 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돌발영상'이 악의적? 윤석열 정권의 언론관이 근본 문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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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대통령실이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장면를 보도한 '돌발영상'을 조작보도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데, 어떻게 보나?

"대통령실 대응은 오버다. '돌발영상'이 대통령 미담이나 훈훈한 내용으로 했으면 이렇게 했을까. 대통령실이 불법적인 영상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돌발영상' 내용이 불편한 거다. 허용되지 않은 영상을 활용한 것을 차치하고, '돌발영상'의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뭐가 조작이고 뭐가 악의적인 편집인가.

그간 '돌발영상'은 정치인의 발언이나 사건의 전후 관계 맥락을 보여주면서 풍자와 해학을 하는 보도를 해왔다. 그걸 악의적으로 편집했다? 그런 시각 자체가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다. 어떻게 보면 자기가 입은 피해를 부풀리는 자해공갈단 같다. 어떻게 이렇게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나오는지 모르겠다."
 
- 대통령실이 이렇게 YTN을 비판하면서, YTN 사영화 명분을 차곡차곡 쌓으려는 것 같기도 하다. 현재 진행되는 공기업들의 YTN 지분 매각은 사실상 YTN이 막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2008년 낙하산 사장 사태 때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결국 이겼다. YTN 지분 매각도 절차적으로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한전KDN이나 마사회도 처음에는 팔지 않겠다고 했다가 매각을 결정한 거다.

사실상 강제 매각이다. 불법적 요소가 있을 것이고 이런 부분들을 검토해서 법적 대응할 것이다. 매각 가격도 낮게 평가되면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공공기관이 자산을 매각할 때 150억 원 이상이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 법안도 통과되도록 노력하려 한다."

-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YTN은 그동안 (공정방송 제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 내부 갈등도 많았지만, 그동안 동료애로 지금까지 견뎌왔다. YTN이 (시청자) 기대에 만족할 만한, 기대했던 것만큼의 훌륭한 뉴스 채널이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후배들이 보도할 때 눈치 안 보고 기사 쓸 수 있고 어디든 비판할 수 있는 취재 환경을 만들었다. 후배들도 그렇게 얘기한다. 앞으로도 후배들이 그렇게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22일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로비에 YTN이 한국언론학회 회원 대상으로 공정성 부문 9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는 알림판이 전시되어 있다.
▲  22일 서울 마포구 YTN 사옥 로비에 YTN이 한국언론학회 회원 대상으로 공정성 부문 9년 연속 1위를 수상했다는 알림판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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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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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10개월, 수렁에 빠진 미국의 신냉전

미국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프랑스와 독일

중동의 대표 친미국가 사우디, 중국과 ‘反달러 동맹’ 추진

힘빠지는 차이잉원, 표류하는 대만 전략

만회 위해 확전 꾀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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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를 무력화시키려는 미국의 신냉전 전략이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나토 동맹은 분열되고 있고, 중동의 대표적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과 ‘反달러 동맹’을 향하고 있다.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의 지방 선거 패배로 대만을 우크라이나화하려는 미국의 구상도 속도조절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0개월을 경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신냉전 전략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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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프랑스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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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크롱은 12월 초 러시아 안전 보장이 러시아를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서 핵심 요소라고 밝혔다. 나토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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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안보 우려 해소는 2월 8일 푸틴의 요구였다. 당시 마크롱을 만난 자리에서 푸틴은 “나토의 세력 확장 중단, 국경 인근 미사일 배치 중단, 유럽 내 나토 군사시설 축소”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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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토회원국 독일의 숄츠 총리 역시 12월 12일 “전쟁을 끝낸 러시아는 경제 협력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면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11월 4일 중국을 방문해 “우리는 중국과 분리를 원치 않는다”며 “희토류 등 주요 원자재와 특정 첨단 기술같은 분야에서 공급망을 더 넓힐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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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숄츠는 시진핑과의 대화에서 “세계는 다극화된 구도를 필요로 한다”면서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은 미국의 대러 제재 요청에 표면적으로는 동참한다고 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실제 교역량은 줄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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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대표 친미국가 사우디, 중국과 ‘反달러 동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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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대표적 친미국가로 알려져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미의존 외교에서 이탈하여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 자국을 직접 방문해 원유를 증산해야 한다는 바이든의 요청을 사우디아라비아가 거부한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3개월 후인 10월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여 주요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에서 석유 감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 시진핑 중국 주석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살만 왕세자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양측은 석유 결제를 위안화로 하는데 동의했다.

그리고 12월,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은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5개월 전 미국과 달리 시진핑을 극진히 환대했고,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 그리고 인프라 건설 등 34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사우디 국책사업인 ‘비전 2030’이 연결되는 형국이다. 사우디의 발전전략이 친미에서 친중으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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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양국은 석유와 가스를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미국 경제 패권의 버팀목이었던 석유 달러 결제에서 벗어나 위안화 결제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상 ‘反달러 동맹’을 체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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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지는 차이잉원, 표류하는 대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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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은 대만의 분쟁지역화 즉 ‘대만의 우크라이나화’를 위한 시도였다. 대만을 분쟁지역화하여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대만과의 군사동맹을 재추진하려는 미국의 신냉전 확대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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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외교위에서는 9월 대만을 군사동맹 체결이 가능한 국가로 승격하는 ‘대만정책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이 제정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사실상 폐기되는 것으로, 대만 문제는 새로운 대결 국면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나 11월 대만에서 실시된 지방선거 결과 차이잉원 정부의 집권당인 민진당이 참패하고, 차이잉원은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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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는 2024년 1월 총통선거의 ‘중간평가’ 격이었다. 특히 대만의 수도인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로 나온 장제스의 증손자 장완완의 당선은 차이잉원과 민진당에게 뼈아픈 것이었다. ‘친미반중 노선, 대만독립 추구’라는 차이잉원의 정책은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대만정책법 역시 미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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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회 위해 확전 꾀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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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공군기지 2곳을 공격했다. 이들 공군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80~730km 떨어진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뉴욕타임스는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를 향한 가장 대담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 12월 5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내륙 쿠르스크 지역의 공군기지가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공교롭게도 마크롱이 바이든을 만나 러시아 안보 우려 해소하는 종전 협상을 거론하던 시점이었다. 따라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은 종전을 거부하는 젤렌스키의 작품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동의 없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영국의 보수일간지 <더 타임즈> 역시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펜타곤의 지지신호(green light)를 받은 결과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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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은 확전을 우려하여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통제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드론 공격은 미국이 ‘확전’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토-러시아’로의 확전을 통해 흔들리는 나토 동맹을 결속시키려는 것이다. 바이든이 젤렌스키를 워싱턴에 불러 “무한 지원”을 약속한 것도 그 맥락이다. 그동안 꺼려왔던 패트리어트도 제공 목록에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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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12월 12일 “러시아의 전면전은 실제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유럽인으로서(그의 국적인 노르웨이다) 확전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발언인지, 확전을 시사하는 발언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전면전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감지된다.

전쟁이 수렁에 빠지는 만큼, 열세 만회를 위한 군사 공세 강화의 유혹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것은 유럽으로의 확전, 나토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확대된다. 2023년의 세계는 올 해보다 더 위험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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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위 정론] 지옥문을 여는 윤석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12/23 11:32
  • 수정일
    2022/12/23 11: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2/12/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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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 선언

 

지난 16일 일본이 각의(국무회의)에서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고 ‘반격능력 보유’를 선언하였다. ‘반격’은 포장에 불과하다. 알맹이는 ‘적 기지 공격’, 그것도 선제공격이다. 그래서 ‘반격능력 보유 선언’은 오직 방위를 위한 무력만 행사한다는 뜻의 ‘전수방위’ 원칙 폐기 선언이며, 재무장·재침·군국주의 부활 선언이다. 이는 일본이 이번에 ‘국가 안보 전략’ 문서에 독도를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인 다케시마’로 명기한 데서도 드러난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이 한반도와 중국을 침략한 적은 있어도 북한이나 중국이 일본을 침략한 적은 없다. 어디까지나 침략을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 일본의 재무장 선언,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2. 환영하는 미국

 

일본이 ‘반격능력 보유’를 선언한 직후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유례없이 이른 새벽 동시에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담대하고 역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일본의 다짐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미국의 비전과 매우 일치한다”라며 크게 호평했다.

 

일본의 전쟁 범죄 피해국인 우리로서는 전범 국가 일본의 재무장을 환영한다는 미국의 태도가 황당하기만 하다. 하지만 미국으로선 동북아 패권 전략,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내세울 든든한 똘마니가 생기는 노릇이니 반가울 법도 하다. 게다가 ‘반격능력’을 미국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니 얼마나 든든할까 싶다. 이것이 미국의 민낯이다. 

 

3. 옹호하는 윤석열

 

대통령실은 18일 “여러 가지로 지금 자국 방위를 위한 고민이 깊지 않나 싶다”라고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과 일본의 판단에 따라 한반도가 전쟁터가 될 판에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윤석열이 이렇게 나오는 건 우선 기득권 적폐 세력이 뼛속까지 친미·친일이어서 그렇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도 뼛속까지 친미·친일이지만 이러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아무 생각이 없어서 가능한 일이다. 미국, 일본이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따라 한다. 간도 쓸개도 다 빼줄 태세다. 동시에 국민을 ‘개·돼지’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민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다. 욱일기에 대고 경례도 했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위기에 몰린 정권을 구해줄 든든한 뒷배라는 인식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윤석열과 기득권 적폐 세력에게 미국은 영원한 ‘큰형님’이다.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은 미국의 숙원이었다.

 

4. 전쟁 지옥

 

무조건 미국과 일본을 따라가는 윤석열이 전쟁 지옥의 문을 열고 있다. 내년 3월 한미 훈련을 계기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3월 위기설’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 분위기면 그 전에 무슨 사달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혹자는 지금 이미 전쟁 중이라고 한다. 

 

한미의 전쟁 연습이 지속되는 속에, 지난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뒤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를 향해 몰려들고 있다. 강대강 국면의 지속으로 한반도가 더욱 큰 전쟁 위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선언 직전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과 일본을 다녀갔다.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핵심 의제는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을 위한 긴밀한 협력이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위한 대북·중·러 적대시 전략이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 선언도 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렇듯 지금 순간에도 미·일과 윤석열의 전쟁 지옥을 향한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5. 퇴진 천국

 

한·미·일이 전쟁을 향해 질주하는 와중에 우리는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윤석열 집권 이후 한반도 전쟁 위기가 빠르게 고조되고 지속됐다. 미국의 숙원인 한일 관계 개선도 윤석열이 있어 가능하다.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한·미·일 세 나라의 관계가 전쟁 동맹으로 굳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윤석열이라는 고리를 끊으면 전쟁을 뒤로하고 평화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광장에서는 이미 윤석열 퇴진 촛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윤석열 때문에 깨진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싶은 이,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이는 모두 촛불 광장으로 나와 윤석열 퇴진에 힘을 모으자. 윤석열 퇴진이 전쟁 지옥문을 닫고 평화의 문을 여는 길이다. 국민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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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핵무력 건설과 ‘우리 국가제일주의’

[2022 송년특집 ③] 북한 내부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12.23 10:54
  •  
  •  수정 2022.12.2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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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저물어갑니다. 지난 2019년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기 시작한 한반도 정세는 4년이 지나도록 해빙되기는커녕 더욱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올해엔 오히려 ‘한미(일) 대 북’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양측 사이에 군사적 갈등이 더 깊어졌습니다. 통일뉴스는 안타깝고 아쉬·운 한해를 돌아보면서, [2022년 송년특집]을 ①한반도 주변 관계 ②남북관계 ③북한 내부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2년차인 올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행하며, 김정은 유일체제를 강화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2020년 이래 남북, 북미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자력갱생에 입각한 정면돌파전을 벌이며 내부 유일체제 강화에 집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남북미 대 북중러’ 대결구도가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대치는 여느 해보다 치열했고, 북한의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보다 확고해졌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정치적, 경제적 버팀목이 돼주었다.

북한은 지난해 연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를 통해 전략적 기조를 확립했고, 연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사업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2월 6일부터 열흘간 올해를 결산하는 ‘탁월한 수령의 령도밑에 민족사적사변들을 아로새긴 위대한 승리의 해 2022년’ 연재물을 게재, 부문별 성과들을 제시했고, 특히 ‘군사강국’ 부문을 12월 20일 별도로 다시 재조명하기도 했다.

1. 경제 건설, ‘농촌진흥과 지방공업발전’ 강조

국제적 대북 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자연재해 등 대외적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8차 당대회에서 확정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2년차인 올해도 각 분야별 총력전이 전개됐다.

지난해 송화지구 1만 세대에 이어 올해는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해 송화지구 1만 세대에 이어 올해는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눈에 보이는 성과로는 평양 5만세대 살림집 건설로, 지난해 송화거리 1만 세대 살림집과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 건설에 이어 올해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추진돼 “화성지구에는 완공을 앞둔 대건축군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낼수 있게 되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또한 당창건기념일(10.10)에 맞춰 ‘세계굴지의 대온실농장’ 련포온실농장이 준공됐고, “올해에 북방의 대동력기지 어랑천발전소가 로동당시대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창조물로 훌륭히 일떠서고 대성산아이스크림공장이 또 하나의 인민의 재부로 보란듯이 건설되였으며 검덕지구를 세상에 없는 광산도시, 사상초유의 산악협곡도시로 변모시키려는 당중앙의 원대한 구상이 빛나는 현실로 펼쳐지고있는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건설성과들이 마련되였다”고 결산했다.

올해 착공해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련포온실농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 착공해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련포온실농장. [자료사진 - 통일뉴스]

특히 “련포온실농장이 건설되던 전 과정은 적대세력의 끊임없는 도발책동, 건국초유의 준엄한 방역위기, 련이은 자연의 광란과의 싸움을 치르어야 하는 참으로 시련에 찬 나날이였다”고 자평하듯 어려운 조건이었음에도 “위대한 당의 령도따라 가장 어려운 시련기를 일대 앙양기로 전환시키며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부흥을 상징하는 변혁적실체들을 련이어 마련한 뜻깊은 올해의 자랑찬 성과들”을 거뒀다고 결산했다.

지난해 경제건설에서 시‧군 단위 지방경제 발전이 주로 강조됐다면, 올해는 지난해 연말 당 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를 보고한 것을 계기로 ‘농촌 발전’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회의에서는 「사회주의 농촌발전법」을 제정, 법제화까지 마무리했다.

[노동신문]은 “2022년은 사회주의농촌의 새로운 발전이 시작된 첫해”로서 “올해에 농촌기계화를 추진할수 있는 튼튼한 물질기술적토대가 마련되고 황해남도에 수천대의 농기계가 공급되였다”면서 “군수공업부문의 로동계급이 만들어낸 5,500대의 능률높은 농기계들과 기계공업부문의 로동계급이 생산한 수백대의 벼종합탈곡기들이 황해남도의 모든 농장과 작업반들에 빠짐없이 전개되였다”고 성과로 꼽았다.

군수 부문에서 생산한 농업용 트랙터. 제2경제의 민수 전용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군수 부문에서 생산한 농업용 트랙터. 제2경제의 민수 전용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는 군수공업 부문, 이른바 제2경제를 민간경제 부문으로 돌려 성과를 거둔 구체적인 사례로서 향후 북한의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외에도 코로나 수도비상방역전에서도 인민군대의 군의 부문을 투여했고, 련포온실농장건설과 화성지구 1만세대 살림집건설에도 군인건설자들이 동원됐다.

또한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올해부터 농촌살림집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였다”며 “전국적인 경쟁열풍속에 고산군 설봉리, 회령시 창효리를 비롯한 많은 농촌마을들에 현대문명이 응축된 농촌문화주택들이 자기의 모습을 드러냈고 새집들이경사가 났다”고 전했다.

농촌 발전과 더불어 시‧군 중시의 일환인 ‘지방공업 현대화’에도 방점이 찍혔다. “지방공업현대화의 본보기로 건설된 김화군 지방공업공장들”, 즉 식료공장, 옷공장, 일용품공장, 종이공장이 모범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자기 지방에 흔한 원료원천에 의거하는 생산기술공정을 확립하고 인민소비품을 꽝꽝 생산한다면 그 어떤 외적요인에도 끄떡없이 인민생활을 안정향상시켜나갈수 있으며 시, 군의 자립적이며 다각적인 발전을 이루어낼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정부가 지방경제까지 충분히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군 단위들이 자체 원료로 소비품 등을 생산, 자립적 경제발전을 도모토록 하는 ‘지방공업 현대화’에서 본보기 사례를 창출했다는 자평인 셈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제건설을 목표에 따라 진척시키고 있다는 것이 북측의 공식 평가이지만 일각에서는 식량난이 심각하다거나 심지어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첩보’들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자력갱생 노력에 더해 중국과 러시아 등의 암묵적 지원 등을 감안하면 경제 사정이 극단적 상황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공식 통계로 잡힌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쌀이 50만톤이라면, 비공식 반입까지 포함하면 식량 부족분을 거의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의 경제교류도 내년에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성호 중국 연변대 교수는 지난 11월 4일 통일부와 산림청이 주최한 국제심포지움에서 중국에서 해상운송을 통해 2021년에 쌀 50만톤, 비료 55만톤, 방역장비‧의약품 등이 북한에 반입됐음을 선하증권(B/L)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북중간 열차운행이 재개돼 ‘정책 물자 교류 재개’가 이루어진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들을 외부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안정적 루트가 확보된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 연말 당 8기 4차전원회의에서 “현행생산을 활성화하면서 정비보강사업을 보다 힘있게 추진”해야 하고 “인민들의 식의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할데 대한 과업”을 중요하게 제시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북한 경제가 아직 ‘보강정비’와 ‘식의주 해결’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올해 5월 북한에 코로나가 유입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작동됐고, 연말에는 코로나를 '종식'시켜 청결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홍보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 5월 북한에 코로나가 유입돼 최대비상방역체계가 작동됐고, 연말에는 코로나를 '종식'시켜 청결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성과를 홍보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북한은 지난 5월 8기 8차 당 정치국회의를 개최, 코로나 유입을 공개하고 국가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시키고 당 정치국협의회를 잇달아 개최, 코로나 방역에 전력을 다했다. [노동신문]은 “전지구적인 보건동란속에서 우리 국가가 2년 3개월이나 악성비루스의 류입을 막는 세계방역사상 최장의 신기록을 세운데 이어 올해 그처럼 짧은 기간에 나라에 조성되였던 악성전염병사태를 종식시켜 방역안전을 회복하고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청결지역으로 만든것은 세계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2.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 지위 ‘응고’와 변화된 핵무력 정책

북한은 올 연초부터 연이은 군사행동에 나서는 한편,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회의에서 「국가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을 제정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법제화했고, 11월 18일 사거리 15,000km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미국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 연말에도 군사정찰위성 시험과 대출력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시험 등 중요한 시험들이 진행됐다.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한층 공고해쟀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11월 18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는 한층 공고해쟀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결국 북한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체계상 핵무기 보유국인 미‧중‧러‧영‧프 5개국 외에 ‘사실상(de facto) 핵무기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에 이어 아홉 번째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구나 미국과 한국 등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규탄 의장성명이나 제재 결의를 추진했지만 미국과 대척점에 서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에 번번이 가로막힌 점도 변화된 상황이다. 특히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 발사에 대해서조차 안보리는 어떠한 조치도 내놓지 못했다.

북한은 「국가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에 “책임적인 핵무기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전쟁 억제”를 기본사명으로 제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시정연설에서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고 못박았다.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제창하며 핵무기 보유국을 기정사실화 하고 국제사회에서 이를 ‘응고’시키는 과정에 들어간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조만간 실시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점치는 무성한 전망이 끈질기게 나돌았지만 결국 ‘아니면 말고’ 식으로 끝났고, 오히려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명분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11월 24일자 담화에서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한 대목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북한의 핵전략에서 변화된 부분은 남한까지 ‘전술핵’ 타격 대상에 포함시킨 점과 ‘핵선제공격’도 가능하다는 교리이다.

[노동신문]은 “우리 국가는 국가핵무력정책을 법화하면서 우리의 핵이 결코 절대로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있을수 없으며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면 부득불 강력한 핵선제공격을 가할수 있다는데 대하여 온 세계에 선포하고 그것을 이번에 실제적인 군사행동으로 실증하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실제로,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건호를 위시한 전략자산들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되고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되는 등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자 북한은 9월 하순 “당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우리 공화국무력은 전술핵운용부대들과 공군비행대,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들로 강도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했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월 2일부터 5일까지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을 포함한 대응군사작전을 단행”하며 강대강으로 맞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북측은 “우리를 감히 건드린다면 강력한 핵선제공격, 무자비한 징벌이 가해진다는 명백한 경고가 바로 우리 혁명무력의 실전화된 군사훈련과 대응군사작전이였다”며 “우리 인민에게 사회주의승리에 대한 필승의 신심을 백배해주었다”고 평가했다. ‘대응 군사작전’이 한미일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반격일 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들을 향한 정치사업의 일환으로서도 유효하다는 것이다.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 공군비행대들의 화력타격훈련, 각종 전투기들의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진행에 대한 소식을 신문과 TV, 방송을 통하여 보고 들은 우리 인민은 적대세력들을 강력한 힘으로 압박하는 혁명강군의 위력을 더 잘 알게 되였으며 무적의 군력이 있기에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은 그 누구도 건드릴수 없고 사회주의의 전면적발전에로 향한 우리의 힘찬 발걸음은 그 무엇으로써도 막지 못한다는 신념을 굳건히 하였다”는 것.

3.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와 ‘우리 국가제일주의’

북한이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행하는 전략노선을 견지하면서 내면적으로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지점은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서(2011.12)로 최고지도자가 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10년을 넘기며 유일지도체제 구축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신문]은 “올해 2022은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굳게 믿고 받드는 충의심으로 만난을 부시고 힘차게 전진하며 승리떨쳐온 긍지높고 자랑찬 해”라고 규정했고, 연말결산 정론에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는 가장 혁명적이고 과학적인 사상과 로선으로 조국과 인민이 나아갈 앞길을 환히 밝혀주시는 위대한 수령이시다”라고 규정했다. 경우에 따라 ‘당 중앙’과 ‘김정은 총비서’를 혼용해 사용하기도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연설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연설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시정연설과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을 비롯해 화성지구와 련포온실농장 착공식 연설,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시대를 열어나가자》, 《새시대 우리 당건설방향과 조선로동당 중앙간부학교의 임무에 대하여》 등 연설과 보고, 강의, 서한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국가적 주요 현안들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김정은 총비서의 사상이론가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진 해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9월 17일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행한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지난 10년간 당의 유일사상체계가 확립되고 영도적 기능이 높아졌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당 건설방향으로 ‘정치건설, 조직건설, 사상건설, 규율건설, 작풍건설’ 등 5개 방향을 제시했고 [노동신문]은 “새로운 5대건설방향에 관한 사상”은 “과학적이며 독창적인 사상”이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월 최고인민회의 14기 6차회의에서 「육아법」이 채택되고 유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들이 어린이들에게 정상공급됐다거나 당 8기 4차전원회의에서 취해진 중대조치에 따라 전국의 모든 소학교와 중학교, 대학의 신입생들에게 새 교복과 신발, 가방과 학용품이 공급된 사례처럼 ‘어머니 당’과 ‘어버이 수령’의 ‘후대 사랑’을 선전하고 있는 것도 북한 내부적으로는 중요한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을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으로 평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노동신문]은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을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으로 평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또한 “조선의 종합적국력이 얼마나 막강한가를 세계에 힘있게 과시한 대정치군사축전, 문화축전”으로 평가한 조선인민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4.25)과 전승 69돌 기념행사(7.27), 그리고 “우리 식의 대작,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응집된 기념비적작품”이라는 공화국 창건 74돌 경축 대공연(9.8) 등 대정치축전들도 내부의 사기를 돋구고 일심단결의 기풍을 진작시키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 ‘응고’와 대정치축전 등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했고, 이 과정에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대정신으로 규정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등 대외적 여건이 중단기적으로 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통해 자력갱생, 자력부강 방식의 경제 발전과 핵무력 발전을 병행하고 결국 ‘김정은 유일체제’ 강화로 귀결시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올해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시대정신으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주창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은 올해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시대정신으로, 전면적 국가부흥을 시대적 과제로 주창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아울러 지난해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무조건성, 철저성, 정확성’을 기풍으로 제시했다면 올해는 지난해 연초 8차 당대회에서 제시했던 ‘진취적 설계, 대담한 작전, 완강한 실천’을 당일꾼들에게 적용시켜 ‘진취적 설계가, 대담한 작전가, 완강한 실천가’가 되자는 요구를 정식화 해 보다 큰 시야에서 당일꾼들의 작풍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경제 발전과 핵무력 발전을 병행해온 북한이 올해 군사분야에서 왕성한 활동과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면, 내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 가되 이를 토대로 경제발전에서도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면적 국가부흥이라는 내부 건설과 내부 유일체제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북한이 당분간은 남북관계나 북미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대외관계 스피커로 나선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8월 담화에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것이 간절한 소원이다”라고 언급한 대목이 귓가를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민간 차원에서라도 남북 교류의 문을 열어가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 하다. 여권 내에서 비중이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통일부기자단 워크샵에서 “특히 내년 초에 사회문화, 인도교역 부분의 민간단체 협력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여 당국간 협력 여건을 조성해 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측도 일부 민간단체들과의 교류에는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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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이 말한 ‘보수참칭패널’은 장성철과 친이준석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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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대통령 비판하는 보수패널…한경, 장성철·김용태·천하람·신인규 등 거론

헌재, 대통령관저 100m 이내 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결정…법조기자단 고민 담은 한겨레 칼럼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집권 여당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대변하는 패널이냐”라며 방송사들에 ‘패널들 여야 균형을 맞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야당에선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장성철 공론센터소장 등 ‘보수참칭패널’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한 지역신문에선 구체적으로 ‘가짜우파패널’이 누군지 실명을 거론하며 정 비대위원장 주장대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가 22일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서는 옥외 집회·시위를 예외없이 금지한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대통령 관저’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치권에서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에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헌재가 제동을 건 것이다. 일부 언론에선 환영 입장을 밝혔고, 집회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겨레 법조팀 기자가 법조기자단에 소속된 기자로서 고민을 칼럼으로 남겼다. 법조기자단 소속이 아닌 기자들이 유독 폐쇄적이라고 비판받는 법조기자단에 가입하기 위해 기자단에 읍소해야 하는 현실, 취재현장에서 벌어지는 비법조기자단 취재진에 대한 차별, 그럼에도 존재하는 법조기자단의 순기능 등을 담았다.

▲ 23일 아침신문 1면 모음

 

정진석 ‘언론 길들이기’ 논란


국민의힘이 지난 22일 방송사 11곳에 “시사 보도 프로그램 패널 구성의 공정성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윤석열 정부나 여당을 비판하는 패널을 향해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에 대해 비아냥대로 여당을 욕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자처하느냐”며 이들을 ‘보수 참칭 채널’, ‘자칭 보수 패널’이라고 했다.

▲ 국민의힘이 방송사들에 보낸 공문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장악 시도를 멈추라”라고 비판했다.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골적으로 언론 길들이기를 시도한 정 위원장은 사과하라”라며 “방송 패널 성향마저 정부 입맛대로 채워 구성한다면 그게 무슨 정치 평론이고 언론 공정이냐.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 사안을 23일 조간들이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8면 ‘정진석 “시사방송 패널 공정하게 써달라” 野 “노골적 언론길들이기…위험천만한 발상”’이란 기사에서 여야의 입장을 각각 담았다.

해당 기사를 보면 야권에서는 여당의 패널 구성 요구를 ‘누구든 방송 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방송법 4조 2항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야권 관계자는 “앞서 (박근혜 정부 때) 이정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이 조항에 따라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처벌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반응도 동아일보는 함께 보도했다. 국민의힘은 “방송법 6조에 ‘방송은 의견이 다른 집단에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방송법상 규정된 공정성과 정치적 균형성을 지켜 달라는 요청이 왜 방송법 위반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국경제는 정 비대위원장이 말한 ‘보수참칭패널’의 일부 실명을 언급했다. 한국경제는 정치면 기사에서 “국민의힘 미디어국 조사에 따르면 보수 패널 중에는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의 출연 횟수가 압도적으로 높아 당내에서 문제제기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무성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장 소장은 보수 패널이지만 윤석열 정부와 친윤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고 보도했다.

또 “친이준석계로 당 주류에 비판적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 천하람 혁신위원,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등도 보수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경제는 “당내에서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이런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며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두현 의원과 통화에서 “여야 할 것 없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패널을 모아놓고 토론하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보여줘야 하는 시사 프로그램 취지에 어긋난다”고 했다.

▲ 23일 시민일보 오피니언면

 

경기 지역신문인 시민일보는 고하승 주필의 “가짜우파 패널 교체 필요하다”는 칼럼을 통해 “정 위원장이 ‘콕’ 집어서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온라인상에선 우파측 지분 패널로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장성철, 천하람, 신인규, 김근식, 김용태, 김재섭 등의 실명을 거명하며 ‘우파 가면을 쓴 가짜우파 패널’로 규정하는 글이 상당수 눈에 띈다”며 온라인상 의견을 함께 전했다.

시민일보의 칼럼은 정부여당의 시각을 그대로 담았다. 이 신문은 “비록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당 차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것은 잘한 일”이라며 “지금의 언론, 특히 방송은 ‘공정’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은 좌로 치우친 편향된 정보만 보거나 듣게 되고 본의 아니게 그들에게 세뇌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쩌면 무능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3대 개혁을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은 그런 결과일지도 모른다”도 했다.

헌재, 대통령 관저 앞 시위 금지를 금지시켜


헌재는 대통령 관저 인근이라는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과하게 침해한다고 봤다. 헌재는 “대통령 관저 인근은 가장 효과적으로 의견이 전달될 수 있는 장소”라며 “막연히 폭력·불법적이거나 돌발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가정을 근거로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리는 모든 집회를 금지하는 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는 관련 내용이 있는 집시법 11조 3항 등을 내년 5월 말까지 개정할 것을 국회에 주문했다.

▲ 23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대통령 관저 앞 시위 금지 제동…집회자유 보호하는 법 개정을”에서 “이번 판결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달 초 행안위를 거쳐 법사위에 상정된 집시법 개정안은 집회 전면 금지 구역을 대통령 집무실과 전직 대통령 자택으로 오히려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재고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대통령 관저 100m 내 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환영한다”에서 “국회는 위헌적 집시법 개악을 즉각 중단하고, 헌재 결정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집시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며 “경찰도 이번 결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대통령 관저 주변 등의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 “집회의 자유 더 넓힌 헌재, 여야 ‘집시법 개악’ 반성해야”에서 비슷한 주장을 폈다.

한겨레, ‘법조기자단’에 있다는 것


한겨레 법조팀 기자가 “‘법조기자단’에 있다는 것”이란 칼럼에서 법조기자단의 명암을 다뤘다. 칼럼에 따르면 법조기자단은 42개 언론사 기자 259명(12월 기준)으로 이뤄져 서울 서초동에 있는 주요 법원과 검찰을 담당한다. 가입조건은 까다로운데 6개월 동안 최소 3명으로 법조팀을 꾸려 법조 기사를 써야 가입 자격이 생긴다. 대검, 서울중앙지검, 서울중앙지법 기자단 3분의2 이상 출석과 과반수 찬성을 받아야 하는데 법조팀장들이 주로 있는 대법원 기자단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겨레 칼럼에 따르면 지난 14일 비법조기자단 언론사 두 곳에서 법조기자단에 가입하겠다며 서울고검 1층 기자실에서 ‘기자단 가입’ 소견 발표를 했다. 소견 발표 전에 두 매체 기자가 따로 연락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매체의 가입 시도는 각 기자단의 투표 정족수 미달로 실패했고 대법원 기자단에는 올라가지도 못했다. 두 매체의 가입 여부가 언제 투표 대상에 오를지는 알 수 없다.

법조기자단의 폐쇄성도 언급했다. “지난 3월 실손보험금 관련 대법원 공개변론 때,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놓고 쓸 수 있는 대법정 자리가 한정돼 대법원은 기자들에게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직원은 줄 서 있던 기자들 명함을 확인하고 비출입사 기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대법정에서 노트북으로 변론 내용을 받아 치는데, 먼저 와서 줄을 섰던 비출입사 기자들이 일반 방청석에 앉아 휴대전화로 내용을 받아치는 모습을 보니 민망했다. 출입사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순기능도 있다. 기자단이 뭉쳐서 폐쇄적인 법조분야를 감시할 수 있어서다. 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 정진상씨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 변호인단이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이를 불허했다. 당시 지검 기자단은 “기자실은 원칙적으로 열린 공간”이라며 “취재 및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한겨레는 “검찰이 체면을 구겼다는 평이 많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답은 모르겠다”며 “일부 주장대로 기자단을 덜컥 없애면, 국가기관만 내심 반기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기자단 가입이라는 높은 장벽이 다른 비출입사의 취재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문제로 보인다”는 고민과 “기관들이 출입기자가 아니라며 취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일도 어떤 식으로든 해결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 23일 한겨레 오피니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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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시도

[김형남의 갑을,병정]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 막강해진 권한 부여 ...기무사 시즌2

22.12.23 07:06ㅣ최종 업데이트 22.12.23 07:06

 

 

 

 

 

 

 

 

▲ 국군방첩사령부 ⓒ 국방부


지난 11월, 윤석열 정부는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의 후신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사)의 이름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방첩사)로 바꿨다. 이어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까지 입법 예고해둔 상태다. 개정안의 핵심은 군 정보기관의 권한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기무사 개혁은 모두 원점으로 돌아가고 방첩사의 권한은 종전의 기무사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방첩사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새롭게 부여되는 대표적 임무는 ▲ 대통령을 위시한 모든 국가기관장이 방첩사에 요구한 정보의 수집, 작성, 배포 ▲ 북한, 외국군 관련 정보 활동 대응이다.
이에 따르면 방첩사는 군인이 아닌 민간인에 대해서도 정보 활동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된다. 또, 개정안은 '대간첩 작전' 임무를 '통합방위를 위한 정보 수집·지원' 임무로 확대 수정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방첩사는 합법적으로 통합방위협의회에 소속된 중앙 부처와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보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기무사 해체하고 안보사 설치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를 해체하고 이를 대체할 안보사를 설치했다. 제대로 개혁이 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당시 기무사가 해체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의 기무사는 전국 각지의 기무요원들이 수집한 정보를 꼼꼼히 정리해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특히 2009년 쌍용자동차 투쟁, 2014년 세월호 참사, 2016년 박근혜 퇴진 운동 등은 대규모 시국 사건은 아예 전담팀을 꾸려서 상세한 정책보고서까지 작성했다. 물론 위법이다. 기무사에는 군 밖으로 나가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과거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북한과 관련한 포괄적 정보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기무사는 아니었다. 군이나 방위산업에 대한 적성 국가의 정보 공작에 대응하는 일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원과 기무사는 설치 목적과 임무가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무사는 규정과 무관하게 북한과 관련한 포괄적 정보활동을 명분 삼아 민간인 사찰, 시민단체, 노조 상대 공작 등을 펼쳤다.

이처럼 기무사는 사실상의 '제2국정원'처럼 임무 범위를 넘어 마음대로 활동해왔다. 여기에는 역사적 연원이 있다.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는 박정희 대통령이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키운 조직이다. 여기에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이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쥐면서 보안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진다. 간판은 군 정보기관이지만 사실 군사정권의 비밀정보국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민주화 이후,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하며 보안사가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되었지만, 기무사의 위세는 여전했다. 민주적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무사의 전방위적 정보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무사는 '600단위 부대'라는 것도 운영했다. 이 부대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등 전국 각 지역을 나눠 커버하는 임무를 갖고 있었다. 군 정보부대가 지역 정보활동을 해야 할 이유는 없으나 기무사는 버젓이 사무실까지 내놓고 민간 공작 활동을 펼쳤다.

2018년 군인권센터가 계엄령 문건을 폭로하고, 세월호 민간인 사찰 문건도 공개되면서 기무사는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된다. 당시 임무 범위를 넘어 관행적으로 벌여온 초법적 정보활동은 대부분 사법적 단죄의 대상이 되었다. 아직도 역대 기무사령관과 참모장들이 줄줄이 재판받고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무사 시절로 회귀할 채비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황유성 국군방첩사령관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주고 있다. ⓒ 연합뉴스


방첩사는 아예 군 정보기관이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초법적 행위들을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다 적어두고 '합법적'으로 사찰하고, 정치 개입하고, 공작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통합방위 지원 임무를 근거로 600단위 부대와 민간 공작 사업을 부활시킬 수 있고 포괄적 북한 이슈 대응 임무를 근거로 민간인 사찰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대통령은 합법적으로 방첩사에 국내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정보수집과 보고서 작성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들은 기무사가 5년 전까지 암암리에 당연하게 해오던 것들이다. 그걸 문재인 정부가 문제 삼으며 단도리하니 아예 합법화 전략을 취한 것뿐이다.

더 경악스러운 사실은 개정안이 마련된 과정에 있다. 국방부가 2022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이탄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중에는 안보사를 방첩사로 개편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가 있었다.

해당 자료에는 '부대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어떤 경위로 설치하고 운영했는지도 쓰여있었다. 방첩사는 자료에 '사령관 지시로 2022. 3.부터 부대혁신TF를 운영'했다고 써놨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았는데 개별부대장이 마음대로 부대 편제와 임무 범위를 개편하는 과제를 연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TF가 꾸려진 건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이후로 보인다. 선거 결과를 보고 기무사 시절로 회귀할 채비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이었고 임기 끝날까지 군 통수권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은 기무사를 직접 해편한 통수권자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방첩사는 통수권자의 결정을 뒤집는 일을 목적으로 TF를 운영한 것이 된다. 방첩사가 선거 결과를 보고 조직적으로 대통령에게 항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원칙인 나라에선 이런 것이야말로 '하극상'이라 불릴만한 일이다.

국방부의 말장난

21일 국방부는 방첩사령부령 개악에 대한 군인권센터 지적에 반박문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방첩사령부령 개정이 신기술 도입에 따른 직무수행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직무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며, 정치 관여와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원론적인 말만 읊었다.

그러나 개정안을 살펴보면 추가 또는 수정된 직무 중에 신기술 도입과 관련 있는 것은 '문서 및 정보통신 등에 대한 보안업무'를 '문서, 정보통신, 사이버, 암호, 전자파, 위성 등에 대한 보안업무'로 수정한 항목 하나뿐이다. 그 밖의 개정 사항은 대부분 불필요한 권한을 강화하는 것뿐이다. 

국방부는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 정치개입'은 불가능하다며 소위 '3불 원칙'을 언급했다. 군인권센터는 방첩사가 기존과 달리 포괄적인 북한 관련 정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등 '직무상 민간인 사찰'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들려고 한다는 지적을 했는데 국방부는 '직무를 벗어난 민간인 사찰'은 불가능하다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과거 군 정보기관 역시 당연히 민간인 사찰, 정치 개입 등의 불법행위를 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그런데 통제는 고사하고 필요에 따라 민간인 사찰도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임무 규정까지 추가된다면 방첩사에 대한 제도적 통제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방부는 공공기관장이 법령에 근거하여 요청한 경우에 정보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법령에 근거'해서 요청한 경우에만 협조가 가능하다는 제한적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통상 법령규정에 '법령에 근거한 권한'을 부여할 때는 무슨 법 어느 조항인지 명확하게 적시해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냥 '법령에 근거 한 요청'이란 포괄적이고 모호한 단서 조항을 달아 두는 것은 조문의 자의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 공공기관장이 군 정보기관에 정보 활동을 요청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조항이 군 통수권을 지닌 대통령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방첩사에 정보 보고서를 작성해오라고 지휘하면 따르지 않을 수 있는가? 법령이 자의적으로 해석될 위험성을 지적하였는데 국방부는 말장난으로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이 궁금한 것을 사찰해서 보고하는 황당한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군 정보기관을 대통령 전용 사설탐정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보안사 부활 막을 마지막 열쇠
 

▲ 지난 20일 군인권센터가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국군방첩사령부령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연합뉴스


권력이 어디로 움직이는가에 따라 군이 제도와 원칙을 이탈해 경거망동할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로 아주 위험한 시그널이다. 10.26 사태 이후 군사반란을 일으켰던 때나, 박근혜 퇴진 촛불 당시 계엄 문건을 작성했을 때나, 정권교체에 맞춰 부대 개편을 모의한 지금이나 방첩사의 DNA는 바뀐 것 없이 위험하다.

민주화 이후에도 정보기관의 과오가 없진 않았지만, 정보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진행한 사례는 드물었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어느 정부도 하지 않았던 위험천만한 시도를 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의 인권과 안온한 일상을 담보로 삼고 공안의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는 셈이다.

이제라도 다시 군 정보기관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 국정원은 국회가 법률로 통제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마음대로 개편하기가 비교적 어렵다. 그러나 군 정보기관은 다르다. '국군조직법'상 군 조직 개편은 모두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마음대로 정보기관의 권한, 임무, 통제 방안을 조정할 수 있다.

태생적으로 국민의 기본권 제약과 가장 밀접한 정보기관을 규정하고 운영하는 일이 대통령에게 일임되어있는 건 위험하다. 군 정보기관을 법률로 통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는 2018년 기무사 해편 당시에도 숱한 전문가들이 제시한 개혁 방안이기도 하다. 여전히 유효한 지적이다.

방첩사는 개정될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맞춰 이미 홈페이지까지 새 단장했다. 안보사 시절 보안사가 부대의 전신임을 부정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던 이들이, 다시 부대 연혁에 보안사를 포함했다.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는 서 있을 때 고쳐야 한다. 일단 굴러가기 시작하면 사고는 필연이다. 보안사 부활을 막을 마지막 열쇠는 국회에 있다.
덧붙이는 글 김형남 기자는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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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 “일본 ‘반격 능력’ 인정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맞나?”

일본 자위대, 존재 자체가 위헌

일본, 선제공격 공식화

‘적 기지 반격 능력’, 침략전쟁 합법화

윤석열, 한국 대통령 맞나?

미국, 일본 ‘반격 능력’ 승인한 이유

일본 ‘반격 능력’, 윤석열 정부가 내준 꼴

일본의 ‘반격 능력’과 동북아 전쟁 위기

일본 정부가 지난 16일 중국, 북한, 러시아 순으로 적국을 규정했다. 이어 이들 국가의 미사일 기지 등에 대한 공격 능력을 의미하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담아 방위 관련 3대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를 개정했다. 일본의 방위 3대 문서가 동아시아 정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서승 동아시아평화연구소 소장의 탁견을 옮긴다. [편집자]

▲동아시아평화연구소 소장 서승 우석대학교 석좌교수는 서울대학교에 유학 중이던 1971년 동생 서준식 인권운동가와 함께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으로 체포돼 19년 옥살이를 했다. 서 교수는 당시 육군보안사령부(현 기무사)에서 조사를 받던 중 석유난로를 뒤집어써서 얼굴에 전면 화상을 입었다.

일본 자위대, 존재 자체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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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전범국 일본은 1946년 제정된 헌법에서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제9조 1항)하고,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 보유와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제9조 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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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대로라면 이번 개정안은 물론이고 일본 자위대의 창설 자체가 위헌인 셈이다.

헌법 9조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주일미군의 6.25전쟁 참전을 빌미로 경찰예비대를 자위대로 전환, 정규군을 창설하고 중동전쟁(걸프전), 캄보디아 전쟁, 가자 지구 분쟁 등에 미군을 따라 참전한다. 이는 명백한 헌법 9조 위반이다. 그러나 일본은 일명 ‘해석 개헌’(헌법 9조를 자의적으로 해석)을 통해 범법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한때 일본 법원도 ‘자위대 창설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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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제공격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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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적으로 규정한 중국, 북한(조선), 러시아가 일본을 공격할 때 상대국 기지에 대한 ‘반격 능력’을 갖는 것이 이번 방위 3대 문서 개정의 핵심 내용이다. 문제는 바로 이 ‘반격 능력’이 선제공격을 통한 침략전쟁 합법화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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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본은 적이 공격해 왔을 때 격퇴할 수 있는 ‘전수방위’라는 방어 개념을 써 왔다. 그런데 미사일 방어의 경우 쏘고 나서 반격하면 이미 늦기 때문에 적이 미사일을 쏜다고 판단될 때 먼저 때려야 한다. 결국 ‘전수방위’는 미사일이 날아오기 전에 먼저 쏘기 때문에 방어라는 허울을 썼지만 실제로는 선제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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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 방위 3대 문서 개정안에 ‘적 기지 선제공격 가능’을 명시함으로써 허울을 벗어 던지고 선제공격을 공식화했다. 일본은 이제 적이 미사일을 쏠 기미가 보이면 선제공격할 수 있다.

적이 미사일을 쏜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기시다 일본 총리는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적의 공격 위협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적 기지 반격 능력’, 침략전쟁 합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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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은 말할 나위 없고, 2차 세계대전 이후 무력에 의한 선제공격은 모두 국제법이 금지하고 있다. 하물며 이번에 일본이 개정한 ‘적 기지 반격 능력’은 국경 경계를 넘어 적의 영토 안에서 군사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 추가되었으니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국제법상 방위의 개념은 침략세력을 국경선까지 격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경선을 넘어서는 순간 불법적인 침략이다. 6.25전쟁 당시 38선을 넘어 북진하려는 미국에 영국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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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쳤으니 국경선을 넘어 반격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바로 ‘적 기지 반격 능력’이다. 이 논리대로면 공격 위협이 느껴지거나, 어쩌다 한 방만 맞아도 상대국 영토까지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

결국, 일본이 이번에 ‘반격 능력’을 명기한 것은 침략전쟁 합법화를 시도한 셈이다. 이로써 일본의 군사 정책에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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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국 대통령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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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이 ‘적 기지 반격 능력’을 갖춘 것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이 일본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는 상황이고, 그런 점에서 일본도 여러 가지로 지금 자국 방위를 위한 고민이 깊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일본이 헌법과 국제법을 위반해서까지 한반도 재침야욕을 드러낸 데 대한 경고는 고사하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을 오히려 두둔하고 나선 것.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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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윤석열이 일본의 고충을 해결해 줄 처지는 아니잖나? 한국 대통령이 나서서 일본이 안보 위기에 처했으니, (국제법을 위반해 한반도 재침을 노리는) 일본 편을 들어주자고 떠들면 그를 한국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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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반격 능력’ 승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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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헌법 제9조(전쟁포기, 군사전력 및 교전권 부인)는 2차대전 연합군(미,소,영,중)의 총의를 모아 미국 주도로 제정되었다. 그런데 전범국 일본이 헌법과 국제법을 위반해 연합군인 러시아와 중국, 전쟁 피해국인 북을 침략하는 선제공격이 가능해지는 동안 미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왜 일본의 ‘방위 3대 문서’ 개정을 두고 “평화와 번영에 대한 일본의 공헌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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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의 통제 아래 미국 말 잘 듣는 충견으로 있는 한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에 늘 오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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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차대전이 끝나기 무섭게 반파시즘(전체·권위·국수·반공주의 반대) 전선을 무너트리고 일본군국주의와 나치독일을 끼고 파쇼화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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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즘(공산주의자 색출 열풍)을 일으켜 반공주의를 선동하고, 한국과 남베트남 등에 친일파를 고용해 빨갱이 사냥에 나섰다. A급 전범으로 종신형에 처한 기시 노부스케를 사면해 일본 총리 자리에 앉혔다. 미국은 한 번도 전범국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배상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냉전 체제에서 일본은 이런 미국의 비호 아래 아시아 최고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30년 세월이 흘러 중국의 군사력이 확대하고, 북의 핵 무력은 급속하게 발전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일으킨 나토 배후의 미국을 향해 러시아는 전쟁을 불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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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들을 상대할 용병이 필요해졌다. 고삐를 풀어 주인 손을 물지만 않는다면 용병의 힘은 셀수록 좋다. 이것이 미국이 일본의 ‘반격 능력’을 승인해준 이유다.

일본 ‘반격 능력’, 윤석열 정부가 내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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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미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승인했다고 해도 아시아 국가와의 관계 때문에 일본은 섣불리 제국주의적 본색을 드러낼 수 없었다. 더구나 자민당이 개헌의석 2/3를 확보했지만, 국민투표에 부칠 경우 헌법 9조 개정에 과반 찬성을 장담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일본이 ‘적 기지 반격 능력’을 갖는 ‘해석 개헌’을 미뤄온 이유다. 그런 일본이 왜 갑자기 방위 3대 문서 개정을 강행하게 됐을까?

일본이 ‘방위 문서’를 개정해 상대국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게 된 데는 가장 큰 걸림돌이던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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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반격 능력’을 가지면 적국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반대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대륙 진출의 교두보인 한국이 일본의 재무장을 계속 껄끄러워 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동맹을 등지고 군사행동을 추진할 수는 없는 노릇. 이 때문에 미국도 한일관계 개선을 종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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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의 태도가 180도 변했다. 토착왜구라는 멍에를 뒤집어쓸까 두려워 박근혜 정부조차 감히 추진하지 못했던 한일 군사훈련을 비롯한 군사동맹을 한국 정부가 더 안달한 것이다. 과거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이에 기시다 정부는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길을 다름 아닌 윤석열 정부가 직접 열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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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격 능력’과 동북아 전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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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에 개정된 방위력정비계획에 따라 방위비 수준을 기존의 1.6배인 43조엔(약 410조원, 세계 3위)으로 늘려 방위산업을 통해 위기에 처한 일본경제에 돌파구를 열 계획이다. 민간기업으로 위장한 미쓰비시, 후지쓰, 하타치 등 전범기업이 방위산업으로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 국영 NHK는 기시다 총리가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방위 협력 지침’ 개정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중-러를 포위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장이 대만 위기, 한반도 전쟁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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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군사 지정학으로 볼 때 일본이 섣불리 움직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장은 북핵 위협을 과장해 ‘해석 개헌’에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고, 헌법 9조 개정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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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정세가 급변해 동아시아에 전쟁위기가 닥친다면 대만보다는 한반도가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전쟁은 교전 당사국의 태도가 중요한데, 대만 민진당 정권이 이번 총선에서 대패하면서 중국본토와의 평화로운 현상 유지 여론이 우세를 점한 반면 한국 윤석열 정부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선제공격 운운하며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관철의 돌격대를 자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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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도착한 편지...참사로 딸 잃은 엄마의 답장

김지현씨가 쓴 편지 <오마이뉴스>에 보내... "이걸 보면 망발하는 사람 조금 줄지 않을까요?"

22.12.22 07:14l최종 업데이트 22.12.22 07:14l

김지현(27)씨 어머니는 딸의 낡은 수첩을 발견했다. 2018년도가 맨 앞에 적힌 수첩, 딸의 유품을 뒤적이다 발견한 것은 딸이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였다. 엄마를 향한 고마움, 엄마를 향한 사랑이 글자마다 새겨져 있는 편지는 4년 만에 엄마에게 도착했다.
지현씨 어머니는 다시 한 번 무너졌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었다. 더 울 바에야, 한 사람이라도 더 나쁜 말 하는 걸 막는 쪽을 택했다(관련 기사 : 깨발랄 지현, 하늘의 별이 되다... "넘 슬퍼하지마 난 행복했어" http://omn.kr/21wbp).

"우리 아이들, 이태원에서 허망하게 간 지켜주지 못한 우리 아이들. 하나같이 착하고 부모님 챙길 줄 알던 아이들이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착한 아이들인 걸 알리면, 아이들 향해 망발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지 않겠어요?" 

김지현씨가 4년 전 엄마에게 쓴 편지 
 

큰사진보기김지현씨가 2018년 사용하던 수첩 속,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남아있었다.
▲  김지현씨가 2018년 사용하던 수첩 속, 어머니에게 쓴 편지가 남아있었다.
ⓒ 김지현씨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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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오마이뉴스>에 지현씨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지현씨를 향한 답장도 남겼다. 다음은 지현씨가 2018년 자신이 쓰던 수첩에 적어둔 편지 전문이다.

엄마의 품이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
고맙습니다. 아름다우신 어머니,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습니다.
요 며칠 전 배꼽을 만지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작고 웃기게 생겼지만 굉장히 소중한 것이구나.
엄마와 내가 이걸로 이어져 있었다니!

작고 연약해서 누구에게 기대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니 믿기지 않아요.
내가 기댔던 건 엄마였어요.
처음 걸음마를 할 때, 말을 할 때 엄마는 제 곁에 있었어요.
엄마 닮았다는 소리 들으면 진짜 기분 좋아요.
저를 낳아주신 게 엄마니까요.
 
  
세상살이를 알려주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셨어요.
전 엄마가 하는 걸 보고 들으며 모든 걸 배웠죠.
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엄마, 정말 고마워요.
언제나 위험에서 저를 지켜주시고, 넉넉한 사랑으로 푸근히 감싸주신 것
제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어디든 데려다 주신 것 모두 고마워요. 

 

큰사진보기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김지현(27)씨의 어릴적 사진이다.
▲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김지현(27)씨의 어릴적 사진이다.
ⓒ 김지현씨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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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시고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엄마.
엄마를 힘들게 해서 죄송해요. 저 때문에 걱정하다 잠 못 이루셨죠.

혼자 생각하고 꿈꿀 엄마만의 시간마저 빼앗아 버렸죠. 정말 죄송해요.

저를 위한 희생 얼마나 컸는지 이제 알아요.
언제나 제가 엄마의 휴식보다 우선이고 제 식사가 엄마 식사보다 먼저였죠.

엄마가 없었다면 저는 아무것도 못했을 거예요.
사랑과 경의로움으로 가득 찬 멋진 세상을 저에게 보여주신 엄마.
보람찬 인생을 살 수 있게 바른 길로 이끌어주신 엄마.
엄마가 생각한 것보다 엄마는 절 훨씬 더 행복하게 해주셨어요.

온 세상에 이렇게 외치고 싶어요.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최고야!
사랑해요 엄마, 정말 고마워요.
  

어머니의 답장 "다음 생에도 엄마 딸로 태어나줘, 지현아 사랑해"

지현씨 어머니는 하늘에 있는 지현이를 향해 편지를 남겼다.

지현아 엄마야. 네가 자취했던 곳에서 짐을 가져왔는데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있어 너무 아까워 보관해 두었단다. 저 소중한 머리카락 한 올마저 없어질까 두려운, 그 마음으로 살고 있어. 한편으로는 고마운 게 있어. 그나마 우리 딸이 유튜브 영상을 남겨둬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우리 딸 목소리, 움직임 그렇게라도 볼 수 있다는 게 엄마는 지금 그게 너무 고마워.
 
 
큰사진보기김지현씨 어머니는, 딸의 머리카락 한 올도 아까워 고이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  김지현씨 어머니는, 딸의 머리카락 한 올도 아까워 고이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 김지현씨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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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현이 장례를 치르는데, 친구가 와서 그러더라. 작년 12월에 우리 가족 다같이 갔던 카라반 여행. 네가 두고두고 미안해했다고. 그때 엄마가 TV 보다가 카라반 여행하는 게 나와서 '어머 저런 데서 자면 정말 좋겠다' 했더니 지현이가 흘려듣지 않고 기억했다가 예약해줘서 간 거였잖아. 그런데 허허벌판에 카라반만 덩그라니 있고, 안에도 너무 추워서 덜덜덜 떨며 잤었지.

엄마 생일이라고 지현이가 준비한 건데 우리 네 식구 춥게 잤다고 친구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얘기를 했다더라. 그 얘기를 전해듣는데 엄마 마음이 아리더라.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렸니, 우리 딸. 엄마는 최고의 선물이었어.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소중한 추억이었고, 엄마는 진짜 행복했어. 그러니 절대 미안해 하지마. 우리 함께한 추억인데, 얼마나 고마운 기억인지 몰라.

이렇게 베풀기만 하고 간 우리 딸... 어제가 엄마 생일이었는데, 지현이가 살아있었다면 또 얼마나 챙겨주려고 애썼을까. 다 커도 엄마 입에 쪽쪽쪽 뽀뽀해주던 엄마 바라기 내 딸. 엄마 마음은 딸이 안다고, 기념일도 무뚝뚝한 너희 아버지가 챙기겠니. 딸이 엄마 마음 헤아려주고 기념일 챙겨주고 했던 거 다 기억에 하나하나 남아있어.

못 해준 것만 떠오르기도 해. 우리 딸 해외여행도 딱 한 번밖에 못 가보고... 요즘 아이들은 그렇게 해외여행을 자주 간다던데 말이야. 이번 여름에 베트남 다낭이 좋다고 가자고, 가자고 하던 네 등쌀에 못이긴 척 가볼 껄 너무 후회가 되네. 엄마랑 단 둘이 여행 가고 싶어 했는데 그거 하나 못해준 거, 너무 한이 맺힌다.

우리 딸한테 '보고 싶다' 말 많이 못한 거 그것도 후회가 돼.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면 서울에 있는 우리 딸 마음이 아플까봐, 엄마 너무 보고 싶어할까봐 차마 못했어. 딸, 너무 보고 싶다. 룸메이트한테 햇볕 드는 따뜻한 집에서 엄마 밥 먹고 싶다고 했다지. 서울살이 힘든 거 내색했으면 당장이라도 내려오라고 했을텐데, 엄마 밥 너무나 해주고 싶은데... 엄마는 무슨 정신으로 하루를 사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네 물건 정리하다 우리 둘이 인생네컷 찍은 것도 찾았어. 우리 딸이 너무 소중하게 간직해주고 있더라. 작년에 너 코로나 백신 맞고 그 날 엄마랑 찍었잖아. 사진에 찍은 날짜도 적혀있더라. 세상에... 11월 2일이야. 우리 딸 발인 날이야. 작년 11월 2일에는 우리 딸이랑 이렇게 사진을 찍었는데, 올해 11월 2일은 널 보내야 하는 날이 됐어. 이게 믿을 수 있는 일이겠니. 엄마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니...

누구한테 싫은 소리 한 번 못한 내 딸, 베풀기만 하다 간 내 딸. 그런데 사람들이 나쁜 말을 해. 착하고 소중한 내 딸에게 어떻게 그렇게 모진 말들을 할 수 있는지 엄마는 정말 모르겠어.

지현아. 엄마는 잘해준 것도 없는데, 잔소리만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 못 해준 거 같은데, 지현이가 적어준 편지에는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쓰여 있어서 가슴이 더 미어져. 미안해 우리 딸. 더 잘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저 사람들 나쁜 말 하는 거 못 막아서 미안해.

지현아. 이 세상에서 안 좋았던 모든 기억은 다 버리고, 잊어버리렴. 하느님 나라에서 행복하고, 못 다한 일 다하고, 외로워하지 말고 편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다음 생이 있다면 꼭 다시 엄마 딸로 태어나줘. 너무나 보고 싶고 그리운 지현아, 사랑해.

 
큰사진보기김지현씨 어머니가 '똑 닮은 딸'이라며 보내주신 사진이다.
▲  김지현씨 어머니가 '똑 닮은 딸'이라며 보내주신 사진이다.
ⓒ 김지현씨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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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희생자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으신 분은record1029@ohmynews.com으로 연락주십시오. 온 마음을 다해 희생자의 삶을 전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족 분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재난 희생자와 유족을 향한 비난은 명백한 2차 가해 행위이며 형사처벌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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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의 선제공격 소위‘반격 능력’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기사입력 2022/12/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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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 2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의 3대 안보문서 개정 각의결정 규탄 기자회견'.  

 

일본 기시다 정권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여 ‘적 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 보유를 명시했다.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선제공격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 이를 위해 국방비를 GDP 2%까지 인상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해나갈 구상을 밝혔다. 또한 일본 방위성은 “한국 허가는 필요 없다”라고 발언하면서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대북 선제공격’과 한반도 ‘재침략’의 가능성을 말했다.

 

지난 11월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23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윤석열이 말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아래 인·태전략)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 동참 선언으로 일본에 구실을 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일 정상은 지난 11월 13일 캄보디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발표했다. 프놈펜 성명은 ▲북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경제안보대화체 신설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유지 ▲우크라이나 지지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 등 방대한 영역에서 긴밀한 3국 공조 실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는 일본의 방위 3문서 개정 명분을 주었고, 군국주의 부활을 용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민족의 의사에 반하면서까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 대일 과거사를 졸속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일본의 40년간 조선 점령과 36년간 식민 지배에서 저항·투쟁해온 선열 열사들이 피를 토할 노릇이다.

 

일본의 조선 40년 점령과 36년 식민 지배

 

일본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 후 1905년 7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대한제국에 대한 종주권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을 통해 일본은 40년간 조선을 무단 점령한다. 

 

그러나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국내의 반일 열기는 고조되었다. 장지연은 11월 20일 ‘황성신문’의 논설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일제의 침략성과 조약에 조인한 매국 대신들을 통렬히 비판했다. ‘제국신문’. ‘대한매일신보’ 등도 조약의 무효와 각 지방의 조약 반대운동을 알리는 글을 싣고 반일 여론을 확산시켜나갔다. 그리고 을사오적의 처단과 조약 파기를 주청하는 가운데 민영환, 조병세, 홍만식, 이상철, 김봉학, 송병선 등은 자결로써 국권 침탈의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조선은 1910년 8월 22일 일본에 강제 병합되어 36년간 식민 지배당하다가 1945년 8월 15일 해방된다. 일제시대는 조선인에게 야만의 시대였다. 조선인들은 자신의 역사를 부정당하고 말과 글을 빼앗기고 자신의 성과 이름마저 박탈당하며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살았다. 36년 동안 죽어간 우리 민족의 수는 무려 400여만 명으로 6·25전쟁보다 더 많다. 

 

그러나 조선의 혼은 살아 있었다. 

 

해방은 뜻밖에 온 것이 아니었다. 국외 중국과 소련 접경지역에는 항일 무장 독립운동 세력이 창설되어 싸우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도 해방을 위해 준비해 온 세력이 있었다. 

 

국외 항일 무장세력은 김구 선생의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광복군), 김두봉 선생의 화북 조선독립동맹(조선의용군), 김일성 주석의 만주 동북항일연군 등이 대표적이었다. 또한 국내에는 여운형의 건국동맹과 이재유, 이관술의 조선공산당 재건 운동과 노동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이재유는 형 만기 이후에도 전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석방되지 않아 해방을 보지 못한 채 옥사하였고, 이관술은 지하활동을 계속하다가 해방을 맞았다.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조선 40년 점령과 36년 식민 지배 역사를 알고 있기나 하는가!

 

그리고 선열들이 독립을 위해 피 흘린 저항과 무장 투쟁의 역사를 알고 있기는 한가!

 

무엇 때문에 강제 동원, ‘위안부’ 문제 등 대일 과거사를 사과받지 못하고, 주권과 평화 훼손하는 한·미·일 군사동맹에 가담하는가!

 

도대체 윤석열의 조상은 누구이며, 윤석열은 조선사람이 맞기나 한가!

 

 

일본의 평화헌법 파괴

 

일본은 8월 15일 연합국의 포츠담선언을 수락하고 항복했다. 사실 8월 15일은 일왕이 포츠담선언을 수락했다고 국민에게 라디오 방송한 날이다. 사토 다쿠미 교토대 교수는 일본이 8.15를 종전기념일로 삼은 것은 패자의 굴욕을 지우고 희생자 추모를 위한 날임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와 언론이 조작한 것이라 주장했다. 미국과 옛 소련의 대일 전승기념일은 9월 2일이며, 러시아와 중국, 몽골은 9월 3일을 항전 승리기념일로 삼는다. 

 

일본은 15년간의 침략전쟁 기간에 일본에서 300여만 명 그리고 아시아 각지에서는 무려 2,000여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었다. 그래서 일왕과 국민은 다시는 전쟁하지 않고 평화 국가의 길을 걷겠다고 맹세하며 평화헌법을 채택했다.

 

그런데 기시다 정권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소위 ‘반격 능력’으로 자칭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를 인정하는 방위 3문서의 개정을 결정했다. 이것은 평화헌법을 사실상 파괴하고 전수방위(專守防衛)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전수방위는 자위대가 채택하고 있는 수동적 방어에 입각한 국토방위 전략 개념이다. 

 

1970년도 판 『방위백서』는 “우리나라(일본)의 방위는 전수방위를 골자로 한다. 행동의 양태 등 모두 자위 범위 안으로 한정되어 있다. 즉, 전수방위란 헌법을 지키며 국토방위에 철저하게 임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중략) 타국에 대해 침략적인 위협을 줄 수 있는 것 예컨대 B52와 같은 장거리 폭격기, 공격형 항공모함, ICBM 등은 보유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1989년 『방위백서』는 “일본은 상대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 비로소 방위력을 행사하고, 그 방위력 행사의 양태도 자위를 위해 필요한 최저한도에 머물게 하며, 보유하는 방위력도 자위를 위해 필요한 최저한도의 것으로 한정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안보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며 미국과 함께 전쟁을 수행할 수도 있는 중대한 안전보장 정책의 대전환인데, 국회에서 논의도 거치지 않고 국민에게 설명조차 없이 단 한 번의 국무회의 결정만으로 강행했다. 이에 일본 사회민주당은 16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국무회의 결정에 대한 항의로 기시다 정권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일본 헌법 9조는 “국권 발동으로서의 전쟁과 무력을 통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적으로 포기한다”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이 규정 2항에서 “육해공군 기타의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명백히 못 박았다. 또한 헌법 전문은 “정부의 행위로 다시 전쟁의 재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을 결의”한다고 분명히 했다.

 

일본의 선제공격인 소위 ‘반격 능력’과 재무장 그리고 전면전쟁 위험성 

 

현재 일본 방위성은 헌법과 전수방위 이념에서 볼 때 절대로 보유해서는 안 되는 무기를 개조 또는 구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호위함 ‘이즈모’ 등 일본형 항공모함을 개조하고, 항공모함 함재기인 스텔스 전투기 F35 대량 구매, 토마호크 구입, 공격형 무인기 도입 등 끝이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술 더 떠 기시다 정권은 2027년에는 방위비를 GDP 대비 2%, 11조 엔으로 증액, 앞으로 5년 사이에 43조 엔으로 정하였다. 물론 무기 구입처는 당연히 미국이다. 이를 위해 세출 삭감과 건설국채의 활용, 법인세와 소득세(동북대지진 부흥세 연장), 담뱃세의 대폭 증세를 내세워 국민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선제공격인 소위 ‘반격 능력’ 보유는 전면전쟁에 돌입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상대국의 ‘공격 착수’를 인지하고 미사일 발사 거점을 공격한다고 하지만 과연 어떤 시점에 어떻게 판단할지는 매우 어렵다. 자치 잘못하면 일본의 일방적 국제법 위반의 침략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군사정보의 근거는 미국이다.

 

과거 미국은 소위 ’통킹만 사건’을 일으켜 베트남전쟁에 개입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전쟁 반대 분위기가 확산하던 1971년 6월 뉴욕타임스는 베트남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미군이 조작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통킹만 사건’ 자체가 미국 자작극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자체 정보 없이 저렇게 조작을 일삼는 미국을, 미국 정보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군사정보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남사군도[南沙群島, 스프래틀리 군도(Spratly Islands)]는 남중국해 남단 30여 개의 작은 섬과 40여 개의 암초 및 산호초로 이루어진 곳으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다자간 영토분쟁지역이다. 남사군도는 동으로 필리핀, 남으로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서로 베트남, 북으로 중국과 타이완을 마주치고 있는 해상교통·어업의 요충지이자 인근 해역에 석유·천연가스가 풍부해 이들 6개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브루나이를 제외한 5개 분쟁 당사국이 자국 점령 도서에 군병력과 장비를 배치하고 있어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이번 3대 안보 문서에 ‘대만 유사’를 상정한 남사군도의 군사력 강화와 미일 군사훈련은 미군과 자위대의 기지 공동 사용과 작전사령부의 통합화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대만 유사’를 ‘일본 유사’로 둔갑시켜 중국과의 전쟁도 불사할 위험이 있다. 일본은 2015년에 제정된 안보법제에 의해 집단적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대만해협에서의 돌발 군사 충돌이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인정하면 일본은 집단적자위권을 행사하여 즉시 전쟁 당사자가 되는데 자위대는 사실상 미군 지휘하에서 싸우게 된다. 

 

이러면 동아시아는 또다시 전쟁의 화마에 휩쓸리게 된다.

 

일본은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선언 철회하라!

 

도대체 누가 적인가, 어떻게 선제공격 운운하는가.

너희 일본은 지난날 남의 국가를 강탈하고 일말의 반성도 하지 않은 전쟁 범죄자들이 아닌가. 너희와 전쟁을 벌인 미제국주의자를 끌어들여 평화를 부르짖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

지금 전쟁은 과거 전쟁과 다르다. 이기고 지는 전쟁이 아니다. 핵전쟁이 일어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전 인류는 멸망이다.

 

일본은 군국주의 부활 음모 중단하고 전쟁범죄, 식민지배부터 사죄하라!

일본 국민은 평화헌법 파괴하는 기시다 정권 용서하지 말라!

 

윤석열 정부는 정신 차려라! 

 

일본이 우리를 지켜주겠다고 생각하는가. 주권과 평화 훼손하는 한·미·일 군사협력 즉각 중단하라.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

 

반제·자주·평화애호 세력은 총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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