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진행 중인 유엔총회에서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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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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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의 연설과 태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23일(이하 현지 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침공으로 숨진 이란의 전임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여자 초등학교 학생들의 피 묻은 가방과 장례식 사진을 들어 보이며 연설했다.
“미국 대통령은 우리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우리는 테러의 피해자다. 나는 존경받는 최고지도자가 어떠한 법적 근거도, 이유도 없이 암살당한 나라, 이란에서 왔다. 나는 실제로 학교가 폭격을 당했던 나라, 이란에서 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위처럼 말하면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지켜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첨단 기술과 무기 체계로 우리를 공격했다”, “그들은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동원해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타인을 테러리스트라고 낙인찍는다”라고 규탄했다.
또한 “지난 7개월간 이란 국민은 매일 밤 거리로 나와 조국을 수호하기 위한 시위를 벌여 왔다.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장비와 훈련, 무기를 지원받은 세력이 국가 안보를 뒤흔들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였다”라면서 “밤낮없이 이어진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우리 힘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해역에서 특정세력이 그 수로를 자유롭게 이용해 이익을 챙기면서 동시에 그 수로를 통해 우리에게 침략을 가하고 불안을 조장하며 우리의 수로 접근을 막는 행위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계속해 “우리 지역의 문제는 외부 침략자의 장난감처럼 되지 않아야 하며, 역내 국가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외세와의 그 어떤 관계도 역내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란에 핵발전 포기를 요구하는 것에 관해 “우리에게 평화적 핵기술은 국가 발전의 본질적인 부분”이라며 “핵무기는 배격하되, 평화적 핵기술에 대한 제한은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7만 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했다. 반면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동안 폭격을 당했다”라면서 “이스라엘은 핵폭탄과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도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핵무기는 이스라엘에 있는데 사찰단은 이란으로 온다. 이스라엘은 살상을 저지르는데 제재를 받는 것은 이란”이라고 덧붙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란에 대한 전멸을 언급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되짚어 볼 때 국제법과 대화, 외교 그리고 기본적인 인류적 규범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언급된 모든 내용이 유엔의 본질과 헌장 그리고 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를 위압하려는 이들은, 우리가 힘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대화와 외교 그리고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과 관련된 규탄이 나오자 미국 측 대표단이 퇴장했다.
연설을 마친 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을 만나 이란의 참상이 담긴 책자를 전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스라엘 총리의 연설과 태도
반면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전범으로 기소당한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체포 가능성을 우려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다.
이스라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뉴욕을 방문해 곧바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했으며, 연설이 끝난 뒤 숙박하지 않고 이스라엘로 출국했다.
이처럼 촉박한 네타냐후 총리의 초단기 일정은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이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 오면 체포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등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체포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사로 소개되자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키르기스스탄, 팔레스타인 등을 포함해 70개국이 넘는 나라에 소속된 대표단이 야유하며 줄지어 퇴장했다.
유엔총회 기간 일부 국가들이 해당국에 대한 항의성 표시로 자리를 뜬 적은 있으나, 무더기로 자리를 비운 것은 이례적이다.
의석 곳곳이 휑하게 빈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비난하는 것은 세기의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전범 혐의를 부정했으며 각국 대표단이 퇴장한 걸 의식한 듯 “우리에게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위대한 파트너는 없었다”라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과 미국 대표단이 박수를 보냈는데, 같은 시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유엔 본부 앞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해 이 숫자도 대비됐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연설을 계기로 국제 사회 전반에서 고립된 이스라엘의 처지가 다시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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