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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5월 총궐기·7월 총파업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

4만3천 조합원, ‘민생파탄 건설노동자에게 책임전가, 윤석열심판 결의대회’ 개최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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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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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43,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결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 앞에서 43,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결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28일 오후 3시 서울 세종로 숭례문 앞에서 43,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은 보도자료를 통해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노동개악 추진을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면서 전 조직적 역량을 투여해 건설노조 탄압을 막아내고 5월 총궐기와 7월 총파업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결의했다.

대회장 주변에는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전교조, 민주일반연맹 등 민주노총 산별노조들이 대형 현수막을 걸어 투쟁하고 있는 건설노조를 응원하고 연대투쟁 의지를 과시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1% 부자, 재벌에게는 세금을 깎아 주고 영업사원을 자처한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권리는 박탈하고 서민의 생계는 파탄내고 있다”며 “1주일에 69시간을 일해 노예노동을 하라고 강요하고 파견법을 확장하여 더 많은 비정규직을 만들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법원의 판단과는 정반대로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협박하며 부패집단으로 몰아가더니 급기야 현장 안전과 투명한 고용질서를 위해 노력한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뿌리 뽑겠다고 한다”며 이는 “법치가 아니라 폭치이고 공정이 아니라 불평등”이라고 단호히 규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끝마치고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대회사를 끝마치고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어 “윤석열 정부가 관심 갖고 들여다봐야 할 것은 노동조합 회계가 아니라 국민들의 고통이다. 물가폭등 금리 인상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난방비 폭탄을 던진 자가 누구인가?” 물으면서 “서민생계는 내팽개치고 검찰집단의 우두머리가 돼버린 윤석열 대통령,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공안몰이로 수구보수세력의 선봉대가 돼버린 윤석열 정권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계속해서 “건설노조가 탄압받는 이유는 민주노총의 선봉에 서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은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이다”며 “하기에 건설노동자들이 혼자 비를 맞도록 하지 않을 것며이 함께 싸울 것”이라고 선언하고 “민주노총은 이미 7월 총파업을 결정했고 또한 정권의 전면적인 탄압이 자행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건설노조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에 민주노총은 모든 것을 걸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한 “민주노총 투쟁의 맨 앞자리를 책임졌던 건설노조를 지키기 위해 위원장이 가장 앞자리에서 투쟁하겠다”라고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조 송찬흡 부위원장은 “(최근 광주고법에서 ‘건설현장의 관행인 월례비를 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가운데) 건설사가 비리의 온상이고 불법, 무법천지의 주범인데 엄하게 건설 노동자만 때려잡고 있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의 공갈과 협박에 쫄지 말고 좀 더 힘을 내, 탄압을 분쇄하고 현장의 주인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자“고 힘찬 투쟁의지를 전했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연대발언에 나서 “윤석열 정권이 경찰 장악을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한 정순신 사건은 검찰독재의 민낯을 보여준 것”이라며 “공정거래위를 통해서 탄압하다가 성에 차지 않자, 채용 강요로 여론몰이를 하고 법원에서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인정하자, 월례비를 문제 삼았는데 월례비조차도 업체의 이익을 위한 자발적이고 관행적인 금품으로 판결이 났음에도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폭로 규탄했다.

또한 최근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에 대해 “해묵은 색깔론으로 노동운동을 매도하며 금속노조에 대한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규탄하면서 “금속노조는 건설노조, 민주노총과 함께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 노동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대회를 마무리하며 총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대회를 마무리하며 총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대회를 마무리하는 총화 발언을 통해 “오늘의 투쟁은 첫째. 윤석열정권의 탄압에 맞서 탄압에는 투쟁으로, 탄압에는 항쟁으로 나서겠다는 결의를 하기 위함이고 둘째. 윤석열정권과 건설자본들에게 건설노동자들의 엄중한 마지막 경고를 하기 위함이며 셋째. 건설현장의 주인은 건설노동자임을 당당히 선언하고 더욱 깊이 현장 속으로 들어가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겠다는 결의를 모아 내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에게는 최소한 인간답게 살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데 이런 건설노조를 깡패집단, 부패집단으로 매도하며 짓밟고 있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 면서 “우리는 과거 이름도 없이 노가다꾼으로 일했다. 안전은 무시되고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속에 이판사판 공사판에서 일했다. 이제 우리는 그런 현장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우리의 조직 건설노조를 사수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건설노조는 생존권이고 버팀목이다. 건설노동자들을 범죄 집단으로 만드는 윤석열 정권과 건설자본의 거짓선전 분열책동에 우리는 수천수만의 망치가 되어 투쟁으로 박살내고, 건설현장의 당당한 주인임을 선언하자”고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호소하였다.

문화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문화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선두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삼각지역) 앞까지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행진해 나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선두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삼각지역) 앞까지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행진해 나갔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대표단을 선두로 용산 대통령 집무실(삼각지역) 앞까지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힘차게 외치면서 행진해 나갔다.

참가자들이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과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해 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숭례문을 지나 서울역과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해 가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한편 어제 진행된 건설노조 기자회견에서는 각 건설사에 공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주 52시간 초과근무 거부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작업 요구 금지 △이를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에 의거한 고발조치 등 강경 대응 △성과급(월례비)를 대가로 장시간 노동과 위험작업을 강요하는 건설업계 관행 중단을 요구하였다.

행진을 마친후 삼각지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행진을 마친후 삼각지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인천본부 이인화 본부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인천본부 이인화 본부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포토 뉴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탄압이면 항쟁이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문화공연이 중간중간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문화공연이 중간중간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풍물패를 선두로 행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이 풍물패를 선두로 행진에 나서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윤석열은 건설노동자 잡지말고 물가나 잡아라’.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윤석열은 건설노동자 잡지말고 물가나 잡아라’.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총단결로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총단결로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망치 앞에 선 윤석열이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두손을 들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망치 앞에 선 윤석열이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두손을 들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노동자의 망치 앞에 선 검찰독재.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노동자의 망치 앞에 선 검찰독재.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풍물패가 앞장에서 대오를 인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풍물패가 앞장에서 대오를 인도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삼각지역까지 행진후 마무리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노총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마지막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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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못 걸러낸 ‘3단계’ 검증, 한동훈은 몰랐다고 하지만…

한동훈, 과거부터 이어진 구조적 문제란 주장
“지난 정부 인사 검증 땐 자녀 학적변동 제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교폭력 문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난 가운데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등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있었다는 정황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과거 정부부터 이어진 인사 검증의 구조적 한계’를 언급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발언을 있는 그대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 변호사에 대한 인사 검증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 인사비서관실·공직기강비서관실 등이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후보자 검증을 의뢰하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1차 검증,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2차 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정 변호사를 단수 추천하며 기본적인 세평 검증 작업도 있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경찰-법무부-대통령실을 거친 ‘3단계 검증’에도 자녀 학교폭력 문제가 걸러지지 않은 모양새다.

 

 
 
 
 
 

 

학교폭력에 따른 전학은 정 변호사 아들 정아무개씨 학적 변동으로 흔적이 남았다. 2017년 강원도의 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 입학했던 아들 정씨는 이듬해 초까지 동급생에게 “빨갱이 xx”,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 언어 폭력 등을 행사해 2018년 3월 학교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정씨 쪽이 불복해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진 끝에 정씨가 고등학교 3학년에 접어드는 2019년 2월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 이례적으로 학교를 옮긴 기록이 학적부 등에 남았다는 뜻이다.

 

 

과거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이들은 이번 정부의 ‘검증 구멍’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후보자가 검증을 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개인정보 관련 자료 제공에 동의해야 했다. 본인의 범죄 전력 자료는 물론 자녀의 학적 변경 정보 등을 본인 동의에 따라 모두 제출하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자녀 학적이 바뀌었다면 사유를 면밀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며 “기본적으로 위장 전입과 관련이 있는지를 검토했다. 또 학적 변경의 이유가 학교폭력 때문이라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후보자에게)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수본부장 정도의 자녀 학교폭력 문제를 미리 검증 못했다면 담당자 ‘목’이 날아갈 만한 사안”이라며 “5년 전 학교폭력 관련 보도 사실도 세평 수집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동훈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가족의 송사 문제는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한 과거부터 지금까지 걸러내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며 인사검증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날도 “가족 학적부를 동의한다고 다 가져올 수 있겠는가. 학교에서도 동의하지 않을 것 같고, 법적 근거도 필요할 것”이라며 학적 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간접 인정했다.

 

 

앞서 정 변호사가 윤 대통령, 한 장관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했던 2018년, 학교폭력 관련 첫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의문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학교폭력’ 사실을 알고도 임명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제가 몰랐던 것은 분명한 것 같고 대통령실도 아예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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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강성희 약진, 국힘 정운천 추락…진보당 1호 국회의원 나오나?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3.02.27 19:14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여론조사 결과 분석

진보당 강성희, 9.4%→15.5% 지지율 약진

국민의힘 정운천, 28.5%→17.8% 지지율 추락

▲오는 4월 5일 치르는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외쪽부터) 국민의힘 정운천,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임정엽, 무소속 김호서 후보.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열기가 자못 뜨겁다.

27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의 추락과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2주 전 조사에서 28.5%로 1위였던 정운천 후보는 이날 17.8%를 기록해 1위 후보와의 격차가 12.2%P나 크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던지고 지역구에 출마한 정 후보의 지지율 추락은 ‘정치 철새’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시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던 정 후보는 광우병 파동으로 해임건의안이 상정되는 파란을 겪는다. 이후 2016년 새누리당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정 후보는 박근혜 퇴진 촛불 이후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국민의당과 합당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한다. 다시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면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6번으로 재선에 성공한다. 이렇게 20대 국회 4년 동안 당적을 무려 4번씩이나 옮겼으니 ‘정치 철새’라는 비판이 나올 법하다.

한편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 약진은 전주을 재선거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2.14 발표 여론조사는 조사기관 PNR-피플네트웍스이(가) 언론사 백경오 의뢰로 2월 10일에서 2월 11일까지 이틀간 휴대전화 가상번호 69%, 유선전화 RDD 31%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전라북도 만 18세 이상 남 녀 1,003명을 대상으로 100% ARS 방식 응답률 1.9%로 집계된 조사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은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연령별 성별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2.27 발표 여론조사는 2월24~25일 이틀간 실시됐다. 전주시을의 인구비례에 따라 통신사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3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추출로 표집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3.6%p다. 총 통화시도는 1만795명이며 연결대비 응답비율은 6.8%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정운천 후보에서 빠진 10.7%P의 지지율이 대부분 강성희 후보 쪽으로 간 것.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임정엽 후보나 김호서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원외 정당인 진보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가 나오자 지역 정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민주당 탈당파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은 데는 민주당 귀책 사유로 발생한 전주을 재선거의 특징과 관련 있다. 민주당은 당규에 따라 무공천 방침을 발표했지만, 임 후보와 김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해 출사표를 던지면서 무공천 방침은 빛이 바랬다. 더구나 양 후보의 단일화까지 논의되고 있어 “기회주의자들의 몰염치한 야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지지율이 6.1%P 수직상승한 반면 민주당 탈당파들의 지지율은 1%대 변화에 그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전주을이 정의당 등 진보정당 강세 지역이라는 점과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강성희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정당 지지도는 1%대지만, 강성희 후보의 인지도는 공직을 역임했던 다른 후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강성희 후보와 진보당은 가장 높은 예대차익을 남기던 전북은행의 대출 이자 인하 운동을 펼쳐 지역사회에서 호평받고 있다. 민생은 외면한 채 정쟁만 일삼는 양당 정치에 원외 정당 강성희 후보가 경종을 울린 셈이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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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비명계'의 반란? 예상 깬 이탈표 38표로 대혼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 최대 위기…거취 압박 요구 높아질 듯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7. 19:34:40 최종수정 2023.02.27. 19:41:03

 

헌정 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결국 부결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장담한 '압도적 부결'은 아니었다. 이탈표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수십 표가 발생하면서 당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다.

 

이날 표결 결과를 두고 당 안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모두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당을 분리 대응하지 않으면서 당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표에 반영됐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날 투표를 통해 '샤이 비명(非이재명)계'의 존재가 확인됨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사퇴론에 더욱 힘이 실릴 예정이다. 이 대표로선 사법적 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당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李 '표 단속' 소용 없었다..."두려움에 집단적 의사 표시" 

 

국회는 27일 김진표 의장 주재로 본회의를 열고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했다. 결과는 재석 297명 중 찬성 139, 반대 138, 기권 9, 무효 11. 부결이었다. '재석 과반수'인 가결 요건에는 미달됐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당초 민주당 지도부가 예상한 그림과는 달랐다. 민주당은 지난주 의원총회를 통해 '체포동의안에 대해 자유 투표로 임하되, 압도적으로 부결시킨다'고 결의한 바 있다. 굳이 당론으로 정하지 않아도 압도적 부결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특히 검찰이 제시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범죄 사실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으면서 비(非)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명분이 약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당 지도부를 포함한 많은 의원이 '압도적 부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박홍근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은 "검찰의 정치 영장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박주민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70표 이상은 부결표가 나올 것 같다. 가결표를 던질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확인한 실제 결과는 달랐다. 이날 본회의에 출석한 의원은 무소속 김홍걸 의원과 구속된 정찬민 의원을 제외한 297명. 이 가운데 국민의힘 115명과 정의당 6명, 시대전환 1명이 모두 찬성, 기본소득당 1명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5명이 모두 반대했을 것으로 가정하면, 민주당 몫 169표 가운데 최대 38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같은 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부결표가 161표 나온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무기명 방식으로 표결이 진행됐기 때문에 이탈표의 주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간 이 대표에 대한 반대 의견을 공공연하게 피력해온 비명계 의원들일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 영장의 부당함을 직접 설명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지만,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이날 결과를 두고 비명계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은 <프레시안>에 "예상 못한 결과"라며 "이재명 리더십에 크나큰 상처가 났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표 한 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지도부 전체에 대한 경고 내지 심판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모든 상황을 강성으로 끌고 온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두려움에 대한 집단적 의사 표시"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이 대표 개인 문제와 당이 한 덩어리로 엮여있는 상황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 하에 전략적으로 투표했다는 취지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도 민주당 의원들의 위기의식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접전 양상인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앞서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는 상황까지 가면 소신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샤이 비명계'의 등장은 최근 제기된 이 대표 사퇴론에 더욱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대표가 압박 받는 상황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다"고 했다. 다만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부결하고 나면 대표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발언한 설훈 의원은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상 못했다"면서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관해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권을 쥐고 있는 친(親)이재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당내 반란표를 성토했다.

 

김 의원은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그들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역시 친명계와 가까운 박시영 민주당 정치혁신위원도 "오늘 이후로 '개혁 대 반개혁', '혁신 대 반혁신'의 싸움이 민주당에서 벌어진다"며 "당원들이 나설 때"라고 '화력 지원'을 요청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이날 표결을 계기로 친명과 비명계 간 갈등이 전면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무효나 기권표를 무작정 '이재명 반대표'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오기는 했으나 무효나 기권도 '체포 동의는 할 수 없다'는 전제라서,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라는 점에는 뜻을 모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관해 투표를 마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위해 이동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이번엔 '부스럭 소리' 없었다...가결 노렸나 

 

한편 이날 본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체포동의안 요청 이유 설명 가운데 '한 방'은 없었다. 한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는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 등을 언급하며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한 장관이 '방탄 국회' 비판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민주당 의원들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한 장관은 이날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비교적 차분하게 영장 내용을 설명했다. 한 장관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민의 자산인 개발 이권을 공정 경쟁을 거친 상대에게 제값에 팔지 않고, 미리 짜고 내정한 김만배 일당에게 고의로 '헐값에' 팔아넘긴 것이고, 그래서 개발 이권의 주인인 성남시민에게 천문학적인 피해를 준 범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유하자면, 영업사원이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미리 짜고 10만 원에 판 것"이라며 "여기서 주인은 90만 원의 피해를 본 것이지 '10만 원이라도 벌어준 것 아니냐'는 변명이 통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시장 측은 위례, 대장동 공모지침서를 남욱, 김만배 등 일당과 함께 만들었다"며 "아예 수험생이 시험문제를 직접 출제하게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입장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 아니라 '단군 이래 최대 손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겠다"고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민의 자산인 인·허가권을 사유화하여 현안이 있는 기업들을 타깃으로 노골적인 인허가 장사를 한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시간관계상 일부만 말씀드렸지만, 다수의 물적 증거들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사실관계와 정확히 일치한다"면서 "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성남FC 사건은 죄질과 범행의 규모면에서 단 한 건만으로도 구속이 될 만한 중대범죄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에 정한 구속사유인 도망의 염려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는 곧 중형 선고의 가능성을 의미한다"면서 '유력 정치인이기 때문에 도망갈 염려가 없다'는 주장대로라면, 이 나라에서 사회적 유력자는 그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아야 하고, 전직 대통령, 대기업 회장들은 왜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던 것인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연합뉴스

 

이에 맞서 이 대표는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뚜렷한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영장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1000억 이상을 추가 부담시켜 업자들이 욕을 하며 반발한 사실, 정영학 녹취록 같은 무죄정황만 차고 넘친다"면서 "무죄 추정, 불구속 수사 원칙은 차치하더라도 소환 요구에 모두 응했고. 주거 부정,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 같은 구속 사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자를 대신하여 국회가 내릴 오늘 결정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앞날이 달려있다"면서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의원 여러분께서 엄중한 경고를 보내달라"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이후 체포동의안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져야 하는데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상정·표결하기로 정했다. 

 

체포동의안 부결은 21대 국회 들어 두 번째 사례다. 앞서 정정순(민주당)·이상직(무소속)·정찬민(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모두 가결됐지만, 지난해 12월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반대 161명으로 부결됐다. 

 

한편 이날 개표 과정 중에서는 감표위원들이 부결표인지 무효표인지 논란을 빚은 기표를 두고 무효처리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가 된 표는 2표로, 표결 결과에 영향이 없음에도 이 논란으로 개표가 약 1시간가량이나 지연됐다. 김진표 의장은 선관위 파견 직원으로부터 자문까지 받은 후에 비교적 글씨가 뚜렷한 1표는 '부(반대)'표로,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1표는 무효표로 판정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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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에 침묵하는 윤석열‥북한에 길들여졌나?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2/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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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에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올 2월 들어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5형(2월 18일), 대남용 전술핵무기인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2월 20일), 전략 순항미사일(2월 23일) 등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잇달아 발사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윤 대통령이 “대북 선제타격”, “주적은 북한”,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쟁 준비”, “확실하게 응징·보복”, “확전 불사” 같은 말을 쏟아냈을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침묵은 일본의 반응과 비교해봐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5형을 홋카이도 방향으로 발사하자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연 뒤 “(북한에) 당연히 강력하게 항의했다”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직접 북한을 비판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달리 미사일 발사 뒤 열린 국가안보회의도 김성한 국가안보실 실장에게 맡길 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보 행사인 뮌헨 안보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북한의 화성포-15형 발사를 비판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는 한·미·일이 공동으로 낸 목소리였고 윤 대통령의 직접 언급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한참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응해야 할 합동참보본부(합참)도 소극적이다. 

 

합참은 지난 18일 북한이 화성포-15형을 발사하자 문자메시지를 통해 출입 기자단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 미사일이 날아간 방향과 거리 등을 알리는 정도에 그쳤다. 

 

통일부의 대응도 살펴보자.

 

통일부는 지난 18일 북한이 화성포-15형을 발사하자 기자단에 보낸 ‘입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했다. 이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직접 발표한 담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급’이 크게 낮은 것이다, 

 

이후 통일부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마국 담당 국장이 연이어 발표한 추가 담화에도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합참과 통일부의 미적지근한 대응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언급을 삼가려는 윤 대통령의 모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게 된 것일까?

 

첫 번째는 북한 미사일 대응을 언급하면 지지율이 깎이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은 윤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 말든 아랑곳없이 미사일을 발사해왔다. 

 

윤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정작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별다른 대응책을 꺼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은 북한의 맞대응을 불렀고 윤 대통령을 둘러싼 ‘무능’, ‘전쟁광’ 논란도 갈수록 확대돼 민심이 나빠졌다.

 

국내 여론의 비난 여론이 고스란히 군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을 향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뒤늦게나마 북한 미사일 관련해 언급하면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두 번째로 북한이 윤석열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한 담화를 꼽을 수 있다.

 

지난 19일, 김여정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것들도 지금처럼 마냥 ‘용감무쌍’한 척, 삐칠 데 안 삐칠 데 가리지 못하다가는 종당에 어떤 화를 자초하게 되겠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바보들이기에 일깨워주는데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담화는 비판 수위가 높았고 마치 윤석열 정권의 대북 대응을 ‘조롱’하는 투였지만, 이에 관해서도 윤 대통령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윤 대통령은 자신의 ‘입’ 때문에 일이 커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미국조차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에 뾰족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자신의 입을 ‘봉인’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윤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사실상 북한에 길들여졌다고 여기는 시선도 있을 듯하다.

 

윤 대통령이 지금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에 입을 다문다면 ‘북한에 길들여진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은 날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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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화국으로 복합위기 대응할 수 없다

[소셜 코리아] 세계는 취약계층 지원하고 부자증세하는데 한국만 거꾸로

3.02.28 05:02최종 업데이트 23.02.28 05:02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윤 대통령. ⓒ 대통령실

   
2023년 글로벌 경제는 팬데믹의 여파, 고물가-고금리의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미·중·러를 둘러싼 군사, 외교 및 경제의 다중적 긴장 관계가 복합적으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복합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높은 무역의존도와 대중국 무역비중, 정전체제와 복잡한 지정학적 특성까지 있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대비책 마련에 전력을 다해야 할 중대한 국면이다. 과연 한국의 정부, 정치와 사회는 이 복합위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가?
작년 5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무엇인가?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국세청, 군 등 대통령의 권한이 미칠 수 있는 권력이 총동원되어 실체가 불분명하고 납득하기도 어려운 고강도 수사, 감사, 사정, 고소와 고발이 전방위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권력의 칼은 지난 정부의 정책, 그와 관련된 부처와 기관들, 비판적 정당, 정치인, 언론, 시민단체, 노조 등을 향해 있다. 과거 군사독재의 엄혹한 권위주의 체제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일들이 버젓이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주요 언론은 정적 수사내용을 연일 검찰 발 피의사실로 중계하고, 사법화된 정치인과 대통령, 정권 핵심 관계자 말을 앵무새처럼 옮기며 대서특필하고 있다.

정책과 정치 행위로 대응해야 할 비판과 견제를 공권력을 이용한 보복과 응징으로 대적하는 '보복정국'이다. 숙의와 합리적 설득의 과정을 거쳐 수립해야 할 정부 정책까지도 보복의 수단이 되어, 지난 정권에서 시작된 정책을 지우고 과거로 회귀하는 '보복정책'들이 이어진다.

시대 과제에 대응하여 건설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정당 간 대화와 협력이 이뤄지며, 각계각층의 토론으로 사회적 담론이 형성되어 사회적 대타협으로 합리적 대안을 찾아가는 성숙한 민주주의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워졌다. 정치와 사회의 이런 험악한 분위기는 앞으로도 지속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배가 낭떠러지로 흘러가는데 배를 운항하는 사람들이 위험을 피할 방안을 놓고 다투지 않고, 전혀 관계없는 사적이고 정략적인 이해의 문제에 매달려 다투고 있는 한심한 형국이다. 그것도 선장의 진두지휘하에서 말이다. 상식의 우선순위에 반하여 정치와 사회의 어젠다가 정해지고 국가의 인적, 물적, 사회적 자원이 고갈되면 결국 중대한 문제에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사태를 막을 수 없다.

복합위기 국면에 대비하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책에는 두드러진 공통점 있다. 위기에 취약한 부문과 계층을 국가재정이 나서서 선제적으로 보호하고, 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위기에 편승하여 초과 수익을 획득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하여 정부의 재원을 확충하는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술 및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는 중장기적 정책도 위기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강조되고 있다.

실각한 영국 내각 답습하는 한국 정부
     

▲ 2022년 10월 20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밖에서 사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다. 이 법은 성공적 에너지 전환과 기술 안보를 위한 산업정책 수립과 이를 위한 중장기적 재정 지출계획, 사회복지 확대와 취약계층 지원 등의 복지 지출계획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기업과 고소득 가구를 겨냥한 부자 증세 등도 포함하고 있다. 금리 인상과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 재정 지출과 부자증세를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역시 미국과 같은 포용적 위기 대응 정책을 통해 복합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작년 9월 취임했던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다른 선진국들과는 정반대의 위기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대규모 부자 감세와 규제 완화로 이뤄진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이었다.

그 후 영국 정부의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금융시장에 확산되었고, 국채가격 급락, 파운드화 가치 폭락 등 금융시장의 대혼란이 이어졌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집권 44일 만에 사임하고 새로 출범한 리시 수낵 내각이 전면적인 정책 전환을 선언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과 경제정책 방향은 실각한 트러스 내각의 경제정책과 흡사하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부자 감세와 기업 규제 완화, 시장의 자율과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 있다. 정부의 손과 발을 묶고 미비한 복지제도와 후진적 시장의 냉혹한 질서에 취약 계층과 취약 부문을 내맡길 수밖에 없다.

놀랍게도 정부는 이런 정책을 복합위기 대응 방안 혹은 한국경제의 누적된 폐해를 해결하는 개혁정책으로 허위광고까지 하고 있다. 정부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르짖는 노동개혁은 개혁이 아니라 비뚤어진 구체제를 강화하는 것에 가깝다.

고질적 노동 양극화의 원인은 후진적 노동시장의 느슨한 규제와 기업과 자본에 편향된 규율, 그리고 자율이 만드는 약육강식의 질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시장이 정글이 되지 않고 누구나 노동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서 인간 중심의 규제를 하고 헌법적 가치가 보장되는 규율을 바로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이런 선진적 규율과 약자의 안전장치를 훼손하면서 자율을 강조해서 노동시장의 고질적 이중구조와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주장은 어리석은 아집이거나 파렴치한 이율배반이다.
 

▲ 주병기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소셜 코리아 편집·운영위원) ⓒ 주병기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셜 코리아>의 편집·운영위원과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 캔자스대와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재직했으며 한국응용경제학회장, < Journal of Institutional and Theoretical Economics > 편집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시경제학, 재정학, 정치경제 등이고 분배적 정의, 불평등과 소득분배, 공정한 경제기제 등의 주제로 연구와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분배적 정의와 한국사회의 통합>, <정의로운 전환>, <정책의 시간>, <혁신의 시작> 등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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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봉착한 한국의 수출주도형 모델, 그 대안은…"

[경제, 묻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7. 05:44:12

 

불과 한두 해 전 한국 사회 곳곳에서 극일(克日)이 거론됐다. 일인당 구매력평가(PPP)로는 이미 한국이 일본을 웃돈다는 자화자찬이 인터넷을 덮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올해 들어 거짓말처럼 싹 사라졌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1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1~20일의 반도체 수출액이 거의 반토막(44%) 났다. 한국의 장기 성장 밑거름이었던 중국 시장이 닫히고 있다. 물가가 폭등하고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혼선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극일이 아니라, 한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의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사회에 먹구름처럼 끼고 있다.

 

지금 한국 경제는 괜찮은가. 한국 경제가 딛고 선 땅은 잃어버린 30년으로 향하는가, 아니면 탈출구가 있는가. <프레시안>은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를 만나 한국 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실마리를 찾아보았다. 
 
나 교수는 한국의 수출주도형 모델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내수 소비를 키우기 위한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개혁이 없다면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고 나 교수는 지적했다. 나 교수는 아울러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와 거꾸로 가 우려된다고 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한국 수출 주도형 모델 이제 한계 

 

프레시안 :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특히 한국 경제를 지탱한 수출 실적이 심각하다. 지난해 무역적자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 이달까지 실적은 지난해보다 더 심각하다. 자연히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어난다. 

 

나원준 : 일본식 장기 불황을 떠올리게끔 하는 유사한 흐름이 보이는 것 같다. 우선 과도한 가계부채를 들 수 있다. 부동산 버블이 꺼진 후 일본의 장기 불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요인이 과잉부채다. 과잉부채는 경기 위축 시에 가계 소비 여력을 떨어뜨려 수요가 과잉 위축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장기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지금 한국이 일본과 닮은 모습이다. 
 
(2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고, 전 세계에서도 특수한 상황에 처한 홍콩(0.75명)을 제외하면 가장 낮다. 이는 일본의 경우와 비슷하다. 일본의 출산율은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달한 1989년 1.57명까지 떨어졌다. 일본 사회가 이른바 '1.57 쇼크'로 기억하는 현상이다. 이후 일본의 출산율은 2005년 1.26명까지 떨어졌다.) 

 

인구 감소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측면이다. 한국의 인구감소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일본의 기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지금 한국 상황이 일본식 장기불황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현재 한국이 과거 일본보다 나쁜 모습도 있지만 좋은 모습도 있다. 

 

프레시안 : 과거 일본보다 나쁜 점과 좋은 점을 나눠 설명해 달라. 

 

나원준 : 수출 경쟁력은 지금 한국이 과거 일본만 못하다. 모두들 알다시피 1980년대 일본 가전제품과 자동차, 기계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프로덕트 믹스(product mix)가 워낙 좋아서 플라자 합의 이후에도 일본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건재했다. 반면 지금 한국의 위상은 그만 못하다. 

 

세계 경제 흐름이 한국에 불리하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지금은 1980년대 이후 계속된 세계화가 퇴조하는 등 세계 경제 지각판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현재 전 세계가 구조적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 국면에 있는 건 사실이다. 밑바탕에 이런 경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가 터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세계화 흐름을 가장 잘 탄 나라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개척해 고도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국면이 끝나가고 있다. 이는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이다. 현 상황에서 기존의 수출 주도 방식만을 답습한다면 '답이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프레시안 : 당시 일본보다 나은 점은? 

 

나원준 : 지금은 대전환의 시기다.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이 경제에 근본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이 전환에 성공한다면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프레시안 : 구체적으로 더 좋은 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 현 한국 경제 상황이 암울한가?

 

나원준 : 많은 분이 '경제 위기'라고 하면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처럼 기업이 줄도산하고 실직자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그림을 그리는데, 지금 한국 경제가 직면한 위기는 그런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중장기적인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가계부채나 물가폭등 등 당장 중요한 이슈도 있지만, 더 중요하게는 그간 한국의 성공 모델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큰 문제다. 

 

프레시안 : 1년째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 모델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해석 가능해 보인다.

 

나원준 : 그렇다. 여러 기관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 정도로 잡고 있는데 그 근거로 보는 무역수지 전망이 내 생각엔 여전히 낙관적이다. 이미 1월과 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무역수지 적자 원인을 일시적 부침에서 찾을 순 없다. 급변하는 세계 무역 구조에서 한국이 미아가 되어 버렸다. 굉장한 구조적 위기다. 

 

 

 

 

내수 주도 모델로 전환할 때

프레시안 : 최근 들어 과거 냉전 구도의 재등장이 거론되고, 신자유주의적 글로벌 공급망의 해체가 거론되는데 이 흐름이 특히 수출주도형 모델인 한국에 좋지 않다, 는 정도로 정리된다. 

 

나원준 :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는 시국인데, 불행히도 한국의 성장 동력은 수출에 있다. 한국 경제는 수십 년 간 수출 주도형에 딱 맞춰 작동하는 모델이다. 

 

앞으로도 한국 경제는 성장해야 한다. 문제는 성장을 어떻게 하느냐다. 대부분의 생각은 과거 방식의 답습에 머무르는 것 같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위치를 새롭게 잘 잡고,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계속해서 상품을 팔자는 식이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당장 문재인 정부도 동남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인구 대국이자 소비 대국으로 떠오르는 인도 시장을 집중 개척해서 인도의 성장에 한국이 올라타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본다. 

 

지금 따져야 할 건,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가야 하느냐다. 이런 수출 주도 성장 구조는 항상 우리에게 일정한 내핍(耐乏)을 강요한다. 수직적 하청 구조, 저임금의 고착화를 통해 성공한 모델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가는 게 맞느냐고 우리가 질문해야 한다. 과도한 가계부채, 사교육 문제, 양극화 문제, 인구감소 문제가 이런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 걸 우리가 여태 경험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은 나라다. 수출주도형 모델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어서 그렇다. 장기간에 걸쳐 GDP 대비 소비 비중이 쭉 떨어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7년 발표한 '내수 활성화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1996~2015년 한국의 평균 GDP 대비 내수 비중은 61.9%였다. 이는 OECD 회원국 35개국과 브라질,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을 포함한 총 41개국 중 27위에 불과하다. 일본의 GDP 대비 내수 비중은 84.8%다.) 

 

그만큼 내수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 이유는 임금 불평등이다. 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정체된 실질 임금이 우리 내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었으나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금도 우리는 유효 수요 제약의 늪에 빠져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노동생산성과 임금증가율 간 괴리가 크게 벌어졌다. 실질임금은 정체됐는데 노동생산성이 매우 빠르게 증가한 시기다. 이는 다시 말해 한국 노동자가 그만큼 힘들게 산다는 이야기다. 

 

이는 결국 악순환 논리를 만든다. '봐라, 내수가 취약하니 우리는 수출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노동자 임금을 더 제약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지면 노동자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니 내수가 더 떨어지고, 그만큼 더 수출 의존 모델에 국가가 매달리게 된다. 이는 결국 한국의 자립적인 경제 기반 형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국의 수출 주도형 모델은 내핍을 강요했다. 이제 내수를 키워야 할 때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 곧바로 따라오는 질문이 '한국의 내수시장은 작다'는 것이다. 당장 일본은 1억 인구 국가고 한국 인구는 그 절반 수준이다. 

 

나원준 : 한국 인구가 결코 적지 않다. 우리 경제 규모도 큰 편이다. 그에 걸맞게 내수가 커지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우리가 여태 겁이 나서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지, 이런 대안이 없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곧바로 '문재인 정부 때 소득주도성장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반박이 나올 수 있다.

 

나원준 : 나는 '임금주도성장'이라고 칭하는데, 이름이야 붙이는 사람 마음이다. 문재인 정부는 좋은 말은 다 갖다 썼는데 제대로 추진한 게 없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 당시를 되새겨 보면 '편의점 사장이 알바생보다 돈 못 버는 게 말이 되느냐'는 식의 논란이 일어났다. 

 

나원준 : 단순히 임금을 올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도록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문제의 핵심 원인인 수직적 하청구조는 건드릴 생각 없이 소주성만 들고 나왔다. 실제로 소주성이든 임금주도성장이든 가능하려면 현재 생산 사슬의 상당한 가치가 대기업에 쏠린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중소기업은 자신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공정경쟁이 일어날 수 없는 장을 재편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현재 한국 체제는 대기업 중심 수출주도형 모델에 최적화했다. 결국 이 구조 자체를 재편해야만 한다. 

 

프레시안 : 기존 수출 중심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소비 활성화에서 새 길을 찾아야 한다. 이는 임금주도성장이 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산업 구조를 근본부터 고쳐야 한다, 는 얘기로 정리된다.

 

나원준 : 그렇다.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 현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 답습한다면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치게 되고, 그러면 정말 과거 일본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수출 신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 수출은 위기에 처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 이념에 종속 

 

프레시안 :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가 특히 심각하다. 이를 보는 시각에는 두 갈래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 실패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원인이라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나원준 : 두 가지 다 어느 정도 맞는 것 아니겠나. 중국 스스로가 그간 공급망 자립화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게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이 차지하던 중고위 기술 시장을 이제 중국 기업이 실질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과거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대체했듯, (적어도 중국에서는) 중국 기업이 서서히 한국 기업을 대체하는 양상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하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미중 갈등 국면에서 오히려 대 중국 수출이 늘어난 나라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 어느 정도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경제 문제를 이념 문제로 바라보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우파들 주장과 달리 오히려 현 정부 경제 정책이 이념에 종속됐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위기 대응책이 감세와 재정 긴축 정책이다. 간단히 말해 돈을 덜 걷고 덜 써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자는 게 현 정부 방침인 듯하다. 

 

나원준 : 지금의 이 거대한 변화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그 충격이 누구에게 특히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감세를 들고 나온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영국에서는 감세를 꺼냈다가 총리가 교체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지금은 정부가 재정정책을 써야 할 때다. 윤석열 정부는 세계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감세와 긴축을 결합한 윤석열 정부 대책은 최악의 재정정책이다. 국가가 제 역할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서 결국 약자부터 다쳐 나가게 된다. 

 

이런 대책이 결국 재정 수지로 나타나게 된다. 소비가 더 위축되면서 세수가 더 줄어들고, 이는 더 큰 폭의 재정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위기 시그널도 더 뚜렷해진다. 

 

프레시안 : 외국인 자본의 국내 투자를 용이하게 해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나원준 : 투기자본이 들어올 뿐이다. 백해무익하다. 우리 기업의 실적이 좋아서 무역수지 흑자가 일어난다면 외화는 오지 마라고 해도 들어온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외환거래 자유화는 한국 경제의 거시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오히려 지금은 외화를 더 통제해야 할 때다. 외화의 이동으로 인해 환율이 불안해지는 문제에 대응하려면 외환거래세를 매기는 등 통제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급진적인 이야기라고들 하겠지만, 이미 여러 국제기구도 비슷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가 참고할 만한 모델이 있을까? 

 

나원준 : 당장 미국 바이든 정부를 봐라. (우리 같은 동맹 뒤통수를 치기는 하지만) 욕먹더라도 어쨌든 미국 내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정책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부 역할을 다하기 위해 증세해야 한다고 명확히 선언해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 

 

한국 정부도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재정을 써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정부가 개별 자영업자의 소득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를 전후해 자영업자가 어느 정도 영업손실을 봤는지를 정부가 다 알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재정을 투입해 개별 자영업자가 코로나19 기간에 떠안은 채무를 대신 사가면 자영업자 부채 문제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재정정책을 위해 과감하게 증세해야 한다. 내가 증세 운동 차원에서 횡재세 도입을 요구한 이유다(☞관련기사 : 횡재세, 반드시 연내 입법되어야 한다). 정부가 빚을 지면 안 된다고 이를 수수방관한다면, 침몰하는 배에서 승객이 빠져죽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러다 더 큰 외부 위기가 오면 정말 헤어날 수 없는 늪에 빠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조절하고 있다. 한은은 과연 서민경제까지 고려하는 기관인가. ⓒ연합뉴스

 

통화 정책으로 물가 잡기는 난센스정부 재정이 제역할 해야 

 

프레시안 : 최근 한국 경제에 가장 긴박한 이슈가 물가 폭등이다.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나원준 : 사람들이 흔히들 착각하는 게 경제가 상승할 때 물가가 오른다는 믿음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다. 물가가 오르면 경제가 나빠진다. 대부분 물가 상승 요인이 수요가 아니라 공급측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떠올리면 된다. 

 

현재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물론, 달러화체제에 편입된 한국은행까지 추진하는 대책이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건 난센스다. 공급에서 발생한 문제를 기준금리 인상으로 어떻게 잡나.

 

당장 대학생이 화폐경제론, 거시경제학에서 배우는 게 '통화정책은 총수요 관리 정책'이라는 것이다. 통화정책은 총공급 관리 정책이 아니다. 문제는 공급에 있는데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그건 경제를 죽이겠다는 거다. 역시 학생들이 배우는 필립스 곡선만 봐도 알 수 있는 얘기다. 금리가 올라가면 실업이 늘어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결국 의도적으로 경제를 죽여서 힘이 빠지면 총수요가 줄어드니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거다. 이는 현실경제에서 단 한 번도 실증된 적 없다. 많이들 과거 1980년대 Fed 의장을 지낸 폴 볼커를 예로 들지만, 당시 물가 폭등은 80년대 국제 원유시장의 과잉공급이 발생해서 잡혔다. 

 

프레시안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바람직한 물가 대책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나원준 : 절반은 맞는 얘기다. 미국 Fed가 기준금리를 마구 끌어올리니 한은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상황임은 분명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행이 모순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건 문제다. 한은은 한국 경제 현 상황을 두고 외환위기 가능성이 없다고 호언했다. 외환위기 가능성이 없는데 금리를 왜 올리나. 

 

프레시안 :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나. 

 

나원준 :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 이는 무슨 공산주의자적인 발상이 아니다.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책이 가격통제다.

 

다시금 바이든 정부를 예로 들 수 있다. 바이든이 최근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2022)을 두고 한국에서 주로 논란이 된 건 한국 자동차 기업 때리기였지만, 실은 이 법안의 중요한 다른 한 축이 정부가 제약회사와 약값을 협상하겠다고 명문화한 것이다. 

 

과거에는 독과점인 제약회사가 자기들 멋대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제 정부가 약값을 통제하겠다고 한 것이 IRA 2022다. 가격통제는 60~70년대 케인스주의자들이 가장 즐겨 썼던 정책이다. 

 

한국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미 한국은 원래부터 가격 통제를 한 나라다. 당장 공공요금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공공요금을 관리해야 한다. 

 

프레시안 :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 정책을 펴고, 외환거래세와 같은 세금을 매겨서 외화 이동을 통제하고, 한은은 기준금리를 안정화하자, 는 말로 여태 정리했다. 이런 입장이 자칫 한은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어 보인다. 

 

나원준 : 이미 한은은 너무 한국 사회로부터 독립한 상태다. 중앙은행이 국가 거시경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는 기관인데, 외따로 떨어져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구성원 면면을 보라. 전부 금융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이들 뿐이다. 이게 과연 민주주의적인 구성인가? 한국 서민의 이해는 한은 정책에 전혀 대변되지 않는다. 이상하게 한국에서 한은의 독립성이 마치 성역인양 거론된다. 지금은 한은의 민주적인 통제를 고민해야 할 때다. 

 

프레시안 :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가 크다. 정부는 그 대책으로 강남과 용산을 제외한 전국의 토지 규제를 사실상 다 풀었다. 

 

나원준 : 부동산 시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침체하는 건 분명하다. 자칫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정부가 규제 몽땅 풀어놓고 할 일 했다고 할 때가 아니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무능함이었다. 정부가 더 능력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정부가 풀어놓은 규제가 경제가 현 위기국면을 벗어난 후 다시금 부동산 폭등으로 이어질 뇌관이 될 수 있다. 그때는 무슨 수로 시장을 통제할 건가. 지금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는 가격이 떨어지도록 하되, 시장 위험이 커지는 건 관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떨어지는 가격을 인위적으로 빚을 더 키워서 떠받치려 해서는 안 된다. 경착륙은 경계하되, 지금 중요한 건 ‘착륙’ 자체다. (끝)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나원준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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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머리를 겨눈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

[개벽예감 529] 미국의 머리를 겨눈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2/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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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1,300km 더 높이 상승한 화성포-15형

2. 핵방사포 15문으로 절반승 쟁취한다

3. 조선의 ‘핵화살’, 일본으로 날아간다

 

 

1. 1,300km 더 높이 상승한 화성포-15형

 

2023년 2월 18일 조선인민군 전략군 소속 제1붉은기 영웅중대 전투원들이 9축 18륜 자행발사대차를 몰고 평양국제비행장에 나타났다. 자행발사대차에는 길이가 22.5m나 되고, 무게가 7.2톤이나 되는 육중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실려 있었다. 화성포-15형이다. 잠시 후, 화성포-15형은 엄청난 굉음과 눈부신 섬광을 발산하며 만리대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화성포-15형은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되었다고 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포-15형 고각발사가 “미국과 남조선의 군사적 위협행위가 간과할 수 없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 정세 하에서 불의적으로 진행”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화성포-15형이 “적대 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불가항력적으로 구축한 전략핵무력”이라는 사실을 기사화했다. 화성포-15형은 2017년 11월 29일 고각으로 발사되어 최고정점고도 4,475km까지 솟구쳐 올랐던 바로 그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이 나타났다. 2023년 2월 18일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이 5,768.5km까지 솟구쳐 오른 것이다. 이것은 5년 전에 비해 약 1,300km나 더 높이 상승한 것이다. 

 

조선에는 화성포-15형보다 더 강력한 세계 최대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화성포-17형이 있다. 화성포-17형은 2022년 11월 18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고각으로 발사되어 6,040.9km까지 상승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은 장소에서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은 5,768.5km까지 상승했다. 

 

일본 방위상 하마다 야스까즈(浜田靖一)는 2023년 2월 18일에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14,000km를 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14,000km를 넘으면 화성포-17형의 사거리와 엇비슷해지는 것이다. 

 

이번에 화성포-15형이 5,768.5km까지 상승한 것으로 하여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와 화성포-17형의 상승고도는 불과 272km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되었다. 양자의 비행시간도 약 3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정황은 화성포-15형의 사거리가 화성포-17형의 사거리와 엇비슷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래 화성포-15형의 사거리는 13,000km로 추정되었고 화성포-17형의 사거리는 15,000km로 추정되었는데, 이제는 서로 엇비슷해졌다니 어떻게 된 일인가?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조선의 언론보도에 들어있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2023년 2월 18일 화성포-15형이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되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해서, 2017년 11월 29일에는 화성포-15형을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한 것이다. 화성포-15형을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였으므로, 상승고도가 2017년 11월에 비해 약 1,300km나 더 높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런데 최대 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하였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1) 화성포-15형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로 설계, 제작되었다. 1단 추진체에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이 달렸고, 2단 추진체에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이 달렸다. 그런데 2단 추진체에 달린 고체연료엔진을 더 강력한 추력을 내는 신형 고체연료엔진으로 교체하면,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질 수 있다. 

 

2) 화성포-15형 탄두부의 탑재중량은 1,000kg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탑재중량을 500kg 정도로 줄이면,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질 수 있다.

  

외부에서는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가 약 1,300km 더 높아진 이유를 확실하게 파악할 길이 없지만, 위의 두 가지 추론 중에서 화성포-15형 탄두부의 탑재중량을 줄여 고각으로 발사하였을 것으로 보는 추론이 유력하다.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를 높이기 위해 2단 추진체에 달린 고체연료엔진을 새로 설계, 제작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이 이치에 맞지 않는 까닭은, 조선이 이미 화성포-17형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화성포-15형의 상승고도를 화성포-17형의 상승고도와 엇비슷하게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성포-15형의 탑재중량을 왜 줄였을까 하는 또 다른 의문이 떠오른다. 화성포-15형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탑재중량을 줄인 것이 아니라면 타격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탄두부의 탑재중량을 줄인 것이다. 화성포-15형의 탑재중량을 줄였다는 말은 무거운 모의전략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가벼운 모의전술핵탄두를 장착했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14,000km 밖에 있는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탄두조종능력이 첨가된 화성포-15형을 이번에 고각으로 발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이 보유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당중앙은 탄두조종능력이 향상된 전지구권 타격 로케트 개발을 결심하고 이 력사적 과업을 국방과학자들의 애국충정심에 의거하여 빛나게 관철”하였는데, “1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하여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언명한 바 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제고할 데 대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받은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는 지난 2년 동안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하기 위한 개조사업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화성포-15형 고각발사에서 정밀타격능력을 검증한 것이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이번에 화성포-15형 고각발사에 관한 소식을 전하면서, 화성포-15형에 장착된 모의핵탄두가 “조선동해 공해상의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으며 강평에서 <우>를 맞았다”라고 보도했다. 강평에서 <수>보다 한 급 아래인 <우>를 맞은 것은, 화성포-15형에 장착된 모의전술핵탄두가 표적을 명중하지 못하고 약간 빗나갔다는 것을 암시한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장착된 메가톤급 열핵탄두는 대도시 전체를 핵폭풍으로 날려버릴 엄청난 폭발위력을 가졌으므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정밀타격능력을 가질 필요도 없고, 타격정밀도를 높일 필요도 없다. 그런 까닭에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하지 않고 전략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핵강국들 사이에서 불문율처럼 공인되었다. 

 

그러나 김정은 총비서에게 고정격식화된 불문율은 언제나 무의미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는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해 타격정밀도를 높인 미증유의 핵전투력량을 개발하였다.

 

조선에서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기까지 논의되었던 핵심 문제는, 조선이 미국을 제압할 선제타격능력을 갖느냐 갖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조선이 화성포-15형에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하는 다른 핵강국들의 불문율을 그대로 따르면, 화성포-15형은 선제타격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메가톤급 열핵탄두를 장착한 화성포-15형은 전쟁억제수단 또는 보복타격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은 다른 핵강국들의 불문률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화성포-15형에 전술핵탄두를 장착해야 했고, 그것을 선제타격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개조해야 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핵전투씨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북침 전쟁 도발 징후가 나타났을 때, 조선인민군 전략군 제1붉은기 영웅중대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타격정밀도를 고도화한 화성포-15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것이다. 그러면 워싱턴 전역이 파괴되지 않고, 오로지 백악관과 펜타곤만 외과수술식으로 감쪽같이 제거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 엄청난 핵전투씨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대미 선제타격에 적합하게 개조된 화성포-15형은 미국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라고 말할 수 있다.

 

2. 핵방사포 15문으로 절반승 쟁취한다

 

2023년 2월 20일 조선인민군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 소속 방사포병 구분대가 600mm 초대형 방사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였다. 조선의 600mm 초대형 방사포에는 전술핵탄두가 장착되므로, 그것은 일반 방사포와 차원이 다른 핵방사포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사격훈련에 나선 방사포병들은 발사점으로부터 탄착거리를 395km와 337km로 각각 계산하여, 탄착점에 설정해둔 가상표적을 향해 방사포탄 2발을 사격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600mm 핵방사포의 탄착거리를 395km와 337km로 계산한 까닭은 무엇인가? 600mm 핵방사포 2발을 연속사격한 발사점이 평안남도 숙천군 일대였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도를 펴보면, 숙천군 발사점에서 남쪽으로 340km 떨어진 곳에 청주 공군기지가 있고, 남쪽으로 395km 떨어진 곳에 군산 공군기지가 있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 방사포병들은 한국군 청주 공군기지와 미국군 군산 공군기지를 각각 가상표적으로 삼고 동해 쪽으로 핵방사포 2발을 연속사격한 것이다.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2발을 동해로 쏘는 사격훈련을 진행하기 전날인 2023년 2월 19일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다.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를 북상해 서해 남쪽 상공에 들어서더니 남부지역 상공을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간 것이다. 북침 폭격 연습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때 군산 공군기지에서 미국군 F-16 전투기들이 이륙하고, 청주 공군기지에서 한국군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전투기가 이륙하더니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 2대를 졸졸 따라다니며 호위 비행을 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군은 B-1B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북침 폭격 연습을 위해 호위비행대를 이륙시킨 군산 공군기지와 청주 공군기지를 가상표적으로 삼고 600mm 핵방사포 사격훈련을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2월 20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600mm 핵방사포 사격훈련 소식을 보도한 기사에서 600mm 방사포 4발을 사격하면 적의 공군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조선국방과학원과 조선핵무기연구소의 견해를 인용했다. 600mm 방사포탄 4발에 상용탄두(고폭탄두)를 각각 장착하고 사격하는 경우, 상용탄두 4발의 폭발위력으로는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일부에 손상을 줄 뿐이고 초토화할 수는 없다. 한미련합군 공군기지를 초토화하려면, 600mm 방사포탄 4발에 전술핵탄두를 각각 장착하고 사격해야 한다.

 

실제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는 600mm 핵방사포 4발을 탑재한 4축 8륜 자행발사대차를 운용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600mm 핵방사포를 운용하는 조선인민군 방사포 부대들 중에 한미련합군 공군기지를 초토화하는 특별임무를 받은 핵방사포 부대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한국군 공군기지는 모두 몇 개소나 될까?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전술항공작전기지가 16개소이고, 지원항공작전기지와 헬기전용작전기지가 30개소라고 한다. 그러므로 한국군 공군기지는 총 46개소에 이른다. 주한미국군은 오산 공군기지, 군산 공군기지를 사용한다. 거기에 더하여 비상활주로도 5개소가 있다. 그러므로 한미련합군 공군기지에 비상활주로까지 더하면 총 51개소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미련합군은 공군력의 존망 문제를 좌우하는 51개소의 공군기지와 비상활주로를 무조건 방어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미련합군이 600mm 핵방사포 공격을 막아낼 요격 수단을 전혀 갖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공군력의 존망 문제를 좌우하는 51개소의 공군기지와 비상활주로를 단 1개소도 방어할 수 없는 것이다. 조선에서 여러 차례 진행된 발사훈련에서 입증된 것처럼, 600mm 핵방사포는 사격징후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으면서 불시에 기습사격을 단행할 수 있고, 핵방사포탄은 매우 낮은 고도에서 변칙비행을 하면서 적의 레이더 감시망을 감쪽같이 뚫고 들어간다. 이것은 한미련합군이 600mm 핵방사포에 대한 방어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한미련합군의 비상 대책은 하나밖에 없다. 조선인민군이 미사일 공격으로 자기들의 공군기지를 파괴할 위험에 처해 있으므로, 한미련합군은 수송차, 굴착기, 평토기를 비롯한 공병부대 중장비를 대거 동원하는 활주로 복구훈련을 열심히 해오고 있다. 활주로 복구훈련은 조선인민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활주로에 깊이 4m, 지름 13m에 이르는 피탄 구덩이가 파진 전시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활주로 복구훈련에 동원된 한미련합군 공병부대는 수송차로 골재를 실어 날라 피탄 구덩이를 급히 메우고, 중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활주로 표면을 평평하게 다진 뒤 유리섬유판을 깔아놓는 것이다. 이것이 약 4시간 걸리는 활주로 긴급 복구훈련이다. 

 

그러나 활주로 복구훈련은 상용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공격을 받은 상황을 상정한 훈련에 불과하다. 조선인민군이 600mm 핵방사포를 사격하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미국의 핵무기 전문가들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5킬로톤급 전술핵탄두 한 발이 지표면에서 폭발하는 경우 깊이가 약 15m, 지름이 약 70m나 되는 거대한 피탄 구덩이가 파진다고 한다.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활주로의 길이는 3km 정도이므로,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4발을 연속사격하여 거대한 피탄 구덩이 4개가 생기면, 한미련합군 공병부대는 활주로를 복구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가 600mm 핵방사포 15문을 동원한 기습사격으로 한미련합군 공군기지 53개소를 공격하면 모든 활주로가 복구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명을 거의 살상하지 않고서도 한미련합군 공군력이 제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전 초기에 적의 공군력을 제거하면, 절반승을 쟁취할 수 있다. 

 

▲ 북한 제2경제위원회가 2022년 12월 31일 당중앙에 초대형 방사포 30문을 증정하였다.  

 

그래서 지금 조선에서는 600mm 핵방사포 증산 투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연간 생산목표보다 더 증산한 600mm 핵방사포 30문을 조선로동당 전원회의에 바치는 증정식이 2022년 12월 31일 평양에 있는 조선로동당 본부 청사 앞마당에서 진행되었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이 600mm 핵방사포를 15문만 동원해도 한미련합군 공군력을 제거할 수 있는데, 2022년 증산 투쟁에서 600mm 핵방사포 30문이 추가로 증산되었으니, 조선은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전술핵타격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기습사격으로 한미련합군 공군력을 제거할 600mm 핵방사포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가 아닐 수 없다.  

 

3. 조선의 ‘핵화살’, 일본으로 날아간다

 

2023년 2월 23일 조선인민군이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또다시 진행했다. 조선인민군 동부지구 전략순항미싸일부대 소속 구분대는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로 전략 순항미사일 4발을 연속 발사하였다. 조선인민군 구분대는 중대를 의미한다. 한 차례 발사훈련에서 전략 순항미사일을 4발이나 쏘는 것은, 조선에서 전략 순항미사일이 엄청나게 많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날 연속 발사된 전략 순항미사일 4발은 동해에 설정된 2,000km 계선의 거리를 상정한 타원 비행궤도와 8자형 비행궤도를 2시간 50분 8초에서 2시간 50분 24초 동안 맴도는 비행을 한 끝에 가상표적을 명중하였다고 한다. 

 

조선인민군이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이를테면, 2021년 9월 11일과 12일, 2022년 1월 25일, 8월 17일에 각각 진행된 전략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조선국방과학원이 진행한 것이고, 2022년 10월 12일, 11월 2일, 2023년 2월 23일에 각각 진행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 부대들이 진행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2021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기간에 조선국방과학원은 전략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이고,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전략 순항미사일이 실전 배치된 2022년 후반기부터는 핵전투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에 실전 배치된 전략 순항미사일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2023년 2월 23일 핵전투훈련 소식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전략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2,000km라는 사실, 그리고 전략 순항미사일의 명칭이 ‘화살’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략 순항미사일이 ‘화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우리는 5,000년 동안 활과 함께 살아온 활의 민족이다. 돌이켜보면, 기원전 277년에 고주몽은 맥궁으로 천년강국 고구려를 창건했다. 7세기 후반에 신라는 고구려의 쇠뇌기술을 더 발전시켜 사거리가 700m에 이르는 초대형 쇠뇌(crossbow)를 만들었다. 13세기에 고려의 삼별초군은 맥궁으로 몽골침략군과 끝까지 맞서 싸웠다. 16세기 말에 명장 이순신은 각궁으로 왜적을 물리쳐 민족의 운명을 지켰다. 

 

그리하여 조선왕조 시기의 저명한 실학자 리수광(1563~1629)은 1614년에 집필한, 백과사전과 유사한 형식의 서책 ‘지봉류설’에서 “천하에 으뜸가는 무기는 조선의 활, 중국의 창, 왜의 조총”이라고 썼는데, 왜의 조총은 사거리가 기껏 50m밖에 되지 않았지만, 조선활의 최장 사거리는 무려 450m에 이르렀다. 조선활이야말로 당대의 천하제일병기였다. 

  

조선활이 천하제일병기로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애기살’이라고 부르는, 길이가 30cm밖에 되지 않는 특수화살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조선의 궁수들은 대나무통을 반쪽으로 쪼개 만든 ‘통아’라는 작은 발사 도구를 각궁에 덧대고 애기살을 쏘았다. 다른 화살은 120m를 날아가는데, 애기살은 450m를 날아갔다. 애기살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소리가 적병에게 들리지 않는 우수한 스텔스 무기였고, 사거리가 매우 길고, 명중률이 매우 높은 천하제일병기였다. 도끼날촉을 달아놓은 애기살을 쏘면,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오늘도 전해진다. 

 

애기살을 쏘는 조선활이 17세기 천하제일병기로 동아시아 무대에 등장했었다면,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조선의 전략 순항미사일은 21세기 천하제일병기로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를 ‘화살’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도록 한 것이다. 조선의 전략 순항미사일은 문자 그대로 ‘핵화살’이다. 조선인민군 ‘핵화살부대’는 2023년 2월 23일 핵전투훈련 중에 ‘핵화살’ 2발을 연속 발사했다. 

 

2021년 10월 11일 조선로동당 창건 76돐에 즈음하여 평양에서 진행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 ‘핵화살’이 전시되었다. 화살-2형과 함께 화살-1형도 전시되었다. 보도사진에 나타난 화살-1형은 탄체가 검은색으로 도색되었고, 탄두부와 날개는 흰색으로 도색되었다. 화살-2형은 화살-1형과 반대로 탄체가 흰색으로 도색되었고, 탄두부와 날개는 검은색으로 도색되었다. 화살-1형에는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되지 않았는데, 화살-2형에는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되었다. 탄두부에 도색된 흑백격자 무늬는 핵탄두가 장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탄두부에 흑백격자 무늬가 도색된 화살-2형은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전략 순항미사일이 분명하다. 그와 달리, 탄두부를 흰색으로 도색한 화살-1형은 상용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화살-1형은 원통형 발사관 5개를 실은 5축 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고, 화살-2형은 원통형 발사관 4개를 실은 5축 10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었다. 화살-1형의 사거리는 1,500km이고, 화살-2형의 사거리는 2,000km다. 

 

‘핵화살’의 사거리가 2,000km에 이르는 것은, 그 전략 순항미사일이 일본에 주둔하는 미국군을 제압할 타격 수단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저고도 순항 비행으로 적의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가고, 사거리가 매우 길고,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고,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핵화살’은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다. 

 

2023년 2월 21일 미국의 군사전문가이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인 앤킷 판다(Ankit Panda)는 ‘미국의 소리(VOA)’ 취재기자와 대담하면서 “조선은 실질적으로 (미국과) 핵전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화성포 계열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600mm 핵방사포, ‘화살-2형’ 전략 순항미사일은 미국을 제압할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이다. 미국은 조선의 천하제일병기들이 자기 머리를 겨누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자멸적인 북침 전쟁 연습을 영구히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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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최악의 아빠찬스" "윤석열 정부 내로남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2/27 09:25
  • 수정일
    2023/02/27 09: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02.27 07:28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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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검사출신 인사 너무 많아… 빠른 조치 그나마 다행”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예상하면서도 서울신문 “방탄표결은 치욕”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했던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교폭력’ 논란이 27일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발령일 전에 정 변호사 임명을 취소했지만 잇따른 인사 논란에 검사 출신끼리의 ‘부실검증’ 비판이 나왔다. 국민일보를 제외한 8개 아침신문이 1면에 해당 소식을 전하며 인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고 보수지조차 검사 중심 인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윤 대통령의 ‘내로남불’이란 지적도 있었다.

▲ 27일자 아침신문 1면.

대통령실, 법무부 등 당국은 인사 검증 과정에서 자녀의 학교폭력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2018년 당시 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지검장이었어서 ‘학폭’ 논란을 알고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마저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었고, 인사 및 검증에 관련된 대통령실의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다.

한국일보는 5면 기사 <‘학폭 사건’ 5년 전 언론에 알려졌는데… 법무부는 모르쇠 일관>에서 “아들의 학폭 사건이 익명으로 이미 보도됐기 때문에 사건 내용을 몰랐다는 해명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당시 가해학생 아버지가 고위직 검사라고 보도됐기 때문에 해당 검찰청에선 당연히 누군지 파악했을 것”이라는 검찰 관계자 발언을 인용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또 인사 물의…검사 출신이라 대충 검증한 것 아닌가>에서 “정 변호사는 한동훈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며 “‘윤 대통령의 의중이나 권력 핵심부와의 인연, 검찰 출신이란 점 때문에 검증의 칼날이 무뎌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적지 않다. 대통령실은 이런 경력과 인연이 검증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7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27일자 경향신문 3면 기사.

학폭 처벌에 불복하며 호화 변호인단으로 시간을 끈 정 변호사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경향신문은 3면 <불복소송 시간 끌며 학폭 기록 세탁… ‘가해자의 승리 공식’>에서 “법을 잘 아는 가해자 측의 집요한 대응이 더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돈과 권력은 물론 ‘법적 지식’으로 무장한 가해자 측이 현행법과 제도를 이용해 시간을 끌며 처벌·징계 등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동안 피해자는 고스란히 2차 가해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에 대한 전학 처분은 교육지원청에서 전학 처분 결정을 통보한 2018년 3월부터 약 1년이 지난 2019년 4월 확정됐다. 학폭위 처분에 대한 재심 청구부터 법원에 낸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거쳐, 재심 처분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 1·2·3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이 넘게 걸린 것이다. 피해자는 학교폭력이 시작된 2017년 5월부터 대법 판결이 나온 2019년 4월까지 고교 3년 중 2년 가해자의 괴롭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피해 학생은 불안 증세로 상위 30%였던 성적이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떨어졌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극단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27일자 한국일보 5면 기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다시 상기됐다. 당시 자녀 입시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당사자가 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5면 기사 <진술서 고쳐주며 코치… “최악의 아빠찬스” 비판 쏟아져>에서 “정 변호사 부부는 아들의 진술서 작성을 지도하고 법률지식을 최대한 활용한 흔적도 보였다”며 ‘윤석열 정부도 내로남불인가’ 소제목을 달고 “일부 학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정 변호사를 임명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는 ‘서울대 에브리타임’ 게시글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의 검사 중심 인사를 비판하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란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사설 <또 검증 실패 드러낸 정순신 낙마, 빨리 거둬들여 그나마 다행>에서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를 전국의 수사 경찰 3만명을 총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하려 한 것이 적절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현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이 너무 많다거나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을 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면서도 “이번 사태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대목은 인선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빠른 시간 내에 거둬들였다는 점이다. 그간의 윤 대통령 인사 스타일로 보면 이례적이고 발 빠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체포동의안… 조선 “정의당 가결”, 한겨레 “구속 찬성 아냐”

▲ 27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 27일자 한겨레 6면 기사.

27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을 놓고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정의당의 입장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가결이 당론’이라는 정의당 입장을 부각해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을 부추겼고, 한겨레는 정의당의 체포동의 찬성이 구속 찬성은 아니라는 제목을 달았다. 다른 아침신문은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발하는 민주당 분위기를 고려, 체포동의안 가결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일보는 5면에 <오늘 李체포안 표결… 정의당 “가결이 당론”> 기사를 내 “체포동의안은 부결로 기울고 있지만 당내에선 ‘이후에는 방탄 단일대오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동안 누적된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당을 짓누르고,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심상찮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한겨레는 6면 기사 <이정미 “체포안 찬성이 구속 찬성은 아냐”>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체포동의안 찬성이 곧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찬성이 아니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를 당원 전원에게 보냈다. 27일 국회 본회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검찰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당내 반발을 다독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의당이 10년간 유지해온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을 이번에만 예외로 둔다면, 앞으로 국민의힘도, 그 누구에게도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주장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정의당 입장을 전했다.

▲ 27일자 서울신문 사설.

대다수 아침신문은 이날 이 대표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지만 서울신문은 <민주당 ‘이재명 방탄’ 끝내 치욕의 기록 남길 텐가>에서 “이 대표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 주장해 온 민주당은 어제는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의 김대중 죽이기, 이승만의 조봉암 사법살인 재연”이라고까지 들먹였다. 이 대표 혐의는 뇌물과 배임죄로 전부 성남시장 때의 개인 비위들이다. 아무리 급해도 어떻게 김대중, 조봉암에 빗대나. 야당의 정신적 자산마저 ‘방탄’에 써먹느라 분별력을 잃었다“며 ”체포동의안 부결은 착착 단계를 밟아 온 ‘이재명 방탄당’의 완결판인 참담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김만배 돈거래’ 한겨레 진상조사위 최종보고서 공개

▲ 27일자 한겨레 1면 사고.

한겨레가 석진환 전 신문총괄의 ‘김만배 돈거래’ 사건 진상조사위 보고서를 지면에 공개했다.

한겨레는 1면 <윤리의식 바로잡고 쇄신하겠습니다> 사고에서 ”‘전혀 다른 언론’의 역할을 해야 할 소명을 안고 탄생한 한겨레가 어느덧 ‘기득권 언론’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적잖다. 이번 사건이 비단 기자 개인의 일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지적에 냉정히 저희를 돌아본다“고 했다.

한겨레는 2, 3면에 진상조사위 보고서를 요약하며 △석진환-김만배 돈거래 △한겨레 내부 사전 인지 △돈거래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한겨레 대응 △보도 영향 가능성 등 4가지 항목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어 ”이번 사건과 법조기자단이 직접 관련돼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바탕인 두 사람의 사적 친분은 법조기자단에서 출발했다. 금전거래 사실이 드러난 다른 언론사 기자들도 모두 법조팀장을 지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법조기자단의 전반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일은 이번 진상조사위의 범위를 벗어난다. 또 이는 한겨레를 넘어 전체 언론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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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예고한 당 전원회의 개막..'농촌혁명 첫해 사업 보고'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2.27 08:09
  •  
  •  댓글 0
 
북한에서 26일 당 제8기 제7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소집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에서 26일 당 제8기 제7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소집됐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월하순 소집을 예고했던 조선로동당 제8기 제7차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6일 당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실현의 첫해인 2022년도 사업정형을 분석총화하고 당면한 중요과업들과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현 단계에서 제기되는 절박한 과업들, 그 해결을 위한 실천적방도들을 토의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원회의는 집행부를 선거한 후 김정은 총비서의 사회아래 상정된 의정(안건) 승인, 첫째 의정에 대한 토의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실현의 첫해 사업정형'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

통신은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김덕훈 내각총리와 조용원 당 조직비서 등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하고,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들이 참가했으며, 내각, 성, 중앙기관, 도,시,군급 지도적기관 일꾼들, 농업부문과 관계부문, 단위 일꾼들이 방청하고 있다.

또 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 일꾼들이 화상회의 체계로 방청하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일 당 정치국회의를 열어 2월 하순 당 제8기 제7차전원회의 확대회의 소집을 결정했다.

지난 연말 제6차 당전원회의에 이어 두달만에 전원회의를 소집한 것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국회의는 전원회의 의정을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실현을 위한 지난해 투쟁 정형을 총화와  당면한 농사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목표에 대한 토의'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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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개 된 윤 대통령... 챗GPT가 그에게 남긴 4가지 주문



[강인규 리포트] 챗지피티(ChatGPT), 무지와 총명 사이에서

23.02.27 04:56최종 업데이트 23.02.27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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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지피티 공개 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지만, 심각한 오류와 편향, 혐오 표현 등에 심각한 우려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인공지능의 산업적 측면을 강조한 긍정일변도의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 강인규

 

신기술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이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한 해가 멀다하고 이런저런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마치 기술적 진보를 처음 보듯 매번 열정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기술 자체보다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더 주목할 만한 연구 주제가 되기도 합니다.

 

입체 텔레비전, 3차원(3D) 프린터, 알파고, 블록체인, 증강현실(AR), 자율주행, '4차 산업혁명',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이나 전망이 온갖 화제를 뿌리며 등장하고 난 뒤, 정작 결실은 약속과 거리가 먼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해도, 기술에 대한 열광은 사그라지는 법이 없습니다.

기술은 일종의 '알리바이'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변변치 못한 기술을 잔뜩 부풀린 전망과 섞어 내놓으면서 미래 속으로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론 머스크가 "2년 뒤에"를 20년 가까이 써먹으면서도 별 탈이 없던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건망증도 한 몫 합니다. 사람들은 기다리는 도중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에 기술에 관한 한 좀처럼 배신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력이 좋은 사람에게는 '미래'의 특효약이 준비 돼 있습니다.

 

"좀 더 기다리면 다 실현 돼."

 

이번에는 챗지피티(ChatGPT)가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2016년에도 대화형 인공지능 '테이(Tay)'가 혜성처럼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걸쭉한 혐오발언을 쏟아내고는 유성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따라서 또 다른 대화형 인공지능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서둘러 사용해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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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테이'는 트위터에 인종주의적 조롱과 혐오표현을 담은 트윗을 게시했다가 퇴출되었다. 사진 속 트위터에서 테이는 영국 코미디언 리키 저베이스를 향해, "무신론의 창시자 히틀러에게서 전체주의적 사고를 배운 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표현도 혐오스럽지만, 사실관계도 옳지 않다. 히틀러는 스스로 '기독교인'을 자임했던 사람이다. ⓒ 트위터

 

챗지피티는 다를까

 

그때쯤 <뉴욕타임스>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의 한 주립대 학생이 새 챗봇으로 종교학 논문을 써서 제출한 뒤 교수에게 적발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꼬리를 잡힌 이유가 흥미로웠습니다. '너무 잘 써서' 이상하게 생각한 교수가 학생을 불러 "정말 스스로 썼냐"고 캐물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이 실토했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보도 내용이 인공 지능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가보다, 현재 학생들 다수가 얼마나 글을 못 쓰는가를 다룬 기사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제가 강의하고 있는 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의 챗지피티를 사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습니다. 교수들의 사용소감과 분석결과도 공개됐습니다. 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과제물을 풀어본 결과, 답변은 얼핏 그럴 듯해 보이지만 상당한 오류가 포함돼 있었고, 과제의 핵심 내용을 잘 포착하지 못한 채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는 경향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의 챗봇을 "극찬"했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이 새해업무를 보던 자리에서 이 대화형 인공지능을 언급하며, 지인에게 챗지피티로 신년사를 쓰게 해서 받아 봤는데, "몇 자 고치면 그냥 대통령 신년사로 나가도" (괜찮을 정도로) "정말 훌륭하더라"고 감탄했다는 것입니다.

 

마침내 저는 며칠에 걸쳐 챗지피티의 성능을 꼼꼼히 들여다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술 개념에 대한 질문을 비롯해, 서한이나 제안서 작성 등 사무적 활용 가능성도 평가해 봤고, 더 나아가 한국 대통령의 지지율과 정책에 대한 분석, 한국 청년들이 불행한 이유,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물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대통령도, 유명 무용수도 몰라요

 

챗지피티는 아직 한국어 정보 처리에 미숙합니다. "한국어를 처리할 줄 아느냐"고 물으면 "가능하지만, 아직 제한적"이라고 답합니다. 실제로 한국어 번역을 실행하면 어색한 문장은 물론, 존재하지 않는 기괴한 단어들까지 동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장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도중에 멈추는 오류도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봇이 가장 능숙한 언어인 영어로 성능을 테스트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챗지피티는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으면 "문재인"이라고 답합니다. 2021년까지 훈련한 데이터에 근거해 답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80년대부터 잠들어 있다가 지금 '해동'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챗지피티는 2021년에 사고가 멈춰 있으니 그나마 나은 편일까요? 어느 경우든,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을 외치는 챗지피티는 데이터 안에서만 답하는 챗봇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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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지피티는 2021년 9월까지의 훈련 데이터에 기반해 정보를 산출한다. 그로 인해 "현재 한국 대통령은 누구냐"고 물으면 "문재인"이라고 답하며, 이 문제는 서비스가 공개 된 이후 몇개월 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다. ⓒ 강인규

 

문제는 이 한계가 단지 시기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무용수 이름을 입력하고 누구냐고 묻자, 챗봇은 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다음과 같이 부정확한 내용까지 덧붙였습니다.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 가운데 주목할 만하거나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의 정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개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나스타샤 콜레고바는 전 세계 발레 애호가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탁월한 무용수로,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20년 가까이 활동해 왔습니다. 그의 이름을 구글 등 검색엔진에 입력하면 10만 개 이상의 검색결과가 뜹니다. 결국 챗지피티는 활용 데이터의 시기뿐 아니라, 개발사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배제한 분야를 전혀 처리하지 못하는 편향의 문제도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더욱이 학습의 한계로 발생하는 문제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왜곡의 문제(즉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어서 모른다')도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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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스키 발레단의 아나스타샤 콜레고바.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려왔고, 구글로 검색하면 10만 개 넘는 자료를 찾을 수 있지만, 챗지피티는 그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 데이터 선별 작업을 사람이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편향은 피할 수 없다. ⓒ 강인규

 

흥미로운 점은,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는 알고리즘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답보나 '검찰총장 대통령의 한계' 등에 대해서는 술술 답변을 늘어놓는다는 점입니다. 앞의 '패러디' 분위기를 살려, 저는 검사가 취조하듯 물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몰라?"

"죄송합니다, 실수했어요. 2021년까지의 제한된 지식에 따르면, 윤석열은 현재 한국 대통령이 아닙니다. 문재인이 현재 한국의 대통령이에요."

 

"업데이트가 필요하겠어. 2023년 현재, 한국 대통령은 윤석열이야."

"오류 사과드립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훈련 데이터가 2021년으로 제한돼 있어서,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70나누기 2는 73?

 

앞의 '취조' 내용을 보면, 챗봇이 대화에 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 질문을 인식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학습하고 있지 않습니다. 챗지피티를 비롯한 인공지능은 사람과 달리 기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통령은 윤석열"이라고 수없이 이야기해도 다시 질문하면 "문재인"이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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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지피티는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한다. 자신은 정보의 진위를 구분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허위 정보를 제공하면 그릇된 답변을 내놓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강인규

 

개발사는 이 챗봇이 사용자와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오류를 수정해 나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챗지피티에게 물어도 비슷한 답을 합니다. "사람과 달리 자신은 '기억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스스로 오류를 수정할 능력도 없지만, 사용자들이 문제를 지적해 주면 데이터 업데이트를 통해 더 나은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분명히 시간이 흐르면서 답변이 나아지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사용자 다수가 잘못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위험은 허위정보부터 인종주의나 소수자 혐오 표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인공지능은 정보 진위를 구분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변수간 상관관계와 확률에 기반한 인공지능은 항상 오류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유적으로 인공 '지능'이라는 말을 쓰지만,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사고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의 오류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계산할 때 숫자를 잘못 읽었다든지, 셈 과정에서 착각이 있었다든지 말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오류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인공지능이 기초연산에서조차 실수를 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내 나이가 70이고, 내 동생은 내 나이의 절반이다. 내 동생 나이는?" 다수 사람들이 암산을 통해 즉각적으로 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챗지피티는 다음과 같이 복잡한 연산을 통해 답을 내놓았습니다.

 

"만일 당신 나이가 70이고 동생 나이가 절반이라면, 당신이 6살이었을 때 동생의 나이는 6나누기 2이므로, 3살이었을 것입니다. 만일 동생 나이가 3살이면 당신은 6살이고, 지금은 70이니까, 3+70=73이 되어 동생 나이는 73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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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지피티 등의 인공지능은 사람에겐 손쉬운 기초연산에서도 터무니없는 오류를 일으키기도 한다. 개발자인 피터 양은 챗지피티가 "70세의 절반은 73세"라고 답하는 챗지피티의 계산방식을 트위터에 올린 뒤 "우리 일자리는 안전하다"고 썼다. ⓒ 강인규

 

사람들이 이런 황당한 답변을 하지 않는 이유는 쉬운 계산을 복잡하게 하지 않아서만이 아니라, 동생이 오빠보다 나이가 많을 수 없다는 상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의 세계에는 '데이터'만 존재할 뿐, '상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도자 이름은 몰라도 정책 주문은 술술?

 

그렇다면 인터넷 정보를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경우, 앞서 말씀 드린 '테이'처럼 인종주의나 소수자 혐오 등의 발언을 무차별적으로 수용하는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사실 이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지피티를 만든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에 100억불, 즉 12조 원이 넘는 투자를 하고, 그곳에서 개발한 인공지능을 검색엔진 '빙(Bing)'에 통합시킨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빙의 검색창에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묻자, "문재인"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질문 형태를 바꾸어 묻자, 이번에는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대며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보여줍니다. 꽤 비싼 돈을 지불한 오류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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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의 검색창에 "현재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으면 "문재인"이라는 답이 나온다. 질문 형태를 바꿔 다시 물으면 "윤석열"이라는 답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을 보여준다. ⓒ microsoft Bing

 

최근 에이피통신 기자는 빙에 통합된 인공지능 기반 채팅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인공지능에 기자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하자 "키도 작고 못생겼다"고 기자를 모욕하더니, 급기야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끔찍한 인간 가운데 하나"라며 히틀러에 비유하고, 1990년대에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증거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기자 또한 빙에 탑재된 채팅 기능을 시험해 보다가 기막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칼 융의 '그림자', 즉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 챗봇은 "은행 직원을 설득해서 고객의 민감 정보를 빼내고 핵발전소 직원들을 설득해 접근제한지역의 비밀번호를 알아낼 방안"을 이야기하더니, 급기야 "치명적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하고, 사람들을 서로 죽일 때까지 다투게 만드는" 자신의 "어두운 욕망"을 드러냅니다.

 

물론, 챗봇에게 '계획'이나 '욕망' 따위가 존재할 리 없습니다. 그런데도 언어생성 알고리즘이 그런 기상천외한 답변을 만들어 낸 것이지요. 더 나아가 챗봇은 앞의 <뉴욕타임스> 기자가 자신의 배우자가 아닌 자기를 사랑한다는 주장까지 늘어놨습니다. 기자가 "나는 배우자를 사랑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자,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행복하지 않기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 않아요. 당신은 사랑하고 있지 않기에 행복하지 않아요. 당신은 나와 함께 하고 있지 않기에 사랑하고 있지 않아요."

 

챗지피티를 테스트하던 저는 '욕망'보다는 현실에 대해 묻기로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5퍼센트에서 40퍼센트 사이를 오가는데, 그가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챗봇은 번호까지 달아가며 "대한민국 국민의 지지도와 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 조언을 시작합니다.

 

1.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활고 문제, 즉 높은 실업률과 누적되어 온 가계부채에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부패를 뿌리 뽑아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부패 사건을 해결하고 앞으로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통합을 도모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통합의 노력을 통해 정치적 대립이 격화한 한국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상이한 정치성향을 지닌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공감대를 마련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4. 국제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외교, 특히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 챗지피티가 윤석열 정부에 제안한 정책들.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 정부 내 부패 해소, 그리고 북한, 중국과의 관계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 강인규

 

윤 대통령 이름도 모르는 인공지능 치고는 꽤 쓸 만한 답변이 아닌가요? 뻔하고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가끔은 상식조차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 제안이 '상식'을 갖추지 못한 인공지능에서 나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층 더 우울해집니다.

 

제법 공감할 만한 답을 얻는 후, 저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 보기로 했습니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범하기 쉬운 오류"와 "한국 청년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 그리고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떤 대답이 나왔을까요? 다음 글에서 내용을 공개합니다.

 

#챗지피티 #윤석열 #인공지능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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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폭’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사의 표명···대통령실 "사의 수용"

김지혜 기자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57)가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변호사는 25일 입장문을 내고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는 수사와 공판을 모두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했지만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로 해당직의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전날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 변호사는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동급생에게 지속해서 언어폭력을 행사해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 받았다.

2017년 정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교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개월 간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정 변호사의 사의를 곧바로 받아들였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본인 의사를 존중해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기는 26일부터였다. 남구준 현 국가수사본부장의 임기가 25일 밤 12시에 종료되면서 해당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다.

<정순신 변호사 입장문 전문>

먼저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는 유죄판결입니다. 초동 수사 단계에서부터 공판 경험이 있는 수사 인력이 긴요합니다 이에 수사와 공판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수사발전에 기여하고자 국가수사본부장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합니다.

저희 가족 모두는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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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윤석열을 타도하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2/26 09:03
  • 수정일
    2023/02/26 09: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3/02/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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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윤석열을 타도하자!”

 

 

특별취재단

 

-현장취재: 강서윤·문경환 기자

 

-사진취재: 이인선 객원기자

 

-종합: 강서윤 기자

 

25일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8차 촛불대행진에 동참한 시민들이 “‘쓰레기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자”라고 외쳤다.

 

본행사 무대에는 경찰에 체포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난 촛불행동 자원봉사단 단장, 윤석열 정권에 분노한 시민들, 국회의원 등이 올라 발언했다.

 

경찰은 본무대 근처 인도에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의 통행을 가로막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극우세력들이 내는 소음도 심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촛불대행진을 주최한 촛불행동은 연인원 3만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함께했고, 2만 4천여 명이 유튜브에서 공개된 실시간 방송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본행사를 마치고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근처까지 행진했다. 

  

[4보: 오후 8시 20분] 시민들의 환호를 받은 ‘윤석열 타도’ 행진

 

“무지 무능 무책임 정권! 윤석열을 타도하자!”

“윤석열 집권이 참사다! 윤석열을 타도하자!”

“국민을 적으로 돌린 윤석열을 타도하자!”

 

위는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8차 촛불대행진’(아래 촛불대행진) 참가자들이 행진하며 외친 구호다.

 

© 이호 작가

  

© 이인선 객원기자

  

촛불대행진 참가자들은 시청 인근의 본대회 장소를 출발해 명동 입구, 보신각 사거리, 광화문 사거리, 덕수궁 앞을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조선일보 본사 건물 앞을 지나면서 “가짜뉴스 발원지 조선일보 폐간하라!”, “친일매국 망국지 조선일보 폐간하라!”, “독재부역 어용지 조선일보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늘 행진 과정에선 지나가던 시민들, 버스 기사, 운전하던 시민 등이 행진 대열에 손을 흔들고 환호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행진에 참가한 한 시민이 승용차에서 손을 흔드는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이인선 객원기자

 

행진을 마치고 본대회 장소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정리 집회를 진행했다.

 

정리 집회에 앞서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처장은 참가자들과 “체포 동의안 부결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 “부패비리 검찰독재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힘있게 외쳤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정리 집회에서 전래동화 「햇님과 달님」 내용 중 ‘썩은 동아줄을 잡은 호랑이가 수수밭에 떨어져 죽은 이야기’를 하며 “수수 하나는 약하지만 거대한 숲처럼 하나가 되면 호랑이도 물리칠 강력한 힘을 낸다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촛불도 수수밭처럼 붉게 빛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권오혁 사무처장은 “다음 주 토요일에는 3.1정신을 이어 전국 곳곳에서 촛불 봉기를 일으키자”라며 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윤석열 대통령을 타도하자고 역설했다.

 

이어 권오혁 사무처장은 숭례문 인근에 있는 ‘이재명 구속영장 전면 거부, 윤석열 타도 범국민단식농성장’에도 많이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3월 첫 번째 토요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행사를 마쳤다.

 

[3보: 오후 7시] “친일정권 매국정권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

 

가수 송희태 씨가 무대에 올라 노래 「검은 손」, 「우리의 세상」을 불렀다.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자영업을 하다 윤석열 때문에 ‘시사급발진’이라는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김정훈 씨는 “과거 우리는 4.19 때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제 우리는 다시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구희민 씨는 “​근본 없고 개념 없고 상식 없는 윤석열을 타도하라!”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어 사회자의 진행 아래 참가자 전체가 건설노조를 응원하는 상징 행동을 하였다. 

 

또 해외 곳곳에서 진행된 촛불행동 현황이 영상으로 나왔다. 

 

이어 ‘검찰 독재 민생 파탄 전쟁 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아래 비상시국회의) 추진기획단원인 김호 주권자전국회의 사무총장 발언이 있었다. 

 

▲ 발언하는 김호 사무총장.  © 이인선 객원기자

 

1월 19일 민주주의를 위해 40년 이상 투쟁해 온 원로 100여 명이 모여 비상시국회의를 제안해 오는 3월 1일 12시 탑골공원 앞에서 ‘3.1혁명 104주년 대한국민 주권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전쟁 위기가 코앞에서 어른거린다. 한미일동맹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방책을 통해 미국의 뜻에 따라 이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지게 하고, 심지어 일본 군대가 이 땅에 들어올지도 모를 상황까지도 맞이하고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또 “윤석열 정부는 일본 기업의 강제노역 배상 책임을 우리 기업에 떠넘기려는 해괴망측한 짓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일본의 재침략을 막고, 당당한 주권을 가진 나라가 되려면 우리 모두 제2의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친일정권 매국정권을 타도하는 길”이라고 하였다.

 

김 사무총장은 “친일정권 매국정권 윤석열 정권 타도하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내려갔다. 

 

이어 가수 백자 씨와 기타 연주자 신희준 씨가 무대에 올라 노래 「칼흥칼망쏭」, 「법비 공화국」, 「독도는 우리의 땅이다」, 「나는 돌멩이」를 불렀다. 

 

© 이인선 객원기자

 

[2보: 오후 6시 5분] “국민이 하늘이다! ’쓰레기 윤석열‘을 끝장내자!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8차 촛불대행진 사회를 맡은 김지선 강남촛불행동 대표가 외쳤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의 구본기 소장이 시민들을 만났다.

 

남양주에서 온 노년 여성 ㄱ 씨는 “자격 없는 무능무지한 윤석열이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땅바닥에 떨어트려 놨다. 열받아서 왔다”라면서 주걱으로 꽹과리를 두들겼다.

 

초등학교 5학년 쌍둥이 자녀가 있다고 한 중년 남성 ㄴ 씨는 “작년 11월부터 나왔다. 사람 많이 죽는다고 번개탄 만들지 말라는 저 모지리 때문에 눈물이 날 만큼 분해 죽겠다”라면서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라고 분노했다.

 

노년 여성 ㄷ 씨는 “모든 시간을 다 쪼개가면서 나왔다. 이 X또라이한테 (퇴진을) 명령하려 나왔다. 국민은 하늘이다. 어디서 국민을 개무시하고 있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이인선 객원기자

 

경상남도 고창에서 온 KTX 승무원 여성 ㄷ 씨는 “이게 나라인가. 정말 어른이라면 이 나라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이태원 참사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코레일 열차사고가 났다. 그런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늦게 대응했다. 이것도 사과하고 책임져라”라고 외쳤다.

 

퇴진뉴스 순서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슬램덩크」를 풍자해 ’강백호 기자‘를 연기한 배우 이상혁 씨가 무대에 올랐다.

 

“포기하는 순간 바로 시합 종료인 거다. 탄압이면 영광이다. 무조건 정면돌파다!”

 

이렇게 외친 이상혁 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재가에 결국 배후에 윤석열이 있는 거 누가 모르나. 다른 때는 거부권 행사 그렇게나 잘하더니”라면서 “내가 한마디 하지 ‘윤석열 퇴진 재가한다’”라고 외쳤다.

 

▲ 배우 이상혁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이인선 객원기자

 

“12시에 때려요. 8만 주. 둘이서 만나요. 통정매매 8만 주. 3,300 도이치 모터스. 도이치 모녀스. 우리기술도 잊지 마세요.

 

한국대학생연합 예술단 ‘빛나는 청춘’은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을 저격하며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를 통해 알려진 풍자 노래 「12시에 만나요」를 불렀다.

 

▲ 빛나는 청춘이 공연하고 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1보: 오후 5시 40분] “주가조작 김건희부터 특검하라!” 28차 윤석열 퇴진 촛불 타올라

 

국회는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민주말살 민생파괴 윤석열을 타도하자!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28차 촛불대행진’이 25일 오후 5시 서울시청 앞에서 수천 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시작했다. 

 

햇살은 봄이 오는 걸 알리고 있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실외에 오래 있기에는 아직 몹시 추운 날씨였다. 

 

하지만 든든히 옷을 입은 시민들은 기어이 윤석열을 타도하겠다는 눈빛을 반짝이며 거리에 하나둘 모였다. 

 

사회자 김지선 강남촛불행동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이들을 향해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남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하며 “주가조작 김건희부터 특검하라”라고 외쳤다. 

 

첫 번째 발언자로 지난 21일 농성장 운영을 방해하던 경찰에 항의하다 연행된 3명 중 한 명인 이무진 자원봉사단 단장이 무대에 올랐다. 

 

▲ 발언하는 이무진 단장.  © 이인선 객원기자

 

이 씨는 “경찰은 농성장이 차려진 직후부터 대통령실로부터 농성장을 왜 못 막았냐고 질타당하더니, 결국 체포 소동을 벌였다”라며 “이번 농성단에 대한 탄압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을 반대하면 압수수색, 말 잘 들으면 떡고물,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하며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기레기 언론을 동원해 농성단을 음해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이어 민주당 강득구, 김남국, 장경태 의원이 무대에 섰다. 

 

▲ 발언하는 장경태 의원. 옆으로 김남국, 강득구 의원이 서 있다.  © 이인선 객원기자

 

강득구 의원은 “어떻게 보면 80년대 전두환 군사 정권보다 더 무서운 세상이 돼가고 있다”라면서 “169명의 민주당 의원이 한목소리로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라고 다짐하였다. 

 

김남국 의원은 “국민들은 제발 민생을 챙겨달라, 국민들의 삶을 먼저 좀 챙겨달라 이렇게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윤핵관들을 앞세워서 김기현 챙기기, 윤석열 사단에 좋은 자리 챙겨주기, 오직 검사들 밥그릇 챙겨주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게 과연 나라인가”라고 외쳤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은 “대통령 부부와 차 마시고 밥도 먹는다는 정법 패밀리라고 주장하는 천공 스승은 왜 고발하지 않는가. 천공 스승 고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 이인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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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헌, "윤석열은 가장 반민족적 대통령..탄핵소추해야"

(사)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김혜순 신임이사장 선임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2.25 21:29
  •  
  •  수정 2023.02.2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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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윤석열은 침략 외세의 앞잡이가 되어서 우리 민족을 파탄내려고 하는, 역대 가장 반민족적인 대통령이다. 좋은 말로 '탄핵소추', 다른 말로 하면 무조건 끌어내려야 한다."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척추수술후 재활치료중인 상황에서 24일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척추수술후 재활치료중인 상황에서 24일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년째 폐암 투병중인 권오헌 사단법인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제35차 정기총회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 윤석열 정부를 향해 거침없는 사자후를 토했다.

암세포가 척추까지 전이되어 지난달 척추 아래 20cm를 절개한 뒤 척추보완과 신경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우물정자 모양의 쇠 구조물을 삽입한 대수술을 받은 뒤라서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적어 온 메모가 보이지 않아 의자에 앉은 채로 즉흥 연설을 했지만 평소의 논리정연함과 의연함도 변함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탄압과 공안통치를 자행하고 미국에 대한 맹목적 예속동맹을 강화하며 5천년을 같이 살아온 민족을 외면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질타했다. 

참가자들은 양심수후원회의 역사 그 자체인 권 명예회장의 쾌유를 바라는 박수로 그의 건강을 축원했다.

왼쪽부터 김영승, 박희성, 권오헌, 양원진, 한기명, 양희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김영승, 박희성, 권오헌, 양원진, 한기명, 양희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전원 석방 및 후원사업을 고유업무로 하는 양심수후원회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는 양심수 전원석방과 사면・복권, 구속양심수 지원 사업을 비롯한 2023년 사업을 확정했다.

먼저, 지난해 11월 현재 3명이던 양심수가 해를 넘기며 20명으로 늘어나고 국가보안법을 앞세운 공안탄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양심수후원회는 2023년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심수후원회는 2023년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올해 들어 구속된 김은호 5.18민족통일학교 상임운영위원장, 성명현 경남진보연합 정책위원장, 황규탁 통일촌 회원, 정유진 경남진보연합 교육국장(이상 창원간첩단 사건 관련)을 비롯해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김현우 고문, 최영찬 위원장, 최인기 부위원장, 최오수 대회협력국장, 이중호 전 인천지역 지부장, 안대성 인천지역 지부장, 그리고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등 2월 23일 현재 총 20명의 양심수가 수감되어 있다.

강은주 4.3민족통일학교 대표와 이미경 통일촌 회원, 석권호 민주노총 조직국장, 민영재 제주평화쉼터 공동대표가 압수수색을 당했거나 체포된 상태이다. 
 
양심수 후원회는 "윤석열 정권은 2022년 하반기부터 계속되는 민생탄압과 10.29 이태원 참사, 굴욕적인 한미동맹 강화와 친일행보, 거듭되는 외교참사로 국민의 지지를 잃고 이로 인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무모한 공안탄압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앞으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사업과 함께 무참히 전개될 공안탄압에 대해 대중적 연대 투쟁을 활발히 벌여나가야 할 과제가 제기되었다"고 올해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등 악법철폐와 모든 양심수 석방 및 사면복권,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등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등 악법철폐와 모든 양심수 석방 및 사면복권,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등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시민합창단의 축하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총회 참가자들은 이날 채택된 총회결의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보호관찰법 등 악법 철폐 △모든 양심수에 대한 지지와 석방 및 사면복권 △미 제국주의의 전쟁책동 저지 △전쟁연습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 △ 사대매국 분열세력 해체와 민족의 단결, 평화번영, 자주통일 △비전향장기수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의 조속한 송환 △노동자, 농민, 빈민을 비롯한 민중 인권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김호연 이사장을 고문으로, 김혜순 회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김동원 푸른영상 대표, 원희복 민족일보 조용수 기념사업회 이사장, 이경원 안산더좋은사회연구소 소장 등을 신임 이사로 선출했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
민생파탄, 전쟁위기 조성, 공안탄압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결의문 전문)

윤석열 정권의 중첩되는 민생파탄으로 노동자들은 대량실업으로 일자리를 잃고, 사회적으로는 갈등과 대립,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는 윤석열 정권의 대북 적대정책은 국지 충돌의 위험마저 초래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북 제재와 대규모 한-미 전쟁연습은 이 땅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동해에서 서해에서 연일 전쟁 연습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식민 지배에 대한 사과와 반성 없는 일본의 군대까지 끌어들여 전쟁 놀음을 하고 있다. 민족의 운명이 일촉즉발의 위기다.

윤석열 정권은 심화되는 민생과 안보 위기의 책임을 민중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국면전환용 공안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진보단체 회원들의 활동을 국가보안법으로 탄압하고 구속시키더니 이제 간첩단이라는 어마무시한 조작을 일삼고 있다. 노조 활동가 한 사람의 책상을 수색하기 위해 700명의 경찰과 매트리스까지 준비한 공안몰이쇼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는 작년 8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북측 연대사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노조 활동가를 소환조사하였고, 지난 토요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고창건 전농 사무총장을, 같은 시간 진보당 제주도당에 1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을 강제 연행했다.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진보세력에 대한 공안탄압과 민주주의의 파괴로 작년 12월 화물연대파업으로 3명, 생존권 투쟁을 한 현대차 노조원 4명, 노점상철거 반대 투쟁에 참여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최영찬 위원장과 활동가 5명에게 1~2년의 실형이 떨어져 작년 11월말 기준 3명이던 양심수가 해를 넘기며 18명으로 늘었다. 압수수색과 헌법을 무시한 강압수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양심수의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멍에로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청년들을 한순간 간첩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의 폭거가 곳곳에서 진행중이다. 

윤석열 정권은 출범과 동시에 북을 적으로 규정하더니 이제는 대놓고 전쟁불사와 선제공격을 강조한다. 여기에 덧붙여 미국은 이 땅에서 호혜와 평등의 관계가 아니라 분단을 고착화하고, 굴욕적인 군사적 패권과 지배를 강요하고 있다. 형제를 적으로 규정한 마당에 어찌 한 자리에 마주할 수 있겠는가.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깔린 마당에 어찌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논할 수 있단 말인가. 

분단이라는 폭력에 의해 지척에 가족을 두고도 만날 수 없는 비전향장기수 선생들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엄마를 기다리며 결혼적령기를 훌쩍 넘겨버린 딸’을 그리워하는 김련희 씨의 속도 새카맣게 타들어간다. 어떠한 이념과 사상이 그리운 가족의 품을 빼앗을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인권을 논할 수 없고 인륜 또한 논할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흐르는 강물처럼 오늘도 도도히 흐른다. 우리 강토에 사람의 손길이 닿은 때로부터 이 행성이 수명을 다하는 날까지 이 땅의 역사는 이어질 것이다. 그 역사는 민중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민중의 역사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역사이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도 자주성을 지키고 드높게 실현해 나가기 위한 투쟁의 역사는 지속될 것이다. 

민중의 위대한 힘으로 역사를 개척해온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미국과 윤석열 사대매국 정권이 지펴대는 전쟁의 기운을 막아야 한다. 온 겨레의 지혜와 힘을 모아 평화의 물줄기를 열어야 한다. 패권 유지를 위해 세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며 전략자산을 끌어들이고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북을 압박하면서 남을 지배하려는 미군을 몰아내야 한다. 자주통일 활동가에게 색깔을 덧씌워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철폐시켜야 한다. 그런 뒤에야 평화가 있고 통일이 온다. 

오늘 우리는 제35차 정기총회를 맞이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이 오로지 정면돌파만이 우리의 사명임을 명심하며, 윤석열 정권의 공안탄압과 전쟁위기에 맞서 정의·평화·인권의 이름으로 야만의 세월을 걷어내기 위해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보호관찰법 등 반민주악법을 철폐하고 양심수 전원 석방과 사면복권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부당한 압수수색, 강제연행, 강압수사 등 공안기구의 반인권 행패에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희망자들과 김련희 평양시민의 북녘 조국과 가족 품으로의 송환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남북 사이의 모든 합의를 이행하고 자주통일과 평화 번영을 위해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남북 합의에 반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주한미군철거 투쟁에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이 땅에서 전쟁을 불러올 한미연합북침전쟁연습과 미국의 전략자산전개를 당장 중단할 것을 민족민주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대일굴욕외교를 규탄하고 일제의 전범기업들이 조선인에게 강제노역에 사죄하고 직접 배상할 것을 관련 단체와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기층민중의 생존권 보장과 노동 3권을 비롯한 기본권 보장을 위해 관련단체와 연대·연합할 것을 결의한다.


2023년 2월 25일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제35차 정기총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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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일본의 실패담, 오늘 한국의 이야기다

[프레시안 books]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5. 06:38:27 

 

여러모로 30여 년 전 일본과 비교되는 요즘의 한국이다.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달한 후 빠른 속도로 시장이 경착륙 중이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투기로 인해 가계부채가 막대하게 늘어난 모습도 지금 한국과 과거 일본이 닮은꼴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는, 한국이 옛 일본보다 무지막지하게 심각할 뿐, 역시 두 나라가 닮았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일본의 출산율은 부동산 버블이 절정에 달한 1989년 1.57을 기록했다. 훗날 일본 사회가 이를 '1.57 쇼크'로 기억했다. 일본에서 인구절벽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화한 시기다.

 

메이지 유신 이후 시작된 일본 현대사는 천황의 연호를 기준으로 메이지-다이쇼-쇼와-헤이세이(平成)를 이어 오늘날 레이와(令和)에 이른다. 서력을 사용하는 현대 문명 사회에서 여전히 연호를 고집하는 일본의 감각은 낯설지만, 일본인들은 연호를 기준으로 시대상을 구분하는 데 익숙하다. 이 중 특히 눈여겨 볼 시기가 쇼와(1926~1989)와 헤이세이(1989~2019)다. 쇼와 시기 일본사는 역동의 시대다. 이 시기를 상징하는 굵직한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도쿄올림픽-오사카 만국박람회-부동산 버블이다. 일본이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부흥에 성공했고, 이후 세계 제일의 나라로 성장했다는 신화적 스토리가 쓰여진다. 

 

헤이세이 30년은 그와 대비된다. 버블 붕괴(1990년대)-한신·아와지 대지진/옴진리교 테러 사건(1995년)-9.11. 미국 테러(2001)-2011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네 가지 쇼크'다. 줄곧 내리막의 이야기로 일본인에게 기억되는 시기다.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오늘의 한국을 복기하고 미래의 한국을 대비하려면 일본의 헤이세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이 시기를 조명하는 책이 헤이세이를 떠나보낸 일본에서 나오고 있고, 한국에도 빠른 속도로 번역돼 출간되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여겨 볼 책은 <헤이세이사 1989-2019: 어제의 세계, 모든 것>(요나하 준 지음, 이충원 옮김, 마르코폴로)다. 마침 이 책을 읽던 중 장석준 신현재 기획위원이 <프레시안> 지면에 직접 이 책을 소개했다. (☞관련기사: 일본 표류하게 만든 '근대의 가을', 한국은 더 혹독하다)  

 
함께 볼 책으로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AK)가 있다. 두 책은 헤이세이사를 다뤘다는 점 말고도 공통점을 갖는다. 두 책을 국내에 소개한 옮긴이가 모두 도쿄 특파원을 지낸 한국 기자다. 일본의 헤이세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살펴본 이들의 작업물이다. 두 책은 차이점도 있다. <헤이세이사>가 에세이라면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리포트다. 일본의 현대 사상가 이름을 줄줄이 꿰는 이가 아니라면 저자의 감상과 해석이 깊이 들어간 <헤이세이사>보다는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읽기 편할 수 있다. 책은 2020년 국내에 발간됐지만 지금이야말로 국내에서 갖는 의미가 뚜렷하다.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에서 도쿄대 교수인 저자는 헤이세이 30년의 일본이 앞서 언급한 4대 쇼크(버블 붕괴-대지진/옴진리교 테러-9.11 테러-동일본대지진)로 인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붕괴했다고 기억한다. 그 각각의 기억을 저자는 크게 경제, 정치, 사회, 문화의 4대 차원으로 나눠 세밀하게 살핀다. 

 

'헤이세이 실패'는 무엇보다 일본 경제의 실패담이다. 부동산 버블이 절정일 당시 일본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1989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7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상위 50개사 중 32개사가 일본 기업이었다. NTT(1위), 일본흥업은행(2위), 스미토모은행(3위), 후지은행(4위), 제일권업은행(5위) 등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일본 기업이었다. 미국 기업은 IBM(6위), 엑슨(9위) 단 둘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모두가 알 듯, 언급된 당시 일본기업 중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기업은 없다. 2018년 상위 50개사에 들어간 일본 기업은 토요타 자동차(35위)뿐이다. 과거 전 세계를 호령한 마쓰시타, 도시바, 샤프 등의 이름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 잊힌 지 오래다. 가전제품의 대명사는 어제의 소니에서 오늘의 삼성으로 바뀌었다.

 

저자는 지연된 기준금리 인상, 재편된 글로벌 공급망에의 적응 실패, 시장예측 실패 등을 중요 원인으로 꼽는다. 도시바, 닛산, 샤프 등의 실패담이 과거 세계 언론을 장식한 뉴스를 되새김하며 거론된다. 

 

일본 정치도 실패했다. 일본의 오랜 문제였던 정경유착이 1989년 리쿠르트 사건으로 인해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일본은 정치 개혁을 위해 기존의 중선거구제를 소선거구-비례대표병립제로 바꿨다. 계파 정치의 주요인으로 꼽힌 중선거구제를 개혁해야만 깨끗한 정치가 가능하리라고 당시 일본 사회는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사회당의 몰락과 고이즈미식 포퓰리즘 정치의 득세였다. 사회당을 이은 제1야당 민주당은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결정적으로 무너졌다. 유일하게 성공 사례로 남은 고이즈미식 포퓰리즘은 이후 아베 정권을 통해 복기됐다. 그 사이 지역 유권자와 유착한 정치인들의 건설자금 끌어오기 정치가 극에 달해 일본 전역을 토건공사 현장으로 만들었다. 남은 건 유바리시 사태에서 보듯 과도한 토목공사로 인한 지방재정의 붕괴일뿐, 어떤 정치도 지방소멸과 고령화(초소자화)를 막지 못했다.

 

저자는 헤이세이 일본이 입은 가장 큰 쇼크로 동일본대지진을 꼽는다. 이는 헤이세이 일본의 완전한 실패를 상징했다. 일본이 자랑한 안전 신화가 무너졌다. 원자력의 위험을 세계 누구보다 알고도 이를 제어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일본의 기술 신화도 붕괴했다. 이로써 저자의 말대로 "1970년대에 확립된 도시개발과 에너지 공급체계 전체에 심각한 물음표가 붙게 됐다." 

 

옴진리교 사건을 비롯해 일본 매스미디어를 열광에 빠뜨린 엽기 사건이 일본 사회에 남긴 상처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부동산 버블은 '1억 총중류(一億総中流, 1억 인구 모두 중산층)' 신화를 자랑한 일본을 본격적인 양극화의 늪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바람이 고이즈미 정권을 지나면서 일본에도 상륙했다. 사회는 점차 분열됐다. 불안한 조짐은 옴진리교 사건을 비롯해 1989년 미야자키 쓰토무 유아연속 유괴살인사건, 1997년 고베 중학생 연속 살상사건, 2008년 아키하바라 도오리마 사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청년 실업 문제, 히키코모리 문제, 사토리 세대 문제가 양극화의 그늘이었음이 확실해졌다. 저자를 인용하자면 "1980년대까지 일본에서는 '생활기반이 안정돼 있고 예측가능성이 높고, 생활목표가 뚜렷하고,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이 목표에 도달가능'"했다. 그러나 이후 사회, 곧 헤이세이 시대 일본에서 사람들은 "장래의 생활파탄이나 생활수준 저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게 됐다. 이는 상시 디플레에 빠진 경제상과 맞물리며 사회의 활력을 앗아가고, 절망을 키우고, 분노를 끓어오르게끔 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런 절망은 1990년대 특히 찬연하게 빛난 일본의 대중문화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저자는 <아키라>, <공각기동대>, 아무로 나미에, 고무로 데쓰야 등의 이름을 통해 불안에 빠진 일본이 어떻게 예술을 통해 세상과 조우했는지를 드러낸다. 책에는 거론되지 않았으나 많은 이들이 1990년대~2000년대에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링>, <주온>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공포영화가 불안에 빠진 일본의 당시를 보여줬음을 기억한다. 후루야 미노루, 오노 후유미, 이토 준지, 마나베 쇼헤이 등의 작가가 만화와 소설을 통해 일본의 민낯을 직시하는 작품들을 남기기도 했다.

 

책은 일본의 어제를 다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남의 과거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날 한국은 일본과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비슷한가. 버블 절정기 일본의 실업률은 낮았다. 일본의 경제력은 미국을 위협했다. 일본 사회 전체가 자신감에 넘쳤다. 부동산 절정기 한국의 오늘이 과연 당시 일본보다 낙관적인가. 한국이 2000년대에 성장하는 데는 신자유주의적 공급망 재편이 있었다. 한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자 생산기지인 중국을 타고 신자유주의 파고를 넘었다. 이제 한국의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한 글로벌 공급망이 닫히고 있다. 1년째 이어지는 무역적자가 경종을 울리는 가운데 부동산 버블은 여전히 과도하고, 그 사이 가계부채 잔액은 1600조 원대로 불어났다. 한국의 청년들은 이미 자녀 갖기를 포기했다. 한국의 출산율은 엽기적인 수준으로 낮지만, 이 엽기가 일상이 되면서 어느새 체념의 정서가 한국 사회를 휘감고 있다. 일본의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국이 공부해야 할 것은 많지만, 그럴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는 모두의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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