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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가 건폭이라고?”

제시민사회종교단체, ‘건설노조 탄압중단, 건설노동자기본권보장 기자회견’ 개최

  • 기자명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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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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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제시민사회종교단체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건설노조 탄압중단,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제시민사회종교단체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건설노조 탄압중단,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제시민사회종교단체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 탄압중단과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보장, 안전하고 투명한 건설현장을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윤석열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200일에 걸쳐 건설노조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면서 검·경의 연일 무리한 압수수색과, 국토부, 공정거래위원회, 언론까지 총동원하여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탄압을 일삼고 있으며, 건설노조의  활동에 대해 불법행위로 매도하며 거짓여론을 형성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건설현장의 참혹한 현황을 폭로하고 건설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설명하면서 윤석열정부가 정권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건설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강력 규탄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건설현장의 참혹한 현황을 폭로하고 건설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설명하면서 윤석열정부가 정권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건설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강력 규탄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건설노동자들은 상시적으로 반복되는 실업과 불법다단계 하도급으로 인한 임금, 임대료 체불, 공사기간 단축을 위한 불안전한 건설현장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으로 뭉쳤으며, 노동조합의 활동과 투쟁으로 건설노동자들의 삶과 건설현장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바꿔나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형건설자본들의 진짜 불법과 비리는 눈감고 비호하면서 오히려 그 불법을 막고 안전하고 투명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힘써왔던 건설노동자를 적반하장의 공안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격렬하게 성토하였다.

노동건강연대 전수경 공동대표가 건설노동자들의 산재와 직업병문제를 지적하면서 건설노조의  탄압에 대하여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노동건강연대 전수경 공동대표가 건설노동자들의 산재와 직업병문제를 지적하면서 건설노조의  탄압에 대하여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또한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건폭(건설현장 폭력집단)’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관련 정부부처와 건설업계까지 총동원하여 건설노동조합의 채용요구, 전임비 지급요구 등 활동을 처벌하고 규제하기로 하는 등 건설노조를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다고 폭로 규탄하였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건설노조를 없애고 건설자본이 건설노동자를 무한히 착취하며 이윤을 짜내는 현장으로 만들기 위한 광란적인 노조탄압이라고 지적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법정 스님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법정 스님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끝으로, 윤석열 정부가 건설노조에 대한 계속적인 탄압을 일삼는다면, 거대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고 결연한 투쟁의지를 표명하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조지훈 변호사 (민변, 법무법인 다산)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조지훈 변호사 (민변, 법무법인 다산)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노총 안혜영 대협실장의 사회로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 노동건강연대 전수경 공동대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법정스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조지훈 변호사,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 등이 규탄발언을 하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길 건너편에 있는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에서 제시민사회종교단체 간담회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에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사무금융노조 신한금융투자지부에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다음은 간담회 요약본이다. 

<간담회 요약>

1.건설산업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이다.

건설산업은 연간 260조(GDP의 약 15.2%)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며 약 2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가 근무하는 기간산업이다. 2022년 기준 총 94,567개의 건설사가 등록되어 있으며 발주처-원청건설사-하청건설사-(재하청)-건설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지니고 있다. 

건설노동 현장은 일제강점기때부터 이른바 '오야지', '십장'중심의 인력공급체계로 되어 있고,  다단계 불법 하도급 체계를 거치면서 부실시공과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현장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1년 6월 광주에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붕괴사고 현장이다.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결과를 보면, 당초 책정되었던 해체공사비는 1평(3.3㎡)당 28만 원이었으나, 하도급→불법재하도급을 거치며 당초의 16%인 1평당 4만 원까지 줄어들게 되었다. 

당시 사고로 시민 9명이 사망하였고 국토교통부는 ‘불법하도급 차단’을 약속했으나 제대로 이행된 것은 없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이윤을 독식하고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저임금·불안정 고용 상태로 하루하루 목숨을 건 위험한 노동을 해야만 까닭으로, 한해 417명의 건설노동자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고 있으며, 전체 산재노동자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윤석열대통령은 ‘타워크레인 월례비’ 지급 관행을 건설노조의 ‘적폐’라고 떠들었다. 그러나 실상은 사업장 내 다른 하도급 업체가 공사기간 단축을 위하여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지급하는 업무외 작업수당으로 관행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와 주40시간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데, 실제 건설현장의 작업지시는 원청 및 모든 하청업체들로부터 받는다. 

따라서 월례비는 각 하청업체가 연장근로의 대가인 수당의 성격, 자신들의 공정을 먼저 진행해 달라는 급행료, 산업안전규정에 위배되는 작업에 대한 사례비의 성격으로 기능하고 있다. 

결국 해결책은 원청사가 타워크레인 기사를 직접 고용하여 여러 공정의 작업을 수행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1일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타워크레인 월례비는 노조의 강요 또는 협박 때문에 지급된 돈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2. 건설 산업의 고용구조는 낮은 임금, 고용 불안, 위험한 작업,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가지고 있다.

건설사 중 단 한 곳도 건설현장의 시공에 필요한 노동자를 상시적으로 공개채용 방식으로 고용하지 않는다. 2022년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결과,‘오야지’등 인맥 75%, ‘인력사무소’9%, 새벽인력시장 5%, 노동조합 등 무료직업소개 2.4% 등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야지에 종속된 건설노동자는 낮은 임금, 고용 불안, 위험한 작업,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건설노조는 건설사와 직접 근로계약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노동조건과 안전한 현장, 투명한 건설현장을 지향했다. 

그러나 정부는 21일 건설노조가 안전과 관련한 법과 규정을 지키며 일을 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노동청 등에 고발하는 활동들을 ‘태업’으로 규정하는 악행을 보였다.

3. 건설 산업의 인력 구성은 고령화되어 있으며, 외국인 고용인력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21일 더 이상 청년들이 찾지 않는 건설 현장의 일자리 문제를 외국인 노동자 고용확대로 해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건설근로자 공제회 조사결과 2022년 건설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3.1세이며 2~30대 청년층은 14.8%에 불과했다. 외국인 근로자는 10만 2천여명 규모이나 통계로 파악되지 않은 체류자 등을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계는 건설기능인을 양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 대신 손쉽게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여 값싼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전국건설기능훈련취업지원센터'를 설치해 기능인 양성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건설사와의 단체협약 및 직접고용, 나아가 원청이 직접시공확대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른 작업’등 안전 감시활동과 편의시설 확충 등 건설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를 통한 투명한 생산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의 이러한 정당한 활동을 탄압으로 일관하면서 오히려 건설산업의 불법하도급, 중간착취, 산재사고가 만연한 지옥도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건설노조 탄압 중단!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제 시민사회종교단체 기자회견문

정부는 건설노조 탄압 즉각 중단하고, 건설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안전하고 투명한 건설현장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하라!

윤석열 정부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 현장의 불법을 근절하겠다'며 건설 현장의 부조리와 불법의 원흉이 건설노조 때문인것처럼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6월말까지 200일 건설노조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일 무리한 압수수색과 검찰, 경찰, 국토부, 공정거래위원회, 보수언론까지 총동원하여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있다. 2월 21일 국무회의에서는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을 발표하면서 건설현장 산재사고, 비리온상의 정점에 있는 건설현장 슈퍼갑인 발주처와 원청건설자본의 온갖 불법과 온비리행위에 대해서는 말한마디도 없었다. 추위와 혹한에도 땀 흘리며 중노동하고 있는 건설노동자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고자 만든 헌법상의 노동조합인 건설노조를 ‘건폭’이니 ‘조폭’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건설노조 자체를 모든 불법행위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호도하였다. 정부는 건설노조를 없애고 건설자본이 건설노동자를 무한착취하며 이윤을 짜내는 현장을 정말 원한다고 대놓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전체 산재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해 417명의 건설노동자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고 있는데, 노조가 안전위반 고발한다고 건설현장 안전위반규정도 완화하겠다고 한다.

오늘 우리는 온갖 불법과 부조리가 넘쳐나는 건설 산업현장의 구조적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 정부가 건설노조 탄압에만 몰두 하고 있는 상황을 규탄하며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안전하고 투명한 건설현장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들의 삶과 노동현장을 바꾸어 왔다.
건설노동 현장은 일제강점기때부터 이른바 '오야지', '십장'중심의 인력공급체계로 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다단계 불법 하도급 체계를 거치면서 부실시공과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현장이었다. 대형 건설사들이 이윤을 독식하고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저임금 불안정 고용 상태로 하루하루 목숨을 건 위험한 노동을 해야만 했다.
이런 건설노동현장을 바꾼 조직이 바로 건설노조이다.
건설노조의 임금.단체협약으로 인해 10시간이상의 장시간 노동이 8시간 노동체계로 바뀌었고 부실시공이나 부정부패가 근절됐으며 1년 이상 근무할 경우 퇴직금 지급이 생기며 젊은 사람들도 일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로 변하는 희망도 생기게 되었다.
일용직, 임시직 건설노동자의 불안정한 고용상태를 극복하고자 건설사와 단체교섭을 통해서 안정적인 고용과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부와 건설자본이 내팽개친 기능훈련과 취업지원 사업을 노동조합이 스스로 진행하였다. 죽음의 현장을 안전한 건설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건설안전특별법’제정을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고 있는 대형건설자본들의 진짜 불법과 비리는 눈감고 비호하고, 오히려 그 불법을 막고 안전하고 투명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애써온 노동자를 탄압하는 적반하장의 공안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또한 헌법상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설사의 불법적 이윤추구 행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윤석열정부에게 촉구한다!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만일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끝까지 외면하고 계속적인 탄압을 일삼는다면 거대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건설노조 탄압 즉각 중단하라!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안전한고 투명한 건설현장 근본대책 마련하라!

2023년 2월 23일
건설노조 탄압 중단! 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제 시민사회종교단체 기자회견참가자 일동
<기자회견 연명단체> 2023년 2월 22일 오후 1시 기준 173개 단체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사)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가톨릭농민회,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건강정책참여연구소, 경기민중행동, 경기진보연대, 경남보건교사노동조합, 경남진보연합, 경동건설 고 정순규 유가족모임, 광주진보연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국민주권연대, 기독청년의료인회, 노동건강연대, 노동당, 노동당 서울시당, 노동당 충북도당 ,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인권실현을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 노원공동행동, 노점노동연대, 녹색당, 다른세상을 향한 연대, 대경진보연대, 대구민중과함께, 대전 녹색당,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대전기독교시민사회운동연대, 대전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전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대전문화연대,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민중의힘,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전지역대학생공동체‘궁글림’,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전청년회, 대전충남겨레하나,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대전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준),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흥사단, 대전YMCA,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동대문중랑노점상연합, 목원대학교 민주동문회, 무상의료운동본부, 민교협, 민들레,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민주노련 노량진 수산시장 지역,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충청지역연합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전충청지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민중건강연대, 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 길,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범민련서울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 부산민중연대, 부산민중행동(준), 빈들공동체교회, 빈들장로교회 정의평화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련,전철연), 빈민해방철거민연합, 빈철련), 사월혁명회, 사회진보연대, 생명안전 시민넷 , 서부지역노점상연합,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서울민중행동, 서울여성연대(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진보연대, 서울통일의길, 성서대전,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세종민중행동, 송파연대회의, 알바노조,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양심과 인권나무, 예수살기,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울산진보연대, 원불교 평화행동,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천자주평화연대, 일산병원노동조합, 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적폐청산 의열행동,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전국빈민연합(전노련,빈철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회의서울지부, 전남진보연대, 전노련 북서부 지역, 전두환심판국민행동, 전철연), 정의당 대전시당, 제주민중연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주권자전국회의, 중부지역노점상연합, 진보당, 진보당, 진보당 대전광역시당, 진보당 서울시당, 진보당 충북도당 , 진보대학생네트워크 서울인천지부, 진보대학생넷,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참여연대,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청년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 유족 , 청년전태일,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청춘’, 촛불문화연대,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 충남민중행동, 충북녹색당, 코리아국제평화포럼, 통일광장, 통일로, 통일시대연구원,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행동하는동대문연대, 행동하는의사회, 형명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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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학폭 논란’ 정순신 국수본부장, 윤석열 검찰서 인권감독관

 

  • 발행 2023-02-25 11:21:25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 ⓒ경찰청

 
신임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를 옹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KBS'는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로 인해 전학 처분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당시 정 변호사가 전학을 무효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아들은 2017년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닐 당시 기숙사 같은 방에서 지내던 동급생 A씨에게 8개월간 언어폭력을 가했다. 정 씨는 A씨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깐 꺼져라" 등의 폭언을 하고 집단 따돌림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의 학교폭력에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씨는 2018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정 변호사 측은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내는 등 적극적인 법적 조치에 나섰다. 당시 검찰 신분이었던 정 변호사가 직접 미성년 아들의 법정대리인을 맡았고, 정 변호사의 연수원 동기인 판사 출신 변호사가 소송 대리인을 맡았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까지 이어졌으나, 법원은 일관되게 학교 측이 내린 전학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의 '검찰 제식구 감싸기'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정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검찰 시절에는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을 맡고 있던 2011년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일했으며, 2018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던 당시에는 인권감독관으로 근무한 바 있다. 검찰을 나온 것은 2020년이다.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정 변호사는 25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모로서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다"며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겠다"고 말했다.

전학 처분에 불복해 소송했던 것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변호사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출신의 정 변호사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에 임명했다. 정 변호사의 임기는 26일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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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실전같은 군사훈련, ICBM 정상각 발사하나?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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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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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북 군사행동의 특징

    최초의 ICBM 발사 훈련

    2월 18일 북이 ICBM을 발사했다. 2017년에 세 번(화성-14형과 화성-15형), 2022년에 두 번 발사(화성-17형)했으니 여섯 번째 발사였다. 그런데 이번 발사는 지난 다섯 차례의 발사와는 다른 점이 있다. 지난 다섯 차례의 ICBM 발사는 ‘시험’(test)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군사훈련의 일환 즉 발사 훈련이었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 북의 ICBM 개발이 사실상 완료되어 실전 배치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김여정 부부장이 2월 20일 담화에서 “우리는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 발사된 ICBM 화성-15형은 “최대사거리 체제로 고각발사”되어 989km를 비행했다. 2017년 시험 발사한 화성-15형에 비해 최고고도는 약 1,300km 높아졌고, 비행시간 약 14분 길어졌다. 비행거리 역시 39km 늘었다. 6년 동안 화성-15형의 기술과 능력이 향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북의 군사행동이 실전 단계로 상승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음 ICBM 발사는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각 발사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위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것을 언급했다. 또한 지난 해 12월 담화에서도 “(실제 각도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하여 정상적 발사를 시사한 바 있다.

    당 군사위에서 “전쟁 준비 태세 완비” 결정 후 군사훈련 본격화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것은 2월 6일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작전 전투 훈련 확대 강화 및 전쟁 준비 태세 완비”를 결정했다는 대목이다. ICBM 발사 훈련과 연이어 실시된 초대형 방사포 훈련,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은 이 회의를 집행하는 과정이었다.

    2월 20일 북은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의 사격훈련이었다. 초대형 방사포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 이 훈련을 보도하면서 북은 “적의 작전 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했음을 밝혔다. 지난 해 10월과 11월에 북은 ‘적의 작전비행장’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여기서 ‘적의 작전 비행장’은 오산, 군산 등 주한미공군기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2월 23일엔 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하는 군사훈련을 새벽에 실시했다. 전략 순항미사일부대의 “신속대응태세를 검열판정”하는 것이 훈련의 목표였고,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핵전투무력의 림전태세가 다시 한번 뚜렷이 과시되였다”고 평가했다. 비행거리는 2,000km, 즉 주일미군 기지와 태평양 인근 지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

    2.6 당 군사위원회에서 ‘훈련 강화와 전쟁 준비 태세’를 결정한 이후, 장거리인 ICBM 고각 발사, 단거리인 초대형 방사포, 준중거리인 전략 순항미사일을 차례로 훈련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중거리 미사일과 장거리 미사일의 정상각 발사인 셈이다.

    한미 군사 움직임에 신속한 대응

    2023년 들어와 한미 군사훈련이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1월 3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을 결정한 이후 2월 한미 군사훈련이 4차례 진행되었다. 또한 괌에 전략폭격기가 배치되었다.

    북은 2월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초강력 대응”을 예고했고, 2월 6일 당 군사위원회를 열어 훈련 강화를 결정했다. 2월 18일엔 ICBM 훈련이 있었고, 2월 20일 초대형 방사포, 2월 23일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양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월 14일 프리덤쉴드(Freedom Shield)라는 이름의 대규모 한미 군사연습이 예정되어 있다.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으면 북 ICBM이 정상각으로 발사되는 장면을 목격할는지도 모른다.

    장창준 객원기자92jc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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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간부들 ‘이태원 면피’ 이쯤되면 참사

김송이 기자

“불똥은 면하겠습니다 ㅎㅎㅎ” “흐지부지 전략으로 시간끌기 ㅎ”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관계자 공소장에 적나라한 행태 담겨
이상민 장관이 경찰 측 의견 받아 ‘책임 덜기’ 발언한 정황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혐의를 받는 경찰 정보라인과 경비라인 관계자들이 참사 수습 과정에서 경찰의 책임을 덜어내는 대응 논리를 만들기 위해 골몰한 정황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들은 국회의원이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정보보고서를 일부만 제출하고 나머지는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향신문이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23일 입수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의 추가 공소장에서 서울서부지검은 “경찰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여론 형성을 시도했다”고 적시했다. 박 경무관과 김 경정은 총 4건의 정보보고서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공소장에는 경찰의 책임을 면하려고 이들이 한 행태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론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은 현재 경찰에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이태원 사고 같은 것을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런 취지 발언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한 기사를 두고 박 경무관과 친분이 있는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박 경무관에게 “공직과 장관실에 전달한 결과입니다. 불똥은 면하겠습니다 ㅎㅎㅎ”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에 박 경무관은 “앞으로 보완하겠다는 내용이 찜찜하네. 축제·행사의 안전유지 책임을 경찰에 맡기는 입법이 이뤄질까봐”라고 답했고, 해당 경비국 관계자는 다시 “넵 흐지부지 전략으로 시간끌기로 ㅎ”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참사 다음날인 지난해 10월30일 이상민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에서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가 박 경무관에게 보낸 메시지 중 “공직과 장관실에 전달한 결과”라는 대목은 경찰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과 이 장관실에 의견을 전달했고, 이 장관이 이 의견을 받아 해당 발언을 했음을 시사한다. 박 경무관 등이 이 장관과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으로 경찰 책임이 덜어질 수 있다고 안도했음도 보여준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박 경무관이 “ ‘수익자 부담 원칙’ ‘경찰의 경비원화 방지’ ‘경찰 만능주의 극복’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논리 개발에 노력했다”고 적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경무관은 지난해 10월31일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들에게 “경찰은 안전 확보의 1차 책임자가 아니다. 앞으로 경찰 경비원화를 막는 좋은 논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에 경비국 관계자들은 “부장님 맞는 말씀이십니다” “논리 개발에 주력하겠습니다. 당분간 집회는 잠잠해질 듯합니다 ㅎ” 등의 메시지로 응답했다.

박 경무관은 국회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작성된 보고서는 1건만 있다’며 3건의 정보보고서를 은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30일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 혐의로 박 경무관과 김 경정을 구속 기소했다. 이어 보고서 3건 삭제 지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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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초라하게 만드는 대통령..."민주주의 퇴행"

[이슈] 용산, 쟁점법안마다 '거부권' 예고... 헌정사상 '재의 가결' 첫 사례 생기나

23.02.24 07:09l최종 업데이트 23.02.24 07:09l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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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 행사를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2월 21일)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협박에 흔들리지 않겠다."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2월 22일)


'대통령 거부권'이 가벼워지고 있다. 최근 정가에서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말이 남용되는 탓이다.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집권여당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다. 야당들은 "입법권 무력화"이자 "협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언론의 거부권 관련 보도들도 매일 쏟아진다.

국회 과반을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혹은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통과를 예고했다. 여야 쟁점 법안이지만, 국민의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야당은 손쉽게 해당 법안들을 가결시켰다. 국민의힘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자구 심사권한을 활용해 이들 법안을 저지하려 했으나, '직회부' 카드에 막혔다.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된 법안을 각 상임위에서 회수해 본회의로 바로 상정한 것이다.

이미 민주당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역시 정의당과 손잡고 직회부할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해온 법사위마저 저지선이 되지 못하자, 여당이 기댈 곳은 여의도가 아니라 용산이 됐다. 대통령실과 정부가 앞장 서서 거부권 행사를 천명하는 이유이다.

거부권 카드 만지작하는 윤 대통령, 사실상의 선전 포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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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요구권, 이른바 대통령 거부권은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이자 최후의 무기다.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총 66번 발동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국회와 갈등을 빚으며 45회나 거부권을 남발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 11명의 대통령을 더 거치면서 21번 발동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통령 거부권은 집권 정부의 이념적 지향성보다는 국회 내 여야 구도에 따라 그 빈도가 결정됐다. 전임 대통령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 번도 쓰지 않았고, 보수 정권이었던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도 각 1번과 2번 썼을 뿐이다. 반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행정부를 이끌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6차례,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는 7차례 썼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 역시, 지금의 여소야대 국면 탓이다. 야당이 안건조정심의 같은 숙의 제도를 무력화하면서까지 여당을 '패싱'하고 추진한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고유 권한을 쓰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회의 상정은커녕 상임위원회에 법안이 머물러 있는 단계에서부터 '거부권'을 시사하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사실상 '해볼 테면 해봐라' 수준의 선전포고다.

야당은 야당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간호법은 지난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여야 공통의 공약이었다. 양곡관리법은 농민 단체의 숙원 중 하나일뿐더러, 노란봉투법을 논의하는 과정에는 애초에 국민의힘이 제대로 참여하지도 않았다. 언제까지 여당의 '지연 전술'에 민생과 관련된 법안들을 발목 잡힐 수는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되어 다수 의석을 점한 원내 제1당의 권한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권과 야권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토론과 타협의 정치는 사라지고 정쟁만 남게 됐다. 여기에 대통령실 역시 여야 협상의 물꼬를 트는 대신, 힘으로 입법부를 맞상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의사당 내 갈등이 용산과 여의도의 갈등으로까지 번져나가고 있다. '민생을 챙기겠다'라며 임시국회를 계속 열고 있지만, 이러한 대결 구도 탓에 정작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이다.

여당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라더니... "사실상 국회 무시 처사"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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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대통령실이 '거부권' 언급을 남발할수록, 거부권의 중량감은 떨어지고 정치적 함의는 옅어진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 있고, 칼을 꺼내서 휘두르면 효과가 떨어진다"라며 민주당의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를 비판한 바 있다. "해임건의안을 전가보도처럼 휘두르면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아지고 자칫 잘못하면 해임 건의가 희화화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라는 것. 국회의 고유 권한인 해임건의안에 대해서 '남용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던 여당의 논리가 '대통령 거부권'에는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려 보낸 법안이, 국회에서 재의를 거쳐 가결된 사례는 헌정사상 아직 한 번도 없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나와야만 통과된다는 '조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행정부의 견제 권한을 입법부가 그간 존중해 온 영향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거부권이 '희화화'된다면, 헌정 사상 첫 사례가 이번 국회에서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169석의 민주당이 무소속 친민주당 성향 의원들, 기본소득당 같은 위성정당 소속 의원들, 그리고 정의당과 손잡는다면 '3분의 2' 벽을 넘을 수 있다. 국회가 재의한 법안은 대통령이 거부할 수 없다.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공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일단락되는 게 아니다. 다음 총선까지 쟁점 법안들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며 국민의 피로감이 커지고, 정치가 실종된 자리를 혐오가 채우게 되는 게 더 큰 문제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양극화되면서 퇴행하는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양측이 자신들의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한 상황에서 한가하게 국민의힘과 협상을 진행할 생각이 없고,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강화되면서 용산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특히 "과거 DJ나 YS 같은 전임 대통령들 같은 경우, 여야 경색 국면에서 타협안을 만들어 내거나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런 모습이 실종됐다"라며 "국무회의에 안건이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재의 요구를 운운하고,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뉘앙스를 계속 풍기는 건 사실상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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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보조금 절반 비노조 지원에 한겨레 “노조 길들이기”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3.02.24 07:3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노조 갈라치기 통한 길들이기”

로톡 반대 변호사 단체들 20억 과징금에 언론들 “전문직 기득권 깨야”

24일 대부분의 아침종합신문 1면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로톡 탈퇴를 종용한 변호사 단체들에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한겨레, 세계일보 등은 정부가 기존 노동조합에 지원하던 국고보조금 절반을 비(非)노조와 MZ노조에 준다는 소식도 1면에 다뤘다. 이에 한겨레는 노조 갈라치기를 통한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노동단체 보조금 절반 비(非)노조 지원에 동아일보 “선정 절차 투명해야”

2023년 정부의 노동단체 지원 예산은 44억 원이다. 그동안 정부는 이 지원금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에만 지원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두 노총 소속이 아닌 비노조 단체(배달플랫폼노조 등)나 MZ노조 등에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24일 아침신문들 1면.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노동조합 사무실에 회계 장부를 비치했음을 증빙하지 않는 노조에 대해 정부가 올해부터 지원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4면 기사에서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노동단체 지원 사업 개편 방안’은 노동조합 국고보조금 사업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전체 근로자 중 소수가 가입한 한국노총, 민노총 등 대형 노조가 정부의 지원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고, ‘깜깜이 사업’ ‘눈먼 돈’이었다는 지적에 따라 지원 대상에 대한 선정 기준과 검증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지원금 사용 내역 관리도 강화한다. 그동안 보조금 정산보고서는 고용부가 자체 검증해 왔지만 올해부터 회계 전문기관에 맡겨 검증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부 노조에 한해서만 실시했던 현장점검도 전수 점검으로 확대한다.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의 종류도 바뀐다. 다른 목적으로 유용될 가능성이 높았던 간부 교육, 국제 교류 사업은 앞으로 지원하지 않고 취약 근로자 권익 보호, 산업안전 중심 내용으로 재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4일자 동아일보 4면.

이와 같은 지원금 개편에 한국노총은 동아일보에 “회계장부와 보조금을 엮어 마치 노조가 지원금을 부정 유용한 듯 엮으려는 치졸한 계략이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받은 돈의 사용 내역을 다 보고했고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다. 정부는 지원금을 빌미로 노조를 겁박하는 졸렬한 짓을 관두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비(非)노조도 보조금… ‘깜깜이’ 개선하되 ‘줄 세우기’ 시비 없어야> 사설에서 “양대 노총은 국고 보조금 사용 내역은 이미 지원 기관에 보고하고 있으며 조합비로 운영되는 일반회계 자료는 정부에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노동조합법이 노조의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 보존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고, 조합비도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정부가 조합비 사용 실태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기업에는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회계 자료 공개를 꺼리는 것은 이중 잣대다. 정부의 요구와 관계없이 노조 스스로 회계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이번 신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4일자 동아일보 사설.

비노조 지원에 대한 선정 절차가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전체 근로자 가운데 노조 가입 비율이 14,2%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 지원을 비노조 근로자에게까지 확대한 것은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노동 단체가 4400개, 비영리법인이 1130개나 된다. 정부가 지원을 명분으로 노동계를 길들이거나 줄 세우려 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평가하는 과정 또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새 단체들 지원에 한겨레 “노조 갈라치기를 통한 길들이기”

44억원의 절반을 양대 노조가 아닌 비노조나 MZ노조를 지원한다는 소식에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노동 개편을 앞두고 ‘노조 갈라치기를 통한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정부는 ‘취약한 노동자에게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보조금의 애초 성격과 최근 노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공세를 고려할 때, 양대노총의 고립을 꾀하는데 국가 재정을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24일자 한겨레 1면.

▲24일자 한겨레 4면.

한겨레는 이어 “노동단체에 주는 보조금은 44억7200만원으로, 양대노총의 한해 예산에 견줘 큰 규모는 아니다. 노동단체 지원 사업은 노동조합이 노동자 권익 보호와 법률 상담, 연구, 교육 사업 등에 쓰는 예산을 정부가 일정 부분 보조해주는 제도다. 보조금을 받는 노조의 사업 가운데에는 조합원 교육 등 조합원을 위한 사업도 있지만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 연구 활동처럼 노동자 전반을 대상으로 한 것들도 있다. 노조 살림을 위해 주는 지원금이라기보다 노조가 노동자 권익을 실현하는 데 드는 사업 비용을 보조하는 제도에 가까운 셈이다. 지난해 보조금 35억 원의 대부분은 한국 한국노총이 받았고, 민주노총은 지역 본부 등에서 3억 원 정도 지원받았다. 청년유니온 등 양대노총에 속하지 않은 노조도 일부 사업에 보조금을 지원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새로운 노동단체로 노동부가 꼽은 ‘근로자 협의체’는 법으로 규정된 조직이 아닌 모호한 형태라 예산 지원의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권영국 변호사(법무법인 해우)는 한겨레에 “근로자 협의체는 노조처럼 법적인 등록 단체가 아니고 마치 동아리 같은 임의적인 조직이다. 정부가 겉으로 미조직 노동자를 강조하지만 예산을 사용하는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하는 식으로 노동자를 갈라치는 데 국가 재정을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들 20억 과징금에 언론들 “전문직 기득권 깨야”

2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변호사들에게 온라인 법률플랫폼 ‘로톡’ 이용을 금지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각각 10억 원씩 총 20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2014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로톡은 변호사들이 광고료를 내면 사건 의뢰를 요청한 고객과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당시 변협은 해당 플랫폼이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변호사 소개 및 알선’에 해당해 사실상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부터 로톡은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 시작했다. 8년 만에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이 나왔음에도 변호사 단체들은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24일자 한국일보 8면.

한국일보는 8면 기사에서 “로앤컴퍼니가 법적 다툼에선 연전연승하고 있지만, 경영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변협이 ‘로톡 변호사 징계’를 일성으로 내걸면서 이미 변호사 회원 절반을 잃었고, 막대한 법률 대응 비용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앤컴퍼니는 직원 절반 감원을 목표로 21일 희망퇴직 접수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에서도 철수할 방침이다. 로톡 입장에선 변협 징계 조치를 심의하는 법무부의 신속한 결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한 청년변호사는 한국일보에 “변협은 로톡을 반대하는 이유로 변호사의 자본 종속 방지를 들지만, 이미 대형 포털에선 대형 로펌들이 사건을 독식하고 있다. 징계 절차도 독선적이라 변협 행태를 따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24일자 한국일보 사설.

▲24일자 조선일보 칼럼.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정부는 지금 거대 노조, 은행, 통신 등을 상대로 ‘과점 기득권’을 허물겠다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종의 기득권은 그보다 훨씬 막강하고 노골적이다. 혁신 플랫폼을 막고, 원격 의료를 봉쇄하고, 증원에 결사 반대한다. 이 모든 것이 소비자 편익을 가로막는 행동들”이라며 “로톡처럼 개별 스타트업이 생존을 위한 나 홀로 사투를 벌이기에 앞서 정부와 국회가 먼저 나서 전문직종의 기득권을 허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정부가 나서달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미 늦었지만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IT 강국인 국가에서 법률시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계속 생겨나기 마련이다. 정부가 그때마다 이익 단체와 스타트업 사이의 문제라고 뒷짐만 지고 있으면 피해는 플랫폼 이용자인 일반인들에게 전가된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변협 논리가 맞는다면 그에 맞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라. 그러나 그 반대라면 다시는 이익 단체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사회의 새싹 같은 스타트업을 이리저리 괴롭히는 일이 없도록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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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마의 날’에 독도 부근서 한미일 군사훈련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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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2/24 09:09
  • 수정일
    2023/02/24 09: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합참 “훈련 일자, 한 나라의 그런 행사 고려해 정한 것 아냐”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2.23 09:16
  •  
  •  수정 2023.02.23 10:46
  •  
  •  댓글 1
 
22일 독도 부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탄도미사일방어훈련. [사진제공-합참]
22일 독도 부근 동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탄도미사일방어훈련. [사진제공-합참]

한·미·일이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이다.

22일 오후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한국 측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미국 측 이지스구축함 배리함(Barry), 일본 측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이 참가했다. 

“탄도미사일 표적 정보를 공유하고, 탐지·추적·요격 절차를 숙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실시하였다”면서 “한·미·일은 이번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통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체계를 더욱 확고히 하였다”고 알렸다.

3국 훈련 자체도 논란이지만 더 큰 문제는  훈련 시기와 장소다. 

22일 일본 시마네현 주최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일본 중앙정부의 차관급 인사까지 참석하여,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제멋대로 바꿔부르고 ‘일본 땅’이라고 우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독도 부근 해상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이 실시된 것이다. 게다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2일 보도자료에서 한미일 군사훈련이 열린 동해를 버젓이 “the Sea of Japan”(일본해)이라고 표기했다.  

이에 대해,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23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일본해’라고 표기하였고 아직 그것을 변경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하였다”면서 “한국은 미 측에 그러한 사실을 수정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결과를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어제 공교롭게도 일본에서 주장하는 다케시마의 날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성준 실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서 우리 한·미·일이 협력하여서 훈련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훈련)일자에 대해서는 사안의 중요성, 긴급성을 판단하여서 정한 거지 한 나라의 그런 행사를 고려해서 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한편, 한미는 22일 워싱턴 DC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제8차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했다. 한국 측 허태근 국방정책실장과 미국 측 싯다르트 모한다스 동아시아 부차관보, 리차드 존슨 핵·WMD 대응 부차관보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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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방첩사 이틀째 압수수색, 부승찬 “역린 천공 건드려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19일 오후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2.19. ⓒ뉴시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 대한 국군방첩사령부의 압수수색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압수수색에 대해 부 전 대변인은 “천공이라는 역린을 건드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전 대변인은 24일 아침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전화인터뷰에서 “압수수색이 아직 안 끝났다. 포렌식 확인 작업 등 5~6시간 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부 전 대변인은 최근 출간한 저서에 기록된 내용을 이유로 압수수색이 실시됐다고 전했다. 2021년 12월 개최된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군사기밀을 수집, 기록하고 이 내용을 책 출간에 포함시켜서 누출했다는 혐의라는 것이다.

그는 군사기밀 유출 혐의에 대해 “두 번, 세 번 읽어도 군사기밀이라 할 만한 것은 없다”며 “군사보안도 다뤄봤고 점검도 나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부 전 대변인은 “압수수색을 예측하고 있었다”며 “책을 출간하고 형사고발 됐을 때 군사기밀 유출(혐의)에 따른 저서의 신뢰도 추락 (시도) 등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페이스북에도 이미 기록했다”고 밝혔다. 방첩사의 이례적인 민간인 압수수색의 원인으로 “천공 등 (윤석열 대통령의) 일종의 역린을 건드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방첩사는 전날부터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부 전 대변인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방첩사 관계자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라며 “부승찬 전 대변인은 민간인 신분이지만, (방첩사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권이 있기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부 전 대변인은 3일 출간한 저서 ‘권력과 안보 –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는 지난해 4월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무속인 천공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직이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육군 서울사무소를 다녀갔다는 말을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들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내용은 천공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개입 논란으로 커졌으나 대통령실과 정부는 반박할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압수수색이 다른 빌미를 잡아 부 전 대변인을 압박하거나 사법처리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오고 있다. 
 

“ 이승빈 기자 lsb@vop.co.kr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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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못하면 국민이 한다”… ‘굴욕외교 중단’ 3.1함성 예고

  •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3.02.22 17:33
  •  
  •  댓글 0

104주년 3.1절 범시민대회…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수여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집중행동

“양금덕 할머니의 싸움은 13살, ‘중학교에 보내주겠다’는 일제에 속아 일본으로 끌려가셨을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99년 처음으로 일본 재판부에 미쓰비시사를 고발하며 25년의 긴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할머니의 훈장을 빼앗긴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우리 국민 모두의 훈장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훈장을 빼앗은 이유가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다시 나라를 팔아먹기 위한 것이라면 더더욱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의 승리가 곧 우리 모두의 승리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 외교 장·차관 회담을 잇달아 진행하며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일본 전범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의 기부를 받아 지급)을 추진 중이다. 굴욕적인 정부 해법에 대한 전국민적 반발로 정부가 계획한 ‘설 전 합의’. ‘2월 말 합의’는 파탄이 났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5월 초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 전까지 한일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 1~2일 인도 뉴델리에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고, 여기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 22일, 외교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촉구! 집중 행동주간 선포’ 기자회견.

굴욕외교에 빠진 정부와 외교부를 대신해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 “일본 식민지배 사죄배상” 등을 요구하며 자주외교·평화외교의 목소리를 터친 건 국민들이다.

지난 1월12일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이 공식화된 후 967개 단체와 3,173명의 시민은 비상시국선언을 내놨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1인시위에 전국 각지 598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정부 해법안 폐기 여론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국민 분노에 긴장한 50여 명의 국회의원도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 및 전범기업 직접배상 촉구 의원 모임’을 결성하며 뜻을 같이했다.

104주년 3.1절을 앞두고 국민 분노와 항의행동은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윤 정부, 일본과 내선일체” 규탄… 3.1범시민대회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윤 정부를 향해 “일본과 한 통 속인 내선일체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전범 대기업이 돈이 없어서 배상을 못 하는 게 아닌데, 제국주의 착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셈임을 뻔히 알면서도 일본에 애걸하는 윤 정부에 분노한다”면서 “박근혜가 강제동원 대법 판결을 막으려던 공작을 그대로 이어받아, 판결은 깡그리 무시하고 국민의 자존감과 나라의 자주성을 짓밟고 있다”고 규탄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배상이 없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적기지 반격 능력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이에 대한 환영 입장을 표했다. 군국주의 부활과 한반도 재침야욕에 불타는 일본, 세계 패권 장악을 위해 ‘한미일 전쟁동맹’에 목메는 미국을 위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지우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 반대!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1.12. [사진 : 뉴시스]

이들은 104주년 3.1절을 앞두고 ‘굴욕외교 중단’ 집중 행동을 벌인다.

22일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3,100인이 1인시위를 벌이고, 3월 1일엔 서울시청 광장에서 ‘104주년 3.1절 범시민대회’ 열어 “굴욕외교 중단”의 함성을 높일 예정이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도 참석한다.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외교부가 빼앗아 간 국민훈장을 대신해 ‘평화인권훈장’을 달게 된다.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30년 동안 한국과 일본에 오가며 일본으로부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투쟁해 온 할머님의 굳센 모습을 보며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시민들이 힘을 모았다.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수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 양금덕 할머니 ‘평화인권훈장’ 추진위원 함께 하기)

앞서, 강제동원 굴욕 해법을 내놓은 외교부는 일본 눈치를 보며 양금덕 할머니의 국민훈장을 취소시켰다.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지난달 1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열린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책 비판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17. [사진 : 뉴시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할머니의 빼앗긴 훈장을 되찾고,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3.1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터에서, 학교에서, 국회에서, 거리에서 ‘굴욕적인 한일합의 중단’, ‘식민지배 사죄배상’을 위한 3,100인 1인시위에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27~28일 양일간 16개 가맹조직이 강제동원 노동자상과 함께 1인시위를 벌인다. 또 한국노총과 함께 3월1일 ‘강제동원 노동자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들과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안 폐기’를 위한 대국민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

▲ “양금덕 할머니와 함께 싸우겠습니다.” 시민 598명 1인시위 사진이 담긴 현수막.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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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78명’에 화들짝 놀란 언론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2.23 07:33
  •  
  •  댓글 3
  •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여성가족부 폐지 논의

종합일간지, 정부에 저출산 대책 마련 요구… “행동으로 저출산 극복 나서야”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합계출산율)가 0.78명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나오자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23일 이 소식을 1면에 내걸고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2017년 저출산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적인 이유로 부위원장을 해임시키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의하는 등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회원국(평균 1.59명) 중 꼴찌였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0년 전의 절반 수준인 2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 16년간 지출한 저출산 대응 예산은 280조 원에 달한다.

▲2월23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23일 이 소식을 1면에 내걸고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일보는 2면 <대책 없는 저출산위, 정부 출범 9개월 만에야 첫 회의> 보도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 모두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도 출산율 상승에 실패한 터라, 윤석열 정부에만 저출산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일각에선 유승민 전 의원 지적처럼 현 정부가 과거 정부보다 저출산 해소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에서 “임기 1년이 지나는 윤석열 정부는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프랑스, 일본이 성공한 출산율 반등을 한국이 못 해낼 리 없다. 문제는 지도자의 철학, 의지, 행동”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2월23일 한국일보 2면 기사 갈무리.

한국일보는 “상징적 장면은 전날 열린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의 1차 운영위원회”라며 “저출산 대책 지휘 본부 격인 저출산위가 1차 운영위를 실시한 건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만에 저출산위 회의를 주재한 모습과 비교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13일 국민의힘 당대표 주자로 꼽혔던 나경원 전 저출산위 부위원장을 해임한 결정 역시 저출산을 대하는 정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3면 <16년간 280조 투입 ‘백약이 무효’… 저출산 대책 컨트롤타워 강화해야> 기사를 통해 “정부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고, 청년들이 결혼을 결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2월23일 국민일보 기사 갈무리.

국민일보는 “(저출산위는)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나경원 부위원장이 교체되는 등 위원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이에 따라 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위원회가 현금지급식의 단기대책이 아닌 고용과 주거, 보육과 교육 등 전 생애를 유기적으로 고려한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썼다.

한겨레는 사설 <0.78명까지 추락한 출산율, 나라에 미래가 있겠나>에서 “사태가 심각해진 지 오래인데, 정부 정책은 게으른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나경원 전 부위원장을 정치적 이유를 들어 해임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 그 정도인데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임신·출산으로 인해 여성들이 입는 불이익, 가사와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문제도 심각한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하는 것도 앞날을 어둡게 한다”고 밝혔다.

▲2월23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대통령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 <‘출산율 0.78’ 국가 소멸 위기, 대통령이 나서야>를 내고 “초저출산에 대한 한국 사회의 위기의식은 지나칠 만큼 안이하다”며 “그간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원인과 대책 또한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출산율이 회복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계속 떨어진다는 건 아무도 근본 원인을 해소할 행동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2월23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는 “국가 소멸의 위기라면 저출산 대책을 국가 정책의 최우선에 둬야 하지만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관련 정책의 최전선에 서야 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정치를 위한 장식인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말 아닌 행동으로 저출산 극복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핀란드처럼 미래 이슈를 현안으로 끌어들여 해결하는 국회 미래상임위원회와 같은 시스템적 대안도 적극 생각해 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어스테핑 중단 100일 “독백 수준의 일방적 메시지만 발신”

MBC와의 갈등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한겨레는 4면 <문 닫은 도어스테핑, 편안하십니까>를 통해 “윤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이 공을 들였던 새해 기자회견이나 순방길 기내 간담회 등을 모두 건너뛰며 언론 접촉을 최소화했다. 대신 보수 언론·외신과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공개회의 발언 전문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했다고 대통령실은 자평한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은 지난해 6월 대통령실 이전을 홍보하는 보도자료에서 ‘출근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매일 목격하고, 출근길 국민의 궁금증에 수시로 답하는 최초의 대통령’ ‘역대 대통령과 비교 불가능한 소통 방식과 횟수를 통해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선 1주년이 다가오는 지금, 용산시대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2월23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또 한겨레는 사설 <출근길 문답 중단 100일, ‘질문받는 대통령’ 약속 잊었나>를 내고 “윤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 쌍방향 소통 대신 독백 수준의 일방적 메시지만 발신해왔다. 언론의 질문 기회는 차단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내는 모습”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남은 것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언뿐이다. 새해 기자회견을 대신한다던 각 부처 업무보고는 윤 대통령의 20~30분에 이르는 장황한 연설로 마무리됐다”며 “출근길 문답 재개를 포함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23일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세계일보, 동성 배우자 건보 피부양자 자격 인정에 “위헌”

서울고등법원이 동성인 배우자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세계일보가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 체계에 어긋나는 위헌적 판결”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고등법원은 동성 부부를 사실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생활공동체 관계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위헌적 ‘동성 결합’ 건보 인정 판결, 대법원이 바로잡아야>에서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면서 사실혼 관계와 같다고도 하니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재판부 판단은 건강보험 취지를 지나치게 확장 해석함으로써 상위법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며 “재판부가 판결문에 이례적으로 다수결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에서의 소수자 권리 보호와 법원 책무를 거론함으로써 헌법과 법률보다 판사 개인의 신념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가족 관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에 섣불리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며 “구체적 입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별 법령의 해석만으로 혼인의 의미를 동성 간 결합으로까지 확대할 수 없는 일이다. 건보공단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대법원이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세계일보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유지재단·효정글로벌통일재단 등 통일교 관련 단체들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문사다. 통일교는 보수적인 가족관을 중시하는 등 동성혼을 반대하는 교리를 갖고 있다.

▲2월23일 서울신문 칼럼 갈무리.

반면 서울신문의 박록삼 논설위원은 칼럼 <법 밖의 부부>에서 이번 판결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가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면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건강보험 외에도 충돌할 법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연금, 납세 문제, 상속 문제, 병원 보호자권 등은 현실의 높고 낮은 벽”이라고 했다. 박 논설위원은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할 수 있다”며 “하지만 동성결혼 합법화는 세계적인 추세에 가깝다. 또 다양성의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작동 원리”라고 밝혔다.

박록삼 논설위원은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의 동반자등록법 형식 동성혼 합법화를 비롯해 아시아의 대만과 일본 24개 지자체 등의 사례가 있다”며 “우리가 허락해 주거나 동의해 줄 영역의 문제가 아님을 뜻한다. 이것을 선제적으로 개선해 갈 것인지, 아니면 항소와 많은 법적 쟁송 뒤로 미뤘다가 바꿔 나갈 것인지만 남은 셈”이라고 했다.

▲2월23일 경향신문 10면 갈무리.

경향신문은 10면 <“동성혼 인정 판결 기다리기보다 입법적 대안 시급”> 보도에서 “‘혼인’에 대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례 변경이 관건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며 “법원의 전향적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입법적·행정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성소수자가족구성원네트워크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시정하고, 평등한 가족구성권 보장, 동성혼 법제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2월23일 파이낸셜뉴스 사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상혁·전현희에 “자진사퇴 선례 남기는 것이 순리”

파이낸셜뉴스는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과 관련해 “과거 정권에서 코드인사로 임명된 두 위원장은 정권이 교체된 만큼 자진사퇴하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사설 <한상혁 방통, 전현희 권익위원장 그만 물러날 때>에서 “두 장관급 정무직 기관장은 그동안 국무회의 참석과 대통령 대면 업무보고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고도 임기를 채우겠다며 버텨왔다”며 “새 정부와 국정철학이나 정책 노선이 다른데도 임기제를 구실로 자리를 지키는 건 누가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장 본인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것은 물론 몸담은 조직마저 만신창이로 만들어 직원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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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선소→건설사 관리직→건설노동자, 그가 말하는 ‘건설노조’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④] 30대 청년 건설노동자 제치성 씨 “건설노조는 제게 하나뿐인 희망”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① [인터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비정상적 건설업계 놔두고 노조만 때려잡나”
② 타워크레인 월례비, 원인은 건설사에 있는데 노조만 때리는 정부
③ 건설현장 고용문제 외면한 정부, 대신 나선 노조에 이제 와서 “조폭”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청년 건설노동자 제치성 씨가 18일 서울 중구 서울역 근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8 ⓒ민중의소리

30대 건설노동자 제치성 씨(34)의 바람은 소박했다. 안전하게 일하고, 월급이 밀리지 않고,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일터. 조선소 하청노동자로, 건설사 관리직으로 일하면서 겪은 '아픈 경험'들 때문이었다.

"곪을 대로 곪은 상태"였던 제 씨의 삶은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만나면서 달라졌다. 올해로 5년 차 건설노동자인 그는 건설노조를 "하나밖에 없는 희망"이라고 얘기했다.


 

저임금에 임금체불까지 있었던 조선소 하청노동자 생활,
'기회'인 줄 알았던 건설사 관리직도 절망적이었다


제 씨는 집안 형편이 기울면서 23살의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컴퓨터 공학도였던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로 일했다. 용접 가스에 중독돼 응급실에 실려 가고, 밀폐된 곳에서 작업하다 기절하기도 했다. 훈계라는 이름으로 온갖 폭언과 폭행도 시달렸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며 그가 받은 월급은 200만원 남짓. 설상가상 조선업 불황기가 시작되자 이 적은 임금마저 받지 못한 달이 늘어났다.

"같이 일하던 형님들도 '3개월이 넘어가면 회사가 망했다고 봐야 한다, 접어라'고 하더라고요. 고민이 많았었죠. 다른 조선소에 경력직으로 들어갈지, 아니면 아버지가 하시던 옷 수선 가게를 물려받을지. 당시에 부산이나 경남에도 일할 곳이 없었거든요. 주변에 300만원을 버는 친구조차 찾기 힘들 정도였어요. 그러다 군대 선임이 '나랑 건물 지을 생각 없냐, 아버지가 소장이니까 일 배우기 쉬울 거다'라고 제안해서 바로 정리하고 올라간 거죠."

제 씨가 새롭게 일하게 된 곳은 경기도에 위치한 한 전문건설업체 회사였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계 도면을 그리고, 건설노동자들의 근태를 관리·감독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건설노동자 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평균 데이터를 뽑고 평균 작업량에 미치지 못하는 건설노동자를 채근했다.

제 씨가 처음부터 노조에 우호적이었던 건 아니었다. 제 씨가 회사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본인이 관리하는 시공팀이 어떻게든 공사를 빨리 마쳐야 한다. 제 씨는 현장에서 주로 건설노조 조합원들로만 구성된 일명 '노조팀'을 담당했다. 노조팀이 집회라도 열 때면 '일 좀 하자'고 멱살 잡고 싸우는 게 제 씨의 역할이었다.

"건설사에서 일할 때는 노조가 집회하고 있으면 욕도 하고 심하게 대했죠. 저는 회사에서 어떻게든 자리 잡아야 했던 때였거든요. 나중에 들어보니, 노조팀이 저를 부르던 별명이 '미친개'였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악랄하게 일을 시키고, 집착적으로 괴롭히는 관리자가 없었다고. 지금은 부끄러운 흑역사죠."

당시만 해도 제 씨는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서 인정받고, '과장'이라는 직책에 오르면 넉넉한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 자리는 제 씨가 건설노동자를 쥐어짜고, 회사는 제 씨를 쥐어짜야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 제 씨의 희망이 산산조각이 난 순간이었다.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는데 갑작스러운 하혈로 수술을 해야 했어요. 회사에 급하게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하자 '네가 꼭 가야 하냐. 일은 하고 가야 하지 않겠냐'는 거였어요. 어쩔 수 없이 짐을 싸고 '회사를 그만두고 가겠다'고 하고 나왔죠.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제시간에 도착을 못 해 수술 날짜도 미뤄졌어요. 이후 다시 출근했는데 '네가 그러니까 아이가 잘못됐다'면서 듣기 힘든 말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제 씨는 '과장'이라는 자리만 바라보면서 참았다. 마음속으로 "조금만 버텨보자"를 수없이 되뇌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그때도 노조팀을 관리하던 중이었는데, 회사는 '왜 작업자들을 제대로 컨트롤 못 하냐', '물량이 왜 빨리 안 나오냐'고 다그치더라고요. 당시 노조팀장님은 제가 회사 문제로 힘들 때마다 제 하소연을 다 들어주셨던 분이셨어요. 사석에서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좋아했던 분이었고요. 그런 분에게 차마 그렇게 하기가…. 명절에 고향으로 내려가 회사를 관둬야 할지 고민할 때 노조팀장님이 제가 걱정되셨는지 '명절 잘 쇠고, 올라오면 술 한잔하자'고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그때 마음을 잡았죠. '저 노조 들어갈게요. 팀 한자리만 알려주세요. 바닥부터 일하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바로 건설노조에 가입하게 됐습니다."

관리직에서 현장 노동자로 전환해 일하는 건 쉽지만은 않았다. 형틀목수로 처음 건설현장에 발 들인 제 씨는 "내가 목수 망치질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동료 건설노동자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제 씨는 고마워했다. 그는 어느덧 한 팀을 운영하는 '팀장'을 맡을 정도로 건설기능인으로 성장했다.


 

열풍기 쟁취하고, 쉼터·화장실 개선까지
위험하고 불합리한 건설현장 바꾼 건설노조


비계공인 건설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 자료사진. ⓒ건설노동자 제치성 씨 제공

제 씨는 '비계공'이다. 비계란 높은 곳에서 공사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이다. 건설현장을 보면 쇠 파이프를 가로세로로 연결해 건물 외벽을 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구조물을 설치하는 게 비계공이 하는 일이다. 건설현장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로 꼽힌다. 힘이 필요한 일이 많아 여러 공정 중 청년 건설노동자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형틀목수였던 제 씨가 비계공으로 공정을 바꾼 이유는 위험하고 불합리한 공정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비계공이 모인 '시스템팀'은 대부분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팀'으로 구성돼 있어, 사측의 부당한 작업 요구를 쉽게 거절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게 제 씨의 설명이다. 

제 씨는 한 예로, 실제 일반 비계공들이 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 속에는 한 노동자가 본인 키의 4배가 넘는 쇠 파이프를 연결해 들고 휘청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장 용어로는 '지주 꽂기'라고 불리는 작업이다. 사람 키만한 기둥 4개를 높이 연결해 이동하는 모습은 한눈에 봐도 아슬아슬해 보였다.

"17지주(1m 70cm 쇠기둥)라고 불리는 걸 4단, 5단씩 이어서 들고 중심 잡으려 비틀거리면서 일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일하다 보면 헤드라고 불리는 고정장치가 떨어질 때도 많아요. 운 좋으면 쇄골 골절로 끝나고요, 최악의 경우는 팔을 못 쓰게 됩니다. 이런 사례가 많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위험하게 일해야 할까.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건설사의 압박 때문이었다.

"이렇게 일하면 위험하단 걸 모두 알고 있죠. 그런데 건설사는 '며칠 안에 끝내라'는 식으로 통보하니까, 노조가 아닌 일반팀은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오히려 건설사가 '기한을 맞추면 내가 단가를 올려주겠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예를 들어 한 층에 4세대가 있는 아파트 한 동을 기준으로 보면, 이 구조물을 설치하기까지 보통 4~5일 정도 걸려요. 그런데 일반팀에게 이틀 만에 끝내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노조팀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2단까지만 연결해서 하자고 요구합니다."

제 씨는 건설노조가 건설현장의 문화를 많이 개선해오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번 겨울에 벌어진 일이었다. 체감온도 영하 21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찾아온 날, 손이 오므라들지 않을 정도로 추웠지만 현장에는 난로 하나 없었다. 노조팀이 "이 추운 날 다 죽으라는 것이냐, 열풍기라도 달라"고 요구하자, 사측은 '이미 현장에 다 지급했다'며 회피하기만 했다. 사측이 지급했다는 열풍기는 건설노동자 몫이 아닌 콘크리트 양생을 위한 열풍기뿐이었다.

노조팀의 거듭된 요구에도 사측의 무시는 계속됐다. 결국 건설노조 경기지부의 노동안전위원들이 건설사와 협상하면서 열풍기를 하나씩 확보하기 시작했다. 비조합원으로 구성된 일반팀 건설노동자들도 "노조팀 덕분에 우리가 일할 수 있게 됐다"고 얘기할 정도였다.

쉼터나 화장실 문제도 이렇게 하나씩 개선해가고 있다. 건설현장이 개설되면 쉼터나 화장실 문제가 자주 불거진다. 열악한 시설도 문제지만 개수도 터무니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노조팀이 나서 '사람답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며 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실제 개선까지 이끌어낸다.

이런 사례는 '건설노조'라는 이름으로 뭉치고, 싸워서 만든 변화였다. 특히 제 씨는 단체협약을 통해 보장받게 된 '유급휴일 보장'에 대해선 "혁명 같은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반 회사원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명절이나 민방위·예비군 소집일도 유급휴일이 적용된다는 사실이요. 그런데 저한테는 혁명과도 같았어요. 여태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돈을 못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건설노조가 단협을 통해 만들어 준 거죠. 물론 하루 일당도 저에겐 큰돈이지만, 무엇보다 의미 있던 건 '다른 사람들처럼 기본적인 존중을 받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일터서 쫓겨나는 건설노동자들,
"건설사들만 날개 달았다…윤 대통령, 생각 좀 깊게 하고 말하길"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청년 건설노동자 제치성 씨가 18일 서울 중구 서울역 근처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2.18 ⓒ민중의소리

최근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선봉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윤 대통령은 '건폭(건설현장 폭력행위)'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건설노조를 악마화했다. 지난 21일에는 "노조의 기득권은 젊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약탈행위"라며 노조와 청년세대를 대립 구도로 몰아갔다.

제 씨 역시 자신의 또래들이 건설현장에서 더 많이 일할 수 있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그는 청년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을 기피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말하는 노조 기득권이 아니라 건설노동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현장에서 이를 개선해가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건설노조 조합원들이었다.

"보통 대학생들이 방학 때 인력사무소를 통해 건설현장에서 일하기도 해요. 제가 한 번씩 물어봐요. '건설노동자로 일하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임금 수준이나 일만 보면 할 만한데,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거예요. 그런 환경을 개선하는 게 건설노조가 현장에서 실제 하는 일이죠."

이전까지 청년 건설노동자들은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전세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사들이 일용직인 건설노동자를 직업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던 탓이다. 이에 건설노조 청년 조합원들은 2019년 '청춘버스'를 운영하고,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찾아가 해결 방안을 촉구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노동자 공제 사업과 고용복지 사업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정부는 그제야 움직였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를 건설노동자의 '소득 증빙서류'로 인정해 대출 이용에 제한이 없도록 은행과 협의한 것이다. 그러자 바로 다음 해인 2020년부터 건설노동자도 은행에서 원활하게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제 씨는 이 일을 노조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꼽았다.

최근 현장에서 청년 건설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건 다름 아닌 정부다. 제 씨는 건설노조에 대한 정부 탄압이 시작되자 건설사들은 이전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건설노조 조합원 채용을 거부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제 씨는 지난 18일 서울역에서 열린 청년 건설노동자 집회에 참석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한다"는 피켓 문구를 적었다. 

"정부 탄압이 건설노조에만 집중돼 있으니까 건설사들은 날개를 단 격이에요. 요즘에는 노조와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요. 보통 겨울에는 건설현장이 많이 쉬다 보니까 노조팀 중 많으면 10개 팀 정도가 (일이 없어서) 쉬고 다른 팀에 지원 나가는 식으로 버텨왔는데, 이번에는 형틀팀 기준으로 30팀이 놀고 있어요. 노조팀을 안 쓰고,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 상황이 더 심해진 거죠."

제 씨는 '노조가 청년들의 희망을 빼앗아 간다'는 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윤 대통령에게 청년은 누구냐고.

"건설노조는 이제 저에게 희망이에요. 하나밖에 없는 희망. 건설현장의 불법 하도급과 불안전한 환경 모두 노동조합이 바꾸고 있어요. 지금까지 방치했던 건 정부였고요. 그런데 지금 와서 건설노조가 귀족 노조라고요? 청년 희망을 뺏어간다고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저도 청년입니다. 생각 좀 깊게 하고 말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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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출산율 0.7명대까지 추락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2/23 08:45
  • 수정일
    2023/02/23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작년 한국 출산율 0.78명…OECD 평균 절반에도 못 미쳐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3.02.22. 15:04:58 

 

우려했던 대로 한국의 출산율이 0.7명대까지 떨어졌다. 인구 동태가 재앙적인 붕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아이의 예상 수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8년 1명대가 붕괴(0.98명)했다. 이어 2020년 0.8명대(0.84명)로 떨어졌고, 그로부터 2년 만에 0.7명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꼴찌이자,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내내 OECD에서 출산율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출산율, OECD 평균 절반에도 못 미쳐 

 

통계청의 참고 자료를 보면,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9명이다. OECD에서 한국처럼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회원국은 없다. 

 

통상 국가가 인구 구조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2명은 돼야 한다. 부부가 2명의 아이를 낳으면 재생산 수준이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상 합계출산율이 1.8명대까지 내려가면 국가적 문제로 취급된다. 

 

OECD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화(일본에서는 초소자화로 지칭)길목에 들어선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절정을 향해가던 1989년 출산율이 1.57명까지 떨어지자 이를 '쇼크'(1.57 쇼크)로 규정해 본격적인 출산 장려책을 펴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일본은 출산율이 2005년 1.26명까지 내려가 국가 붕괴와 지방소멸이 국가적 화두가 됐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상황도 지금 한국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한국의 연도별 합계출산율. ⓒ통계청 

서울이 꼴찌, 세종만 1명 넘어

 

시도별 합계출산율을 보면 서울이 0.59명을 기록해 전국 시도 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았다. 0.6명대 이하의 시도 지자체는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로의 인구 유입은 계속되지만 삶의 질이 떨어져 인구 재생산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는 일본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세종이 출산율 1.12명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시도 지자체에서 출산율이 1명을 넘어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강원과 전남(이상 0.97명), 경북(0.93명), 제주(0.92명), 충남(0.91명)이 0.9명을 웃돌아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출생아 수를 보면 지난해 총 24만9000명의 신생아가 탄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만1500명(4.4%) 감소한 수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粗) 출생률은 전년 대비 0.2명 감소한 4.9명으로 집계됐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전년 대비 0.2세 오른 33.5세였다.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은 30대 초반 73.5명, 30대 후반 44.0명, 20대 후반 24.0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20대 후반이 3.5명 감소하고 30대 초반은 2.6명 감소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산모의 고령화 현상이 지난해에도 역시 이어졌다.

 

▲OECD 회원국의 출산율 통계. 한국은 부동의 꼴찌다. ⓒ통계청

 

인구 감소 3년째 이어져 

 

급감하는 출생아 수로 인해 인구의 자연 감소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인구는 전년 대비 12만3800명 자연 감소했다. 2020년 처음으로 인구 감소가 관측된 후 3년 연속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2020년 3만2000명이던 자연 감소 규모는 다음해 5만7000명이 돼 두 배가량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증가세가 두 배를 넘었다. 

 

이 같이 엽기적이라 할 만큼 빠른 인구 감소로 인해 한국은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히고 있다. 영국의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는 이미 지난 2006년 한국이 지구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고 전망했다.

 

▲22일 통계청은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베페 베이비 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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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위기로 가는 중... 국민들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창간 23주년 기획] 김남준 전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에게 듣는 검찰위기론

23.02.22 13:52l최종 업데이트 23.02.22 20:14l
사진·영상: 이희훈(lhh)

그래픽: 이은영(ohmyey) 문재인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 위원장 김남준 변호사

▲ "이런 식이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검찰개혁이 주요 이슈로 또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 위원장을 지낸 김남준 변호사가 20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내부적으로 검찰이 위기라고 스스로 인식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저런 식으로 권한을 마음대로 썼다가는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위기상황으로 가고 있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남준 변호사의 진단이다. 위기론의 근거는 '국민들 눈에도 점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지금 검찰은 정권의 피아를 구분해서 수사하고 있다"면서 "검찰과 여권이 한 몸인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정부에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뿐 아니라 1기(위원)에도 참여했다. 그 기간이 정권 초반 박상기 법무부장관 시절부터 조국 장관을 거쳐 중반 추미애 장관 시기까지 걸쳐 있다. 그 이전에는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반특권검찰개혁추진단장을 맡아 정책을 구상했으며,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참여정부 시절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정책보좌관을 맡았다. 검찰개혁에 대한 고민의 뿌리가 꽤 깊다.

하지만 그는 항상 정책을 '권고'하는 역할까지만 했지 '결정'하고 '집행'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문 정부의 검찰개혁 대한 그의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면서 그가 내놨던 여러 개혁안들이 "어떤 건 무시되고, 어떤 건 쪼그라들고, 제대로 된 부분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창간 23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 검찰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한 <오마이뉴스>는 지난 20일 그 결과보고서를 들고 서울 서초동의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여론조사에 담겨있는 민심을 같이 해석하는 한편, 검찰개혁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진단하고 과거를 평가하며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검찰개혁이 주요 이슈로 또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문 정부 검찰개혁의 교훈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시기의 문제, 다른 하나의 내용과 방식의 문제. 지금부터 일문일답을 통해 검찰개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보자.

"윤석열 정부 검찰, 피아 구분해서 수사하는 게 눈에 보여" 
 
2022년 5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 2022년 5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 연합뉴스
 
- <오마이뉴스> 창간 23주년 기념 국민인식 조사에서 검찰에 대한 독립성, 중립성, 신뢰성 모두 부정 평가가 과반 이상 높게 나왔다. 이전 정부와 비교할 때 더 좋아졌냐 나빠졌냐고 물었을 때도 역시 더 나빠졌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이다. 이 결과를 총평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본적으로 검찰 조직이 전 정부 조직을 장악하고 있고, 무엇보다 선택적 표적 수사가 굉장히 심해지지 않았나. 과거부터 검찰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 좋았던 것에 더해 최근 현상적으로 드러난 부분으로 인해 구조적인 것까지 잘 모르던 국민들도 점점 판단할 수 있는 정도가 됐다고 본다."

- 이론적으로는 독립성, 중립성, 신뢰성이 서로 연관 있을지는 모르지만 각각 고유 영역이다. 예를 들어 독립성이 낮다고 해도 신뢰성은 높을 수 있고, 중립성이 높다 해도 신뢰성이 낮을 수 있고. 여러 경우가 있을 수 있음에도, 결과를 보면 세 가지가 마치 한 영역처럼 숫자가 비슷하게 나왔다.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국민들이 독립성, 신뢰성, 중립성을 한 덩어리로 생각하는 듯하다. 굳이 구분하지 않고 검찰의 전체적인 인상에 대한 평가한 것 같다." 

- 여러 문항 중 그나마 가장 긍·부정이 비등한 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가 과잉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느냐 아니냐는 건데, 그것 역시 검찰에 부정적인 의견이 53.5%로 절반 이상이다(비공감 43.1%). 과거 사례를 보면, 정권 초반에 실시된 정치권 수사는 전반적으로 국민적 지지가 꽤 높았다. 대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때 정치자금 수사 같은 경우는 '국민 검사'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정권이 새로 출범한지 1년이 채 안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예를 잘 들어줬는데, 노무현 대통령 당시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이 한 대선자금수사 같은 경우는 목표가 어디였나. 모든 정치권의 잘못된 점이었다. 즉, 여야 피아 구분 않고 정치권 전체 개혁이라는 대의명분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수사는 어떤가. 정적 제거라는 게 눈에 뻔히 보이지 않는가. 지금은 피아를 구분해서 수사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 검찰이 피아를 구분해서 수사한다?

"그렇다. 검찰이 정권의 피아를 구분해서. 그렇기에 편파적이란 인식이 분명히 국민들에게 있는 거다."
 
윤석열 정부 검찰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
 
 
- 전체적으로 검찰에 대한 평가 수치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부정 평가 수치와 규모가 비슷하게 나온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결국 한국 사회에서 진영 논리가 굉장히 강화되는 측면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정치권과 검찰 인기도가 다른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운명공동체처럼 국민들이 인식하는 것 같다."

-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검찰에 대해 사람들은 정치권과 달리 그래도 불편부당하고, 공정하든가 아니면 최소한 공정한 척이라도 하든가, 또는 정치 논리에서 한 발 떨어져 법률 논리에 따라 움직이든가, 이런 식으로 생각해온 측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검찰이 정치의 한복판에 들어서서 정치의 주체가 된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하는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정확한 표현이다. 지금 검찰과 정치는, 특히 여권과는 한 몸인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동조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
  
'검찰총장 대통령 시대'의 역설

- 그렇다면 지금 검찰이 위기라는 진단에 동의하나. 

"내부적으로 검찰이 위기라고 스스로 인식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정권 초반이고, 아주 강력한 수사력을 가지고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으니까. 그런데 외부에서는 저런 식으로 권한을 마음대로 썼다가는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는 인식이 지식인층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위기상황으로 가고 있다."

- 위기로 가고 있다?

"그렇다."

- 좀 아이러니하다. 검찰총장 출신이 바로 대통령으로 직행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검찰은 위기로 가고 있다. 그동안 검찰개혁이 화두로 떠오를 때마다 검찰 측 논리는 '정치권력이 너무 간섭하고 부당하게 이용하고 그래서 검찰이 위기가 오는 거다. 우리 간섭하지 말고, 예를 들어 우리에게 인사권과 예산권 다 주고, 수사지휘권 같은 거 폐지하고, 그렇게 우리를 가만히 놔두면 굉장히 잘할 거다' 이런 거였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주장했던 조직의 수장 출신이 대통령인데 검찰은 위기로 가고 있다는 건,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안하고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 논리 자체가 틀렸다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두 가지 다다. 우선 대통령 자신이 검찰 출신이니, 그 검찰을 이용해서, 정치를 검찰을 통해서 하는 상황 때문에 오히려 검찰이 더 정치를 하게 되는 면이 강하다. 그런데 이건 특수한 상황인 거 같다. 윤석열 대통령으로 인해 검찰과 정치가 더 유착되는 특수한 상황.

특수성을 벗어나 보다 일반적으로는, 검찰의 그 논리 자체가 틀렸다. 왜냐하면 국민의 대표성을 가진 정치권력이 관료권력을 통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리다. 선출된 민주적 권력이 말이다. 그런데 검찰의 논리는 잘못하면 민주적 통제를 안 받아도 우린 잘 할 거라는 얘기가 된다. 대한민국 검찰처럼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고 수사 인력도 가장 많은 관료 권력이 아주 독립이 돼버리면, 통제 불가능한 권력이 된다. 검찰의 논리는 전형적인 기득권 카르텔의 논리다. 점점 엘리트 카르텔화, 기득권 카르텔화 되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제일 조심해야 되는 논리다."

- 검찰이 위기인 근본 이유는 정치권력의 개입이나 유착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힘 자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 검찰 권력 자체가 가지고 있는 너무 강한 힘, 그게 더 문제라고 본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
 
문재인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 위원장 김남준 변호사
ⓒ 이희훈
 
-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지난 정부의 법무·검찰 개혁 작업에 일정 정도 관여한 사람으로서 평가하기에,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은 성공했나, 실패했나.

"나는 실패했다고 본다."

- 왜 그렇게 평가하는가.

"음... 일단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목표, 즉 검찰 권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등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볼 때 검찰이 정권을 장악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제도적 개혁은 후반부에 검찰이 두 가지 영역 정도, 부패와 경제 범죄 정도만 수사하는 식으로 법안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현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통해서 어쨌든 검찰이 모든 수사를 하려면 다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실질적으로는 달성한 부분이 너무 적다. 결과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한다."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의 대답은? ⓒ 이희훈
 
- 노력했으나 절반조차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

- 그래도 성과가 있다면?

"지금 국민의 60% 가까이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결국은 권력 기관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생겨났다는 점이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겠다. 지금은 법 조문의 '등' 자 해석을 통해 실질적으로는 검찰이 모든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부당한 시행령 통치를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검찰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계속 공론의 장에 나오면서 제도적으로 검찰의 수사 영역을 부패와 경제 범죄 정도로 제한한 현재 법이 어떤 기준점이 될 것이다."

- 방금 언급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과 관련해, 관점을 조금 달리해서 당시(2022년 4월)에는 이미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취임만 하지 않았지 정권이 넘어간 상황인데, 그때 가서야 법을 그렇게 바꾸는 게 너무 늦은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그런 지적에 동의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주도한 분들이 어느 정도 목표를 가졌느냐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문 정권 내부의)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더라. 원래 목표가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범죄) 정도로 줄이는 거였다고. 왜냐하면 해방 이후부터 형성된 긴 사법 제도, 수사 제도를 5년 만에 크게 바꾸는 건 힘들기 때문에,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6대 범죄 정도로 정리하고, 다음 정부에서 다시 좀더 정리하고,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더라. 글쎄 그런데…"

-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하는가. 처음부터 수사-기소의 좀더 확실한 분리로 목표를 잡았어야 했다?

"그렇다. 결과론적일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서, 즉 목표를 100으로 잡으면 50은 달성할 텐데, 목표를 50으로 잡으니까 아예 제대로 못 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되짚어보면 검찰 개혁의 관점에서 지난 정부에서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글쎄... 수위를 그렇게 조절하는 부분은 나와 의견이 다른 건데 그래도 방법론으로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한 2년 동안 적폐 수사를 너무 오래 하니, 검찰 권력이 국민적인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이 생겨버렸다.

또 검찰개혁을 전담하는, 그 일만하는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던 게 안타깝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한다고 했는데, 인원 자체가 그걸 할 수 있는 인원이 아니었다. 또한 국민들에게 검찰 개혁을 해나간다고 대외적으로 알리고, 내부적으론 그에 맞춰 나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잘 안보였다."

검찰개혁 2라운드의 교훈과 3라운드
 
윤석열 정부 검찰에 대한 국민인식
 
 
- 역사적으로 검찰개혁 1라운드는 노무현 대통령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때의 교훈은, 정치권력이 검찰을 놔주면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개혁될 것이라는, 너무 선의에 기댔다는 것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문재인 정권 때는 검찰개혁 2라운드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교훈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시기다. 우리나라는 소위 기득권 카르텔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권력이 관료권력보다 우위에 있는 시기는, 5년 단임 대통령제일 경우 초기 2년 정도다. 그래서 일단 초기에 정말 준비를 많이 해서 빨리 집행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국민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정쟁화 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개혁에 집중해야 한다. 검찰 안의 검사들 개개인이 뭐 어떻고 저떻고 악마화 하는 식으로 해서는 개혁이 아니라 자꾸 정쟁화 되는 측면이 있다. 플랜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도개혁에 맞춰 가야 한다."

- 남은 제도개혁의 방향은?

"일단 시행령 통치로 무력화 되어있는 수사·기소 분리 부분을 좀더 정확히, 국민들 동의를 얻어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검찰 권력이 계속 강할 거 같으면 공수처를 좀더 키워야 한다. 지금은 너무 약하니까. 그런데 예를 들어 수사·기소 분리가 정확하게 되고 검찰의 권력이 제대로 분산된다면 공수처의 권한도 좀더 조정해야 할 거다. 장기적으로는 공수처가 (기소권은 빼고) 수사만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어쨌든 현 단계에서는 좀 강화시키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권력기관 전체로 말하자면 자치경찰 부분이 강화되고, 경찰위원회가 좀 실질화되고 하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권력기관은 정보, 수사, 기소, 재판이 기본적으로 분리된 기관에서 수행해야 한다."

- 수사·기소 분리는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가. 지금 법적으로는 2개 분야 수사권만 검찰에 남아있고, 나머지 수사권은 경찰로 많이 간 상황이다. 정확하게 분리돼야 한다는 것은 중수청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가?

"중수청을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경찰이 다 수사 하게끔 하거나, 그건 방향을 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중수청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어쨌든 큰 틀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 그런 구도에서는 검찰은 수사가 아니라 기소 기관으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그렇다."

-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공수처도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외국에도 수사와 기소를 같이 하는 기관들이, 예를 들어 영국 등에 있기는 한데, 그런 기관도 언제든지 권한을 남용하기 쉽게 바뀔 수 있다. 그래서 그게 국민 인권을 침해한다고 여겨지는 시점에선 분리시켜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 위원장 김남준 변호사
ⓒ 이희훈
 
-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검찰 측은, 예를 들어 한동훈 법무부장관 같은 사람은 그럼 수사하지 말란 소리냐,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다, 거대 권력에 대한 수사가 힘들어진다고 반론을 편다.

"수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기소권까지 가진 검찰이 수사하지 말라는 거다. 다른 기관이 하라는 거다. 예를 들어 미국 같은 나라에서 FBI가 힘이 없나? 그런데 FBI는 기소권은 안 갖고 있다. 그렇다고 수사 안 되는 거 아니다. 실제 일할 때는 연방검찰과 협력해서 서로 조정·통제해가면서 한다. 현재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그로 인해 나타나는 폐해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거나 안하려고 하는 거다."

- 마지막 질문이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검찰 개혁 이슈가 다시 떠오를까? 3라운드가 올까?

"지금 검찰이 국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마치 검찰공화국인지 제국인지 왕국인지 잘 모르겠는 상황까지 와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보이듯이 국민 인식도 더 나빠지고 있다. 결국 선거는 국민의 뜻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데, 계속 이런 식이라면 검찰개혁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창간 23주년 기획] 윤석열 정부 검찰 국민인식조사
[① 독립성] "검찰, 독립적이지 않다" 56.5%... "더 나빠져" 52.8%
[② 중립성] "검찰, 중립적이지 않다" 56.7%... "더 나빠져" 56.1%
[③ 신뢰성] "현 검찰 신뢰하지 않는다" 56.4%... 강한 불신층 46.2%
[④ 검찰공화국·검언유착 공감도] "현 정부는 검찰공화국" 57.5%... "검·언유착 공감" 56.8%
[⑤ 제1야당 대표 과잉수사 공감도] 이재명 수사 과잉? "공감" 53.5% - "비공감" 43.1%
[⑥ 대장동·주가조작 특검 필요성] "50억 클럽 특검해야" 74.4%... "김건희 특검" 60.0%

태그:#김남준, #검찰개혁,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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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경찰 규탄한다”..범국민 농성단원 연행 규탄 기자회견 열려

이인선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23/02/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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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저녁 서울역 일대에서 “연행자를 석방하라!”, “폭력 경찰 규탄한다!” 등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8시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불법연행 규탄! 연행자 석방!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경찰의 불법연행 규탄! 연행자 석방!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촛불행동 페이스북]

 

촛불행동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전면 거부! 윤석열 타도 범국민 단식농성단’을 꾸린 후 집회신고가 된 숭례문 인근 인도에 농성장을 차렸다. 현재 4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21일 오후 4시경 농성장에 필요한 물품을 들이려다 경찰이 이를 가로막으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하기연 촛불행동 상황실 부실장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연행한 데 이어 이를 말리던 홍덕범, 리무진 씨 등 촛불행동 집행부를 연행했다.

 

이를 규탄하며 먼저 오후 7시 농성장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 농성장 인근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촛불행동 페이스북]

 

촛불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다 같이 촛불행동 관계자들을 연행해간 남대문 경찰서 앞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농성장에 난방과 바닥 정비를 위해 업체와 계약까지 하고 관련 물품을 농성장 인근에 배치해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어떠한 사전 통지도 없이 이 차량을 에워싸고 저희 물품을 내리려고 하는 우리 상황실 상근자들을 강제적으로 진압하고 막았다”라며 “저희가 명명백백하게 말씀을 드렸다. 저희는 인도와 도로를 24시간, 한 달 내내 집회할 수 있도록 집회신고를 내놓은 상황이고 그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똑똑히 얘기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권오혁 사무처장은 “저희가 계속 항의했고 그 과정에 경찰들과 논의를 한 게 있다. 중구청 직원이 와서 설명하기 전까지 물품을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그 물품을 실은 차량을 끌고 가버렸다”라며 “지금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다. 저희가 국민이 모아준 그 비용을 가지고 계약한 그 물품을 아무런 통지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탈해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항의했던 3명을 연행해갔다”라고 말했다.

 

▲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촛불행동 페이스북]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난방비를 올리더니 난방 물품까지 강탈해가는 그런 정권이 세상에 어디에 있는가! 그것도 젊은 청년들이 갑자기 몰아친 한파를 이겨내기 위해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 들여오려던 물품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도둑질한 것 아닌가!”라며 “경찰이 어느새 이 나라에 국민의 물건을 훔쳐 가는 도둑이 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김민웅 상임대표는 또한 “이와 같은 불법적인 공권력에 두려워하지 않는 국민이 있다는 것, 이 자체가 바로 이 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다”라며 경찰을 향해 매섭게 경고했다.

 

[사진출처-촛불행동 페이스북]

 

끝으로 연행자들을 만나고 온 강문대 촛불행동 법률자문단장이 현 상황을 공유하며 “집시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에 따른 조치들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볼 때는 위법한 점이 없다. 집회는 정당하고 경찰의 이러한 행태는 법적으로 분명히 단절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촛불행동 측에 따르면 현재 연행자들은 남대문서에 유치장이 없다는 이유로 용산서 유치장으로 이감되었다고 한다. 촛불행동은 다음날(22일) 조사를 위해 남대문서로 다시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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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단독인터뷰①] 1심 선고의 소회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명예회복 다행”

 

  • 발행 2023-02-21 14:25:53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16 ⓒ민중의소리

 

  • 한동안 ‘마녀’로 살았던 윤미향 의원과 ‘드디어’ 마주 앉게 됐다. 2020년 5월 정의기억연대와 윤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을 때, 윤 의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도 보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후 긴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윤 의원의 여러 혐의가 대부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윤 의원은 1심 판결 후 일주일가량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예전에 인터뷰를 한 번 요청한 적이 있었다’고 상기시키자, 윤 의원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때 제가 아무런 반응을 안 보였죠? 제가 죽을 곳을 찾을 때였거든요.”

    윤 의원은 자신이 속했던 정당도, 자신의 활동을 응원해주던 진보 인사와 언론도, 모두 자신에게 등을 돌렸을 때, 법정에서 고군분투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는 1심 판결을 통해 누명을 벗게 되어서야 비로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게 됐다.
     

    “30년 동안 거리에서 담대하게 싸워왔지만,
    2년 8개월 간 벌어진 한국사회의 공격은 충격”


    윤 의원이 2020년 4월에 열렸던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을 때부터 조선일보는 연일 윤 의원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며 그의 출마를 경계하고 있었다. 윤 의원이 대표로 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정의기억연대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신청한 모든 것이 마치 ‘범죄’인양 보도를 하기도 했고, ‘反美(반미) 구호 외친 시민당 비례, 자녀는 미국 유학’이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내기도 했다.

    윤 의원이 당선된 직후에는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내부 갈등을 계기로 본격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그 불씨를 당겼다. 이후 윤 의원이 기부금을 유용해 딸의 유학비로 지출하고 아파트를 사들였다거나 안성힐링센터에 부친을 형식상 등재해 임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심지어 ‘위안부’ 피해자 장례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나 피해자에게 화해치유재단 위로금 1억원을 수령하지 말도록 강요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언론보도를 통해 쏟아진 이런 의혹들은 시민단체의 고발과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 황당한 내용들이라 경찰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걸러져 아예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먼지털이식 수사를 벌인 끝에, 2020년 9월 윤 의원과 실무책임자였던 김 모 정의연 이사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7개 혐의로 기어코 기소했다. 나아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긴 공소장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을 통해 언론에 그대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윤 의원은 재판을 받기도 전에 이미 ‘파렴치한’이 돼있었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은 당시 상황이 억울한 듯이 말했다. “저에게는 어떤 방어권도 주어지지 않았어요. 일방적이었어요.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자 기자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어요. 그 모습에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윤미향을 공격한 것으로 일단 목표를 달성했구나 하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30년 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을 벌였던 그에게 난관은 숱하게 많았다.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극우세력의 괴롭힘에 늘 시달려야 했다. 국가정보원과 일본 극우세력이 유착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역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섰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럴 때마다 윤 의원은 의연하게 싸워왔지만, 최근 겪었던 공격은 견디기가 힘들 정도로 가혹했다고 한다.

    “제가 사실은 30년 동안 거리에서 굉장히 담대하게 싸워온 사람이에요. 일본 우익들의 공격을 받아도, 바로 눈앞에서 일본 우익들이 막 욕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거든요. 내가 운동을 하면 받을 수밖에 없는 공격이라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우리의 운동이 일본 우익에게 방해가 되고,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평가할 수 있는 지점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2년 8개월 동안 한국사회로부터 받은 그 공격은 목적이 대체 뭔지 처음에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견디기 힘들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의혹이 불거지던 초기에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대응했더라면 나아질 수 있지 않았겠나’라는 질문에 윤 의원은 고개를 저였다. “아니요. 사실은 그때 일부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대응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인터뷰 내용을 가지고 또 일파만파로 논란이 커지니까 대응을 더 할 수가 없었어요.”

    윤 의원은 자신을 이해해줄 거라고 믿었던 진보언론마저도 악의적으로 기사를 내는 것을 보면서, 더이상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갇히게 됐다. “정의연 후원금으로 딸을 유학 보냈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얼토당토않은 보도가 나온 적이 있어요. 그러자 저와 친했던 진보매체의 모 기자가 연락이 와서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딸 유학비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많이 들지 않았다고 구체적으로 답해줬어요. 그런데 그걸 그대로 기사로 써서 내보내더라고요.” 자신의 해명이 의혹의 근거로 갑자기 바뀌어 언론에 보도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딸 유학비와 관련된 의혹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성힐링센터 관련 혐의도 언론보도로 시작된 것이었다. 윤 의원은 “그 보도가 나왔을 때 충격이 컸다. 사실 너무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안성힐링센터 부지를 시가보다 비싸게 샀다면서 뭔가 뒷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였어요. 그때는 배임 의혹을 제기한 게 아니었어요. 검찰이 주변 사람들을 소환해 물었던 것도 ‘윤미향에게 리베이트를 안 줬냐’는 거였어요. 그런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단체이고, 이사회가 있고 운영위원회가 있고 재정 담당 기구가 있는데 어떻게 제가 현금을 들고 뒷거래를 할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이미 시끄럽게 떠들었으니 검찰 입장에선 뭐라도 잡아 기소를 해야 하니까 엉뚱하게 배임 혐의로 기소를 한 거예요. 그런데 부지를 시세보다 비싸게 산 건 배임이고, 싸게 판 건 무혐의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부지를 판 건 제가 대표를 그만 둔 다음에 벌어진 일이거든요. 그것도 웃기지 않나요?”

    일방적인 언론보도에 윤 의원은 점점 무력해졌다. “그때 진보언론만이 아니라 진보인사, 진보단체도 다 의심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다 그랬어요. 그들이 SNS에 내뱉는 말들이 다 보였어요. 그때는 너무 힘겨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포기했죠. 내가 뭐라고 해도 소용이 없구나. 그러니까 제가 대응을 안 한 게 아니에요. 제가 대응을 못하게 만들었던 거죠. 제가 대응을 하더라도 그걸 제대로 썼을까요? 이미 기사의 흐름은 다 정해져 있었잖아요. 윤미향은 보조금도 먹고, 아버지를 안성힐링센터에 앉혀 놓고 돈을 받아먹고, 후원금으로 딸을 유학 보낸 파렴치한이 되어 있었잖아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지난 2020년 6월 7일 페이스북에 추모사와 함께 올린 사진. 윤 의원이 과거 평화의우리집 손영미 소장과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있는 모습이다. ⓒ윤미향 페이스북
     

    ‘동지’ 손영미 소장의 죽음, 그리고 자책 


    윤 의원은 자신이 기소되기 전 사무실과 집 앞에 진을 치고 앉아 불빛이 번쩍이는 카메라를 들이대던 취재진의 모습이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잊으려고 해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그날로 다시 그를 이끌었다. 윤 의원이 말했다. “우리는 최루탄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최루탄 쏘는 소리에 트라우마가 좀 있거든요. 저를 향해 터지는 카메라 셔터소리, 그리고 커다란 렌즈가 저한테는 총구같이 느껴졌어요. 무서움과 두려움이 느껴졌어요. 지금도 그런 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와요.”

    그때 윤 의원은 피신해있었다. 한동안 집에도 가지 못했다. 그런 그를 걱정해주던 사람이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이었다. 손 소장은 2004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으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인물이다. 윤 의원에겐 ‘오랜 동지’였다. 하지만 손 소장은 윤 의원과 정의연을 둘러싼 검찰의 마녀사냥식 수사와 언론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고통스러워하다 2020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 의원이 힘겹게 고인을 다시 머릿속에 떠올렸다. “아팠던 손 소장님이 오히려 나를 걱정했어요. 내가 그렇게 사느라 우리 손 소장님이 힘들었던 걸 사실 못 본 거죠. 손 소장님이 돌아가셨을 때, 비로소 제가 정신을 좀 차렸어요.”

    윤 의원은 손 소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2020년 6월 6일 토요일이었다. ‘피신처’에 있다가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미국에서 잠시 돌아온 딸, 그리고 남편과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으로 페이스북을 열었는데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공황장애로 휴직을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를 보고 윤 의원은 ‘나도 공황장애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침대에 물이 흥건하게 있었다고 했는데, 저와 너무나 똑같았어요. 그럼 우리 (손영미) 소장님은 어떨까, 소장님도 마찬가지인가 싶어서 전화를 했어요. 그게 아마 아침 10시 10분 정도였던 거 같아요. 그때 왜 그렇게 전화를 하고 싶었는지...사람이 그럴 때가 있나 봐요. 그때 소장님이 굉장히 힘들어 했었어요. 막 사람들을 보면 안아달라고 그러고 무섭다고 그랬어요. 저한테 ‘카메라가 총구 같다’고 말할 때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전화를 해서 ‘소장님 우리 잘 버팁시다. 우리 둘이 가기로 했던 오로라 여행 나중에 진짜 갑시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소장님은 ‘너무 버티기가 힘들다’고 했어요. 당시 소장님이 운전 중이셨나봐요.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겠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끊었어요. 그리고 한참 있다가 다시 전화가 왔어요. 주차를 했다고요. 소장님이 ‘저 조금만 울다가 들어갈게요. 좀 울고 나면 시원할 거 같아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세요. 제 치료 방법도 우는 거예요’라고 답해줬죠.”

    그게 윤 의원과 손 소장의 마지막 대화였다. 오후 3시쯤 손 소장이 ‘평화의 우리집’에 오지 않았다는 전화가 왔고, 오후 5시쯤 손 소장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전화가 왔다. 그때부터 윤 의원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가 넘어간 저녁에 비보가 들려왔다. 손 소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었다. “‘그분이 가셨습니다’라고 문자가 왔어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는 걸 알게 되고나서 그냥 정신이 나가버렸죠. ‘나 때문인가’ 하는 자책감이 들었어요. 오히려 내가 그 길을 먼저 떠났다면 우리 소장님은 살 수 있었을 텐데...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때도 윤 의원을 향한 마녀사냥은 멈추지 않았다. “‘윤미향이 죽인 거다’, ‘윤미향이 배후에 있다’는 글들 계속 봐야 했어요.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심지어 그날조차도 기자들이 저를 찍으러 왔거든요. 제가 그전까지는 그걸 그냥 당했는데, 처음으로 기자들을 정면으로 보고 ‘나 죽는 거 찍으러 왔냐’고 했어요. 집에 들어와서 ‘내가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했죠.”

    윤 의원은 주변에서 ‘이제 그만두면 안 되냐’는 말을 할 때마다 “제가 지금 그만두면 저들의 논리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지만 제가 그만둘 수 없다. 그리고 할머니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제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하며 버텨왔다. 하지만 뒤를 돌아서면 ‘내가 버티면 또 다른 누군가 희생이 되지 않을까’라는 걱정하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수없이 갈등을 했던 윤 의원은 가족이 없었다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복동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났을 거 같다’는 말에 윤 의원은 “제가 지금 살아있는 이유”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평화운동가였던 김 할머니는 2019년 1월 별세했다. 정의연 사태가 터지기 불과 1년여 전이었다.

    “김복동 할머니는 14살에 끌려가서 22살 때 집으로 돌아와요. 그 뒤로 손가락질을 당하면서 살다가 1992년에 저를 만나 ‘함께 싸웁시다’ 해서 운동을 시작했죠. 그렇게 ‘평생 동지’가 됐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늘 당신이 저와 남편을 ‘중매’ 했다고 생각했어요. 남편이 감옥을 간 것도 우리가 운동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제 딸도 그냥 딸로 안 봤어요. 할머니는 늘 ‘나에게 참 아픈 손녀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딸이 대학에 들어갈 때도 등록금 낼 때 보태라며 용돈을 쥐어주시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저와 남편, 딸에게 김복동 할머니는 친할머니 같은 관계를 넘어서서 굉장히 소중하고 멋진 분이세요. 그런 삶을 살아온 분을 두고서, 제가 이까짓 공격을 받고 나약한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거였죠.”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 ‘우리 참 열심히 살았구나’


    윤 의원은 1심 재판을 준비하면서 지난 30년간 벌여온 활동 내역을 다시 하나하나 들여다보게 됐다고 밝혔다. 공소시효로 인해 최근 10년간 활동에 대해서만 기소가 됐지만, 그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서는 정대협부터 정의연까지 이어진 모든 활동을 다시 돌아봐야 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혐의를 반박할 증빙 자료가 많이 남아 있었다. 윤 의원은 “이번에 하나하나 다시 보면서 우리가 부족했던 점을 확인하고 성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힘들게 활동하면서도 기록을 참 열심히 했구나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깨달았던 건 기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다른 기관들은 보통 규정상 회계 장부도 5년이 지난 건 다 폐기할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딱 한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30년 기록이 다 남아 있었어요. 할머니들 지장을 찍어서 지원금을 받아간 것까지 다 보관하고 있었거든요. 1992년에 모금해서 할머니들께 250만원씩 나눠드린 영수증도 남아있고, 1997년에 할머니들 계좌로 입금한 자료까지 다 가지고 있었어요. 심지어 미국에 살고 계시던 피해자에게도 돈을 보낸 송금증까지 다 남아 있었어요. 그게 다 역사라고 생각해서 보관해뒀던 거예요.”

    뿐만 아니라 활동 내역도 꼼꼼하게 기록해뒀다. “제가 주간 소식도 일일이 다 써서 보냈거든요. 이번 주에는 누가 후원회원이 됐다는 것부터 오늘은 누구를 방문했다는 것까지 길게 썼더라고요. 그게 재판 과정에서 증거 자료로 많이 활용됐어요. 그리고 우리는 활동 일지도 꼭 정리했어요. 사실 꼼꼼히 썼다고 하더라도 다시 보니까 빠진 것도 많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자들이 정성을 들여 기록을 하고 있었어요. 돌아가신 손영미 소장님도 쉼터에 계신 할머니들에 대한 기록을 빼곡히 써놨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실무자들이 이런 기록도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구나, 나중에 역사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구나 생각이 들어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러면서도 실무자가 4명밖에 없던 탓에 회계자료상 미숙한 부분들이 있었던 것도 다시 보게 되고, 실수했던 것들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일각에선 정의연 사태를 두고 “정대협은 사실상 윤미향 1인이 이끌어온 체제였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각종 의혹이 윤 의원이 정보를 독점한 채 사실상 주먹구구식으로 단체를 운영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윤 의원은 황당해했다. “윤미향 1인 조직이라고요? 우리도 이번에 재판 증빙 자료를 찾으면서 그동안 정말 민주적으로 일을 했구나를 새삼 깨달았어요. 회의를 열심히 했는데, 그 회의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거든요. 정의연의 이사만 30명이 넘었어요. 한 기관에 이사를 30명이나 둔 곳은 거의 없어요. 그렇게 한다는 건 결정을 하지 않고 토론만 하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수많은 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함께 운동을 해나가기 위해서였어요. 다름을 조정해가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평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윤 의원은 “우리를 보면 ‘수요시위만 했겠지’라고 많이 생각할 텐데, 돌아보면 다양한 일들을 굉장히 열심히 해왔더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피해자들 집에 직접 방문하고, 세계를 돌며 연대 조직을 만들고, 곳곳에 소녀상을 세우고, ‘위안부’ 문제 해법을 연구하고,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로 법률전문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렇게 30년을 한결같이 활동한 결과 수요시위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대중적인 운동으로 점차 커져 나갔다. ‘윤미향 1인 조직’이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 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3.02.16 ⓒ민중의소리
     

    1심 무죄에 안도의 한숨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명예회복 다행”


    1심 법원은 윤 의원에게 벌금형 1천500만 원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업무상 횡령죄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업무상 횡령죄도 애초 검찰이 기소한 1억원 가운데, 5분의 1도 되지 않는 1천700만원가량만 인정됐다. 이마저도 윤 의원은 “횡령하지 않았다”며 항소를 통해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무엇보다 김복동 할머니의 ‘단짝’인 길원옥 할머니에 관한 자신의 혐의가 무죄로 판결이 내려진 데 대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선고 공판 도중 그가 눈물을 훔친 대목도 김 할머니에 관한 부분이었다. 검찰은 길 할머니가 2017년 11월경 길 할머니가 여성인권상으로 받은 1억원 상금의 절반을 정의연에 기부한 행위 등이 길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한 윤 의원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며 준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길원옥 할머니에 대한 부분이 걱정이 많이 됐어요. 제 사건으로 인해 정말 존경스럽게 운동을 하셨던 길원옥 할머니가 치매에 의해서 윤미향에게 끌려다닌 할머니, 아무 인식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킨대로 인터뷰를 하고, 기부를 한 할머니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었어요. 할머니가 당신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서 힘겹게 노력하셨던 삶이 수포로 돌아가면 어쩌지 하는 걱정, 그로 인한 고통이 저한테 굉장히 깊었어요. 게다가 검찰은 윤미향뿐만 아니라 손영미도 공모했다고 봤기 때문에 더 고통이 컸죠. 길원옥 할머니는 손영미 소장님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준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늘 말씀하셨어요. 제가 보기에도 그분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시면 깨끗이 목욕을 해드리고, 그리고 나서 할머니에게 뽀뽀를 해요.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들을 모신 분이 소장님이세요. 그런 분에게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돈을 갈취했다는 프레임을 씌우다니요.”

    윤 의원은 개인 계좌를 통해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를 모집했다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이 역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 선고 과정에서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살아생전 여성인권가로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재일조선학교, 남북통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처럼 재판부가 김복동 할머니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려준 부분이 특히 가슴에 와 닿았다고 밝혔다. “심지어 앞이 잘 안 보이는 김복동 할머니를 제가 여기저기 끌고 다녔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그건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었어요. 아마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그건 용납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당신의 평생을, 당신의 자존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다행히 재판부에서 김복동 할머니를 여성인권 운동가이자 남북평화 운동가라고 얘기해주었어요. 그 순간 김복동 할머니가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살포시 떠오르더라고요. 김복동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가 판결문에서 고귀한 존재로, 우리보다 훨씬 멋진 운동가로 자리매김이 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선고 직후 이재명 대표의 사과, “서운함 싹 잊었다”


    대부분 무죄 판결이 났지만, 극우세력은 아랑곳하지 않고 윤 의원을 계속 공격했다. 1심 선고 직후 법원 앞에는 취재진뿐만 아니라 극우 유튜버들도 몰려와 있었다. 유튜버들은 윤 의원을 향해 혐오 발언을 쏟아냈다. 윤 의원이 웃고 있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건 이 순간이었다.

    “재판이 끝난 뒤 주변에서 저보고 왜 웃었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웃으려고 웃은 게 아니었어요. 취재진이 갑자기 몰려와 저한테 뭔가를 들이댔고, 그 왼쪽에선 덩치가 아주 큰 유튜버가 ‘윤미향 죽여라’라고 큰 목소리로 외치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이없다’는 웃음이었어요. 사실은 굉장히 아픈 웃음이었습니다.”

    윤 의원은 오히려 “너무 허탈했다”고 밝혔다. “지나간 2년 8개월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가족이 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냥 주말 내내 멍하게 있었어요. 참 희한하죠? 뭔가 기쁘고 그래야 할 거 같은데 그러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땐 의원실 차원에서 논평 하나만 내고 저는 한마디도 못 했어요. 적어도 일주일 간은 먼저 가신 분들에 대해 추모하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지내자, 그리고 저로 인해 고통을 겪었던 활동가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지내자는 심정으로 있었습니다.”

    침묵을 지키는 동안 향후 활동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판결이 그렇게 났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똑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잖아요? 언론과 방송이 그만큼 보도를 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날 집에서 멍하게 있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떻게 하면 전국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윤미향이 악마화된 인식들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윤미향이 얼마 남지 않은 국회의원 임기 내에 할머니들과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다시 윤미향이 새롭게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까?”

    그러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의원을 향한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고 악마가 된 그는 얼마나 억울했을까. 검찰과 가짜뉴스에 똑같이 당하는 저조차 의심했으니”라며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시 정신 바짝 차리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저에겐 만병통치약이었다. 지난 서운함을 싹 잊게 만들었다”며 이 대표의 사과를 반겼다. 윤 의원은 “무언가를 따지거나 저울질 하지 않고 저한테 즉각적으로 미안하다고 한 게 바로 이 대표의 마음이자 삶의 자세인 것 같다”며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당을 책임지는 대표로서 저렇게 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선 사실오인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유죄 판결이 난 부분에 대해서는 “양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검찰은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만 안타까운 건 저와 함께 기소돼 완전 무죄를 받은 동료는 검찰의 항소로 인해 여전히 자유를 얻지 못하고 똑같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반드시 공권력을 동원해서 정의로운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 의원의 1심 판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정말 무서운 정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판사의 판결에 대해서 무슨 공권력을 동원하겠다는 것인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비판하는 한편, “항소심도 만만치는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일부 유죄가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마저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증빙 자료가 남아있거나 공적으로 분명히 사용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유죄로 판결이 난 부분이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판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비라든지, 사무실 간식비라든지, 수요시위 끝난 뒤 할머니들과 한 식사비라든지, 이런 게 사진이나 SNS 활동으로 확인된 것은 무죄로 판단됐는데,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유죄로 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좀 더 열심히 충분히 찾고, 어떻게 대응할지도 논의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16 ⓒ민중의소리
    수정 2023-02-22 06: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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