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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5천여 촛불 "박근혜는 사과하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9/29 12:24
  • 수정일
    2013/09/29 12: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빗속 5천여 촛불 "박근혜는 사과하라"

<천안함프로젝트> 상영..백승우 감독 "민주주의 후퇴 안타까워"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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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8 23: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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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28일 저녁 청계광장에서 '13차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28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어김없이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이 켜졌다.

5천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이날도 "국정원을 개혁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박근혜 대통령 사과하라"고 외쳤다. 13차에 이르도록 박 대통령이 촛불민심에 화답하기는커녕 완강하게 외면하자, 촛불 든 이들도 한층 격앙된 기색이었다.

제13차 촛불집회는 참가자들의 자유발언 형식으로 진행됐다.

경기도 광주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진상규명이니 국정원 개혁이니 이딴 소리 할 때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일 앞잡이들이 나라를 다 장악한 판인데 무슨 국정원 개혁이냐. 우리가 뭐가 무서워서 주저하느냐. 국정원은 해체하고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청소년회의'의 회원은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서 국정원 문제를 홍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 그만큼 언론이 장악돼 있고 청소년들이 이 문제를 쉽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팟캐스트방송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예수살기' 총무인 최헌국 목사는 "국정원 사태에 직면해서 시국기도회가 매주 화, 목요일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17일 시청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허락된다면 광화문 광장으로 뛰어나갈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평범한 노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시민은 "박근혜가 누구 딸인가? 박정희 딸이다. 박정희는 육사 세곳(주-확인된 곳은 만주신경군관학교와 일본 육군사관학교)을 나왔다. 육사 나왔으면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학생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를 쿠데타로 뒤집었다"며 "박근혜는 제 아비인 박정희를 따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초노령연금 및 무상보육 공약 파기로 귀결된 박근혜 정부의 2014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하고 안지킨 공약들이 너무 많아 이 머리로 외울 수가 없어 수첩에 적어나왔다"며 하나씩 읽어내려갔다.

"경제민주화 열심히 하겠다, 거짓말이었다. 쌍용자동자 사태 국정조사 하겠다, 완전 거짓말이었다. 복지국가 하겠다, 완전히 거짓말이다. 각종 공공부문 민영화하지 않겠다, 완전히 거짓말이다. 지금 KTX 민영화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실현하겠다, 이 역시 엊그제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완전히 거짓말이다. 기초노령연금 모든 어르신들께 20만원 주겠다, 박 대통령은 전혀 약속을 안지키고 있다. 공무원 노조 완전히 합법화하겠다고 해놓고 합법화 직전에 반대로 방해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대폭 늘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투기꾼들을 위한 탈세(정책)만 하고 있다. 한 나라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어찌 이렇게 끝없이 거짓말말 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 국민들은 청와대와 박근혜씨가 저지르는 이 숱한 공약파기와 거짓말에 끝없이 분노하고 있다."

주최측인 '국정원 정치공작대선개입 시민사회 시국회의' 윤희숙 공동대표는 "다음주면 국회가 정상화되는데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정원 개혁특위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국정원 개혁특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국정원 해체가 아니라 새누리당 해체를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게도 "국정원 개혁특위를 반드시 관철할 수 있게 온 몸을 던져서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집회 중간중간 부산대 학생들의 몸짓공연, 박성환 밴드의 노래공연 등이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 촛불집회에 이어 영화 '천안함프로젝트' 상영회가 열렸다.[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이어, 영화 <천안함프로젝트>가 상영회가 이어졌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양기환 이사장은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상영중단에 대해 관계기관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며 "이에 영화인들은 이 영화를 갖고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나기 위해 그 첫 장소로 청계광장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프로젝트>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제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지 못하고 광장으로 온 것에 대해서 마음이 많이 복잡하다. 하지만 영화감독 이전에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민주주의가 후퇴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안타깝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동 화백은 "과거 우리는 경찰이 서라는 데 도망가는 만화를 그릴 수 없었다. 공권력 무시라는 이유때문이었다. 그렇게 한국 만화의 상상력이 옥죄여진 사이 일본과의 격차가 벌어졌다"며 예술인들에게 있어 '표현의 자유'가 갖는 의미를 짚었다.

   
▲ '대한어버이연합' 회원을 자처하는 일부 노인들이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비방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한편, 촛불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사거리 건너편 동화면세점에서는 '보수'단체가 주최한 '반국가 종북세력 대척결 9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일부 노인들은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종북연합 온국민이 심판!' 등의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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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전국 범죄 지도⑤] 유대운 민주당 의원 인터뷰

"소주병에도 '4대악 척결' 외치는 박근혜
그새 늘어나는 5대범죄는 언제 잡을 건가"

 

13.09.28 21:35l최종 업데이트 13.09.29 02:13l
권우성(kws21) 강민수(cominsoo)

 

 

2008년 이후 전국의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시군구 지자체별, 5대 범죄 숫자는 얼마인지, 그에 따른 치안 대책은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궁금했다. <오마이뉴스>는 유대운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범죄 통계자료를 확보, 한눈에 보는 전국 범죄 지도를 작성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살펴봤다. 기획 마지막으로 이번 보도를 함께한 유대운 의원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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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운 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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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4대 사회악만 없어지면 민생 치안이 해결된다고 믿고 있다. 모든 경찰서는 경쟁적으로 4대 사회악 척결 플래카드를 붙이고 있다. 소주병에도 광고가 붙었다. 그 사이 5대 범죄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수박 겉 핥기'식인데 범죄는 언제 잡나."

유대운 민주당(서울 강북을) 의원의 말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4대 사회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척결' 중심의 치안 정책을 비판했다. 살인, 강도, 강간 등 5대 범죄가 늘고 있지만 눈에 띄는 5대 범죄 대책 방안이 없다는 이유다. (관련기사: 무서운 강력범죄? '중구'를 조심하시라)

지난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유 의원. 그는 <오마이뉴스>와 함께 '한눈에 보는 전국 범죄 지도' 기획을 진행했다. 19대 총선 때 서울 강북을에서 처음 당선된 그는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다.

유 의원은 4대악 범죄 척결을 내세우지만 정작 통계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폭력을 제외한 나머지는 장부에 손을 써서 관리되고 있다"며 "또 불량식품은 올해 통계만 있고, 그 전에는 없었다,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4대악 척결 중심으로 일선 경찰들에게 과열 경쟁과 수사 혼선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말 공개 예정인 생활안전지도도 목소리 높여 비판했다. 4대 사회악에서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상황이라면 행정구역별 치안 통계를 만드는 시스템 개발을 우선해야 한다"며 "설사 한다더라도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생활안전지도에는 자치단체별로 5대 범죄와 4대 사회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구역이 표시된다.

그는 민생 치안을 위해 두 가지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경찰 인력 부족 현상과 관련해서는 "지역별, 인구별 다양한 통계를 만들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안 대책이 필요하다"며 "또 경찰서에서 행정업무를 보는 경찰서들 일부를 일선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치단체와 경찰의 유기적인 협력도 역설했다. 그는 "설치 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아 CCTV가 겹치는 곳이 발생한다"며 "행정력과 돈 낭비를 막기 위해 경찰과 자치단체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유대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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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 중인 유대운 민주당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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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기획을 통해 국민들이 내가 살고 있는 시군구까지 범죄 통계를 알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서울청, 부산청 등 전국 16개 지방청별로만 자료가 나왔다. 부산 성폭력 몇 건, 대구 폭력 몇 건으로 이런식으로 국민들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이번에는 범위를 더 좁혔다. 전국 시군구 지자체별 범죄 통계다. 국민들이 자기 주변에서 발생한 범죄에 관심을 갖게 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고민한 것이다."

- 2008년부터 5대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경찰 인력은 부족했다. 정부도 증원하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 경찰 1인당 담당인구를 선진국 수준인 400명 수준으로 맞춘다고 약속해왔다. 그런데 경찰수 늘린다고 만사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모자란 부분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치안 대책이 필요하다. 시도별, 광역별, 인구수별 등 다양한 통계를 만들고 그걸 분석해 지역에 맞는 치안대책이 세워져야 한다. 또 경찰서 내근 인력을 일선 현장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전화 받는 경찰, 행정 경찰이 많다. 인원 증원에서만 방향을 찾는 것이 아니라, 경찰 내부에서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고민과 인력재배치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시기다."

- 112출동시간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크다. 지역 특성과 신고 내용에 따라 천천히 가야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가장 빠른 곳과 느린 곳의 차이가 5배다.
"물론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면적 따지고 산, 바다라고 핑계를 대면 안 된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그 지역에 맞은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 파주는 면적이 넓다. 하지만 파주경찰서는 우범 지대와 취약 시간을 분석해 경찰차를 미리 배치해 출동시간을 40% 넘게 단축했다. 통계 분석을 통해 자기 지역에 맞게 대책을 세운 것이다. 또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듯이, 지역에 따라 2인 1조의 순찰차 운영을 1인 1조로 바꿔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돈 많은 곳이 안전하다면 국민적 반감 일어날 것"

- 치안 서비스 중요 요소로 CCTV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서 CCTV 대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방안이 있다면?
"그렇다. 재정자립도에 따라 설치율이 달랐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수도권에서만 1㎢면적당 13대였지만 영남권 2.5대며, 나머지 지역에서는 1㎢당 방범용 CCTV 설치대수가 1대를 넘기지 못했다. 국민들은 CCTV숫자에 관심이 많다. 검거율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받아들이면 돈 많은 곳은 안전하고 돈 없는 곳은 불안하다는 국민적 반감이 일어날 수 있다.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직접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북구는 올해 특별 교부금 10억 원의 예산을 받아 고화질의 CCTV 60대를 확보해 설치하고 있다. 또 경찰청에서 25대의 방범용 CCTV를 배당 받았다. 하지만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국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

- 이번 조사에서 한계가 있었다면?
"행정구역과 관할 경찰서가 일치하지 않는 곳이 있다. 경찰은 범죄를 경찰서 단위로 수집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행정구역에 살고 있다. 행정구역과 관할 경찰서가 일치하지 않는 곳에서 통계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경기 화성시, 대구시 북구 등 14곳은 분석할 수 없었다. 이번 조사의 한계다."

- 지적처럼, 통계의 한계가 분명한데도 정부는 생활안전지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불가능하다. 지금 상황이라면 행정구역별 치안 통계를 만드는 시스템 개발이 우선해야 할 일이다. 설사 한다더라도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고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다. 때문에 더 많은 고민과 의견 수렴을 진행해야 한다. 생활안전지도는 지금 같은 시스템에서는 이뤄질 수 없다고 본다."

- 생활안전지도 외에 민생 치안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 있다면?
"CCTV 통합관제센터(이하 센터)가 더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들어간 돈을 생각해 본다면 범죄지도는 현황을 보여줄 뿐이지 범죄 예방에는 직접적인 효과가 낮을 것이다. 센터는 CCTV를 보는 것뿐만 아니다. 긴급 상황시에는 관제사가 경찰에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센터는 범죄와 관련해 CCTV가 어디에 필요한지 분석해 적정 지역에 설치할 수도 있다."

"장부로 관리해서 4대악 척결?... 웃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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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경찰서는 경쟁적으로 4대 사회악 척결 플래카드를 붙이고 있으며, 소주병에도 광고를 하고 있다. 그 사이 5대 범죄는 꾸준히 늘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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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는 4대 사회악에 치안 정책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열 경쟁과 수사 혼선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4대 사회악에 관해서는 정말 최악이다. 성폭력을 제외한 나머지(학교폭력, 불량식품, 가정폭력)는 장부 수기로 통계가 관리되고 있었다. 또 불량식품은 올해 통계만 존재하며, 그 전에는 아예 없었다. 웃음이 나온다. 정확한 통계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민생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수마저도 부족한 상황에서 국민 눈에 잘 띄는 4대악 인기 정책으로 끌고 가니까 민생에는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 효율적인 치안 정책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가 관건이겠다.
"마치 박근혜 정부는 4대 사회악만 척결되면 민생치안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 모든 경찰서는 경쟁적으로 4대 사회악 척결 플래카드를 붙이고 있으며, 소주병에도 광고를 하고 있다. 그 사이 5대 범죄는 꾸준히 늘었다. 5대 범죄에는 수박겉핥기식인데 범죄는 언제 잡나."

- 국민 치안, 자치단체에도 책임이 있다. 경찰과 자치단체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어떤 게 있을까?
"물론 경찰서와 자치단체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통해 그 지역에 맞는 치안정책을 세울 수 있어서다. 하지만 현실은 형식적이다. 또 경찰서와 자치단체가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CCTV 관리만 봐도 현실이 이렇다. CCTV는 자치구 단속용, 경찰 방범용, 민간용 세 종류가 있다. 서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한 지역에 2, 3대가 겹치는 곳이 많다. 돈과 행정력 낭비다.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구청이 전체 CCTV 설치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또 우범지역을 파악한 뒤 지자체, 민간과 설치를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 자치단체와 경찰서가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치안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올해 국정감사의 포인트를 어디에 맞추고 있나.
"이번 기획과 관련해 치안 불균형과 통계의 신뢰도를 문제 삼겠다. 경찰 지도부가 아직 범죄 통계 구축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 못하고 있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별, 광역별, 인구별 특성과 전국적 치안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 외로는 다시 경찰의 독립성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서다. 경찰 수뇌부 스스로가 정치권력에 흔들렸다. 말도 안 되는 정치 개입이 왔다면 경찰 수뇌부가 막았어야 했다. 국민에게 개입을 고발했어야 했다. 이런 식이면 경찰은 정권 바뀔 때마다 수난을 겪을 것이다. 고생하는 일선 경찰의 수난이자 국민 수난이다. 그렇게 계속되면 경찰은 끝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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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번째 방북 기자 사진기에 잡힌 최근 북

 
 
가장 최근에 재미교포 기자에게 잡힌 사진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9/29 [10:22] 최종편집: ⓒ 자주민보
 
 

이 글은 제미교포 신문인 민족통신의 노길남 대표가 최근 방북해 북의 현실을 보고 느낀 것을 카메라에 담고 기사를 쓴 내용으로 독자들의 북바로알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일부 사진과 글을 발취하여 게재한다. 민족통신의 사전 동의 없이 인용 보도함을 민족통신 측에 양해를 구하며 저작권 또는 다른 문제가 있어 기사 게재를 원치 않을 경우 즉시 삭제 할 것을 약속 드린다. (편집자 주) 다음은 노길남 대표가 직접 쓴 글이다.

<<58번째 방북취재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갈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곳이 이북인것 같다. 기자도 학문적으로나 이론적으로는 나름대로 조선에 대해 일가견을 갖고 있지만 북녘에서 살아보지 않아서 생활정서나 이북동포들의 가슴 속 깊이나 의식구조 속에 잠재한 생각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그리고 일반적인 지식들에 대해서도 이북동포들은 지구촌 어느나라 사람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 북녘 사람들은 또 학업이나 학습에 열심이고 매사에 부지런하다. 사무직 일을 하는 사람들이 노동의 진가를 아는 제도로서 '금요노동제'가 전통화, 생활화되어 있고, 사람개조, 인간개조를 위한 생활총화 제도가 일일총화, 주간총화, 월간총화, 분기별 총화 등 정기화되어 있어 직장생활을 하면 할수록 성숙한 구성원으로 변화 발전 변화하는 모습들을 본다.>>

 
▲ 노길남 대표가 노동자의 가정을 방문 담소하는 모습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조선의 건국절인 9월 9일 김일성 광장 열병식에 참여한 노농적위대 여성 대원들 ©

▲ 대동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은 흔한 일이다. © 사진 자료 민족통신

 
▲ © 사진자료 민족통신
▲ 평범한 노동자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는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 © 사진자료 민족통신
▲ 덴마크 여행객들이 조선을 방문하여 관고아을 즐기는 장면 © 사진자료 민족통신
▲ 학생들의 밝고 천진한 모습, 북의 학생들 역시 배움에 대한 사색이 깊다고 노길남 대표는 전한다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최근 북에는 현대적인 살림집 건설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재미동포 여성이 조각상상 중 강아지를 어루만지는 모습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재외 동포가 북녘의 아이를 안고 웃으며 자세를 취하고 있다 © 사진자료민족통신
▲ 평ㅇ야에는 이전과 달리 승ㅇ요차는 물론 택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났다고 방북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 사진 자료 민족통신
▲ 자하궁전으로 불리는 평양의 지하철은 평양 볼거리 명소 중의 하나다. © 사진자료 민족통신
▲ 평양의 대표적 음식점 옥류관은 하루 1만여명이 이용한다고 노길남 대표는 전했다. 대동강변 풍치 수려한 곳에 위한 옥륙환에서 남북 동포가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 눌 그날은 언제일까?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아침체조를 즐기며 건강을 챙기는 북녘 어르신들의 모습은 남쪽 어르신들과 다를바가 없다. © 사진자료 민족통신
▲ 승용차가 줄지어 달리는 모습에서 북의 변화상을 발견 할 수있다고 방북인사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 사진자료 민족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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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국정원 뒷바라지, 법무부 조선일보 치다꺼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9/28 11:49
  • 수정일
    2013/09/28 11: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검찰-국정원, 법무부-조선일보의 아주 특별한 ‘동거’
 
육근성 | 2013-09-28 11:01:5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김수남 수원지검장이 26일 ‘이석기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지검장이 직접 브리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석기 의원을 형법의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상 찬양고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국정원이 공개한 녹취록 총정리한 수원지검

사상 초유의 현역의원 내란죄 사건인지라 국민들은 검찰 수사결과에 주목했다. 검찰이 국정원이 공개한 바 있는 통진당 ‘5월 모임’ 녹취록 내용보다 진일보한 증거들을 얼마나 찾아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언론도 수원지검의 말 한마디 놓치지 않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과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수원지검장이 발표한 중간수사 결과는 국정원이 공개한 ‘5월 모임’ 녹취록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했다. 할 일도 없나보다. 국정원이 공개해 이미 다 알고 있는 녹취록 내용을 지검장이 나서 총정리 해주다니.

국정원의 주장을 사법적으로 재확인해준 것에 불과하다. 새로운 증거를 내놓지 못한 채 ‘5월 모임 녹취록’에 모든 것을 의존했다.

RO 실체,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 등 핵심 부분 얼버무린 검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법원은 무죄 판결 이유로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려면 내란의 수단과 방법, 시기 등이 특정돼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는 이것들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단 한 건도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이 실제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5월 모임’에서 이뤄진 토의내용 전부가 설령 사실일지라도 법정 다툼에서 패할 공산이 크다.

검찰은 국정원이 지하혁명조직으로 규정한 RO의 실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RO가 결성된 시기조차 “2003년 8월 이석기 의원이 가석방 출소를 전후해 새로운 형태의 지하조직을 구상했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다.

‘이석기 사건’ 놓고 국정원-검찰 ‘짝짜꿍’

또 RO가 ‘지속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온 조직’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국정원이 녹취했다는 ‘5월 모임’ 빼고는 ‘지속적 활동’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RO의 실체규명이 어렵자 내란음모죄 성립의 핵심요소인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를 확인하지 못하는 등 검찰 수사는 국정원 녹취록을 복기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대로 간다면 국정원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충격효과를 극대화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내란음모죄를 적용함으로써 정치적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놓고 국정원과 검찰이 특별한 ‘동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상한 동거’는 또 있다. ‘채동욱 혼외자식 의혹’과 관련된 조선일보와 법무보의 태도가 ‘국정원-검찰’의 그것과 똑같다.

법무무 ‘채동욱 의혹 진상규명’, 조선일보 보도 복기 수준

27일 법무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채 총장 혼외자식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결과’를 발표했다. 법무부장관은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이 대신 읽은 발표문에서 “혼외자가 사실이라고 의심할 만한 참고인 진술이 여럿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임 여인이 경영한 부산의 카페와 서울의 레스토랑 등에 채 총장이 상당기간 출입한 사실 ▲10년 전 그녀가 채 총장의 부인을 칭하며 당시 고검장이었던 채 총장의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거절당하자 ‘피한다고 될 일 문제가 아니다’라고 항의한 점 ▲조선일보에 의해 의혹이 보도되기 직전인 9월 6일 새벽에 여행용 가방을 꾸려 급히 집을 나가 잠적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의 발표는 조선일보의 의혹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단 하나 추가된 게 있다면 10년전 임 여인이 채 총장을 만나기 위해 지검장실을 찾았다는 것뿐이다. 이것으로 채 총장과 임 여인 사이에 혼외자식이 있다고 특정하기 어렵다.

“부적절한 처신 있다”면서 “혼외자 있다고 판단한 건 아니다”

답답해진 기자들이 ‘혼외자식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참고인 진술이 무엇이냐’고 묻자 “구체적인 것은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피해나갔다.

법무부는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진술과 정황 자료가 확보됐다”면서도 “(혼외자식이 있다고) 판단 내린 건 아니다”며 “진상규명만 진행됐고 감찰에 착수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 사표 수리를 청와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의 의혹보도에서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런데도 ‘진상규명 결과 발표’라니 고소를 금할 수 없다. 조선일보의 의혹기사를 그대로 읽은 거나 진배없는데도 ‘진상규명 결과’란다. 편드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조선일보와 법무무의 ‘특별한 동거’

‘채동욱 신상털기’를 해도 나오는 게 없었나 보다. 사태 수습을 위해 서둘러 퇴로를 찾아 빠져나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채동욱 찍어내기’에는 일단 성공했으니 더 시간 끌지 않고 후퇴하겠다는 게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속내일 것이다.

“감찰에 착수할 예정은 없다”는 말도 황당하다. 이미 감찰을 지시해 당연히 조사가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갑자기 ‘예정에 없는 일’로 뭉개버린 이유가 뭘까. 감찰조사는 꼼수였다는 얘긴가.

감찰조사를 해봤자 실체적 진실을 밝혀낼 수 없을뿐더러, 채 총장은 검사징계법에 의하면 감찰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징계처분의 요건이 되는 행위’을 범했을 경우 감찰이 가능하고, 검사에 대한 징계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경과되기 전에 이뤄져야 한다. 설령 ‘혼외자식’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10년 전 일을 놓고 징계를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검찰 국정원 뒷바라지, 법무부는 조선일보 뒤치다꺼리

검찰은 ‘이석기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주장을 원문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국정원에 힘을 실어준 셈이고, 법무부는 조선일보의 ‘채동욱 의혹보도’를 그대로 인정해 줌으로써 기사 내용을 기정사실화 한 거라고 볼 수 있다.

검찰과 국정원, 법무부와 조선일보의 ‘특별한 동거’가 강력하게 시사해 주는 게 있다. 권력이 국가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어떤 일이든 가능하며, 언론까지도 권력의 이용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검찰은 국정원의 뒷바리지를, 법무부는 조선일보의 뒤치다꺼리를 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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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 1년 반, “언제까지 여기 계실 거예요?”

[대담] 장동훈 신부와 김득중 신임 쌍용차지부장

문양효숙 기자 | free_flying@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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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7 12: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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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는 장동훈 신부는 강의를 마친 후 매일 대한문을 향한다. 4월 8일부터 이어진 ‘쌍용차 문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서다. 미사는 9월 26일로 172일째를 맞았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대담 다음날인 27일, 단독 입후보한 김득중 수석부지부장은 99.1%의 찬성률로 지부장에 당선됐다)은 지난 9월 10일 대한문 앞에서 박근혜 정부에 국정조사 약속 이행과 쌍용자동차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면서 시민들,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 17일째. 13㎏이나 빠졌다. 건장했던 몸은 한눈에 보기에도 수척해졌고, 한결같이 단호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지만, 대화가 길어지면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172일째 인천에서 대한문으로 달려오는 장동훈 신부와 1년 6개월째 대한문을 집처럼 지키고 있는 김득중 지부장이 만났다.

 

   
▲ 대한문 앞에서 장동훈 신부(오른쪽)와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장동훈 신부(이하 장) : 눈이 많이 충혈됐네. 상태가 안 좋아 보여요. 오늘이 17일차죠?

김득중 지부장(이하 김) : 네. 혈당이 떨어져서 효소를 조금씩 먹어요. 3일에 한번 ‘행동하는 의사회’에서 혈압, 혈당을 확인해주시거든요. 저는 단식하기 전에 만약을 대비해서 감식(減食)도 했어요. 아주 길어질 수도 있고 마지막에는 저 혼자 남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원래 단식 셋째 날이 제일 힘들다는데, 저는 첫째 날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머리도 아프고.

: 지금은 배고픈 느낌도 지나가셨죠? 어떻게 한창 가족들이 모이는 추석 때 단식을 하셨네요.

: 단식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8.24 범국민대회 끝나고 나서였어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좀 더 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회사가 흑자로 전환되면서 정상화됐다는 발표도 있었고, 청와대든 국회든 이 문제에 대해 더 반응하도록 촉구해야 했고요. 추석 앞두고는 절박함도 있었어요. ‘이번 추석은 집에서 보내고 싶다’, 이런 절박함이랄까요.

: 그럼 추석 명절 때 가족들이 대한문에 오셨나요?

: 아니요. 전 아직 집에서 단식하는 거 몰라요. 단식하기 3일 전에 주말에 집에 가서 건강단식 한다고는 이야기했죠. 서울에서 투쟁하는 1년 6개월간 불규칙하게 생활한 탓에 몸이 많이 불었어요. 살을 빼야 하니까 건강단식을 하겠다고 했죠. 아내는 건강단식하는 줄 알 거예요. 명절에 같이 못간 게 해고된 후 다섯 번째인 것 같네요. 1년은 제가 구치소에 있었고, 나와서는 1년 6개월간 서울에서 투쟁하느라 3번 정도. 이번엔 아내가 서운함을 표현하더라고요. 그러니 여기에 나오고 싶겠어요?

분향소 철거 소식에 달려온 대한문, 가장 절박한 곳이라고 느껴

 

   
▲ 장동훈 신부 (사진 제공 / 박상준)
: 참, 신부님, 대한문 앞 매일 미사는 언제 시작됐죠?

 

: 4월 8일에요. 4월 4일 분향소 철거된 소식을 듣고, 5일에 뛰어왔거든요. 5일, 6일, 7일 지켜봤어요. 6일 밤에 나승구 신부님(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은 여기서 주무셨고. 철거된 날부터 계속 지켜보면서 아,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어 의논을 했어요. 급박하게 결정한 거죠. 4월 8일부터 대한문에서 미사를 시작한다고 전국에 사발통문을 돌렸죠.

: 신부님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있지는 않으셨어요?

: 고민을 했지요. 그런데 처음에 미사 시작할 땐 탄압이 하도 심해서 여기 길바닥에 그냥 앉아있는 것조차 허용이 안됐잖아요. 제일 절박한 곳이었어요. 우리라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옥쇄파업 때 트라우마와 쌍용차 노동자 스물네 분의 죽음도 있었잖아요. 혹여 절박한 선택을 하는 상황으로 가는 건 아닌가. 그게 제일 걱정되었어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만 대한문 앞을 지키자 해서 시작된 거죠. 이렇게 오래 갈 줄은 몰랐고요.

: 애초 논의하고 결정하실 때,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걸 판단하지 않으신 거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미사에 힘이 모이고 있다고 느끼는데 신부님은 어떠세요?

: 미사를 시작할 때, 잘 된다 안 된다, 구심점이 된다 만다, 사람이 많이 모인다 안 모인다, 이런 걸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그냥 한 거죠. 현장에 제대를 차리면서 어떤 역할을 기대한다면 단 하나,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였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겉모양으로는 저희가 도움을 주는 건데, 사실 저희 자신도 이 과정을 통해 단련이 되고 있는 듯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어떤 신부여야 하는구나’를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이 고민하고요. 많은 신부님과 신자들이 쌍용차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관계가 만들어진 거죠. 긴 싸움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친구로, 벗으로 인연이 만들어진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문양효숙 기자

 

사제 · 수도자 5,146명이 참여한 쌍용차 문제 해결 촉구 성명 발표

: 신부님, 지난 8월 26일, 5,146명이나 되는 사제 · 수도자들이 쌍용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셨잖아요. 한 사업장의 문제로 이렇게까지 하는 건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계기를 만들었고 과정은 어땠는지요?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 대한문에 오는 신부들 중심으로 얘기가 시작됐어요. 미사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여기 오시는 신부님들이 그게 마음에 걸렸던 거죠. 그래서 최소한 교회 안에서만이라도 이 문제를 더 알리고 사회적 여론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쌍용차 문제는 노-사, 혹은 노-노의 문제를 넘어선 사회문제니까요. 한 사업장의 문제를 넘어섰죠. 종교인으로서는 생명 문제와 직결되고요.

정의구현사제단과 대한문 미사에 참여하는 신부들의 요청도 있었고,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들의 의견도 같았죠. 전부터 교구 정평위 차원에서 쌍용차 관련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범교회적으로 서명을 받을 수 있었어요.

서명운동 진행하면서는 고마운 일들이 참 많았어요. 해외에서 광고비 보태고 싶다고 연락한 분들도 있었고, 평신도인데 참여할 수 없느냐는 문의도 있었어요. 서명운동 덕분에 처음으로 쌍용차 문제를 접하는 수도자들도 많았어요.

노동문제가 다른 사회문제들에 비해 예민하고 복잡한 문제잖아요. 시골에 있는 봉쇄수도회 수녀님들이 자료 요청을 해서 보내드리면 정혜신 박사의 동영상도 찾아보시면서 관심을 보내주셨어요. 마음을 담은 편지도 보내주시고 후원금도 보내주셨지요.

강도 만난 사람과 사마리아 사람도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잖아요. 하지만 서로 그렇게 손을 내밀었죠. 서명운동 진행하면서 우리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았어요. 저나 대한문 미사에 오는 신부님들을 잘 알지 못해도 이곳의 소식과 안부를 묻고 쌍용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게 참 큰 위로라는 생각이 들어요.

: 바보 같은 질문이긴 한데, 언제까지 하실 예정이에요?

: 답은 없어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다만 쌍용자동차 동지들이 대한문을 떠나지 않는 한 저희가 같이 있고 싶네요.

미사가 없었다면 이곳 지키기 어려웠을 것,
여기저기서 깨져도 미사 시작되는 6시 반은 평온함 느껴

 

   
▲ 단식 중인 김득중 지부장 ⓒ문양효숙 기자
: 미사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여기를 지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대문경찰서, 중구청의 탄압이 정말 말도 안 되게 심했거든요. 그때마다 함께 싸워주셨죠. 미사가 우리에게 평온함을 찾게 해주었고 힘이 되어주었어요.

 

만약 미사가 짧게 끝났다면 쌍용차 동지들이 여기에 있기 어려웠을 거예요. 쌍용차 동지들이 있어서 미사가 이어진 게 아니라, 미사가 이어져서 동지들이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든든했어요. 낮에 여기서 깨지고 밤에 저기서 깨져도 (미사가 시작되는) 저녁 6시 반만 되면 그들이 우리를 건드리지 않겠구나, 대한문을 우리의 이야기로 채울 수 있겠구나, 우리가 평온하게 있을 수 있구나 싶었어요. 그런 시간이 어느덧 170일이 넘어갔네요.

: 힘든 마음은 똑같잖아요. 다들 희망하죠. 상처가 치유되고, 쌍용차 동지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우리도 성당으로 가고. 저도 사실 50일 넘어갈 때까지는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많이 했어요. 미사로 뭔가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상황이 안정되고 편해지면 좋겠다, 하면서요. 스스로 조급해졌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100일을 넘기면서 인간적 기대감을 내려놓고 맡기니까 저도 오히려 편해졌어요. 제 고해성사를 해주시는 신부님께 어느 날 밤에 문자를 보냈죠. ‘신부님, 저는 최소한 2013년은 대한문에 봉헌했어요’ 하고요. 개인적으로 계획이 있긴 했지만, 2013년은 쌍용차 분들과 함께 가려고요. 아마 여기 오는 신부님들도 비슷한 생각일 거예요.

악몽 같았던 77일간의 파업,
‘산 자’와 ‘죽은 자’의 대립은 큰 상처로 남았다

: 이런 이야기는 여태껏 한 번도 직접 물어본 적이 없는데, 지금까지 싸워 오시면서 제일 가슴 아픈 게 어떤 거예요?

: 가슴 아프다기보다 가장 아쉬운 건 역시 77일간의 파업이죠. 저뿐만 아니라 파업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77일의 시간이 정말 악몽이었어요.

: 고립감이었어요?

: 아니요. 분노였어요. 그게 참 묘한데요. 처음엔 경영진이랑 싸웠잖아요. 나중엔 동료들의 배신에 대한 분노가 컸어요.

문제는 망원경이었죠. 제가 파업 과정에서 공장별로 소통을 하는 역할을 했거든요. 도장공장 옥탑에서 상황을 무전기로 주고받거나 망원경으로 보거나 하면서요. 상황이 긴박해지기 전에는 하루에 두세 번씩 전체 집회를 하면서 상황도 전하고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했죠.

그런데 회사가 6월 말경에 ‘산 자’(비해고자)들에게 계속 고용불안을 가중시키면서 압박하고 그들을 동원했어요. 어느 순간 그들이 쇠파이프 들고 서 있는 걸 망원경으로 본 거예요. 현장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맨 앞줄에 세워놓았죠. ‘함께 힘을 모으자’고 했던 동료들이었는데, 그 배신감, 정말 오래 갔어요. 평택 구치소에 들어간 다음 몇 달 동안 극심한 편두통에 시달렸어요.

: 그분들한테도 그게 똑같이 상처로 남아있겠네요. 동료를 배신한 상처.

: 그렇죠. 구치소에서 1년 있다가 나와서 처음으로 간 곳이 회사 정문이에요. 며칠 동안 아침마다 거기서 출근하는 비해고자들을 안아줬어요. 잘 지냈냐고 인사하면서. 당당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땐 참 어색해했는데 지금은 정문에서 만나면 ‘득중아, 고생한다. 같이 일해야지’ 그래요. 2011년 정도 되니까 나중에 송년회다 뭐다 할 때 저를 부르더라고요. 저는 이제 마음을 열었는데 상대는 마음이 아직 불편한 거 같아요.

: 맞아요. 그분들은 부담이 더 클 거예요.

: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그렇게 말해요. ‘우리가 경제적으로는 궁핍하고 어렵지만, 양심이나 도덕적으로는 당당하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뭐라 하지 마라. 그 사람들도 안됐다.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이렇게요.

 

   
ⓒ문양효숙 기자

 

‘단결하면 승리한다’는 말, 책임지고 싶다

: 참, 지부장 선거는 언제예요?

: 오늘 6시까지예요. 혼자 나왔는데 설마 떨어지기야 하겠어요.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 큰 거리낌은 없었어요. 노조 조직실장으로 교육을 할 때도 그랬고 77일 옥쇄파업 중에도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면 반드시 우리는 승리한다’고 늘 말했거든요. 그 말에 책임을 지고 싶어요.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피하지 않으려고요.

: 앞으로의 계획이나 전망은요?

: 쌍용차 이야기가 몇 년간은 묻혀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끝난 이야기였죠. 2012년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대한문에서 사회적 힘이 모이면서 정치권도 관심을 가졌고, 청문회를 실시하고 국정감사 약속을 받아냈어요. 2012년 하반기였죠.

하지만 지금 국정조사 약속은 폐기됐고, 극단적 투쟁을 하지 않으면 언론은 쌍용차 문제를 거론하지도 않아요. 해고 노동자들의 절박함을 점점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느낌을 받습니다. 절망을 안겨주는 정부예요.

어쨌든 회사가 흑자전환을 하면서 신규채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사회적 합의 혹은 노-사의 극적 합의를 통한 복직은 회사로서도 좋은 이미지를 만들고 브랜드가치를 상승시키는 선택일거예요. 쌍용차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문제로 인식하는 시민들이 많으니까요.

또 하나, 전국에 흩어져있는 조합원들의 힘을 모으는 것도 중요한 일이에요. 다들 힘들잖아요. 답답함을 어디 가서 이야기하겠어요. 같은 조건에 놓인 동료들과 소통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주 토요일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50시간 동조 단식단을 모집해요. 힘을 모아주시면 좋겠어요. 벼랑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문제가 더 이상 길게 가지 않도록 말이에요.

: 정말 힘든 싸움이에요. 현 정국에서 중요한 사안이 참 많지만 당장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대한문이라고 생각해요. 노동문제는 사람 문제고 아주 구체적인 자리니까요. 여기에 오는 이들이 스스로가 그런 것들을 조금씩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많은 분들이 함께 기도하고 목소리를 모았으면 좋겠어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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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식민지·분단…한반도 '굴욕의 20세기' 벗어날 길은?

[김기협-후지이 다케시] 21세기에 민족을 '다시' 생각하라!

안은별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9-27 오후 7:13:55

 

 

2010년 8월 1일부터 만 3년에 걸쳐 546회, <프레시안>의 아침을 장식했던 연재 김기협의 '해방 일기'가 지난달 막을 내렸다. 원고지 1만 6000여 매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그 제목대로 1945~48년 해방 공간에 '타임 슬립'해 집필된 일기였던 연재는 학계와 대중 독자 양쪽에서 화제를 낳았고, 너머북스에서 같은 제목의 단행본으로 묶여(2013년 9월 현재까지 6권 출간, 10권 완간 예정)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필자 김기협은 연재를 마치며 '21세기에도 민족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세 번에 걸쳐 실었다. 글 속에서 그는 21세기에는 20세기에 겪었던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존재의 가장 큰 측면 중 하나로 '민족'을 강조했다. '해방 일기'라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 이유, 3년간의 대장정에서 건져 올린 생각 속에 왜 민족이 자리하게 되었는지는 다음에 링크된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기협의 '해방 일기' 후기 : 21세기에도 민족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지금, 누가 민족주의를 쓰레기통에 처박나?
"우리는 아직 '근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미국은 진시황, 소련은 흉노…중국의 미래는?"


<프레시안>은 이 글을 토대로, 지난 9월 2일 같은 제목의 강연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자리에는 일본 출신의 한국 현대사 연구자 후지이 다케시(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가 함께 해 김기협과 토론을 펼쳤다.

"한반도에서 민족은 어느 정도 실체를 갖춘 존재"라며 민족 정체성의 회복을 촉구하는 김기협과 "민족이란 개념은 사회정치적 산물"이라며 민족보다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강조하는 후지이 다케시의 관점은 각자의 논리를 가진 채 평행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엘리트와 대중, 혁명에 대해서도 생각을 크게 달리 했다. 그 속에서 21세기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개개인의 좌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날 저녁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니콜라오홀에서 열린 강연과 토론의 주요 내용을 지면에 옮긴다. <편집자>

 

▲ 역사학자 김기협. ⓒ프레시안(손문상)


민족주의와 무관하게 자라온 세대의 민족주의

김기협 : 3년간의 '해방 일기' 연재를 마치며, 이 긴 작업을 하게 만든 바탕이 뭘까 생각하다가 '21세기에도 민족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세 번에 걸쳐 실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이 글들의 핵심 내용을 주제로 삼을까 합니다.

글에서 제 개인사도 적었습니다만,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국어학자 이남덕)와 한국전쟁 중 돌아가신 아버지(역사학자 김성칠, <역사 앞에서>(창비 펴냄) 저자)는 그분들 세대에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투철한 민족주의자였습니다. 부모가 민족주의자면 자식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붕어빵 찍어내듯 단순히 물려받을 수 있는 종류는 아닙니다. 실제로 제 형 두 명도 민족주의와 무관하게 살았고, 저도 이제야 민족주의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야기하는 민족주의는 부모님이 몇 십 년 전에 생각하던 그것과는 내용이 다를 겁니다. 그건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조건에 의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 세대'란 1950년생인 저를 포함하여 대략 1940~7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하는데, 아마 이들이 민족주의라는 문제와 관련해 저와 비슷한 조건 속에서 자라왔을 거라고 봅니다.

1940년 이전 출생자들은 한국전쟁 전에 이미 성인이었기 때문에 민족주의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950년 이후에 성장한 사람들에겐 민족주의에 대해서 생각하고 의논할 수 있는 기회가 심각하게 제한되었죠. 민주주의나 경제 성장 등, 민족주의와는 거리가 먼 주제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즉 저는 타고나길 민족에 대해 애틋한 생각을 가져온 사람이 아니라, 제 딴에는 민족주의와 무관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노력하면서도 결국은 민족주의를 버릴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렀지요.

제가 민족주의를 말하게 된 바탕엔 근대에 대한 생각이 있습니다. '문명의 흐름'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나름의 공부를 해오면서, 늘 지상과제로 떠받들어지는 근대화, 근대라는 상태가 과연 좋은 것인가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류 대다수를 비참한 상태로 몰아넣는 대형 전쟁 등을 생각해 봤을 때 그것이 결코 행복한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근대의 본질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를 오랫동안 붙잡고 고민해 왔습니다. 몇 년 전에 집필한 <밖에서 본 한국사>(돌베게 펴냄)와 <뉴라이트 비판>(돌베개 펴냄)의 바탕과도 비슷합니다. 다만 '해방 일기'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해방 공간에서 벌어진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 이론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을 접어두고 생각을 잠시 멈추었었죠.

임시 근대와 진짜 근대
 

▲ <밖에서 본 한국사>(김기협 지음, 돌베개 펴냄). ⓒ돌베개

김기협 :

그런데 오히려 접어놓고 지내는 동안, 매달려 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길이 나타나는 것 같더군요. 무엇인가 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이루었다'고 생각한 근대는 사실 임시 근대 혹은 유사 근대였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시대 구분은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 조직 원리, 존재 양식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그것이 안정적으로 지속된 기간으로 본다는 것이 기본 전제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중세라고 부르는 시대는 농업 사회의 안정된 상태가 곳에 따라 짧게는 몇 백 년, 길게는 천 년 가까이 지속된 것을 이릅니다. 그런데 농업 사회의 적합한 체제가 안정되는 데에는 무척이나 긴 시간과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죠.

즉 농업 사회라는 것도 '농업 기술과 생산력이 이 정도 발달했으니 농업 사회가 더 편하겠다, 그러니 바꾸자' 해서 바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지요. 어떻게 보면 생산력의 급격한 증가라는 변화에 어쩔 줄 모르고 쩔쩔 매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중세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도기로 볼 수 있습니다.

농업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그 정도의 혼란기는 당연히 있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근대 체제'로 이해해 온 자본주의-민주주의 체제가 사실은 산업 사회에 가장 적합한 체제가 아니라 더 안정성 있는 체제를 모색하는 과정의 하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근대는 농업 사회의 다음 단계인 산업 사회가 안정적인 체제로 자리 잡은 시대를 말할 텐데, 근대의 역사가 짧은 동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그런 변화를 가장 먼저 겪었다는 서유럽 국가들 역시 지금까지 '안정된 체제'를 이루었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 포스트모던, 즉 탈(脫)근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죠. 이 말에는 '여태까지 근대를 누렸는데, 이제 한계/모순 직전까지 왔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근대 이후는 무엇이 될지 아직 이름이 붙어 있지는 않지만, 근대는 할 만큼 했고 이제 다음 단계로 간다는 관점이지요.

 

ⓒ프레시안(손문상)

그런데 저는 이 말이 아니라 진(眞)근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의 근대를 유사 근대(pseudomodern)로 볼 수 있는 거죠. 산업 사회가 되었다 하더라도 자연과의 관계가 안정되지 않았다면, 인간 사회의 문제도 안정을 취했다고 할 수 없는 거예요. 아직까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자원이 인간을 무한정 기다리고 있다는 환상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연-인간의 관계가 안정되었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까지의 근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시점이 70년대입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개정판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에코리브르 펴냄, 2011),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 등 환경과 자원의 한계 문제가 부각되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이 화두가 됐습니다. 아무리 산업 사회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를 지켜야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기 시작했고, 저는 바로 이때부터 진짜 근대를 향한 노력이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탈근대'를 논한다면, 20세기도 참으로 어려운 시절을 지냈는데 지금부터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빠져 있는 셈이니 정말 우울한 이야기가 되겠죠. 거기에 비해서, 여태까지는 산업 사회라는 전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혼란을 겪었지만 이제는 그런 혼란에서 벗어나 보다 안정된 체제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장래를 바라봄에 있어서 좀 더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중세의 정상 상태를 위해 겪어야 했던 혼란기와 마찬가지라는 인식을 갖는 겁니다. 우리가 내다버렸던 옛 경험을 진지하게 참고하자는 거지요.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보다 안정된 세계 체제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여태까지의 '소위 근대'를 지배한 원자론적 세계관이 아니라 유기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자론적 세계에서 개인은 파편화된 점으로 존재하지만, 유기론적 세계에서 개인의 존재 양식은 공동체-네트워크를 중요한 뒷받침으로 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거기서 제가 찾은 것이 민족의 존재입니다.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은 대체로 제가 앞서 말한, 민족주의를 생각함에 있어서 저와 같은 세대에 속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후세대에게, 조금 더 새로운 생각을 키워주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민족을 꾸준히 생각하고 아끼는 것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그것을 잘 누리는 데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자처럼 확실하지는 않아도… 민족은 실재한다?

후지이 다케시(이하 후지이) : '해방 일기'라는 기념비적 작품의 완결을 하면서 대담 상대로 저를 지명해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작업은 이 사회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죠. '자기 전공이니까' 역사에 접근한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지를 고민하고,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오늘 대화가 결론을 이끌어내지는 못할지라도, 어떤 문제의식을 안겨드릴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한일 역사가의 대화', 이런 식으로 이해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김기협 선생님이 한국사를, 제가 일본사를 말씀드릴 거라고 생각하시면 그 예상은 엇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사회 내 다른 위치에서 한국 현대사를 공부한 두 사람이 한국 사회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면 좋을까를 고민하는 대화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기협 : <프레시안>에서 오늘 대담을 '한일 (역사가의) 대결'처럼 광고해서 약간 불만스러웠는데(웃음), 후지이 선생이 말씀하신 대로 제가 이 분을 모신 것은 일본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저와 비슷한 시각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뭐랄까, 경계선 주변의 시각을 공유한다고 할까요? 정규 코스를 거친 주류 학자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현대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후지이 다케시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역사비평사

올해 초 제가 선생의 책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역사비평사 펴냄) 리뷰를 했죠. (☞리뷰 바로 가기) 이제 '해방 일기'처럼 틀어박혀서 하는 작업은 그만 두고, 다른 한국 현대사 연구자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면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가장 먼저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분이 후지이 선생이었습니다.

후지이 : 오늘 강연 주제가 '21세기에 민족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라는 것이 무너지고 개인이 파편화된 지금, 어떤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까, 결국 공동체성을 재건해야 한다, 이것이 출발선일 텐데요. 저도 공감합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강연 전에 연재하신 세 번의 글에서, 저는 '21세기에 민족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를 끝내 찾지 못했어요.

일단 한국을 민족 사회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시고, '서양 사회의 민족주의는 상상의 공동체에 불과하고, 한국에선 예전부터 역사 속에서 민족이란 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민족은 실재한다'고 주장하셨는데요. 여기에 부연 설명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윤형숙 옮김, 나남출판 펴냄)를 이야기하셨는데, 사실 이 책만큼 많은 오해를 받은 책이 없습니다. 제목만 보고 앤더슨이 '민족이란 상상의 공동체다'라고 주장했다고 오해하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또 저자는 서양인이지만, 그가 여기에서 연구한 분야는 동남아시아의 사례였고요.

앤더슨의 기본 출발점은 1970년대 말 베트남과 캄보디아 사이에 일어난 전쟁입니다. 보편적인 공통점을 가진 국가 사이에서 어떻게 전쟁이 벌어질 수 있는가, 왜 거기서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없었을까, 라는 질문입니다. 서양 민족주의를 문제 삼은 책이 아니지요. 서양에서 나온 책이기 때문에 우리 실정과 안 맞는다고 이야기되는 것도, 이 책을 둘러싼 오해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앤더슨이 말하는 요점은, 민족은 상상을 통해서만 실존한다는 겁니다. 민족이라는 게 눈에 보이면 좋겠는데 볼 수가 없잖아요. 어떤 사람이 자신이 어느 민족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할 때 존재할 뿐이죠. 그래서 앤더슨은 사람들을 스스로 어떤 민족의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다양한 장치가 존재한다고 했고, 거기에서 민족의식이 존재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여기 계신 대부분의 여러분은 '나는 한국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현행 교육 제도를 폐지하고 신문·방송 매체를 전부 없앤 뒤 50년만 지나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민족의식은 사라질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지금 우리가 민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어떤 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됩니다. 저로서는 '이 사회 구성 속에서 민족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민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라는 논리가 성립되어야만 민족주의를 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글에서는 (한국에서) 민족이 실재한다고 보시기 때문에, 이 점이 빠져 있는 것 같아요.
 

▲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실장(오른쪽). ⓒ프레시안(손문상)


김기협 : 베네딕트 앤더슨의 책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는데, '상상'이란 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오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앤더슨이 상상의 공동체라고 말할 때 상상은 나름대로 '실존'의 의미가 있는 상상입니다. 비록 의자처럼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지요. 그런데 '상상해서 만든 거니까 그것은 허구'라는 식으로 해석한 사람이 많았지요.

이런 예를 들어 봅시다. 요즘 같은 시대, 월급쟁이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형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를 생각할 일은 거의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중요할 뿐이죠. 그런데 어떤 사건이 터져서 자본주의 사회의 일반적인 거래 방식이 아닌 어떤 배려가 필요할 때, 갑자기 형제의 존재가 크게 느껴질 수 있지요.

민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대 이전의 사회, 가령 1860년대 간도 이주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조선 국왕의 통치를 벗어난 지역에서 '한국인 사회'가 형성된 적이 없었습니다. 17세기 전반에 청나라에 끌려갔던 사람들은 그곳에서 조선족 사회를 만들지 못했던 거죠. 중국어를 쓰면서 중국 사회에 동화됐습니다. 기실 그때까지만 해도 외부를 의식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큰 전쟁이나 나야 일반 백성들도 '이민족이 있구나'를 실감했지요. 그런 상태에서는 민족의식이 '잠재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니까 앤더슨은 '그들이 같은 민족에 속한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그게 대체 누구인지는 잘 모른다, 그것은 그저 상상 속의 관계다' 이런 의미로 그 말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민족이 의자처럼 확정적인 실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천년 동안, 민족국가를 이루고 살아온 범위의 사람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의식이 있다고 봐요.

앤더슨이 책에서 직접 다룬 것은 동남아시아의 경우인데, 지리적으로는 유럽보다 동아시아에 가까운 걸로 보이죠. 그러나 민족의 실체라는 면에서 보면 유럽보다 훨씬 더 멀어요.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인이 오기 전까지 자바 섬 하나 안에만 서로 다른 언어와 종족으로 이루어진 수십 개의 정치조직이 병립해 있었어요. 그것이 동인도회사의 통치라는 공통의 경험을 함으로써 인도네시아라는 국민국가로서 형성된 경우죠.

베트남의 경우 동아시아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되는데, 민족의 형성 과정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이에 대해서는 '해방 일기' 속에서도 중요하게 언급한 적이 있는데요. (☞바로 가기) 하노이 중심의 북부 베트남과 남부 사이공 지역이 '베트남'이라는 하나의 판도로 들어온 것은 19세기의 일입니다. 한국처럼 오래된 민족국가가 아닌 것이죠. 때문에 조선 반도의 남북 분단의 의미와는 매우 다릅니다. 훨씬 더 복잡하지요.
 

ⓒ프레시안(손문상)


천하체제에서 민족의식이 가능한가

후지이 : 한국이 특정 집단으로 구성된 국가라는 것이 큰 특징이긴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인데요. 하지만 민족의식이라는 것은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는 같은 동포다'라고 생각해야 성립되는 것이지 '저 사람들이 이민족이다'라고 생각하는 경험이 있다고 그 반사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문명 전통의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학식과 재산을 가진 엘리트 계층으로서의 선비와 선비 정신에 주목하셨습니다. 그런데 전 이런 질문이 듭니다. 조선의 선비들이 자기 집에서 부리는 조선인 노비와 중국의 문인을 두고, 누가 더 자기와 가깝다고 생각했을까요. 민족주의라는 차원에서 보면 전자겠지만, 실상 대부분은 후자라고 생각했겠죠. 선생님은 한국 민족의 역사로 유교 국가를 설정하시는데, 유교 사상 체계 속에서 민족이 자리할 수 있는 자리는 없습니다. 유교 국가처럼 보편적이고 문명론적인 세계에서 민족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요?

김기협 : 천하체제에는 일차적인 질서의 원리를 보편성에 두고 있기 때문에 개별성의 보루인 민족에 대해 우선적인 위치를 주지 않았죠. 그러나 이차적인 위치는 주었던 겁니다. '오랑캐'라는 말에는 기본적으로 깔보는 의미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 완전히 문명화된 지역과 문명화가 덜 된 지역의 구분과 그 사이의 관계는 인정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화이부동(和而不同)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었지요.

이런 예를 들어 보죠. 공산주의에서는 원론적으로 민족을 인정하지 않죠. 그런데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은 대장정 때부터 코민테른의 지침과는 벗어나는 입장을 취합니다. 그런데 저는 민족의 의미를 전면 부정하고 계급만을 인정하는 코민테른의 원론적인 입장에 비해서, 계급을 앞세우되 부차적으로라도 민족을 인정하는 현실적인 노선이 당시 사정에 더 적합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의 이익을 위해 교조적인 코민테른 노선이 요구되었던 거라고 봅니다.

민족에 부차적인 의미라도 부여함으로써 현실적 운용을 가능케 했던 유교적 천하체제와, '프롤레타리아에게 민족은 없다'는 식으로 인민의 민족 정체성을 부정했던 독단적인 노선의 사례를 이런 차원에서 비교해 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후지이 : 엄밀하게 말하면 코민테른에서도 계급만 앞세운 것은 30년의 짧은 시기에 불과했습니다. 그 외엔 기본적으로 각국의 민족주의를 지원해야한다고 봤고, 결국 연합전선에서 다시 민족전선으로 돌아갔지요. 현실적인 정황상 계급의식만으로는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대항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각국 공산당이 각국 단위의 활동을 해야 했던 거죠.

어쨌든 저는 이건 유교 체제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화이질서도 공간적인 개념이지요. '오랑캐'가 하나의 민족 단위라는 발상도, '어떤 민족이기 때문에 어떻다'라는 발상도 없었으며 그 위치는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한 것이었으니까요. 천하체제 속 주변부에서 '상대적으로' 민족이 고정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다소 결과론적인 이야기 아닐까요?

김기협 : 그건 여기에서 쉽게 좁히기 힘든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도 '나란히'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코민테른이 통일전선을 권장한 것은 대개 전술·전략적인 동기로 해석하지요. 1940년대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스탈린과 티토가 맞서는 사태로 이해해 보면, 티토의 입장이 표준적인 민족주의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보편성 일변도로만 봐서는 안 된다. 지역 사정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이와 비슷한데요. 저는 다른 모든 질서의 원리에 앞세워 민족주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도 천하체제도 민족의 존재를 인정했을 때 현실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처럼, 21세기에 형성되어 갈 세계 체제가 있다면 일차적으로가 아니라 '부차적으로' 민족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차원에서의 민족주의를 말하는 겁니다.

엘리트가 문제인 이유는 무엇인가
 

ⓒ프레시안(손문상)

후지이 :

그렇다면 화제의 중심을 옮겨야겠네요. 민족의 '부차적인' 역할을 인정하는 유교 국가라는 전제에서 다시 출발해 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선비 정신'을 강조하셨는데요. 과연 과거의 선비들이 고민한 천하의 법이 미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였을까요. 아까도 선비가 노비와 중국 문인 중에 누구를 더 가깝게 여길까 하는 질문을 던졌는데, 선비란 엄격한 신분제가 작동하는 가운데 존재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당연히 노비보다는 중국 문인을 생각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테고, 따라서 노비까지 걱정했을까 하는 의심이 남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의 사고방식이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공공성의 모델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지요.

선생님이 선비 이야기를 꺼내신 이유는 우리 사회의 엘리트 부재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제대로 된 엘리트가 없어서 한국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걸까요? 엘리트들만이 사회를 주도할 수 있다면,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고민은 이 사회가 신자유주의에 의해 파편화되었다는 진단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 한국의 경우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권 5년을 거치면서 지친 사람들에게 구세주를 바라는 심리가 생겼고, 그것이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며 지금의 높은 지지율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렇게 봤을 때 이 사회를 낫게 만들어 줄 존재로서의 엘리트에 대한 염원은, 박근혜 지지와 그 뿌리를 공유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대중의 힘으로는 사회를 구현할 길이 없으니 선지자적 엘리트가 나타나서 구해주어야 한다고 보는 것은 아닐까, 좀 위험하다고 느껴집니다.


김기협 : 그 둘이 어떻게 뿌리를 공유하는지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우리 사회는 관념의 지배를 많이 받는 경향이 있어요.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관념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현재보다 좀 더 나은 세계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잘 못 하는 거예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지요. 현실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는 정치·사회 체제를 오래 겪었기 때문이지요.

엘리트라는 말만 해도, 평등이라는 관념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서 반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의 상황에 얽매이지 말고 뭔가 한차례 털어야 할 필요를 느끼는데요. 한국 사회에서, 아니 동아시아 사회에서 엘리트의 존재는 꾸준히 강조되어 왔어요. 엘리트를 가르는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학식과 재산이 일차적이겠지요. 그런 사람들의 숫자는 역사 속에서 꾸준히 확대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대중을 무시하지 말라고 하는데, 무시 받는 게 더 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잡한 생각을 싫어하고, '싸고 맛있다'는 단순한 이유로만 미국산 소고기 선택 여부를 결정하고 싶어 합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까지 그 뒤에 숨은 위험성이나 정치적 문제들에 신경 써야 할까요? 전 그런 것들을 견제하는 역할은 엘리트에게 맡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거기서 자유로워야 좋은 세상이라고 봐요.

요컨대 특권을 누리는 존재가 아니라 책임을 느끼는 존재로서 학식을 가진 엘리트들은 사회의 불신에 대해서 남들보다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서구에도 젠틀맨십이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불리는, 엘리트 계층의 역할에 대한 전통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평균 이상의 학력과 소득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노력이 아주 취약해요.


후지이 : 그런데 실제로 한국 현대사를 움직인 것은 엘리트 계층이 아니었습니다. 4.19 혁명도 흔히 대학생이 주도했다고 생각하지만, 먼저 봉기한 것도 그렇고 최전선에서 희생된 것도 그렇고 대부분이 중·고교생과 길거리의 구두닦이 아이들 등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었지요. 바꿔 말하면 '미국산 소고기를 문제없이 소비할 수도 있었던' 그 사람들이 사회를 바꾸는 역사가 있어 왔고, 그것들이 겨우겨우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선생님께서 너무 한쪽으로만 한국 사회를 보시는 게 아닌가 싶고, 무엇보다 '대중을 먹여 살려주기 위해 엘리트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발상이야말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박정희를 신화로 만들어버린 원동력 아닐까요? 대학생들에게 유신체제를 물으면 민주주의를 파괴했으나 경제 성장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는 양비론이 나온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 사회가 벗어나야 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데요.


김기협 : 4.19 혁명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통념을 다시 점검해봐야 할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기본 전제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보수주의자이고 혁명을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5년 전 <뉴라이트 비판>을 쓰면서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정치적 보수주의자라고 명시를 했는데요. 곧이 들어주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논평하는 사람으로서 제 입장은 여의도나 청와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거리나 광장의 정치에 대해서도 줄곧 분명합니다. 프랑스 대혁명이나 러시아 혁명 등 혁명을 겪은 시대를 살펴보면, 그 속에 살았던 사람들이 불쌍해요. 저는 저와 같은 시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런 걸 안 겪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엘리트의 역할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겁니다. 사회를 완전히 뒤집기보다는 조금 정의롭지 못하더라도, 약간 불평등하더라도 견딜만한 정도의 일들을 겪도록 하면서 안정된 상태를 제공해 주면,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각자의 인간성을 발현하고 자기 분수를 찾아 자기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죠. 그래서 제 딴에는 공부를 하기도 하는 거고요.

 

ⓒ프레시안(손문상)


우리가 회복해야 할 공동체성은

후지이 : 자기 분수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자기 분수를 누가 정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 위에서 정해주는 대로입니다. '넌 여기 있어야 한다'고요. 자기 스스로 제 분수를 정해서 '난 이렇게 살아야겠다'라고 결정한다면 문제가 없겠죠.

이른바 자유-속박의 문제에서는 저 역시 무조건적인 자유보다는 어느 정도 속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자유는 가능하지도 않고요. 하지만 '적절한 형태와 수준의 속박'이라고 할 때 그 적절성을 누가 정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지요.

신자유주의는 1970~80년대 복지 국가의 문제를 비판하면서 등장했는데, 그 문제란 누구는 복지를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하는 걸 관료들이 결정하는 시스템에 있었습니다. 즉 관료제를 비판하면서 자유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던 것이죠. 시간이 지나서야 그게 '자본의 자유'라는 것을 사람들도 알게 되었지만, 그런 주장이 먹히는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그 당시의 복지 국가는 '사람의 분수'를 관료제가 정해주는 체제였으니까요. 어쨌든 신자유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하지만, 그것을 나오게 한 그 이전의 체제로도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자명하지요.

김기협 : 복지라든가 자유가 극단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그건 후지이 선생이나 여러분 모두 동의하시겠죠. 말씀하신 대로 각자 분수의 수준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거기에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참 많죠. 정말로 복잡한 시스템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시스템이 구축되고 운용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 조건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가령 4대강 사업에 수 십 조원의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할 때, 어떤 사람들은 그 예산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데 대해 많은 의혹과 불만을 가지고 있겠죠. 그런데 그게 우연히, 갑자기 벌어진 일인가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이 행해질 수 있는 기반 조건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복지를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를 논하기 전에, 그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에 어떤 요소들이 들어가야 하는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후지이 : 저는 거기서 비로소 공동체가 중요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수준'을 합의해 정할 수 있는 단위로서 말이죠. 이는 '그게 민족이어야 하는가'라는 비판적인 질문과 함께입니다. 훨씬 더 작은 단위의 공동체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지방 자치의 정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지방 단위로 제대로 굴러갈 수 있다면 현재의 폐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은 혁명을 싫어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게 혁명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면, 전 혁명은 그 자체에 대해 찬반을 논할 수 없는 종류라고 답하겠습니다. 혁명은 피하려 한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읽으려 해도 읽을 수 없는 사회 현상입니다. 언제든 일어날 수 있죠. 한국 사회도 그렇게 튼튼하지 않아서, 체제가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징후를 곳곳에서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일 것이고, 그럴수록 공동체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진정한 공동체성을 위해서는 민족 단위로는 무리가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더 작은 공동체성과 신뢰 관계를 제대로 구축한다면, 파국적 사태 속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가 생기지 않을까요.
 

▲ <해방일기 1>(김기협 지음, 너머북스 펴냄). ⓒ너머북스

김기협 :

저는 우리 민족처럼 민족국가로 오랜 시간 존재해온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민족 정체성'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어느 정도 실체를 가지는 것으로 봅니다. 계급 정체성을 생각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전개될 거라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프롤레타리아와 연대하는 프롤레타리아로서 자기 정체성을 가질 수 있고, 전 세계 모든 자산가와 연대하는 신자유주의자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 다 골치 아프다며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만 생각할 수도 있고요.

어떤 정체성이든 누구나 가질 수 있으며 부정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다만 그런 여러 층위의 정체성 중의 하나로서, 대규모 공동체인 (실재하는) 민족의 정체성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사회에 좋은 점이 많다는 게 저의 주장입니다.


후지이 : 결국 오늘 이야기를 좁힐 수는 없었습니다.(웃음) 저는 국민국가 시스템이 온존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민족이 돌출되어 문제가 되는 거라고 봐요. 하지만 그 모습이 당위적인 근거를 갖고 있는 건 전혀 아니지요. 혁명을 통해 전혀 다른 시스템이 생겨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민족 외에 다른 공동체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공동체에 대해 좀 더 열린 자세로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안은별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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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왜 해체되어야 하는가

<기고>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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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27 18: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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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 정보기관의 정치관여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3자회담에서의 야당대표 요구사항은 하나같이 무시 외면당했고 또 다른 야당은 3년이 넘게 사찰당하고 있었다.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지키려던 검찰총수는 임기를 못 채운 채 쫓겨났고, 사실보도, 공동보도를 생명으로 해야 할 언론은 권력집단의 공보기구로 추락되고 있다.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중단되고 ‘자본주의 바로알기’ 강의도 국정원에 제보되고 있었다. 극우이념이 역사교과서를 장식하고, 이승만찬가의 저자가 국사편찬위원장이 되고 있다. 통일운동단체들은 상시적 사찰과 압수수색 소환조사, 구속 기소되어 차례로 법정에 세워지고 있다. 마침내 공무원노조에 이어 교직원노조마저 설립취소 위협 속에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 사회진보와 민중생존권, 자주와 통일을 위한 활동은 감시의 대상이고 마녀사냥터가 되고 있다. 오직 청와대의 뜻만이 정답이고 원칙인 것으로 강제되고 있다. 바로 긴급조치시대 유신망령이 부활하고 있다.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범죄, 국정원과 경찰의 대선개입

이렇게 최근 민주주의가 사정없이 무너지고 있는 데는 18대 대선과정이 있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정치공작이 그것이다. 정보기구의 특수조직을 이용한 불법적인 대선여론조작이 감행되었다. 이에 못지않게 국정원(댓글녀)의 대선여론조작의 증거를 확보하고도 거짓수사결과를 발표한 경찰 또한 여당후보를 당선케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었다. 이 두 막강한 국가권력기관의 대선개입과 축소은폐조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범죄였다.

마침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이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에 서게 되었다. 이들이 불구속으로 기소된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했다.(촛불시위 등) 그런데 이나마 선거법위반혐의를 지킨 것만도 어찌 보면 검찰의 수사독립성 의지 때문이었다. 당시 법무장관은 선거법이 아닌 국정원법 등 위반을 고집하고 있었음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었다.

한편 국회에서는 ‘국정원 댓글사건 진상규명 국회특위 청문회’가 열렸다. 그런데 원세훈, 김용판 두 사람은 국기문란의 범죄를 부끄러워 용서를 빌기는커녕 그들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청문회선서를 거부했고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불법사실을 부인하고 있었다. 여당 청문회의원들은 하나같이 이들의 발뺌을 두둔하고 있었다. 잘못된 일을 숨기거나 아니라고 편들어 주는 행위도 범죄가 되고 있음을 그들은 모를 리 없었다. 이 또한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패였다.

이렇게 범법자들이 청문회 선서를 거부하고 대선개입과 은폐조작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어지고 있는 선거법위반 법정에서 검찰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실들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었고 증인심문을 통해서도 이를 받침하고 있었다. 경찰의 은폐조작은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일선경찰간부가 직접 증언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유권자의 힘은 이렇게 만만치 않았다. 이미 3.15부정선거에 대한 항거와 이어진 4.19혁명에서 보여주었듯이 대학가에서 시국선언과 촛불시위가 시작되었다. 분노의 촛불은 들불이 되어 전국으로 번졌고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꼬리를 물었다. 분노의 대상은 대선개입 정치공작만이 아니었다. ‘남북정상회담대화록’을 불법적으로 공개하여 여당후보를 이롭게 했고 ‘대화록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NLL>을 포기했다’는 유권해석(?)까지 하며 주제넘게 정치관여를 하고 있는 국정원에 대한 분노였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국민들은 18대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이를 은폐 조작 발표하여 누구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임명한 국정원장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그런 불법행위자에 대해 뒤늦게 ‘국정원 셀프개혁’을 요구했다. 대선개입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때 그 ‘잇단 불법행위자’에게 스스로 개혁하라고 한 것이다. 촛불시민을 분노케 한 또 하나의 오만과 독선이었다. 촛불은 무섭게 번져갔다. ‘국정원 해체’ ‘대통령 책임’의 함성이 하늘에 사무쳤다. 제1야당이 광장에서 노숙하며 촛불대열에 합류했다. ‘해체수준의 국정원 개혁’을 외쳤다. 그런 때였다.

국면전환용 공안카드,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기구 자체의 존립마저 위기에 몰린 국정원이 또 다른 민주주의 압살카드를 꺼내들었다. 분노의 촛불을 잠재우고 조직자체의 위기를 벗어나려는 국면전환용 공안카드였다. 바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이른바 ‘내란음모’조작 칼날이었다. 옛 이름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등이 정권의 위기상황 때마다 써먹던 반대세력 죽이기였다. ‘서울대생 내란예비음모사건’ ‘인혁당재건위사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은 다 같이 그런 정권위기 때의 국면전환용으로 자행되었다.

국가정보원이 꺼내든 이른바 내란음모(형법90조)혐의는 형법 87조 내란과 88조의 내란목적살인범죄를 예비 또는 음모했음을 말한다. 합법정당의 현직 국회의원에게 적용된 참으로 충격적 사태가 아닐 수 없었다. 촛불을 잠재우는 수단으로서는 그 혐의의 엄중성에 정치권은 갑자기 얼어붙고 있었다. 바로 국정원이 기대했던 결과였을 터이었다. 이후 이석기 의원 등의 구속과 국정원-검찰 조사(수사)를 거쳐 기소되기까지 불법적인 피의사실유포와 이를 각색하여 도배질한 방송·언론들로 이미 이들은 반역집단으로 여론재판되고 있었다. 실제로 새누리당에서는 이석기 의원의 의원직 제명안,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윤리위 자격심사안, 통합진보당의 해체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의 승계불가론 등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또한 국정원이 바라던 대로였다. 위에서 말한 내란음모조작사건들이 하나같이 재심에서 무죄판결 받았듯이 이후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무죄판결이 있다 해도 오늘 당장 여론재판만으로도 국정원은 촛불을 약화시키고 기구해체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꼼수였을 터이었다.(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망상일 뿐이다)

그리하여 검찰은 9월 25일과 26일에 걸쳐 이석기 의원 등에 대한 이른바 형법상 내란음모와 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7조 1항, 5항)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국회에 요청했던 체포동의안에서 제시됐던 혐의 그대로였다. 언론에 떠들던 그 무슨 ‘적국과 합세하여 대한민국에 항적’한 ‘여적죄’나 ‘반국가단체구성’ 혐의 등은 없었다. 한 달 동안 국정원과 검찰의 추가수사에서도 있지 않은 새로운 혐의를 찾을 수가 없을 터이었다.

이제 국정원이 3년 넘게 내사했다며 드러낸 이 내란음모조작사건의 압수수색과 체포, 구속·기소까지의 공안조성과정과 이들에게 들씌운 혐의내용의 부당성을 알아보고 정치관여·직권남용·인권침해로 악명 떨친 국정원이 왜 해체되어야 하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국정원이 해체되어야 하는 이유

국정원은 지난 8월 28일(29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국회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한 것을 비롯하여, 우위영 이석기 의원 수석보좌관, 김홍렬 경기도당위원장, 김근래, 홍순석 경기도당부위원장, 이상호 수원진보연대 고문, 이영춘 민주노총 고양·파주협의회 의장, 조양원 사회동향연구소 대표, 한동근 수원의료협동조합 이사장, 박민정 통합진보당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등의 집과 사무실을 이른바 내란음모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홍순석 부위원장과 이상호 고문, 한동근 이사장을 같은 혐의로 체포하고 강제 연행했다. 이어 이들 압수수색 대상자 전원에 출국금지 조치를 감행했다. 이 같은 압수수색과정은 언론들이 다투어 현장취재하며 ‘내란음모’ ‘좌경종북집단’으로 선정 보도하고 있었다. 이어 8월 30일 홍순석, 이상호, 한동근 세 사람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같은 혐의로 구속 확정되었고 9월 2일엔 황교안 법무부장관, 정홍원 국무총리, 박근혜 대통령의 연서로 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가 국회에 제출되었다. 그리고 9월 4일 국회는 28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58명 반대 14명 기권 11명 무효 6명으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야당조차도 국정원의 정치공작을 방관한 셈이다.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을 곧바로 강제 구인했고 9월 5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이 확정되었다. 그리고 9월 13일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을 ‘내란음모’ 등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한편 국정원은 9월 17일 홍성규 대변인과 통합진보당의 김양현 평택을지역위원장의 자활사업장 등 사무실 2곳을 이른바 지하혁명조직원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김석용 안산 상록갑 지역위원장, 윤용배 당 대외협력위원, 최진선 화성을지역부위원장 등의 집과 사무실을 같은 혐의로 압수수색했다.(2차 압수수색) 이어 9월 24일 통합진보당 소속 안소희 파주시의원의 집과 시의회사무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3차)

이처럼 통합진보당을 난도질하고 마녀사냥하는 동안 국정원은 이른바 ‘녹취록’이란 것을 언론에 흘리어 지하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을 근간으로 내란을 음모하고 선동했으며 ‘유류시설 폭파’ ‘국가기간시설 습격’을 모의했다는 피의사실을 무차별적으로 흘리어 여론재판을 유도했다. 이밖에 ‘이석기 의원의 변장도주’ 이석기 의원 밀입북설, 당선축하편지를 ‘충성맹세편지’로 ‘압수한 RO조직원 PC에서 폭탄제조법 파일 발견’ ‘RO조직원 공중전화기에서 미국과 중국을 통해 북과 통화’ 등 이석기죽이기의 온갖 억측보도들이 난무했다.

수원지방검찰청(수원지검)은 9월 25-26일에 걸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을 이른바 내란음모, 내란선동(형법 제90조 제1,2항)과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국가보안법 7조 1,5항)한 혐의로 공소제기했다. 앞에서 밝힌 대로 그 부당성을 짚어보기로 한다.

먼저, 이른바 ‘녹취록’의 증거가치문제이다.

검찰이 공소제기한 이른바 내란음모 등의 혐의는 대부분 2013년 5월 12일 마포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서 있었던 통합진보당 경기도당이 주관한 이석기 의원 초청강연과 여기에 참가한 경기도당 당원들의 분반토론에서의 ‘녹취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녹취록은 강연주최측이 녹취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이 불법으로 몰래 녹취했거나 (통신제한조치연장은 2010년 통신비밀보호법 제6조7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단에 반한다) 통합진보당에서 주장하듯이 국정원의 매수자가 몰래 녹취한 것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

다음으로, 만에 하나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된다 하더라도 ‘내란음모’나 ‘내란선동’ 죄가 성립될 수 없다. 바로 국토참절과 국헌문란 목적 실현의 실질적 위험성(실현가능성)이 녹취록에 있는 내용만으로는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내란을 실행할 주체가 특정되지 않고 있으며 내란의 수단·방법·시기 등이 특정되지 않았다.(김대중내란음모재심판결에서는 ‘내란음모가 성립되려면 내란의 수단·방법·시기 등이 특정돼야 한다’고 제시했음) 따라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어디에서 폭동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합의도 녹취록에조차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른바 ‘RO’(혁명조직)에 대한 실체규명이 전혀 없다. 혁명조직의 구체적 이름도 조직구성도 없는 국정원의 작명일 뿐이다. 지속적인 모임과 활동이 있었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5월 12일 모임은 급변정세에 따른 통합진보당 경기도당위원장이 임원들과 협의해 마련한 정세관련 강연회를 한 일회성 모임일 뿐이었다.

다음으로, 이석기 의원에 대한 이른바 ‘내란선동’ 혐의의 부당성이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5월 12일 모임은 경기도당위원장이 주관한 정세강연회에 초청되어 당시 긴박하게 돌아가던 북·미간 전쟁촉발의 위험성에 대한 당원들에 대한 강연이었을 뿐이다. 이 강연회에 참석한 홍성규 당대변인이 밝힌 강연요지는 ‘북미간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아주 높다’며 ‘이에 대해 평화와 통일을 지향해 온 우리 통합진보당 당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등 정세 강연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토론과정에서 일부 급진파가 의견을 냈고 온건파가 제재하는 토의에 불과했다’고 한겨레신문도 보도했다.(9월28일)

이밖에 유죄입증을 위한 북에 대한 반국가단체성, 이른바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고무·동조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한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등 혐의를 씌우고 있지만 내용자체가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해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한다.

이처럼 국정원은 조직자체의 존립위기를 맞아 국면전환용으로 이른바 내란음모라는 충격요법을 감행하였다. 진보정당을 죽이고 특수권력기구로 살아남겠다는 또 하나의 정치공작이었다. 이 같은 내란음모 정치공작은 비단 통합진보당에 대한 공안탄압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사회진보와 민중생존권에 대한, 그리고 자주적 평화통일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 대통령과 독대하는 권력기구, 대통령의 지시만을 맡고 있는 특수정보기밀수사기구로서의 국정원은 옛 이름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때부터 정치관여·직권남용·인권침해의 대명사가 되고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특수권력을 이용한 조직적인 대선개입 국가기밀인 대화록 공개 등은 이러한 특별권력기구만이 감행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불법을 용인해선 안 된다. 분노한 촛불시민이 외치듯, 국정원은 이제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해체 대상이다. 특히 유신망령 부활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원은 온 국민의 요구로 해체해야 한다.

다만 지구촌으로 불리는 오늘의 정세에 맞게 해외정보기구로만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의 민주적 통제를 받는 새로운 별도의 정보기구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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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광 스님 육성 증언]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고소한 까닭...

"나는 도살장 끌려온 한 마리 짐승
1200만원 돈봉투에 영혼 팔 수 없었다"

[적광 스님 육성 증언]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고소한 까닭... 총무원 "폭행 사실 없다"

13.09.27 20:14l최종 업데이트 13.09.27 22:16l

 

경북 포항 자장암의 전 주지였던 적광 스님은 25일 자신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포함해 1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앞서 적광 스님은 24일 서울 조계사 인근에서 1시간여 동안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서 자신이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에 대해 증언했다. 그의 육성을 살리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구술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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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광 스님이 8월21일 폭행 사건 때 병원에 입원한 기록을 설명하고 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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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행 : "도살장에 끌려온 한 마리 짐승"

우선 1분23초 동영상을 보아 주십시오.



지난 8월 21일 오후 2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청사 앞의 우정공원 입구 인도에서 일어난 납치 사건입니다. 저는 그때 기자회견을 하려고 양손에 보도자료 등 복사물이 들어있는 비닐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 10만 원을 들여서 복사한 자료에는 자승 총무원장과 관련된 거액 도박사건 의혹 인터뷰 기사와 자승 원장이 지난 4년 동안 어떤 방식으로 자기 사람을 심어왔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 작은 피켓도 들어있었습니다.

2시 정각, 기자회견을 하려고 예정된 장소에 섰습니다. 순간, 13명의 조계종 호법부 스님들이 우르르 달려들었습니다. 저는 끌려가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발버둥 쳤습니다. 많은 행인이 저의 납치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 종로경찰서 경찰관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5분여 동안 실랑이를 하다가 저는 사지가 들린 채 총무원 지하실로 끌려갔습니다. 위의 동영상에는 이 순간까지만 담겨 있습니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1층 계단. 그러니까 사람들의 동영상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 순간부터 스님들은 주먹질을 시작했습니다. 한 스님은 저의 목을 움켜쥐었습니다. 숨이 콱 막혔습니다. '찌지직' 승복이 찢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른 스님들은 발길질을 해댔습니다. 저는 팬티만 걸친 채 매를 맞았습니다. 제 몸 어딘가에서 축축한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섬뜩했습니다. 도살장에 끌려온 한 마리 짐승 같았습니다.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무렵 한 스님이 고개를 절레 흔들면서 양 손을 들어서 X자 신호를 보내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 뒤부터 폭행이 잦아들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말로만 듣던 지하 2층 조사실. 2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책상 한 개만 덜렁 놓여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본, 고문이 자행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수치스러웠습니다.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조계종 호법부 스님은 책상 위에 종이를 내밀었습니다.

"여기에다 환속하겠다고 써라."

제 손으로는 쓰지 못하겠다고 거부했습니다. 한 호법부 스님이 저 대신 환속 제적원을 썼습니다. 저는 저항하지 않고 그곳에 제 지장을 찍었습니다. 손목으로 이마에 난 피를 훔친 뒤 제 DNA, 제 피도 그 서류에 함께 찍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그 서류를 세상에 내놓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나를 협박하면서 받아낸 '환속 서약서'는 무자비한 폭행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피 묻은 승복 대신 그들이 준 개량 한복을 입고 지하 2층 조사실을 나오면서 저는 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찢어진 승복 값과 치료비였습니다. 그들은 그 돈을 주면서 합의서를 내밀었습니다. 내용을 보니 "이번 일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서류에 사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신변보호 요청 : "대통령 외에는 요청할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그날의 불미스러운 일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1년 전에 경북 영천의 한 스님이 호법부 지하 조사실에 끌려가 죽도록 맞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고 나름 준비를 했습니다.

7월 30일 종로경찰서에 가서 신변보호를 요청했습니다. 종로경찰서의 한 관계자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대통령 외에는 신변보호가 안 됩니다"였습니다. 하는 수 없이 집회 신고만 마쳤습니다. 철저한 대비를 위해 세 번에 걸쳐 종로경찰서를 다녀왔고 종로구청도 두 번 방문했습니다. 원래는 우정공원 안쪽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다가, 그 앞 인도로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21조에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설령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을 할지라도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집회를 막을 수 없습니다. 혹시 몰라서 기자회견 당일 종로경찰서에 두 번씩이나 전화를 걸어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종로경찰서 경찰관들이 보는 앞에서 저는 개처럼 끌려갔고,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조사실에서 나와 호법부 스님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간 식당에도 종로경찰서 형사가 있었습니다. 향후 종로경찰서에도 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회유 : '총무원 재무부'라고 적힌 흰 봉투에 5만 원권으로 1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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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광 스님은 폭행 사건 당시를 회고하면서 조게종 총무원장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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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층 조사실에서 나온 뒤에 숙소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머리에 통증이 계속됐습니다. 저는 그날 경기도 일산의 동국대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곳에 기자들이 찾아왔지만 제대로 대면할 수 없었습니다. 호법부 스님들이 제 병실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 진단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상기 환자 구타로 인한 상기 진단(주진단 : 흉부 둔상)으로 2013년 8월 21일 입원하여 통증 조절 등의 대중적 치료 시행 후 8월 27일 퇴원함. 입원 당시 다발성 둔상으로 인한 근육효소수치 상승되어 있어 수액 주입 등의 치료가 필요했던 상황이었음.(이하 생략)'

'2013년 8월 21일 타인에게 구타당한 이후 불면, 불안, 우울, 공포심, 과각성 등의 증상이 발생하여 상기 진단 하에 약물 치료중이나 증상 호전 미비한 상태이며, 향후 부정 장기간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

1주일 입원기간 동안 호법부 스님들의 회유가 계속됐습니다. 지하 조사실에서 작성한 환속제적원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현 자승 총무원장 체제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작성해달라고도 했습니다. 저는 거절했습니다.

호법부 스님은 1200만 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일반 편지봉투보다 약간 큰 흰 봉투 2개에는 5만 원권 신권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봉투의 겉면에는 '총무원 재무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영혼을 팔지 않겠다면서 그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에게 세 가지 요구를 했습니다. '지하 조사실을 폐쇄하고, 이번 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총무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폭행을 방조한 종로경찰서장이 사과해야 한다' 등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 가지도 그 요구가 실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의 심판을 받기로 했습니다.

#고소 : 정신과 약 한주먹씩 입에 털어놓으며...

지금도 저는 매일 정신과 병원에서 준 약을 한 주먹씩 입에 털어놓고 있습니다.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조계종에 해가 되는 '해종(害宗) 행위'를 하지 말라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 항거하는 시민들을 향해 '부디 국가의 안정을 위해 가만히 있어'라고 했던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실 저도 그날의 악몽을 잊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해종이 아니라 '애종(愛宗)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몸 아픈 것은 잠시입니다. 조계종단의 아픈 것을 도려내야 밝은 미래가 있습니다. 병든 나무는 성장하지 못합니다. 병든 부위를 도려내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저는 산속에서 웃으면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불교는 보살의 길에 있다는 대승불교의 보살도 사상. 저는 그 철학과 사상을 전파하면서 남은 생애동안 부처님 법을 널리 전파하고 싶습니다.

저는 26일 오후 2시에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저를 연행해서 감금했던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 스님들을 포함해 13명입니다. 이중에는 현 자승 총무원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승 원장은 적어도 이런 폭행 사태를 수수방관한 책임이 있습니다. 사실상 이번 폭행 사태를 교사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제게 사과를 했던 한 호법부 스님은 저에게 '한 놈을 확실히 조져놔야 종단을 비방하는 놈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말한 윗선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자승 원장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폭력사건의 발단이 된 기자회견에서 자승 스님의 문제를 비판하려고 했습니다. 불교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백양사 도박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뒤 자승 스님과 관련된 도박 사건도 폭로됐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지난 4년은 자승 원장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제게 가해진 폭력은 말할 것도 없고, 자승 스님은 골프채로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은 스님을 한 고찰의 주지로 임명했습니다. 혼인서류까지 나온 또 다른 스님이 호법부에 신고됐는데도 이를 징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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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폭행 사건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퇴원하면서 뗀 정광스님의 진단서.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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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으며 : 살인적인 폭력으로 막힌 입, 법정에서 풀겠습니다

삶도 죽음도 일장춘몽입니다. 그리고 저는 출가한 승려입니다. 위법망구(爲法忘軀). 부처님의 법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죽도록 두드려 맞은 것이 원통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때린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부처님의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폭행한 자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불교에 대한 모독입니다. 집안에 도적을 두고 가정의 평화를 운운할 수 없듯이, 가정의 평화는 집안 도둑부터 몰아내야 가능합니다.

조사 어록에 '일엽낙지천하주'(一葉落知天下秋)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낙엽 한 잎이 떨어지면 온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안다는 말입니다. 저는 이 구절의 대구로 이 말을 연결하고 싶습니다. '나 한 사람 욕심내려 놓으매 온 불교계가 조용해진다'. 바로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한 달 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은 살인적인 폭력으로 제 입을 막았습니다. 그날 기자회견에서 말하지 못한 기막힌 진실을 법정에서 밝히려고 합니다. 청정해야할 불교 도량이 총체적 비리로 얼룩져 있습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자승 스님은 총무원장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골프채로 운전기사 패고, 도박 폭로 기자 폭행...
대한불교 조계종, 도박과 폭력으로 얼룩
지난 4월2일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은 대리운전 기사에게 폭행을 한 혐의로 전북의 한 고찰 주지스님에 대해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황당했던 폭행 사건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작년 9월10일 오후 3시10분경 주지스님은 술에 취해 있었다. 고창군의 한 식당 앞 도로에서 자신의 체어맨 승용차 대리운전자에게 담배를 달라고 했다가 담배가 없다는 말을 듣자,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2번 내리쳤다. 대리운전자가 차를 잠시 세워놓고 업주에게 전화로 피해상황을 보고하자, 길이 120cm의 골프채를 들고 "죽여버린다. 이 X새끼"라고 소리치며 폭행했다.'

당시 폭행을 했던 스님은 5개월 뒤에 한 유명 고찰의 주지로 임명됐다. 지난 3월에는 스님들의 백양사 도박사건을 최초 보도한 불교닷컴 이아무개 대표가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도박과 관련된 한 스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치아 4개를 발치하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지금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조계종 종헌 9조 제 1항에는 "승려는 구족계와 보살계를 수지하고 수도 또는 교화에 전력하는 출가 독신자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승려법에는 '호적상 혼인관계나 사실혼 관계가 확인된 자'에 대해서는 제적처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계종단은 2011년에 혼인증명서를 첨부해 호법부에 제출한 한 사찰 주지스님에 대한 진정사건 처리를 미루고 있다.

 

"폭행한 적 없고, 회유하지도 않았다"
조계종 총무원, 적광 스님 주장에 반박...종로경찰서 "수사중"

[박스 기사 보강 : 27일 오후 10시 14분]

<오마이뉴스>는 적광 스님의 증언 내용과 관련 조계종 총무원과 종로경찰서측에 질의공문을 보냈고, 27일 답변을 보내왔다.

총무원은 지난 8월21일 적광 스님을 우정공원 앞에서 연행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종법에 규정된 3차례 등원 요구를 사유 없이 불응했고, 총무원 앞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하려고 해서 임의로 동행하였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또 호법부 스님들이 적광 스님을 폭행했다는 주장을 부인했으며 "1200만 원으로 회유하지도 않았고 자승 스님 지지성명을 써달라는 요청을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총무원은 폭행 가담자 징계 문제와 관련해서 "종무 집행 과정에서 제기된 사안으로 현재는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운광사미의 고소건에 대해서는 이미 사법기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바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사실관계가 규명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오마이뉴스에 보내왔다.

한편 종로경찰서측은 이 기사가 배치된 뒤인 27일 밤에 서면 답변서를 보내왔다. 경찰서측은 현장 경찰관이 연행을 저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호법부에서는 총무원 내부 문제로서 종단 내 승려를 조사하는 것이라 하였으나 계속하여 호법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종로경찰서는 또 적광 스님이 호법부에서 나와 식당에서 두 명의 형사들과 함께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뒤 "당시 사건에 대해 현재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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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현정권 이명박보다 교활하고 악랄해

대화와 전쟁소동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9/27 [09:30]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이 현 시기는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시기로 이를 방해해 나서는 민족반역자들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해 나섰다.

조선로동당기관지인 로동신문은 26일 정세론해설을 통해 “개선의 길에 들어서던 북남관계가 또다시 엄중한 위기에로 치닫고 있다. 원인은 다른데 있지 않다. 대화에 임하는 괴뢰당국의 입장과 자세가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나 대화를 통해 조성된 난국을 타개하고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민족의 출로를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남조선당국은 대화를 저들의 불순한 대결기도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하려는 입장”이라고 입장 차를 전했다.

로동신문 정세론해설은 “남조선당국은 말로는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에 있어서는 대화에 불성실한 자세를 취하면서 그 막 뒤에서 외세와 야합하여 반공화국모략과 북침전쟁소동에 열을 올렸다.”며 “대화상대방을 반대하는 남조선괴뢰패당의 군사적도발이 계속된다면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립의 감정은 고조되고 대화와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신문 정세론 해설은 “괴뢰당국의 군사적도발 책동은 북남관계개선의 근본장애”라고 밝히고 “북남관계는 민족의 운명, 조국통일의 전도와 관련된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북남관계문제는 어디까지나 동족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일체 행동을 중지해야 원만히 해결될 수 있다. 동족을 적대시하며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반 통일행위가 계속되는 한 민족의 화해와 단합, 북남관계의 개선을 생각할 수 없다.”고 전하고 “우리는 지난 기간 북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온갖 성의와 노력을 다 기울여왔다. 북남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 공화국의 노선과 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은 이미 현실을 통해 남김없이 과시되었다.”고 강조했다.

신문 정세론 해설은 “이와는 반대로 남조선의 보수집권세력은 피를 나눈 동족을 적대시하며 해치기 위한 반민족적인 대결정책에 발광적으로 매달려 왔다.”면서 “동족을 《주적》으로 대하며 대결을 추구한다면 북남관계는 어차피 파국과 전쟁의 길로 치닫게 된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분열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정세론 해설은 “남조선에서 현 《정권》의 출현이후 우리의 주동적인 노력에 의해 모처럼 마련되었던 대화분위기가 파탄되고 북남관계가 다시금 위기에로 치닫게 된 근본원인은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대결소동과 떼여놓고 볼 수 없다.”며 “알려진 바와 같이 괴뢰패당은 북남대화가 진행 중인데도 그것은 안중에도 없이 외세와 함께 대화상대방을 해치기 위한 군사적 도발책동을 미친 듯이 감행하였다. 지난 8월 괴뢰호전광들이 미국과 야합하여 북침을 가상한 대규모적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은 것도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 엄중한 것은 호전광들이 《을지 프리덤 가디언》합동군사연습의 포성이 울리는 속에 《B-52H》핵전략폭격기를 연이어 끌어들이면서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핵타격 훈련을 거리낌없이 감행한 사실”이라고 전쟁연습에 극도의 경계심을 보였다.

또한 “그뿐이 아니다. 괴뢰국방부 장관 김관진 역도를 비롯한 악질 호전광들은 겨레의 관심이 온통 북남대화와 협력에 쏠리고 있을 때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는 때에도 북의 도발사례》가 있다느니,《북의 핵과 미사일위협》이니 뭐니 하며 우리를 악랄하게 걸고들며 북남대결분위기를 고취하기 위해 피를 물고 날뛰었다.”며 “남조선괴뢰들이 대화상대방을 총포소동으로 위협하면서 전쟁위험을 극도로 고조시키는 군사적 도발에 매달리는 속에서도 북남사이의 대화가 진행되고 개성공업지구사업이 마침내 정상화단계에 들어선 것은 어떻게 해서나 대화분위기를 살려 민족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성의와 아량에 의한 것이었다.”고 북남 대화 분위기조성이 북측의 선의와 아량에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자제력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얼마전 미국과 함께 그 무슨 《북핵위협》에 대처한 《맞춤형억제전략》을 완성했다고 광고한 괴뢰당국은 그것을 10월에 열리는 남조선미국《연례안보협의회》에서 정식 발표하려 하고 있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유사시》 핵무기를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괴뢰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공식 문서화하는 이 놀음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후과를 빚어내겠는가 하는 것은 묻지 않아도 뻔하다. 괴뢰패당이 우리의 자제력을 오판하고 북남대화를 군사적 도발에 악용하면서 긴장을 고의적으로 격화시키고 있는 지금 북남사이의 대화와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질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군사적도발로 민족의 통일열망에 찬물을 끼얹으며 전쟁위험을 조성하는 것은 역대 괴뢰 통치배들의 상투적 수법이다.남조선 괴뢰들은 우리 민족의 통일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외세와 함께 대규모적인 전쟁연습을 발광적으로 벌려 정세를 의도적으로 긴장시키고 북남관계문제해결에 커다란 장애를 조성하였다.”고 규탄했다.

로동신문은 이명박 정권기간 내내 대북적대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이명박역적패당의 악랄한 동족대결정책이 북남관계에 끼친 엄중한 후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남조선 각계는 그것이 되풀이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고 있으며 현 당국이 정책전환으로 북남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남조선민심의 요구는 현 괴뢰집권세력에 의해 심히 무시되고 있다.현 괴뢰정권이 그 무슨 《신뢰프로세스》니,《대화의 문》이니 하며 마치도 긴장완화와 북남관계개선에 관심이 있는 듯이 떠들어대고 있지만 그것은 저들의 대결적 본색을 가리기 위한 한 갖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동족을 적대시하며 대결 전쟁광기를 부리는데서 현 괴뢰집권자는 이명박 역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하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신문은 “대화와 전쟁소동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상대방이 악의를 품고 총구를 들이대는데 계속 대화에 미련을 품는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우리는 북남관계의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지만 우리를 한사코 무력으로 해치려고 달려드는 자들과 마주앉을 수 없다. 현실은 북남관계의 엄중한 사태가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면서 대화를 대결소동에 악용하는 괴뢰당국의 반공화국 대결정책, 군사적도발책동의 산물이라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세론해설은 “괴뢰당국이 반공화국대결소동에 계속 매달릴수록 북남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엄중히 위협 당하게 될 것”이라며 “괴뢰들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결상태를 격화시킨다면 북남관계는 결코 개선될 수 없다. 오늘의 엄혹한 사태 앞에서 북과 남, 해외의 우리 겨레는 남조선보수패당의 군사적도발책동이 북남관계와 민족의 운명개척의 앞길에 얼마나 파국적인 후과를 미치는가를 다시 한번 절감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신문은 특히 “북남관계개선이 절박한 시대적과제로 나서고 있는 지금 누구도 그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권리가 없다.”며 “그러한 망동을 서슴지 않는 자들은 민족반역자로 락인 찍히고 역사의 준엄한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밝혀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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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의 마지막 비행

호랑나비의 마지막 비행

 
윤순영 2013. 09. 27
조회수 4추천수 0
 

 

초가을 코스모스 위로 호랑나비 마지막 향연

고즈넉한 하늘로 사랑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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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난 뒤에도 무더위가 지속되자 코스모스도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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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나비는 화사한 봄날 처음 출현했고 여름을 지나 이제 가을 햇살을 맞으며 찬란한 마지막 비행을 하고 있다. 코스모스가 이들의 작별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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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날개를 가진 호랑나비가 벼 이삭이 익어가는 넓은 평야에 날아들어 논둑에 심어 놓은 코스모스 꽃을 징검다리 삼아 잠시 쉬어간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의 여유를 만끽하며 파란 가을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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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가을 바람에 한들거리며 달콤한 향기의 꿀물을 선사한다. 그동안 애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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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호랑나비가 찾는 건 따로 있다. 어디선가 암컷 호랑나비가 날아오자 수컷 호랑나비가 반색을 하며 구애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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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따라붙자 못 이기는 척 수컷을 유인하는 암컷의 몸짓 향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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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를 위해 파란 가을 하늘 위로 높게 날아오르는 두 마리의 호랑나비. 오랜 시간 동안 애벌레와 번데기로 지내면서 온갖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 멋진 나비가 되어 다음 세대를 이어갈 사랑 비행을 시작된다. 이제 물러갈 준비를 한다.

 

 

 

호랑나비란?

 

호랑나비는 번데기로 월동하며, 연간 2~3회 발생한다. 암컷은 산초나무, 탱자나무 귤나무의 잎 뒷면이나 줄기에 알을 1개씩 낳으며, 1세대는 4월 중순~5월 하순에, 2세대는 6월 초순~7월 하순에 그리고 3세대는 8월 하순~10월 초순에 발생하는데, 1세대는 봄형, 2세대와 3세대는 여름형이라고 한다.

 

암컷은 수컷보다 조금 크며 봄형이 몸길이 20∼24㎜, 날개 편 길이 70∼75㎜, 여름형은 몸길이 27∼30㎜, 날개 편 길이 90∼105㎜이다. 봄에는 산초나무, 라일락, 엉겅퀴, 여름에는 누리장나무, 백일홍 가을에는 솔채꽃 등 여러 꽃에서 꿀을 먹는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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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회의론.무용론 광범위하게 확산"

<서울대통일연>'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사회적 공감.확산 아직 미흡

 

박근혜 정부 들어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 의식은 기대보다는 회의적 분위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200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통일 회의론과 무용론이 매우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26일 발표한 '2013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통일회의론.무용론이 매우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26일 발표한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의 평가와 기대'를 주제로 한 '2013 통일의식조사'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통일평화연구원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2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 남녀 1천200명을 유효표본으로 삼아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1:1 개별면접 조사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고 ±2.8%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일 시기와 관련해 지난 몇 년간 '통일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늘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이 응답이 25.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만큼 통일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가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더해 '5년 이내'에 가능하다고 보는 응답은 3.7%, '10년 이내'에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도 13.3%에 불과해 통일이 단기간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먼 훗날의 일이거나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지난 7년간의 조사결과, 통일의 과정과 추진속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안정적인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 10명중 6명은 '통일을 서두르기보다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이 가져다 줄 사회 전체의 이익에 대한 기대감은 48.6%로, '이익이 된다'는 응답률이 50% 수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8년 이래 5년만이며, 개인적인 이익 기대감 역시 21.8%에 머물러 2007년 이후 올해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통일 회의론과 무용론의 연장선에서 '통일 이후에 우리 사회의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낮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통일 후에 실업문제를 제외한 빈부격차, 부동산투기, 범죄문제, 지역갈등, 이념갈등 등의 문제들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0% 안팎에 불과했다.

한편,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54%)이 절반을 넘기는 했지만 압도적 다수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도 확인됐다. 지난해 조사에서 유보적 입장을 취했던 응답자가 통일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이동했던 데 반해 올해 조사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의 일부가 필요없다는 응답쪽으로 이동했다.

 

통일이 돼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같은 민족이니까'라는 응답률이 40.3%로 나타나 조사가 실시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는데, 이는 통일은 곧 민족동질성 회복이라는 논리의 사회적 설득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연구원은 풀이했다.

 

반면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라는 응답이 30.8%를 차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지난해 결과와 비교하면 '같은 민족이니까'에서 줄어든 응답이 고스란히 '전쟁위협을 없애기 위해'로 옮겨갔다.

 

이와 함께 통일 이후 국가의 정치 사회체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들이 희망하는 통일 한국의 체제로 '남한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걸 선호하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으며, '남과 북의 체제를 절충'하는 방안이 35.4%, '남북 두 체제를 각기 유지'에 16.4%를 차지했다.

 

연구원은 지난 7년간 이 응답은 일정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두 체제를 각기 유지한다는 응답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연합 또는 연방제와 같은 형태의 통일국가를 상상하는 측면과 남북 체제의 이질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강제적 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비용과 갈등을 회피하려는 또 다른 측면이 혼재해 있는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에야 그 개념과 목표, 추진원칙 등이 확정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확산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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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사태, 공작정치 냄새가 짙다"

[남재희 인터뷰]<7> "朴대통령, 권모술수 버리고 덕치의 외피를 입어라"

임경구 기자,이재호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9-27 오전 8:16:17

 

 

트라우마일까? 아니면 고도의 정치 전략? 복지 공약 후퇴 논란에도 '증세 없는 복지'를 부여잡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알 길 없는 속내를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두 갈래로 살폈다.

먼저 트라우마. 1977년 박정희 정부는 부가가치세를 신설했다. 그에 대한 조세저항은 이듬해 총선에서 공화당의 패배로 이어져 박정희 정부 몰락의 도화선이 됐다. 남 전 장관은 "세제 문제를 잘못 다뤄 박정희 정권도 몰락을 했는데, 이번에도 증세를 잘못 다루면 내년 지방선거 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증세에 대해 엄청난 알레르기 증상이 그런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는 정치 전략. 남 전 장관은 "야당과 국민 여론이 증세로 기울면 그 때 국민의 반발 없이 증세로 돌아가서 복지를 하겠다는, 그런 정략적 차원도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야당과 언론이 증세론을 키우고 그에 따라 국민여론이 숙성하면 정치적 위험부담이 큰 증세를 비교적 안전하게 추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증세에 대한 대국민 교육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박근혜 정부의 속내가 후자 쪽이라면 그나마 솔깃하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니까. 하지만 이상한 대목이 있다. 박 대통령이 증세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면 상식적으로 첫 단추가 돼야 할 대기업들의 법인세 인상에는 왜 그리 완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을까? 남 전 장관은 "그렇게 되면 저항이 생긴다.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 낮춘 것은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 증세를 하려면 먼저 상층에 대한 증세로 가야 한다. 논리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남 전 장관은 "복지 문제를 경제가 어렵다고 연기하면 하층 사람들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그래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가 안 좋다고 복지를 미룬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에 대해선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냐"고 되물었다. 남 전 장관은 "혼외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문제는 매우 부차적인 것이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전개되는 과정에 너무 공작정치적인 냄새가 짙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분위기를 만들어 간 것은 그 사안을 고발하고 기소한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이라고 했다.

공작정치의 냄새를 짙게 풍기면서까지 박 대통령이 이 일에 무리수를 두는 까닭은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건에 대한 강한 부정에서 연원한다. 남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얻은 48%를 "무서운 숫자"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 불과 3%포인트 차이. "박 대통령이 만약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인정하면 부정 선거, 부정 대통령, 가짜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올 수 있다"며 "결국 그걸 인정해버리면 박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정통성이나 정당성에 흠집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

남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 "여우와 사자만 남았다"고 했다. 청와대의 공안검사(김기춘 비서실장), 국정원의 군인(남재준 국정원장)을 비유한 말이다. 남 전 장관은 "여우와 사자, 즉 권모술수만 설치는 형국은 너무 불행하지 않나. 그래서 우려스럽다. 권모술수가 아니라 덕치로 넘어가야 한다. 정권에 덕치의 외피를 좀 입혀야 한다"고 고언했다.

다음은 기초연금 후퇴에 관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나온 직후인 26일 오후에 가진 남 전 장관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경제 어렵다고 복지 연기하면 부담은 하층민에게 간다"

프레시안 : 노인 기초연금 문제로 박 대통령이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공약 후퇴는 아니라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내걸었던 핵심적인 복지공약이 무너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남재희 : 한 마디로 얘기하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는 것 아닌가? 복지를 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증세 없는 복지를 하려니까 자가당착이 된 것이다. 세금은 전문가들한테 들어보면 참 어려운 문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세금을 올리면 될 것 아니냐고 하지만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만 해도 민주당 정권 때 복지 공약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증세를 못했다. 우리의 부가세에 해당하는 소득세 인상을 못하고 민주당 정권은 단명을 하고 무너졌다. 이후에 들어선 자민당 정권이 지금 세금 인상 문제를 실행하겠다는 건데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도 후보일 때는 좀 쉽게 생각한 것 같은데 막상 정권을 맡고서 예산, 세제 등을 다 검토해보니 증세하기도 어렵고 현재의 재원 가지고는 복지를 감당하기도 어렵고, 그래서 아마 이번에 조치가 대단히 고민 끝에 나온 산물이 아닌가 싶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20.2%라고 한다. 그런데 2010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조세부담률 평균이 24.6%이다. 여기서 OECD 평균 수준으로만 조세부담률을 올려도 매년 60조 이상의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럼 재원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시행했던 10대 기업의 법인세 감면을 회복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10대 기업이 3년 동안 감면받은 액수가 8조 5천억이라고 하더라. 그럼 이명박 정부가 줄였던 법인세 감면을 회복만 시켜도 재원이 마련되는 것이다. 이건 저항이 있을 수가 없을 것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를 감면하면 적하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경제학자들을 비롯해 적하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다. 결국 적하효과 없이 대기업들만 도움을 준 셈이 됐다. 그러니까 우선 이명박 정부가 감면한 것을 회복시키면 국민 저항도 적고 용이하게 재원을 충당할 수 있다. 간단한 일반 상식으로도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증세 조치도 안하고, 증세 없는 복지를 하려니까 이러한 상황을 맞는 것이다.

최근 어떤 분이 박정희 대통령 말기에 부가가치세를 신설했던 이야기를 하더라. 박근혜 7인회 참모 중 한 사람인 김용환 전 재무장관이 재직했던 1977년의 일이다. 당시 국민들에겐 부가가치세가 생소했지만 국제적인 안목에서 보면 다른 나라에도 있는 합리적인 세제였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준비기간이나 설득기간을 충분히 안줘서 그런지, 그 결과 박정희 정권이 1978년 총선에서 야당에 1.1%포인트 차로 졌다. 이 패배가 공화당 정권 몰락의 하나의 중대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물론 공화당 정권 몰락에는 이외에 다른 이유도 많긴 하지만 우선적인 원인을 꼽아보면 부가가치세로 인한 총선에서의 1.1% 차 패배를 들 수 있다. 이것이 야당 성향의 국민들에게 기세를 올려주고 공화당과 지지 세력을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 이게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종의 트라우마가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더라. 세제 문제를 잘못 다뤄 박정희 정권도 몰락을 했는데, 이번에도 증세를 잘못 다루면 내년 지방선거 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증세에 대해 엄청난 알레르기 증상이 그런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정략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서 오히려 국민여론을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국민이 증세를 받아들이는 심리적 상태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증세를 안 해 복지를 제대로 못한다는 인식을 심으면, 앞으로 언론도 증세 쪽으로 기울어 질 것이고 국민들도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일종의 교육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또 야당도 증세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이렇게 야당과 국민 여론이 증세로 기울면 그 때 국민의 반발 없이 증세로 돌아가서 복지를 하겠다는, 그런 정략적 차원도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두 가지다. 증세에 대한 트라우마와 정략적인 측면에서 증세에 대한 대국민 교육효과를 노린 것이다. 야당이 증세를 지지하고 찬성하고 나오는 상태에서 증세를 하면 큰 저항 없이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OECD 평균까지는 증세를 해야만 한다.


프레시안 : 박 대통령의 그간 발언을 돌아보면 마지막 수단으로 증세를 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던 적이 있고, 국민대타협위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일종의 조세타협위원회 같은 것이다. 말씀대로 여기서 증세론이 확인되면 증세를 추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상식적인 증세의 순서는 법인세 감면 철회가 먼저라고 한다면, 박 대통령이 3자회담에서 이에 대해 완강한 거부 의사를 밝힌 건 증세의 입구를 틀어막은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남재희 : 그렇게 되면 저항이 생긴다. 이명박 정부 때 법인세 낮춘 것은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 증세를 하려면 먼저 상층에 대한 증세로 가야 한다. 논리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속도조절을 언급하고, 경제민주화 대신 대기업들의 법인세를 현행으로 유지하겠다는 부분에서는 경제 및 복지 정책이 완전히 유턴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

남재희 : 그렇게도 볼 수 있다. 현재 방식대로 나간다고 한다면 우려스럽다. 지금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되고 있는데 장관까지 지냈던 모 인사가 상당히 걱정을 하더라. 양극화가 너무 심화돼서 자기가 보기에도 불행하다는 것이다. 경제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복지정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전문가는 지금의 복지정책이 소비성 복지라고 한다. 바로 경기회복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전부 구매로 이어지는 금액이니까 그것이 오히려 경제를 자극하고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인들 좀 도와준다고 해봐야 그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전부 도로 시장에 나온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보류하더라도 이젠 복지를 해야 한다. 재분배를 해서 조금이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좀 도와줘야 할 필요는 있다. 조금이라도 고통을 완화시켜줘야 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박 대통령이 공약 파기는 아니라고 했다. 임기 중에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의지를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복지는 의지보다는 재원이 문제다. 박 대통령이 세계 경제 상황과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는데, 경제 여건이 주관적 희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서 이것은 사실상 공약 파기에 대한 면피성 해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남재희 : 복지 문제를 경제가 어렵다고 연기하면 하층 사람들의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것은 예측하기 참 어려운데 현재로서는 좋게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경제가 어려우면 그 부담이 하층 사람들에게 간다. 그래서 어려울수록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가 안 좋다고 복지를 미룬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채동욱 사태,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나?"

프레시안 : 최근 민주당 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에 여우와 사자만 남았다"고 말씀하셨다.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와 관련한 그 진단이 인상에 남았다. 채 총장의 도덕성 문제는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남재희 : 여성들에게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채동욱 검찰 총장 문제에서 혼외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문제는 매우 부차적인 것이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전개되는 과정에 너무 공작정치적인 냄새가 짙다. 그게 우려스럽다. 혼외자식이 있다면,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동안 사건의 전개과정을 보면 정보·공작정치 냄새가 너무 짙어서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프레시안 : 공작·정보정치라고 하시면 여기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추론의 전제가 설명돼야 할 것 같다.

남재희 : 대개 어떤 사건이 나면 몇 년이 지나야 진상이 밝혀진다. 어느 때는 10년은 가야 밝혀지는 것도 있고 미궁에 빠지는 것도 있다. 그런데 국민의 심증이 대개는 정확히 맞는다. 내가 접촉하고 판단하는 국민의 심증이라는 것은 이건 분명히 정보정치, 공작정치의 결과물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 증거를 대라고 하는데 증거대기 참 어렵다. 증거는 시간이 지나야나오니까.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로서는 가장 곤혹스러운 게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이고, 그 연장선상에서 관련자들에 대해 채동욱 총장의 검찰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밉보이지 않았겠냐는 추론에 일리가 있다는 것인가?


남재희 : 그럴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라고 분위기를 만들어 간 것은 그 사안을 고발하고 기소한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채 총장이 사표를 냈는데 또 수리를 안 하는 이상한 상태까지 된 것이다. 그럼 이런 것이 사회 분위기나 재판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이 사건이 재판 사상 큰 사건으로 남을 것 같다.

프레시안 : 채동욱 총장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황으로만 보자면 석연치 않은 일들의 연속이다. 게다가 국정원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3자회담을 했을 때도 책임질 일이 없다고 했다.

남재희 : 최근 윤보선 씨의 측근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1963년 박정희 장군과 윤보선 전 대통령과의 첫 대결에서 양측 표차가 15만 표였다. 이건 아슬아슬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측근이 그 때도 부정개표가 있었다고 하더라. 어느 지방에서는 윤보선 표가 너무 많이 나와서 경찰서장이 야당의 지역 지도자를 붙들고 통사정을 했다고 한다. 자기 목 날아간다고. 그래서 비슷하게 표수를 만들어서 냈다고 하더라. 조봉암과 이승만 대통령이 두 번째 붙었을 때 어마어마한 개표부정이 있었다. 그건 정보기관 사람들이 나에게 얘기한 것이다. 조봉암 표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한다.

1963년 당시 박정희 장군은 공명선거를 하자고 했다. 그 의지는 분명했다고 본다. 그러나 군 강경파들은 윤보선 대통령이 당선되면 다시 뒤집어 엎겠다고 한 것이다. 살벌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공명선거 하자고 해서 15만 표 차이가 나온 것인데, 그랬는데도 부정은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48%의 지지를 받았다. 이건 어마어마한 숫자다. 전라남·북도 합쳐봐야 경상북도·대구 정도에 그치는 영남패권사회다. 수적으로 우세하지 않나. 또 선거에서 여당은 항상 프리미엄이 있다. 그러니까 동점이면 사실은 여당이 졌다는 이야기다.

문재인 후보의 득표가 48%인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MB의 국정원이 선거개입을 했다고 하면, 그것을 어떻게 수량화할 수 있나? 결국 그걸 인정해버리면 박 대통령의 당선에 대한 정통성이나 정당성에 흠집이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으로서는 거기에 강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철저하게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원세훈 전 원장이 기소됐는데도 박 대통령은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해야 정통성 손상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아직도 정치후진국인데 장난질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48%라는 것이 무서운 숫자라는 것이다. 무서운 숫자니까 박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하는 것이다. 만약에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인정하면 부정선거, 부정대통령, 가짜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올 수 있다. 아주 강렬한 부정이 현실과는 부딪히는 것이다. 원세훈 전 원장은 기소되고 권은희 수사과장이 결정적인 이야기를 했고 등등.

거듭 말하지만 진행 과정에서 공작·정보정치가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너무 비정상적이지 않나.

프레시안 : 사표 수리를 하지는 않았지만 채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사자와 여우만 남았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남재희 : 국가라는 것은 폭력의 독점이다. 그 핵심은 군대와 경찰이다. 국정원은 군대와 경찰의 잡종, 일종의 하이브리드다. 세상이 바뀌면서 적나라한 폭력으로만은 어렵다, 권모술수를 써야 하는 쪽으로 변화됐다. 즉, 경우에 따라 여우가 재주도 부리고 사자가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마키아벨리 이론 아닌가. 하지만 (현대정치가) 그것만으로도 안 된다. 공자, 맹자가 이야기했던 덕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숙녀다. 숙녀의 우아함이 있다. 그 때문에 국가와 정부가 아름다운 것으로 됐는데, 공안검사 출신과 군 출신이 청와대와 국정원에 포진하면서 사건을 전개시켜 나갔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의 숙녀로서의 우아함도 날아가 버렸고 공자와 맹자가 이야기 했던 덕치도 어디로 갔는지 없다. 공안검사와 군 출신의 권모술수만 너무 적나라하게 나타나서 박근혜정부가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라는 무서운 조직을 갖고 있어 공포의 대상도 되고, 아주 어두운 면이 있었다. 반면 경제발전을 했던 밝은 면도 있다. 그건 17년을 집권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5년 단임이고 벌써 반년이 지났다. 또 앞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대처럼 경제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는 경제는 계속 어렵고 여우와 사자, 즉 권모술수만 설치는 그런 형국은 너무 불행하지 않나. 지금 모습만 보면 권모술수를 통해 조이는 것밖에 없다. 그래서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권모술수가 아니라 덕치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정권에 '덕치'의 외피를 좀 입혀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덕치의 일환으로 야당과의 관계도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추석 전 3자회담에서 야당을 끌어안지 못했다. 야당은 더 강경해졌다. 이런 식이라면 정기국회에서 입법과제와 예산 처리가 급한 정권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남재희 : 지난번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 리더십을 시험기라고 했다. 이번에 다시 평가하자면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은 성공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고 본다. 김 대표가 장외투쟁을 접고 원내로 들어가는 것은 정해진 순서라고 본다.

3자회담이 단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여야관계는 몇 번의 고비가 있는 것이다. 단박에 타협되고 그런 것이 아니라 길게 생각해야 한다. 야당에서 정부에 누구보고 책임지라고 할 때마다 책임지면 정권이 정신을 못 차린다. 좀 버티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버티다가 하나 양보하고, 그렇게 나가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지난 3자회담과 민주당의 원내복귀, 이런 것들이 특별히 이상하진 않더라. 일부에서 김한길 체제의 원내복귀를 비판적으로 말하기도 하던데, 정치란 몇 번 서로 여야 간에 부딪히다 보면 크게 타협할 때도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계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재희 : 이번 정기국회에서 뭔가 있겠지. 정기국회 안건들을 처리하는데 국회선진화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의석수에서도 민주당은 막강한 야당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부터 의사진행이 봉쇄될 수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도 그동안 청와대에서 물을 좀 먹은 것 같은데, 또 그만한 인물도 없는 거 같다. 정기국회 진행 과정에서 황 대표에게 힘이 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 : 야당과 청와대가 직접 부딪히면서 새누리당이 중재를 한다거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황우여 대표를 중심으로 정국을 안정적으로 끌어가는 모습은 미약했다. 일부에서 새누리당이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남재희 : 우선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가 일단락이 되어야 한다. 박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없는 선에서 일단락이 되면 숨통이 트일 것이다. 황우여 대표가 판사를 해서 그런지 그 안에서 좀 괜찮은 사람 같다.
 

ⓒ프레시안(최형락)


"전교조 조이기, 정보라인이 조절했나?"

프레시안 : 교학사 교과서 문제, 김무성 의원의 역사 모임, 이승만 예찬론자의 국사편찬위원장 내정 등 정부와 새누리당을 포함한 보수 진영 전체가 역사문제에 만큼은 우경화로 치닫는 것 같다.

남재희 : 국편위원장 얘기는 말을 좀 아끼고 싶다. 다만 김무성 의원은 일본 자민당 극우파를 흉내 내는 것 같다. 대권생각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우파논리를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일본 자민당은 야스쿠니 신사, 위안부 문제, 전쟁책임 문제 등을 내세우는데 김 의원도 그렇게 해서 우파세력을 규합하려는 것 같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慎太郎)와 같은 정치인과 비슷한 행태다. 걱정스럽다.

프레시안 : 정부가 전교조에 대해서도 강한 압박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남재희 : 이번 정권은 노조 쪽을 상당히 조이는 것 같다. 전교조 문제도 양론이 있는데 나는 ILO를 기준으로 삼는다. ILO가 UN보다 훨씬 역사가 길다. 그래서 UN이 산하기구로 ILO를 인정한 것이다. ILO는 권위를 가진 국제 노동기구다. ILO는 전교조를 법외로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ILO는 해직자 및 실직자가 좀 있어도 괜찮다고 한다. 전교조의 합법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도 그래서 아무말 없었다. 그런데 노동부 국장급이랑 전교조는 합법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상호 묵계가 되어 있었는데 정보라인에서 조절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판단이 어려우면 일단 ILO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단수노조만 인정했던 시절에 ILO는 단수노조가 비민주적이니 복수노조 인정하라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 연합체만 인정하다가 기업체도 복수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ILO가 제시한 기준이 맞는 것인데 이 원칙에 거꾸로 가고 있다. 이 말은 곧 노조를 조이겠다는 것이다.

 
 
 

 

/임경구 기자,이재호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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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만에 나온 중간수사 발표,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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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3/09/27 08:47
  • 수정일
    2013/09/27 08: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내란음모' 사건 무리한 수사?... 변호인단 "무죄 확신"

13.09.26 14:45l최종 업데이트 13.09.26 18:14l
김도균(capa1954) 소중한(extremes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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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수원지검 검사장이 26일 경기도 수원 수원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 혐의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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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 맞은편에서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과 당원들이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에 맞춰 이석기 의원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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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6일 오후 5시 53분]

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합진보당 내 지하혁명조직(RO)을 구성해 폭동을 모의한 혐의 등으로 26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구속기소하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원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최태원)는 이날 오후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 의원을 형법상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이적동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홍순석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 한동근 전 수원시위원장 등은 같은 혐의로 지난 25일 기소됐다.

이날 검찰은 이례적으로 김수남 수원지검 지검장이 직접 수사결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은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서'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은 없었다. 그동안 언론에 알려졌던 '반국가 단체구성'이나 '여적죄' 등의 혐의도 적용되지 않았다.

김 지검장은 이 사건에 대해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지하혁명조직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RO는 폐쇄적 조직으로 북한의 대남 투쟁 3대 과제인 '자주·민주·통일'을 활동 목표로 하고, 행동 강령에서 김일성 주체 사상을 조직과 사업 전반의 지도 이념으로 삼고 있어 내란 음모와 선동 혐의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RO가 2004년 적발된 민혁당과 인적 연관성과 조직운영상의 유사점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지하혁명조직이라고 판단했다. 민혁당은 지난 1992년 '강철'로 알려진 김영환씨 등이 북한의 지시와 지원을 받아 결성한 지하당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5월 이른바 'RO' 조직원 130여 명과 가진 비밀회합에서 통신·유류시설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이 자리에서 한반도 전쟁 상황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국가 기간시설을 타격하거나 폭동을 수행하기로 모의하는 등 내란음모를 꾸몄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북에서는 모든 행위가 애국이고, 남에서는 모든 행위가 반역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북한 핵실험, 선군정치 등을 찬양하는 등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했으며, 이적 표현물을 다수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RO 조직원들이 권역별로 통신·철도·유류 등 국가기간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의하는 등 혐의가 인정되고, KT 혜화지사, 평택 LNG 기지 등 구체적인 타격 대상을 거론하고, 인터넷을 통해 총기 제조법, 폭탄 제조사이트를 지목한 점으로 보아 실제 실행에 옮길 위험성도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이 평소 도청탐지기를 소지하며 수사에 대비하고, RO의 총책으로서 전쟁 상황에 대비한 전담 경호팀의 경호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과 국정원이 압수수색 이후 한 달 가까이 수사를 벌였지만,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외의 새로운 범죄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사실상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법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검찰이 수사 중이라 밝히지 못한 부분도 있을 텐데, 언론에 알려진 녹취록 이외에 추가 증거를 얼마나 더 확보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 "결정적 증거 없어 무죄 확신"

한편 이 의원의 '공동변호인단'은 "이 의원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공동변호인단 단장을 맡고 있는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오후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가 끝난 4시께 수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공소제기에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무죄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기소된 내용은 녹취록에 기반하고 있다"며 "내란음모죄가 성립되려면 북한과의 연계성, RO조직의 실체와 체계, 내란의 수단, 방법 등이 특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소사실에는 북한과의 연계성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며 검찰의 공소제기가 터무니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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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의원. 지난 4일 저녁 국정원 직원들에 의해 강제 구인돼 수원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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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 지검장의 수사결과발표 발언 전문.

사건개요

수원지검과 국가정보원은 2010년 5월경 제보자 신고로 통진당 당시 민주노동당 내부에 지하혁명조직 알오가 활동중이라는 수사단서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 통화내역, 이메일 확인 등을 통해 알오의 활동을 추적. 그러던 중 2013년 5월경 알오 조직원들이 북한의 전쟁도발에 호응해 국가 기관시설 파괴 등 폭동을 음모한 사실 등을 확인했으며 핵심관리자 10여명의 주거지 압수수색 통해 604점 압수물을 분석해 다량의 증거물 확보.

그에 따라 총책인 이석기 비롯해 핵심 과계자 4명 구속 수사한 결과 피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며 서명날인까지 거부하고 있으나 각종 녹취록, 압수된 문건과 디지털 증거에 비추어 알오의 실체와 비밀회합에 관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어제 홍순석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오늘 이석기를 구속 기소.

공소사실요지

이석기에 대한 기소요지는 2013년 5월 당시 전쟁상황이 임박한 것이라는 인식하에 물질적, 기술적 준비를 지시하고 국가기관시설 타격 등 폭동을 수행하기로 모의하여 내란 선동 및 음모를 하였고 북에서는 모든 행위가 애국이고, 남에서는 모든 행위가 반역이다는 취지로 발언해 북한 핵실험, 선군정치를 찬양하는 등 반국가단체 활동 찬양, 동조했으며 이적표현물을 다수 소지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홍순석 등 3명도 내란 음모, 반국가단체 찬양 동조와 이적표현물 소지반포로 등으로 기소했다.

수사결과 확인된 알오의 실체 및 주요활동을 발표. 2003년 8월 이석기 가석방 출소 전후 영도체계, 사상 학습과 검열 등 한층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지하혁명 조직을 구상하였고, 이 알오 조직은 민혁당과 유사점 갖고 있는 것을 확인. 즉 알오는 민혁당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에 동조하고 북한의 대남투쟁 3대 과제인 자주, 민주 통일 활동 목표로 설정하여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는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기로 기획하고 있고, 그 전단계인 혁명준비기에는 조직원사상학습 실천투쟁 등을 통해 조직 관리하며 결정적 시기에 대비하는데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목적.

또한 알오는 강령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이 조직과 사업의 주도 이념임을 명백히 하고 있고,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의식화 된 사람만 조직원으로 받아들이며, 조직의 우두머리를 김정일 비서 동지라 선언하고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 영화 등을 교재로 주체사상 학습을 전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엄격한 지휘체계 구축 한편, 보안 수칙 강조. 알오는 총책임 이석기를 보위하고 그 지시에 철저히 복종하는 영도 체계를 갖추고 있고, 각정 보안 수칙을 세밀히 규정하고 조직원들은 이를 철저히 준수했다.

한편 국회를 사회주의 혁명투쟁의 교두보로 인식하고 2012년 4월 이석기는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진출. 이석기는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주한미군 관련 자료등 다수의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과

2013년 접어들면서 북한 장거리미사일, 핵실험 정전협정 무효화 등 군사적 위협상황 계속. 그에따라 이석기는 2013년 5월 10일 130여명 모여 비밀회합을 했다. 그날 이석기는 전쟁상황 전제하며 새로운 전환 시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혁명적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다가 일부 조직원의 태도 등 지적하며 바로 해산을 지시했다. 그런 다음 이틀만에 다시 전 조직원 소집령 발령해 5월 12일 강당에서 130여 명 모여 2차 비밀회합을 가졌다. 그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전쟁에 대비한 물질적, 기술적 준비 및 토론을 지시하고 홍순석, 이상호 등은 권역별, 부문별 토론 통해 국가기관시설 파괴 등 모의하고, 토의 결과 발표.

이석기는 마무리 발표를 통해 대남폭력혁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참석자들에게 총공격의 명령이 떨어지면 각 동지들이 각 초소에서 창조적 발상으로 임무를 수행하라는 발언, 회합 마무리했다.

피고인들의 행위는 주체사상 추종하고 알오 조직원들이 비밀리에 일사분란한 지휘체계 통해 회합하고 총책 이석기가 전쟁상황이란 정세 판단 하에 발언한 후, 국가시설 파괴 구체적으로 모의. 국가기관시설에 대한 파괴는 전형적으로 사회혼란 획책하고 구체적인 타격대상 거론하면서 그 방법으로 인터넷상 총기 제조법, 폭탄제조 등에 주목한 점에 비춰 그 행위의 가능성과 위험성도 매우 크다.

또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 조직원들이 사회 혼란 획책은 더 큰 문란 목적도 뚜렷해 내란 선동음모에 해당하는 명백한 행위이다

향후 수사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획책한 사건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국정원은 향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진행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 또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수사로 근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다만 자수하면 국가보안법과 형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감경, 면제하는 등 그 정상을 참작. 상세한 수사결과는 배포해 드린 중간수사결과 발표자료를 참조해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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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파기' 말장난 박근혜, 박수치는 새누리당

'공약파기' 말장난 박근혜, 박수치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이 9월 26일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공약에 관련하여 '죄송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 기간 공약했던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이 소득 하위 70%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20만원 차등 지급하겠다는 수정안을 확정했습니다.

대선 공약이 파기됐던 부분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저를 믿고 신뢰해주신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죄송한 마음'이라는 표현과 다르게 '기초연금안이 도입되면 기초연금 대상자의 90%인 353만명이 20만원을 받게 된다'고 하면서 '일부에서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손해라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변명이 합당할까요? 아닙니다. 이것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연금이 시행되면 대상자가 353만명이 된다고 했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 대한민국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노인가구는 236,617 가구(2012년 통계)입니다. 대략 40만명인데, 이들이 기초연금을 받으면 그 금액만큼 공제된 생활비를 지원받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들은 아예 기초연금을 신청하지 않고 포기합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손해 본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박근혜 대통령은 주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전형적인 유체화법입니다.
 

 

 

 

기초연금 대상자인 노인들은 대부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5년 미만입니다. 그러나 현재 50대 이하가 2028년도에 기초연금을 받으면 대부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으로, 결국 기초연금이 줄어듭니다. 완전 조삼모사로 지금 당장만 적용되는 궤변에 불과합니다.

대통령이 청와대에 국무회의에서 실제 생계가 어려운 노인은 외면하고, 지속가능한 기초연금의 실체가 아닌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국민에게 말장난을 친 것입니다.

' 박수치는 새누리당, 대통령의 보디가드 조중동'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대선 공약 파기에 따라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데, 책임져야 할 새누리당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공약 축소가 당연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에서는 9월 26일 '글로벌 경제위기의 향방과 한국경제의 활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와 여당이 너무 경직된 약속 지키기에 빠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복지 공약의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장했던 '복지공약 수정 불가피론'을 옹호하면서, 국민에 대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라고 강조하는 강봉균 전 장관의 발언은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로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9월 27일 오늘 조선,중앙,동아일보의 1면은 2014년 예산 적자를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조중동 신문이 <적자>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나라에 돈이 없는데, 어떻게 복지를 할 수 있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수정 불가피론>을 옹호하기 위한 밑밥입니다.

동아일보는 <복지공약 예산 줄이고도 내년 26조 적자>를 통해 복지공약 예산을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아예 한술 더 떠서 <재정적자 88조, 증세없는 복지될까>라는 기사에서 재정적자를 2017년까지 늘려 88조로 부풀리고, 이럴 경우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합니다.

증세하면 당연히 국민은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부자들은 세금을 내기 싫어서,서민들은 매번 증세해도 월급쟁이들만 세금을 정확히 징세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공약을 남발했다는 질책이나, 집권하고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지 않은 문제점은 사라지고, 오로지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충심을 조중동은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 MB 공약 파기 때는 그렇게 난리 치더니'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에서 <세계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현재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세수부족이 큰 상황이고, 재정건전성도 고삐를 쥐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라고 변명을 늘어 놓았습니다.

2011년 대구를 방문한 박근혜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국민과 약속을 어겨서 유감스럽다,국민과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예측가능한 정치가 된다>면서 MB를 비판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신공항 백지화를 비판하는 이유가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인 입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MB를 비난하자, MB는 다음날인 4월 1일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를 했습니다.

앞서 아이엠피터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근혜 복지공약 수정 불가피론>을 옹호하며 박수를 치고, 언론도 재정적자를 앞세워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고 견제할 세력이 아무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정치는 신뢰다. 약속이 무너진다면 앞으로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무슨 약속을 할 수 있느냐, 이는 결국 당의 존립문제>-2009년 박근혜 의원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겠습니다.>-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박근혜 대통령은 <약속>을 강조하며 청와대에 입성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지킨 약속이 얼마나 됩니까? 벌써 약속이 무너졌는데, 그녀가 다시 약속을 한다고 그 누가 믿겠습니까?

대선 기간 <세상을 바꾸는 약속>을 강조했던 박근혜 후보의 말은 '대선 기간에 대선 후보가 했던 약속은 공약을 지키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지 않겠다면, 국민은 특별법을 만들어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은 1년 이내에 강제 사퇴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법이 없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대선은 <콩가루 대선>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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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빙하기 야생동물의 피난처였다

한반도는 빙하기 야생동물의 피난처였다

 
조홍섭 2013. 09. 25
조회수 4542추천수 0
 

너구리, 다람쥐, 참개구리 등 한반도서 춥고 건조한 빙하기 피했다 다시 확산

유전자 분석 이용한 계통생물지리학 연구로 진화 수수께끼 속속 풀려

 

imgThumb.jpg » 북아메리카에 사는 도롱뇽과 흡사한 이끼도롱뇽. 계통생물지리학은 이들이 어떻게 한반도에 살게 되었나를 해명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 생물자원 포털

 
미국 도롱뇽이 한반도에 산다
 
축축한 계곡에 사는 양서류인 도롱뇽이 가장 풍부한 곳은 북아메리카이다. 전 세계 도롱뇽 535종의 70% 가까이는 허파도 아가미도 없이 피부로만 호흡하는 미주도롱뇽과에 속하는데, 이 무리의 99%는 북미와 중미에 서식한다. 미주 대륙 밖에 서식지가 두 곳 있는데 하나가 이탈리아 등 지중해 서부이고 다른 한 곳은 바로 한반도이다.
 

2005년 2월17일치 과학저널 <네이처>에는 “아시아 서식 미주도롱뇽 처음 발견”이란 논문이 민미숙 서울대 수의대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박사를 제1저자로 해서 실렸다. 미주도롱뇽이 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것을 두고 양서류 학계는 온통 흥분에 빠졌다. 이동능력이 미미한 북미의 도롱뇽은 어떻게 한반도까지 간 걸까?
 

아직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학계의 대체적인 가설은 이렇다. 한반도의 미주도롱뇽인 이끼도롱뇽은 북미의 친척과 6000만년 전에 갈라졌다. 미주도롱뇽은 북미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살았을 가능성이 있다. 베링해협이 폭 1600㎞의 육교로 연결된 적도 있다.

 

그런데 무언가의 이유로 유라시아의 미주도롱뇽은 거의 멸종하고 북미에서만 번창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미주도롱뇽이 살아남은 까닭은 뭘까. 우연인가 아니면 한반도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나.
 

이런 수수께끼를 풀어줄 강력한 수단을 계통생물지리학이 제공하고 있다. 생물종이 어떻게 현재의 지리적 배치를 하게 됐는지를 분자생물학을 통해 밝혀내는 학문 분야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하는 것이 피난처이다. 지난 250만년 동안 지구에는 4만~10만년 주기로 빙하기가 찾아왔다. 생물들은 피난처에 움츠러들어 극심한 기후변화를 피했다가 다시 퍼져나가곤 했다. 그런 역사의 흔적은 생물의 유전자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빙하기 때 한반도와 일본은 연결됐지만 너구리는 건너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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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숙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이 동아시아가 고향인 너구리가 가장 최근의 빙하기가 한창이던 약 2만년 전 어느 곳에 피난했다가 어떻게 확산했는지를 계통생물지리학을 이용해 규명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동물학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현재 너구리는 한반도와 중국·러시아 동부, 일본, 그리고 인위적으로 유입된 유럽에 분포한다. 온대지방에 사는 너구리는 춥고 건조한 빙하기 동안 피난처에서 버텼을 것이다.
 

당시 바다에서 증발한 수분이 눈과 얼음으로 육지에 쌓여, 해수위는 지금보다 100m 이상 낮았다. 건조한 초원지대로 바뀐 황해에는 매머드 무리가 돌아다녔고, 한반도와 일본은 육지로 연결됐다.
 

이상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등이 최근 경기도 하남의 퇴적층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만1100~2만6100년 전 마지막 빙하기 때 이곳의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5~6도 낮고 강수량도 40% 적어, 백두산 근처 아고산대에서 볼 수 있는 가문비나무, 소나무, 자작나무 숲이 펼쳐졌다.
 

민 박사팀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일본의 너구리 147마리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채취해 비교분석했다. 그랬더니 최근 빙하기 때 너구리는 한반도와 중국 동부, 일본에 따로 형성된 소규모 피난처에 모여 있다가 이후 유라시아 대륙으로 급격히 팽창했음이 드러났다.
 

Raccoon_dog_12.jpg » 모피를 얻기 위해 사육 중인 너구리.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한반도는 직접 빙하에 덮이지 않았지만 춥고 건조한 기후변화 영향을 받았고, 특히 백두산에는 빙하가 형성돼 중국과 한반도 너구리를 격리하는 장벽 구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반도와 일본은 육지로 연결됐지만 너구리의 이동은 없었다.
 

유전적으로 한반도의 너구리는 일본보다는 베트남 너구리와 더 가까웠다. 한반도와 일본 너구리의 유전적 차이는 2.4%인데 견줘 한국-러시아는 0.4%, 한국-중국 0.6%, 한국-베트남 0.6% 등의 차이를 보였다.
 

민 박사는 “매머드와 사슴 등 큰 동물은 빙하기 때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행동반경이 좁은 너구리는 그런 이동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너구리는 100만년 이상 전 빙하기 때 한반도에서 이동해 간 무리가 격리돼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너구리는 염색체수가 38개로 한반도나 중국 너구리의 54개보다 적으며 외형 상으로도 차이가 난다.
 

이처럼 한반도가 너구리의 주요한 피난처가 된 결과로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은 현상이 나타났다. 민 박사는 “소수의 너구리가 한반도 남쪽에서 살아남으면서 일종의 병목현상을 일으켰고, 이후 집단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유전다양성이 낮은 결과를 빚었다. 여기엔 산업화 이후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인한 영향도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너구리의 확산에 지질학적 기후변화보다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람의 인위적 방사였다. 소련은 모피를 얻기 위해 1920년대부터 시베리아와 아르메니아 등에 러시아 너구리 1만 마리를 풀어놓았고, 이 가운데 일부가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핀란드에서만 2010년 16만 마리의 너구리를 포획하는 등 너구리는 유럽에서 퇴치할 외래종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한반도는 빙하기 너구리의 세계적 피난처였다' 기사 참조)
 
백두산 얼음이 가로막아 별개 종이 된 한반도 다람쥐
 
squirrel04.jpg » 둥지에 모여있는 어린 다람쥐. 사진=김성호 서남대 교수  

 

세계적으로 다람쥐 무리에는 25개 종이 있는데 이 가운데 24종이 북아메리카에 산다. 유일하게 미주 밖에 있는 다람쥐는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러시아 동부에 걸쳐 서식한다.

 

그런데 이들도 빙하기 때 몇 곳의 피난처에 고립됐다 팽창했으며 한반도는 그런 피난처 가운데 하나였음이 드러났다. 또 그런 고립의 결과 한반도 다람쥐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중국·러시아 다람쥐와는 종이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 등 한국·러시아·중국 연구진은 이들 3개 나라 다람쥐 72개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분자와 세포>에 발표했다. 그 결과 빙하기 때 한반도와 러시아-중국 동북부에 적어도 2곳의 피난처가 있어 여기서 살아남은 다람쥐가 간빙기 때 동북아에 확산됐음이 드러났다. 그런데 백두산 일대의 빙하가 장벽 구실을 해 한반도 다람쥐와 동북아 다른 개체의 교류를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반도 다람쥐와 러시아-중국 동북부 다람쥐는 유전적 차이가 11.3%에 이르렀는데, 이는 격리 시간이 293만~58만 년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이제까지 형태나 생태적으로 한반도 다람쥐와 동아시아 다람쥐를 동일한 종으로 보아 왔지만 유전적으로는 별개의 종으로 구분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똑같은 빙하기 기후변화에도 한반도의 반달가슴곰과 호랑이 등 대형 포유류는 중국 동북부, 러시아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너구리는 아종으로 구분되고 더 소형인 다람쥐는 아예 다른 종으로 나뉜 것이다.
 

frog.jpg » 빙하기 때 한반도를 피난처로 살아남은 참개구리. 사진=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 생물자원포털

 

한반도는 이밖에 참개구리, 꼬리치레도롱뇽, 흰넓적다리붉은쥐 등 동아시아 생물들이 빙하기 때 살아남은 피난처 구실을 했음이 다른 계통생물지리학 연구로 차츰 밝혀지고 있다.
 

이항 교수는 “유럽에서는 이베리아·이탈리아·발칸 반도가 빙하기 때 피난처 구실을 했음이 밝혀졌다. 동아시아는 유럽보다는 지리적으로 복잡하고 이제 연구가 시작단계이지만 한반도가 주요한 피난처의 하나였음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계통생물지리학 연구는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 교수는 “지리산에 러시아 반달가슴곰을 도입해 복원한 것은 바로 이런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반달가슴곰은 한국·중국 동북부·러시아가 하나의 ‘보전 단위’이다. 다른 종도 계통생물지리학으로 어느 범위를 지켜야 유전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 S. Min et. all., Discovery of the first Asian plethodontid salamander, Nature 435, 87-90 (5 May 2005), doi:10.1038/nature03474

 

S.-I. Kim et.al.,Phylogeography of Korean raccoon dogs: implications of peripheral isolation of a forest mammal in East Asia
Journal of Zoology 290 (2013) 225–235, doi:10.1111/jzo.12031


Mu-Yeong Lee et. al., Mitochondrial Cytochrome b Sequence Variations and Population Structure of Siberian Chipmunk(Tamias sibiricus) in Northeastern Asia and Population Substructure in South Korea, Mol. Cells OS, 566-575, December 31, 2008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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