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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이후로

주말도 마다 않고 술 마시거나

술 마시는 것 못지 않게 고단한 일상이

내 의사와 아랑곳없이 이어졌다.

 

어젠,

피곤함이 극에 달했는데 여지없이 모임 하나 있었고

한 자리에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소주잔을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했다.

첫 잔부터 참 달콤한 술이고 그런 자리였다.

 

퇴근하고 나서 시작한 자리가

자정을 지나지 않은 시간에 끝나고

집으로 걸어서 가는 길에 생각했다.

 

오늘처럼,

서두르지 않고 재촉하지 않고

사람들 얘기 하나하나 귀담아 들으며

주어진 잔 피하지 않고 술술 넘기고 되돌리기만 하더라도

쉽게 취하진 않겠구나.

세월도 흐르고 내 나이도 들고

예전처럼 세팀네팀 만나면서

주거니 받거니 술 들이붓고 하는 일은 이젠 멈춰야지...

(과연 될까~?-.~ ㅎㅎㅎ)

 

그리고 6시간 늘어지게 잤다.

가쁜한 아침이 오고

비에 촉촉하게 젖은

봄날같은 2월의 대지와 구름낀 하늘을 보면서

다시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불현듯 생각난다.

술은 백약의 으뜸이라는 옛 말.

그 뒤에 감추었던,

단, 적당히 마실 때라는 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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