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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비정규 개악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처리된다고 해서
사무실 출근하자마자 헐레벌떡 국회앞 집회로 달려갔다.
마지막 연사가 민주노총 위원장이었는데, 연설 내용중에서
대강 이런 내용이 기억난다.
"미친 듯이 짖는 개새끼는,
그 자신이 무서워서 짖는다고, 수의사들이 그러더라.
나지막하게 으르릉거리기만 하고 조용히 노려보는 개새끼를
진짜로 조심해야 한다.
그런 개새끼야말로 사람이 걸리면 그냥 물어버린다.
지금 저 개새끼들이 우리들의 집회를 불법으로 매도하고
원천봉쇄하며 광분하는 이유는, 우리의 투쟁이 두렵기 때문이다."
내용보다도 개새끼라는 말에 화부터 났다.
이 대목에서 꼭 개 대신에 개새끼라는 말을 쓰면
의미가 더 분명해지고 분노가 더 크게 느껴지는가?
집회 끝나고 사무실에 왔다가 다시 3시 청와대 앞 집회로 갔다.
고 하중근 열사 정신계승! 살인경찰 책임자처벌 촉구! 총파업투쟁승리 결의대회.
이런 길다란 이름의 집회가
50미터 간격으로 청와대로 가는 길 어귀를 지키고 있던
경찰들의 봉쇄망을 뚫고 들어온 200여명의 동지들과 함께 하고 있었다.
생동감있는 연설에 위트와 유머를 잘 섞어 재미를 더하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대표께서 연설을 하는데,
아아, X나게 어쩌고 하면서 욕까지 섞어서 노무현과 정부를 질타했다.
재미있게 듣고 있다가 X나게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뒷얘기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구호나 연설 중에 욕설이 등장할 때마다
꼭 저렇게 해야 하나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는데
오전에는 총연맹 위원장 오후엔 민중연대 상임대표가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섞어서 연설을 하는 것을 보고는
"집회중 욕설금지 운동"이라도 해보고픈 충동이 일었다.
"집회중"이 아니면 욕설을 써도 괜찮냐고
괜시리 누가 시비를 걸지 모르겠는데,
여기에다가 '개새끼'니 'X나게'니 하는 낱말들을
인용하면서도 내 손이 은근히 떨린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댓글 목록
스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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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열받으면 '욕' 무지하게 많이 하는데...'집회중'에 하는 욕하고는 다른가?? '집회중'에는 "왜?"
욕하면 안되는데??(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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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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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님 연설 잘 들었습니다. 이상하게 노동법 개악되는 시기엔 꼭 날이 추워지데요... 96년 연말도 그러더니... 쩝...고생 많이 하셨구요.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행인, 많이 반성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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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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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1) 욕을 아예 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이나 욕하는 것을 듣기를 싫어하는 동지들이 있는데 그들을 배려해야 하구요, 2) 욕 자체가 흔히 여성비하적이거나 성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게 많구요, 3) 특히 집회중에 사회자나 연설자가 내뱉는 욕설은 집회의 기조나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구요...등등등, 일단 생각나는 게 그렇습니다. 점심먹고 와서 추가할께요.부가 정보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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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말씀은 확실히 동감 >_< 3)도 동감 >_< 1)은 저도 그렇습니다만 가끔 욕하는 편이라. 하지만, 에... 02년도였던가요? 그 때 처음으로 메이데이에 참여했었는데 01년도 구호가 '죽여'로 시작해서 '씨XX의 개XX야' 로 끝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그다지 좋은 표현은 아니지요. 실제 어원이 다 성폭력적이니깐요) 하지만 그 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표현이 안된다' 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니깐 엄청난 분노를 표현한건데;;) 후련해지긴 하겠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말씀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합니다. 음... 반성을 orz...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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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이크, 29일 국회앞 집회에 같이 있었어요? 그러면 난데없는 삭발 공방까지 보셨겠네요. 부끄...-.- 욕이 일상화되고 욕없이는 대화도 안되는 세상이 되어서 욕 자체를 탓하고 싶지는 않아요. 나으리들께서 집회에서 욕설을 섞어서 연설하는 걸 보고 한마디 하고 싶었던게 문득 기억나서 써본 것이구요~.~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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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오>> 반가워요, 에밀리오님. 욕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집회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들도 욕설 이상으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내용(박살내자와 같은..)이 많지요. 분노를 표현하는 게 꼭 욕이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분노를 말이나 행동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에 서툴러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오래 전에 많이 들었던 구호 중에 이런 게 생각납니다. 주둥이(주디, 아가리)부터 똥꼬까지 죽창으로 왔다갔다!! OTL부가 정보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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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가끔 연설듣다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곤해요! 꼭 저런식으로 욕을 해야할까..심한 거부감에 남성중심적인 폭력성에 무서워지기까지 해요!! 문득..교섭자리에서 사측에 욕설로 일관하던 노측교섭위원..그래서 긍적인 결과보단 부작용만 무지 많았던.. 언젠가 기억이 떠오르네요.. 또 조직내에서 일상적으로 여성비하적인 발언과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고 내뱉던 간부들도 생각나고.. -.-;;부가 정보
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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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 요즘 자주 보니 반갑네요. 동지의 기억 속에 내가 아는 간부들도 제법 있을 터, 다시금 부끄럽고 한탄스럽고... 곧 한번 봅시당.^^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