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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목소리

한 사무실에서 개성 강한 활동가들이 부대끼며 일하다 보면

가끔 언쟁도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기도 한다.

 

어제였나,

그게 내 자리에서 벌어졌다.

 

-아니, 사무처장님, 이건 잘못한 거예요!

=그렇네요.

 

-나 없는 사이에 이렇게 일을 대충 해버리면 나더러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글쎄, 내 딴에는 문서 자체만 보고 사실로 간주했고 사실관계를 따로 확인할 필요는 느끼지 않았는데... 지금 바로 내가 제대로 파악해 보고 처리하도록 할께요.

 

(미안한 얘기지만, 총연맹에서 오는 문서는 가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도 해야 한다. 이번 문서만 하더라도 회의했던 날짜를 틀리게 기록했더라. 업무에 관한 얘기이니까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암튼, 사무처장 자리에서 큰소리가 나니까 여기저기서 불안스럽게 건너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분이 이렇게 일하시면 안되죠! (담배 한 대 물고 나간다. 그 뒤에다가 나도 큰소리 한번 쳤다.)

=에이, 나이 더 먹었다고 일을 더 잘하나요, 뭐. 그리고  나는 정신연령이 20대야. 자기보다 어리다구!

 

일순 사방에서 긴장이 풀리며 킥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씩 웃었다. 끝.

 

* 이 글은 큰 목소리를 낸 동지를 탓하거나 나무라는 뜻에서 쓴 것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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