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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고

"우리 엄마 돌아가셨뿟다

 발인 18일 07시 대구 모레아 장례식장

 이영원 11/16 4:55 pm"

 

수년째 병들어 누우신 노모를 수발하느라

위중하다는 소식만 오면 부리나케 대구로 달려갔던 동지,

지난 주말부터

어머님이 산소마스크에 의존한 채

마지막 숨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병실을 지킨다던 동지,

그러면서도

시름에 잠긴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동지,

그 자신의 나이도 어느새 쉰넷인가 되었는데

웃음 마냥 천진, 소탈, 난만하고

몸은 빼빼 말랐어도 몸가짐 여유롭고 넉넉하더니,

어머님 부고를 이렇게 문자로 보내셨다.

 

어제 저녁, 영동에서 교육 하나 끝내고

조합원들과 어울려 저녁을 먹다가 부고를 받았다.

 

늦은 밤에

다른 동지의 승용차에 몸 싣고 대구로 달려갔다가

입관을 하지 않아 고인께 절도 바치지 못하고

소주 몇 잔 걸치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서도

우리 엄마 돌아가셨뿟다,

하고 속삭이듯이 보낸 문자가

갱상도 사투리 억양 그대로 입안에서 맴돈다.

돌.아.가.셨.뿟.다.

으헤헤,

중년에도 무구한 동지의 목소리 들리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아뿔사,

고인의 얼굴(영정)도 뵙지 못했구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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