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아직도 기초의원 공천폐지?
경실련이라는 네임드 시민단체가 있다. 이 시민단체는 매우 오래 전부터 기초의원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해왔다.
당적을 가지고 있었을 때, 한번은 경실련이 주최한 토론회에 가서 이 주장이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주장인지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이 단체는 여전히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019년 진영 장관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언급했을 때 이에 동조하는 성명을 낸 적이 있었다. 그 성명에서 경실련은 이런 이야기를 했더랬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지역 정당 제도가 없는 현재의 정당체제에서 풀뿌리 민주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정당공천제가 허용되어야 하는 이유는 헌법재판소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금지는 위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선거에 정당을 비롯한 정치조직이 자신들의 후보를 내고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초적 전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경실련은 아직도 자신들이 정당정치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가 잘못되어 있으니 방법이 잘못 나올 수밖에 없다.
경실련이 저런 입장을 내놓을 정도라면 정당공천 폐지하자고 할 게 아니라 지역정당을 허용하라는 입장을 내놔야 한다. 아닌 말로, 정당공천 폐기하면 풀뿌리 민주정치가 활성화 되나? 정당의 기초의원 공천이 없었을 땐 도대체 얼마나 풀뿌리 민주정치가 활발했던가? 오히려 지역유지들 난장판 부리는 걸 정치적으로 제어하기가 더 힘들지 않았던가?
보수양당 중심의 전국정당이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종속시키려 하는 행태를 극복하기 위해선 지역정치를 더 활성화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그 우선적 방법은 지역정당이고.
대선 끝나고 곧장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판국인데, 이번에도 기초의회 정당공천 폐지나 들고 나올 집단들이 눈에 선하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결사적으로 하고 있던데, 경실련 같은 거대 시민단체가 여기 부화뇌동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론을 제공하는 등 행보를 보이는 건 기가 찰 노릇이다.